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현도면 구룡산 장승공원 가는 길에 만난 글씨

 

曰(왈) 人生不學(인생불학)이면 如冥冥夜行(여명명야행)

사람이 살면서 배우지 않으면 마치 불빛 없는 어둠 속을 걷는 것과 같다..

 

왈?? 누구 말씀이신가?

명심보감에 나오는 태공의 말씀이다...

대낮에 걸으며 이 글씨를 만나니, 많이 배운 사람임이 증명된 것인가?? ㅎㅎ

'쓰기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곡할매 박금분, 가는 꿈  (1) 2023.02.08
느리게  (0) 2023.02.07
추사체, 천하일등인(天下一等人)  (0) 2023.02.04
관산청천(觀山聽泉)  (1) 2023.01.05
독좌관심(獨坐觀心)  (3) 2023.01.04

지난번 구룡승천길 이어걷기..

차는 장승공원 못미쳐 제2주차장에 세운다.

위 사진의 직진 코스로 올라가면 바로 정상 직전으로 가지만, 오늘은 좌측 차도로 장승공원을 거쳐 구룡산 정상에 올라갓다가  직진코스로 내려올 예정이다..

 

장승표정이 험악하지만, 나에게 인상쓰는게 아니고 혹 나를 쫓아다니는 액살에게 겁주려는 것임을 알기에 

"수고하십니다"하고 지나간다..ㅎ

 

주차장소로 부터 몇백미터 걸어가면 장승공원 안내표지가 나온다..

 

2004년 폭설에 쓰러진 나무를 재활용하는 방안으로 만들어진 장승공원..

2004년 폭설??

나는 기억한다.

대전 청주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경부고속도로 통행이 막히고, 고속도로에서 차에 갇힌 사람에게 빵을 공중투하했었다..그후 운전자들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손배배상 소송도 하고..ㅎ

나는 대전 전민동에서 시청까지 6Km를 차로 출근하다가 폭설때문에 차에서 몇번이고 내려 운전석 눈을 치우고 1시간이상 걸려 출근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대전지역엔 눈이 쌓이는 일이 없다..몇년째 계족산 요산여호 눈구경을 가보지 못했다..

 

죽은 나무를 장승으로 환생시킨 지혜에 찬사를 보낸다..

 

이 장승은 피카소가 깍았나 보다..

 

복할머니도 복주머니을 들고 나와 복을 꺼내주고..

산신령은 호랑이해에 맞추어 호랑이 장식 지팡이를 들고 나오셨다..ㅎ

오늘은 추운데, 부채는 부치지 말아주삼..ㅎ

 

장승 아이템의 상당수는 큰코다..

장승이름을 변강쇠, 이대근, 안성기, 조남근, 노상서 등으로 붙이면  좋아 하시겠다.. ㅎ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대청호 오백리 21구간이 문의대교까지 이어진다.

이구간 걷기는 다음으로 미루고..일단 정상으로..

 

구룡산 정상인 삿갓봉은 373미터인데 항상 올라갈때 고생한 기억만 난다..

제2주차장에서 직진코스로 올라갔기 때문인것 같다..ㅎ

 

동쪽을 보면 문의쪽 대청호, 남서쪽으로 보면 대청댐 인근 대청호가 보인다..

 

구룡산에 어울리는 큰 용이 여의주를 물고 방문객을 맞는다.

 

이 기운 좋은 장소에 대청호 바라보며 송가인의 비나리를 듣는다..

https://youtu.be/3E0ZbQAVF84

 

천개우주(天開宇宙) 하늘이오 
지개조축(地開造築) 땅 생길 제
국태민안(國泰民安) 범연자(汎延者) 
시화연풍(時和年豊) 돌아들고 

대청호 생길 적에 구룡산 기봉하고

구룡이 생겼구나...

 

물 한모금 마시고 안구 정화후에 현암사로 내려간다..

정상에서 현암사까지 800미터..왕복으로 1.6km

 

한동안 내려갓다 올라온다는 부담 때문에 대청댐 쪽에서 올라가보기만 했는데, 처음으로 정상에서 왕복을 시도해본다..

 

요 구간이 내려갔다가 올라가고 다시 내려가느라 힘든 구간인데, 보통 등산꾼이면 대수롭지 않은 길이다..

 

한낮에도 영하 기온으로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다.

쉬엄 쉬엄 간다..

 

오층석탑이 보인다.

칼든 사천왕이 위엄이 넘친다..

 

소나무 사이로 대청댐과 대청호가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다..

금강 북안에 구룡산 줄기가 병풍처럼 서있지 않았더라면 이 자리에 대청댐을 만들지 못했으리라..

 

바로 옆이 현암사(懸岩寺)..

다람절이라고 불렸다. 절벽에 달아낸 절이라는 뜻이다. 

 

천년전에 어느 고승이 절앞에 호수가 생기고 왕이 거주한다고 예언햇다나??

과연 대청호가 생기고 청남대가 생겨 한때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도 했으다..ㅎ

 

구룡산 아래 용화전..

용의 기운이 물씬하니 큰 호수가 필요했으리..ㅎ

 

遠俟龍華遭遇難 (원사용화조우난)  머나먼 용화세계 기다려 만나기 어렵도다

용화세계??

도솔천에는 미륵보살이 수행중인데, 석가모니 부처님을 이어받을 미래불로 수기되었다.

미륵부처는 미래에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여 3회 설법으로 272억명을 교화하는 용화세계를 펼친다고 한다.

 

대웅보전 전각을 수호하는 용..

용은 석가모니가 태어날 때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축하하며 서기(瑞氣)를 내뿜어 아기의 몸을 닦아주었다 하는데, 그 후로  불법을 수호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단다.

구룡산 아래 대청호의 물기운이 가득하니 대웅보전의 용 기운빨이 최고로 좋겠다..ㅎ

 

월인천강일체동(月印千江一切同)

천강에 뜬 달 그림자는 모두 같다..

문리버 선생을 축복하는 글같다..ㅎㅎ

 

대청호(大淸湖)를 바라본다

고요해지면 맑아지고

크게 맑아지면 밝아진다.

크게 밝아지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신명(神明)이다.

 

 

삼성각을 지나 오솔길을 따라가본다.

 

여기서 오가리 차도까지 500미터 가면 된다지만, 차길 걸어 주차장까지 가기 싫어 되돌아 간다.

 

되돌아 와 정상직전 이 표지판 좌측 오솔길로 하산한다..

제법 가파르다..

항상 이곳으로 오르다가 지치곤 했는데, 내려갈때는 룰루랄라..

그래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

 

드디어 주차장이 보인다..

 

구룡산 정상에 있는 이 표지판을 보면, 거리표시가 헷갈린다.

오가리에서 출발하는 것을 전제로 누적거리 표시를 했기 때문이다.

 

<오늘 걷기> 청주 현도면 하석리 장승공원 제2주차장 -(600m)- 장승공원 - (370m)- 구룡산 삿갓봉 정상 -(800m)- 5층석탑- 현암사 - (원상복귀) - 정상 직전 표지판에서 좌측 오솔길로 하산 -(700m)- 제2주차장  약 4km

동북 원정다니느라 서방 순수가 소홀하다는 느낌이 들어 말머리를 돌렸다.

제국을 다스리는 황제의 심정으로 정한 곳이 청양이다..ㅎ

요즘 처럼 괴질이 난무하는 시절에 장승공원이 느낌이 온다..

 

이런 장승을 동네마다 세워놓고 "이 넘에 썩을 넘아! 썩 사라지겠느냐" 노래 틀면 코로나 역신이 기겁하고 도망가지 않을까?

가만히 거리두기만 하고 있으면 괴질이 사라지나?

사라지라고 노래를 해야 사라지지..

 

이 공원에는 각국의 장승급도 참가했다..

 

보니 AI 퇴치 장승도 있고, 구제역 퇴치 장승도 있다..

금년 대보름 장승 깍을 때는 코로나 퇴치 장승, 썩을 넘아 썩사라지거라 장승도 깍아 세워주시길..ㅎ

 

언제 봐도 자유를 향한 비상이 느껴지는 솟대..

 

신축년에는 코로나를 구축하고 자유를 되찾자..

 

장곡사를 향해 걷는다.

솔바람길 2구간이라고 써있다..

 

된장, 메주 가득한 곳을 지나면 콩밭 매는 아낙네가 나타난다..

 

창곡사 가는 길에 김삿갓도 동행한다..

 

장곡사 하 대웅전..조선 중기에 지어졌다.

 

장곡사 글씨는 김종필이 썼다.

5.16, 유신체제에 관여하고 "유신본당"이라고 당당히 밝히고도 운동권 욕도 먹지 않은 사람..

DJ와 연합한 공덕이란다..

 

 

상 대웅전..

통일신라 문성왕때 보조선사가 창건한 이후 고려 때 상 대웅전이 건립되고 조선말에 고쳐 지었다.

조선 중기에 영험을 믿는 신도가 증가하자 하 대웅전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

 

원래는 절만 보고 내려가 다른 곳을 탐방할 계획이었는데..

높은 곳을 소망하는 동행을 배려해서 40분어치 더 올라갔다가 내려가기로 한다.

 

거북바위..

전설은 진부하여 소개는 생략..

 

솔바람길 명칭에 걸맞게 소나무 숲길이 참 걷기 좋다.

칠갑산에 4번째 오지만, 이 쪽에서 올라가는 것은 처음이다.

언제든 시간나면 오기 좋은 곳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문법에 맞지 않지만 문장을 좋아했었지..

혼자서 가라는 말에 끌렸던 것이리라..

 

 

다시 돌아온 장승공원..

당부하고 간다..

"썩을 넘! 꼭 퇴치해 주소서"

 

담에는 사찰로 - 장곡로로 이어지는 솔바람길 2구간을 완주해 보아야겠다..

 

청주시 현도면 하석리 금호송어장에서 대청호반 누리길 2코스는 시작된다.

목적지는 구룡산이다.

그런데, 이길은 대청호 오백리 21구간의 임무도 같이 수행하고 있다.

1타 3피..아니 일보 3득..한번 걸으면 3가지 미션이 해결되는 것이다.

 

금호송어장에서 직진 하석교을 건너다 우측을 보면 왕년의 출렁다리가 보인다.

현도 정수장 입구 우측 골목길로 간다.

사실 원점회귀라면, 주차도 이 정문 앞이나 건너편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접시꽃 당신이 반겨주는 길..

꽃말이 편안..

당신과 함께하면 편안하다는 말이겠지.

 

寧可淸貧自樂 (녕가청빈자락)  차라리 청빈함을 스스로 즐기리라..

차라리??

이에 대한 대귀가 뭐길래??

不作濁富多憂 (부작탁부다우) 더럽게 치부하느라(濁富) 근심이 많게 하지 않으리라.

 

원래 사주명리학에서도 재물, 권세, 병, 관재수를 한 통속으로 보았다.

더럽게 돈을 벌려면 스트레스, 병과 교도소가 가까워진다.

그러니 깨끗하게 돈을 벌던가, 아니면 차라리 청빈을 즐기리라..

 

청부던 청빈이던,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알고 싶은가?

걸어라!

걷고 걷고 또 걷다보면 알게되리라.

 

생각을 깨는 개짖는 소리가 들리면 우측으로 산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있다.

조금 가파르게 오르면 능선이다.

우측 전망대는 낙엽이 진 가을이후에나 가라.

여름에는 보이는게 없다.

나무데크를 오르다 돌어보면 대청댐을 거쳐 흐르는 금강이 보인다.

능선길은 편안하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는지. 문의대교에서 출발했단다. 아~ 대청호 오백리를 걷는 분이구나.

그들이 충고한다.

"20미터 전방에 뱀이 있는데, 비키지 않아요, 조심하세요"

헐!!

미친 코끼리와 살인마도 제도하는 부처님의 제자인 동행을 선봉으로 내세우고 간다.

그래선지 뱀은 보이지 않는다, ㅎㅎ

개망초가 6월의 여왕으로 다시 등극하였다.

우리 강쥐도 가인시만 되면 항상 1위자리로 등극하지..ㅎ

이길이 임무를 잊을까봐, 새겨붙였다..대청호 오백리 21구간

이 길의 장점.

1) 그늘이 많다

2) 흙길에 적당한 업다운이 반복된다

3) 사람이 없다. 코로나 시대 언택트에 최고..ㅎ

연리지..

중국 서안 화정지에 갔을 때 백낙천이 불렀지.

 

七月七日長生殿  칠월칠일장생전  칠월 칠일 장생전에

夜半無人私語時  야반무인사어시  인적 없는 깊은 밤 속삭이던 말

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  하늘을 나는 새가 되면 비익조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연리지  땅에 나무로 나면 연리지가 되자..

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천지 영원하다 해도 다할 때가 있겠지만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이 슬픈 사랑의 한 끊일 때가 없으리

 

죽어서 끊이지 않는 장한을 쌓지말고, 이생에 충분히 사랑하시라.

비익조, 연리지가 되기를 바라지마라. 

점심도 도중에 먹고 느긋하게 도착한 장승공원,

그 중에 한분만 미소로 반기네. ㅎ

정자에서 한숨 때린다.

그리고 커피 한잔하고 힘을 충전하여 구룡산 정상으로 오른다.

제법 빡시다. 줄도 잡고..뒤에서 밀고..

우리 강쥐, 아니 노새가 최고여!!

숨이 턱에 차서 마지막 계단을 오르는 순간..

누가 무엇을 탁 건넨다.

으잉??

여의주??

이 용님은 여의주가 남는가벼~~

산이 9룡이 이어진 것 처럼 길단다.

아하!! 우리가 올라온 오르락 내리락 긴 능선이 구룡을 타고 온 것이구나.

우리는 구룡을 타고 승천한 것이구나..

승천하여 하계를 내려보니 대청호 푸른 물이 보이는구나!

대청이라..

크게 맑으면 크게 밝아지나니

크게 맑으려면 고요해져야 한다

 

구룡의 등을 밝고 고요히 거센 숨 다 내놓고 오르면 저절로 맑아지고 크게 밝아지나니

여기에 유머만 더하면 지혜의 샘은 끊이지 않으리라.

왕복 8.5KM..

이 무더위에 갈증이 나 돌아오는 길에 숯곷진냉면집에 들러 메밀 물냉면을 한 그릇 들이키니 갈증이 좀  가신다.

눈을 드니 글자가 덕담을 건넨다.

화기치상(和氣致祥)

음양이 조화하여 화평한 기운이 모이면 상서로운 일이 일어난다.

 

오늘의 결론

구룡승천길을 걸으면 화기치상이 되리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