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공(碧空)을 가로질러

 

 

검푸른 서쪽 하늘 나지막이

초승달이 가로등 아래 희미한데

 

먹물같은 강물 위엔

노란 불빛만 파르르 떨고있다.

 

인간의 조형물이 발산하는 광채가 천리 밤세계를 지배하지만

만리 장공(長空)의 광음(光陰)을 주도하는 것은 누구인가?

 

오늘 문득 커다란 흙공 타고  벽공(碧空)을 가로질러

사계의 순환에 나서네.

 

 

(2006.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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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를 부치다

 

 

붉은 달이 떠오른 강가에 바람 한 점 없으니


둔치의 풀벌레는 더위타령에 고음불사하고


가로등은 염치불구 강물에 길게 누웠네

 

문득 합죽선을 꺼내 바람을 일으키니


그 바람 두뼘을 넘지 못하지만


여름부채 한목하기 좋은 시절이렸다.

 

바람은 어디서 오나?


바람은 고요에서 나왔으니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운명

 

그대! 바람과 고요를 소통시키는 우아한 중재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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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그림자를 만나다

 

 

밤의 강길은 자연산 워킹머신!
길을 오가는 수많은 그림자들이 분주히 명멸하네.

 

문득 떠오르는 의문

 

왜 태초에 빛이 생겼을까?

혼돈 속에서 분간하고 구별하지 못하는 답답증이 생겼을까?


빛은 어둠을 조금 밀어냈을뿐..
빛이 조금이라도 힘을 잃거나 딴짓하면 여지없이 어둠이 원상복귀하지
빛이 거시기를 조금이라도 보려면 어둠과 타협을 하거나 세금을 내야하네
그것이 그림자라고나 할까?


빛의 가장 절친한 친구는 허공이라.
아무런 거리낌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림자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네

 

빛은 상대적 세계를 펼치는 만화경

빛이 강해지려면 더 진한 그림자와 다투어야 하지

 

그림자는 빛 세계와의 경계를 지키는  영원한 감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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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산, 길게 누웠다

 

 

 

동틀 무렵엔 관대하던 햇님도 한낮에는 사정를 두지 않으니


저녁 어스름에 이르러 봉황산이 길게 누웠다


으뜸내도 같이 누웠다.


상련의 정으로 서로 팔을 빌려주고 


허공에 걸린 반달을 함께 바라보네


잠시 스치는 바람만으론 그 열기 가시지 않으니


불면의 뜨거운 이 밤을 서로 속삭이며 지새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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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그런 것

 

 

 

자연이란 저절로 그런 것.


천하만물도 자연이어서 자연히 자연스럽네.


보는 이 마다 새로움을 발견하고 신기함을 찾지만


자연은 한결 같을뿐.


저 강도 자연인지라


새로움과 신기함을 간직한 채


한결같이 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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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라기

 

 

산고수장(山高水長)한 풍광엔 관심이 없어

 

단 하나의 물좋은 여물목,

 

둘도 아닌 오직 한마리의 물고기

 

그것만 필요할 뿐..

 

쥐 잡는 고양이 처럼, 엄마찾는 아기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하루를 여는

 

해오라기의 심플 라이프

 

오늘도 단순 일념으로 몰입지경 즐기게나!

 

 

(2006.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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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가리

 

 

느리게  그리고 끈기있게


우아하게 그리고  실속있게


고고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먼산 보는 듯 강을 노리는


왜가리의 멀티 라이프


오늘도 즐겁고 보람차기를!

 

 

(2006.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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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천에 사는 것 4

 

 

무엇의 상징이고 싶지 않다.

 

누구를 위한 도구로 남고 싶지 않다.

 

스스로 자유롭게 저 푸른 창공을

 

날고 싶다.

 

 

(2006.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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