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성묘를 갔다..
이름 모를 붉은 꽃은 지천으로 피었고 개울은 즐거이 노래한다..
해방무렵 경상도 산꼴짝에서 딸래미를 홍역으로 잃고 자식농사라도 잘 지어야겠다고 큰 아들 데리고 고향 떠나 정착한 곳..
자식 농사는 성공했다..내리 아들만 5을 낳아 하나도 잃지 않고 다 키워냈으니..
세월이 흐른뒤 가끔 딸내미 하나 있었으면..하고 넋두리 하셨지만..
가는 날이 장날..큰 형님 생신날..
케익에 79의 불을 켜자 머리큰 동생들은 멀뚱 멀뚱..
마침 소리하는 형님이 축가를 한마디 한다..
"사후에 만반진수는 생전 일배주만도 못 하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말아라"
사철가의 한대목을 개사하여 멋드러지게 부른다..
건배..건배..즐거이 건배..
사후 영전 만반진수(死後 靈前 滿盤珍羞) 불여 생전 일배주(不如 生前 一杯酒)
죽어 영전에 만반잔수가 차려진들 살아 생전에 일배주만 하겠는가?
하지만, 딱 일배주다..너무 말고 적당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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