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걷기에 나섰다..

몇달 전부터 남도 풍악을 즐기자는 제의에 굴목재 걷기를 끼워 넣으니 제법 그럴듯한 행사가 되었다..

순행행 특집 CD도 만들어 육자배기를 들으며 선암사에 도착..

 

 

 

입구에 트레이드 마크인 승선교가 아치로 팔을 벌리고 반갑게 맞아준다..

 

 

신선으로 오르는 승선교를 지나면 신선이 내려오는 강선루가 나타나는 것은 무슨 조화 속인가?

그렇게 신선이 오르락 내리락하니 절 이름이 선암사가 될밖에..

 

 

절안에 야단법석이 벌어졌다..

이판사판 총출동하시고..ㅎ

 

 

얼릉 굴목재 길로 접어든다..호젓한 길이 펼쳐지네..

 

 

이렇게 흙길 임도가 쭈욱 이어질 줄 알았는데...

 

 

울창한 편백나무 숲을 걸어간다..

 

 

정말 아름들이 나무들이 즐비하다..

 

 

그러더니 분위기가 전형적인 산길로 바뀐다..

 

 

어째 이상하다..고아한 흙길로 연상한 것은 무슨 까닭이었을까?

내쳐 울퉁 불퉁 산길을 하악 하악 땀흘리며 오른다..

 

 

큰 굴목재를 넘어서니 반가운 내리막이 펼쳐진다..

 

 

굴목재를 상징하는 보리 비빔밥..

선암사 등산지도에도 등장할 정도..그런 인기 탓인지 보리밥집이 한군데 더 늘었다..

물론 원조 보리밥집에서 먹는데..땀을 흘린자에게 밥이 얼마나 맛나는지 체험으로 가르쳐준다.. 

 

 

밥집위로 가을이 성큼 내려 앉는다..

 

 

밥집의 밥솥...그안에 숭늉이 사골국물처럼 절절 끊고 있다..

 

 

이젠 식후경을 즐기러 다시 떠난다..

 

 

어렵쇼 다시 오르막..송광굴목재를 넘으면 그뒤는 내쳐 지루한 내리막이 펼쳐진다..

 

 

가을엔 편지를 하겟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싸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이런 고은 시의 가을 편지도 어울리고..

 

 

그대 사랑 가을 사랑

단풍일면 그대오고..

그대 사랑 가을 사랑

낙엽지면 그대 가네..

 

이런 노래도 어울리는 계절..

 

 

계곡물이 맑은 곳에 숨을 내려놓고 잠시 발을 쉬게한다..

 

 

추억의 그리움에 발을 담그니 차가운 한기 살속 깊이 파고 든다..

여름은 벌써 오래전 이야기..

 

 

이제 길은 송광사로 접어든다..

 

 

이곳 단풍은 1-2주 뒤에나 절정이 될듯..

아직은 일편단심처럼 존경을 받네..

 

 

그렇게 세월의 터널을 빠져 나간다..

 

 

돌아서 지나온 노정을 바라보니 그저 평범한 산등성이 속에 가려져 있네..

 

 

송광사..소나무 들판의 절..

 

 

가을의 척후 붉은 옷을 입고 닥쳤다..본대는 1주일 거리..지리산 쯤에 있을까?

 

 

송광사..고려 시대 돈오점수로 유명한 보조국사 지눌로 대표되는 절...

돈오돈수를 주장하는 성철선사와 붙으면 어찌될까? 

 

 

승보사찰..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 이후 16국사를 배출하였다니..

요즘 카톨릭식으로 하면 16교황을 배출한 격이니 대단한 역사가 아니던가..

 

 

역시 절의 역사는 소나무가 대변한다..몇아름의 소나무 굵기를 감탄하며 걷는다..

그래 이런 길에서 기를 받는 거야..

 

 

국민국사..라는 호칭을 붙여도 될 법한 법정스님의 글귀가 산중에 붙었다..

오늘의 덕담이다..

무소유..란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이다...

나아가 불필요한 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눈다..

나에게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나눌 수 잇는 정신력은 절제..자족..안분지족아닐까? 

 

 

그런 길에는 소나무건 편백나무건 널널하고 서로 여유가 있어 좋다..

 

 

길도 필요한 부분만 내고 물도 필요한 만큼만 흐르고..

그렇게 공존하며 조화하며 산다는 것..그것이 자연스러운 길이다..

걸으며 배운다..

자연은 투쟁이 아니라 조화를 가르친다는 것을...

 

<길 평>

1. 코스 : 선암사 주차장- 승선교- 강선루- 선암사 뒷간- 작은 굴목재 갈림길- 편백나무 숲길- 큰 굴목재- 보리비빔밥집- 송광굴목재

            - 송광사- 일주문- 주차장 (8km)

2. 총평: 난이도 측면에서 걷기코스로는 중상급, 그러나 시간 여유를 가지고 거친 숨소리와 땀을 흘리기에는 가을에 걷기 좋은 곳..

            적당히 지치고 허기질무렵 먹는 보리 비빔밥이 꿀맛..이런 맛 못느끼는 사람은 갈 때가 다 되었으니 점검바람 (B급)  







 

 

 

1 / 뇌를 깨우는 건강한 습관 - 걷기

 

걷기는 인간의 쾌감이다

걷기와 설렘에는 공통점이 있다

걷기는 뇌를 자극한다

걷기는 건망증을 극복한다

걷기는 의욕을 북돋운다

걸으면 밥맛이 좋아진다

걷기는 비만 치료제이다

걷기는 요통 치료에 효과가 있다

걸으면 고혈압도 치료된다

걷기는 금연 치료제이다

걷는 사람은 뇌가 젊어진다

 

2 / 마음의 평화를 되찾아주는 걷기습관

 

스트레스가 쌓이면 일단 걸어라

자신감을 잃었다면 일단 걸어라

몸이 찌뿌드드하면 일단 걸어라

날씨가 좋으면 일단 걸어라

마음이 울적하면 일단 걸어라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일단 걸어라

분노가 일렁이는 날, 일단 걸어라

인간 관계로 얽히는 날, 일단 걸어라

할일 없는 날, 일단 걸어라

 

3 / 창의력을 높여주는 창조 워킹

 

왜 창조 워킹이 몸에 좋은가?

하하하 웃으면서 걷기

음악 들으면서 걷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기

시를 지으면서 걷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면서 걷기

사진 찍으며 걷기

관광 지도 보면서 걷기

드라이브하면서 걷기

사랑하면서 걷기


4 / 감성을 자극하는 사계절 걷기여행

 

계절의 변화에서 행복을 느낀다

봄 햇살 맞으며 걷기

꽃 이름 외우면서 걷기

비오는 날, 신나게 걷기

여름 걷기

여름날, 초저녁 걷기

여름밤, 별 헤면서 걷기

가을날 오후, 맛있는 공기 마시면서 걷기

마라톤 걷기에 도전하기

12월의 거리 누비기

한겨울에 즐기는 새 구경

사계절의 바람을 맞으며 걷기

 

 

5 / 걷기가 즐거워지는 12가지 비결

 

즐겁게 걷는것이 최고

부드러운 몸, 부드러운 뇌

준비운동, 정리운동으로 유연한 몸 가꾸기

뇌가 좋아하는 시간 찾기

걷기 좋은 옷차림

편하게 걷기위한 도구

 

 

수분 보충은 충분히...

 

잘 먹고 잘 걷기

색다른 보폭에 도전해 보기

전국일주, 세계일주를 목표로 걷기

취미를 살리면서 걷기

즐겁게 유쾌하게 걷기***





  글 출처: 로즈마리                 






출처 : 양재클럽(Y-Club)
글쓴이 : null 원글보기
메모 :

 

 

숙소인 방아다리계곡팬션에서  아침 일찍깼다..

부근 방아다리 약수터로 차를 몰고 간다..

여명에 입구에 울창한 전나무 숲이 신비감을 주고..

 

 

약수터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자태..

약수는 톡쏘는 탄산수..

 

 

명개리로 떠나기 전 상진부해장국집에 들러 콩나물 국밥을 시켰는데..밑반찬이 예술이다..

총각무 깍두기도 시원하고..김치도 칼칼하고..브로콜리 장조림도 특이하고..

 

 

평창군 진부에서 홍천군 내면 명개리까지 1시간 20분이 소요되고 게방산 운두령이라는 높은 고개도 넘어야한다..

가다가 졸린 눈을 달래기 위해 들린 2000천원짜리 핸드드립 커피집..

각종 원두가 종묘사 처럼 즐비...내가 즐기는 시다모도 보인다..

 

 

드디어 명개리 대산국립공원 내면분소에 도착..

오대산 서북쪽이다..

 

 

입구부터 자태가 다르다..

늘씬한 각선미하구..뽀얀 흙길하며..

 

 

길 옆으로 흐르는 계류는 내린천의 샹류답게 위풍도 당당하다.. 

 

 

그런데..비가 온다..

어제 미루었던 비..오늘 예보도 무시하고 구진 구진 내린다..

바람불어 춥기도 하구 얼릉 우비를 꺼내 입는다..

 

 

이길을 바라보면서 문득

산신령이 등장하여 금도끼와 은도끼가 내꺼냐고 묻는 기분이 든다..

 

 

비바람에 애궂은 낙엽만 죽어난다..

정리해고당하듯 으리삐리한 것들만 나뒹군다..

 

 

이길은 두로령까지 10km 구간이 완만한 오르막이다..

천연미인의 길이라 쉼터도 없으니 빗속에 그저 묵묵히 걸을 뿐이다..

 

이쯤에서 비가 잦아들어 잠시 쉬며 옥수수, 치즈, 육포로 요기하고..

보온용으로 로얄샬루트 100 캐스크 한모금 마시니..한기가 좀 가신다..

 

 

길은 점입가경..

점점 그림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느낌..

무슨 그림이냐고?    이발소 그림..ㅎ

 

 

아름다운 산하..

걷고 걷고 또 걸어도 질리지 않는 길..

 

 

 

돌아보니 구름은 산을 에워싸고..

바람은 우~하고 우는 만산홍엽의 가을이로세.. 

 

속세를 따난 이 산중에 니랑 내랑 싸울 일도 없고..

묵묵히 걷는 이 마음도 이것 저것 시비붙을 일없는 무쟁(無諍)삼매로다.. 

 

 

 

하나,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이라 했던가..

족한 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두로령 직전에서 아픈 발을 달래며 돌아선다..

 

 

계류가 쫑알대며 아는체한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버스 한차를 대절하여 상원사에서 명개리까지 내쳐 걸어보리라..

 

 

내년 봄 쯤에 이 가을의 붉음과 다른 신록을 이곳에서 느껴보고 싶다..

 

 

돌아오는 길에 들린 그리운 두부집에 판각이 내마음을 안다..

산산산..

속에 들어 길을 걸으며 의 마음를 느꼈네..

 

 

공수래 공수거..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지만..

빈 마음에 가득찬 이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오대산 걷기에 나섰다..

몇년전 부터 꿈꾸던 코스..월정사에서 명개리에 이르는 길..

이번엔 1박 2일로 진행한다..첫날은 월정사에서 상원사 까지 옛길을 따라 걸은뒤 상원사에서 북대사 까지 갓다가 돌아오는 코스..

 

 

 

월정사에서 옛길 입구까지 차도를 따라 걸어도 그저 즐겁다..

이번주를 시작으로 단풍이 물들어 가기 시작하는 계절..지대루 때맞추어 찾아왔네..

 

 

 

옛길은 8km인데, 오르막길에 계곡을 끼고 걸어가는 코스인데다 단풍까지 들어 3시간으로 부족하다..

 

 

 

여기가 옛길 시작이다..돌다리를 건너면 계곡을 따라가는 길이 전개된다..

 

 

 

계곡물이 맑고 시원하다..

오늘 일기 예보가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하여 좀 걱정했는데 걷기 끝날 때까지 날씨가 좋았다..

타고난 날씨복은 어쩔 수 없다..

 

 

 

배추밭을 따라가는 길..참 한가롭고 평화롭다..

 

 

 

단풍에 넋을 잃었다..

어찌 나뿐이랴~ 걷는 사람 모두 아이처럼 들뜬 기분이고..

계곡에 앉아 막걸리 기울이는 사람은 얼굴에도 단풍드리운 취선이 되었다..

 

 

 

걷다가 돌아보고 징검다리 건너다가 또 돌아보고..

그 옛날 세조의 등을 밀어준 문수동자가 현현할 법한 분위기 아니던가..

 

 

 

붉은 노을 길로 들어간다..

이 아니 좋으랴~

 

 

 

 

 

 

 

붉고 붉고 또 붉도다!!

 

 

 

일편 단심..한조각의 붉은 마음이라 하지만..

오늘 여기서는 만인이 붉은 한 마음이 된다네..

 

 

 

계곡물도 즐거이 노래하네..

즐거운 홍백의 운동회라도 열린듯하다..

 

 

 

단풍에 취해 시간도 잊고 가다가 섶다리에 도착..

섶(잔가지)로 다리상판을 만들어 흙으로 덮은 다리..겨우내 잘 쓰다가 여름 홍수에 떠내려간다는..

 

 

 

 

 

동피골을 지난다..

60년대 불교순례왔던 고대생 10여명이 불어난 강물에 익사했다는..

이길이 급조한 길이 아니라 눈물어린 사연이 그 옛길이라는 증거..

 

 

 

인상파 화가들이 이 가을에 단풍으로 환생햇나보다..

점점이 붉은 이 화법들 어디서 본것 같지 않은가?

 

 

 

상원사 입구에서 옛길은 끝난다..

길이 아쉬운지..단풍이 아쉬운지..

일군의 아지매들이 오동동타령을 신타게 불러째끼고 있다...

 

 

 

상원사에서 북대사-두로령으로 가는 길..

차량은 허가받아야..(보니 북대사가는 택시는 통과하더라)

 

 

 

낙엽..은 추풍을 원망하지 않는다던가?

낙엽..이 지는 이유는 본체를 보존하여 신춘의 부활을 도모하고자 함이라..

 

 

 

이 길은 어디서 끝날까?  확인을 못하고 돌아서자니 아쉽기 그지 없다..

 

 

 

북대사 가는 길에서 버스 시간에 맞춰 도중에 돌아와 상원사를 들렀는데..

길가 바위에서 팬들에 둘러싸인 채 간식을 즐기는 다람쥐..도력이 불국사 다람쥐와 비슷하네..

 

 

 

목우당..소를 키우는 집..

여기 캐콘의 개그맨이 사나..소는 누가 키워~~ㅎㅎ

 

 

 

 

상원사란 글씨를 초서체로 일필휘지..

한암선사의 선지를 보는듯하다..

그는 서울 봉은사에서 종정을 하다가 "차라리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이 될지언정 삼춘(三春)의 말 잘하는 앵무새의 재주는 배우지 않겠다"며 이곳 월정사, 상원사에 들어 온뒤  열반에 이른 27년간 산문을 나서지 않았다..

1.4후퇴 때 절을 소각하라는 명령을 집행하려고 퇴거를 명하는 군인에게 가사장삼을 차려입고 담담히 법당에 앉아 불을 지르라 하였으나, 군인은 고민하다가 법당 문짝만 태우고 돌아가서, 상원사를 구했다는 일화도 그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 전쟁의 와중에 홀로 앉아 좌탈입적하였다는 한암선서의 도력이 오늘날 이 절을 번성하게 하였으리라...

 

 

 

찻집에 앉아 오미자차를 마시며 잠시 존다..

연잎을 들고 꽃을 희롱하는 소년인양 마음이 고요하다.. 

 

 

 

상원사에서 오후 5시 20분에 내려가는 마지막 버스를 타고 매표소에 내리는데..

광풍이 불면서 소낙비가 쏟아진다..

낮에 단풍을 줄기도록 잠시 미뤄주엇던 비가 고맙다..

매표소 부근 식당에서 먹는 새로운 스타일의 황태해장국...감자를 넣어 맛있게 끓였다.. 

 

 

 

저녁 식사후 우비를 입고..해드렌턴을 쓰고 가을비 우산속에 팔짱을 끼고 월정사 일주문 옆 전나무 숲길을 걸었다..

오늘 열리는 산사음악회를 보러..

칠흙같이 어두운 밤..전나무도 숨을 죽이고..

문화축전을 밝히는 유등만 저멀리 연못에서 빛난다..

 

 

 

어둔 길을 더듬어 올라가니..

법당안에서 무대를 옮겨 음악회를 진행한다..

말로..구스타프 말로 아니고..재즈 여가수가 첫무대를 장식..

Autom leaves..오늘 분위기에 맞게..

이어지는 동백아가씨..빨갛게 멍이 들었소.. 오늘의 덕담이다..

 

 

 

그 법당에서 만난 한암선사의 선시..

멀리 떠난 나그네 고향길를 잊었더니 감자도 달고 나물 또한 향기롭네..

그래요..10월엔 고향길을 떠나면 어느 길이던 달콤하고 음식도 맛이 있네요..

 

<길평>

1. 코스 : 월정사 - 오대산옛길(입구 - 보메기- 섶다리- 동피골-상원교-신선골) - 상원사 - 북대사 길- 상원사 (11km)

            시간을 맞추면..월정사에서 상원사로 버스로 이동 상원사-북대사-두로령-상원사-옛길-월정사- 전나무 숲 이런식으로 걸으  

             면  힘도 아끼고, 절구경도 찬찬히 하고.. 좋을 것 같다..

 

2. 총평 : 단풍 계절에 적격이다..자연 그대로의 길을 걷는 기분,,천연미인과의 즐거운 데이트..그리고 덤으로 등 밀어줄 문수보살을 만날

             수잇는 절호의 기회...(A+급) ..초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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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정경(夏日情景)

 

 

하늘은 구름 사이로 반쯤 열리고

강물엔 구름이 절반  잠겨있다

 

왜가리는 빈하늘을 찾아 높이 높이 오르고

잠자리는 구름을 헤집고 낮게 낮게 나르네..

 

 

(2009. 8.16.)

 

 

 

개망초

 

 

그 이름이 궁금했었지..

어릴적 담배풀..계란꽃..매움..되는대로 부르던 꽃..

그해 그 이름을 알고 그 정체를 알고

놀랐다..

 

아무도 원치 않은 존재가

아무도 원치 않는 시기에

아무도 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조선천지에 피어나

망국초라 불렸다던가..

 

6월이 되면

아무도 원하지 않아도 다시 피어나

강가의 잡초를 석권한다..

그 끈질긴 생명력으로 대한의 꽃이 되었다..

 

생명은 함부로 버리는 것이 아니기에

함부로 죽이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살거라..죽을 각오로 살거라..

나의 생명력을 본받아라..

 

이꽃은 그렇게 강변에서 선지자처럼 외친다..

(2009. 6. 13.)

 

 

 

 

청보리밭에서 단소를 불다

 

 


야밤에
청보리밭에서 단소를 분다

 

달은 구름속에 반쯤 비껴 누웠고
강물은 검은 수풀 속에서 소리 높여 따라 부른다

 

"부귀도 영화도 구름인양 간 곳 없고
어이타 녹수는 청산에 홀로 우는가"

 

돌이켜보면 지나온 반백이 마치 닷새의 파티인양 찰라간인데
앞으로 며칠의 꿈에서 깨어나면 마지막 커튼을 내리게 될런지

 

야밤에
청보리 밭에서 단소를 분다.

 

"이 강을 건너도 내 쉴 곳은 아니요
저산을 넘어도 머물 곳은 없어라"

 

(2009. 6. 3.)

 

 

역 통로에 전시된 글귀..

읽다보니..나도 내자로 나를 재본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총으로 일어서서 총으로 망한 사람..

말로 일어서서 말로 망한 사람..

 

그들도 자기자로 자기를 재본 것 같지  않다..

하물며 그들의 지지자들도 자기자로 자기를 재보지 않고..

오늘도 남만 재며 난리 부르스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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