퇴계 이황..영남학파의 스승..

그는 애년(50)에 이르러 성리학에 일가를 이루었다..

행서체의 입춘(立春) 시..

 

     黃卷中間對聖賢    옛 경전 속에서는 성현을 마주하고    

    虛明一室坐超然    텅빈 밝은 방에서는 초연히 앉아 있네

    梅窓又見春消息    창 앞의 저 매화가 또다시 봄소식 알려 주니

    莫向瑤琴嘆絶絃    거문고 줄 끊어졌다 한탄하지 않으리.

 

매화 같은 두향을 사랑했던 사람.. 임종시 마지막 한마디도 매화에게 물을 주라 했던 사람..

입춘에 매화가 빠질 수 없으리..

 

 

퇴계의 제자..서애 유성룡

 

      松陰如秋月    솔 그늘과 가을 달

     都在此間中    그 모두 이 가운데 있었도다

     勝地從誰卜    산천경개 좋은 곳을 누굴 따라 가릴지며

     幽盟肯自寒    깊은 맹세를 그 어찌 스스로 중지하랴

     怡情雲半壑    심정을 기쁘게 해주는 반 골짝의 구름이요

     醫俗竹千竿    세속 시름 씻어 주는 천 줄기의 대나물세

     料理平生事    평생토록 처리해 온 온갓 일들이

     無如一日閑    하루의 한가함만 못하였네.

 

料理平生事가 임진왜란의 소용돌이에서 사직과 백성을 구하려는 노재상의 몸부림이었는데..

물러나 생각하니 하루의 한가함만 못하다는 소회를 밝히고 있다..

 

 

퇴계의 또다른 제자 학봉 김성일..

 

임진왜란 직전 통신사의 부사로 일본을 다녀온뒤 정사 황윤길과는 달리 일본 침략이 없을 것이라 복명한후 

왜란이 발발하자 압송되다 방면되어 초유사로서 왜적과 맞싸웠던 사람..

 

      樹樹風光處處新    나무마다 단풍경치 곳곳이 새롭고

     逢場盡是意中親    만나는 장면 모두 정겨운 것들일세

     一尊載得扁舟去    술 두루미 하나 싣고 조각배 떠가니

     江天畵裏身    아득한 강 하늘 그림 속에 들어선 듯.   

  

 

왕희지의 원관첩도 보인다..

서예의 최고봉..서성(書聖)..

왕희지가 도간에 보낸 안부편지인데..자세한 내용을 풀이하지 못해 아쉽다..

왕희지는 중국 동진의 우장군..도간도 동진의 장군이며 능력에서는 조조, 충성도에서는 제갈량을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사람이다..

 

도간이 젊어서 관에서 관리하는 물고기 절임 한상자를 모친에게 보냈는데, 모친으로부터 관의 물건을 사사로이 사용한다고 꾸짖는  편지와 함께 반송받았단다..그렇게 모친으로부터 엄한 교육을 받고 자란 그는 기질이 강건했다..

변방으로 좌천되어 갔어도 의기소침하지 않고 매일 벽돌 100개를 집무실과 마당으로 옮기며 체력을 기르고 나태한 정신을 다독이며 후일을 도모하였다. 그뒤 중앙으로 진출하였고, 그뒤 소무의 반란을 진압하는 공을 세워 동진 최고의 지위까지 오른다..

그의 증손자가 도연명이다..

 

  

조려가 초서로 쓴 두보의 시도 보인다..

 

귀안(歸雁)

 

春來萬里客(춘래만리객)  봄에 온 만 리 밖의 나그네는 

亂定幾年歸(난정기년귀)  난리 멎어 어느 해 돌아가나

腸斷江城雁(장단강성안)  애간장 끓는구나! 강성의 기러기가

高高正北飛(고고정북비)  높이 날아 북쪽으로 날아가네..

 

조려는 단종애사 시절 생육신의 한사람으로 불리던 사람이다..

함안의 채미정이 그가 살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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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개화예술공원에 들렀다가 돌에 새겨진 글씨를 발견하였다..

단체로 들러 관람시간 30분에 찬찬히 볼 수가 없어 급히 사진를 찍어 조금씩 나누어 음미하려 한다..

우선 내 나름대로 분류하는데...지체 높으신 왕과 대통령의 글씨부터 간다..

 

 

 

 

우선 세종대왕의 단정한 해서체..

가전충효 세수인경..

집안대대로 충효를 전하고, 세상에 나가서는 어짐과 공경을 지켜라.. 

전의 이씨 이정간의 임종무렵 세종으로부터 하사받았다는 어필..전의 이씨의 가훈이 되었다.. 

 

 

선조의 초서..

이순신을 미워하고 원균을 사랑했던 임금..

이황..율곡..서애..등 명신의 보필을 받고도 나라를 누란의 위기로 몰고간 임금..

창덕궁 존덕정(尊德亭)에 걸었던 현판이다..

글씨의 내용은 이렇다..

 

      萬頃蒼波欲暮天    만경창파에 날은 저물려 하는차에

     穿魚換酒柳橋邊    잡은 고기를 술과 바꾸는 버드나무다리 부근

     客來問我眞三事    나그네가 나에게 세상일 묻기에

     笑指蘆花月一舡    빙그레 웃으며 갈대꽃 옆 달빛어린 조각배를 가리켰네.

 

     만당시인 옹도의 작품이다..

 

 

 

숙종이 연잉군(영조)에게 써준 친필 시

 

風靜舟行心自閑  (풍정주행심자한)

紅花雨後滿靑山  (홍화우후만청산)

沁都歷厯觀形勝  (심도역역관형승)

須迩朱明好好還  (수이주명호호환)

 

바람이 고요할 때 배를 타니 마음이 절로 한가롭고

붉은 꽃이 비온 뒤에 청산에 가득하구나.

강화도의 좋은 풍경 차근차근 구경하고

반드시 예정날짜 맞추어 잘 돌아오너라..

 

숙빈 최씨의 아들..연잉군에 대한 사랑이 배어나오는 한수.. 

 

 

 

 

이승만 대통령의 행서체

가빈사현처 국난사양상(家貧思賢妻 國難思良相)

"집이 가난하면 현명한 아내가 생각나고, 나라가 어려울 때엔 훌륭한 재상을 생각한다"

 

사기에 나오는 말이다..

이런 말도 잇다..

재상을 임명할때, 평소에 그와 가까운 사람을 살피고, 부귀할 때 그와 왕래하는 사람을 살피고, 관직에 있을 때 그가 천거한 사람을 살피고, 곤궁할 때 그가 하지 않는 일을 살피고, 어려울 때 그가 취하지 않은 것을 살피라 했다.

 

지금 대권주자를 고를때 이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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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이 세자시절에 그린 묵죽도..

그의 스승인 하서 김인후에게 준 것이다..

그는 시강원 설서(정7품)가 되어 세자를 교육하였는데, 그무렵 인종에게서 묵죽도와 주자대전 1질도 받았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문정왕후의 눈치를 보며 자란 어린 세자와 그는 서로 교감이 많았던 모양이다.

 

묵죽도를 받고 하서가 글을 써넣어 군신, 사제간의 합작품이 되었다.

 

根枝節葉盡精微 근지절엽진정미

石友精神在範圍 석우정신재범위

視覺聖神俟造化 시각성신사조화

一團天地不能違 일단천지불능위

뿌리와 가지, 마디와 잎새가 이리 정미(精微) 하니

바위를 친구 삼은 정갈한 뜻이 여기에 있지 않습니까.

비로소 성스런 혼이 조화를 기다리심을 보았나이다.

온 천지가 어찌 어김이 있겠습니까.

 

인종이 즉위 8개월만에 병석에 눕고 문정왕후가 간병과 처방을 맡자, 그는 왕의 처소를 옯겨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인종을 보호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인종이 붕어하고 명종이 즉위하자 그는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수양과 후학양성에 매진한다..

 

그의 유명한 시조를 볼까?

 

청산도 절로 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 절로 물 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이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절로..

 

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山自然水自然 山水間我役自然

己矣哉

自然生來人生 將自然自然老

 

 

해마다 음력 7월1일 인종의 기일이 오면 앞산 난산에 쌓은 통곡단에서 온종일 울었다하는데, 죽을 때까지 15년간 계속하였다..

그의 덕행으로 유학 18현 중 1인 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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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다가 저 글씨에 눈이 갔다..

生逢千江月 ??

살아서 천강월의 경지를 만날수 잇을까?

뭐..이런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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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이 쓴 낭혜화상탑비..

능관인(能官人)..

최치원이 중국으로 떠나고 남보다 100배의 노력으로 18세에 당나라 빈공과에 급제하게한 원동력..

육두품..골품제를 철페하라는 뜻을 응축한 한마디...

 

낭혜대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옛 스승으로는 육경(시경, 서경, 예기, 악기, 역경, 춘추)이 있고, 오늘날 보좌하는 신하로는 삼경이 있습니다.

저같이 늙은 산승이 무어길래 편안히 앉아 메뚜기처럼 땔나무와 쌀을 축내겠습니까.

다만 왕께 드릴 말씀이라면, 바로 '능관인'(能官人) 세 글자뿐입니다."

 이튿날 대사는 행장을 차리고 새처럼 훌훌 떠나갔다.

{능관인 : 관직을 잘 임명하는 것, 즉 골품제를 떠나 능력에 따라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라}

 

 

최치원이 귀국하여 한림학사로 중앙정계에서 활동하다 한계에 직면하자 외직으로 물러나는데...

함양 태수로 부임하며 노닐던 정자..학사루..

함양에서 제방을 정비하는등 지역민의 안정에 힘쓰니 지금껏 그의 신도비가 내려온다..

 

 

진성여왕에게 올린 시무책 10조를 쓴 상서장..

그러나, 그의 건의를 받아들이기에 신라는 너무 노쇠했다..

그것이 최치원의 운명이었다..

 

 

그가 은거하였다는 가야산 홍류동게곡 농산정..

산수를 희롱하기엔 그의 심중은 너무 무거웟으리..

 

말년의 신비한 행몰으로 그는 우리나라 유 불 선의 원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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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待後日 利付他人 在世如旅 在官如賓 (명대후일 이부타인 재세여려 재관여빈)

명예는 뒷날을 기다리고 이익은 다른 자에게 주며

세상살이는 나그네 같이, 벼슬살이는 손님 같이!

 

현강연서회에 들렀다가 만난 현강 박홍준의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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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의 성산별곡..여태명 작..

학창시절엔 건성으로 지나간 가사를 이제사 자세히 살펴보니

절정의 풍류가 모두 모여 있구나..

 

목욕탕 주인왈

모든 사람에게는 때가 있다더니

그 말이 정녕 허튼 소리가 아니었구나...

 

 

 

 

 

 

 

 

 

 

매창 아침볕 향기에 잠을 깨니,
산늙은이의 할 일이 아주 없지 아니하다.
울타리 밑 양지 편에 오이씨를 뿌려 두고,
김을 매고, 북 돋우워 비 온 김에 가꾸어 내니,
청문의 옛일이 지금도 있다 할싸.
짚신을 죄어 신고 대나무 지팡이 흩어 짚으니,
도화 핀 시냇길이 방초주에 이어졌네.
잘 닦은 거울 속에 저절로 그린 돌병풍,
그림자 벗을 삼아 서하로 함께 가니,
무릉도원이 어디인가, 예가 바로 그곳일쎄.

남풍이 건듯 불어 녹음을 헤쳐 내니,
철을 아는 꾀꼬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희황 베개 위에 선잠을 얼핏 깨니,
공중 젖은 난간 물 위에 떠 있구나.
삼베옷을 여며 입고 갈건을 비껴 쓰고,
구부리거나 기대면서 보노라니 고기로다.
하룻밤 비 온 뒤에 홍백련 섞어 피니,
바람기 없으니 온 산이 향기로다.
염계를 마주하여 태극을 묻는 듯,
태을진인이 옥자를 헤혔는듯,
노자암을 건너보며 자미탄을 곁에 두고,
큰 소나무를 차일삼아 돌길에 앉으니,
인간 세상의 유월이 여기는 가을이로구나.
청강에 뜬 오리가 흰 모래에 옮겨 앉아,
흰 갈매기 벗을 삼고 잠깰 줄을 모르나니,
무심하고 한가함이 주인과 어떠한가.

오동나무 사이로 사경에 달 돋으니,
천암만학이 낮보다 더 아름답네.
호주의 수정궁을 누가 옮겨 왔는가.
은하수를 뛰어 건너 광한전에 올랐는 듯.
한 쌍의 노송 조대에 세워 놓고,
그 아래에 배를 띄워 가는 대로 내버려 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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