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돈 고개의 순례자상>
팜플로나 숙소에서 일어나 카스티요 광장으로 갔다..
팜플로나는 나바라 주의 주도..바스크인들이 다수..바스크어와 스페인어가 공용어..
헤밍웨이가 이곳을 무대로 한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는 소설을 써서 팜플로나의 산페르민 축제와 산세바스티안의 해변, 론세스바에스 등을 묘사하였다..
광장 한쪽에 카페 이루나..
헤밍웨이가 자주 드나들었던 카페..
헤밍웨이가 자주 머물던 장소에 그 당시 스타일의 장식과 조각상을 세워 그를 기억한다..고 써있다..
그는 이거리를 배회하고 차를 마시고 산 페르민 축제를 즐긴 경험을 바탕으로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는 소설을 썼다..
그 소설에서 1차 세계대전으로 심리적 충격을 받은 자신과 같은 세대를 성불구자로 묘사하여 "잃어버린 세대"의 정서를 대변하였다..
그러나, 헤밍웨이가 이곳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면 "성불구자"를 주인공으로 하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한다..
하루 20-30km 걸으면 건강한 남자는 아침마다 괴롭기 때문이다..흔히 "객고'라고 하지..ㅎㅎ
하여간 카페에서 광장을 바라보며 그가 본 광경을 나도 보려고 한다..
그는 스페인을 자주 여행하였고, 스페이 내전을 소재로 하여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썼다..
말년에는 쿠바를 좋아하여 그곳에 머물다가 "노인과 바다"를 썼으니..
여행이야 말로 창작의 원천이다..
산페르민 축제..
투우를 투우장으로 이동시키는 행사를 일종의 축제로 승화시켰다..
참 독창적인 축제다..
자기 고장의 독특한 행사를 축제로 발전시키는 창조적 발상..
우리 고장에선 어떻게 창조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각종 창의적인 다양한 한복을 입고 동참하는 축제 형태를 생각해본다..
팜플로나 대성당..
팜플로나 외곽 막달레나 다리로 갔다..
순례객의 발길에 닳은 돌다리를 건너간다..
멀리서 보니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오작교로 써도 무난하겠다..ㅎ
사리키에기 마을에 도착헸다..
여기서 페르돈 고개를 넘어 우테르가까지 6km를 걷는다..
일단 마을 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하고 세요를 찍는다..
출발에 앞서 카페의 훈시를 듣는다..
오늘을 환영하라..
또다른 날은 또다른 변화를 준다..
자유를 느껴봐! 변화를 위하여!
저멀리 페르돈 고개의 능선으로 풍력기가 늘어섰다..
유장하게 구비 구비 에둘러 고개를 올라간다..
라만차 구릉의 풍차와는 또다른 분위기..
현대판 동키호테는 무엇으로 풍력기에 도전할까?
길가에 한 여인이 무언가 관찰하고 있다..
나도 같이 들여다 보니 파란 이구아나가 있네..
잠시 중턱에 서서 멀리 대평원을 바라본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없는 장쾌한 풍경..
페르돈 고개에 올랐다..
순례자 상에는 기념 촬영 인파가 가득하다..
아예 관광버스가 차길로 해서 도착하여 관광객을 가득 풀어놓았다..
페르돈..용서라는 말이다..
페르돈 고개에서
과거, 현재, 미래, 삼생의 인연에게 용서를 빈다..
여기 거리 표지에 서울도 있네..9700km..2만4250리..
저 아래 우테르가 마을을 바라보며 자리를 펴고 누웠다...
참 한가하다..
그런데, 옆에 관광버스 엔진소리에 오래 있질 못하겠다..
멀리서 보는 길은 광목깔아 놓은 것 같은데 가까이 가면 이렇게 자갈마당이다..
유채밭, 눈에는 보약이지만 코에는 쓰다..
미루나무 늘어선 길에서 어린 시절 추억을 반추하며 걷는다..
여기가 우테르가이다..
까미노 델 페르돈..알베르게 겸 까페에서 수모 데 나랑하 (오렌지 쥬스) 한잔 시키고 세요(도장)을 받는다..
거기서 한국사람을 만났다..
그는 컴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인데..2번째 산티아고를 걸으러 왔다..부부가 같이..이번에 여유있게 2달동안 걸을 예정이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가 점심을 먹을려는 시간에 일찌감치 이 알베르게에서 쉬면서 부인은 빨래 중이란다..
그가 처음 산티아고에 왔을 때는 우리나라에서는 산티아고 열풍이 불기 전이란다..
그 당시 일본에서 먼저 산티아고 걷기 열풍이 불었고, 우리나라 일부 메니아가 걷기 시작할 때인데..
그 때 서명숙씨가 걷고나서 제주올레를 구상하여 개설하였고, 제주올레 걷기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걷기 열풍이 불기 시작하고 산티아고 걷기도 확산되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나도 제주올레를 걸으며 산티아고 걷기를 계획하였던 것이고..
세상은 이것이 저것에 영향을 주면서 인연법으로 중중무진 연결되는 것이다..
우테르가에서 차를 회수하여 시직 앱을 작동 시켜 동행을 데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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