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많은 대동강" 한 소절에 그녀(송가인)의 팬이 된 사람이 많다.

지금도 그녀를 상징하는 노래로 무대 첫곡으로 부른다.

많이 들으니 평양의 역사와 장소들이  궁금해진다.

 

가사에 등장하는 모란봉, 을밀대, 부벽루는 평양성의 북쪽(금수산) 북성 부근에 위치한다.

평양은 고구려 장수왕이 먼저 대성산성과 안학궁을 짓고 천도한 곳이다.

그러다가 100년후 양원왕 8년(552년)에 현 평양성 위치에 장안성을 짓기 시작해 아들인 평원왕 28년(586년)에 완공한다. 그리고 고구려와 운명을 같이한 수도였다. 

 

위 지도 을밀대 북쪽에 모란봉이 위치한다.

정상에 최승대라는 누각이 있다

 

을밀대는 북성의 장대로 평양성 전투시 지휘본부가 자리하는 곳이다.

높은 지대에서 성 전체를 내려다 보는 위치이다.

을밀대의 이름은 고구려 때 을밀선인이 수행하던 장소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을밀대 글씨는 19c 말 평양의 대표적 서예가 호정 노원상이 썼다.

 

을밀대 아래에 부벽루가 있다.

부벽루(浮碧樓) 이름은 대동강의 푸른 물결위에 떠있는듯한 누각이란 뜻이다.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더불어 조선 3대 누각으로 꼽혔단다.

이 누각을 모티브로 김시습이 금오신화 중 "취유부벽정기..취하여 부벽루에 노닐다라는 글을 썼다.

 

부벽루연회도..그림을 보면 좌측부터 모란봉, 을밀대가 보이고 부벽루와 대동강이 한눈에 조감된다. 

 

***

수심가는 무언가?

서도민요의 대표작이다. 

https://youtu.be/d7lm2y4cEBc

 

가사를 보면

약사몽혼으로 행유적이면 문전 석로가 반성사 로구나.
생각을 하니 님의 화용이 그리워 나 어이 할가나.

 

만약 꿈속의 제 영혼이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면 

당신 집 문앞의 돌길은 반쯤 모래가 되엇을 것입니다.

생각할수록 님의 얼굴이 그리워 나 어찌 할꺼나

 

조선중기 여류시인 이옥봉 작 "몽혼"의 귀절에서 따왔다

부벽루에서 평양기생이 이리 노래하면 고인들 애간장은 다 녹았으리라..ㅎ

 

***

한많은 대동강아, 변함없이 잘 있느냐

모란봉아, 을밀대야 네모양이 그립구나

...

대동강 부벽루야 변함없이 잘 있느냐

귀에 익은 수심가를 다시 한번 불러본다.

 

https://youtu.be/7GfY7af0w0I

 

 

 

노래에도 생명이 있다.

한많은 대동강.. 이노래는 환갑되는 해인 2019년에 그녀(송가인)에게 불려져 회춘하였다.

쉽게 잊혀질 수 없는 한이 이 노래를 다시 살려낸 것이라..

**

명곡이나 명작이 역사를 바꾼다..

 

흑인 노예문제로 고통받을 때 1852년 스토부인이 쓴 "엉클 톰의 오두막"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고,

그런 민심이 링컨을 통해 1865년 노예문제를 해결하게 했다.

 

1977년 영국 가수 데이빗 보위는 서베를린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베를린 장벽에 갔다가 키스하는 연인을 보았다..
거기서 영감을 얻어 히어로즈를 작곡했다..

이 노래를 10년간 줄창 부르다가 1987년 6월 5일 베를린 장벽 부근에서 공연시 이 노래를 불렀다.
동독 사람도 장벽 너머에서 같이 합창했다..동독 경찰이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그로 인해 동독에서 표현및 여행의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되었고..
그 샘물이 강물이 되어 드디어 1989년 11월 9일 바다에 이르렀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이다..

 

**

한많은 대동강도 아직 한을 풀지 못했다..

그래서 손녀뻘 가수의 입을 빌어 다시 태어났다..

그 한을 62년째 풀고 있으니 하늘이 무심하지 않으면 누구처럼 침묵만 하지는 않으리라..

기어코, 최소한 "남북한 이산가족 편지 자유왕래"라도 성사되기를..

 

" 편지 한장 전할 길이

  이다지도 없을소냐"

 

그녀가 이 귀절만 부르면 눈물이 난다..

 



송가인이 부르는 클래식급 트롯 베스트 3


1. 정말 좋았네  : https://tv.naver.com/v/13207000


불후의 명곡 주현미편에서 부른 정말 좋앗네는 오페라 아리아를 듣는 기분이었다..

트롯도 부르기에 따라 명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절창이다..


2. 한많은 대동강  : https://youtu.be/7GfY7af0w0I


그녀의 창법은 국악 베이스의 트롯창법이다..

그녀의 노래는 한 소절 리듬 속에 느리면서도 끝까지 엣지있게 마무리하고 다음 소절로 넘어가는 스타일이다..

골프 스윙으로 비유하면 백스윙은 천천히, 임팩은 힘있게, 팔로우는 끝까지 하는 부드럽고 간결하면서도 힘있는 스윙이다..

그래서 그녀가 부르는 트롯을 들으면서 클래식 가곡처럼 고급진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3. 영암아리랑 : https://tv.naver.com/v/9857110


"다아알이 뜨으은다"

그 한소절이 주는 느낌은 심연에서 두레박으로 길어올린 시원한 물을 마시는 기분이랄까?

그녀의 노래 상징인 "한과 흥"이 제대로 표현된 그야말로 불후의 명곡이 되었

이 한소절에 "베토벤의 월광, 드비시와 벨리니의 달빛, 오드리의 문리버, 클레이더만의 문탱고"를 모두 묻고 따블로 간다!!








송가인...그녀가 모교에서 상을 받는다..

20대 후배들 앞에서 축하공연을 하면서 '한많은 대동강'을 부른다..

그러면서 한마디 "조금 낯선 곡'이지만 잘 들어 달라고 한다..


전통트롯은 20대에게 낯선 곡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노래 처럼..


원래 부자지간, 모녀지간은 갈등 구조가 많다..

부모와 다르게, 독립하고자 하는 욕망이 성장이니까..

하지만, 손자와 할아버지는 서로 친해지기 쉬운 관계다..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기대보다는 사랑을 더 주기 때문이다..

그런 기대감없는 사랑에 손자는 할아버지의 기호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가끔 젊은 이들의 유행에 할아버지 시대의 유행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머리에 포마드바르고 동그란 안경쓰는 이광수, 김동인의 패션이 돌아오기도 하고, 바지단을 접는 60년대 패션이 돌아오기도 한다..


지금 20대들은 한많은 대동강 가사에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철조망이 가로 막혀", "썼다가 찢어버린" ..

이메일, 문자쓰는 시대에 썼다가 찢어버린 편지의 정서를 공감할리 없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냄새, 향수는 느낄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신곡은 뉴트롯이 될 수 밖에 없다..

뉴트롯은 뉴트로 트롯이다..

복고(Retro)를 새롭게(New) 만드는 노래...

즉 전통 트롯의 분위기에 새로운 정서를 담는다..


그러면 젊은이의 관심을 끌고, 실버세대의 정서를 장악하는 대박곡이 될 수있다..

그리고 뉴트롯의 아이콘으로 한획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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