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내산면 미암사로 간다..

큰 와불로 유명한 절이다..

입구에 도착하니 부처님들이 도열하여 맞아주신다..

황송하다..




부처님들의 영접을 받으며 가는 길을 레드카펫에 비기겠는가?



장미시중의 화두를 내미는 부처님 앞에서 웃지도 못하고 간다..




길을 돌아서자 거대 와불이 계시다..




부처님의 열반 모습을 형상한 것으로 길이 27m, 높이  6m , 폭 6m 이고, 발바닥에는 전륜과 음자 1만8천자를 새겼다고 한다..



뒤쪽 종아리 부근에 문이 있고, 내부는  법당이다..

장엄한 분위기에 저절로 절을 한다..





절이름이 된 쌀바위(米岩)..

하루 세끼의 쌀만 가져가라는 계시를 어기고 더 많이 얻으려다 망하는 이야기..

욕심과 집착, 망상이 번뇌라는 가르침이다..



달마대사는 무슨 일로 동쪽으로 오셨는가?






쌀바위 앞에  서있는 보살은 그 전설의 할머니인가?




열반하시는 부처님에게 중생은 여러 복을 갈구한다..

달마의 5세 제자 혜능 선사가 쉽게 가르쳐 주었지...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라..바로 이러한 때 어떤 것이 그대의 진면목인가?



마당에 졸고 있는 하루강아지 같은 천진함일까?





신안 비금도 걷기를 마치고 떠나는 배가 도착한 곳은 안좌도였다...

입구에 김환기의 고향이라고 크게 써붙였다..

1913년에 이섬에서 태어났지만 1974년에 뉴욕에서 사망했다..



그의 그림은 경매에서 85억에 낙찰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ttps://youtu.be/ky06dSjuwtU


그의 고향에는 초기 화풍의 반추상화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그가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작품활동할 때는 동시대 화풍대로 추상화를 그렸다..


그가 인생이 궁금하면 참조하라..

https://youtu.be/Bp8b02OPjY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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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도요 옆집은 이소도예..

민화 속에서 나온 도자기 호랑이가 귀엽다..




입구에서 함박미소로 맞아 준다..





호랑이들의 파티 진행중..



호랑이 상대는 까치인 줄 알았더니 닭도 있구나..

원래 연말 연시에 액막이와 경사를 비는 세화(歲畵) 중에는 까치호랑이 그림이 많다..

그러나 가끔은 새벽을 밝혀 귀신을 쫓는다는 닭 그림을 걸기도 한다..

그러니 닭호랑이 그려도 별 이상할 것은 아니다..




대충 도예 순방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광장..

한 인물이 눈길을 끈다..





그는 이삼평이다..

그는 공주 반포면 금강 주변 도공이다..이곳 계룡산 부근이 고향일 것이다..

그의 일본 성이 카네가에(江)인 것도 그런 연유로 보인다.. 

그는 정유재란 때 왜군에 협조하고 일본의 건너가 사가번의 가신 타구 영주의 부하 무사가 된다..

그러나 도공 18명과 함께 아리타로 옮겨가 고령토를 찾아 헤매다가 1605년 아리타 이즈미산(泉山)에서 양질의 백토를 발견하고

덴구다니요(天狗谷窯)를 열어 아리타 자기의 시조로 불리게 된다..

번주의 지원으로 아리타는 대표적 도자기 생산지가 된다..

네델란드 동인도 회사가1650년부터 일본 도자기를 수입하는데, 1659년에는 아리타의 도자기가 수출된다.

그는 150명의 도공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되어 75세에 사망한다..
그뒤 그는 도산신사(陶山神社)의 신이 되었다..



일본이 임란 때 끌고간 우리 도공으로 도자기 산업을 일으키고...도자기를 유럽에 수출한다..

도자기를 포장한 종이..에 그려진 우키요예 그림은 프랑스 인상파에 영향을 주었고,

도자기를 판 대금은 나중에는 군함, 대포를 수입하는데 쓰여 구한말 운양호 사건을 일으키고, 우리를 식민지화하는데 기여했다는 나비효과를 아시는가?


반면에 우리나라에서 도공은 천대받고, 도자기 기술은 쇠퇴하여 고려적 청자가 잇었는 줄도 모르고 살앗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도굴을 통해 고려청자를 발굴하자 그제서야 진가를 알게 되엇다는...


지금은 다른가?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가꾸어 세계적으로 빛낼 준비가 되엇는가?

최근에 아마존 싸이트에서 우리의 호미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찻사발의 500년만의 귀향..

임진왜란 때 왜군이 수탈해간 우리의 막사발이 일본에서 차사발로 귀한 대접을 받다가 500년만에 귀향한 전시회다..

금의환향이라고 해야하나..

우리나라에 있엇다면, 어느 집 간장종지로 쓰이다가 깨어졌을 신세..

처녀가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가 원나라 황후가 되엇다는 기황후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우리나라의 아이러니이고 딜레마이자 패러독스이다..




세계 철화분청사기 전시회가 열리고 잇다.

철화분청사기란 검붉은 태토에 귀얄로 막걸리색 분장토를 바르고, 그 위에 짙은 먹쑥색의 산화철로 익살스런 민화 고기나 당초문, 추상문을 그린 도자기를 말한다.

이런 기술은 조선 중기 백자의 등장으로 서서히 사라졋다가 1970년대에 부활하기 시작햇다..





도예촌 구경을 마치고..계룡산으로 접근한다..



반포면 청벽산에서 바라본 금강의 노을..

이삼평은 이런 풍경을 기억할 것이다..




간이 정류장의 황소 그림에도 이중섭의 기개가 들어있다..



구룡사터 당간지주..

크기를 보면 절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존재했더라도 동학사, 갑사를 능가하지 않았을까?



주변 부잣집 정원의 조각도 구경거리다..

부엉이 우편함도 인상적이다..



이건 뭔 조각인가??

아버지가 아들 볼기치는 장면인가??




도날드 의자는 디즈니에 바로 수출해도 되겠다..




꽃 사이에서 샤워하는 비너스..

니가 부르면 무조건, 무조건이야..

계룡산을 넘어, 금강을 건너서라도..



정신차려라..

소는 누가 키울건데..ㅎ





작은 계곡 틈틈히 글씨가 써있다..

이 작은 계곡의 바위에 이런 글씨를 쓰도록 영감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

주희..주자라고 불리는 성리학의 시조다..

그는 자신이 살던 무이산에 무이구곡의 이름을 짓고 풍류를 만끼하였다..

그의 제자를 자처하는 조선의 성리학자 치고 고향 땅 계곡에 구곡을 건설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이 작은 계곡에 까지 구곡이 들어섯으니 주식으로 따지면 상투를 잡은 꼴이다..

그러니 조선을 망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가 중국 무이산 무이계곡에 가서 크게 혼내주리라..

조선의 선비를 제대로 이끌지 못한 책임을 물으리라..





성리학의 시대가 지나고 나일론 양말이 주도하는 시대가 되자 여권이 급신장햇다..

후천개벽의 시대..

벗은 여자라고 손 대지 말라..

남자는 서서 기다려라..

그녀의 하명이 떨어질 때까지..




<참고걷기> 상신리 - 큰골삼거리 - 큰배재 - 남매탑 - 금잔디 고개 - 큰골삼거리 - 상신리 약 6KM 3시간 반나절정도 걷기 좋은 코스 ..



어느덧 계룡능선에도 비가 그쳤다,...




돌아오는 길에 피자집 산이정원에 들러 피자를 먹었다..

이태리서 배운 실력이라 그런지 한국식 퓨전 피자 보다는 짜다..

기다리는 동안 주인장의 서재에 앉아 바하의 아리오소를 들으며 책을 읽고 있으니

내 집인 것 처럼 편햇다..



비와서 가고 싶은 화순은 못갔어도 그에 못지 않은 스토리와 인연을 만나 즐거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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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화순 적벽을 갈 예정이었는데, 비 예보로 인해 취소 하고 집에서 미스트롯 재방송 보며 빈둥거리다..

문득 계룡산 상신리 갈 생각이 낫다..

부슬 부슬 내리는 빗속에 상신리 계룡산 도예촌에 도착하니 마침 2019 공예주간 행사가 5.17-26까지 진행중이었다..

비가 내려서 사람이 적어 돌아보기는 딱 좋았다..ㅎ



입구 천막에는 물건 파는 매장이 있는데..






마치 뭉크의 절규에 등장하는 인물의 동생처럼 보이는 작품에 눈길이 간다..

가격도 착해 살려고 했다가 일단 다른 거를 돌아보기로..ㅎ



청자를 안고있는 동자..도 구미가 당긴다...



이곳 계룡산 일대는 고려 말부터 조선 중엽까지 우리나라 철화분청사기의 최대 중흥지였다.

하지만 경기 이천이나 여주처럼 복원 계승되지 못한 채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1990년대 초 10여명의 도예가들이 5천평의 부지를 공동으로 조성여 도예촌을 건설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고토갤러리에서는 체험과정을 진행한다..




행복..

행복을 느끼는 자는 몰입에 능하다..

도예작업에 몰입하면 행복은 저절로..




이 갤러리의 도자기와 저 글씨에 뿅갔다..

무슨 글일까?

연구 끝에 해독했다..

조선조 중기 율곡,성혼과 교유하였고, 사계 김장생의 스승이기도 했던 구봉 송익필이 쓴 산행(山行)이라는 시를 전서체로 고아하게 썼다..


山行忘坐 坐忘行(산행망좌 좌망행)    산길 가다가 앉기를 잊고, 앉았다가는 갈 일을 잊네.

歇馬松陰 聽水聲(헐마송음 청수성)    소나무 그늘에 말을 세우고 물소리를 듣는다.

後我幾人 先我去(후아기인 선아거)    내 뒤에 오던 사람들 중 몇이나 나를 앞서 갔는가?

各歸其止 又何爭(각귀기지 우하쟁)    각기 머무를 곳으로 돌아가니 또 무엇을 다투리오?




" 또 무엇을 다투리오(又何爭)" 이런 경지가 빚어낸 것이 조선의 달항아리 아닐까?







갤러리 벽에 새들이 난다..

각자 소망을 담고...




그리움 다음의 것은 내 몫이다..



세월아! 세월아!

넌 우릴 다 보내고 나면

홀로...



공주 시인 나태주의 시는 빗속에 봐도 좋다..

햇빛을 비소리로 바꾸면 오늘 딱맞다..



소여공방의 나비와 덕구

소여(所如)..한결같이..셈페르..




말대가리 껴안은 아이는 말 배울 때가 되었다..



새,닭 등 예술도자가 많은 집이다..





주인장 정순자..

원래 요리사를 하다가 도자기 작업에 전념하고 잇다..

부부 도예가엿으나 남편이 작고하고 혼자 작업을 하면서,  전통장레식의 상여를 장식하는 나무조각상인 "꼭두"를 주제로 한 도예작업을 하고 있단다..

꼭두에는 인물꼭두와 동물 꼭두가 있다.

떠나는 이에게 남은 자가 이승에서 잘 살아주는 것이 천도라고 생각한다..



이 도방에서 위 좌측 닭 꼭두 모양을 샀다..축제 할인가 2만 5천원...



이 동네는 문밖의 조각상도 도자기 하나쯤은 꿰차고 잇다..



하늘에서 오는 비를 맞으며 가슴의 새소리를 듣는 것이 꼭두의 정신과 통하는 것이 아닐까?




그럼 비오는 날은 무엇을 했을까?

생각에 잠겨 걷다보니 귀여운 돌장승이 인사를 한다..




웅진도요..





돌거북이 철화분청사기를 보호하고 있는 느낌,..



전시장 안에 주인장의 손때묻은 부채를 발견했다..

글귀가 인상적이다..


병없는 것이 제일의 이로움이요


만족을 아는 것이 제일의 부자요


믿음이 잇는 것이 제일의 친함이요


깨달음이 제일의 즐거움이다..




글씨도 궁체로 내용처럼 정갈하다..

어느 여인이 한복 곱게 차려잇고 섬섬옥수로 먹을 갈아 썼을 것 같은 느낌이다..






추성..가을 소리..



구름에 달가듯이..

박목월의 시귀절일까?




에전 민화에서 잉어란 세상에 나가 큰 뜻을 펼친다..과거급제 등의 의미이고, 연꽃은 깨달음, 행복, 인연을 의미한다..

이 그림은 세상을 위한 큰 뜻을 인연따라 펼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까?



방명록에 시한수를 적은 고수는 누구일까?



고양이 못나가 문 잘닫고 들어오란다..

들어가니 몸이 상처가 많은 늙은 고양이 단단이가 잇다..

단단이가 아니라 늙쾡이..ㅎㅎ



주인장이 박스를 다듬으며 관람객과 편히 대화를 한다..

고양이가 늙었는데 발정기에 밖에 나가 젊은 수컷에게 당하고 들어오는 것이 안쓰러워 문단속한다고..ㅎ

불쑥 물었다..

"전에 한끼줍쇼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 있지요?"

"예"

"저 고양이 본 기억이 나요.."

언젠가 이경규, 강호동이 이곳 도예촌에서 한끼줍쇼를 진행할때 이곳 웅진도요가 등장하는 것을 보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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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번 간다고 다짐하던 곳..

금산 남일면 신정2리 홍도마을의 홍도화를 드디어 제철에 구경왔다..

사실은 오전 도리깨질이 끝나면 음성 사곡리 복사꽃을 보러 가려 하였는데, 오늘의 콤파니언이 홍도마을의 홍도화가 한창이라고 추천하여

지난 시절의 허튼 다짐이 기억 난 것이다..



1주일전이 홍도화 축제였다..

그러니 홍도화 엔딩시절에 온 것이다..

진한 립스틱에 도라지 위스키를 든 모습의 홍도화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설레는 홍도화를 바라겠느냐마는...

그래도 웬지 한 곳이 빈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ㅎ







그 허전한 구석은 철쭉과 영산홍이 메꾸려고 애쓰고 잇다...

이 붉음과 대조적인 분위기를 꼽으라면 "5월의 크리스마스"를 꿈꾸는 유성의 이팝꽃 축제 아닐까?

5월에 하얀 이팝꽃이 가득 늘어서고 그 나무아래로 백철쭉이 가득 피어나면 그야말로 눈내린 풍경처럼 서늘해진다..










홍도화의 꽃말이 "사랑의 노예"라니

홍도화를 거느리고 선 꽃의 여신은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라도 부르게 하는지 모른다..


https://youtu.be/ntflUU_xmqY



사랑의 노예들의 피를 토하는 심정이 붉은 꽃으로 피어났나니

내 마음이여..황금 빛 날개로

언덕위에 날아가 앉아라..




도원..

금산 도원에 어찌 노예만 있겠는가?

선남 선녀 자유인의 열정이 부딛치는 곳..

그 불꽃도 붉은 꽃으로 피어났으리..




돌아가면서 읇조린다..


"홍도야 우지마라

옵빠가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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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하면 남은 나주요, 북은 성환이라..

언젠가 나주 배꽃길을 걸으마 했었는데 워낙 멀고 날짜 맞추기도 어려워 공염불이 되곤했다..

그런데, 성환 배꽃은 왜 생각을 못했을까?

우연히 마주한 성환의 이화정 이야기에 몸이 달았다..

지금은 벚꽃이 석권하였지만

무릇  고인들은 매화, 배꽃, 연꽃, 국화 필 때 모임을 갖곤했다..

딱 4분기 마다 한번 보기 좋은 타임이지 않은가?



하여 개인적이라도 배꽃 타임을 즐기려 성환 왕림리 이화정으로 긴급출동..

<내비입력> 이화정, 안되면 정공테크, 안되면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왕림리 390-19



차가 왕림리로 들어서자..

아!! 하얀 배꽃 세상..

마치 메밀꽃 필 무렵과 쌍벽이랄까?




성환 배가 유명하다는 것은 배밭이 넓다는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내 기억 속 성환은 개구리 참외였는데..ㅎ



중간에 복사꽃이 끼니 같이 함께 더 아름답다..



그러고 보니 배꽃 노래는 별 들어 본 기억이 없는 거 같다..

옛 시는 많은데..





한 그루 배나무 꽃 핀 아래
실바람 부니 경치 절로 번화해라
공중에 날릴 땐 떨어지는 눈 같고
땅에 나부낄 땐 치닫는 물결 같네
어디선 배꽃 아래 술을 마실 텐데
우리 집만 괜히 문을 닫았네 그려
몸이 한가하니 그윽한 맛 넉넉해
하루 종일 말을 잊고 앉아 있노라







낮달 같은 달빛 같은
배꽃이 피는 사이

밥알 같은 멀건 흰죽 같은
배꽃이 피는 사이

쌀뜨물 같은 얼룩 같은

배꽃이 피는 사이

메마른 눈물 끝에서
배꽃이 화르르 피는 사이

짧은 한 생애가
깃을 접고
신발을 벗고
배꽃 속으로
그대로 희디흰
배꽃 속으로



https://youtu.be/row3gdYUT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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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봉화산 둘레길을 걷고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들린 육회비빔밥 식당 옆이 논개 생가였다..

논개..

고교시절 처연하게 외우던 시가 생각난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논개..

학창시절에는 진주 기생으로 배웠다..

지금은 최경회의 부실로 표현되었으나, 설명문을 읽어보니 결국 작은 부인(소실, 첩)이었다는 것이다..



`


진주성 싸움..

임진왜란 초반 1차 싸움에서 김시민 목사의 결사 항전과 곽재우 등 의병의 유격활동으로 왜적을 물리치고 호남을 방어했다..

그후 평양성 탈환과 행주대첩으로 후퇴한 왜군들이 복수를 위한 리턴매치를 걸었다..

아군의 의견은 갈렸다..

곽재우 등 영남 의병은 참전을 거부했다..

호남의병이 주축이 되어 2차전을 벌였다..

그때 최경회와 논개가 참전했다..

고립무원의 외로운 성..

그리고 왜적의 물량공세에 성은 함락되고, 남편은 자결한다..



그녀는 기생처럼 차리고 왜군 승전잔치에 참석하여 왜장 한놈을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한다..

작지만 최대한의 복수..



이 터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복원해 놓은 초옥을 보니 구미 박정희 생가 보다 크다..


그녀는 아버지가 죽고 홀어머니와 살다가 숙부가 어린 논개를 민며느리로 시집보내려고 하자, 어머니가 데리고 친정으로 도주한다..

그 사건으로 현감 최경회에게 재판을 받고 무죄 방면이 되었는데, 경제 형편상 어머니는 관비 노릇하며 최경회를 추종한다..

그 바람에 논개도 최경회를 따라다니다가 과년한 나이가 되자, 늙은 최경회의 작은 부인이 된 것이다..`

그녀는 아버지처럼 최경회를 좋아했을 것이다..

그러니 그와 그가 충성한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받쳤으리니..



방안을 들여다보니 장수사람 매천 황현이 지은 "의랑논개비" 시가 걸려있다..


楓川渡口水猶香

濯我須眉拜義娘

蕙質何由能殺賊

藁砧已自使編行

長溪父老誇鄕産

矗石丹靑祭國殤

追想穆陵人物盛

千秋妓籍一輝光


풍천 나루 흐르는 물은 지금도 향기로워
깨끗이 세수하고 의랑에게 절하리라
혜초같은 연약한 몸으로 어찌 적장을 죽였는가
낭군이 이미 항오에 들게 했기 때문이네
장계(長溪:장수)의 노인들이 제 고향 출신이라 자랑하고
촉석루의 단청에서 순국한 아가씨에게 제사 지내네
선조 때 인물의 성대함을 회상하니
천추의 기생호적을 빛낸 한 사람이 있구나



이 생가의 걸작은 장독대다..



나라가 부국 강병정책을 취하여 공론을 받들었다면, 구차하게 논개, 유관순 등의 아픔이 왜 있었겠는가?

용열한 나라 정책과 무능한 남자들에게 자극이라도 주려고 나섰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양궁여전사나 LPGA 여자 프로들 신세를 못 벗어나고 잇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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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가는 길에 예전 벚꽃 길이 생각나 매천리에 들렀더니 만개는 멀었고 이제 피기 시작한다..

 http://blog.daum.net/servan/6350214 참조


왕년 방문일자는 4.10. 경이니 1주일 뒤에나 만개할 것 같다..





금년 봄 날씨가 불순하여

3월중순에는 따뜻하여 개화시기가 1주일이 빠르다 하여 진해 군항제도 1주일 당겨 축제를 했는데..

3월말부터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니 꽃들이 다시 움추러 들었다..

이 매천리 천변에도 벚꽃축제일을 1주일 당겨 4.1- 4.5로 축제일을 정했다가 꽃기약이 어긋나

뻘줌해진 시서화만 천변에 늘어섰다..









그나마 전성기가 연장된 개나리 환송을 받으며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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