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 겨울 캠핑 가는 길..

하늘이 자꾸 뭔가를 알려주고 싶은가 보다.

건괘..

잠룡(潛龍)은 물용하라.. 잠룡는 아직 때를 기다려라..

현룡(見龍)은 利見大人이니라.. 현룡은 대인을 찾아라..

군자는 종일건건하고   석척약하니라.. 종일 꾸준히 노력하고 저녁에도 근신하라..

 

그리하면, 추권자(追權者)는 대권을 잡을 것이요, 구도자(求道者)는 길을 찾을 것이다. 

 

때를 기다리는 방법 중의 최고가 여행과 걷기다..

 

뜬 구름 속에서 계시를 보고 꿈 속같은 넋두리를 하며

구름에 달가듯이 남도 육백리를 달려간다.

 

 

 

고성군 하일면 춘암리 용암포 인근에 도착하여  통영 굴을 사려고 주변을 탐문하다가 

요즘 개설했다는 남파랑길 표지를 발견했다.

부산 - 목포까지 남해안을 따라가는 트레일이다..

 

하지만, 주로 포장도로를 걸어가야 할 판이다..

 

용암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승선할 수 있었다.

배로 20분 거리에 있어 사량도행이 수시로 오락가락한다..

 

멀리 사량도 전모가 드러난다..

우측부터 지리산 - 옥녀봉 - 고동산의 실루엣이 단아하다.

하지만, 속살은 글래머.. 엘리자베스 테일러 쯤 된다

옥녀봉 정상의 출렁다리도 보인다..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시점이라 마스크로 단디 무장하고 선실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통영 굴이 유명한 이유..바다 굴밭에 있었다..

멀리 고성의 공룡들이 환송해주네..

 

금세 사량도 내지항에 도착한다..

우리는 좌회전하여 대항해수욕장으로 간다..

 

옥녀봉 아래 야영장에 텐트를 친다..

이곳은 화장실과 개수대가 깨끗하다..

아영비 좀 내겠는데..했는데, 겨울이라 무료다..

 

 

 

점심을 해먹고..

대항고개에서 고동산에 올라간다..

 

금평선착장이 있는 면사무소 소재지..그리고 사량대교..

왜 사랑도가 아니고 사량도일까?

사량(蛇梁)..노량..명량.. 량은 섬(해안)과 섬 사이 작은 해협을 말한다..

사량은 상도와 하도 사이의 해협 모양이 뱀처럼 구불 구불한 모습에서 따왔다..

원래 조선시대 섬이름은 박도였단다..

 

뒤로는 옥녀봉- 가마봉 - 달바위가 보이고..

 

앞으로는 하도의 칠현봉 능선이 펼쳐진다..

뒤쪽은 내일 종일 걸을 것인데..

앞쪽인 칠현봉 능선은 모래 갈 것이라고 이때는 예상도 못하고 잇었다..

거기서 기다리는 애증의 길..자세한 사연은 다음에 올린다..

 

도시어부 덕화형과 갱규 아우가 좋아하는 장판같은 바다..

 

바다산들은 에누리가 없다..

217미터면 1미터 부터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오늘 고동산은 바겐세일이라 대항고개에서 100미터를 에누리해서 수월하게 올라왓다..

 

고성 - 사량도 앞바다에 펼쳐진 굴밭..

로마의 군단이 포진한 것 같다..

전군!! 진군하라!!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행복하다..

 

그녀도 산에 오면 SHE WOLF처럼 호령하고 싶다..

 

고동산에서 내려오면 사량대교가 맞아준다..

 

 

 

사량대교 옆에서 대항해수욕장으로 가는 2.6.km 해안둘레길이 잇는데, 내일을 위해 참는다..

 

차를 회수하러 대항고개로 가는 길에 동백이 반겨준다..

알아..알아..그맘..

아직 때도 아닌데, 버선발로 뛰어나와 반겨주니..

 

송가인의 동백아가씨 안 들을 수가 없다..ㅎ

 

대항해수욕장 숙소로 돌아오니 저녁빛에 고동산만 빛나고 잇었다..

 

겨울 캠핑에 필수품이 무엇일까??

석유난로다..

등유를 가득 채우면 밤새 열기가 후끈하다..

겨울용 쉘터와 등유난로 없으면 죽음이다..ㅎ

 

추가하자면, 야전침대가 있으면,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을 수 있다.

쉘터+ 야전침대 + 등유난로 + 환풍장치(위 아래 온도 순환) 하면 슬기로운 겨울 캠핑이 될려나?? 

천왕봉 하산길에서 만난 풍경들..

 

요한 복음 1장 1절- 3절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욕지도에서 고래가 잡히던 때도 잇었구나..ㅎ

 

이 섬에서 일주 버스가 드문 드문 잇어 젊은 연인들은 카트를 타고 돌아다닌다..

1시간 2만원..

 

 

1만원으로 친절을 사서 차를 회수하고..

욕지산 고구마를 먹고..욕지산 귤도 사고..

 

욕지산 귤을 더 사고 싶다는 사람을 위해 귤밭이 있는 도동으로 향햇다..

 

신기하게 이지역만 귤밭이 잇다..

1967년에 처음 감귤농사가 시작되어 한때 많은 농가가 키웟으나, 제주 감귤에 밀리면서 이곳에만 조금 남은 것 같다.

 

이 집 주인에게 싸게 몇박스 샀다..

 

도동포구에 웬 피아노??

 

윤정희의 남편 백건우는 2011년 이곳에서 섬 콘서트를 열었다..

쇼팽의 '뱃노래', 리스트의 '물 위를 걷는 성 프랑수아', 드뷔시의 '기쁨의 섬', 베토벤의 '월광'을 연주했단다..

요즘 백건우는 치매 걸린 윤정희 보살피느라 고생하는 모양이다..

 

숙소에 가서 남은 재료로 스파게티를 해먹고, 차에 짐을 때려 넣고 6명이 승차하고 선착장에 내려왔다..

차를 그녀(송가인)의 포스타 앞에 세워 놓고 배시간을 기다린다..

 

우리 앞 시간 배에 사람과 차량이 가득 들어간다..

마침 차 1대 빈자리가 잇어 우리 차가 대신 승선한다..1시간 일찍 나간다..

그녀의 영향력 아닐까?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면 돌이켜 보면 모든 것이 꿈결같다..

그런 줄 알면서,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지지고 볶고 산다..

 

 

 

3일째 아침..통영 굴국과 굴회로 시작..

 

오늘은 종주 트레킹 이어걷기를 모노레일 승강장에서 시작할려고 갔다.

 

모노레일 옆길로 등산객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따라 올라갔다.

 

그런데, 길은 선착장으로 이어지고..정작 천왕봉 가는 등산로는 폐쇄되었다..

손님 적은 등산코스는 포기하고 대신 소비층이 많은 모노레일을 선택했나 보다..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탈 수 있다..

 

애고! 누구를 탓하랴..

때이른 동백꽃에게 위로를 받는다..

 

대안으로 제시하는 새천년기념공원에서 출발한다..

 

이 등산로도 좋다..

그러나 종주코스는 사라졌다..

 

초장에 좀 빡세게 올라가다 부석같은 바위 부근에서 쉰다.

 

멀리 페리컨 바위와 출렁다리가 보이고..

이 평화로운 곳을 노리는 잠수함 1척 출몰..긴급 잠수중..

 

바다를 조망하며 살곰살곰 지나가는 이 길도 좋다.

 

대기봉 직전 전망대에 도착..

굴업도 동동이 비슷한 강쥐..신비를 만났다..ㅎ

 

좌로 선착장이, 우로는 숙소가 잇는 유동이 보인다..

 

단풍과는 거리가 먼 이곳에서 만난 한줌의 단풍..ㅎ

 

드디어 대기봉 정상 상부 정차장에 도착..

 

속속 모노레일이 도착하는데, 탑승시간 10정도..

우리 일행 한분은 아직도 탑승을 못했단다..

 

정차장에는 애교띵이 고양이가 있다..

 

모노레일은 오르고, 연락선을 떠나고..연락부절이다..

드디어 일행이 모노레일 타고 도착한다..

 

남국에서도 단풍을 그리워하는 덩쿨이 잇다..

 

천왕봉을 향해 간다..

정상은 군시설이고 그 밑에 전망대가 잇다..

 

이세선..효종때 무과에 급제..

3대가 통제사를 지낸 집안이다..

 

여기서 보니, 에덴의 북쪽, 파라다이스가 제데로 보인다..

 

보라빛 조명을 받으며 하산한다..

 

하산 도중 약과봉을 올라갈지 두고..옥신각신하다가 결국에는 선착장으로 직행..

차를 회수해와야 하고, 숙소가서 점심도 먹어야 하고..

오후 5시 30분 마지막 임시배편인데다가 귤 몇박스 사서 차를 2번 왕복할 가능성도 크고..

좀 여유있게 하산하기를 잘했다..

 

 

다리를 보니, 천왕산 전투에서 무수한 화살을 맞으며 분투했구나..ㅎ

2일째..종주 코스 중 절반을 걸을 예정으로 일주도로를 통단- 단초 방향으로 달려 야포마을로 향했다.

점심에 도착 예정인 노적봉 부근 도로에 물과 라면을 숨기고 간다.

 

그런데, 도로공사로 일주도로가 막혔다.

하여 되돌아 관청길로 내려가 야포마을로 간다.

 

야포마을 해변 끝에 일출봉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다.

 

 

지도상 종주코스는 야포마을 - 일출봉 - 망대봉 - 노적봉 - 펠리컨 출렁다리 - 비렁길 - 관청 출렁다리 - 혼곡 - 대기봉 - 천왕봉 - 약과봉으로 이어진다.

 

이곳에도 엄청 많은 등산팀이 왔나보다..

 

마가렛이 반겨주는 길은 걷기도 편하다..

 

일출봉에 오르니 천왕봉과 모노레일, 선착장, 출렁다리 등 욕지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쑥부쟁이와 팔손이가 활짝 웃는다.

웃는 낯에 침뱉으랴~

 

망대봉도 금방이다..

정자에 앉아 욕지도 귤을 까먹고..

 

요기서 우측 젯고닥 표시로 가면 숨겨논 식량을 찾을 수 없다.

표지판 뒤로 나가 차도로 걸어가서 식량을 회수하고..

 

노적봉 올라가는 길이 표지도 없이 엉성하고 잡초가 우거져 그냥 차도로 걸어간다.

 

좀 걸어 내려오니 그제서야 길 표지가 나온다.

 

우측으로는 선착장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펠리컨 바위 출렁다리로 가는 길이다.

그 중간에는 욕지도 명물 고구마로 만든 도넛을 판다.

고메원 도넛..오전 물건은 매진되고, 오후에 만들어 다시 판단다.

 

 

 

쑥부쟁이 희롱하며 가다 보면 출렁다리가 보인다.

 

출렁다리 가랑이 사이로 비경이 보인다.

 

 

갯바위마다 깨알갈이 도시어부들이 박혀있다.

 

장판 같은 바다..

 

여기서 펠리컨 바위 찾지마라.

그대는 그 바위 위에 있으니..

 

어디서 본듯한 풍경과 길이 나타난다..

둘레길의 원조, 올레길 풍경같지 않은가??

 

 

비렁길을 한참 가다 돌아보니 비로서 보인다.

펠리컨 바위가..

 

우리는 누군가의 풍경이 되는 그림 속을 걷고 잇다.

오묘한 현빈도 들여다 볼 수있다.

 

관청 출렁다리가 해국을 들고 기다리고 잇다.

아름다운 것은 기다리지 않는다고 했는데..황송..

 

출렁다리 이후 줄곧 밥먹을 곳을 찾았는데, 한가하고 안전한 곳을 찾기가 어려웟다..

 

좌로 출렁다리, 우로 삼여도가 보이는 곳..

이곳이 명당이다..

 

콩나물 넣어 폭 고은 라면..내 인생 2번째 맛이다..

이유?? 배가 고프니까..ㅎ

 

정자에 올라 난자를 생각한다.

음양조화 속에 천지가 생동하나니

순리대로 사는 것이 참된 길이다.

 

 

목넘이에 도착하니 제3의 출렁다리가 보인다.

내려가려고 하는데, 경고문이 붙잡는다..

 

 

혼곡(모노레일 승강장)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기는 한데, 일주버스 마감이 오후 4시라 옥신각신 속에 걷기를 마감하고, 

야포마을 주차한 차를 회수하기 위해 일주버스 타러 선착장으로 간다.

 

야포행 일주 버스를 기다리며 고등어회 맛보기 15000원짜리 먹어 볼까 기웃거리다가

그녀(송가인)를 발견했다.

욕지도에는 뭔일이랴~~

 

주방장 말이 작년 오빠들과 낚시하러 왔단다.

오빠들은 매년 낚시하러 온단다.

그러고 보면 그녀도 도시어부에 한번 출연할 때가 되었다..ㅎ

 

그녀(송가인)가 20여년의 노력끝에 장원급제한 이후 고구마 줄기처럼 같이 일어난  것이 많다.

그래서 그녀는 많은 상을 받았는데, 모교에서 중앙대인상을 받고, 고향에서는 진도인상, 전남인상을 받고,

국악계에서는 공로상을 받았다..

트롯계에서도 다 죽어가던 트롯을 살린 부활상을 주면 완결될 것 같다.

학교, 고향, 업계 모두에서 상 받으면 성공한 인생이다..

 

숙소로 돌아와 능숙하게 불을 피우는데, 오늘은 엄청 바람이 분다.

늦가을 섬 캠핑의 적은 바람이다..

밤새 텐트를 때리는 바람소리에 시달렸다..

섬 캠핑여행..

대매물도로 계획하다가 소매물도의 등대섬 물때가 안 맞는다고 욕지도로 변경했다.

통영 삼덕항에서 11시에 출발하는 카페리에 차를 싣기 위해 불이나케 달렸다..

시간이 좀 남자, 항구 인근 이순신 수산에 방문하여 아침에 손질한 싱싱한 굴 4kg을 저렴한 가격으로 산다.

2박 3일 동안 굴회, 굴국으로 진탕 먹었다..

 

욕지도(欲知島)..알고 싶은 섬..

욕지도의 지명은 '辱知蓮華藏頭尾問於世尊 욕지연화장두미문어세존'에서 유래한 것인데, 

'연화장 세계를 알고자 하거든, 그 처음과 끝을 부처님께 물어보라'는 뜻이란다.

욕지도와 함께 연화 열도를 이루는 연화도, 두미도, 세존도 역시 같은 문구에서 유래했다.

 

통영에서 배를 탈려면 신분증, 선표 다음에 충무할매 김밥을 소지해야 한다..ㅎ

갈매기 새우깡 대신에 우리 입부터 단속한다..

 

 

배로 50분 거리..할매 김밥 입맛 다시는 사이 멀리 섬이 보인다.

 

섬 최고봉 천왕봉이 보인다. 저곳도 들린다.

 

항구에서 차를 내리자 먼저 캠핑싸이트 후보지인 새천년기념공원으로 향한다.

계획은 해안쪽 데크에 쉘터를 설치하고, 등산로 쪽 데크에 텐트를 설치하려고 햇는데, 금지란다..

 

원래 섬 캠핑 시작하면서 첫번째 원칙이 사람이 몰리는 캠핑장은 사양하고, 인적이 드문 장소를 선택하려고 했는데, 이번 점찍은 곳은 차량통행이 많은 일주도로 옆이라 현장에 와보니 캠핑할 곳이 아님이 한눈에 알겠다. 

 

 

 

동네 주민이 인근 100미터 지점 3.1 동산을 추천하기에 이동하여 쉘터를 설치하여 점심을 먹는데...

산불 단속요원이 와서 11월부터는 섬 전역이 산불 단속기간이라 캠핑장 외에는 취사, 캠핑 금지란다.

멘붕..

일단 점심을 먹으며 고민..여기 저기 찾아보고, 한군데를 결정했다.

 

찾아 간곳은 유동마을 부근 파라다이스 캠핑장..

인심 좋은 주인장과 데크 2개 협상완료하고, 쉘터와 텐트를 친다.

 

쉘터는 여름용에서 겨울용으로 준비..화로대도 장만

겨울 캠핑은 장비 준비가 필수인데, 매니아 아닌 다음에야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기습추위에 놀란터라 엄청 대비했는데, 여기는 의외로 아침에도 16도 정도로 춥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는다.

더구나, 새로 준비란 화롯불을 피우니 따뜻하고 만족스러운 저녁이 되엇다.

 

<화롯불 피우는 팁>

유튜브에 나온 것인데, 화로대에 장작 설치전에 종이컵에 휴지를 뭉쳐 넣고 식용주를 적당량 붓고, 불을 붙이면, 번개탄 보다 좋은 불쏘시개가 되어 금방 장작에 불이 붙는다..

 

불멍 즐기다가 남은 숯불에 목살을 구워 와인 한잔하니..뭐 소감 말할 것도 없다..

바로 당신이 상상하는 그것이니까..

 

 

 

 

주인장이 와서 인사하기에, 같이 와인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호주에 이민가서 살다가 몇년전 귀국길에 이 섬에 들렀다가 반해서  이 땅을 사서 눌러 앉게 되었단다.

코로나 때문에 부인은 호주에서 귀국못하고 있는데, 금년에 캠핑객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여름에는 이터에 28개 텐트가 설치될 정도 였단다..

 

이 땅이 폐교 부지임을 증명하는 책읽는 소녀는 덩쿨에 감긴 줄도 모르고 있다..

나도 와인 몇잔 취기에 추운줄도 모르고 텐트 속에 모처럼 7시간을 푹 잤다.

 

다음날 아침 주변을 산책한다.

캠핑장은 서쪽을 보고 있는데, 반대쪽 언덕만 넘으면 동쪽 해변이다..

거기서 문득 구름 사이로 해가 뜨고있다..

 

 

동네 뒷길로 에덴동산 표지를 따라 가는데, 큰 개 2마리가 서있길래 바로 꼬리내고 돌아선다..

지옥을 지키는 개도 아니고 에덴동산 입구에 개라니..헐..

 

방파제에서 텐트치고 잠을 자면서 낚시하는 사람도 있다.

 

개를 피해 반대편 동네 길을 갔더니 여기는 다이버의 천국이란다.

염소에게 확인했더니, 지는 모른단다..

 

길 끝 김선장펜션 앞 방파제에 무언가를 말리는 현장에 고양이가 출근해 있다..

 

이넘이 노리는 물품 내역은 아래와 같다..

 

아! 이곳은 고양이가 살찌는 동네이구나!!

이 생각이 스쳐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니 이곳의 전모가 들어난다.

에덴의 북쪽, 파라다이스, 천국이다.

죽어서야 간다는 그곳을 살아 생전에 왔다..ㅋ

 

 

이곳의 진짜 정체는 다음날 토요일 밤에 들어났다.

휘황찬란한 젊음의 파라다이스..

 

방파제에 어느 가족의 어린 장남은 통발에 고등어 대가리를 미끼로 넣고 가는데,

파라다이스에서는 하늘에 빈 통발을 걸고 행복을 낚으려 한다..

 

욕지도에도 귤이 나는 것 처음 알았다.

욕지도의 특산으로 귤 외 고등어 회, 고구마도 있다. 

오늘 아침은 욕지도 귤과 통영 굴로 준비한다.

굴과 귤..

시원한 굴국에 굴회를 먹고, 귤로 입가심하면 깔끔하게 마무리..

 

꽃이 피어난 그 마음 그대로 트레킹에 나선다..

위도로 들어가는 날 아침..

첫배를 놓치고 격포항 방파제와 채석강에서 어슬렁 거렸다.

 

방파제는 갤러리가 되어 직소폭포, 변산 갈매기도 전시중..

 

방파제 낚시가 제법 쏠쏠한 모양이다..

이 백조기는 잡힌게 억울한지 연신 꾸엑 거린다..

 

꽃을 내미는 이 여인은 누구일까?

 

그녀가 읊는 시조 한수..

배꽃질 때 흰사발에 막걸리 한잔과 어울리는 시조..

그녀 이름은 부안기생 매창..

 

35년만에 오는 채석강에는 밀물이라 내려가지 못하고..

건성 눈짓으로 인사만 나눈다.

 

2일후 위도에서 나오니 채석강이 썰물이라 사람들이 가득하다..

 

35년만에 채석강에서 기념촬영을 한다.

35년전에 그녀는 아들 임신중에 여기에 왔었는데, 이제는 그 아들이 결혼했으니 격세지감이다..

언젠가 채석강 사진을 보던 어린 딸에게

"니 오빠는 엄마 뱃속에 있었어"하고 말했더니

딸이 물었다..

"나는 어디 잇었어?"

"음~ 너는 내 뱃속에 잇었어.."ㅎ

 

그때 우리 나이 또래 선남선녀들이 바위에 달라붙어 잇다.

예전에는 안하던 짓들인데?? 무슨 일이랴??

 

 

 

가까이 가보니 해식동굴안에서 밖을 향해 사진을 찍는게 유행인가 보다.

한국판 엔틸로프..

 

나도 한번 찍어봤다.

그러나 프로는 아래처럼 찍는다..헐

채석강의 연인..

 

 

 

오랜 지구의 몸살 흔적이 주름살이 되어 남았다..

나의 사연 한 토막도 주름살에 추가 되었다.

 

 

 

아름다운 단풍을 보며 황혼을 즐길줄 아는 주름진 채석강..

오래 오래 만수무강하기를!!

 

 

 

구경에 팔여 점심시간을 놓쳐 식사장소를 물색하는데, 운전사가 배고프다 앙탈이다..

하여 길가에 오디빵을 1박스 사니 오디가 들어있는 호두과자 맛..

 

주유소에 걸린 플랭카드..

지워진 부분에 무엇을 써야할까?

애,국,

 

메밀꽃 널브러진 정자에 앉아 점심을 때우고 잠시  눈을 붙이고 깨니

 구름이 가을처럼 깊어간다.

 

 

대간 종주를 마치고 항구 삼거리 파시정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기다리는 시간이나 주차장소인 진리까지 걸어가는 시간이 비슷하여 걸어가기로 한다.

 

 

위도에서는 시인이 중국집을 한다.

부안의 수선화이자 위도의 백합화라는 당당한 외침..

 

 

코스모스와 동백이 삐질지도 모르니 조용 조용 말해야 한다..

 

언덕배기에서 바다 가운데 다리가 보인다.

위도와 정금도를 이어주는 연육교..

 

위도를 장식하고 있는 위도체 글씨의 특징은 돼지꼬리 삐침이다..

 

차를 회수하여 다시 위도해수욕장으로 돌아와 목살을 구워 와인을 거나하게 마신다.

나! 대간 종주한 사람이야!! 뻐기면서 ㅎㅎ

 

아침 위도는 고요하다.

새벽녁까지 떠들던 이웃 캠핑족들이 모두 잠들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짐을 걷어 어제 계획대로 식도로 들어갈려고 9시까지 항구에 도착하려고 하였으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 크락션 울리며 달려갔지만 배는 이미 식도로 떠나고 있었다.

 

 

고슴도치처럼 까칠해지려는 마음을 달래 플랜 B를 가동한다..

정금도로 간다..

작은 연육교를 지나 막다른 길에 도착..

 

멋진 글씨가 인사를 한다..

일체유심조..

주인장이 나오길래 물었다

"혹시 찻집인가요?"

"차를 마시면 찻집이고, 술을 마시면 술집입니다"

 

과연 일체유심조 주인다운 말씀..

"저는 밥을 담고 다니는 밥통입니다..ㅎㅎ"

 

돼지감자꽃 옆으로 오솔길이 이어지길래 무작정 간다..

 

바로 식도 코앞 딴정금도 앞이다.

여기가 냉장고 포인트인가 보다..각종 낚시배가 모여 경쟁중이다..

이름 잘지었다..식도(食島)라니..ㅎ

 

위성지도를 보니 정금도와 딴정금도는 요지점에서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인 모양이다..

 

돌아나와 해변으로 갔다..

식도가 훤히 들여다 보인다.

 

해국..

바닷가에 핀 국화

거센 바람에 추워 움츠러들었다

마음만은 항상 바다 만큼 넓다

그래서 푸른 색을 좋아한다..

 

 

정금도 해변에서 계시를 받았다.

조개??

순례길을 걸으라!!

다음 주에는 춘포에 가야겠구나..

 

 

11시 경 배로 위도를 떠났다..

가끔 불현듯 섬 캠핑이 생각날 때 들어와 보면 좋을 곳이다..

위도 캠핑 2일차..

해수욕장은 썰물이라 여전히 저만치 바다가 있다.

밤에도 파도소리에 잠 설치지는 않았다.

 

우리 일행 말고도 몇팀이 다양한 텐트를 치고 있다..

 

오늘 위도 종주 이어걷기는 대장이 밤새 연구하여 어제 고생한 하산 코스로 다시 올라가지 않고, 

진리 하나로 마트에 쇼핑을 하고 그 부근에 주차하고, 걸어서 치도교로 이동하여 망월산으로 오르기로 한다.

오늘은 치도교 - 개들넘교 - 망월봉 - 시름교 - 파장봉 - 파장금항 약 7km를 걷는다.

 

코로나 없애는 주문..

 

동백꽃 열매는 능금처럼 탐스럽다..

 

우측으로 올라 치도교를 건너 도제봉으로 향한다..

 

치도교 우측으로 치도리 마을이 보인다.

 

개들넘??

참 웃음나는 명칭이다..

 

고도를 높이니 정금도와 식도가 보인다..

뒤를 돌아보면 망금봉이 우뚝하다..

 

앞으로는 위도 제일봉인 망월봉이 보이고..

 

식도??

위도 본섬이 고슴도치라면 식도는 먹이감이라고 붙여진 것이라나??

 

개들넘교에 도착..

갯벌들을 넘나든다는 의미일까??

하여간 개들넘교를 건너자 마자 망월봉이 수직으로 버티고 있다.

그래봐야 해발 254m인데, "가짜사나이" 교관처럼 위압적이다.

"뭐 문제있어??"

아뇨~~

 

찍소리 못하고 고바위 길을 오른다.

줄이 있어 다행이다.

팔심은 아직 좋으니..ㅎ

 

중턱에서 돌아보니 전날부터 걸은 석금 - 망금봉 - 도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위도가 왕년 홍길동전에 율도국으로 비정되었다는데, 

그렇다면 이길을 율도국 백두대간으로 불러볼꺼나??

 

망월봉..

달을 보는 봉우리인가,  봉우리에 뜬 달을 본다는 것인가?

고민할 것없다. 

설명에 이르되 망봉제월이라..

봉우리에 떠오르는 달이 비에 씻긴듯 깨끗하다는 말이다.. 

 

정자에 앉아 콩나물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산정에서  두팀을 만났다..

1) 노부부인데, 오전 배로 들어와 항구에서 직접 망월봉으로 올라왔다.

2) 청년 2명은 첫배로 들어와 석금 - 망월봉 - 도제봉 - 망월봉을 3시간 반만에 주파했다고 자랑이다..

 

이제 위도 제1봉을 정복했으니, 큰 고생은 끝나고, 나머지는 시름교에서 덜어내면 된다..

 

저 멀리 시름교와 파장봉이 보인다..

 

높은 곳을 향하려는 여자와 낮은 곳으로 임하려는 남자의 동행은 산과 물이 만나는 곳으로 타협을 본다.

 

 

시름교에서 덜어낼 시름을 꺼내보니 망월봉에서 다 버렸더라..

 

시름을 다 떨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파장봉에 올랐어라..

 

물결이 길어지면 배들이 피하러 오는 곳이라 파장이라는데,

내가 보기엔 장이 끝나고, 대간이 끝나는 곳이라 파장이다..ㅎ

 

오늘 걷기의 하일라이트는 이 구간이 아닐까?

산머리를 선수로 삼아 진행하는 장대한 뱃길처럼.. 

 

항구에 카페리가 잠시 여객을 내리고 신도로 갈 준비를 한다.

신도에 들러 사람과 차를 태우고 다시 돌아와 위도 여객과 차를 싣고 격포로 간다.

우리는 이런 점을 활용해서 내일 오전 첫배로 신도에 들어갔다 2시간 정도 구경하고 위도로 돌아와 

차를 싣고 격포로 돌아갈 계획을 세웠다..

결과는? 다음회에..

 

드디어 파장금항 방파제에 도착..

율도국 대간 종주를 마무리 한다.

그동안 걸은  망금봉 - 도제봉 - 망월봉 - 파장봉 능선이 박수를 치며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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