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함라산 둘레길 걷기에 나섰다..

내비에 함라파출소를 치고...도착하여 삼부자집 골목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한 때의 영화는 사라지고..

이제는 퇴락의 그늘에서 그 화려한 시절을 넉두리처럼 되내이는 촌로의 모습이다...

 

 

 

 

 

마지막 충정을 간직한 노복인양 말린 콩대가 양반집 구들을 따뜻하게 데우기 위해 대기중이다..

 

 

정자 추억남기기..

오늘은 어떠한 추억이 새겨질 것인가?

 

 

 

길입구에 이런 글씨...

주변에 개소리도 요란하고...이런 거 자율 정화해야 방문객이 늘지 않을까?

 

 

개소리를 듣고 도통했다는 사람 없다..

한낮에 닭우는 소리에 도통했다는 사람은 있다..

누구냐구?  서산대사..

 

 

얼릉 숲길로 접어든다..산죽이 뒷단속을 해주는 듯하여 금방 평정심을 찾앗다..

 

 

솔숲길을 걸어가노라면 마음은 한가로워진다..

 

 

함라재..

웅포 나루에서 금강을 통해 들어온 물산을 이 고개를 통해 양반동네로 운반했단다..

이 낮은 고개도 왕년엔 호랑이가 출몰하였단다..

 

 

"똥바위" 이름도 거시기한 쉼터에 앉아 바라보니 베어리버 골프장과 금강이 보인다..

 

 

베어 리버..곰강..금강이 비단강보다는 곰강에서 기원헸다는 설이 맞는 것 같다..

한때 저 골프장에서 라운딩한 적이 있었지..

버디 퍼팅을 놓치고 허탈하게 쳐다보던 산이 산이었다는 거..

 

 

금강 건너편은 서천..신성리 갈대밭이 있는 곳이다..

황포돛배가 유유하다..

 

 

함라재에서 내려오면 여기에서 임도를 만난다..

저 방향으로가면 1코스..반대 방향으로 가면 2코스 병풍길이다..

 

 

임도는 맘에 든다..

인적 드문 길에 죽장망혜 느낌으로 터벅터벅 간다..

 

 

갈림길에서 숭림사 가는 건강길로 접어들어 산길을 걷다 보면 너른 정자가 나온다..

양지바른 마루에 앉아 점심을 먹는데..

한 쪽엔 익산 벌판 속에 산등성이 잠들어 있고..

 

 

다른 한쪽에 금강이 장사진을 이루며 흐른다..

 

정자에서 율재에 이르는 길은 막판 급경사에 우거진 잡목으로 가끔은 제대로 가는지 의심이 들 정도..

하지만, 바로 율재에 당도..건너편 임도에 아무런 표지가 없어 차도를 따라 숭림사로 간다..

오늘의 실수..아니 코스관리자의 실수..표지 좀 잘 정검해주길..

 

 

달마대사가 수도한 중국 숭산 소림사에서 따온 숭림사..

 

 

 

학수잠휘시적멸 ( 鶴樹潛煇示寂滅 ) 사라쌍수 아래 광채는 적멸을 보여준다..

인도 구시나가라의 사라쌍수 아래에서 입적한 석가모니 부처님을 이름이라..

 

 

숭림사 앞 사거리에서 웅포 곰개나루 방향으로 직진하면 우측에 송천저수지가 나오고..

좀 더 가면 좌측에 금강생태공원이 나오는데..그곳이 임도의 출발점이다..

 

 

입구 태봉골 가든에서 들깨 수제비를 먹는데 맛잇다..

 

 

호리 낭창하게 휘드러진 숲길이 매혹적이다..

 

 

오시는 듯 가시는 길..

인생살이도 이처럼 에둘러 가지않던가..

 

 

 

자유로운 것 치고 외롭지 않은 존재가 어디 있으며,

어떤 달관와 여유인들 쓸쓸함 속 에서 배태되지 않는 것이 있겠는가..

 

 

 

내가 기도한 대로는 아니지만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에 만족합니다.

더 쉽고 빠른 길로 가게 되기를 바랐지만,

만약 그렇게 되었으면 지금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한 채

외롭고 지친 몸으로 앞만 보고 달려갈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걷고 있는 나의 길에 감사할 뿐입니다.

( 정용철,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 하나)

 

 

이 길에서 자적(自適)을 느낀다..

걷는 이유는 도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걷기위해서다..

그래서 유유자적이라 하지..

 

 

 코스모스 피고 어머니가 있는 역은 다 고향역이다..

서로 다투어야 뭐하나..

이제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기차는 서지 않는데..

 

 

붉은 낙엽이 겨울 길을 위로한다..

겨울엔 겨울의 아름다움이 있을 거야.. 

 

 

오늘 내 마음속에 붉은 열매 맺었다..

푸른 하늘을 뒤로 한채..

 

 

그렇게 돌아온 삼부자 집..

텅빈 고목은 보리의 마음을 알까? 

 

 

<오늘 걷기> 함라 삼부자집 - 함라재- 병풍길 - 건강길 - 숭림사 - 생태공원 임도 - 함라재 - 삼부자집 약 14km

 

<추천> 이길엔 도시락 싸갈 필요없다..따스한 물과 약간이 간식..태봉골 가든에서 따끈한 들깨수제비를 즐겨라..

 

소크라테스는 코린토스만 남쪽에서 열리는 이스트미아제전에 참석하기위해

아테네를 떠나 히에라 호도스(신성한 길)을 걸었다.

 

그는 잘 걸어서 하루 40km도 거뜬히 걸었다.

그에게는 걷기와 사색이 진정한 즐거움이었다..

 

상주걷기에 나섰다..

경부고속도로 황간IC를 나와 오도치를 넘어 도착한

상주시 모동면 옥동서원에서 시작한다..

내비에 옥동서원을 찍고 출발했는데..다와서 좁은 동네 소로로 인도하는데로 찜찜하게 들어갔다가 마주오는 트럭을 만나

후진하느라 고생..

나중에 보니 천변 도로로 시원하게 뚫린 길이 잇는데..내비 가시내가 그걸 모르고 잇었네..

 

 

세종대왕을 보필하여 치세를 이룩한 황희정승을 모시는 서원..

보물을 품었다는 회보문..맑음을 뛰어 넘는다는 청월루..를 지난다..

 

 

구수천변에 백옥정이 있다..

가파른 테크를 올라간다..

 

 

 

백옥정..

 

白玉投於泥塗 不能汚穢其色
백옥투어니도 불능오예기색
君子行於濁地 不能染亂其心
군자행어탁지 불능염란기심
故 松栢可以耐雪霜 明智可以涉危難
고 송백가이내설상 명지가이섭위난 
 
백옥은 진흙 속에 던져도 그 색을 더럽힐 수 없고,

군자는 혼탁한 곳에 갈지라도 그 마음을 더럽히거나 어지럽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송백(松栢)은 눈과 서리를 견디어 낼 수 있고,

밝은 지혜는 위급한 어려움을 건너게 해준다."

명심보감 성심편에 나오는 이귀절이 군자를 지향하는 선비들의 호연지기를 기르는 정자 이름으로 백옥정이 적격임을 알려준다.

 

 

백옥정에서 구수천이 흘러가는 곳을 바라보니 백화산 깊은 자락으로 구비 구비 흘러간다..

 

 

이제 물길을 좆아 백화산으로 들어간다..

 

 

양지바른 바위 밑 쑥부쟁이 초가을을 붙잡고 있다..

 

 

전나무 숲길..

송무백열(松茂柏悅)이라니 전나무가 무성하니 소나무도 기뻐하겠다..

 

 

세심석의 글씨가 큼직하다..

요즘 사람 마음 씻고나 사는가?

 

 

잠시 정자에서 따슨 물 하잔하며 세심석을 바라본다..

내목으로 넘어가는 물소리가 너무 크다...??

음..구수천의 물소리..

 

 

구수천의 돌들이 쉼없이 마음를 닦는 현장이다..

마치 선비가 책을 읽는 것처럼 낭낭한 소리를 내면서..

 

 

 

흐르는 강물 따라 가는 길은 영화 만추의 분위기..

화장기 없는 탕웨이의 모습같다..

 

 

바위를 돌아서자..부처님의 세계가 펼쳐진다..

 

 

금년의 첫 고드름을 만나다..

이 고드름 출세했다...아니 출가했다..

각시님 위로 하다가 부처님 시봉하고 있으니..

 

 

 

이젠 밤나무 숲이 전개된다..

때가 되면 저절로 벌어진다던 밤송이..때가 되니 다 떨어져 거름으로 돌아간다..

 

 

이 숲속에 천년의 수행 속에 용이 되어가는 나무를 만났다..

다시 천년후 용이 되어 승천하리라..

 

 

마지막 잎새??     아니네..

그럼..이건 뭐지?

 

 

구수천 8탄중에 4탄 난가벽 직전의 출렁다리에 도착..

양지바른 갱변에 앉아 점심을 찍는 한무리 도보꾼..

 

 

 

여기가 4탄 난가벽이다..

 

 

 

 

저승골..이름도 으스스하다..

고려 대몽항쟁기간..1254년 몽고군이 남하하여 상주에 칩입하였다가 저승골에 들어온 병력이 반토막나는 궤멸을 당하고 도주..승리를 이끈 주역은 황령사 스님 홍지..

한마디로 몽고군이 골로 간 곳..이코스를 호국길이라 부르는 이유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몽고군은 타처의 백성 20여만을 붙잡아 끌고 갔다고 한다.. 

 

 

구수정..

구수천(석천)은 서쪽으로 흘러 황간에서 초강천과 합류하며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월류봉에서 달과 노닐다가 영동으로 

흐르는 금강의 상류다.. 

 

 

건너편 임천석대..

고려말 조선이 건국하자 임천석이 고려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하여 이곳에 은둔..거문고를 연주하며 지냈다..

태종이 그를 소환하자 대 위에서 뛰어내려 불사이군의 충절을 죽음으로 지켰다..

 

 

 

부처바위라는 표지가 잇어 둘러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보물찾기하듯 과찰한바로는 ...

강 저쪽 우안의 절벽 가장자리 부근..

 

 

요기에 보이시나요..작은 부처의 입상이..

 

 

 

 

반야사 가는 길은 이 곳을 걷고 다시 2번의 물길을 더 건너야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절에 물길 걷너기 싫어 내년 여름을 기약한다..

 

 

이곳 너럭바위에 앉아 잠시 명상에 잠겨보니..

 

行到水窮處(행도수궁처)              가다가 물길이 끊어 지는 곳에 이르러

坐看雲起時(좌간운기시)              고요히 앉아 구름 피어나는 것을 바라본다.

 

왕유의 심중을 만분의 일이라도 알듯 말듯..

 

 

강물같은 세월의 흐름에 나무는 가슴이 뻥뚫리고..

내마음도 덩달아 뻥뚫려 돌아간다..

 

 

 

 

오던 길 되돌아 나와... 

 

 

세심석을 지나 백옥정에 다시 오르다가 이번엔 출발과 다르게 우측(반대편)으로 코스를 잡앗는데..

제법 고바위를 오르다 서원 뒷편으로 하산한다..

 

 

 

오도재를 넘어 갓으나 반야에 이르지 못하고 다시 오도재를 넘어간다..

황간으로 나와 바지락 칼국수로 늦은 점심을 하는데, 산고수청이라 쓴 글씨의 주인공이 반야사 스님이다..

 백화산인이라는 낙관이 멋지다..

오늘 다다르지 못한 반야사는 어떤 곳인가? 

 

 

백화산에서 바라본 반야사의 전경..

천년고찰..절벽위 문수전이 유명하고..최근엔 반야사 호랑이가 유명한단다..

 

 

 무슨 호랑이냐고??  보이시나??

 

 

<오늘의 코스> 옥동서원 - 백옥정- 세심석 - 출렁다리 - 구수정 - 임천석대 - 5탄 징검다리 (원점회귀) 10KM

<추천> 여름날 아쿠아 슈즈 신고..물길건너 반야사까지 가면 좋을 코스..

 

바람이 불어 오고 낙엽이 날린다..

 

 

 

동촌마을 어귀 배롱나무..모든 번뇌 다 떨구고 바람속에 의연하니..

체로금풍(體露金風) 아닌런가..

 

 

어린 송아지는 둘레길 도보꾼이 신기하고..

 

 

동네 홍시도 담장너머로 과객의 동태를 살핀다..

 

 

감도 옷을 벗고 백일동안 인고의 시간을 지나면 호랑이도 무서워하는 내공을 지니게 된다는 거..

 

 

맛난 점심에 대한 답례로 신청곡을 받았더니..

의외로 육자배기..

길가의 허수아비와 함께 흥겹게 춤을 추니..

소매가 길어 춤이 아름답다..

 

 

 

 

 

 

대나무 북방한계선이 어디 쯤인가? 지리산 들녁에 오면 멋진 죽림이 도처에 깔렸네..

 

 

 

 

 

엄나무의 가시가지로 세월이 오고가지 못하게 울타리를 쳐볼까..

 

 

 

삼화실 마을에서는 마을 축제중..베트남 신부들이 춤을 추나보다..

 

 

 

삼화실이 3꽃이 이쁘게 피는 동네라는 말인데..동화재는 어느 꽃을 말함인가..

 

 

이제 버디재를 오른다..

 

 

 

구비 구비 넘어간다..

 

 

걸으며 도란 도란 나누는 유머 중에 오늘의 하일라이트..

남성 갱년기에 좋은 음식은?

굴, 부추, 산수유...

아니다..

 

새우!!

?? 

세워주니까..ㅎ

 

 

 

재미잇는 글씨가 눈길을 잡는다..

 

 

완전 개판이란다..

 

 

개판의 주인공들..

 

 

그러고 보니 이넘이 개판의 모판이렷다..

 

 

이집은 개뿐이 아니다..돌배도 주렁 주렁..

짐승이고 과실이고 모두 잘되면 덩달아 사람도 잘되리라..

 

 

서당마을이다..

 

 

쉬지 않고 내리걷던 길..아무리 급해도 여기서 쉬며 쎄주 한잔하며 찬 바람을 녹여본다..

 

 

 

 

하동읍으로 가는 마지막 고개..오늘 3번째 고개..

그런데..고개를 올라 내려올 무렵부터 왼쪽 무릎이 아프기 시작..고질병이 도진다..

다행이 동행이 스틱을 빌려주어 조심 조심 내려간다..

 

 

 

드디어 섬진강과 하동포구가 보인다..

 

섬진강 맑은 물에 물새가 울고

쌍계사 쇠북소리 은은히 울 때

노을진 물결 위엔 꽃잎이 진다

 

 

 

향유가 가득 피어 다리 아픈 것도 잊게 해주네..

 

 

흐르는 저 구름을 머리에 이고

지리산 낙낙장송 노을에 탄다

다도해 가는 길목 섬진강 물은

굽이쳐 흘러흘러 어디로 가나

팔십리 포구야 하동포구야

 

 

노래속의 의젓한 솔 파인의 마중을 받으며 오늘 걷기를 마무리한다..

 

 

<오늘 걷기>

하동호 - 존티재 - 삼화실 - 버디재 - 서당마을 - 하동읍 (22km)

 

 

 

 

지리산 둘레길 걷기..이번엔 하동호-삼화실 - 하동읍 구간을 걷는다..

아침에 비가 내리더니 버스로 내려가는 내내 구름이 가득하다..

 

 

휴게소에서 나누는 따뜻한 호박죽이 죽여주고..보석알 같은 빨간 석류도 기분을 돋운다..

그러한 잠시 따뜻한 맘씨처럼 날씨도 환하게 피어난다..  

 

 

 

출발지 하동호에 도착..오늘 걸을 지도도 낙엽에 물들엇다..

 

 

 

하동호도 만산홍엽을 가득 담고 어쩔줄 모른다..

 

 

정여사들의 탄성..이뻐!! 이뻐두 너~무 이뻐..

 

 

낙엽은 나무의 지혜..

마음를 비우고 해탈을 구하는 보살처럼

몸을 비우고 새봄의 춘정를 기약한다.. 

 

그렇게 홀가분하게 길을 간다..

 

 

 

동동주 한잔이면 모든 것이 즐거워진다..는 카피가 발길을 잡지만..

모두들 뿌리치고 간다..

 

 

 

 

 

횡천강 징검다리를 건너고..

 

 

 

명호천도 지나면..

 

 

 

알밤은 쫀득 쫀득 말라가고..

 

 

까치집에 까치밥..정겨운 풍광이다..

 

 

집도 세월과 함깨 주름이 지는가 보다..

 

 

감이 이리 풍성하니..

오늘 감잡았쓰..

 

 

길을 걸으며 가끔 수다도 한몫한다..

애년..쑥처럼 머리가 희어지는 5학년에..

남자 혼자 살면 적막강산이고..

여자 혼자 살면 만고강산인데..

애인이 있으면 화려강산이러나..

 

 

썰렁한 유머에 장승따라 웃다보면..

 

 

굳은 마음도 쩍 벌어져 화기가 솟고..

그러다 보니 힘든 첫고개..존티고개도 훌떡 넘는다..

 

 

고개 넘어 동촌마을회관 옆에서 점심을 먹는다..

돼지 수육에..북한별미 가지미식혜 그리고 와인까정..뜨거운 라면 국물이 차가운 바람을 막아준다..

 

(계속)

 

가을비가 추적거린다..전국 어디나 벗어날 길이 없단다..

피할 수없으면 즐겨라..그래서 갔다..가을비 속으로..

 

 

 

나만의 동네 올레길로 간다..

 

 

 

아!! 이넘이 분단장하고 기다리고 있었네..

득템의 단풍..

 

 

그 바람에 필받았다..

단풍 그늘에 앉아 레드와인 홀짝 거리며 내 얼굴에 단풍공양 올리고..

 

 

 

카!! 좋다만 연발한다..

 

 

담쟁이도 연신 하트를 핑크로 날리고..

 

 

 

비 속에 온갖 나무색이 지대루 물올랐다..

 

 

나뭇잎이 떨어져 바람결에 딩굴고
내 마음도 갈곳 잃어 낙엽따라 헤메네..

 

 

오동잎도 한잎 두잎 떨어져 가득 쌓이고 그 위로 비소리만 고요하게 흐르네.. 

 

 

동다송에 차를 여럿이 마시는 것보다 홀로 마시는 것을 신품이라 했으니..

오늘 같은 이슬비 속은 홀로 걷는 것이 신품이라.. 

 

 

"아무도 미워하지 않았고 외로움도 주지 않았는데 오늘 누구의 눈물이 비되어 쏟아지나

어제 나는 사랑에 젖고 오늘 나는 비에 젖네.."

 

이런 노래 흥얼거리며 걷기 좋은 날이다..

마치 浴乎沂 風乎舞雩(욕호기 풍호무우)의 기분이라면 맞을랑가..ㅎ

 

진천 농다리에 갔다..

미호천에 놓인 돌다리가 천년이상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다..

 

 

원래 올레 걸어야 하는데, 주말 비소식에 캔슬하고 대타로 왔으나,

날씨도 좋고 풍광도 좋아 대타작전으로 역전안타를 날린꼴.. 

 

 

미호천 상류인 이곳에 고려 초기에 세운 돌다리..여러 전설을 품고 오늘도 묵묵히 사람을 건네주고 있다..

 

 

강변 차까페의 멋진 그림에 미소 지으며 걷는다..

 

 

별명이 지네다리..위에서 바라보면 지네모습이란다..

 

지네와 모기가 고수톱을 쳣다..

모기가 돈이 떨어지자 급히 밖으로 나가 돈을 구해와 다시쳐서 이번엔 돈을 모두 땄다..

이번엔 지네가 돈을 구하러 나갔다.

그런데 1시간을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모기가 문을 열고 나가보니..지네가 마루 끝에 앉아잇었다..

"너 뭐하냐?" 물으니

"응, 지금 신발 신고 있어.."

 

 

미호천은 흘러 흘러 오송, 내판들을 거쳐 세종시 부강면에서 금강과 합류한다.. 

 

 

농다리도 가을을 타기 시작한다..

 

 

 

농다리 건너 농암정으로 오른다..

오늘 걷기 구도는 임도- 수변데크 - 임도로 구성된다..

 

 

과연 높이 오르니 지네 형상처럼 보인다..

예전..산속 암자에서 생활할 때 전날 닭고기를 먹으면 꼭 지네가 나타났다..

지네가 벽지위를 기어가는 소리를 들으면 소름이 돋는다..

어느 날, 옆방 친구가 지네를 잡아 병속에 담아 놓고 관찰하며 그림을 그렸는데..

며칠후, 새벽에 옆방에서 두런 거리는 소리가 났다..

"지네가 어디로 갔지?"

그 소리에 나는 자다말고 밖으로 뛰쳐나갔다..ㅜ.ㅜ

 

 

 

억새너머로 초평저수지가 보인다..

 

 

농암..고리짝, 대바구니 모양의 바위가 있었던 모양이다..

 

 

남으로 보면 초평저수지가 다도해 같고..

 

 

북으로는 미호천과 중부고속도로가 평행선을 달리고..

 

 

등산로를 따라 제법 땀을 흘리며 오르락 내리락하다보면..호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난다..

 

 

마치 가을 호수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

 

 

잠시 피곤한 다리를 쉴겸 풍광좋은 데크의자에 앉아 요기도 하고 따슨 물을 마신다..

이젠 따슨 물이 필요한 계절이다..

 

 

 

벼룻길 사이로 출렁다리가 보이고..

 

 

 

출렁다리를 건너면 청소년수련원이다..잠시 볼일만 보고 돌아나와야 한다..

그런데, 귀가후 지도를 보니, 이곳을 통과하여 반도를 관통하는 길로 호수를 돌아 농다리로 돌아오는 길이 있을 법하다..

 

 

 

 

 

출렁다리에서 나와 수변데크 길을 걸어간다..

 

 

 

 

저멀리 낚시배가 가물 가물..

 

 

 

수변데크가 끝나는 곳에서 임도를 걷는다..

 

 

 

저녁 약속때문에 중도에서 돌아오는데..아쉽기만하다..

 

 

다시 방문하면, 2km 짜리 밤나무 숲길도 가보고, 임도도 마저 걷고,

청소년수련원에서 임도로 이어지는 초평호 둘레길도 연구해봐야겠다..

 

 

아쉬움을 달래려 농다리를 건너기전, 강변따라 인공폭포 쪽으로 걸어본다...

의외로 강변 길이 주욱 이어진다..이길도 끝까정 가봐야 겠다..

 

 

 

다리를 건너는 한가족들의 모습 속에 천년을 이어온 농다리의 전설과 설화가 빛난다..

 

 

<추천 걷기>

농다리 - 농암정 - 등산로 - 출렁다리 - 청소년수련원 - 수변데크 - 임도 - 농다리 약 6km

 

<상상해보는 걷기>

농다리 - 농암정 - 수변데크 - 청소년 수년원 - 평화로 - 초평호 둘레길 - 임도 - 농다리

 

<추가>

1. 진천종박물관,

2. 연곡계곡 걷기 - 보탑사

 

 

비온다는 예보에 먼길을 포기하고 가까운 임도를 찾았다..

대전 유성구 성북동 산림욕장..

 

 

그저 비오는 날 방황하는 발걸음 정도라고 가볍게 치부하고 갔는데..

산림욕장 입구에서 우측 길(영득사쪽)으로 가는 초입부터 분위기가 새롭다..

아직 단풍이 살아있다. 

 

 

 

물소리를 벗삼아 벤취에 앉아 따슨 물 한잔..

1시간도 안돼 속세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영득사 경내에 보라빛 국화가 만발하여 먼 산 홍엽과 멋진 댓귀를 이루는구나..

 

 

 

불법(佛法)을 영득(領得)하실 의사가 없는 부처님은 미소가 지으시고..

불법이란 주고 받는 것이 아님에랴..

 

 

오늘의 득템..단풍이 시작된다..

 

 

 

 

이넘은 초록에서 붉음까지..칼러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붉음이 뚝뚝 떨어지는 절정의 단풍은 기대없이 맞이한 홀인원처럼 넋을 뺏는다..

 

 

 

 

 

 

 

좋다! 좋다! 만 연발하며 그 이상의 표현이 입밖으로 나오질 않네..

 

 

 

 

 

 

언제부터가 개울 소리 대신 들려오는 소리..

낙엽밟는 소리..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때가 되면 단풍이 지고 낙엽이 되고 겨울이 오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순리에 따르는 것이 길(道)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걷는다..

 

 

만산이 홍엽에서 낙엽으로 갈아입는 시간..

 

 

미련에 우는 단풍을 무어라 위로하지 못하고 그저 돌아오는 귓가에 노래가 들려온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영득사 뒷문 쯤 우측으로 오르는 길..지장보살이 계시고..그 임도를 따라가면..

 

 

 

 

끊어질듯 이어지는 오솔길..아니 흔적이 있다..

 

 

참을 성있게 내려오면 임도 삼거리와 만난다..

 

 

아쉬움을 숲속의 책방에서 잠시 쉬면 달랜다..

비치된 책을 들었다가 홀연히 잠이 들었다..

역시 책은 최고의 수면제다..

 

 

휴식을 마치고 이번에 왼쪽 임도롤 접어 들었다..

술로 따지면 1차를 마치고 2차 술집에 간 격이다..

 

 

취기는 더 올라 횡설수설하는 기분으로 걷으며 수다를 떨고 노래를 한다..

 

The falling leaves drift by the window
The autumn leaves of red and gold
I see your lips, the summer kisses
The sunburned hand I used to hold
Since you went away the days grow long
And soon I'll hear old winter's song
But I miss you most of all, my darling
When autumn leaves start to fall


낙엽이 창문가에서 흔들리네.
붉고 금빛의 가을 낙엽.
나는 너의 입술을 보네, 그 여름의 키스.
햇볕에 탄 손을 난 잡곤 했었지.
당신이 멀리 떠난 후로 시간은 길어졌어
그리고 곧 나는 오래된 겨울노래를 들을거야.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당신이 그리워, 내사랑.
가을 잎사귀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오늘 걷기> 입구 - 우측 - 영득사 뒤길 임도 - 회귀, 입구 - 좌측 임도 회귀..14Km

 

 

돌아오는 길..방동저수지에 가을을 담겨있네.  내년 가을에 더욱 멋진 모습으로 만나세..

 

 

따쓰한 국물을 찾아 들어간 식당에서 두부전골과 고구마 줄거리 김치를 먹다가..

 

 

작년 여름에 백운동에서 만낫던 돈방석을 다시 만낫다..

그래..오늘 돈방석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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