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소리길 걷기에 나섰다..

전날 담양 걷기에서 늦게 귀가하여 다시 새벽에 일어나 떠난다..

무슨 유럽 여행하는 스케일이다..

 

 

11월초 까지 대장경 천년 문화축전이 열리는 곳..

해인사에 9월에 소리길이라는 걷기 코스도 개장되었다..

주차장 부근 소리길 입구에서 출발하여 가야산을 바라보며 해인사를 향해 걷는길..홍류동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함께한다.. 

 

 

툭터진 조망을 바라보며 완만한 오르막 길을 걷는데..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물을 비껴 붉은 노을이 감도는데 계명구폐의 소리 들려온다..

예가 무릉도원인가? 하는..  

옛시인의 감탄사가 들려오는듯..

 

 

나무는 가을을 타면 수줍어 붉어지는데 계곡의 수석은 뻔뻔하여 더욱 희여지나 보다..

 

 

홍류동 계곡으로 들어간다..

가야산의 속살이 마하의 그림처럼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 멋진 황금의 단풍..아니 금풍이 가득한 풍경..

나! 그림 속에 들어왓다..

 

 

감탄에 또 감탄..그러다가 감탄사 마저 잊은채 걸어간다..

 

 

여기 경상도 땅에 어제 담양에서 듣던 목소리가 들린다..

워메~ 급나게 멋져부러~~

억수로 좋타아이가!!

엄칭이 존네유~

아! 한마디로 허벌나게 멋있는 가을이 있다는 뜻이다..

 

 

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편액도 단풍에 붉게 물들게 생겻다..

법보종찰이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어 얻은 이름....

고려 고종 몽고의 30년 침략에 국토가 거덜나던 시절..불심을 결집하여 국난을 극복하려고 시작한 대작업은 38년에 걸쳐 완성되엇다..

38년간 대장경을 조성하였음은 30년을 핍박당하던 폭력에 대한 비폭력 항쟁이랄까?

비폭력 항쟁은 위대하다..간디..자스민 혁명..처럼...생명력이 있다..

불교의 인연설이 아니더라도 몽고의 현재..우리의 현재를 비교해보면 인과응보를 생각하지 읺을 수 없다..

문화적 대응으로 승화시킨 우리는 세계 첨단의 산업으로 발전하였고..폭력에 의존하였던 몽고는 들판에 여전 말뿐이다..

 

 

 

작은 돌탑은 역사의 수레바퀴의 소리에도 그저 꽃을 보고 미소지을 뿐이다..

 

 

문득 저멀리 목탁소리..독경소리가 들린다..

절 지붕에 풍경소리도 울리겟지..

 

 

농산정..산에 둘러싸인 정자..

이곳은 신라말 고운 최치원이 은거하엿다는 곳..그의 시 한구절..

 

첩첩한 산을 호령하며 미친 듯이 쏟아지는 물소리에

사람의 소리는 지척 사이에도 분간하기 어렵네

시비하는 소리 귀에 들릴까 두려워

흐르는 물소리로 산을 모두 귀먹게 했구나

 

 

 

망해가는 신라를 떠나 속세 은둔하던 곳이 천년후엔 사람들의 집결지가 되었네..

 

 

홍류동(紅流洞) 계곡

단풍이 물에 어려 붉게 흐르는 계곡이라니 이 얼마나 멋진 이름인가..

 

 

헌데..그 붉음을 미륵보살님이 모두 독차지 하셨네..

 

 

아니다..여기 저기 보시도 좀 하셨으니 너무 타박하지 말아야겠다..

 

 

어젯밤 풍우에 못 가득 낙화가 흐르더라...

 

 

홍엽이 꽃 처럼 흐르는 홍류동도 곡진하게 감돈다...

 

 

하물며 사람이야 감동이 없겠는가..

만산홍엽을 병풍삼아 계곡 너러바위에 앉아 주거니 받거니...

두어라..세상사 뜬 구름 비치는 흐르는 물 아니던가..

 

 

낙엽은 추풍을 원망하지 않는다..

때가 되면 낙엽이 되는 것을...

이왕이면 작은 돌탑에라도 적선이나 하고 가자..

 

 

달항아리..붉은 빛에 놀라 창백해졌다..

그대의 풍만함이 원만구족이라..

 

 

 

길상암에서 점심 반주로 양주..와인..복분자..동동주를 거들다 보니...

내얼굴에도 단풍이 들었네..내 단풍은 잊고 남의 단풍 찾으며 걷다보니 어느덧 일주문이라..

 

 

6.25 당시 한 비행기 조종사의 용기있는 폭격 거부로 고스란히 보존된 대장경과 해인사..

그는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세계 박물가게에 삼매에 든 보살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삼매 중에 최고의 경지는 해인삼매라던가..

바닷물이 거울처럼 고요하고 맑아지는 것과 같은 심오한 삼매..

해인사의 이름은 그렇게 탄생햇다..

 

 

이 좋은 가을이 잔치라도 벌인양 못속의 붕어도 단풍을 얻엇네..

 

 

잠시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쉬어 찻집에 들어간다..

 

 

 

붉음과 독대하다..

 

 

 

차한잔으로 불타는 붉음을 식히니 아련히 졸음이 밀려온다..

 

 

온갖 소리를 무거운 등짐인양 내려놓고 그저 고요히 앉았다.. 

 

 

오늘 소리길에서 듣는 소리 중 가장 근원의 소리..고요..

그 속에서 떠오르는 한 줄기 빛..

붉음이 오면 붉음과 놀고..

 

 

푸름이 오면 푸름과 놀고..꽃을 만나면 꽃을 즐긴다..

 

<길평>

1. 코스 : 대장경천년축전 주차장 - 소리길 입구- 홍류동계곡 - 길상암-해인사 일주문 (8km)

2. 총평 : 계곡을 따라 오르는 강길..들길..산길..데크..어우러진 몇진 길 (A급 코스)

 

 

관방제림 그늘에서 잠시 쉬며 따뜻한 물에 녹차 꽃을 띄워 마신다..

카~ 이 멋진 맛이란..

 

 

녹차꽃 속에 가을이 일렁인다..

관방제림의 그윽한 분위기와 어울려 잠시 황홀경.. 

 

 

관방제는 조선중기에 계속되는 수해을 막기위해 백성을 동원하여 만든 제방에 각종 나무를 심어 이제는 거수로 자라 숲을 이루고 있다..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거목들..

마치 카보디아의 쉬팡나무를 보는듯..

 

 

푸조나무들이 번호판을 걸고 잇다..

푸조나무는 불란서 나무가 아니다..전형적인 난대림으로 방풍림으로 적합하단다.. 

 

 

제방 곁에 국궁장도 있네..

145M의 거리에서 날리는 최종병기 활..관중이요!!

 

 

제방도 명품으로 두고 두고 보존될 수 있구나..

태국은 침수위기에 빠져드는데..4대강 사업은 왜 구박덩이를 벗어나지 못하는지.. 

 

 

이건 무슨 장면이랴~~

낫들고 주걱들고 흥분해서 난리다..지가 무슨 잘못이라도..

 

 

길이 아까워 야곰 야곰 걷는데 재미난 영화처럼 너무 일찍 끝난다..

 

 

이 길 자체가 천연기념물이다..

 

 

이제 메타쉐콰이어 가로수 길에 접어든다..

포장 길을 뜯어내고 흙길로 복원한 길..정말 아름답고 걷기 좋은 길이다..

 

 

이 푸름은 얼마나 그윽하던가..

 

 

이 가을색은 또 얼마나 고풍스러운 조락인가..  

 

 

백발과 흑발이 적당히 섞인 듯한 반백의 로맨스 그레이 같은 계절에 다정한 친구와 담소하며 천천히 걷기 좋은 곳이다..

 

 

그렇게 아쉬운 가로수 길을 지나 담양천을 따라 담양리조트까지 걷는다..

구절초가 아름다운 길..

 

 

저 멀리 추월산과 금성산성을 바라보며 걷는다..

 

 

미련이 남은 사람을 위해  소쇄원에도 들렀다..

 

 

조광조의 제자인 양산보가 벼슬을 멀리하고 이곳에 은거하여 성인지도와 음풍농월로 꿈같은 한세상을 지넸다는..

 

 

제월당 뒤에 낮은 굴뚝은 선비의 공부방이 너무 뜨거워 지는 것을 막기위한 장치였단다..

 

 

광풍각과 제월당..

광풍제월..맑은 바람과 비 개인 후 상쾌한 달빛 같은 인품을 이르는 말..

양산보 처사는 이곳에서 광풍제월 같은 인격을 도야하고 있었다는 말씀..

 

 

그렇게 어둠이 내리는 소쇄원을 걸어 나온다..

오늘 창평 삼지내 마을 - 죽녹원 - 관방제림 - 메타쉐콰이어 길 - 소쇄원에 이르는 걷기는 가을 빛과 데이트하기에는 최상의 코스다..

 

그대! 삶의 치열한 경쟁에 지치는 날..

오라..담양으로..

그리고 걸어라!! 무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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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에 갔다..

원래는 담양의 특산품 죽제품의 원료인 대나무 생산단지였으나..죽제품이 사양산업이 되어가던 시절..

오히려 관광지로 리모델링하여 성공한 케이스..

함평의 나비축제..진주의 유등축제..처럼 담양의 죽녹원은 성공한 지역 브랜드다..

 

 

죽림에 들어서니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웠더니...

천석고황의 병이 깨끗이 나았다는...

 

 

대숲에는 시도 있고..

성근 죽림에 달빛도 성글고..벌레소리도 성글다는..

 

 

대숲에는 낙서도 성글다..

소녀의 마음도 소년의 마음과 같은데..제 짝을 찾기가 어려운 건..눈높이 차이런가..

 

 

올커니...숙성된 커플은 대숲에서 적당히 붙어도 되겠다..

옛날에는 보리밭으로 갔지만, 담양에서는 당근 대숲으로 가야겠쥐..

 

 

그렇게 상념과 시시덕 거리며 대숲을 거닐다가..

 

 

황죽 단소라도 사려고 죽제품 가게에 들렀더니..대금만 있더라..

죽공예가 사양산업인것은 맞는갑다..

하지만..이 지역 특산의 기념품으로 더 보존 발전하면 좋을텐데..

 

 

그래서 다른 것으로 샀다..대잎 아이스크림..

서늘한 대나무의 기운이 뱃속을 찌른다..

 

 

 

대숲에 공생하는 것이 있다..

녹차나무..여기서 처음으로 녹차의 꽃을 본다..

 

 

이곳에 오죽도 있고..중국의 맹종죽도 있고..화살을 만든다는 시누대도 있다..

맹종죽..겨울에 눈속에서 죽순을캐어 어머님께 효도한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 사람 맹종의 이름을 따서 부른다는..

 

 

길은 1박2일 촬영장소 죽향마을로 이어진다...

거기 명옥헌이 잇다..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 나는 옥소리같은 애인이 사는 집은 아니터이고.. ㅎ

 

 

다른 곳에 있던 건물을 이곳에 복원한 것인데..연못엔 비단잉어가 그림처럼 노닐고..

분수는 옥구슬을 사방으로 뿜어 올린다..

 

 

시간이 지체되어 지름길로 동산을 가로지르니..다시 죽녹원 정자가 보이네..

 

 

아무리 급해도 운수대통길을 걸어야지..

오늘 대통밥에 대잎주..대통술..죽순회에다가 운수대통길을 걸으니

오늘 기분 대쪽 같이 겁나게 좋아 부러~~

 

 

죽록원앞 징검다리를 건너면 관방제림이다..

이제 걷기 모드로 진입한다..(계속)

 

 

담양걷기에 나섰다..창평 삼지내 마을..죽록원..관방제림..메타쉐콰이어 가로수 길..소쇄원..을 걸어보려고..

처음 도착지는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천리 삼지내 마을..

마을 입구 남극루에서 걸어들어간다..

 

 

슬로시티라는 표지가 보인다..

이 동네의 이름인 삼지내는 3개의 하천(월봉천과 운암천,유천)이 합류한다는데서 유래한다..

 

 

옛담이 그대로..

슬로시티인지 올드시티인지..

 

 

고재선 가옥에 들어갔더니..

춘옥이라는 편액이 눈에 들어온다..

椿은 참죽나무를 뜻하지만 아버지를 의미하기도 하니 춘옥이란 아버지가 거주하는 곳..즉 사랑채를 의미함이라..

 

 

이 지역은 창평 고씨의 터전이다..

 임진왜란 때 이곳에서 의병을 모아 거병하여 금산전투에서 중봉 조헌과 함께 전사한 고경명 장군의 고향이다..

아들 중 고인후는 아버지 고경명과 같이 순절..고종후는 진주성 싸움에서 전사..삼부자의 충절로 빛나는 고장..

 

 

아름다운 민박집 간판이다..

 

 

벽화같은 나무도 너무 멋지고..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엿공장을 발견..엿을 사서 엿치기도 해보고..

 

 

창평 쌀엿의 비법을 공개합니다..

 

 

2층 기와집도 있네..

동네에 슬레트지붕의 폐가도 보인다..

새마을 운동으로 초가지붕을 슬레트 지붕으로 교체하였으나..이제는 발암물질 석면이 함유되어 철거비가 엄청나 애물단지가 되었다는..

 

 

큰 교회당이 눈에 가득..

 

 

꽃이 아름다운다운 돌담..절묘한 조화아닌가..

 

 

 

마을을 나오다...갑을원이란 건물에 들렀다..

기둥의 주련에 끌려서..

 

春水滿四澤 (춘수만사택)

夏雲多奇峰 (하운다기봉)

秋月揚明輝 (추월양명휘)

冬嶺秀孤松 (동령수고송)

 

도연명의 사시(四時)라는 시다..

 

눈 녹은 봄물 못마다 가득하고

여름 구름 감도는 기묘한 봉우리들,

가을 달은 천지를 환히 빛추고

겨울 산엔 고고한 소나무 한그루!

 

 

멀리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친 너른 들이 창평이다..

추수가 끝난 논을 가로 질러 걷는 발길이 한가롭다...

 

 

 

점심식사는 담양으로 이동하여 죽록원 옆에 있는 식당에서..

대통밥에..대잎술에 죽순회를 곁들인다..밥을 다먹고 대잎술을 부어 마시니 대통술이 되네~

 

 

마치 고양이와 장닭이 부시덕 거리는 것처럼 요란하게 들뜬 취기로 죽녹원 걷기에 나선다..(계속)  

 

 

아들에게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렴,

사랑스런 눈을 가지고 싶으면
사람들의 좋은 점만 보렴,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에게 나누어주렴,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가지고 싶으면
하루에 한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네 머리를 쓰다듬게 하렴,

아름다운 자세를 가지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하렴,

사람들은 상처를 치료받아야 하고
낡은 것에서 새로워지고
병에서 회복되고
무지함에서 교화되며
고통에서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단다,
결코 어느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단다,

기억하렴,
만약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의 양손을 사용하면 됨을,

더 나이 들면 손이 두 개인 이유를 깨닫게 된단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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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에서 올라오는 길에 단성ic로 들어가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 예담촌 고가마을에 들렀다..

예담촌..옛담의 아름다움과 전통을 지켜가는 마을이라는 의미인지..

 

정말 담장과 기와 그리고 감이 잘 어울린다..

 

 

음..고추를 보니..고추장사가 생각나고..제비도 생각나네..ㅎ

 

 

정갈한 정씨 고가로 들어서니...

 

사양정사라는 현판이 힘차다..

공자의 고향 사수를 그리며 학문에 힘쓰는 집..1920년대 지어진 건물이란다..

 

 

선명당이라는 당호도 보이네..

남들을 감동시키는 일을 두고 '세상을 울린다'라고 표현하고, 그런 사람을 보고 잘 울리는 사람(善鳴者-선명자)이라한다. 


 

그래선지 우리가 집안으로 들어서자 멋진 음악이 울려 나온다..

선명당에서 음악을 듣는다는 것, 멋진 일이다..

 

 

예담촌 답게 아름다운 담장이 이어진다..

 

 

멋진 이 담장을 걸어들어가는 순간 몇백년의 타임머신을 타는 기분이다..

 

 

담쟁이도 단풍이 드니 창연하다..

 

 

옛날 옛적에 전쟁도 없고 돌림병도 없고 풍년이 들었던 해에 이 골목에 울려 퍼졌을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I hear babies cryin', I watch them grow
They'll learn much more than I'll ever know
And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예담촌을 나오는데, 부부가 지나가면 100년을 해로한다는 회화나무를 만났다..

혼자 지나가면 어찌되나..

참..소담한 마을이다..

마을 한켠 물레방아 옆 정자에 앉아 부침게를 시키고 막걸리를 마시다가

문득 노래 한곡 생각난다..

돌담 길 돌아서며 또 한번 보고..

 

 

순천만으로 갔다..

마침 축제기간으로 걷기 행사가 열리는 모양이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배를 타고 순천만을 도는 것도 좋을 텐데.. 

 

 

허여된 시간이 얼마되지 않아 시설된 나무데크를 따라 걸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입장하여 혼잡하기 시장보다 더하다..

테크 위에서 갈대를 굽어보니 갈대 속에 파묻혀 올려다보던 서천의 신성리 갈대밭과는 또다른 느낌.. 

 

 

갈대 밭 사이로 물길이 흐르고..

아니 물길 사이로 갈대가 자라고..ㅎ

 

 

뻘에는 짱뚱어가 보이고..

게도 보이고..

 

 

도둑게도 잇고, 말똥게도 있다는데..니 넘들은 어디 소속이냐? 관등성명을 대라!

 

 

저 데크를 따라가면 전망대를 올라가 순천만을 조망한단다..(아래 풍경)

 

 

그러나, 어제 별을 헤다 지찐 무릎이 아파 산길 계단 오르는 것을 사양하고

돌아나와 만 건너편 한절한 둑길을 따라 걷는다,,

 

 

이곳은 한적하다..여유롭게 시간이 되는대로 걷는다..

가을 빛을 따라 걷기에 좋은 곳이다..노래라도 흥얼 거리며...

사나이 우는 마음을 그 누가 알랴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의 순정

 

 

언젠가 다시 방문하여 순천만 일대를 걸어보리라..

배도 타고..전망대에서 일몰도 보고,,짱뚱어탕도 먹어보고..

 

 

 

 

 

 

순천(順天)..하늘의 뜻을 따른 곳 답게 자연 경관을 잘 관리하니..대한민국 생태수도라는 자부심을 가지는가 보다..

수도라는 자부심을 가진 곳이 몇군데 있다..

안동에 갔더니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수도라는 글귀가 눈에 많이 띄더라..

지방자치 시대..적절한 자신만의 장점을 살려 그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수도라는 자부심을 꽃 피우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순천!! 꽃처럼 피어나는 곳이다..

 

 

 

굴목재에서 지체하여 불이나게 낙안읍성으로 향한다..

오늘 4시 반에 읍성내 국악당에서 남도소리 공연이 있는데..늦었다..

방울소리..아니 차니까..발통 소리 요란하게..허벌나게 달려..도착하니..

 

 

공연은 막바지..다행이 우리 일행을 기다려준 바람에..

읍성 국악당 원장 송락 김양남..초은 김양숙..화호 김양미 3자매의 남도 흥타령을 들을 수 있었다..

 

창밖에 국화를 심고 국화 밑에 술을 빚어 놓으니
술 익자 국화 피자 벗님 오자 달이 돋네
아희야 거문고 청 쳐라 밤새도록 놀아보리라

아이고 데고~어허~ 성화가 낫네 에~.


청계수 맑은 물은 무엇을 그리 못잊어 울며 느끼며 흐르건만
무심타 청산이여 잡을 줄 제 모르고
구름은 산으로 돌고 청계만 도느냐

아이고 데고~어허~ 성화가 낫네 에~.

 

월명 사창 요적한데 옛사랑이 그리워 벽상에 걸린 오동
망인허여 내려놓고 봉국 황국을 시름 섞어 게서타니
나도 모르게 눈물만 흐르네.

아이고 데고~어허~ 성화가 낫네 에~.

 

천안 흥타령과 또다른 계면조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

3분 자매는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동초제 춘향가의 이수자..

 

 

이날 사회는 시인이자 칼럼리스트인 김기홍 선생이 맡았다..

넉넉한 입담과 함께 이어지는 남도소리 총출동..

진도아리랑이 빠질 수 없고..함께 일어나 장단을 맞추는데..

 

 

풍물패가 들어와 대동굿 한마당이 벌어진다..

 

 

남녀..노소..모두 어울려 한바탕 가을 꿈을 푸지게 꾼다..

 

 

그믐께라 달도 없는 초저녁..밤길에 좁은 성내건만..녹수식당 가는 길은 어디인지..

헤메다 서문 밖식당에 모여..아쉬운 뒤풀이..

서먹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건배 구호 가~족같이!!

이 한방에 웃느라 긴장해제..이제는 노는 일만..

진도아리랑이 오가고..주거니 받거니 수작(酬酌)과 가작(歌作)이 오가고..

나도 한마디..

"이 세상에 걸을 길이 얼마나 많은가

산이라면 넘어 주고 물은 따라 걸으리..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술첸 눈에도 꼬막은 보인다..벌교의 참꼬막 맛좀 보고..

그런데..누군가 말이 많다..하라는 노래는 않고..

여그가 낙안여~ 몽고여~~

왜 이르키 말이 많어~~~ㅎㅎ

 

 

따랗네,따랗어, 빳떼리가 따랗어..

더이상 놀다가는 힘빠져서 죽겠네..

 

진이 빠지도록 놀다가 식당을 나오는데 귀수(龜壽?)라는 글씨가 보인다..

거북 같이 장수하란 말씀..뭐 이렇게 살면 학처럼 오래 살것네..

 

 

어둔 성내에서 남문을 찾느라 이리 저리 헤메고..

 

 

아무리 찾아도 남문은 보이지 않고..

낙풍루만 보이네.. 즐거움이 가득한 루각..성이름은 즐겁고 평안하다는 낙안(樂安)이 아니던가..

 

 

남문 옆 도예 민박에서 여장을 풀었다..

뒷집 들마루에 모여 아끼던 로얄살루트 100 캐스크를 돌려 마시다..떨어지면 매실주로 돌리며..

그렇게 목청껏 하루를 마무리 한다..

 

그런데..앞집 숙소로 돌아오는 길..하늘에 웬 별이 그리 총총한지..별을 헤아리다..

그만 개골창에 꼴아 박았다는 거..

갈리레오와 동격이 되는 순간은 잠시..무릎에 피가 난다는 거..ㅜ.ㅜ

 

 

날이 밝았다..

생면부지에 만나 첫날밤부터 치루고 아침에 얼굴 보는 격이다..

하지만, 전에도 일면식이 있는 처지라 설래는 맘은 없고 그저 노을 처럼 반가움 뿐이라..

 

 

이젠 성안 사는 사람에게 보조금을 주나 보다..

성안 사는 것이 인기가 있단다..민박집 할머니도 그럭 저럭 살만한단다..

 

 

남문을 등지고 동헌을 향해 가는 길..

 

 

어느 민박집 아래 멋진 글 보시를 내걸었다..

물한잔 하시지요..선녀와 나무꾼이 산단다..담에 이집에 묵어야 겟다..

 

 

동문(쌍청루)에 올라 성벽길을 따라 서문으로 가는 도중에 멋진 장독대를 만낫다..

 

 

이 읍성은 세종때 수축되어 철종때 보수하였다는데..성벽의 나무만 보아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잇다..

 

 

피카소의 그림을 능가하는 나무와 성벽의 앙상불..

 

 

이곳 동헌의 사또는 9시가 되어야 등청한다..그래서 식전에 성벽만 돌았다..

 

 

이 평화로운 민속마을 이쁘게 잘가꾸고 문화도 길이 보전되기를..

 

 

 

도예집에서 돼지 인형 2개를사는데..펫말이 나를 웃긴다..

성질이 개같은 넘..새끼 땜시로..

그런데 사진을 거부해서 찍기 어렵네..

 

 

다시 녹수식당에서 시원한 된장국으로 해장을 하고..길을 떠난다..

남도소리에 푹 젖게 해준 낙안읍성..

삶이 건조해지는 날이 다시 돌아오마..푹 젖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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