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근곡 전망대에서 바라본 여근곡 풍경>

인연의 시작..

1. 언젠가 아이들과 경주 뿌리찾기 여행을 왔을 때 석종이야기의 주인공 묘지를 찾아 건천읍 모량리 방문했는데, 

그때 멀리서 여근곡만 바라보고 갔다.

2. 몇달전 EBS에서 오봉산 주사암과 마당바위를 보고 마음이 동했다.

3. 연구해보니, 여근곡- 부산성- 오봉산 마당바위로 이어지는 등산코스가 등장하는게 아닌가??

역사와 걷기의 마리아주..

 

경주가 좋은 이유는 로마, 장안처럼 천년전의 이야기와 장소가 그대로 있다는 것이다..

여근곡 관련하여 선덕여왕, 장군 알천, 필탄, 그리고 백제 무왕, 우소장군이 등장한다.

636년 선덕여왕 5년, 무왕 37년에 여왕은 여근곡에 백제군 매복을 예언하여 급거 출동한 신라군이 몰살시켰다는 이야기..

백제는 의자왕 초기 642년에야 대야성(현 합천)을 함락시키는데, 그전에 대야성보다도 100KM 이상 먼 경주 입구 여근곡(건천읍)까지 백제군 500명이 진출햇다는 것은 불가사의하다..

 

오늘은 여근곡을 지나 부산성을 거쳐 오봉산 주사암, 마당바위로 간다.

 

일단 차량을 여근곡전망대에서 유학사 입구로 이동시켜 주차하고 출발한다.

유학사를 지나 여근곡을 올라간다.

 

얼마 안가 옥문지라는 표지가 나온다.

그냥 샘이지, 연못이 아니니 옥문샘이라고 불러야 맞는거 아닌가??

삼국유사에는 옥문지는 영묘사의 연못을 가리키고, 이곳은 여근곡이라 지칭한다.

삼국사기에서는 이곳 지형을 옥문곡이라 지칭한다.

 

 

10층 건물 계단을 올라가듯 올라가면 멋진 뉴질랜드 트레킹 코스 같은 오솔길이 나온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니 여근곡전망대가 손가락 크기로 보인다.

물론 여근곡의 불두덩도 보이고..ㅎ

 

조금 더 나가면 성터 위를 걷는 것을 느낄 수있다.

 

 

부산성..

문무왕 3년 663년에 쌓아서 666년에 완성했단다.

삼국통일 후에 왜 이런 성을 쌓았을까?

663년이면 백제부흥군을 백강구에서 격파하였다.

문무왕은 승리후에도 안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효소왕 시절 득오라는 사람이 이 성에 파견근무할 때 옛상관인 화랑 죽지랑이 자신의 선처를 위해 애써준 은혜를 못잊어, 그를 추모해 지은 향가가 모죽지랑가다.

 

부산성 능선은 자연스럽게 주사암가는 임도와 만난다.

400미터 오르면 주사암이다.

 

정상을 거쳐 가라는 것을 나중에 가기로 사양하고 먼저 마당바위로 향한다.

 

법당에 들러 법문을 듣고 간다.

화에도 2가지 길이 있단다.

후회거리가 되는 길과 추억거리가 되는 길..

이런 덕담을 듣고도 다음날 후회거리를 만든다..ㅎ

 

 

 

마당바위다..

방송에서 보던 그장소..

 

그 끝에 서면 누구나 당당한 풍경의 주인공이 된다..

선덕여왕의 촬영지라지만, 모든 여성이 여왕의 자태를 뽐낼 수 있는 곳이다..

 

 

하산길에 주사암 뒷편 50미터 거리에 있는 정상을 밟는다..<계속>

다시 찾은 이사동..배롱꽃이 붉다

코로나 시대 언텍트 걷기에 좋은 곳이다.

 

지난번에 걷기 못한 용바위쪽으로 한바퀴 돌 생각이다.

 

유홍초를 빛내주는 푸른 하늘..

 

코스모스 제철을 맞았다.

 

이번 추석 코로나로 귀성 안하기 캠페인을 조상님들도 이해하시겠지??

 

도토리와 밤이 결실을 맺고...

소나무의 주름도 깊어지고..

 

용바위는 용의 발톱인가??

올라가는 길은 몸통인지 제법 고바위다..

 

몇번 거친 숨을 몰아 쉬어야 대전 둘레산길 1구간과 만난다..

 

오도산을 오르는 계단이 3층쯤 된다..

숨소리 흐트러 지지 않은 수준이면 오도할라나??

 

오도산 정상에  걸린 격전지 증언판은 부서져 버렸네..애고..

 

오도산 정상에서 보니 보문산 시루봉과 식장산 독수리봉이 훤히 내다보인다..

 

저기는 보문산성 장대루인가?

 

사한정 정자에서 점심을 먹는데??

누군가 핸폰을 놓고 갔다..

거래처 사람이 전화를 걸고, 수소문하여 직원이 전화하고, 다시 한참 후에 주인과 연결되어 결국 전달했다..

나중에 보니 산악오토바이 하는 사람이더라..

 

오도산에서는 계족산과 산성도 보인다..

 

여기서 소화동천으로 하산한다..

 

 

소화동천의 내력이 궁금하면  blog.daum.net/servan/6350739 를 참조하시라..

 

광영지에 가면 고기도 낚고, 밤도 줍느라 바쁘게 지낼 수 있다. 

 

밤은 때가 되면 저절로 벌어진다는 김삿갓 시를 찬탄하며 

오늘 걷기를 마친다.

 

오랜만에 찾아간 진안 감동마을..

백로가 맞아준다. 변함없는 모습으로..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ㅎ

 

그새 이 길은 감투를 얻어 썼다.

진안고원길 11-1 코스..

 

강변 콩강정길은 이어지지 않고 막혔다.

강물의 유량이 많아졌다.

지난번 3번의 태풍 때문인가 보다.

뉴스에 이 감동마을도 범람위기라고 들었다.

 

그러나 논의 벼를 보니 범람은 면한 것 같다.

고개숙인 모습이 참으로 당당하다. 

 

언젠가 제방을 높이는 공사를 할때 경관을 해치느니, 환경을 파괴한다느니 말도 많더만,

기후변화로 엄청 쏟아지는 비에 효자 노릇을 했다.

리어왕 같은 현실을 잘 직시하고 살아야 한다.

 

쑥톱개민..

이것은 민짜 잎파리라 개미취렸다.

 

아름다운 물구비를 장식하는 것은 막 피어난 억새들..

 

더도 덜도 말라는 보석같은 가을 날을 만끽하는 

꽃과 나비..

 

슈크렁 초병의 경례를 받으며 벼룻길 전선을 순시하는데,

초입부터 전투의 참상이 전개된다.

 

영관급 나무가 쓰러지고..

 

무수한 잔해들이 전사자처럼 누워있다.

 

감동이 서글픔으로 다가온다.

언제나 치유될런지..

 

무엇이 진정한 모습인가?

전에 좋았던 기억인가? 상처받은 지금의 모습인가?

극한에 이르렀을 때 나오는 것이 진면목인가?

 

 

섬바위도 비경을 잃은 충격에 반쯤 넋나가 있고..

 

돌아보는 풍경은 의구하니

모래밭에 누워 하늘을 보네.

가을이 구름을 쓸어내고

푸른 마당을 내주니

강바람 소리에 잠이 든다.

 

관음사 코스로 접어들면 제주시가 화려하게 눈길을 잡는다..

모든 물자를 독점한 인간세상이 가장 화려할 밖에..

그러니 노루도, 까마귀도 인간에게 접근해야 산다.

 

쓰러진 구상나무, 데크, 제주시가지가 묘한 앙상블로 다가온다.

 

윗세오름 - 장구목 오름 - 삼각봉으로 이어진 산록이 장쾌하다..

삼각봉과 대피소가 보인다..

 

한때 용진각 대피소가 잇던 곳..

어느 때 계곡의 홍수로 무너지고 말앗다.

잠시 쉬고잇는데, 속밭대치소에서 본 일가족을 만났다.

아이들에게 초코렛과 과자 한봉지를 주며 격려를 건넨다.

 

백록담 북능선이 조스의 이빨처럼 날카롭다.

 

이제 샘터를 찾아야 한다.

물을 조금 가져와 물이 다떨어진 상황인데, 안내 지도를 보니 샘터가 용진각 현수교 전에 있는 것처럼 표기되었다.

샘터를 지나친건가??

아니었다. 샘터는 용진각 현수교를 지나자 마자 있었다.

잘못된 안내지도다..

<관리자가 이글을 보면 정정해주기 바랍니다> 

 

현빈玄牝)..

그 사이로 제주를 품고 있다..

 

드디어 샘을 만났다.

물을 가득 마시고, 담았다.

 

물에 취한 개미취가 가을을 영접하고 있다.

돌아보면 현수교와 왕관바위가 서로 손짓한다.

 

 

가을 바겐세일을 알리는 보라꽃

무엇인가 궁금하여 앱을 들이대자, 투구꽃이란다.

 

그때 공원 관리인이 나타나 서둘러 하산하지 않으면 돌길에 위험하다고 재촉한다.

 

드디어 삼각봉 대피소에 도착, 공사 중이고 관리인의 경고로 받은터라 라면먹기는 포기하고 계속 내려간다.

관음사 코스가 급경사라 성판악 코스보다 좀 짧지만, 난이도를 보면 시간을 더 걸리는 것 같다.

하루 이용자가 성판악 코스가 1000명이면, 관음사 코스는 100명이란다.

한라산을 즐기기 쉬운 코스는 영실 코스, 성판악 코스라고 요약된다.

 

 

한라산에 많이 보이는 엉겅퀴는 바늘엉겅퀴라는 한라산 특산이란다..

가시때문에 소도 겁내서 소왕이라고도 부른단다.

그래도 사랑하는 나비가 있다.

고슴도치도 연인이 있듯이 

 

하산 중에 쉬고 있는 아이들 가족을 추월했다.

그러면서 속으로 걱정된다.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가야 하는데..

 

까마귀 장식물 옆 데크에 대자로 누웠는데, 관리인이 와서 하산을 재촉한다.

부상이 심해 걷기 어려운 사람은 모노레일 차에 태운다.

그래서 뒤에 쳐진 아이들 가족을 태우고 가라고 촉구하니, 그가 아이들 가족을 찾으러 간다.

그 사이 우리는 하산한다.

 

탑라계곡의 급경사 계단이 기다리고 잇다.

어두워져서 헤드랜턴이 없으면 위험한 구간이다. 

그러니 관리인들이 하산을 재촉하는 것이다.

 

관음사 코스는 마지막 구간까지 편한 길이 아니다.

성판악은 4km  정도는 서비스 구간인데..ㅎ

 

그때 모노레일 차가 내려온다..

아이들 가족이 타고 오나 했는데, 안보인다.

 

 

그 때 뒤에서 아이들 소리가 들린다. 생생하다??

나중에 들으니,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아빠가 신발 때문에 잘 걷지 못하고 하여 모노레일을 타고 왓단다.

반전..ㅋ

 

한라산 완주 인증서까지 받아 가지고 가는 건강한 가족들..

 

관음사 탐방안내소에는 부종휴 동상이 있다.

식물학자로 등산로 개설에도 공이 많단다.

 

2일동안 한라산을 마스터 한 기분이다.

1일: 영실 - 윗세오름 대피소 - 어리목

2일: 성판악 - 사라오름 - 백록담 - 관음사

 

2일째는 보통 9시간 코스인데 사라오름을 다녀오느라 12시간을 걸은 셈이다.

 

이것으로 고산등산을 졸업하고 당분간 근신하며 지낸다.

내 다리를 위한 배려로..

그리고 삼성혈 해물탕으로 자축한다.

 

걷는 것이 좋은 것이여~~~

 

드디어 마지막 구간으로 진입한다..

10년전 올레 걷기를 시작할 때부터 미뤄오던 약속을 오늘 이루게 된다..

인연은 이렇게 예상 밖의 시간에 찾아 오기도 한다..

 

한라산의 상징인 구상나무가 말라 죽어 쓰러진다..

기후변화로 나무도, 사람도 힘든 시절이 되어간다..

 

그때 요란한 헬기 소리..

내가 부른 적이 없는데, ㅎ.. 누가 부상당햇나??

 

이 힘든 길을 아이들이 희희낙낙 오른다..

10년의 노력으로 다진 내 다리 힘은 이리도 부친데..

 

 

드디어 마의 구간에 도달했다..

오늘의 화두를 속으로 중얼거리며 올라간다..

"난 괜찮아, 난 괜찮아, 난 쓰러지지 않아, 난 괜찮아"

 

히히덕 거리며 오르는 꼬마에게 묻는다.

"어떻게 왔어? "

"엄마가 가자고 해서요"

"다리 안 아프니?"

"다리가 부러질 것 같아요..ㅎ"

그러고 보니 오른 다리는 보호대를 했다..걱정이 든다..

 

멀리 사라오름이 보인다. 오목한 물사발이 이쁘다.

 

여기서는 자주 쉬는게 이득이다..

돌아 앉으면 제주 바다 풍광이 가득 눈을 잡으니까..

 

 

서귀포항이 보인다.

언젠가 서귀포 올레에서 한라산과 독대하던 생각이 난다..

이제 정식으로 알현한다..

 

<서귀포에서 바라본 한라산>

 

해발 1900미터.. 이제 50미터 남았다..

이곳에 헬기장이 있다.

남북 정상회담시 헬기로 백록담을 방문한다는 말이 있었다.

 

 

1시 20분 정상에 올랐다..

 

아! 백록담..

그것도 물이 담긴 모습을 보다니..

행운아다..

 

정상석에서 인증샷 찍는다고 줄선 사람들...

스피커에서는 2시에 하산해야 한다고 서둘러 달라고 방송..

인증샷이 뭐라고..ㅊ

기다리는 동안에 백록담을 눈에 담는게 이득일텐데..

 

 

백록담은 밑빠진 독인가?

며칠전 보다 물이 많이 빠졋다..

옆에 리즈 시절 사진이 붙어 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10년간 미룬 약속을 오늘에야 완수했다.

올레 걷기 초기만 해도 다리가 부실해서 높은 산은 사양했다.

10년을 걸어 다리가 보강되어 간다 싶을 때 우측 연골이 파열되었다.

치킨 콜라겐, 허벅지 운동으로 재활, 안나 푸르나를 가고, 오늘 백록담에도 올랐다.

기회는 유리한 순간 보다 오히려 불리한 순간에 닥치는지 모른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정상의 까마귀..

원래 까마귀는 태양의 전령이었다.

태양의 흑점을 까마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라산 까마귀의 자태는 태양의 전령으로 손색이 없다..

 

준비해온 오늘의 정상 송을 까마귀와 같이 듣는다.

 

난 괜찮아..

 

송가인 버전 : youtu.be/oIWpnb46E7k

원곡 :          youtu.be/IcMmjC_pXAw

진주 버전:   youtu.be/b1meYzG4lvc

 

2시부터 과태료 발부한다고 엄포 방송이 계속되어도 인증샷에 목멘 사람들이 아직도 가득하다..ㅎ

5분뒤 과태료 발부 엄포가 나오자 슬슬 발길을 돌려 하산한다..

2시 하산 시간을 강조하는 이유는 내려가보면 안다.

4시간 걸리니 하산길에 어두워 지면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정상을 떠난다..

관음사 코스로 하산한다..

백록담을 큰부리 까마귀에게 부탁하고..

 

몸을 너무 풀어 피곤해서 저녁 먹자 마자 잠이 들어 새벽에 일찍 깻다.

6시 30분에 성판악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차량이 가득하다..

코로나고 사회적 거리두기고 뭐고 다 소용없다..

근신하기 어려운 인생 여기에 다 모였다..ㅎ

일단 주차장에서 누룽밥을 아침으로 먹고 출발!!

 

12시간 걸을 각오로 출발한다..

내인생의 12시간  걷기는 

1) 아쿠시마에서 조몬스기 가는 길

2) 그랜드 캐년의 케이밥 트레일(콜로라도강 왕복)

3) 말디히말에서 시딩으로 하산하는 길

이후 4번째 강행군 같다..

 

성판악 - 백록담 코스는 보통 왕복 9시간을 잡고 잇다.

하지만, 부실한 다리 때문에 여유시간을 충분히 잡고 간다..

 

 

성판악은 해발 750미터이니 정상에 가려면 해발 1200미터를 올라가야 한다..

 

 

 

속밭 대피소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쉰다..

그때 눈에 띄는 한 가족..나중에 보니 관음사 코스에서 만나게 된다..

 

진달래 대피소 까지12시 30분에 도착해야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경고..

그래서 아침 6시30분에 서둘러 출발한 것이다..

 

우리는 중간 샘터에서 물 보충이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물을 각자 500ml 1-2병 정도 들고 왔다. 

헌데, 샘터가 보이지 않는다..헉..

관리소에 전화해보니, 샘터는 폐쇄되었단다..아이고..

물이 부족하면 걷기 힘들텐데..

야 넘들아!! 안내판에도 샘터 표시를 빼라..ㅎ

 

사라오름 분기점에서 안가려고 빼는데, 언제 다시오냐는 꼬심에 넘어갔다..

잘 갔다..

거기서 비경을 볼 줄이야..ㅎ

 

미저리 같은 나무를 지나면 생각지 못한 호수를 만난다..

 

둘레 250미터의 크기의 작은 호수가 물이 가득하다..

 

저 멀리 백록담이 보인다.

 

오름 전망대에 섰다..

멀리 정상으로 향하는 테크길이 보인다..

 

여기에 비경이 숨어 있었다..

3년전 부터 제주에 산다는 사람이 3년만에 제일 맑은 날씨라는 오늘..

일망무제로 주변의 모든 섬이 보인다..

우선 성산 일출봉부터 확인하고..

 

동부지역의 아스라한 오름들이 가득하다..

제주만의 풍경이다..

 

그때 북쪽으로 멀리 진도, 완도가 보이고  가까이로 추자도가 보인다.

 

북동쪽으로 보이는 것은 거문도란다..헐..

 

아무리 바빠도 날씨 좋을 때는 반드시 이곳에 들려야 한다..

돌아가는 길..예감이 좋다..

 

비경도 보고 10시 30분쯤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했다..

샌드위치를 먹고..

 

남은 빵을 까마귀에게 적선하고..

욕심 많은 넘은 한입에 두쪽을 물고 간다..

 

이제 마지막 구간을 간다..<계속>

영실 병풍바위를 지나 윗세오름을 향해 계속 간다.

드디어 백록담 암릉이 보이기 시작한다.

 

선작지왓에 도착했다.

한라산 고원의 초원지대 중 영실기암 상부에서 윗세오름에 이르는 곳에 있는 평원지대를 부르는 말로, ‘돌이 서 있는 밭’이란 의미란다.

 

 

이 선작지왓에 언제 털진달래, 철쭉이 피는가?

털진달래는 5월 5일 ~ 14일 사이, 철쭉은 6월 5일 ~ 15일 사이에 핀단다.

 

윗세 족은 오름이 보인다. "족은"은 작은의 사투리..

일단 올라가보자

윗세 누운 오름 뒤로 백록담 암릉이 주발을 엎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백록담 능선을 오르는 사람이 보인다.

내일 정상을 걸어야 하는데, 오늘 이렇게 무리해도 되는가? 하는 걱정이 든다.

 

 

동편 초원에 실타래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어리목으로 가는 코스다..

 

윗세누운 오름 아래 노루샘이 있는데, 정말 노루가 놀고 있다..ㅎ

많은 사람의 관심에 매우 익숙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샘 주인 답다..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했으나, 남벽분기점 진입은 컷오프 시간(오후 2사)에 걸려 입장할 수 없었다.

다행이다.

내일 백록담 등정을 앞두고 오늘 무리하면 안된다..

 

하여, 윗세오름 - 남벽 분기점 - 돈내코 코스는 후일을 기약하고..(물론 할 생각은 없다..ㅎ)

어리목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이 대피소에도 까마귀가 진을 치고 앉았다.

과자 부스러기에 허발하게 그러나 신중히 다가선다..ㅎ

 

어리목 코스 순탄하게 보여도 초반의 나무데크가 끝나면 지루한 너덜길 하산 코스가 이어진다..

잠벗이 진달래, 철쭉 필때 다시오자는데, 글쎄올시다. 

꽃피는 산하가 널렸는데, 다리 고생하면서 올 것인지는  ㅎㅎ

 

단풍도 좋다고 광고한다.

아무리 꼬셔봐라! 내가 흙길 걷지, 돌길걷나..

 

`

걷다 보니 우리가 꼴지에서 2,3번째 되는 것같다..

그 사이 대피소용 모노레일 차가 내려온다..

"좀 태워주이소!"

미소 지으며 손만 흔든다..ㅎ

 

큰일이다..

오늘 이리 무리하면 내일은 어짜걷나??

 

힘들게 어리목 안내소에 도착했다.

드림메이커가 영실 주차장에 차를 가지러 버스타고 간 사이 간식을 먹으며 기다리는데..

엉??

노루다!!

가족들이 저녁식사하러 나왔나 보다.. 

 

그러고 보니 어리목에 노루 모자의 동상도 잇구나!!

 

 

노을을 보며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내일이 걱정된다..

 

<오늘 걷기> 영실코스 : 3.7km, 어리목 코스 4.7km 총 8.4km

드디어 한라산에 도전한다.

제주올레를 걷기 시작한 이후 완주하면 올라가겠다고 미루던 한라산..

아이슬란드 여행이 취소된 금년에 외나무 다리처럼 다가왔다.

 

제주공항에 내리니 한라산 정상이 또렷이 보인다.

이리 쾌청한 날은 제주 방문이후 처음인 것 같다.

공항에서 렌트카로 영실 코스로 향한다.

오전 9시 30분인데, 제2 주차장 입구에 차들이 나라비를 하고 있다. 헐..

주차요원에게 물어보니, 제2주차장과 등산로 입구 제1주차장 사이는 걸어서 50분 거리인데, 제1 주차장 자리 비기를 기다리며 대기하는 차량이란다.

하여, 일행만 내려주고 차는 돌아나올 수 있느냐? 물으니 가능하단다.

해서, 대기줄을 추월하여 가니 "회차"표지를 달아주고 통과시킨다.

제1주차장에 일행은 장비 챙겨 내리고, 드림메이커가 차를 몰고 내려가 제2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오기로 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ㅎ

사실 내일 정상 등산을 앞두고 오늘은 몸만 풀 예정으로 마음은 가볍게 시작한 것인데..

나중에 어찌 진행될지 몰랐다는..헉..

 

영실(靈室)..신령스러운 곳..

불교의 영취산에서 유래한 지명인데, 기암괴석을 오백 나한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초입의 적송이 분위기를 제대로 잡는다. 

 

영실은 가을 단풍이 좋다고 자랑이다.

단풍 시즌은 언제일까?

10월 4째주란다..

 

영실의 기암 전설은 슬프다.

죽을 끓이다, 빠져 죽은 엄마, 모르고 먹은 499명의 아들..

막내 1명은 뒤늦게 알고 먹지 않고 차귀도로 가서 돌이 되었다는..

***

불교 전래이후에는 이런 너절한 스토리 걷어치고 "오백나한"이라고 불렀나 보다.

나한은 아라한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깨달음을 얻은 존재들..

오르고 오르다 전망대에 서면 제주 해변이 눈에 가득찬다.

 

또 오르자 이번에 병풍바위가 눈을 잡는다.

 

돌아보면 산방산, 송악산, 가파도, 마라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영실코스가 인기 잇는 이유가 있다.

힘들어도 쉬면서 돌아보면 시원한 경치가 보상해주니까

 

엉겅퀴에 빠진 이 나비는 뉘시오??

 

나한들이 수행하기 딱 좋은 곳이다.

불레오름은 불래악(佛來岳)..부처가 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단다.

불교 전래후 지명의 변화가 있었다는 말..

 

저 아래 영실 탐방안내소가 보인다.

 

요즘 서양처럼 애기 업고 오는 사람이 많다.

대가족이 올라와 아기와 함께 김밥 먹는 모습이 정겹다. 

 

우리도  전망대에 앉아 간식을 꺼내들자, 까마귀들이 모여든다.

이넘들은 스맛폰이 없어도 다 통하는 모양이다.

간식을 좀 떼어 바위에 놓으니 귀신같이 채간다.

몸 조심은 엄청하면서..

 

 

한라산에 언제부터 까마귀가 많았을까? 

조선 시대 18세기 글에도 까마귀의 횡포가 실려잇을 정도로 연조가 깊은 새다.

원래 까마귀는 고구려에서는 해의 전령으로 삼족오(세발 까마귀)를 신성시 했다.

어느 순간 까치가 울면 손님 온다고 좋아했는데, 까마귀가 울면 흉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까마귀에게 물었다.

"왜 악, 악하고 우는가?"

"옙, 지들은 이근대위 캠프장에서 훈련을 받고 와서 그렇습니다"

"니들 인성에 문제 있어??"

"악, 없습니다!!"

 

 

내가 보기엔 인성에 문제가 있다.

한넘이 먹이를 물고 가면 다른 넘이 쫓아가 시비를 건다..ㅎ

 

어쨋거나, 이 넘들 사회적 거리두기는 철저히 시행중이다..ㅎ

 

그때 갑자기 공룡 한마리가 고개를 듣고 나타났다..헉..

 

저멀리 서귀포가 위험할 수 있다.

그때 오백장군이 나타나 공룡을 막는다..

범섬은 무서워 바다로 뒷걸음 쳤지만, 서귀포는 오늘도 편안하다..

 

여기도 미쿡 아치스 국립공원 출신이 잇나??

아치 하나 들고 오백나한의 가르침을 받들고 있는갑다.

돌아보면 불레오름 휘하의 수많은 서남부 오름들이 오백장군(나한)의 명령을 기다리며 도열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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