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그 자리 아니런가?

 

 

 

노란 유채꽃 만발한 이곳은
갈대 불타던 그 자리 아니런가?

 

벌 나비와 춤추는 것도 한때
유채 스러지면
하얀 개망초 절로 무성하리니

 

무더위와 장마 속에 더욱 극성하지만
찬 기운 느끼기 전 
가녀린 코스모스에게 자리를 물려주어야할 운명

 

코스모스의 세상 금풍에 더욱 빛나는 순간
잉태되었던 카오스의 텅빈 들녁

 

눈서리, 찬바람 속에 흰머리 날리던  갈대

오늘의 봄을 이루었도다.

 

 

(2007. 4. 24.)

 

 

 

 

아침노을 바라보면 

 

 

 

아침노을 바라보면 가슴이 뛰노라!


태양이 다시 떠오름을 어찌 저리


아름답게 찬양할 수 있을꼬?


범사에 감사하라는 단순한 가르침을


스스로 체현하는 천지 자연의 조화속을


체구연마(體究硏磨)하는 나날들은


정말 웃기 좋은 시절이로세!

 

 

(2007. 3. 4.)

 

 

 

묵행(默行)

 

 

 

빛도, 어둠도, 노을도 아닌


그저 담담히 푸른 아침

 

강길 따라


묵묵히 걷다

 

그 곳에 이르면


허리 제끼고


하늘을 우러러


호탕하게 웃다가

 

푸른 빛마저 떨치고


표표히


돌아오네.

 

 

 

(2007. 1. 26.)

 

 

 

 

 

저 산은 묵연(默然)하여

 

 


희디 흰 백로라도 태양을 가로질러 날면 검게 보이고


검디 검은 삼족오도 달빛 부서질땐 하얗게 비췬다네.

 

저 산은 묵연하여 스스로 말을 잊었나니

 

아침 노을을 등에 지면 보라빛 석산이라 불리고


저녁 노을이 이마에 비치면 청산이라 불린다네.

 

 

(2007.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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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

 

 

 

저 강은 알고 있나?


아무도 오지 않는 새벽


찬 강 바닥에 불을 지피고


뜨거운 김 피어올리는


보이지 않는 손이


어디서 오는지를!

 

 

(2007.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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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같은 아침

 

 

 

자주빛 후광을 이고


보라빛 산그늘 아래


노란 불빛 알알이 박혀있는


보석같은 아침

 

 

(2007.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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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달은 기울고

 

 

 

서편  새벽 달이 명랑하고
동녘 구름 사이로 비취빛 하늘

 

강물은 무엇이 힘들관대

연신 하얀 김을 뿜어올리는가!

 

물안개 산허리를 감쌀 즈음이면


둥근 달은 벽공(碧空)아래 기울고
동녁 하늘은 붉은 미소 머금네.

 

 

(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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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피리

 

 

 

오죽, 해죽 단소소리 제 아무리 곱다해도


몸 피리에서 우러나는 웃음소리만 하겠는가?


오늘도


웃음피리 호탕하게 불러본다.

 

 

 

(2006.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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