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등대에서 내려와 이제 본격적으로 여호산으로 오른다.

 

둘레길이 편안하다.. 소가 댕겨도 될만큼..

 

동백꽃은 세번 핀단다.

나무에서 피고

땅에서 피고

마음에서 핀다.

 

동행이 묻는다..

마음에서 어떻게 피나요??

안피면 노래를 불러요..ㅎ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그렸던가 동백아가씨~~

 

동백꽃 즈려밟고 여호산으로 가시옵소서!!

 

 

공사??

장비들고 가는 섬 사람에게 물으니 둘레길과 방목 소를 막는 공사란다..

 

절벽 바위 조망처에 오르니 항구가 한눈에 들어 온다. 

 

4형제 바위를 오른다.

등뒤로 동백이 가득하다..

 

 

좌우로 바다가 푸르다..

바다 틈틈히 낚시배가 박혀있다.

 

동백은 어찌그리 무심하게 툭툭떨어지는가?

목련의 마지막 모습과 대조적이다.  

 

 

정상 부근 돌탑을 지나면 평퍼짐한 정상부분이 나오고 소똥이 여기저기 널렸다.

소똥 사진을 찍으니 여기 저기서 좋은 똥이 있다고 추천한다..ㅎㅎ

 

 

 

나중에 알아보니, 주민들이 봄철에 소를 정상 부근에 방목하다가 겨울이 되면 돌담 집으로 하산하는 모양이다.

개중에는 하산하지 않고 자생하는 소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좁은 지형과 풀밭 상태로 판단하건대, 소가 자생하기는 어려울 것같다.

정상부근 연화좌에 앉아 점심을 먹고..건너편 요망대를 향해 간다..

다행히 길은 완만한 능선 길이라 맘편히 간다.

 

그 길에서 올 봄 첫 진달래와 만났다..

동백과는 다른 또다른 강렬함이 있다.

모든 꽃은 사랑받아 마땅하다..

 

동백이 살짝 삐쳤나 고개를 번쩍 들고 외친다.

나 이뻐??

요망대의 표지판에 봉화대라고 잘못 표시했다..

요망대는 조선 말기 이양선 감시하러 세워진 망루인데, 일제가 이어받아 서양선박을 감시하는 파수대 역할을 하였단다.

 

이 섬의 주산은 여호산이지만, 제일 높은 정상은 요망대 352미터로 여호산 정상보다 7미터가 높단다..

 

현호색도 보랏빛으로 바다, 하늘과 경쟁한다.

 

많은 색으로 바라보는 세상 아름답지 않으랴~~

여서도는 새벽부터 밤중까지 바쁘다..낚시하느라..

 

2일째 여서도 둘레길을 걷는다..

무인등대 - 여호산- 정상 요망대를 거쳐 내려온다..

 

 

청산도와 여서도를 비교하는 말이 있다.

청산도는 처녀가 시집갈 때까지 쌀 세 말을 못 먹는 곳이고,

여서도는 평생을 살아도 쌀 한 가마니를 못 먹는단다..

그래서인지 인구가 줄어 한때 900명이 살던 곳이 이제는 90명이 산단다..

그러나 지정학적 위치때문인지 예산은 많이 나오는가 보다. 

둘레길 조성사업으로 40억원을 지원받았단다..

 

섬 안내문에 

고려 목종 10년 1007년에 제주 인근 해상에 화산폭발로 생긴 섬을 서산이라 하였는데, 고려조에 생겼다하여 여서도라고 명명했다는 말이 있고,

이어 2004년 목포대에서 선사시대 패총을 발굴했다는 말도 나온다.

 

앞, 뒤가 모순인데, 선사시대 패총이 있다면 고려때 제주인근에 화산폭발로 생긴 섬은 여기가 아니다.

어디일까??

제주도 서쪽 비양도라고 한다.

 

여서도로 유혹했던 방목하는 소..

외지에서 3월초에 사 들여와 봄철에 산에 풀어 방목을 하면 겨울에 소가 제집으로 돌아온단다.

20여 가구 주민이 소를 키우고 있는데 산에서 방목한 여서도 소는 육질이 발달해 육회용으로 좋단다..

과연, 둘레길에서 소를 만날 수 있을까??

 

예수님의 축하를 받으며 둘레길을 가면서 여호산 이름이 혹시 교회와 관련이 있나? 

아니다. 그냥 여호산(余湖山)이다..

 

초입부터 높은 돌담이 무슨 성벽같다.

마침 어느 집 주인장과 눈이 마주치길래 물었다.

"왜 성벽처럼 담이 높은가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정말 바람뿐 아니고 왜구라도 막아 낼수 있을 것 같다.

 

곁다리 작은 돌담으로 걸어들어갔다.

세상에 노랑 고양이들이 회의 중이었다.

죄송함다하고 나왔다..ㅎ

 

돌담에 자라는 다육이가 꽃처럼 매혹적이다..

 

테스형의 노래가 입가에 맴돈다.

 

돌담길 돌아서며 또 한번 보고

징검다리 건너갈 때 뒤돌아보며 

서울로 떠나간 사람...

 

동백꽃 삼총사가 길을 막는다.

나를 밟고 가라..

그리는 못한다..

 

우측으로 무인등대를 다녀온다..

베낭은 벗어놓고 간다..

 

제비꽃을 지나고 바위를 오른다..

 

 

하트바위..

문리버표 작명..

 

전망대에 서니 속이 탁 터진다..

 

거기에는 미소짓는 고래가 있었다..

작은 배를 압도할 백경같은..ㅎ

 

무인등대에 서니 여서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 베이스캠프도 보인다..

 

이제 사형제바위로 간다..<계속>

배타고 3시간 이상 멀리 가는 섬..가거도와 여서도..

둘다 날씨복이 있어야 가는 곳..

그중에서 여서도를 간다. 첫번시도는 날씨로 취소하고 두번째 시도..

출발지인 완도 여객선 터미널로 간다..

 

차가 월출산 경치에 취하고 봉황 춤에 매료되어 순식간에 완도대교를 넘어간다..

 

장장군이 직접 환영을 진두 지휘하니 몸둘바를 모르겟다.

 

문제는 여서도에 차를 싣고가는 배편이다..

1) 여서도 가는 배는 하루 1편(2시 50분발)인데 예매가 없다.

토요일 오후 1시부터 현장판매하는데, 현지인 차 4대가 우선이고 외지인 차는 2대만 선적할 수 있단다.

12시 쯤 도착하니 다행이 외지인은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 편도 도선 표를 끊고 대기한다.

 

2) 왕복표를 끊어 주지 않는다.

나오는 배도 현지에서 선착순이란다. 순서를 놓치면 못나가는 수가 있다.

물론 날씨가 좋지않으면 배가 뜨지않아 못나간다..

여러모로 고려 상황이 많다.

 

3) 물론 베낭만 지고가서 민박할 사람은 날씨만 고려하면 되겠다.

 

섬사랑 7호가 왕복하는데, 2시 20분부터 차량을 선적한다.

2시 50분 정시에 출발한다.

 

완도에서 3시간 거리..

배 뒷편에 앉아 바다 풍광을 바라보자니 아직 바다바람이 차가워 선실에 들어가 마스크 잘 눌러쓰고 누워서 간다.

눈감으면 해먹에 메달린 기분이다.

 

 

청산도를 거치고도 한참을 가야 여서도가 나타난다..

 

드림빌더가 아름다운 돌담과 방목한 소가 있는 신비의 섬처럼 소개했다.

11월 - 3월 사이가 아니면 거머리와 뱀이 많아 방문이 곤란한 곳이라고도 햇다. 

그러나 날씨와 배편 때문에 방문하기 어려운 곳..

 

지금 보이는 해변 송신탑 부근에서 텐트를 쳤다..

 

항구는 여호산 아래 북향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야 북상하는 태풍피해를 막는데 보탬이 되겠지..

제주와 육지 사이 중간에 자리잡은 해상 요충지 격이라 700억원을 들여 방파제를 만들고 항구를 만들었단다.. 

 

하선한 차를 몰고 좌측 방파제로 갔으나 끝에는 쓰레기 소각장이 있고 마땅한 공터가 없다. 

 

엄청 당황스러운 상황..

드림빌더가 제안하는 장소는 가시덩쿨에 자갈이 널린 곳..

주섬 주섬 가시덩쿨 잘라내고 큰돌 골라내고 텐트를 친다.

 

왜가리가 한심한듯 쳐다본다.

하지만, 어둠이 내리니 별천지가 되었다..

 

 

난로를 피고 앉으니 온기가 가득퍼지고..

신입동행이 보이차를 끓여 주니 천국처럼 평화로워졌다.

 

파도소리 자장가가 숙면에는 최고다.. 

다음날 붉은 해가 잠을 깨웠다.

화장실은 선착장 옆이라 몇백미터 걸어가야 한다..

물도 받을 수 있으니 불평할 거리가 안된다.

 

 

 

 

캠핑의 즐거움의 반은 먹는 거..

아침에 소세지와 에그 스크램블, 저녁엔 새우구이와 참돔구이..그리고 와인.. 

 

 

입가심은 새로 등장한 보이차..

차마시다 밖을 내다보니 배 한척 지나간다.

 

 

2일째 낮에는 여호산 둘레길을 걸으며 소일한다. 

 

3일째 아침에는 더 맑고 투명한 해가 떴다..

바닷물이 맑은가 보다.

 

섬에 먹거리는 다 바다에 있다.

왜가리도 고양이도 바닷가에 서성인다.

 

가마우지가 고기를 기다리는데..

숭어가 놀리듯 펄쩍 펄쩍 뛰며 지나간다. 

 

 

 

떠나기 전날 선원에게 들으니, 여서도에서는 차량 대기순서대로 차를 승선시킨단다.

해서 전날에 차를 승선가능한 4번째에 세웠다.

이런 사실을 몰랐으면 우리는 다음날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짐을 실을려고 차를 이동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차를 뺐다가 다른 차량이 들어 와버리면 순서를 뺏앗긴단다. 

이 섬의 철칙이고, 섬사람끼리도 다툼이 생긴단다.

 

그래서 장비를 옮길 리어카를 빌려야 하는데..

내가 나서서 근처 매점 주인에게 말을 걸었다가 쌀쌀맞게 거절당했다..(쌀쌀맞게 구는 이유를 모르겠다)

나중에 여성 동행이 나서서 또다른 민박집 주인에게 부탁을 했더니, 다행히 친절하게 빌려주었다..

하여간, 여서도 법에 따라서 리어커로 몇차례 짐을 날라 차에 실었다..

 

이섬에 들어왔다가 날씨 안좋고 배 놓치면 애 생겨서 나간다는데, 우리는 무사히 애 안만들고 나갈 수 있었다.ㅎㅎ

 

배를 기다리는데, 옆 낚시꾼이 의기양양해 하길래 가보니, 월척 감생이, 돌돔이 몇마리 들어있다.

여서도는 낚시꾼의 천국이다.

캠핑 특히 차량을 이용한 캠핑은 불모지다..

 

섬사랑 7호가 아침 7시에 청산도에 갔다가 들어온다.

10시에 배를 타고 완도로 간다. 

여서도의 풍광은 다음편에 연재된다..<계속>

아침 식사후에 밥값하러 나선다.

요즘 언택트 확찐자 펜데믹 속에서 그나마 2kg 증가로 선방하고 있는 것은 캠핑여행 덕분이다.

 

섬에서는 바닷물을 담수화하여 쓰고 있다.

보건진료소도 있고, 갯벌에서 나오는 연금도 쏠쏠하니 섬에서 살만하겟다.

 

 

효자도는 특별히 등산로도 없어 그냥 야산과 찻길을 이리저리 걷는다.

그 와중에 놀란 고라니가 정신없이 도망간다.

 

산위에서 바라보니 갯벌에 해루질이 한창이다.

경운기까지 끌고 들어갔다.

 

우리도 해루질 구경하고 갯가를 돌아 텐트로 가기로 한다.

 

따뜻한 햇살에 동네분들이 텃밭이나 마당에서 밀린 일을 하고 있다.

속으로 "뭣하러 다니는 사람인지" 궁금하겠지??

 

 이 작은 섬에도 참을 일이 많나 보다.

참을 인자 10번 쓰면 살인도 면하고, 100번 쓰면 대종중 종손 노릇할 수있단다..ㅎ

 

바위마다 비밀 그림이 그려져있다.

세계지도도 있고..ㅎㅎ

 

이섬을 우리가 전세 냈나했더니 또 한팀이 있다.

해루질, 낚시 준비를 하고 왔는데, 민박이 휴업이라 물도 안나오는 이곳에 텐트치고 점심을 먹었단다.

다음날 비예보인데도 계속 묵는다고 하여, 동행이 슬그머니 우리 캠핑장소 정보를 알려주고 떠났다는..ㅎㅎ

 

 

갯벌에 굴이 지천이다.

벌써 경운기에 가득 싣고 갔는데, 또 한 보따리씩 장만하는 중이다.

 

물들오기 전에 갯가를 통과해야 한다.

성미 급한 사람만 종종 걸음치고, 동행들은 희희낙낙이다.

비관적인 자세로 적극적으로 대처해온 인생살이를 어찌 바꾸나?? 

 

드디어 안전지대가 보이는데, 동행들은 또랑섬에 올라간다고 간다.

또 정상증후군..

 

그러나, 고집부려봐야 밀물이 들이치는데, 어쩔것이여~~

 

그렇게 때맞춘 간조를 만나 섬 일주 제대로 했다..

 

마지막 배 기다리며 동행이 갯벌에 오늘 채취한 굴을 샀다.

돌아와 떡국에 넣어 먹으니 탱글 탱글한 맛이 일품이다.

 

우연히 만나서 필연이 된 효자도를 떠난다.

기대없이 만나서 아낌없이 받은 느낌으로 섬을 떠난다.

 

가는 길에 멀리 원산도 뒤에 펼쳐친 삽시도에게 구두 예약을 날린다.

2주뒤에 봅시다..ㅎ

 

메아리 대신에 갈매기가 답신을 들고 왔다.

오케이여라!!

2일차 아침..일어나 화장실 가다 만난 푸른 세상..

호젓한 섬 캠핑이 주는 선물..

 

바다건너 반짝이는 것은 보령 화력 발전소..

 

7시 무렵 다시 나가니 해가 오른다.

 

송림 사이로 보는 일출..

태평양에서 솟아오르는 일출 못지 않다..

 

잠시 눈을 돌리니 간조시간이라 어제 가지 못한 바위섬이 뭍으로 드러났다.

아침 먹기전 산보 타임..

 

 

 

높은 곳을 놔두지 못하는 성미들은 오르고 본다.

그리고 다 오르면 자동으로 손이 올라간다.

정상증후군으로 판정한다..

 

 

썰물과 밀물..

인생도 그런 흐름이 있다.

때를 잘아는 사람이 성공한다.

 

여기서 바라보니 우리 텐트가 명당이다..

 

 

아침 식사후 최대 간조때 갯벌을 걸어 저 또랑섬을 돌아서 올 것이다.

 

 

죽은 뒤에 차려진 진수성찬 보다 더 맛있다는 오늘 아침밥..

맛있게 먹고 섬 일주에 나선다.

안면도 백사장항

원래는 여서도가려고 했는데, 3.1. 예보가 강우와 강풍이라 포기하고..

1박2일로 안면도와 연륙된 원산도를 가볍게 다녀오려고 출발했다..

일단 안면도 백사장항 수산시장에 들려 찬거리를 산다.

 

제법 싸다.

우럭 2마리와 잡어 3마리 포함 1만 5천원에 낙찰..

 

원산대교를 지나가서 원산도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넓은 백사장이 네플릭스에 시달린 눈을 씻어준다.

 

입구에 유료 캠핑장은 다 찼고..

잠시 걸으며 캠핑장소를 물색한다.

 

해변 끝에 캠핑카 전용싸이트가 잇는데, 코로나로 휴장중이다.

원산도 관리사무소에 전화해보니, 원산도 캠핑장은 빈자리가 없단다.

 

하여, 안면도로 갈까? 대천으로 나갈까?? 고민하다가

동행이 갑자기 효자도로 가잔다..으잉??

 

차를 선촌선착장으로 향한다.

도착하자마자, 들어오는 배가 있었다..

바로 건너편 효자도로 간단다.. 도선비용 3만원..

 

우연인지, 인연인지 예상밖의 효자도로 이끌었다.

신라 대효를 중시조로 둔 조상 음덕으로 생각하자..ㅎ

 

 

선착장 뒷편 효자도 해수욕장에 캠핑장소가 있단다.

좌측 도로를 따라 좁은 길을 조심스럽게 간다.

 

교회 우측으로 넘어가면 해수욕장이다..

대충 길 끝까지 갔지만, 캠핑장소는 썩 들어오지 않는다.

 

돌아오면서 잘 살피니 해수욕장 입구..

송림좌측에 한채정도 펼칠 공간이 있었다.

화장실이 가까이 있으나 문 닫혔고, 물을 구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일단 쳐 놓고 해결하기로 한다.

동네분을 만났더니, 화장실 문을 열어준다고 하고, 식수는 줄 수 있다고 한다..

참 인심 좋은 분들이다.

 

쉘터를 다 설치하고 난로를 피고 피자먹으며 한숨 돌리는 사이 

마을 분이 와서 화장실 문을 열어주고, 또 기연이 작용하여 가까이 수도물을 받을 수 있었다.

빨강머리 앤처럼 아무도 받아주는데 없는 외톨이 신세에서 갑자기 화장실과 수도를 갖춘 저택에 입양된 기분이다..ㅎ

천국에 들어온 기분처럼 홀가분하게 주변 산책에 나선다..

 

선착장 쪽으로 걸어가다가 효자도에 걸맞는 효자묘 방향 야산으로 올라간다..

 

행학무위원..

학무위원을 지내신 분의 묘소..

 

산속에서 매화를 만난다.

 

겨울강을 건너온 매화꽃잎 한개

절정을 위해 상큼한 바람 앞에 선

백옥의 여인이다.

 

- 박종영,매화풍경-

 

 

이 작은 섬에서 고라니를 4번이나 보고, 더구나 사체도 보인다..ㅎ

육지에서 바다를 건너왔나?

고라니가 바다를 건넌다면, 인류가 대양을 건너 대륙으로 퍼진 것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

 

요기 이집을 사서 가끔 와서 한적과 침묵을 친구 삼아도 좋으리..

 

만조시간이다. 바닷물이 가득하다.

저멀리 숙소가 보이는데 갈 수있나 살펴본다.

불가 판정..

간조시에 다시 오리..

 

 

돌아와 우럭매운탕으로 저녁을 마치니 달이 구름에 쌓여 근심어린 얼굴로 나타났다.

 

와인 몇잔 들고 나오니 달이 휘영청 떴다.

 

그림자와 나, 달 셋이 되었다.

달은 술 마실 줄 모르고

나는 이미 마셨으니

무엇으로 셋이 즐길거나??

 

달 위로차 단소를 들었다.

다소 성미급한 곡조지만 쓴약삼아 들으라고..

 

검은 물결 춤추고 갈매기떼 넘나드는 곳

내 고향 집 오막살이가 황혼 빛에 물들어가네..

....

그리워라, 그리워라

검은 물결 춤추는 그곳~

3일째 아침 왕의 길로 출두한다.

출발점 모차골로 갈려면 

1) 버스 : 추령터널 입구에서 하차하여 2km 정도 걸어가던가

2) 승용차: 네비에 "인자암"을 치고 간다.

도중에 왕의 길 주차장이 나오면 주차하고 걸어가던지, 인자암까지 계속 가면 그곳에도 몇대 주차할 공간이 있다.

다만 길이 좁아 교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일단 인자암 앞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출발준비를 한다.

 

이곳 모차골 지명도 마차가 다니는 마차골에서 유래되었단다..

 

예전에는 길이 더 좋았을까?

수레가 다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자 중에도 천생 여자라는 느낌이 나는 사람이 있듯이 

이 길은 천생 길이라는 느낌이 난다.

그 만큼 고색창연하게 오래된 길이라 그런가보다.

반월성에서 감포에 이르는 길..

문무왕의 충정..아들 신문왕의 효성, 손자 효소왕의 순정이 어우러져 팍스 신라의 평화와 전설이 살아 숨쉬는 길이다.

 

석탈해가 동해 바닷가에 표착하여 이 길을 통해 경주로 들어갔고,

그뒤에 지모로 반월성 터를 차지하고 혁거세 말년 반란 와중에 유리왕을 옹립하고 대권을 장악하고 나중에 왕이 되어 반월성을 짓고 왕성으로 삼는다.

 

문문왕이 반월성에서 동해의 용이 되겠다는 유언을 남기고 죽자, 아들 신문왕이 아버지 유골을 운구하여 이길을 지나 

감포 대왕암에 수중안치한다.

그리고 아버지를 추모하기위해 감은사를 짓고 때에 맞춰 왕래하고, 이견대에서 대왕암을 알현한다.

그러다가 보물 만파식적을 얻게 되는 이야기..

이야기가 열리는 길이다.

 

수레가 넘었다는 수랫재에 도착..

 

이 길은 무장봉, 함월산과 토함산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옛길이라도 만파식적같은 보물처럼 고이 보전하기를 바란다..

 

가득 쌓인 낙엽사이에 무언가 스치는데..흠칫놀란다.

뱀인가??

아니고, 도마뱀이다.. 아직 추운데 벌써 나와 고생이냐??

 

수렛재를 내려오다 불령봉표를 만난다.

순조와 효명세자의 사연..

정조의 이른 승하로 제대로 왕 노릇 못하는 아버지의 위신을 세우고, 할아버지의 위업을 이으려던 젊은 효명세자의 죽음..

그의 죽음으로 9년 귀양살이를 하게된 추사 김정희..

그의 죽음이후 조선은 급속히 내리막 길을 걷게 된다..

 

 

길에서 만나 그와 그녀의 빛과 그림자..

 

이 폭포애서 휴식중 어린 왕자가 호기심에 신물 검은 옥대의 용 장식을 똑 떼어내서 계곡물에 담갔다는 말..

신문왕은 어린왕자가 신물을 훼손해도 혼내지 않고 허허 웃으며 좋게 달랬던 모양이다..

따뜻한 부자간의 정이 느껴지는 설화아니던가??

 

봄이 오고 있다.

길위에 비추는 따스한 햇살 사이로..

까치 집 둥지 위 푸른 창공 사이로..

볏집 사이 두손 모으는 동자승 머리 위로..

 

한번 절로 삼천불께 예배하니 가성비 최고로다..

 

요즘 만파식적이 절실하다..

한번 불어 코로나 사라지고, 세상의 개소리를 모두 잠재울 수  있다면..ㅎ

 

 

 

<오늘 걷기> 모차골 인자암- 수렛재 - 불령봉표 - 용연폭포 - 기림사  약 5KM 

                 ,추령터널 버스정류장까지 연장하면 7KM

2일차 오전에 송대말 등대를 구경하고, 오후에는 무장봉 억새길을 걷는다.

무장사지 주차장에 차를 대면, 무장봉 억새밭까지 6.5km 표지판이 정찰제 가격처럼 붙었다.

에누리 없는 걷기..

 

 

이 동네는 미나리가 특산이다..

한번 짤라낸 미나리가 출하대기 중이다..

영화가 되어 미국까지 휩쓰느라 열일하는 미나리..

 

암곡..등산로 입구..

몇년만에 왔는데, 그 사이에 데크도 생기고 길도 넓히고..

뭔가 성형을 했는데..

전과 같은 은근하고 고요한 숲길 분위기는 사라졌다..

 

많은 비로 계곡이 무너져 복구차원이라면 이해하겠지만, 길을 너무 넓히고 파헤친 후유증같다..

 

3번째 방문이라도 무장사지 삼층석탑은 알현해야지..

무장봉이라는 지명은 삼국 통일전쟁후 잉여 무기를 모아 묻어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다.

무장사는 통일신라 8세기 원성왕 때 건립되었고,

아미타전과 삼층석탑은 소성왕비 계화왕후가 남편을 추몰하기 위해 세웠단다..

 

천년 석탑이 천년 솔숲에서 천년 바람소리를 들으며 천년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아미타불 조상 사적비..

소성왕비 계화왕후가 조성한 아미타부처..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아미타불을 조성한 이유는 남편의 극락왕생이라..

생전에 부인에게 엄청 잘한 모양이다..ㅎ

두마리 용이 여의주를 들고 섰다..

 

계곡엔 얼음이 남아있다.

 

드디어 두번이나 회군했던 억새지역에 도착했다.

걷기 좋은 완만한 오르막길이 싫증나지 않는다.

 

위 안내지도 앞에 도착..

점선부분으로 직진해야 억새길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우측으로 올라갔다.

 

정상직전에서 앞서 본 직진 길이 조망된다.

 

오! 드디어 정상부 억새평원이 보인다..

한때 목장으로 운영되던 곳인데, 보문호수가 조성되자 상수원 보호차원에서 목장이 폐쇄되었고, 그 빈터를 억새가 전세내고 입주했단다..ㅎ

 

이산의 정식 명칭이 동대봉산 무장봉이다..

 

행복하자, 우리..

다짐하지 않아도 저절로 행복함으로 채워지는 곳이다..

 

내려갈 때는 미련없이 뒤도 안보고 간다.

점심 준비를 부실하게 해서 간식을 모조리 털어 먹었어도 허전한 마음을 기다리는 문어라면으로 달래본다.. 

 

내려가는 길이 더 자연산에 가까운데, 비탈구간이 제법있어서 이곳으로 올라오면 좀 고생할 수도 있다.

성미 급한 동행은 다음엔 이곳으로 올라오는게 좋겠단다.

 

우리는 까마위와 까치 같다..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결론은 마음대로 하세요..ㅎㅎ

 

<오늘 걷기> 무장사지 주차장 - 암곡 등산로 입구 - 무장사지 석탑 - 억새평원 - 정상 - 능선코스 하산 - 암곡입구

                  - 주차장 약 12K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