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하는 한시 속 풍경이 펼쳐진 갑천..

50년만의 한파가 눈을 몰고 왔다..

 

천산조비절  千山鳥飛絶

만경인종멸  萬徑人蹤滅

고주사립옹  孤舟簑笠翁

독조한강설  獨釣寒江雪

 

온 산에 새도 날지 않고

너른 들에 사람 자취도 끊겼네

도롱이, 삿갓쓴 노인 외롭게 탄 배

홀로 낚시하는데, 강에는 눈만 내리네

 

<유종원, 강설江雪>

 

 

추운 강가 외로운 사냥꾼

홀로 잠복하는데 찬 바람만 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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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 소슬하니

매미 소리 그쳤다

 

잠시의 빈 공간

비로 채우다

 

비와 함께 꽃을 찾아가 

셋이 길을 간다

 

길이 다하고

산과 구름이 만나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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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폭우가 지나간 강변에서 만난 생명의 죽음들..

주어진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다.

최선을 다한 죽음 앞에 숙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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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천에 한차례 숙청이 지나가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기생초들

뻣뻣하고 당당한 것들이 제거되니

부들부들 아양거리들이 제철을 맞는구나

자연사에 인간사가 개입하니

천도무친이란 말 거짓부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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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물결의 근심은 근심도 아니여~

가지 많은 나무 걱정은 걱정도 아니여~

어찌 모정의 세월에 비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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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생은 고져스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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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금계국이 강변이 피어난다..

금계국이 가득하면 봄은 막바지..

꽃 색깔처럼 날도 더워진다..

봄날은 간다는 노래 

제 맛이 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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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문을 연 철쭉의 붉음이 사라지고 난뒤

강변을 걸으면서 눈을 둘 곳이 없다

관우 죽으면 장비 있고, 장비 죽으면 조운 있듯이

들여다 보니 갑천을 장식하는 것이 있다.


먼저 갈퀴나물의 보라색이 눈에 띈다.

갈퀴나물..

덩쿨식물인데, 덩쿨손의 모습이 갈퀴를 닮아 갈퀴나물로 불린다.



붉은 토끼풀도 가득이다..

왜 어릴 적에 많았던 흰 토끼풀은 안보이나?



5월을 의미잇게 장식하는 흰꽃..이팝꽃..

이팝 = 쌀밥..

"이팝에 고깃국"이 모토인 체제는 아직도 이팝 제데로 못먹는데,

"마이카시대"를 모토로 삼았던 체제는 자동차가 애물단지가 되었다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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