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빼곡히 쌓아 올린듯한 금성철벽을 어떻게 통과한단 말인가?

책 속에 길이 잇다는 말이 맞다..

책 같은 바위 사이로 길은 이어진다..




협곡의 중턱에 계곡이 흐른다니 상상이나 할 일인가??






물냄새만으로도 꽃과 나무, 선인장이 모두 즐거워하는 분위기다..




거대한 나무까지 자란 오아시스.. 인디언 가든이다..

캠핑장도 있다..




잠시 벤취에 누워 쉬다가 일어난다..







이제 협곡 사이로 구비 구비 올라간다..

절묘한 다랑이 길이 잇기에 감사하기 그지없다..







3마일 하우스..4.8km로 남앗다..

까막득한 걷기가 이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말...


저 밑에 걸어 온 길이 아득하다..





이젠 올려보던 금성철벽들이 굽어보는 협곡이 되엇네..






마지막 빵을 꺼네 먹는데 그새 냄새맡고 청설모가 달려드네..




이넘 배부른지 카메라까정 넘보네..








이제 해가 기울고 있다..

해떨어지기 전에 완주해야한다..



이제 1.5마일 휴게소가 보인다..2.4km...





비낀 햇살에 깊어진는 협곡은 더욱 근엄해진다..




곡신(谷神)이 여성이라는 증거..하트를 좋아 한다는거..







드디어 총 27km 거리의 트레일을 11시간 30분만에 완주..

지금 저녁 5시 30분..

드림메이커가 완주기념 사진을 찍으로 밑으로 오라고 한다..

나는 단호히 말한다..

사진를 위해서 나는 단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노라고..ㅎ

다리가 천근 만근이라..ㅎㅎ



It's the longest day in my life.

Bravo! Bravo my life!!

내 인생에서 가장 긴 날이었다..

뿌듯하고 행복한...

사슴도 축복해주는 날이다..





이제는 오르막이다..

강을 따라 서서히 올라간다..





이길을 뛰어 내려오는 사람도 잇다..

아따! 이 사람들아, 늙어서 무릎 아파 고생하니 젊어서 조심하오..

젊어서 이빨로 소주 뚜겅 따던 사람 늙어서 이빨 얼 먹어 부서진다네..ㅎ





용설란이 꽃을 피웠다..

무엇이든 제자리를 찾아야 꽃을 피우누나..










강가에 일가족이 앉아 호연지기를 교육한다..

이런 대자연 속에 같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 아이들 마음에 호연지기가 쌓일듯하다..




파이프 크리크 비치..





길이 막다른 절벽에 닿은듯 한데..

절벽 위에서 말소리가 들린다..

아니 노새들이 내려온다..






뮬(노새)트립하는 사람들이다..




지그재그 길이 이어지면 고도를 높인다..




책을 쌓아놓은 듯한 산 허리로 길이 끊어질듯 이어진다..




그 길에서 피곤한 다리를 달래주는 노래를 들으며 걷는다..

캐년의 곡신이 처음 듣는 노래로...

처음곡은 임방울의 쑥대머리..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 옥방의 찬자리에

생각난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 보고지고

서방님과 정별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봤으니

부모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연인신혼 금슬우지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치고서

막왕막래 막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보며

전전반측 잠못이루니 호접몽을 꿀수 있나



사철가로 이어진다..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은다
봄은 찾아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 허구나

...


인생이 모두가 백년을 산다고해도
병든 날과 잠든날 걱정근심 다 제허면
단 사십도 못살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의 만반진수는 불여생전에 일배주만도 못허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말어라



마지막으로 만고강산..


만고강산 유람헐제 삼신산이 어디매뇨.
일봉래 이방장과 삼영주 이아니야

죽장짚고 풍월실어 봉래산을 구경갈제
경포동정호 명월을 구경허고 청간정 낙산사와 총석정을 구경허고

단발령을 얼른넘어 봉래산을 올라서니.
천봉만학 부용들은 하늘같이 솟아 있고 백절폭포 급한 물은 은하수를 기울인 듯
잠든 구름 깨어리고 맑은 안개 잠겼으니 선경일시 분명쿠나.



그렇다.. 노래 속 선경이 바로 여기로다..




다시 길을 막는 만권절벽 앞에서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은산철벽 앞에 선 기분..



그 틈새로 물이 흐르고 계곡이 있다..




다시 지친 발을 물에 담그니 피로가 싹 가신다..

한번 행차에 물만나기도 어렵거니와 물만나도 이렇게 발 담구기는 꿈꾸기 어려운데

이번 걸음에 두번이나 발을 씻으니 아무리 장행길이라도 무탈하게 완주할 수 잇으리..



남은 수박도 마저 먹으니 기운이  다시 충전..



지나가던 노새들도 우리의 신선놀음에 눈이 희번덕..ㅎ





조금만 더가면 오아시스가 나온다...



블랙브릿지를 바라보며 내려간다..

1928년에 현재 모습의 다리가 건설되었다..






블랙브릿지로 이어지는 길은 마치 바닷가 작은 조개가 움직이는 자취처럼 보인다..








좌측의 길로 강 벼랑을 따라가도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과 이어진다..

우측 강가의 집이 팬텀렌치이다..





강가에 흘러당 벗고 누운 저 모습..내가 하고 싶은 모습이다..




마지막 터널을 지나자 블랙브릿지가 나온다..








강가에 앉아 떼아뜨르 사장이 여행 떠날 때 건네준 더치 커피로 자축 건배..

드디어 노래 속의 콜로라도 강을 마주하다니..


https://youtu.be/O5w1DjKBo9o


트럼펫 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커피..큰 성취감이 느껴진다..




존 웨슬리 파웰이 1869년 이 강을 통해 그랜트 캐년을 통과했다..

그의 업적을 따서 파웰 호수가 명명되었다..




가시투성이의 선인장 꽃이 이리 아름답다니..

무엇이든 꽃을 피우면 아름다우리..








우리는 강의 지류로 올라가 잠시 쉬면서 발을 담그기로 했다..




이 곳에서 물을 보충하고..




개울에 앉아 신을 벗고 발을 담근다..

30초도 안되어 발이 깨질듯 시리다..

발을 바위에 올리고 수박을 꺼내 먹으니 몸 안팍에 냉기 만땅..




그러한 잠시 평화를 깨는 칩입자..

무시한 벌금 부과 유발자..미국 청솔모 칩멍크..

이넘 허락도 없이 베낭을 뒤지더니 지맘대로 주워 먹는다..





엣끼놈!! 하고 혼냇더니 쪼르르 도망가더니 바위에 공손히 앉아 잘못을 빈다..ㅎ

용서해줄까??




이곳 팬텀랜치에 예약을 하면 숙박하고 쉬엇다 갈 수있다..

우리도 원래는 그런 계획을 짰는데, 1년전에 예약해야하는 등 절차가 번거로워 당일치기 강행군으로 정했다..




시원한 발길을 가볍게 옮겨 실버 브릿지를 통과한다..










너무도 상쾌한 발걸음으로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로 간다..




그 때 저멀리서 말들이 다가왔다...




이 트레일을 정기적으로 다니는 뮬(노새) 트립이다..






선인장 꽃은 오랜만에 본다..

그것도 야생에서, 리얼은..






블랙 브릿지..

무슨 계시처럼 푸른 콜로라도 강을 가로질러 걸려있다..








전망 좋은 이곳에 앉아 점심 샌드위치로 기력을 보충한다..



그 때 또다른 노새 무리들이 올라온다..

저 아래 팬텀 랜치의 쓰레기들을 버리러 가는 중이다..




페르드 그로페의 관현악 모음곡 "그랜드 캐년" 3악장이 "트레일에서"인데, 좁은 산길을 당나귀가 걷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사진의 풍광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 아닐까?

https://youtu.be/BVok9XL-0xQ




저기가 팬텀랜치.. 그 뒤편 계곡에 캠핑장이 있다..






노새몰이꾼은 여자..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메인 이벤트 그랜드 캐년 트레킹을 준비한다..

5시 30분에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카이밥 트레일헤드(들머리)로 간다..








오늘 일정은 사우스 카이밥 트레일을 출발..해발 2200미터 지점에서 780미터  콜로라도 강까지 10km를 내려가서

블랙브리지를 건너 강을 따라  4km를 간뒤 다시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을 따라 12km를 올라오는 총 26km를 걸을 예정이다..

동행의 표현으로는, 지리산 천왕봉을 대원사로 올라갔다 중산리로 내려오는 것을  거꾸로 땅밑으로  하는 것이란다...

과연 감당할수 잇을까?



이제 시작이다..6시경 출발했다..

해가 떠올라 협곡에 비치기 시작하니 협곡은 무지개의 나라가 되었다..





고도를 낮추는 다랑이길을 한참 내려간다..

이곳은 트레일은 등산코스가 아니라 길이다..







페르드 그로페의 관현악 모음곡 "그랜드 캐년" 1악장에서 일출을 묘사하고 있다..

장엄하게..  

https://youtu.be/Z-4hYbqZ0zQ



우아포인트..

일출 속에서 우아하게 보인다..









일출 속 캐년은 잘 생긴 미인의  프로필이나 실루엣을 보는 느낌이다..



저아래 시다 릿지가 보인다..











스켈리톤 포인트를 지나자 콜로라도강 모습이 흘낏 보인다..






이제 사정없이 지그재그로 내려간다..










동 톤토를 지난다..





드디어 콜로라도 강이 지척이다..



양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보호대까지 걸으 아직은 다리가 쌩쌩하다..




오후에 엔텔로프를 떠나 드디어 메인 이벤트가 기다리는 그랜드 캐년 사우스림으로 간다..

길가에 고압선이 즐비하다..

글랜캐년 댐에서 수력으로 발전한 전기를 송전하는 선로인가보다..





아리조나 황야를 달리며 "은발"을 듣는다..


젊은날의 추억들 한갓 헛된꿈이랴

윤기 흐르던 머리 이제 자취없어라

오 내 사랑하는 님 내님 그대 사랑 변찮아

 지난날을 더듬어 은발 내게 남으리


https://youtu.be/FuqS7LtNvBM



인생의 말년..

이 노래들으면 아리조나를 달리던 시절이 떠오르겠지..





차가 고개마루를 넘어서자 협곡 분위기 나타난다..






그랜드캐년 입구를 들어서서 첫 뷰포인트에 차를 세웠다..

우연히 고개를 서쪽으로 돌리자 구름 사이 틈새로 붉은 노을이 빛나고 있었다..

환성을 지르며 뷰포인트 반대편 숲으로 달려간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듯..

짙은 구름을 열고 지평선의 틈을 내어 우리를 반긴다..

노을..

너를 볼 때마다

나는 기적에 감사한다..





페르드 그로페는 이 장엄한 일몰을 관현악모음곡 "그랜드캐년" 4악장 "일몰"로  표현했다..

https://youtu.be/f3lP0dlHWQk






노을의 커튼이 내려질 때까지 앙콜을 열창하며 노을을 바라본다..





사우스림에 도착하여 와이파이 터지는 곳을 찾았지만 공공장소에는 없다..

해매다가 다음날 셔틀버스 타기 쉬운 공용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사우스 카이밥 트레일 들머리로 가는 셔틀버스는 오전 5시 30분부터 매 30분마다 출발하고, 일몰후 1시간 까지 매 15분 마다 운행한다.. 






엔텔로프 캐년..

홀슈밴드에서 지척이다..




평범한 들판에 차만 가득하다..

엔텔로프에는 Upper와 Lower 두곳있다..

어퍼는 바위산 동굴처럼 되어있고, 로우어는 지하로 내려가 동굴을 감상한다..

둘다 햇살 좋은 날 정오경에 구경해야 빛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데. 어퍼는 미리 예약해야한다

일반팀으로 입장하면 인원숫자도 많고 관람시간도 적은데, 전문가 팀은 비싸나 소수정원에 관람시간이 길다..



우리는 로우어..구름낀 날 정오가 지난 1시 30분경, 일반팀으로 들어간다..



출구는 바로 보인다..땅속에서 나온다..

입구는 좀 걸어가야 한다..



이 땅은 나바호 인디언의 땅이다..

1864년 미 연방 칼슨 대령은 나바호족들의 가옥과 경작지를 초토화시키고 약 9000명의 나바호부족 인디언을 300마일 너머에 있는 뉴멕시코 지역으로 강제로 쫓아냈다.

강제이주는 체로키족이 겪었던 눈물의 길과 마찬가지로 겨울 추위 속에서도 진행되었는데, 추위와 질병으로 이주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이 역사적 사실을 후세 사가들은 '긴 도보여정(Long Walk)'이라고 부른다. 

뉴멕시코에 있는 섬너 요새(Fort Sumner)의 보스크 레돈도(Bosque Redondo) 수용소에 갇혀 지낸 4년간의 감금생활은 나바호족에게는 견딜 수 없이 힘든 세월의 연속이었다. 처음부터 보스크 레돈도 수용소는 식수 조건 등을 포함한 생활여건 면에서 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먹이고 재우기에는 전혀 적합하지 않은 곳이었다.

4년간의 감금생활 중 기아와 질병으로 많은 희생이 있은 뒤 1868년에야 미국정부는 강제이주의 잘못을 인정하여 고향땅으로의 복귀를 허락했다.


처음 고향으로 돌아올 당시에는 연방정부로부터 14천 km²의 땅을 되돌려 받았다. 물론 인디언구역의 경계를 정할 때에 목초지로 적합한 땅은 백인의 몫으로 남겨놓았다. 고향으로 돌아온 때로부터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 그들의 땅이 지금은 남한 면적의 3분의 2에 가까운 62천 km²에 이르게 되었다.  이 나바호 보호구역 안에는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캐년 드 셀리(Canyon De Chelly),  모뉴멘트 밸리(Monument Valley) 등 세계적인 관광명소를 포함되었다.

 
나바호는 나바호족의 피를 4분의 1이상 보유한 사람에게만 부족 구성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는데, 현재 나바호 네이션의 인구는 약 30만 명이다. 나바호의 언어가 제2차세계대전 중에는 군사용 암호로 이용되었는데,  이 때 나바호족 출신 암호병의 활약이 전쟁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 땅이 나바호 인디언보호구역이니 따라서 나바호 네이션에서 관리한다..

그들은 척박한 땅을 보호구역으로 지정받았고 아리조나, 유타, 뉴멕시코 주에 흩어져 잇다..

그런데, 행운이 찾아왔다..

한 인디언 소녀가 양을 찾다가 이 바위 동굴을 발견하엿다..

그래서 이름이 엔텔로프(영양)로 지어졌나 보다..

이 캐년이 관광자원이 되면서 척박한 땅에서 딸러를 건지게 된 것이다..

가이드도 나바호 인디언이다..





지하로 내려가는 게단에서 사진찍지마라고 소리지른다..








모두들 빛의 향연을 찍고 싶어 안달이지만, 실상은 북새통이다..뒤팀이 밀려오고 앞으로 가야하는데 사진 찍느라 지체하고...





초창기 어느 사진사가 이곳에서 찍은 사진이 600만불에 팔렸다..

그리고 관광이 대박이 났다..











모두 흐린 날 적은 빛으로 환상을 찍으려고 다양한 포즈로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에는 사진빨에 의존해야 한다..











때가 되면 아기 태어나듯 틈새에서 나와야 한다..




가이드가 피리로 인디언노래를 연주한다..

그의 노고에 대한 팁으로 10달라를 주었다..

그가 들고 잇는 피리는 우리의 단소와 비슷하다..



돌아가는 길에 인디언 레저베이션(인디언보호구역)이라는 노래를 들었다...


https://youtu.be/SraaOCwRnbA


그들은 체로키 땅 전부를 가져갔네

우리를 이 보호구역에 집어놓고

우리의 생활 방식, 손도끼

그리고 활과 칼마저 가져가 버렸네

우리 고유의 말도 빼앗고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네

그리고 우리가 손으로 꿴 구슬들은

지금은 일본에서 만들어 내고 있다네

체로키 사람들, 체로키 부족

자랑스럽게 살고 자랑스럽게 죽네





홀슈밴드..발 발굽 모양 물구비..

길가에 주차장에 차를 대고 언덕으로 올라간다..

물을 챙겨가라는 표지판이 눈에 띈다..




저 평원 아래 움품 패인데가 그 곳이다..






가까이 가보니 까마득한 아래 콜로라도 강이 흘러간다..

강이 저 아래까지 침식하며 흘러가는 그 세월이 아득하게 느껴지는 현장이다




모두들 절벽 가장자리에 근접하여 인증샷을 찍느라 법석이다..



우리나라라면 한반도 지형이라고 하겠지..





저 강아래 배가 다닌다..




아찔함도 잠시..모두 순서를 기다리며 오금을 떤다..





포즈도 가지가지..

인종, 국적 따질거 없다..

모두 남다른 인증샷이 필요하다는..ㅎㅎ















무엇이 최선의 포즈인지 모른다..

자신의 남다른 모습을 발견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한반도 지형보다는 월등히 깊고 큰 풍광을 보고 발길을 돌린다..

여기는 뭐든 다커..

다람쥐도, 청설모도, 까마귀도..

아마 거시기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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