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임..저 모임..걷기 모임이 겹쳤지만, 올만에 여유잇는 아들과 눈길 걸으러 나섰다..

자주가는 계족산이지만 산성 봉우리를 한바퀴도는 임도 걷기는 처음이다..

지난 주 내린 눈이 영하의 날씨 덕분에 적금 통장에 적립된 알토란 같은 돈처럼 고스란히 남아 잇다..

 

 

눈길을 하영없이 걸으니

백설이  만건곤할 제 봉래산 제일봉에 낙낙장송 이 되리라던 고인의 시조가 생각난다..

그런데, 길가의 소나무도 눈에 맞아 설송도의 그림처럼 푸른 빛을 설화 속에 감추고 잇어 고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지금 이곳은 불랙엔화이트 세상..

흑백의 조화를 절묘하게 강조해주는 흑염소들..

주인의 경제사정을 도와 주려는 듯 눈속에 열심히 풀을 찾는다..

 

 

 

산길이 만나는 임도 삼거리 막거리 집에 들러 막걸리 한잔에 메루치, 마늘줄거리 안주 한점 먹고 흥이 올라 주절저리며 내려온다..

다 내려와서는 오댕국물로 마무리..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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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연휴에 군산에 갔다..

기차를 타고 가는데 이 기차는 서대전- 익산- 군산-장항-홍성-천안으로 연결된다..즉 호남선과 군산선 그리고 장항선을 연결하는 노선..

익산을 지날 무렵..구름 사이로 웃는 햇님을 찍는데 눈길이 오늘의 예고편처럼 등장했다.. 

 

 

군산역에 도착하여 금강하구 구불길을 걷는다..서해안에 대설이 내려 온통 눈밭이다..

이런 눈길을 걷는 것이 얼마만인지..어릴 적 기억 속으로 떠난 여행 같다.

 

 

금강 하류의 남단 길을 금강 하구둑을 향하여 걷는다..

저멀리 강건너 장항이 보인다..

눈길을 걸으며 옛일을 떠올리는 것은 최백호의 노래을 흥얼 거린 탓은 아니다..

 

 하국둑 부근에 세워진 최무선의 진포대첩비..

고려 우왕때 왜선 500여척이 진포에 정박하고 내륙으로 약탈여행을 간 사이 최무선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화포로 적선을 불사른 전적지..

탑 맨위에 화포가 비석이 되어 걸려잇다..

지난번 지리산 운봉에서 만난 황산대첩비는 이때 내륙에서 약탈하던 왜구들의 소탕작전이었던 셈..

기념비는 아울러 화포 개발로 상징하는 우리나라 기술의 발전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주변에 설치되었다..마지막은 컴퓨터로 장식..

아마 수정판을 만든다면..국내기술로 만들어 성공시킬 우주로켓이 아닐까..

 

 

 

오늘 눈길 걷기를 상징하는 표상들,.고드름..철새..군산이 만든 걷기 코스 구불길의 시그널..폐교를 이용한 식당에서 만난 새해 복돼지..

 

 

강길에서 오성산으로 향한다..백제 최후의 날..백강입구에 상륙한 소정방에게 붙잡혀 부여가는 길을 알려주지 않아 처형당한 5사람을 기리는 묘가 있는 산..

발자국도 나지 않은 길을 걸어간다..산비탈에서는 돌아서서 비닐푸대를 깔고 미끄러져 내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길..

 

 

산 정상 언저리서 금강을 바라본다..

채만식의 탁류의 강..하구둑으로 소통이 단절된 후에는 체념의 강이 되었는지..

 

 

점심식사후엔 다시 강둑길을 걷는다..

사실,,이길은  눈으로 포장하지 않앗으면 찬바람 가득한 황량한 길이었으리라..

때마춰 겨울이 여수를 떠느라 눈을 가득 뿌려주니 그야말로 흰디흰 백마를 타고 걷는 기분이다..

 

 

어느덧 해는 기울고 철새도 다 떠나 버린 강길..무수한 발자국만 남기고 우리는 간다..

갈대로 유명한 신성리 건너편 공주산 못미쳐 걷기를 마무리한다..

버스 시간도 모르고 기차시간에 늦을까 조바심치기도 전에 마침 버스가 당도한다..

 

 

 

 

 군산역 가까운 속에 버스를 내려 잠시 걷는다..

새해소망을 접수하느라 지친 해가 이튿날은 조용히 쉬려는듯 서둘러 지려고 한다..

뒤늦게 붙잡고 한마디 한다..

햇님..금년에도 무탈하게 좋은 걷기에 매진하도록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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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걷기 모임의 연말 이벤트..지리산 둘레 걷기..

8시에 모여 고속도로를 달려 인월에 당도하였다..

인월의 지리산 안내센터 마당에 차를 주차하고 걷는다..

운봉으로..

 

 

초입서부터 길 표시가 헤깔리게 표시되어 우왕 좌왕..대충 걷는다..

결국 길은 흥부골 휴양림으로 이어지고..

아스팔트길을 걸어 산길로 임도로 간다.. 

 

 

 

눈자락 들길을 동행하는 그림자도.. 임도를 지키는 반사경도 추위를 타기는 마찬가지..

다행이 바람이 고요한 겨울이다.. 

 

 

저수지를 돌아 대덕리조트로 내려간다..

이 겨울에도 이 길을 오가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걷기 열풍이 대단함을 알겟다..

 

 

80년대 산에 가서 고기 구워먹기 열풍..물론 고스톱까지 껴서..

90년대 마이카 시대에 찾아온 문화답사 드라이브 열풍..

이어 제3의 물결이 아마 올레에서 불붙은 걷기 열풍이 아닐까?

우리도 열풍에 휩싸여 이 겨울에도 걸어 유명한 황산대첩 전적지에 들렀다..  

 

 

 황산대첩..잠벗은 계백의 황산벌 전투와 혼동하나..

이는 고려말 이성계가 왜구를 토벌하면서 적장 아지발도를 활로 쏘아 죽인 전투로 유명한 싸움이다..

최무선이 금강하구 진포에서 최초로 개발한 화포를 사용하여 왜선 수백척을 침몰시키자 퇴로를 잃은 왜구들이 전라도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약탈을 일삼고..

이에 이성계를 파견하여 섬멸하도록한다..

이성계가 조선의 태조가 되엇으니 이곳에 황산대첩비를 세우고 당연히 조선시대 성역화 되엇다..

...

우왕(禑王) 6(1380) 8월 진포구(鎭浦口) 충남서천(忠南舒川)에 침입한 왜구(倭寇)가 가장 고약한 자들이었다. 이 때 왜선(倭船) 5백여 척이 진포구(鎭浦口)에 들어와 여러 고을에 흩어져 사람을 죽이고 쌀과 어린이를 배에 실어가므로, 나세(羅世심덕부(沈德符최무선(崔茂宣) 등이 처음으로 최무선이 제조한 화포(火砲)를 사용하여 왜선(倭船)을 다 불태워 버리니, 배에 있던 자는 돌아갈 길이 없게 되니, 이들은 옥천(沃川이천(利川영동(永同황간(黃澗중모(中牟화녕(化寧공성(功城청리(靑利상주(尙州) 등지를 통과하면서 이르는 곳마다 폐허를 만들고, 함양 동쪽 사근내역(沙斤乃驛)에서는 (추격하던) 배극렴(裵克廉) 등 구원수(九元帥)와 싸워 박수경(朴修敬배언(裵彦) 등 두 원수(元帥)와 (고려)군 5백여명을 죽이고 함양을 분탕하고 9월에는 운봉(雲峯) 인월역(引月驛)에 이르러 장차 광주에서 말을 먹이고 북으로 진격하겠다고 떠드니, 왜구(倭寇)의 피해가 이보다 더 심한 때는 없었으며, 중외의 인심은 크게 동요되었다. 이보다 앞서 나라에서는 찬성사(贊成事) 이성계(李成桂)을 양광(楊廣전라(全羅경상도(慶尙道) 도순찰사(都巡察使), 변안렬(邊安烈)을 도순찰사(都巡察使)에 임명하고, 왕복명(王福命우인렬(禹仁烈도길부(都吉敷박임종(朴林宗홍인계(洪仁桂임성미(林成味이원계(李元桂)를 원수(元帥)에 임명하여 이들을 토벌케 했다. 이성계(李成桂변안렬(邊安烈) 등 토벌군이 남원에 이르러 적이 인월역(引月驛)에 있다는 말을 듣고 운봉(雲峯)을 넘어 황산(荒山) 서북쪽 정산봉(鼎山峯)에 올라가 길 오른편에 험한 지름길이 있는 것을 보고, 적이 반드시 이 길로 나와서 아군의 뒤를 습격하리라고 판단하고, 이성계(李成桂) 자신이 그 길을 담당하고, 다른 장수들은 평탄한 길로 나가게 하자, 과연 적의 정예가 험한 길로 튀어나왔다. 이성계(李成桂)가 대우전(大羽箭)과 유래전(柳萊箭)을 쏘아 선봉의 적을 거의 다 사살하자, 적장 아지발도(阿只拔都)는 투구와 갑옷으로 전신을 무장하고 백마를 타고 선봉에서 대항하였으나 이성계(李成桂)와 이두란(李豆蘭)이 이를 쏘아 죽이니, 적진은 크게 무너져 말과 장비를 버리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에 아군이 일제히 진격하여 적을 전멸시켰는데, 적의 시체는 골에 쌓이고 냇물은 피로 물들어 며칠 동안 물이 맑지 아니했으며, 노획한 말이 16백여 필이요, 병기는 헤아릴 수 없다 하니, 왜구(倭寇) 침입이래 이와 같이 대승한 예는 없었다. ...

- 황산대첩기념비 중에서-

 

 

조선이 일제에 망하자..

일제는 대첩비의 비문을 쪼아 지우고 비문을 동강내엇다..

이곳이 동강난 비석을 보관한 파비각이다..

일본의 잡요한 책동의 역사는 오래고 오래다..

 

 

 

동강난 비석과 고난에도 살아 남은 비석의 귀두..

우리의 끈질긴 정신이 핍박을 능가하여 오늘의 발전에 이르렀으리니..

 

 

이곳 둘레길의 묘미는 저멀리 눈덮힌 지리산 능선을 바라보며 걷는 재미..

걷는 것은  대지와의 스킨쉽..

 

 

생명의 소리를 들으며 삶의 길을 걸엇다고 외친다..

여기 비전 마을엔 또다는 소리가 잇다..

송흥록..박초월의 판소리..

 

 

명창 송흥록의 생가에서 점심을 먹는다..

추위 속에 먹을 것이 넘친다.. 

 

 

신기마을의 냇가를 따라 걷는다..

올곧은 길..

돌아보면 변함없는 산이 응원하고..

 

 

앞을 바라보면 저멀리 지리산 자락이 환영한다..

길없는 길을 걷는 사람도 잇는데..

이 반듯한 길 걷기야 무에 어렵겟는가..

길을 걸으며 무념을 구할뿐..

 

 

지리산을 바라보며

다리를 건넌다..

마치 외로움과 고독의 강물을 건너는 것 처럼... 

 

 

 

운봉에 도착햇다..

서림공원..

당산나무가 겨울바람에 맞춰 한마디..

이겨울에 왠 고생을 사서하는겨..

 

 

 운봉에서 인월로 가는 버스를 타고 돌아와 다시 고속고로를 달린다..

해는 기울고 어둠이 찾아든다..

와인바에 모여 조촐히 금년 걷기 송년모임을 한다..

걷기 "한생각"으로 금년 멋지게 꿈 한바탕 잘 꾸었다..

내년에도 쭈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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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금강걷기 모임에 갔다..

오늘은 오전에 새여울-갑천합류지점-불무교-구즉을 걷는다..

새여울을 한자로 표기하면 신탄(新灘)이니..이곳이 신탄진 지명의 발상지인 셈..

마침 눈이 쌓이고 간간히 내려 걷기에 너무 좋다..

 

 

잠시후 벼랑길..미끄러 질세라..조심 조심 걷는다..

눈 덮인 강가는 환상적인 길이 되었다..

 

눈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사랑이 스킨쉽으로 익어간다면..

걷기야 말로 자연 사랑의 스킨십이라고..

 

 

대청호에서 내려온 물이 서류하여 불무산 앞에서 내가 사는 곳에서 흘러온 갑천과 합류한다..

그리고 다시 서북쪽으로 구비 구비 흘러 세종시 못미쳐서 미호천과 합류한다..

 

 

벼랑길을 벗어나서 신탄진 다리를 건너 다리 아래로 내려선다..

다리위에서 아쉬워 돌아본 벼랑길은 베일 속의 아랍 무희처럼 보일듯 말듯..

 

내처 강길을 걸어 블무산 앞에 당도..

좌측에서 흘러내려오는 갑천과 금강의 합류지점에 도달했다..

저멀리 불무교와 송강동이 보이고...그 너머 너머에 있는 우리 동네는 보이지 않고..

 

 

한겨울을 상징하는 것들.. 하얀 눈위에 발자국..올해 첨보는 고드름..몸받쳐 봉사한후 버려진 연탄재..텅빈 뱁새의 둥지..

 

 

식사후 오후엔 쇠여울(금탄)을 걸엇다..

길도 보이지 않는 눈 덮힌 비탈길을 조심조심 걷는다.. 

 

 

 

금탄동으로 들어가는 눈길은 아직 아무도 걷지 않았다..

이런 때 생각나는 서산대산의 시 한귀절..

 

눈을 밟으며 들길을 갈 때에는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후세들에게 이정표가 되리니..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今日我行蹟 (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오늘 만난 글씨..복(福)이다..

백복자집(百福自集)..온갖 복이 저절로 모이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길을 걷다가 한 농장 표석이 내눈을 끈다..

양한원(養閒園)...한가로움을 기르는 동산..이라

주인은 나무나 농작물을 기르기보다 한가움을 기른다?..

주인장의 심성이 느껴지고 슬며시 문두드리고 차한잔 청해도 받아줄 곳 같다..

담에는 한번 청해보리.. 

 

 

 

겨울 눈이 선사히는 아름다운 도형에 눈도장을 찍으며 오늘 걷기를 마무리한다..

 

봄에는 새가 울고

여름에는 천둥이 울고

가을에는 벌레가 울지만

겨울엔 바람이 운다..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날

바람따라 휘바람이라도 불으렴..

 사랑하는 금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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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따라 걷기 2차 모임에 갔다..

오늘은 둔곡동 덕진재-쌀독바위 - 금병산 - 노루봉 - 철책길 - 수양산- 관자재암 - 안산동으로 이어지는 13킬로미터

날씨는 쌀쌀하지만 걷기에는 그만이다..

 

 

오르막을 오르느라 땀이 난다..

내처 오르느라 쌀독바위가 어딘지도 모르고 지나쳤다..

그런데 한순간 앞사람이 무언가 굴러 떨어지는 물체와 충돌하며 아이쿠 소리를 지른다..

고라니..고라니가 급히 도망치다 굴러떨어지며 사람과 충돌하였다..

혼비백산하여 달아난다..

 

 

금병산 정상에 서 바라본 자운대..

금병산은 비단 병풍이란 의미..병풍같은 산 아래  자운대..동학계열의 종교인 수운교..골프장이 자리하고 있다..

수운교의 천단에 석종이 있다..

우리 중시조와 관련된 석종설화(부모봉양을 위해 아이를 파 묻으려 땅을 파니 석종이 나왔다는..)를 듣고 석종이 있을까 의심하였는데..

자운대 수운교 천단에 있는 석종을 보고 그 설화가 사실임을 믿게 되었다..

 

 

노루봉..사람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노루가 은혜를 갚앗다는..

지명으로 보아 예전부터 노루,고라니가 많았던 모양이다..

이곳을 지나서 부터는 내리막..

줄을 타고 내려가기도 하고 연구소 철책길을 따라 순찰병처럼 걷는다..

 

 

한참을 내려오니 미륵불이 우뚝 서계신다..

그 밑 관리사에 자리를 펴고 식사를 한다..

불소주..막걸리..복분자..를 돌리니 그냥 취기가 돈다.. 

 

 

관리사 주인의 배려로 배추쌈을 보시받고 숭늉까지 얻어 먹는다..

따스한 숭늉을 들면서 나누는 덕담..암..복 받을겨.. 

 

 

점심식사후 폐사 대광사를 들렀다가 관자재암에 도착하였다..

중창 공덕비에 "한 생각을 일으켜" 새로 짓게 되었다니..

내 인생을 이끌어온 "한 생각"이란 있기나 한 것인가 잠시 생각해본다..

하긴..걷기로 매진한 금년은 걷기로 한생각 잘 일으켰다 하겠다..

 

 

 

관자재암의 관자재라 함은 관음보살을 일컫는다..

자유자재로 보고 세상의 소리를 관한다하여 관세음보살이다..

 

 절 주련을 글을 읽다가 신신명의 한 귀절을 발견하였다..

달마대사의 손자뻘 되는 3조 승찬대사가 지은 시집..신심명

 

 至道無難   唯嫌揀擇   (지도무난 유혐간택)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나니.. 오직  간택(취사선택)함을  꺼릴  뿐이다. 
但莫憎愛   洞然明白   (담막증애 통연명백)

미워하고 사랑하는 것에 집착하지 않으면   진리는 통연 명백하리라.

 

위 시집은 위 귀절로 시작하는데..불교의 엑기스에 해당..

마지막은 이렇다..

 

信心不二 不二信心(신심불이 불이신심)

믿는 마음은 둘이 아니요  둘아님이 믿는 마음이니

言語道斷 非去來今(언어도단 비거래금)

언어의 길이 끊어져 과거,미래, 현재가 아니로다..

 

언어의 길은 끊어 질지 몰라도 걷는 길은 끊어지는 않는다..

굽이 감도는 저 길 뒤로 우리가 걸어온 통신탑과 노루봉이 보인다.. 

이길을 지나 연구소 후문에서 잠시 쉬며 신고식을 한다..

 

그중 인상 깊은 노래 한귀절..

 .....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가슴과 가슴에 노둣돌을 놓아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은하수 건너
오작교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 딛고 다시 만날 우리들

....(직녀에게)
 

 

 

 

 추운 초겨울에  마주한 상징물..무덤가에 부모를 기리는 붉은 꽃과 분홍꽃...나무등걸에 피어난 버섯..

대한의 심장이라고 외치는 충남의 표지판.. 

 

 

 

 다시 산을 내려와 도로를 횡단하고 여수비탈산  기슭을 내려와 안산동 종점에서 종료한다..

이어 지원자들끼리 유성 순대집에 모여 소백산 대광막걸리 한잔으로 마무리..

 좋은 날..좋은 걷기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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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걷기 모임에 가지 않고 가족과 함께 계족산 걷기로 나섰다..

이 좋은 걷기를 혼자 즐기기 아까워 아들에게 전도하기 위해서..

지난 1년 별 운동을 하지 않아아서 체력이 약해진 녀석..

경사로에서 부터 헉헉 대더니 산성을 앞두고는 현기증이 난다나..

 

 

 

 

 

계족 산성에 올랐다..

저멀리 대청호가 보이고..물론 금강이 흐르는 자리다..

이터는 천년전의 상쟁의 증거다..

대전 주변에 산성 40여개가 밀집해잇다..

백제- 신라의 격전지 였다는 증거..보은에 신라가 3년산성을 쌓은 이후 나제동맹은 깨지고 물고 물리는 전쟁은

금강 유역을 둘러싸고 옥천 관산성에서 백제 성왕이 전사하고 무왕의 서동요의 전설과 삼천궁년의 비극으로 이어진다..

그 격전의 산성 중에는 유명한 탄현도 포함되어 잇으리라....

 

 

산성에서의 승자와 패자..

아들은 지쳐 쉬고 모친은 장군의 기상으로 서있다..

집에서는 정반대인데..ㅎㅎ

 

 

산성 모루에 앉아 대청호를 바라본다..

대청(大淸)호의 지명은 대덕군과 청원군을 합쳐 합성한 명칭이다..

대덕군은 대전군과 회덕현이 합쳐져 부른 말이고..

 

하지만, 어떻튼 대청이란 큰 맑음이란 뜻이다..

고요하면 맑아지고

맑아지면 밝아진다고 햇으니

대청이란 혜명(慧明)이라..큰 지혜를 상징한다 하리라..

 

하여 지자(智者)는 요수(樂水)라고 하였는지.. 

대청호를 자주 걷고 자주 보면 큰 지혜가 생길런지 누가 아는가?

 

 

오늘은 장동 산림욕장으로 올라 계족산성으로 직행하여 능선을 타고 성재산으로 거쳐 임도 3거리(8km)로 내려온다..

3거리 장터에서 자연산 냉막걸리와 메루치와 고추장,깨소금으로 숨을 돌리고..

허허로운 기분으로 처자와 시시덕 거리며 산길을 걷는다..

날씨는 차가워도 마음을 따뜻하여 오늘의 걷기 전도는 제대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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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걷기 11월 모임에 갓다..

오늘은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 - 방우리 사이 적벽강을 걷는다..

얼마전 오우삼 감독의 Red Cliff로 만들어 졌던 적벽대전의 적벽을 연상시키는 이름..

무주에서 내려오는 금강의 상류인데 적벽강이라 이름할까?

보통 강은 구간별로 부르는 명칭이 잇는데 대게 그곳 지명을 딴다..

하지만, 특별히 별칭이 있는 곳이 잇는데..금강 구간에서는 금산의 적벽강, 부여의 백마강이 그런 곳이다.. 

  

 

우리는 수통리 수통대교에서 출발하여 강 서안을 따라 남하하여 적벽교를 건너 강 동안을 걸어 자동차 야영지를 거쳐 다시 수통대교로

회귀하는 코스 12키로미터 정도를 걷는다..

강 서안은 좀 걸어 들어가니 인적이 드물어 잡초가 우거지고 가시나무가 즐비하여  걸음을 방해하고

풀은 결초보은하듯 발걸음을 비틀거리게 하니 마치 무슨 고대 왕국의 보물이라도 숨겨 놓은 곳인가 착각에 빠지게 한다.. 

 

 

절벽을 끼고 걷는다..

절벽위 나무도..물속의 해도.. 겨울로 들어가는 가을을 붙잡고 가지말라고 애원하는듯..

정말 봄날같은 만추다..

 

 

 

 문득 길이 끊어졌다..

선두가 나무 쓰러진 곳을 더듬어 길을 잇는다..

길은 새로 다듬는 임도로 이어진다..

내년엔 이곳이 새로운 길로 정비될지도 모르겠다.

 

숲 속에 장작을 수북히 쌓아 놓은 농장을 만낫다..이름하여 목우화 " 나무 친구 꽃" 참 고운 이름이다..

이름처럼 농장의 노 부부 인상도 선하고 여유가 잇다..

도시 사람처럼 행인을 백안시하는 표정이 없다..

맞다..사람이 사람을 보면 반가워하는 기색을 잃어가고 있는시대다...   

 

 

도란 도란 걷는 강길..갈대와 자갈, 바람과 햇살의 대화처럼 정겹다..

 

 

드디어 적벽교 및 적벽강에 도착하였다..

따스한 햇살에 고무되어 강가에 둘러 앉아 도시락 뷔페를 연다..

라면도 끓이고 오뎅도 데우고..

불소주도 돌리고 매실주도 돌리고..

역쉬 배를 채워야 풍류도 생각난다..

배가 부르자..신입 미녀 4인의 합창 "등대지기" 울려 퍼진다..

"얼어 붙은 달 그림자 물결위에 지고.."

산속 강가에 등대는 없어도 초겨울앞에선 만추와 웬지 어울린다..

  

 

그런데..미인들의 합창 불똥이 나에게 튀었다..

나더러 답가를 하라니..그래 멍석깐 김에 공약한 소동파의 적벽부를 펼쳐들고 읊조린다..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임술(壬戌)년 가을 7월 열엿새 소자(蘇子)가 객「客」들과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 노닐 새,

 맑은 바람은 살며시 불어오고 물결은 잔잔하였다.

...

 

서쪽으로 하구(夏口)를 조망하고 동쪽으로 무창(武昌)을 바라보니 산천(山川)은 서로 얽혀 울울창창 푸른데,

예는 맹덕이 주랑(周郞)에게 곤욕(困辱)을 치렀던 그 곳이 아니던가?

....

 

천지 만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어, 나의 소유가 아니면 한 터럭이라도 취할 수 없지만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 사이의 밝은 달은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눈으로 보면 성색(成色)이 되어

이를 취해도 금하는 이 없고 아무리 써도 다함이 없으니, 이는 조물주(造物主)가 주신 무진장의 보배인지라

내가 그대와 함께 즐기고 있는 것이오."

.....

 

 

" 적벽교"의 글씨..해서체로 반듯하게 썼다..

적벽부를 쓴 소동파는 당송8대가의 한 사람으로 이백, 두보, 도연명 등과 동렬에 설수 있는 사람..

양자강의 적벽에서 배를 띄우고 즐긴 감회를 쓴 글로 인구에 회자 하였는데..

아마 우리나라 선비들도 이 부를 읽었기에 이곳 풍광을 그에 견줄 수 잇다하여 적벽강이라 이름하지 않았을까?

 

하여간 적벽부를 읊은 뒤에 모임대표의 지도로 "향수"를 복습하고..새노래 "눈"을 배운다..

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 작은 발자욱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 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 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이고 싶소

....

 

열심히 연습하여 다음 달 한겨울에 눈 속에서 부르면 정말 좋으리라..

   

 

 

 만추하고도 끝자락을 시리게 느끼게하는 풍광들..

좌상부터..금산시내 인삼의 거대상징..적벽강에 핀 꽃다운 식탁보..

생명 쟁탈의 즐거움을 찾아 헤메이는 사냥꾼의 발걸음..새 새명을 씩띄우기 위한 농부과 황소의 느린 협동작업.. 

 

 

적벽교를 건너 강 동안을  걷는다..

갈대 가득한 강변..눈부신 햇살..평화롭기 그지 없다.. 

 

 

자동차 야영장을 지나 자갈마당을 걸으면 발마사지 받으며 수다를 떠는 걷기 찜질방 모드로 이어진다..

 

 

 

원래의 출발지 수통대교의 건너편 "오수정"에 당도하였다..

오수정이라면 낮잠을 즐기는 정자라는 의미..

글씨는 예서체로 멋진 자태...

 

다리품이 다소 부족한 사람들은 양각산 등산길을 따라서 한시간의 발품을 팔고와서 정자에서 쉰다.. 

 

 

 뉘엿한 해를 등지고 북류하는 금강을 바라본다..

이강은 금산 제원을 지나 영동 송호리로 갈 것이다..

강은 흘러 흘러 만굽이를 돌아도 바다에 이르겟지..

멋진 금강..또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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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모임에 갔다..

오늘은 전에 갔던 청마리에서  석탄리 사이의 임도를 걸어 안터마을으로 가는 길 17km..

폐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옥천군 청마리로 간다..

 

 

 

청마리 마티마을에 잇는 탑신제당의 원탑..장승..솟대..마한시대부터 경계표시하는 유산이었다..충북 민속자료 1호.. 

 

 

 

 

 우리는 탑신제당 옆에 있는 페분교에 모여 서로 인사를 나누엇다

잠시 주변을 살펴 보니 이승복 동상이 있고..그 옆에 효자 정재수 동상이 잇다..

이승복이야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잘알갰지만 효자동상이라니..

집에와 검색해보니 애절한 사연이 잇다..

상주에 살던 부자(父子)가 옥군 청산면 법화리에 잇는 큰집에 가다가 폭설 속에서 술취해 잠든 아버지를 깨우다 안되자 자기 옷을 벗어 덮어주고 부자가 함께 동사하엿다는 이야기..

 

 

 

탑신제당을 뒤로하고 걷는 길에 올해의 첫눈이 나붓낀다..

바람도 가끔은 매서워 마스크를 챙기게 한다.. 

 

 

 

임도 날망까지는 제법 가팔라 뜨거운 숨으로 가속페달을 밟는다..

구절양장의 굽이 도는 산길이 맘에 든다..

 

 

 

날망에 서자..저 멀리 대청호로 향하는 금강이 보인다..

그래 이맛이야..반가움이 폭포처럼 흐른다.

 

 

 

노사연의 노래  한귀절처럼 굽이 도는 내리막..

 

산 넘어 넘어 넘어 돌고 돌아 가는 길에
뱅글 뱅글 돌더라도 어디 아니 있을쏘냐
흘러 흘러 세월가듯 내 푸름도 한 때 인걸..

 

그래 첫눈 내리는 초겨울이 아니더냐..

 

 

 

그 길에선  평강공주님과 바보온달님을 보면 인생은 아릅답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시인이 그리워하던 호수처럼 큰 강이 되어 금강이 흐른다..

이 강은 건너편 둔주봉을 끼고 흘러 장계유원지..육지의 섬 오대리를 지나 대청호로 들어간다..

 

 

 

강변에 앉아 도시락 뷔페를 즐긴다..

찬바람은 뜨거운 라면과 소곡주.. 불소주로 달랜다..

 

 

 

드디어 목적지인 석탄리 안터마을에 당도햇다..

 

 

 

이 초겨울을 상징하는 것들..첫눈..안터마을 꽃마차를 선도하는 말..말라 비틀어져 가는 고추.. 

 

 

 

추운 바람 속에 이장님의 배려로 마을회관으로 옮겨 뒤풀이 파티.. 

대구 쉼산님이 가져온 15인분의 막창..쇠주와의 어울림..

이어진 에루화님과 함께하는 정지용의 시 향수의 합창..

 

 

 

얼큰한 기분으로 정지용 생가와 기념관을 방문..

거기서 만난 민화 맹호도..

여백에 쓰여진 한시가 일품이다..

 

獰猛磨牙孰敢逢(영맹마아숙감봉)
愁生東海老黃公(수생동해로황공)
于今跋扈橫行者(우금발호횡행자)
誰識人中此類同(수식인중차류동)

 

용맹스럽게 으르렁거리니 어찌 맞설 수 있는가,

동해의 늙은 황공의 마음엔 시름이 인다.

요즈음 드세게 횡포스런 자들,

이 호랑이와 똑같은 줄 누가 알리오.

 

 

 

 

기념관의 홍시들..그리고 지용의 시 홍시..

오늘은 정말 보람찬 날 같다..

 

 

 

 

 

 항상 그 주변을 어슬렁 거려도 타박하지 아니하고 새로운 맛을 보여주는 금강이여..

영원하라..강물처럼 사랑도 함께 흐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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