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상소동 산림욕장에 간다.

주차장도 넓게 정비되었다.

 

겨울 캠핑족도 만원이다.

 

대전에서 얼음을 만날 수 있는 몇 안되는 명소가 되어간다.

 

얼음은 들여다 볼수록 신비한 느낌이 난다.

태초의 지구는 불덩이였는데, 어느 순간 지구표면에 그 많은 물이 생기고..

물이 증발하고, 비가 되고, 얼음이 되면서 신비한 생명이 태어나고..

우주의 낙원이 되었으니..

 

 

이곳에 처음 온 동행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전에 머들령을 가려고 이 등산로를 올랐었는데..참 빡신 구간이었다

https://blog.daum.net/servan/6350727 참조

기회가 되면 둘레길만 걸어봐야 겠다..

 

토깽이..

별주부를 농락하던 기상은 보이지 않네..

 

이 사진만 올리고 외국이라고 구라쳐도 통할 것 같다.

 

이 곳 돌탑 중 하나를 꼽으라면 물개를 골르겠다..

 

 

 

원래 대전 동구청이 2003년에 이곳에 돌탑 1000개 쌓기 운동을 전개하엿는데,

이에 호응하여 이덕상 선생이 2003년 - 2007년 사이에 신비한 모습의 돌탑을 쌓았단다..

 

달밤에 배를 띄우고 술잔을 나누는 풍경

배~~~띄~~워~라

송가인의 목소리가 들린다..

  https://youtu.be/FTU9qQyHoNI 

 

 

겨울도 재미나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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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설날 조선팝어게인 송가인 쇼 중 비나리를 듣다보니 뭔 얘긴지 가사가 생소하다..

한번 풀이해보자..

 

- 우선 비나리의 뜻이 무엇인가??

  : 고사 지낼 때 앞길을 축원하며 비는 말이다..

 

- 천개우주(天開宇宙) : 하늘에 우주가 열리고

- 지개조축((地開造築) : 땅은 쌓아서 만들어졌네

- 국태민안(國泰民安) :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한 세상이

- 범연자(汎延者)       : 널리 길게 이어지니 

- 시화연풍(時和年豊)  : 시절이 평화롭고 해마다 풍년이 돌아들고

 

- 살(煞)은 무엇인가?

    : 잡귀잡신(雜鬼雜神)의 일종으로 형성되기 직전의 흉악한 기운을 말한다..

      민속 공연 중에 살풀이 춤이 잇다.

 

- 액(厄)은 무엇인가?

   : 사람을 해치고 일을 방해하는 악한 기운을 말한다.

     민속 중에는 액막이 연날리기가 있다..

 

- 건구(乾求)건명(乾命)

  " 주역에서 남자는 양, 하늘(乾)로 보고, 여자는 음, 곤(坤)으로 본다.

    그래서 건명(乾命)은 남자의 이름, 곤명(坤命)은 여자의 이름을 말한다고 한다.

 

    그런데, 건구(乾求)에 관해서는 자료를 찾지 못해 개인적 의견을 밝힌다.

    말그대로 하늘(乾)에 갈구한다(빈다)는 의미로 보인다.

    가사에서 "건구 건명" 다음에 구체적으로 기도나 축원하는 내용이 나온다.

    "건구건명 오늘 kBS 송가인쇼에 오신 분들 만사가 대길하고 백사가 여일하고" 

   이론적으로 보면 "건구" 다음에는 건명 즉 "홍길동 대감 댁"이라고 해야 맞는 것 같다.

즉 "건구(乾求) 홍길동 대감댁에 만사가 대길하게 해주소서" 이런식으로 축원해야 맞는데..

내용을 모르고 구전으로 전수하다보니, 마치 "하늘에 비나이다. 남자이름 홍길동대감댁에...." 이런 식이 된 것이다..

결론, 건구(乾求)는 "하늘에 비나이다'로 해석된다고 생각한다..

 

- 백사(百事)가 여일(如一)하고  : 모든 일이 한결같고

 

***

그녀 덕에 비나리 가사도 연구한다..

이제 기초를 닦았으니 다시한번 노래를 들어보자..ㅎ

반주의 리듬이 쾌지나 칭칭나네를 변주한 것처럼 흥이 난다.

이날치의 범내려온다 리듬처럼 히트 칠 리듬이다..

국악을 서양 수출용으로 가공하려면 감칠나는 리듬으로 변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ㅎ

 

https://youtu.be/3E0ZbQAVF84

 

지난번 구룡승천길 이어걷기..

차는 장승공원 못미쳐 제2주차장에 세운다.

위 사진의 직진 코스로 올라가면 바로 정상 직전으로 가지만, 오늘은 좌측 차도로 장승공원을 거쳐 구룡산 정상에 올라갓다가  직진코스로 내려올 예정이다..

 

장승표정이 험악하지만, 나에게 인상쓰는게 아니고 혹 나를 쫓아다니는 액살에게 겁주려는 것임을 알기에 

"수고하십니다"하고 지나간다..ㅎ

 

주차장소로 부터 몇백미터 걸어가면 장승공원 안내표지가 나온다..

 

2004년 폭설에 쓰러진 나무를 재활용하는 방안으로 만들어진 장승공원..

2004년 폭설??

나는 기억한다.

대전 청주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경부고속도로 통행이 막히고, 고속도로에서 차에 갇힌 사람에게 빵을 공중투하했었다..그후 운전자들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손배배상 소송도 하고..ㅎ

나는 대전 전민동에서 시청까지 6Km를 차로 출근하다가 폭설때문에 차에서 몇번이고 내려 운전석 눈을 치우고 1시간이상 걸려 출근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대전지역엔 눈이 쌓이는 일이 없다..몇년째 계족산 요산여호 눈구경을 가보지 못했다..

 

죽은 나무를 장승으로 환생시킨 지혜에 찬사를 보낸다..

 

이 장승은 피카소가 깍았나 보다..

 

복할머니도 복주머니을 들고 나와 복을 꺼내주고..

산신령은 호랑이해에 맞추어 호랑이 장식 지팡이를 들고 나오셨다..ㅎ

오늘은 추운데, 부채는 부치지 말아주삼..ㅎ

 

장승 아이템의 상당수는 큰코다..

장승이름을 변강쇠, 이대근, 안성기, 조남근, 노상서 등으로 붙이면  좋아 하시겠다.. ㅎ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대청호 오백리 21구간이 문의대교까지 이어진다.

이구간 걷기는 다음으로 미루고..일단 정상으로..

 

구룡산 정상인 삿갓봉은 373미터인데 항상 올라갈때 고생한 기억만 난다..

제2주차장에서 직진코스로 올라갔기 때문인것 같다..ㅎ

 

동쪽을 보면 문의쪽 대청호, 남서쪽으로 보면 대청댐 인근 대청호가 보인다..

 

구룡산에 어울리는 큰 용이 여의주를 물고 방문객을 맞는다.

 

이 기운 좋은 장소에 대청호 바라보며 송가인의 비나리를 듣는다..

https://youtu.be/3E0ZbQAVF84

 

천개우주(天開宇宙) 하늘이오 
지개조축(地開造築) 땅 생길 제
국태민안(國泰民安) 범연자(汎延者) 
시화연풍(時和年豊) 돌아들고 

대청호 생길 적에 구룡산 기봉하고

구룡이 생겼구나...

 

물 한모금 마시고 안구 정화후에 현암사로 내려간다..

정상에서 현암사까지 800미터..왕복으로 1.6km

 

한동안 내려갓다 올라온다는 부담 때문에 대청댐 쪽에서 올라가보기만 했는데, 처음으로 정상에서 왕복을 시도해본다..

 

요 구간이 내려갔다가 올라가고 다시 내려가느라 힘든 구간인데, 보통 등산꾼이면 대수롭지 않은 길이다..

 

한낮에도 영하 기온으로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다.

쉬엄 쉬엄 간다..

 

오층석탑이 보인다.

칼든 사천왕이 위엄이 넘친다..

 

소나무 사이로 대청댐과 대청호가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다..

금강 북안에 구룡산 줄기가 병풍처럼 서있지 않았더라면 이 자리에 대청댐을 만들지 못했으리라..

 

바로 옆이 현암사(懸岩寺)..

다람절이라고 불렸다. 절벽에 달아낸 절이라는 뜻이다. 

 

천년전에 어느 고승이 절앞에 호수가 생기고 왕이 거주한다고 예언햇다나??

과연 대청호가 생기고 청남대가 생겨 한때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도 했으다..ㅎ

 

구룡산 아래 용화전..

용의 기운이 물씬하니 큰 호수가 필요했으리..ㅎ

 

遠俟龍華遭遇難 (원사용화조우난)  머나먼 용화세계 기다려 만나기 어렵도다

용화세계??

도솔천에는 미륵보살이 수행중인데, 석가모니 부처님을 이어받을 미래불로 수기되었다.

미륵부처는 미래에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여 3회 설법으로 272억명을 교화하는 용화세계를 펼친다고 한다.

 

대웅보전 전각을 수호하는 용..

용은 석가모니가 태어날 때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축하하며 서기(瑞氣)를 내뿜어 아기의 몸을 닦아주었다 하는데, 그 후로  불법을 수호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단다.

구룡산 아래 대청호의 물기운이 가득하니 대웅보전의 용 기운빨이 최고로 좋겠다..ㅎ

 

월인천강일체동(月印千江一切同)

천강에 뜬 달 그림자는 모두 같다..

문리버 선생을 축복하는 글같다..ㅎㅎ

 

대청호(大淸湖)를 바라본다

고요해지면 맑아지고

크게 맑아지면 밝아진다.

크게 밝아지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신명(神明)이다.

 

 

삼성각을 지나 오솔길을 따라가본다.

 

여기서 오가리 차도까지 500미터 가면 된다지만, 차길 걸어 주차장까지 가기 싫어 되돌아 간다.

 

되돌아 와 정상직전 이 표지판 좌측 오솔길로 하산한다..

제법 가파르다..

항상 이곳으로 오르다가 지치곤 했는데, 내려갈때는 룰루랄라..

그래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

 

드디어 주차장이 보인다..

 

구룡산 정상에 있는 이 표지판을 보면, 거리표시가 헷갈린다.

오가리에서 출발하는 것을 전제로 누적거리 표시를 했기 때문이다.

 

<오늘 걷기> 청주 현도면 하석리 장승공원 제2주차장 -(600m)- 장승공원 - (370m)- 구룡산 삿갓봉 정상 -(800m)- 5층석탑- 현암사 - (원상복귀) - 정상 직전 표지판에서 좌측 오솔길로 하산 -(700m)- 제2주차장  약 4km

三佛形儀總不眞 (삼불형의총부진)

眼中瞳子面前人 (안중동자면전인)

若能信得家中寶 (약능신득가중보)

啼鳥山花一樣春 (제조산화일양춘)

 

***

문득 책을 읽다가 "안중동자면전인"에 끌렸다..

누구는 "내눈앞에 있는 사람"이라고만 해석하는데, 의미가 썩 와닫지 않는다.

고승 대덕의 해설도 그러하다.

 

한동안 생각하다 문득 나만의 번역으로 정리했다.

 

삼불의 형상은 모두 진실이 아니다.

단지 내 눈동자에 비친 마주선 대상일 뿐이다.

내 집안 보배(마음)를 믿을 수 있다면

꽃 피고 새 우는 한결같은 봄날을 만나리라..

설 연휴 마지막날 대청호 걷기는 백골산성을 간다.

차를 대전 동구 신성동 "세상에서 제일 긴 벚꽃길" 주차장에 세우고 출발한다.

 

찬바람이 불어 바람개비들은 신났다..

 

걷기 초짜 때인 10년전에 이 오르막 길에서 고생해서 10년동안 찾지 않았던 코스다..ㅎ

고바우 길 좋아하는 동행을 위해 왔다.

 

백골산성까지 2.5Km를 올라간다.

 

그런데, 어째 좀 수월하다??

그동안 내 다리힘이 늘었나??

 

물론 그런 점도 있지만, 길이 성형을 받아 지그재그 길로 바뀐 점이 큰거 같다.

사람은 리프팅시술로 주름을 없애는 성형을 받지만, 길은 주름을 넣는 지그재그 코스로 성형한다..ㅎ

외국 명품트레일에 가보면, 고개길도 지그재그 식으로 만들었지, 줄 잡고 올라가는 그런 코스는 거의 없다.

동행에게는 옛날 구간으로 직선으로 올라가라고 하고, 나는 지그재그 새길로 올라간다..ㅎ

그러더니 동행이 예전에 고생했다는 점에 동의한다..

 

이 어디가 강살봉인 모양인데, 표지가 없다..

여기는 대청호 오백리 5구간이다..

 

 

이 표지판 부근이 꾀꼬리봉인  모양인데 역시 표지판이 없다.

여기서 부터 대청호가 잘 보인다..

저 아래 토끼봉이 보이고, 추동도 보인다..

 

마지막 고바우 구간을 오르면 백골산성이다..

 

백제 시절 백골산성은 옥천의 신라 관산성과 맞선 전초기지였던 적이 있었다.

 

여기서 한식마을로 하산해야 하지만, 

일단 마음을 내려놓고, 짐을 풀고, 따신 물에 점심을 먹는다..

 

푸른 대청호를 보고 송가인의 설 선물노래를 듣는다.

"배~ 띄워라"

https://youtu.be/FTU9qQyHoNI

 

달밝은 밤 술병들고 뱃놀이하면서 들으면 소동파도 울고 가리라..

노래 소리 쩡쩡하니 어느새 배가 나타났다..ㅎ

 

 

저기 보이는 곳은 관동묘려..

회덕 송씨 쌍청당 송유의 모친 유씨의 열녀문이 있는 곳이다..

 

여기는 요새 젊은이들의 핫플 팡시온이다..

 

백골산성에서 내려와 태봉정으로 가면 오늘의 하일라이트 절경이 나온다..

 

 

짠.. 멋진 대청호 풍경..

 

저멀리 계족산성이 보인다.

계족산성과 백골산성 사이 대청호에는 원래 옥천에서 내려오는 서화천이 흐르는 들판이었다

백제 성왕 시절 신라의 관산성을 공격할 때 태자 여창이 이끄는 백제 주력군은 이 들판에 주둔하고 있었다

당시 성왕은 금산 마전에 기병을 이끌고 있다가, 밤중에 비밀리 서화천변 지름길을 따라 태자를 방문하러 가던중 구진벼루에서 김무력(김유신 조부)의 부하 도도의 매복군에 걸려 전사한다.

성왕의 전사 소식에 넋이 나간 백제 주력군을 관산성의 신라군이 공격하는데, 그때 한강유역에서 남하하는 김무력 장군의 본대가 백제군의 배후를 들이친다. 

백제군은 앞뒤로 공격을 받아 4좌평과 3만여명의 군사가 전사하는 대 참패를 당한다.

그 때 시체가 들판을 뒤덮었으니, 이곳 지명도 백골산이 되었고, 주변 노고산성 부근은 피가 내를 이루었다고 하여 피골(현 직동)이라고 불렸단다..

 

 

잠시 쉬면서 그녀의 "배 띄워라"에 대한 답가로 어부의 노래를 부르려고 단소를 꺼내들었다.

의욕대로 되지 않았지만, 폼은 난다..ㅎㅎ

 

 

태봉정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면 산길은 끝난다.

 

차도를 따라 주차장으로 복귀한다..

 

늙으신 하느님, 불보살..어머니..

태초에 신은 모든 곳을 다 살피기 어려워 어머니를 만들었단다..  

 

요 작은 곳에도 부처님이 계시네..ㅎ

 

오늘 걸어보니 족저근막염이 상당히 호전되었다. 95% 회복되었다고 보인다.

그동안 족저근막염 회복 조치를 정리해보면,

1) 통증이 아주 심하지 않아 병원에 가지 않았다

    - 무리한 걷기로 족저근막이 탄력성을 잃고 좀 부운 상태로 판단했다

2) 족욕 - 제일 좋은 방법이다.

            족저근막을 풀어주고 탄력성을 회복시켜주는 느낌이다

3) 봉 마사지 - 직경 2-3cm 정도 굵기의 나무봉에 발을 올리고 번갈아 굴리고, 밟는 식으로 마사지 한다.

                 - 발바닥 아픈 부위 주변을 봉으로 살살 치거나 콕콕 찔러준다.

한달정도 반복하는데, 7km 정도 까지 걷는데 지장이 없었다..

 

<오늘 걷기> 신상동 벛꽃길 주차장 - 강살봉 - 꾀꼬리봉 - 백골산성 - 태봉정 - 차도 - 주차장 복귀 약 5km

 

적토성산(積土成山)이면 풍우흥언(風雨興焉)이요

적보성도(積步成道)하면 신명자득(神明自得)이라

 

흙이 쌓여 산이 되면 비바람이 일어나고

발걸음이 많아져 길이 나면 신명이 절로 난다..

 

2022 설날 조선팝어게인 송가인 쇼를 보면서 느낀 점은 그녀(송가인)의 발걸음으로 길이 생기는 것을 보는 듯하다는 것이다.

십수대의 거문고 반주로 부르는 거문고야는 평창올림픽 퍼포먼스를 연상시키고, 배띄워라를 들으면 소동파가 술병들고 배에 올라탈 것 같고, 랩처럼 읊조리는 박타령이나 유희스카와 함께한 비나리는 저절로 리듬을 타게 만든다.

 

어릴적 장터에서 창부타령, 술집에서 니나노, 강변 천막에서 판소리, 창극을 보던 세대도

성장하면서는 남진, 나훈아를 외면하고 비틀즈, 싸이먼 앤 가펑클,  아바 등에 빠져 지냈고, 커서는 클래식, 재즈에 기웃거리고 지냈다.  

하물며, 요즘 젊은이들은 판소리 사설은 전혀 모르면서 영어가사를 줄줄 외고, 외국밴드가 공연하면 떼창으로 감동을 주기까지 한단다.

그러니, 국악에 대해서는 다들 막귀이고, 외국인과 다를바 없다.

 

하지만, 그녀의 영향으로 그녀가 부르는 국악에 점점 귀를 기울이고, 어릴적 귀맛을 회복해가고 있는 중이다.

골프, 와인, 클래식을 연구하듯이 국악도 연구하게 된다.

 

사실, 우리 양궁이 세계를 제패하는 배경에는 전국 시군에 즐비한 국궁장의 저력이  깔려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는 활의 달인 2명이 나라(고구려, 조선)를 건국하였고,  전투체육으로 활쏘기를 하여온 나라다. 지금도 전국체전에 국궁종목이 들어있고, 전국 궁도대회가 수두룩하다..

즉 활쏘기의 DNA를 잘 보존, 관리하여 온 덕에 양궁이 세계적인 저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국악도 마찬가지다.

나라가 후진국일 때는 선진 음악을 습득하느라 우리 국악을 홀대하였지만,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른 지금은 초등학교 음악교육도 바뀌어 가고 있다.

즉, 한국 초등학교 음악교육 중 국악비중은 40%나 되지만, 아직 국악을 전공한 음악 선생의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그래서 대부분 국악 수업은 뒤로 미루고 서양음악만 가르치는 형편이다.

어려서부터 국악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듣지 못했으니 다들 귀가 국악 맛을 알지 못한다.

김치와 된장처럼  자주 먹어야 그 입맛이 유지된다.

 

그런 의미에서 진도가 시사점하는 점이 크다.

진도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부터 민요, 판소리를 쉽게 배우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잇다고 한다.

진도출신의 국악인, 가수가 줄을 잇는 이유이다.

 

국악을 중시하자는 말이 아니다.

국악의 종자를 잘 보존하고 관리하잔 말이다.

그 종자를 가지고 씨뿌리듯이 콜라보, 매시업, 하이브리드, 크러스오버 등으로 잘 가공하면 세계적으로 수출할 열매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송가인의 설날 국악공연은 "국악의 종자를 잘 보존, 관리하는" 길을 보여 준 것 같다. 

모처럼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다.

지난 몇년  송가인 트롯키즈들은 많이 배출되었다.  앞으로는 송가인 국악키즈들도  많이 나올 것 같다.

한명의 걸출한 스타의 발걸음이 길을 만들고, 이를 따르는 키즈들이 대로를 만든다.

흐르는 강물처럼..

 

 

 

명절에는 길 안막히는 대청호 주변을 걷는게 최고라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오늘은 금강 북안의 청주 현도면 하석리의 구룡승천길 걷기다..

<내비>에 금호송어장을 치고 가서 근처 수자원공사 부근 공터에 주차한다.

초입의 장승은 나이가 들어 몰골은 초췌한데도, 집안 가훈을 곳곳이 들고 있다.

 

寧可淸貧自樂 (녕가청빈자락)  차라리 청빈함을 스스로 즐기리라..

왜??

不作濁富多憂 (부작탁부다우) 더럽게 치부하느라(濁富) 스트레스 속에 살지 않으려고..

 

황토마당 식당 옆 오솔길로 올라간다.

그전에 옆집 개소리 좀 들어야 한다..

 

바로 능선에 오르면 전망대로 안내한다..

겨울이라 금강이 더 많이 조망된다..

 

이제 구룡산 정상을 향해 8룡을 넘어가야 한다.

 

일룡(一龍)을 올라가며 한자락 불러본다.

"일자 한자를 들고나 보니, 일편단심(一片丹心) 먹은 마음 죽으면 죽었지 못 잊겠네"

 

"이자 한자 들고나 보니 이수중분백로주(二水中分白鷺洲)에 백구 펄펄 날아든다"

이백의 시 "봉황대"  한귀절이다.

백로주는 중국 남경에 잇는 강 가운데 섬이다.

 

이길은 대청호 오백리 21구간이다..

"삼자 한 자 들고나 보니 삼월이라 삼짇날에 제비 한 쌍이 날아든다."

그 많던 제비 다 어디로 갔나??

 

"사자四字한 자 들고나 보니 사월이라 초파일에 관등(觀燈)놀이 좋을씨고

오자五字 한 자 들고나 보니 오월이라 단오날에 처녀 총각 한데 모여 추천놀이가 좋을씨고"

 

관등놀이는 등불축제로 바뀌엇지..진주 유등축제가 최고다..

추천놀이는 그네타기..이제는 롤러코스트 타는 걸로 바뀌었겠지..

원래 데이트를 롤러코스트 타는 것으로 하면 성사 확율이 높단다.

흥분 홀몬이 배출되어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된다나??

춘향전에서도 그네타는 춘향이에게 접근하였기에 이도령도 연애가 성공한 것이다..ㅎ

 

 

"육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유월이라 유둣날에 닷주놀이가 좋을씨구"

닷주 놀이??

유두날(음력 6.6)에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 풍속이 있다. 또 탁족(계곡물에 발씻기)도 유행했단다.

아무리 찾아봐도 닷주놀이가 무언지 나오지 않는다.

아마, 탁족이 발음상 닷주로 바뀐 것 아닐까 한다.

 

 

"칠자 한자 들고나 보니 칠월이라 칠석날에 견우직녀가 좋을씨구
팔자 한자 들고나 보니 팔월이라 한가윗날 송편놀이가 좋을씨구"

 

그때 나무 커텐 사이로 댐이 나타난다.

동행이 묻는다. 

"무슨 댐이여?"

"소청댐이여, 어제 밤에 내가 급히 만들어놨어~~"

 

일설에 의하면, 각설이 타령은 각설(覺說 깨달음)을 전하는 방편으로 신라의 원효가 저자거리에서 전도하면서 불렀던 노래에서 유래한다는 말이 있다.

각설(却說)하고, 각설이 타령도 다 끝났는데, 올망 졸망 봉우리는 끝이 없네..

 

연리지..

이것은 한뿌리에서 난 줄기가 붙었다..

죽어서 하늘에 나면 비익조가 나고, 땅에서 나면 연리지가 되자는 그런 연리지는 아니겠지..

그렇게되면 근친**이 되니까??

 

요즘 대청호는 펄화장품을 좋아하나봐, 얼굴이 빛난다..

 

마지막 목적지 구룡산 정상(삿갓봉)이 보이지만, 오늘은 사양..

족저근막의 상태를 관찰해봐야 한다는..ㅎ

 

 

장승공원 입구 정자 앉아 점심을 먹고, 잠시 오수를 즐기는데..

알람이 울려 깬다.

참 요란한 새다..

 

 

다시 올망 졸망한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돌아오는 길..

금강 로하스데크길이 반갑다고 손짓한다..

 

 

<오늘 걷기> 하석리 수자원공사입구 주차장 - 금강 전망대 - 연리지 나무 - 장승공원 입구 정자  왕복  약 7km

언젠가 5월에 방문하고, 이번엔 겨울에 갔다.

보은군 화남면 신곡마을 안내지도 앞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걸어들어간다..

 

장독 퍼포먼스는 여전한데, 이번에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문양에 눈길이 간다.

어디선 많이 모습..밤중에 만져지는 둥근 촉감..

맞다..요강..ㅎ

밤중에 누군가 쪼르륵 내는 소리도 정겨웠던 시절, 요대기 아래 따듯한 아래목에 발을 들이밀고 쏟아지는 잠을 부르던 희미한 기억들..

 

이번에 오니 안내 표지판도 생겼다..

 

망설임없이 진행하여 언덕을 올라서니, 시그니처 풍경이 딱 나온다..

 

나목들 사이로 전망대가 자태를 보인다..

아니, 문리버 표 흥회정(興懷亭)이라는 고운 이름도 가지고 있지..

( 작명 내력은 https://blog.daum.net/servan/6351580  참조 )

 

둥근 길 둥글게 걷고 오르막 내리막길 결에 따라 걸으면

햇빛과 바람도 결따라 자동 조절되는 신통한 길이다. 

 

그러한 잠시 대청호가 푸른 얼굴을 불쑥 들이밀고 인사를 건넨다.

오랜만이유~

여기는 비대면 걷기로 최적진디, 왜 이리 적조했슈~

근게유, 몸이 비대면이라니 마음도 비대면이 되네유..

 

자박 자박 걸으며 숨결이 하이텐션을 보일 즈음 흥회정이 어여 오라고 재촉한다..

 

걸을 때마다 계단에서 피아노소리가 들린다고 상상을 하고 걷는다..

 

상상의 피아노 협주곡이 멋있었나보다.. 대청호가 하트를 날린다..

 

전망대에 서니, 나목사이로 회남대교와 금린 레스토랑의 편린이 보인다..

겨울에만 받을수 잇는 보너스다..

 

정자에 앉아 점심용 계란을 베어 물자니, 찬 바람이 시샘을 하여 양지를 찾아 이동한다..

 

동행이 호기심을 발동하여 회남대교쪽 산길을 탐색하러 나선다..

길을 이어지지만, 낙엽이 미끄러워 오래 가지 않고 돌아선다..

 

돌아오는 길, 이번에 차단기의 금지 지시에 반발하여 탐사에 나선다..

다소 급한 내리막 길이지만 발바닥 감촉이 좋다..

 

길은 도로로 이어진다..

만약, 순환코스로 만들자면, 전망대에서 회남대교 방향으로 내려가서 도로를 따라 오다가 이 길로 올라오면 좀 빡신 걷기가 되겠다..

 

족저근막용 흙길 걷기모드로 전환..

강쥐풀과 인사하며 간다..

우리 강쥐는 2.1. 저녁에 조선팝에게인에 등장하는데..ㅎ

 

멋진 대청호 길이다..

하늘과 땅, 푸름 사이로 나는 걷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푸름은 생명, 자유, 지구를 상징한다..

 

아름다운 것에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어디 풍경뿐이랴...

이 멋진 장면을 홀로 독차지하니 저절로 행복해진다..

 

오늘은 포장길 시작점에서 돌아선다.

그런데..멋진 회남대교가 찌찍 현상없이 등장한다..

높이 57미터로 한국에서 제일 높은 다리란다..

그러다가 더 멋진 다리 모습을 보려고 오솔길로 접어 들었다..

길은 좋다만, 마지막 지점에서 다리 모습은 나목들 사이에 가려졌다..

아, 전기톱으로 5그루만 잘랐으면..ㅎ

 

대청호의 유유자적을 배운다..

자유, 자적..내 최애 모토다..

 

어 , 그때 저멀리 능선의 모습이 익숙하다..

설마, 여기서 보일리가??

맞다..계족산성이 보은에서도 보인다..

 

 

 

한참을 호수를 바라보며 섰다..

아름다운 푸름이 몸에 베도록...

 

돌아오는 길, 차를 세우고 회남대교에 서서 흥회정 전망대를 바라본다..

왕희지의 난정서 한귀절을 읊조린다..

 

世殊事異  所以興懷  其致一也  後之攬者  亦將有感於斯文

수세수사이  소이흥회  기치일야  후지람자  역장유감어사문

 

비록 세상이 달라지더라도  "흥이 솟는 마음(흥회)은 같을 것이니  나중에 보는 사람 역시 이 글을 보고 느끼는 바 있을것이다.

 

흥회정 전망대가 나목 커튼 뒤에서 손을 흔든다..

역시 겨울이 주는 보너스다..

 

적오산방에 들러 피자를 먹고, 아이슬란드 출정을 위한 드론 연습을 구경한다..

금년에는 아이슬란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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