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걷기에 갔다..

하지만, 모처럼 친목회 모임과 겹쳐서 오전만..그것도 일행보다 먼저 걷기로했다..

호젓한 길을 홀로 걷는 기분..나쁠리 없다..

 

 입구 부분에 예쁜 고래 한마리가 잇다..

고래잡으로 동해가자고 외쳐대던 대학시절을 생각나게한다..

대평리 가는 곳에 고래뜰 마을 입구에 고래상을 놓았던데,  이 곳 지명도 고래뜰이라 해도 좋겟다..

좀 더가니 취수탑인지 낡은 시멘트 구조물이 사명을 다하고 주변 풍경의 눈치를 보면서 어찌해든 조화하면서 잔명을 보전하려고 애쓰고 잇다..

 

 

 이 길은 원래 보은 가는 국도였다..

예전에 옥천 구읍에서 정지용 생가-육영수여사 생가앞 국도를 지나 이곳을 지나  장계리로 넘어가는 길이 예전의 국도였단다..

그러나 대청호가 생기면서 길은 만수때는 수몰되고 요즘 같은 갈수기에만 드러난다..

요즘이 이 길을 걷는 적기이다..

 

 

오늘 일기예보는 구름낀 흐린 날이라더니..웬걸..

햇살이 화살같다..

맞은편에 보이는 산줄기에는 옥천구읍-마성산-이슬봉-장계리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저 산위에서 보는 이 곳 강줄기의 풍경은 항공사진으로 보는 것 같다..

 

 

5월말의 강가엔 많은 꽃들의 영화가 교차하였다..

복사꽃, 조팝나무꽃, 철쭉꽃은 사라지고  찔레꽃, 엉겅퀴, 메꽃, 나팔꽃이 가득하다..

화무십이홍(花無十日紅)이요..꽃은 10일 붉기 어렵고..

달도 차면 기우나니.. 

 

 

이 물길은 둔주봉에서 흘러내려와 장계대교아래를 흘러 비로서 대청호에 도달한다..

머지않은 이곳부터 벌써 물이 흐르는듯 마는듯..잔잔하여 흡사 청동거울 같이 흐린 경치를 비춘다..

 

 

짧은 사랑..속절없는 사랑의 대명사..나팔꽃..메꽃..

이 강변에 늘펀하게 피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노래한다..

 

나팔꽃보다 짧은 사랑아..속절없는 사랑아~~

마지막 선물 잊어주리라..립스틱 짙게 바르고..

 

하지만..이들의 립스틱은 너무 엷다..

 

 오후 모임 약속때문에 돌아오는 강변에서 일행과 합류하였다..

막걸리 얻어 마시고..출석사진에 얌체같이 동참한다..

물가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는데..

대표께서 한마디.."물나오게 잘 박아!!"

동시에 웃음이 터진다..

사진빨 잘 받았을 단체사진이 궁금하다..

 

오후에 친목회 사람들에게 둔주봉-피실코스를 가이드한다..

모두들 헤벌쭉..

피실에 앉아 육포에 막걸리, 양주 한잔..

5월의 피실엔 신록이 중후한 청록으로 바뀌었다..

 

 

 

 기우는 햇살이 산등성이를 넘어서 우리는 금정골- 고성를 거치는 강변길을 걸어 독락정으로 간다..

 강가에 찔레꽃이 노래를 부르며 우리를 환송한다..

 

찔레꽃 붉게 피이~는 나쪽 나라 내고향

언덕위에 초가 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흘리며

이별가를 불러 주던 그리운 사람아..

 

이어지는 노래..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붉은 찔레꽃이든 하얀 찔레꽃이든 서럽기는 마찬가지인가보다..

하긴 5월도 다가고..

일기일회(一機一會)..언제 오늘..이 호시절을 다시 즐기랴.. 

 

 

 

 저녁엔 수북리 건너편 석탄리 안터 마을 친구 집에 눌러 앉아

 고기에 막걸리..쇠주..맥주..폭탄주..죽통주..백세주..골고루 한잔씩..

2차하기 위해 다시 수북리로 걸어가는 하늘에

 휘영청 밝은 달이 떳다..

 

달 밤을 걸어 수북리 구멍가게에서 술한잔 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눈이 저절로 감겨 졸며 걷다가

고랑에 몇번이나 빠질 뻔하였느데도

무사히 귀환한 것은

걷기를 통해 친해진 산천초목의 돌보심때문이라..

 

 

 

 다음날..안터마을 친구집에서 기상하여 청마리쪽 임도를 1시간 정도 산책한후..

다시 집결하여 안터마을 뒤쪽으로 가서 배를 빌려타고..

둔주봉-피실방향으로 향한다..

 

 

 

 

 

갈수기라 배바닥이 모래에 닿아 배띄우기 여간 힘든게 아니다..하여간 여럿이 용을 써서 배를 띄우고 간다..

둥둥실 두리둥실가는 뱃전에서 물비늘을 바라본다..

강에는 한쌍이 일엽편주를 띄우고 조어삼매를 즐긴다..

 

일난풍화(日暖風和)..날은 따뜻하고 바람은 조화롭다.. 

 

 

 

30여분을 거슬러 올라 피실이 바라보이는 곳에 다닿랐다..

내 생각 같으면 피실에 상륙하여 안터마을까지 걸었으면 하였는데..

워낙 갈수기라 배를 대다가 좌초할 까 싶어 그냥 회항한다..

 

 

 

 

한달사이에 세대교체를 하여 권력을 잡은 화류계의 새로운 스타들..대부분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른다..

오늘 서로 눈팅한 것도 인연이라..

 

 

 

모임의 해단식은 지용 생가옆 서예가 부부가 운영하는 비빔밥집에서 점심을 들면서 하였다..

식사도중에 벽에 주인 서예가가 쓴 글이 눈에 들어온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오늘이 그날이다..

아름다운 소풍 날..

친구들! 서울 잘 올라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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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순례를 마치고 저녁 식사 장소로 이동한다..

일찍 도착하여 최부자 고택, 내물왕릉, 계림, 첨성때까지 돌아볼 계획이었는데..안압지 직전 박물관 길로 들어선 것이 화근이 되어

편도1차로에 차를 주차한 몰상식한 차량이 많아서 2km 구간을 1시간이 걸려 도착..그것도 옆지기가 교차 통행의 교통정리 해서 통과..

그 속에 아이들은 달콤한 꿈나라다.. 

교동 최부자댁에 당도했다..그옆엔 경주법주 제조 본사가 있고, 경주향교도 있다..

 

 

미국식 자본주의를 우습게 볼 수 없게 만드는 부자들이 잇다..

이민와서 당대에 거부가 된 철강왕 카네기는 그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 주지 않고 자신이 회사를 팔아 거액으로 카네기 재단을 건립하여 

 부의 사회 환원에 기여하였다..

최근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자기 재산의 90%를 재단에 출자하여 아프리카 에이즈퇴치와 난민구제를 위하여 활동한다..

워렌 버핏은 자신 재산의 상당부분을 빌게이츠 재단에 기탁하여 이에 동조하였다..

그러니 자본가를 누가 욕하랴..

 

우리나라 부자의 자존심 경주 최부자..

10여대를 내려오면서 부을 유지하는 비결을 마당에 진열해 놓앗다..

 

 

흉년에 남의 땅을 헐값에 사지 않는다는 정신..만석이상의 재산은 축적하지 않고 베푼다는 정신..

이러한 적덕은 최부자의 마지막에도 빛나 후손들은 독립운동으로 재산을 쓰면서 부자의 길을 마감했다..

그러나 마음의 부자로 영원히 우리를 감동시킨다..

 

 

 

최부자 댁 고택의 후원을 걷는다..

누군가 말한다.. 어느 정도 재산을 가져야 부자라고 하는가?

지방 20억..  서울 강북 50억..서울 강남 1일 동원 능력 50억??

그의 정의는 이렇다..

부를 더이상 늘릴 의사가 없는 사람이 부자다..

100억을 가져도 돈에 갈증을 느끼면 부자가 아니고, 한푼없어도  돈에 아쉬움을 느끼지 않으면 부자라고.. 

 

 

 

고택안 현판을 보았다..

현판은 그들의 세계관을 상징하는 표어..

좌상 둔차..우상 대우헌..아래 용암고택..

겸손과 중용의 덕을 새기기 위한 모토들..

최씨 마지막 최부자 최준의 조부(祖父) 최만희의 호는 "대우(大愚: 크게 어리석음)"이다..

부(父) 최현식의 호는 둔차(鈍次: 어리석은 듯 드러나지 않고 으뜸가지 못함)였다.

용암고택(龍庵古宅)이란 현판글씨는 최부자의 중시조인
최진립장군의 14대 종손이며  충의당(忠義堂) 주인 최채량(崔採亮)의 글씨다. 최채량(崔採亮)의 아호 역시 "어리석은 산" (愚山)이다.
 

  

 

씨네 작은 아들 집은 현재 요석궁이라는 한식 집으로 운영중이다..

이 터는 원래 원효를 사랑한 요석공주가 살던 요성궁 자리다..

실제 이곳에서 월성까지는 가깝고 원효가 물에 빠졌다는 개천이 근처에 흐르고 있다..

 

 

전날 전화로 예약하고 갔다..

안방에 안내되어 들어가는데..가야금 소리가 은은하게 울리고  안방에는 일지노매도가 방문객을 맞는다..

일순 조선조 대감이 된듯 기분이 황홀하다..

 

 

3만원짜리 한식을 시켜 맛있게 먹는다..정갈하다..

딸래미가 묻는다..최부자는 매일 이런 음식을 먹었어요?

써브하는 여성 왈: 매일 먹었겠어요? 손님이 오시면 접대하는 음식이었겠지요..  

 

 

 

방안의 란꽃이나 등불..화장실 출입용 흰 말표 고무신까지 마음에 쏙드는..

저렇게 단아하게 사는 것도 좋겠다..

 

 

 더욱이 군침을 흘리게 만드는 다구세트와 멋진 붓걸이..

그냥 쎄비쳐 오고 싶게 만드는..ㅎㅎ

 

 

다음날...캔싱턴 리조트 온천에서 목욕 재개하고..

 손가들의 종가댁을 향하여 출발한다..이른바..경주 양동 민속마을..

경주 손가와 여강 이가의 집성촌.. 

그중 경주 손가의 종가 서백당이 있다..

서백당은  중시조인 고려말 손경원공의 증손자 5형제 중 2남 손소공의 집으로 장남이 무후가 됨으로 종가의 지위를 얻는다..

 

 

 

서백당의 입구..

이동네에 첫번째 지어진 집.. 언덕위에 자리한다..

이 집을 시초로 이후 자손들의 집이 마을을 형성한 것이다..

 

 

 

손소공은 세조때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여 적개공신에 책봉되었다..

공신에게는 먼저 나라에서 초상화를 그려준다( 현재 그의 초상화는 보물(1216호)로 지정)

 둘째 부모와 처자의 벼슬을 올려주고, 자손들은 죄를 지어도 사면될 수 있었다.

셋째 경제적인 보상으로 10여명의 집사 배속,  왕이 타던 내구마 1필 하사.. 거기에다 노비 10구, 은 25냥, 관복 1벌, 토지 100결이 주어졌다.

100결은 지금의 약 100만평에 달하는 규모의 토지였단다. 
 

 

종가안의 서백당의 모습..

그는 류씨부인에게 장가를 들어 처가 동네인 이곳에 정착을 한다..

그의 자녀는 5남 2녀..그중 2째 아들 손중돈은 성종시대의 문신..딸의 아들 즉 외손자인 이언적은 중종 시대의 성리학자..

그는 그의 재산을 5남2녀에게 균등하게 분재한다..(조선 전기에는 현재와 같은 균등상속제였다)

그 결과 딸의 아들 이언적이 여강 이씨의 파종가를 형성하고 이 동네에서 손가와 쌍벽을 이루게 된다..

 

 

송첨이라는 현판..소나무 처마라는 의미..

현판과 석가래와 문살..창호지의 조화가 아름다운 한옥..

 

 

서백당의 현판..

참을 인(忍)자를 백번 쓰면서 참고 또 참으라는 글귀..

대종가의 종손 노릇을 하려면 참고 견디고 화합해야 할 밖에..

 

 

 마당 한쪽에 손소공이 이집을 지을 당시 세조때 심은 향나무가 서있다..수령 600년..

600년의 역사가 이어져온 종가의 마당에서 아들과 딸은 무엇을 느꼈을까?

 

 

 

빗줄기 속에 차를 다시 돌려 경주시내로 향한다..

5년전에 찾지 못한 문효공 손순의 유허지..

그뒤 그 곳의 주소를 알아냇고(경주시 현곡면 소현리 623) 기술의 발달로 네비에 입력하고..

 목적지 주변입니다라는 멘트에 따라 주변을 둘러보니 과연 홍효문이 보인다..

안내판에 문효공 손순의 유허지이며 시도기념물이리고 기재되어잇다..

아마 이곳은 손순이 흥덕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집터였지 않았을까?

원래 그의 집은 홍효사라는 절을 세우고 석종을 보존하였는데 후백제의 침입시 석종이 사라졋다고 한다..

 

 

옆건물엔 영조시대에 세운 유허지비각이 있고.. 그옆에 고목이 목숨을 다하고 서있다..

마치 이젠 노모보다는 자식이 더 소중한 시대가 되었음을 알리기나 하는 것처럼..

손순 매아의 고사의 현장..

그가 묻으려하였을 아들.. 족보에서는 아(阿)라고 기재된 아들의 피가 이어져 양동에 600년된 텃밭을 을 가꾸었다..

 

 

이어 김유신 장군묘를 찾았다..

묘로 가는 길이 잘 가꾸어졌다..그의 공적과 위상을 보여주는 듯..

역사에 묘사된 그는 의지력이 강하고 심리전에 능한 장수..

비담의 난 때 연에 불을 달아 올리며 유성이 다시 하늘로 올라갓다고 역선전으로 승리..

백제와의 잦은 전투로 지친 병사를 자기 집 제매정 물 한바가지 먹고 "물 맛은 여전하군" 한마디로 군심을 취어잡는 기지..

백제와의 마지막 전투에 젊은 화랑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역전하는 냉정함..

그는 패망한 가야왕의 후손으로 여동생을 김춘추에게 주고 자기는 김춘추의 딸이며 조카인 지소부인과 혼인함으로써

삼한1통의 꿈을 달성한 인간..

마치 프랑스 식민지 코르시카 출신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왕이 되듯이 야망과 정열의 화신이랄까..  

 

 

이어 근거리의 무열왕릉에도  들렀다..

비오는 와중에도 왕릉을 한바퀴 돌았다..

자신의 딸 고타소가 백제군에게 살해된후 일본, 고구려, 중국으로 다니며 외교력을 구사하는 일방 김유신과 혼인으로 결맹하고

스스로 왕좌의 지위를 차지하고 삼한일통의 비원을 위해 노력하던 사나이..

또 다른 딸 요석공주를 원효와 맺어 주었던 그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딸의 소원을 들어준것일까?  아님 반전론자인 원효를 매도하기위한 전략이었을까?

 

 

허기를 느끼고 둘러보다 들어간 사찰음식 전문점 "바루"

찻 주전자의 연꽃이 마음에 든다..

 

인간의 길이란 진흙탕속의 개싸움 처럼 전개되는 경우가 다반사라..

진흙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연꽃..

인간의 길에서도 더러는 아름다운 꽃이 피어남을 본다..

 

인생을 살면서  제일 멋진 모임은 부부, 아들 딸, 손자의 모임(高會夫妻兒女孫) 이고, 제일 훌륭한 요리는 두부,오이, 생강, 나물 등의 소박한 음식

(大烹豆腐瓜薑菜)이라는 추사의 말씀에 동감하면서.. 
 

그렇게 경주걷기는 바루에서 바루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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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점심식사후 남산에 갔다..부처골 부처님을 알현하러.. 

가는 길이 지리산 둘레 걷기 못지 않다..너무 호젓한 길..비까지 내리니..

 

 

잠시 갈림길에 섰다..

산죽이 터널같다..신비스러운 산길..직전 우측으로 올라가면 불곡 석불좌상이 있다..

 

 

흔히 할매 부처로 불리는 감실석불좌상...신라불교 초기의 불상이다..

비오는 와중에 오목한 감실에 들어 앉아 잇기 제격이다..

 

 

자세히 보니..할매보다는 다소곳한 아지매 불상이다..

고단한 시집살이 끝에 도통하였는지.. 

 

 

이곳 산길을 통하여 탑곡 마애조상으로 가려다 길을 찾지 못하고 포기..하산한다..

촉촉한 산길을 걷는 기분..제주 올레가 부러우랴..

 

 

차로 이동하여 탑곡 마애조상군을 찾아 산길을 걷는다..

옥룡암에 이르니 바로 뒤에 마애조상이 우람하게 서잇다..

 

 

높이 10미터, 둘레 30미터의 크기..

다가 갈수록 툼레이더 영화속  앙코르와트에 온 느낌을 받는다..

 

 

마애조상을 자세히 보면 각종 장면이 조각되어 잇는데..

물끄러미 바라보다..저 그림들의 수수께끼를 다 풀고 마애조상의 숨겨진 코드가 밝혀질 때 저 마애조상의 바위 문이 열리면서 신비한 보물이 가득한

공간이 나타나는..영화 내셔널 트레져와 같은 장면을 상상해본다.. 

 

 

좌측 조상은 9층  탑이 조각되어 잇는데..이는 황룡사 9층탑을 새긴 것이라고도 한다..

우측 조상은 석가여래 부처님이  여러 보살과  나한들에게 설법하고 있는 영산의 광경을 그린 것..

 아래  2그루의 보리수 아래 선정에 든 수행자의 모습..부처의 세계가 위 바위를 빙둘러가며 새겨져 있다..

 

 

흔히 탑골 부처바위라고 부르는 이곳 주변을 걷는다.

남산의 소나무들에 둘러싸인 부처의 세계..향기로운 기운이 해탈향이 되어 떠도는 듯.. 

 

 

 부처바위 아래 자리 잡은 옥룡암..추사글씨체로 모각한 "일로향각"의 글씨가 분위기를 상징한다..

일로향각이라..

마음을 화로에 담금질하여 피어오르는 향으로 공양한다는 말씀인지..

저 추사의 진본은 추사가 제주 유배이후 절정의 예서체로 팔공산 은해사 중창불사 때 써준 것..

   

 

 이어 미륵골 석불좌상을 보러 이동한다..

내비에 입력하고 안내대로 갔더니..산림환경연구소 안이다..

어째 안내판도 없고..물어볼 사람도 없고..

무인지경의 죽림을 걸으며 탐색하는데..죽림은 일품이다..결국 돌아나오긴 했지만 망외의 멋진 길을 발견하는 소득을 올렸다.. 

 

 

 

다시 멍청한 내비에게 보리사를 입력했더니 다른 길을 안내하는데..바로 우리가 걸었던 연구원의 뒷길이다..철망으로 격리된..

하여 다시 보리사로 걷는다..돌로 깔아논 길도 촉감이 좋다..

 

 

보리사 바로 뒤에 경주 남산에서 제일 잘 생기셨다는 미륵골 석불좌상이 있다..

마왕 파순을 조복받을 때의 모습인 항마촉지인을 하고 계신 석가여래의 모습이다..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란..

부처님의 오른손바닥을 가부좌한 오른 무릎위에 놓고 손끝은 땅에 대는 모습을 가리킨다..  

리틀부다라는 영화를 보면..

부처님 성도 직전에 마왕 파순이 나타나 온갖 유혹으로  성도를 방해한다..

싯달타가 말한다.."먼 과거세부터 한량없는 세월동안 선근공덕을 쌓아왔기에 악마의 군대를 물리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파순이 말한다.."누가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가?"

그때 싯달타는 오른 손을 들어 "지금 진실을 말하라!"며 땅을 가리킨다"

그 순간 땅과 하늘이 진동하고 울리자 마왕은 혼비백산하여 도주한다..

그 성도의 순간의 모습이다..

 

 

보리사를 거쳐 내려가려는데 스님이 우리를 부른다..

떡보따리를 내민다..어제 초파일에 장만한 백설기를 준다..감사히 받으며 현판 사진을 찍는데..무슨 뜻인지 아시요? 묻는다..

현판이름은 육화당..

수행공동생활에서 염두에 두어야할 6가지 덕목을 육화(六和)라 한다..

첫째, 계화(戒和) : 같은 계율을 가짐으로써 서로 화동(和同)하고 애경(愛敬)하라.

둘째, 견화(見和) : 정견을 같이 하라.

셋째, 이화(利和) : 이익을 균등하게 나누어 가지라.

넷째, 신화(身和) :  부드럽게 행동하라

다섯째, 구화(口和) : 자비롭게 말하라

여섯째, 의화(意和) : 남의 뜻을 존중하라

결국 육화(六和)란  여섯 가지로 화합함을 말함이니 육화당이란 곧 위의 육화합을 하는 대중 방이란 말이다.

 

 

 

부처님이 보는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태조가 무학대사에게 물었다..

"내가 보기에 대사는 돼지 같이 보이는데, 대사는 어떠시요?"

"저는 전하께서 부처님으로  보입니다..

"돼지의 눈으로 보면 돼지가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부처가 보입니다.."

 

영화 "리틀 부다"에서 마왕이 성도 직전의 싯달타에게 마군을 동원하여 화살세레를 퍼붓는데..

흔들림 없는 허공같은 마음 속에 다가 갈수록 화살이 꽃이 되어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부처골..탑골..미륵골에 피어난 저 꽃들은 부처를 미소짓게 한 염화시중의 꽃인양 곱게도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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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해돋이를 보러 석굴암에 올랐다..

구름이 끼어 일출을 보지 못하였다..

 

 

아쉬움을 달래며 돌아선 나를 위로해주는 풍광이 있으니..

넉넉한 경주 남산과 새벽 잠에 빠진 1000년의 왕도..

 

 

석굴암 입장이 6시 30분이라 다시 내려가 돤장 백반으로 배를 달래고 다시 석굴암에 올랏다..

석굴암으로 향하는 흙길은 짧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아름답다..

 

 

석굴암 본존불은 장엄하여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뒤에선 아이가 아빠에게 묻는다.."왜 부처님은 눈을 감고 잇어?"

그 아빠가 대답이 없어 내가 대신 일러준다..

부처님은 눈을 반쯤 뜨고 참선 명상을 하는 중이라고..

사진 촬영 금지라 찍지 못했다..

 

내려오는 길에 수광전 주련이 문득 내눈을 잡는다..

초연사이위라??

 

古路非動容 (고로비동용)

悄然事已違 (초연사이위)

少林門下事 (소림문하사)

不意生是非 (불의생시비)

 

경허(鏡虛)선사의 시인데..

대충 해석하자면 이렇다..

 

옛길은 움직임이나 모양이 아니니
고요히 있더라도 이미 틀린 일..
소림의 문하 일에
뜻밖에 시비가 생겼네.

 

그 깊은 뜻이야 그 경지에 간 분만 알겟지..

위 선시는 향엄선사가 기와를 던지다가 대나무에 부딛치는 소리를 듣고 홀연 깨달았다는 고사와 관련이 잇는 시..

 

 

 

아래 마당에 전날 초파일이라 연등이 가득하다..

기와불사를 하는 사람에게 백설기 떡을 나누어 준다..

우리나라 사람은 기와에 주소와 소원을 쓰는데..

외국인이 쓴 것을 보니 더 도력이 높은 경지 같다..

"우리 마음은 당신과 당신의 국민들과 함깨 한다...이 비극적이고 도전적인 시기에.."

이 비극적이고 도적적인 시기에 당쟁적 사고로 서로 싸우는 우리들 자신을 치유해주려는 듯하다.. 

 

 

 내려오는 길에 다람쥐들이 백설기를 보시받고 신이 났다..

역쉬 부처님 그늘에 사는 덕에  쏠쏠하게 재미를 보는갑다..그덕에 아침 잠 설치고 올라와 볼이 부은 우리 아이들도 기분이 풀렸으니..

다람쥐의 공덕도 제법 크겟다.. 

 

 

 다시 내려와 불국사로 갓다..

고교 수학여행이후 처음이다..

추억 속엔  새벽에 석굴암 걸어 올라가던 고생스러움과 석가탑의 단아함만 기억난다..

 

 

35년만에 재회하는 석가탑은 자주고름 입에 물고 웃음짓는 옛애인 같다..

연등 속에 서있으니 삼천대천 세계를 관통하는 우주선 같기도 하다..  

 

 

 

 불국사 회랑에 초등학생 그림 전시를 한다..불법을 모르는 할머니 눈에 8만대장경판은 빨래판으로 보이듯

아이 눈에는 사천왕이 무섭기만 하다..

나도 어린 시절 법당에 따라갓다가 무서워 고개를 들지 못하던 기억이 잇다..

법당 뒤엔 아이들 돌탑이 앙증맞게 서잇다..

절을 그리고 탑을 쌓고..

 

 

흙길을 따라 내려온다..

명상의 숲에 다다라 잠시 숨을 고르고 반가부좌를 흉내내본다..

 

 

머리 위에 선어 한마디..

채워지지 않는 욕심보다 나누어도 줄지 않는 베품의 삶..

 

 

선덕여왕릉으로 향헸다..

드라마 영향으로 주차장도 넓어졌고, 사람도 많다..

여왕의 아버지 진평왕의 이름은 정반, 어머니 이름은 마야..이는 석가모니 부모님 이름과 같다..

여왕이 죽으면서 도리천에 묻으라하엿다..신하들이 몰라 물으니 낭산 남쪽이라 했다..

낭산 남쪽인 이곳에 장례를 지내고 30년후 문무왕이 능 앞에 사천왕사를 짓자, 비로소 알게되었단다..

도리천은 사천왕천위에 있음을..

결국 여왕은 도리천의 부처님이 되었는지..

 

 

이어 안압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월성에 갔다..

이 월성은 원래 호공의 땅이었는데..탈해가 계교로 빼았아 자기 집터를 삼았다고 삼국유사는 전한다..

그뒤 탈해가 왕이 되자 이 곳에 왕궁을 지어 월성이라 하였다가 후임 파사왕때 왕성을 금성에서 월성으로 옯겼단다..

그러면..최초 박혁거세가 도읍한 곳은 금성이란 말인데..

금성은 어디일까..

유력한 학설에 의하면, 현재 대릉원 남쪽..첨성대 서쪽..부근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월성 구경을 번개같이 마치고 별미를 먹으러 불이나케갓다..

아구수육이다..

대전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꽃게찜처럼 부드럽고 맛있다..

맛의 달인 ..딸래미 입에서 맛잇다가 연발이니..

구도행각도 식후경이라...이번에 먹거리로 승부를 봐야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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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 연휴에 경주걷기에 나섰다..

목적은 1. 아이들과 뿌리찾기  2. 경주 남산 걷기..

 대전을 출발하면서 먼저 신성동 자운대에 내에 위치한 수운교 천단을 찾았다.. 

 

 

 

 

 그 이유는 석종 때문이다..수운교 천단에는 종처럼 울린다는 석종이 있다..

석종이야기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삼국유사 "손순매아'편에 석종이 등장한다.

모친의 이름은 운오..노모를 봉양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한 입이라도 줄이겠다고 어린 아들을 땅에 묻으려고 취산 북쪽의 들판에 가서 땅을 팠더니 석종이 나왔다..손순은 하늘의 뜻이라고 여겨 아들을 데리고 돌아와 석종을 집에 걸고 쳤더니 그 종소리가 월성에 있던 흥덕왕의 귀에 들렸다..

왕명으로 그 연유가 알려지자..대효라 하여 밀성군에 봉하고 집과 전답을 하사였다는 이야기..

 

과연 그런 석종이 잇을까 의심하던 나를 깨우쳐 준 것은 저기 천단의 석종이었다..

옛 사람글이라고 함부로 의심하지 말라..

 

위 이야기의 주인공이 나의 중시조.. 

원래 경주시 건천읍 부근이 신라 초기 6촌(부)형성기에 무산 대수촌이 위치한 지역이고, 대수촌 촌장 구례마란 분이 손씨 성을 하사받는다..

손순은 그 후손으로 대를 이어 건천읍 모량리에 살던 사람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입에 풀칠 하기 힘들기는 매한가지..

 7세기에는 사람의 입을 줄이는 방법으로 아이를 선택하였지만, 고려시대에 들어오면 노인을 선택하였다(고려장)는 사실..

 조선시대는 상대적으로 아이...현대는 다시 노인..시대는 돌고 돈다..

 

 

 

 

경주로 떠낫다..

건천 IC로 들어가 건천읍 신평리로 갔다..여근곡이 있다는 오봉산이 취산이라는 견해에 따라서..

여근곡은 여자 거시기 모습의 계곡으로 선덕여왕 때의 일화로 유명한 곳..

저기 보이는 산이 오봉산 여근곡....과거의 취산..이 부근 어느 들판에서 땅를 팠을테지..

 

 

 

문효공 손순의 집이 있었다는 경주시 건천읍 모량리..신라 초기에 육촌중 하나인 무산 대수촌이 있던 곳..

그러나 1500년이상 지명을 유지해온 모량리에 있다는 손순의 묘소..찾지 못햇다..

박목월 생가 부근이라는데 전혀 표시가 없으니..

하지만, 그곳 분위기는 느끼는 것만으로도 만족..  

 

*** (2021. 1. 20. 추가)

우연히 묘소 주소를 알아냈다. "건천읍 모량리 536-1" 

10년만에 묘소를 참배했다.

자세한 사연은 https://blog.daum.net/servan/6352150 참조하시라..

 

 

 

건천읍 모량리에서 황토숯불구이 갈비살로 점심을 들고..경주 시내를 달린다..

오릉..박혁거세 거서간과 부인 알영부인  무덤과 2대 남해 차차웅, 3래 유리니사금, 5대 파사니사금의 무덤이 있는곳..

박혁거세의 배필 알영이 태어난 곳도 이곳..명실공희 신라 건국세력인 박씨 일문의 무덤..

능 입구에서 걷는데..버드나무 솜털인지 눈처럼 하얗게 쌓였다..

 

 

 

 오릉을 본 첫 느낌은 알영부인의 젖가슴인양 몽환적이라는 거..

 죽음에서 새생명을 느낀다고 할까?

 

 

 

 

나정에 갓다..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난 곳..현재 그 곳은 발굴후의 빈터..

그 옆엔 그를 왕으로 추대한 6부 촌장을 모신 사당..양산재가 있다..

그뒤 6부의 촌장은 손, 최, 정,이,배,설씨 등의 성을 받고 6두품이 되었다.. 

 

 

 

그 부근에 포석정에 갓다..

한떼의 아이들이 해설사의 말씀을 들고 있었다..

해설사 왈 " 이 곳에서 술잔을 물에 띄우고 시를 짓는 행사를 무엇이라고 하지요?" 묻는다..

아무 대답이 없길래 내가 거든다.."유상곡수(流觴曲水)요.." 

왕희지의 난정서에 나오는 유상곡수 행사..포석정은 그 행사의 장소..

내가 매일 쓰는 난정서에 유상곡수 구절이 나오니 잘 알밖에..

일상 일영(一觴 一詠)...술 한잔에 시 한수..

 

그런데, 이곳에서 신라의 경애왕이 후백제의 견훤에게 살해당한다는..신라 마지막의 한 현장..

 

 

 

남산 서쪽으로 남하하면서 배리에 잇는 삼릉에 갔다..

삼능에 오르는 길..이곳 소나무는 언제보아도 멋지다..

 몇년전에 삼능에서부터 남산의 정상 금오봉에 오른 적이 있다..

남산 등산의 제1코스..강추..

 

 

 

 삼릉은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의 무덤..모두 박씨성의 왕..

신덕왕과 경명왕은 진성여왕이후에 왕국의 재건을 위해 노력했으나 견훤, 궁예에게 침탈당하여 패망의 길을 가던 시기의 왕

그 옆에 있는 정말 작고 볼잘것 없는 무덤..이름도 애처로운 경애왕의 능이다..

경명왕의 동생으로 즉위하였다가 변을 당한..이름도..무덤도..애처롭다.. 

 

 

 

 

 경주 남산의 소나무들..

겉으론 모두 삐둘 빼둘..하지만 정기와 기개는 천년의 향기를 품고 잇다..

흡사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의 기질은 이 소나무를 닮았나보다..

 

 

 

경애왕릉에서 주차장 가는 길의 소나무 길..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람은 무엇을 느낄까 생각하며 걷는다..

 

 

 

숙소인 토함산 기슭 사조리조트를 향하다가 길목에 잇는 괘릉을 찾았다..

원성왕능..

경주에서 왕릉을 보면 그 왕의 치세와 업적이 보이는듯..

이왕은 독서삼품과(일종의 과거)를 설치하여 인재를 선발하였다..

능묘의 풍경을 보아 제법 치세를 이룩한 모양이다..

 

잠시 부근 벤취에 누워 쉰다..푸른 하늘에서 반달이 소나무와 담소를 나누는 듯..

뭐 아웅다웅하고 살아봐야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병을 고칠 수 잇으랴!!

 

 

 

 경주에서 만난 상징들...웃음과 신령스러움...

우측은 괘릉입구 사자상인데 미소띤 얼굴이다.. 

 

 

 

영지에 들렀다..아사달과 아사녀..석가탑..무영탑에 얽힌 전설이 잠긴 연못..

백제에서 신라로 멀리 찾아왓다가 지척에 두고도 보지못하고 그리움에 지쳐 물에 빠져 죽었다는 아사녀..

저 멀리 토함산을 바라보며..갈증을 느낀다..물이 이리 가득한데..

 

 

 

 저녁 식사는 흙돼지 오겹살..

나오는 식당 계산대에 놓인 두 손..

무엇을 달라는지 잠시 혼란에 빠진다..

 

생사로는 예 이샤메 져히고

나는 간다고 못다 닛고 가나닛고..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예 저예 떠딜 닙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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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걷기에 나섰다..

정여립의 역모사건으로 유명한 죽도를 가기 위하여..

정여립..요즘 상영되는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의 배경이 되는 인물..

 

 

 

오전에는 장수군 천천면 연풍리를 걸엇다..

금강은 장수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진안 고원을 거쳐 무주, 금산쪽으로 흐른다..

이곳 천천(天川)면..하늘내...하늘 가까이 흐르는 내..상류라는 의미를 멋지게 표현한 지명이다..

 

 

 

버스타고 오다보니 이곳 지명 중에는 한들로라는 길이름도 보인다..한들..너른 들판..이란 의미 일까?

아름다운 우리 지명들 고이 보전되었으면..

하늘내 들꽃마을에서 출발하여 아스팔트를 따라 걷다가 평지마을을 지나서 연풍리 강가로 내려갓다

물가에서 놀며 걷다가 다시 배수로를 따라 포장도로로 올라와 점심식사 장소로 간다.. 

 

 

 

돌아보니 멋진 금강의 풍경이 눈길을 놓아주지 않는다..

카메라의 샷타소리로 겨우 마음을 달래어 일행의 꽁무니를 쫒는다..

 

 

 

 

 

점심식사는 폐교를 이용한 하늘내 들꽃마을 농원에서 발우공양하듯 한접시에 담아 식사를 마쳤다..

다행히 들고온 아일랜드 위스키와 막걸리를 한잔..

휴식시간에 2층 원두막에 눈 좀 부칠려고 누웠는데..꼬마들이 윷을 논다고 던지는 소리가 장마 속 천둥소리 같다..

오늘 만난 농원의 미니 말..강가에서 봉변당할까 눈치보며 눈알 굴리는 개구리.. 오늘 뭔일 이랴 하며 내다보는 누렁이 모자.. 

여러 생명과 나누는 자연..

 

 

 

오후엔 본격적으로 죽도를 향해 나섯다..

왜 강이름에 섬島자가 들어갓을까?

강이 비얌같이 구불 구불 흐르다보니 섬처럼 고립되어 배 아니면 통행할 수 없는 곳이 생겼다..그래서 섬이라 부른다..

이 죽도는 엣날부터 경승지로 이름이 높앗다.

 

 

 

가막리에서 죽도로 가는 길목에 선 의암..

기암절벽..멋지다..

 

 

5월이 좋기는 좋구나..

의암 아래 푸른 물에 풍덩 들어가 멱감는 일행도 잇고.. 

 

 

 

 

 

의암의 물가에서 피래미들의 야유회..왜가리의 족적..고라니..물떼새..수달의 발자국...등을 본다..

우리와 자연을 공유하는 생명들..

 

 

 

이제 다리를 걷어 부치고..새로 사온 아쿠아 샌달을 신고..여울을 횡단한다..

요즘이 갈수기라 강물이 얕아 여울 건너기는 그만이다..

더구나 날씨도 더우니 강물이 그리 시원할 수 없다.

 

 

 

강가에 모래 사막 같은 곳이 있다..

금강 본류와 구량천이 합류하면서 수많은 퇴적 모래가 쌓였다..

잠시 앉아 모래 찜질도 하고 참외를 깍아 먹으며 갈증을 달랜다..

 

 

 

우측편의 강이 구량천이다..저기 보이는 바위가 죽도의 남단이다..

죽도는 금강과 구량천에 의해 감싸여 흡사 섬과 같은 지형인데..연결 산줄기를 새마을운동 당시 발파하는 바람에 이제는 진짜 섬이 되었다.. 

 

 

 

 모래톱도..물줄기도..산줄기도..구름 모습도 모두 아름다운 죽도..

그러나 이죽도는 조선시대 정여립의 기축옥사로 인해 피로 얼룩진 역사를 가지고 잇다..

정여립이 모반을 꿈꾸었는지..모략에 말린 것인지..견해가 분분하나..

이 기축옥사를 이용한 정치적 작태는 분명있었다..

서인 강경파인 정철..송익필 등이 가혹하게 동인 관련 인사 1000여명을 숙청함으로써 그후 300년간 당쟁이 격화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런 당쟁적 사고는 아직도 문화유산인양 현 정치에도 미치고 잇으니..

 

 

 

이리 건너고 가다가 길이 끊기면 또 건너고..모두들 신났다..

오늘은 금강 물길걷기라고 해야할 정도로  물길이 정겹다..

 

 

 

사나왔던 3,4월은 벌써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발에 닿는 물의 감촉이 미지근하게 여겨진다고 불평하는 변덕스런 마음..

 

 

 

여울에는 매혹하는 그 무엇이 잇다..

흘러가는 물이 말을 건다..무어라 재잘 거리는데..아직 알아 들을 수 없다..

좀더 친해지면 알아 들을 수 있을라나..

 

 

 

역광에 바라본 강물은 좀 근엄하고 신비함이 있다..

강의 여러 면모를 보면 상선약수(上善若水)..최고의 도는 물과 같다는 노자의 말씀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일행들이 무언가 보고 쑥덕거린다..가까이 가보니..모래구멍..??

개미지옥이란다..어릴 적 보고 잊은 것들이 그대로 살아 있는 자연.. 

 

 

 

 

 

오늘 만난 5월의 파편들..좌상부터..파꽃..꽃잔디..황매화..좌하..담배..발기된 송화..말라가는 메주와 옥씻기..

 

 

 

 이 맑은 강 곳곳에서 벌어지는 천렵..그 과정에서 오늘 운수 불길하게 사로 잡힌 민물고기들...초고추장에 찍혀 쐬주와 한몸이 되어 사라져간다..

우리라고 별다른가..

돈이라는 고추장에 찍혀 스트레스와 한 몸이 되어 죽음향해 매일 매일 행진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 우측이  죽도..

저기 보이는 석문은 원래는 산줄기로 이어진 것인데..

새마을 운동 무렵 저뒤로 흐르는 구량천을 이 석문을 통해 금강과 합류시키려고 산줄기를 발파하는 바람에 만들어진 인공 석문이다..

그이유가 쌀농사를 위한 농토확보..하지만..그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미완의 저 절벽만이 석문인양..이야기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명물이 되었다는 아이러니..

 

 

 

 

 

돌아다보며 리더에게 물엇더니 우리가 걷고 잇는 곳이 죽도란다..

이리 저리 물을 건너다보니 방향감각도 상실..

 

 

 

깃대만 바라보고 사는 인생은

들꽃도 보지 못하고 행운의 네잎 크러바도 그냥 밟고 지나간다던가..

하물며 행복의 세잎크러바야 말해 무엇하리..

 

 

 

제주 올레에서 봄직한 풍광도 보인다.. 애교잇는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고..

 

 

 

가끔 돌아다 볼 때마다 진경을 만난다..

죽도를 상징하는 풍경은 등뒤 있었다..

 

 

 

 

푸른 오월의 오늘 걷기를 상징하는 조각은 하늘내 들꽃 마을에 잇엇다..

자연과의 깊은 키스를 나눈 기분..

누가 알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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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들과의 고향 방문..

옛시절에 다니던 중학교 뒷산..오봉산에 올랐다..

오봉산은 맨발걷기를 표방하는 숲길이 일품이다..

한 낮의 햇살을 피하여 솔바람과 함께 걷는다..

이 산에 제철을 만난 분홍꽃..무슨 꽃일까??

 

 

 

의문만 간직하고 와 찾아본 꽃이름이 철쭉이라니..

내가 알고 있던 더 붉은 색의 철쭉은 산철쭉이라고 식물도감은 가르쳐준다..

그러고 보면 요즘 친할머니라는 말이 통용되는 것 처럼 참철쭉이라는 말도 쓰일 런지 모른다는 생각이.. 

철쭉..즐거운 사랑..즐거운 걷기를 장식해주었다..

 

이제 억새와 갈대..철쭉과 산철쭉을 구별할 줄 알고, 연산홍이 아니라 영산홍이 맞다는 것도 아니 나도 제법 자연친화적 인간이 되어가나..

 

 

산길에서 만난 정겨운 쉼터..도란 도란 이야기 나누기 좋게도 만들엇다..

 

 

산철쭉이 곱게 핀 숲길을 내려간다..(철쭉과 구별해보시라)

친구들과의 시시덕 거림도 좋구..발길에 닿는 흙길의 감촉도 좋다..

 

 

점심에 오리고기와 술도 한잔씩하고..

오후엔 고복저수지를 걷는다..

그러나 저수지 길은 전부 포장해놓아 아쉽다..

 

 

별 유원지가 없는 이 고장에서 제법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이 저수지 한가운데는 예전 내가 어머니와 걸었던 길이 잠겨있다..

호수가에 기타와의 삼매경도 좋구..애기와 지지구복기도 좋구..

 

 

2차를 고향 막걸리로 장식하려고 저수지 정자에 올랐다..

민락정..백성이 즐거워하는 정자..

이름에 걸맞게 백수의 백성들이 정자에 앉아 막거리를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며 웃는다..

이래서 고향이 좋은거여.. 

 

 

민락정 정자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혹시 떠오를 불의의 시상에 대비하였으나

과도한 음주로 머리가 마비되었는지

시상 대신 졸음만 가득 밀려온다..

 

 

 복사골 생막걸리와  봉암 막걸리를 한잔씩 나누며..고향의 기운을 뱃속 깊이 간직한다..

다음엔 봉산동-오봉산정상(2.6km)-고복저수지방향으로 하산(1.6km)-조각공원-저수지 제방-호수 남쪽길 걷기로 나만의 코스를 설계해본다..

이젠 고향을 자주 방문할 핑계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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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자투리 시간만 나면 바람같이 바람재로 달려간다..

특히 혼자서..생각이 필요하고..충전이 필요할 때..

해민정을 쳐다만 봐도 고민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 같다..

 

 

임도 탐험..임도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본다..

1교시 정도의 거리를 가니 왕릉같은 묘소가 보이는데..망주석은 황제급이다..

비문을 읽다보니 부모님의 슬하에서 잘 자라고 출세한 아들들이 아버지에 대한 정을 왕릉급으로 표현해 놨다..

이곳에서 길도 모르는 상태에서 느낌상으로 산길의 흔적을 따라 내려간다...

과연 한참 가다보니 송전탑 관리 오솔길과 만나 마믈 길로 연결된다.. 

 

 

산도화가 어우러진 사이로 녹색의 들판으로 손질되어가는 마을이 바로 무릉도원..아니..바람재 도원이 아니랴... 

 

 

개울..또랑..을 건너고..마을로 이어지는 다리..

예전에 이런 곳에 외나무 다리가 있었으리라..

갑남과 을녀가 만났음직한 그런..마을에서 살짝 떨어진..그런 로맨틱한 장소..

물방아간보다는 덜 의심받을 곳..ㅎㅎ

 

 

 

마을을 향해 가니 청보리가 실하게 자랏다..

심란한 4월의 날씨였지만, 보리야 원래 그런 환경 속에서 자라기에 그러러니 했겟지만..

지나는 객이야 그저 대견하다..

 

 

바람재 도원의 하일라이트..산도화와 함께하는 길..

 

산은

구강산

보라빛 석산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도화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다..

당나라 여류시인 설도를 떠올린다..

 

花開不同賞 (화개불동상) : 꽃 피어도 함께 즐길 이 없고
花落不同悲 (화락불동비) : 꽃 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
欲問想思處 (욕문상사처) : 묻노니 그대는 어디에 계신고


花開花落時 (화개화락시) : 때맞쳐 꽃들만 피고 지네

攬草結同心 (람초결동심) : 풀을 따서 한마음으로 맺어
將以遣知音 (장이유지음) : 지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는데
春愁正斷絶 (춘수정단절) : 봄 시름은 속절없이 끊기고
春鳥復哀吟 (춘조복애음) : 봄 새들은 다시와 애달피 우네

 

風花日將老 (풍화일장로) :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佳期猶渺渺 (가기유묘묘) :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不結同心人 (불결동심인) :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결동심초) :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랴는고

 

那堪花滿枝 (나감화만지) : 어찌 견디리 가지 가득 핀 저 꽃
煩作兩相思 (번작양상사) : 괴로워라 사모하는 마음이여
玉箸垂朝鏡 (옥저수조경) : 눈물이 주루룩 아침 거울에 떨어지네
春風知不知 (춘풍지불지) : 봄바람은 아는지 모르는지     

 

-춘망사(春望詞)-

 

 

 

오늘 나만의 올래 길을 개발햇다..

지적재산권으로 등록하고 두고 두고 가이드해야겟다..  

 

이 길이 어디냐고 나에게 묻지마시오..

세상에 제일 무서운 것이 사람 때 타는 것이라오..

홀로 고이 간직하여 천석고황이나 치료하려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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