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계룡산 갑사로 향햇다..

갑천을 지나 갑동을 거쳐 갑하산 옆 삽재를 넘어 창벽을 스치며 갑사가는 길은 한가롭기 그지없다.. 

 

 

설날 할인 없느냐고 한마디 하면서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니 다리건너 십이간지 돌탑에서 임진년의 상징 용에게 눈도장을 찍는다..

 

 

관찰로 속은 갈색 세상..

 

 

갑사는 백제 구이신왕때 창건되었다는 오랜 터전..

 

 

계룡갑사의 현판은 조선말기 충청 병마절도사 홍재희가 쓴 글씨..

그는 동학혁명당시 양호초토사로 조정의 군대를 지휘하여 출진하였으나 전봉준과 전주화약을 체결한 사람..

그뒤 명성황후 시해 사건인 을미사변때 훈련대장으로 광화문을 수비하다가 일본군 총탄에 전사한 사람이다..

 

 

갑사 강당의 주련..

갑생삼각법문개(甲生三角法門開)

세봉우리(수정봉) 아래 갑사를 창건하여 법문(法門)을 열었다..

 

 

 

임진년 설날..용의 눈빛이 형형하니 금년 운세 잘 풀릴 듯하다..

 

 

산사의 아름다움이 으뜸이라 갑사인가..

 

 

조선 선조때 만들어진 갑사 동종에는 지장보살이 있다..

 

 

절 구경을 끝내고 등산로로 접어든다..

뒤늦게 대한 추위가 닥쳤는데 대나무는 청청하다..

 

 

돌 몇개 얹힌 이끼낀 바위가 그대로 스투파라네..

 

 

여기가 갑사9곡 중 8곡 용문폭이다..

폭포라고 하기에 작고 수량도 적지만..용문이라는 말이 솔깃하다..

 

 

이젠 신흥암 천진보탑을 향해 오른다..

 

 

잠시 숨을 돌리고 오르자..임도와 만난다..

 

 

신흥암 산신각 뒤로 수정봉이 빛난다..

 

 

그리고 천진보탑이 보인다..

석가모니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다는 설화를 가진 기암..

 

 

1950년대 미군병사가 천진보탑이 방광하는 장면을 찍어 유명해진 신비의 바위..

 

 

천진보탑옆 소나무도 기품이 대단한 소나무다..

 

 

마치 용이 승천하듯..요동치는 듯한 기상..

 

 

 

하산 길은 임도를 따라 내원암을 거쳐 갑사로 향한다..

 

 

사천왕문에서 옆으로 오솔길로 좋다..

 

 

개울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

 

임진년 설날..

돌룡의 영접을 받고 두마리의 아름다운 용을 접견한 후 용문을 지나 천진보탑에 이르러 욱일 승천하는 용송을 보고 왔으니..

이런 행운으로 금년에도 행복이 누리에 가득하기를...

 

 

임도걷기에 나섰다..설연휴..더이상 망설이다가는 뱃살이 굳은 살이 되겟다..

충북 청원군 미원면 미동산 수목원..

 

 

입구에서 만나는 MTB도로 겸 임도 8KM.. 그곳을 걸어간다..

8부능선을 따라 S라인과 V라인 지데루 갖춘 임도가 숨어 있다..

 

 

금년 대한인 어제는 우수인양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햇살이 봄볕처럼 양양하고 바람도 잔다..

 

 

고라니 쉼터에서 따스한 물로 목을 적시고..

정상향해 600미터 오른다..

 

 

정상 쉽터에서 바라보는 능선은 푸른 연꽃이 겹겹이 에워싸고 있다..

 

 

따스한 햇살바라기 할양으로 누웟는데..끝없이 투명한 푸른 하늘에 마음이 물들다..

 

 

오늘 이곳 통째로 전세 낸것 처럼 정말 고요하다..

 

 

MTB 길이라해도 벼루길 까정 준비된 은밀하고도 정겨운 길에서 내 발들이 호강한다.. 

 

오늘 걸은 거리..임도 8KM + 정상 왕복 1.2KM = 9.2KM

 

 

이어 부근 옥화자연휴양림에 들렀다..

여기도 임도가 잇다..우선 맛보기로 작은 코스로 돌았는데..기대 밖의 만족..

 

 

 

조금 걸어 들어가니 심심산골 느낌이 강력하게 다가온다..

 

 

산림욕장에 한아름이 넘는 나무들이 내뿜는 수향에 잠시 단전을 가다듬고..

 

 

언제 다시 이곳을 주테마로 걸어야 겠다..

 

 

멋진 길을 만나면 즐겁다..

세상은 길로 이어진 소통의 마당..오늘  이 길로 세상과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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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부여 수북정에서 강경 황산대교까지..

 

 

금강은 지금 수술중이다..

코도 높이고..주름도 잡고..앞으로 붓기도 빠지고 상태가 좋아질 때 까지 시간이 걸리겟지..

서둘러 공사구간을 빠져나간다..

 

 

강..

예전에 고속도로, 물류, 소통의 장이었는데, 이젠 소통없는 토론의 주제로 전락했다..

 

 

 

그렇게 걸어 파진산을 지나며 백제의 마지막으로 수다를 떨어본다..

1) 당나라 군은 주력이 이 강을 통해 수군으로 부여를 공격햇을까, 육로군는 어느 방향으로 진군했을까

 - 유력설은 당군이 기벌포(기벌포, 현 장항제련소) 건너편 군산(당시 갯벌)에 최초로 상륙하였을 것으로 본다..

   군산의 오성산 전설에 의하면 부여로 가는 길을 묻는 당군에게 일부러 허위로 알려주어 순사하였다는 5성인의 설화가 전해온다..

   그뒤 당군은 금강을 따라 웅포, 강경, 석성(위 파진산 부근)을 통과한다..파진산이라는 지명도 백제의 진이 깨졌다는데서 유래한다..

   결국 기벌포도 함락되고 당군은 수군과 함께 금강 양안으로 진군하였다고 보아야 하리라..

파진산을  통과한 당군은 황산벌 싸움에서 신승한 신라군과 합류하는데, 신라군이 하루 늦었다는 이유로 신라 참군 김문영을 참수하려다 김유신의 반발로 그만 두엇다는 이야기는 역사책에 맡긴다..

2) 의자왕은 공주로 피신한뒤 왜 급히 항복했을까, 공주 성주에게 체포되어 자의반 타의반 항복했는가..

 

 

파진산을 지나니 나무테크 길이 시작된다..

예전 벼루길의 흔적을 보니 진작에 걸어보지 못한 아쉬움이 피어오른다..  

 

 

강은 그 많은 역사를 삼키고도 꿀먹은 벙어리다..

 

버스를 강경으로 돌려 법원부근 식당에서 젓갈백반을 들었다..

일제시대 삼남 제일의 상권을 자랑하던 이곳의 쇠퇴는 서비스의 몰락에서 실감한다..

어쨋거나 시장한 배는 젓갈이 재촉하는 밥에 만족했다..

 

 

오후엔 강경 옥녀봉에서 6키로 남짓한 거리에서 출발한다..

강엔 철새가 동동..

 

 

 

강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제행무상(諸行無常)..모든 형상은 일정함을 유지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변한다..

성주괴공(成住壞空) 생주이멸(生住異滅)..

생기고 머물다가 무너지고 사라진다..

태어나고 머물다가 변하고 소멸한다..

 

강길의 운명도 그와 같으니 누구를 욕하고 누구를 원망하랴..

 

 

멀리 옥녀봉이 보인다..

우리나라 산 이름 빈도 중 랭킹 3위 안에 드는 이 이름은 바가지 모양의 산모양을 따서 지은 것이다..

 

 

특이하게 옥녀봉 정상에는 큰 나무가 우산이나 양산처럼 서잇다..

 

 

옥녀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금강..

대붕이나 금시조의 착륙이라도 기다리는 공항 활주로 같은 모습이다..

 

강경포구..

한때는 금강의 하구 역할을 하면서 온갖 바다 배가 짐을 부리던 곳인데..

이제는 하구둑으로 막혀 불임의 강이 되었다..

언제 다시 배가 다니는 소통의 강으로 부활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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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 신채호 생가에 갔다..

대전 중구 어남동 도리미 마을..

 

단재...붉은 마음을 가슴에 품고 살았던 사람..

 

 

지금도 외진데..조선 말기엔 정말 심심산골이었으리..

산으로 둘러싸인 분통만한 이곳에 도리산 정기를 타고 났단다...

하여 세수할 때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니 그 기개 그대로 일생을 살았다..

 

 

단재가 8살까지 이곳에 살다가 부친 사망후 청원군으로 이사갔다.. 

생가에 예서로 쓴 단재의 시가 걸렸다...

 

人生四十太支離(인생사십태지리) : 인생 사십 년이 너무도 지리하여

貧病相隨暫不移(빈병상수잠불이) : 가난과 병 잠시도 날 떠나지 않는구나

最恨水窮山盡處(최한수궁산진처) : 한스러워라, 물 다하고 산 다한 곳

任情歌曲亦難爲(임정가곡역난위) : 내 마음대로 노래부르기도 어렵구나

 

- 백두산도중(白頭山途中 -

 

 

또 한쪽엔 "가을 밤에 읊다" (추야술회秋夜述懷)의 시가 행서로 써있다..

                                            
孤燈耿耿伴人愁   고등경경반인수   가물거리는 등불아래 근심만 가득하여
燒盡丹心不自由   소진단심부자유   일편단심 다 태워도 자유롭지 못함은
未得天戈回赫日   미득천과회혁일   하늘이 준 창으로도 밝은 해 되돌리지 못했으니
羞將禿筆畵靑丘   수장독필화청구   몽당붓으로 청구강산의 역사를 끄적임이 부끄럽구나
殊方十載霜侵鬢   수방십재상침빈   이역 땅 방랑십년 귀밑머리 서리내려
病枕三更月入樓   병침삼경월입루   병들어 누운 베갯머리 삼경의 달빛만 비쳐드네
莫說江東鱸膾美   막설강동노회미   말하지 말게나! 강동의 농어회 맛이 좋다고
如今無地繫漁舟   여금무지계어주   지금은 고깃배 맬 땅 한뼘도 없다네 

 

 

저 앞산이 도리산인가..

외가인 안동권씨의 터전에서 태어나 초년을 보냈다..

 

 

생가를 나오다 옆 임도로 접어 들었다..

응달의 눈길 오르막을 지나니 어쭈..제법 그듯한 임도가 전개된다..

 

 

생각지도 않게 진흙 속에서 진주알을 줏은 양 즐겁다..

 

 

단지 좀 짧은게 흠이다..

 

 

돌아오는 길에 언덕에서 바라보는 생가..양지바른 곳이다..

 

 

 

정류장 건너 동네 뒷길을 가서 걷기도 하고..

 

 

돌아오다가 무수마을 안동권씨 유회당을 방문한다..

부모를 생각하는 그 마음을 간직한다는 집.. 

 

 

정갈한 동네..소나무처럼 청청하다..

 

 

겨울엔 이런 담벼락이 해바라기 하기 좋은 곳이지..

 

 

겨울에도 붉은 것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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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걷기..태안 노을길이다...

 

 

졸다가 내린 곳..안면도 백사장 해수욕장..

흰모래 대신 하얀 눈이 가득..

 

 

해변길을 따라 걷는다..

 

이코스의 특징은 밀물때와 썰물때 코스가 달리 설정되었다는거..

 

 

밀물이 시작되어 갯바위길을 걷다가 이 구간에서 바닷물이 들어와 뒷팀은 웅덩이를 건너뛰다 바닷물에 신발이 젖었기도...

 

 

하지만 아직도 이쪽은 밀물 들어오기 멀었다..

물론 퇴로도 있으니 안전하고.. 그래서 S자 싸인을 보내나 보다..

 

 

조개..불가사리..생동하는 바닷가..

 

 

마음속 갈등은 바다에 새겨두고 그렇게 해변을 걷는다..

 

 

사구 지역을 지나면 기지포..

 

 

여기서 일단 식당에 들러 큰조개 칼국수로 점심요기..

 

 

다시 걷기..

오늘 코스:  백사장해수욕장 - 기지포 - 두여전망대 - 밧개 - 방포 - 꽃지 12km ..

너무 짧아 노을 시간 까지 여유를 피워야 된다고 엄포를 놓아 다시 백사장에서 재출발한다..

 

 

그 덕에 이번에 해송숲길로 걷는다.. 

 

 

다시온 기지포..

 

 

철지난 바닷가를 걷는다..

다행히 아직 망령은 안난 바다..

바람도 없이 포근하다..

 

 

이 사구지역에서 나무테크길로 걷고..

 

 

하얗게 햇살 부서지는 바다가에 하얗게 내려 앉은 백설..눈이 시리다..

 

 

창정교에서 두여 전망대로 이르는 길..

하늘과 바다와 눈의 조화..

 

 

그 하얀 속살을 살그머니 밟으며 걷는 기분이란..

 

 

갯길에는 조개 부서지는 소리가 가득하다..

 

 

조개들의 옛이야기는 사라지고..

 

 

 

 

어느 연인이 그리고 갔을까? 눈에는 조개깍지가 씌였네...

오래 오래 행복하기를...

 

 

밧개에서 방포해변으로  간다..만작의 활시위 같은 해변을 따라...

 

 

방포 전망대로 오르면..

 

 

쪽빛 푸른 바다..

 

 

그대들 행복하신가?

 

 

방포를 지나고..

 

 

이름도 특이한 두에기 해변를 지나면 산길로 접어들고..

 

 

 

 꽃지 앞 할미 할애비 섬이 보이고..그새 썰물이 시작되어..

모세의 허락을 받았는지 바다를 가른다..

 

 

5시무렵 해도 적당히 기울어 노을 길의 아름다움이 시작된다..

 

 

 

 

 

 

 

새해도 별수 없이 바다로 들어간다는 평범한 진리..

하지만 해가 져도  외롭지 않다..

왜냐하면 내일 다시 떠오르리라는 단순한 명제 외에도...

 

 

돌아서면 미소르 맞아주는 둥근 달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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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에 걷기에 나선다..

눈이 탐스럽게 내린다..

 

 

눈길을 걸으며 옛일을 생각한다던 유행가 가사만 입에 맴돌뿐..

머리 속도 순백의 눈밭이다..

 

 

밝은 길을 가는 자를 위하여는  그 길에 드리운 그림자를 짊어지고 가는 자가 필요하다는데..

눈이 모든 것을 순백으로 덮어 그림자는 없엤으되, 인간으로 하여금 흑백의 분별을 없애지는 못하는구나..

 

 

홀연히 한풍이 몰아치니..여기가 소백산인지..태백산인지..

 

 

발의 노고로 손이 녹고 가슴이 더워진다는 이치..

 

 

정초에 서설을 맞으며 걷는 길..

부디 금년에도 밝고 행복한 기운이 누리에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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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지니 아침 강길 걷기도 빼먹기 일수다..

이 몸의 주재가 누구냐에 관하여는 오랜 세월 논쟁이 있었지만..

잠시만 방심하면 노예처럼..돼지처럼 살게 되는 요즘이다..

 

 

아침부터 요란을 떨어 몸에게 군기를 잡고..핑계거리만 있으면 꽁무니 빼려는 정신도 다그친 연후에야.. 

산길 걷기에 나선다..

 

 

올해 처음 보는 고드름..그로 인해 하늘은 더욱 푸르다...

 

 

응달에 쌓인 눈을 밟으며 자신을 칭찬한다..

마음이란 어린아이 같아서 어르고 달래야 하나보다.. 

 

 

사철 푸르름을 간직하고 사는 존재도..계절따라 멋지게 변용하는 존재도 모두 옳다..

 

 

내려오는 길...간이 식당에서 양미리와 만났다..

연탄물 위에 오글 오글 익으며 추억을 이야기한다..

그옛날 한풍을 막아주는 햇볕 가득한 담벼락 앞에서 들려주던 맛있는 이야기 잊었느냐고..

문득..과거로의 백일몽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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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길 걷기에 나섰다..

KTX에서 설핏 잠들었다가 설국에 다녀온 꿈을 꾸었나 보다..

눈길을 엉금 엉금 기어서 역에 도착한 꿈을...

 

 

부산역에서 지하철로 1시간걸려 장산역에 하차..

기장가는 180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소식이 없어 주변에 물어보니 그런 버스는 안다닌다나..

소개 책자의 정보는 잘못되었나 보다..

택시타고 1만원을 투자하여 죽성리 황학대에 도착..

오늘 걷기 시작..

 

 

황학대는 고산 윤선도가 7년간 유배살던 곳이다..

황학대에 올라 고인이 보던 바다를 느껴본다..

 

 

오늘의 코스는 기장읍 죽성리 황학대 - 월전리- 대변항- 연화리- 오랑대- 수산과학관- 해동 용궁사 - 공수리 - 송정해수욕장에

이르는 14KM..

 

 

자유...

내가 부산 갈맷길을 찾는 이유..툭터진 공간에서 느끼는 자유,,해방감..

 

 

믿음, 소망, 사랑 가운데  그중의 제일이 사랑이듯이

자유, 정의, 진리 가운데  그중에 제일은 자유다..

 

 

설국의 꿈이 여기서는 푸른 남국의 꿈으로 변환된다..

나는 지금 여기를 꿈꾸고 있는가?

 

 

굴껍데기처럼 단단히 감싸고 나온 길..

양양한 햇살이 몽롱한 바다빛깔로 유혹하며 나를 벗게 만든다..

 

 

하지만, 가끔은 찬바람이 불어와 정신을 들게하고..

돌아보는 현실은 아스팔트길이다..

이 포장길은 황학대에서 오랑대까지 쭉이어진다는 현실을 감내해야한다..

 

 

그런데, 월전리를 지나자 순복이가 주인의 부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를 앞서 가며 길을 인도한다..

저 바다에서 불어오는 자유의 향기가 가출을 유혹하였으리..

한참을 따라오던 순복이 떼어놓느라 고생..

 

 

대변항에서 풍기는 오징어 냄새에 평정심을 잃고 한마리 매수..

녹신한 살맛에 입안 풍기는 은근한 그 냄새..좋다..

 

 

점심은 대변항 짚불 곰장어 구이..

주인에게 물엇다..

왜 기장에 와서는 짚불 곰장어를 먹으라 하는지..

못살던 시절..싸구려 곰장어를 흔한 짚불에 구워먹던 싼티의 향수아니던지..

모습이 흉칙하다고 동행은 한점 먹고 멸치찌게를 시켜버리고..

나는 혼자 2인분을 해결하느라  배가 두둑..

맛있다..얼릉 불소주 1잔 반주 삼아..오찬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연화리로 가면서 갈매기 희롱하며 룰루라라 걷는다...

뭐 갈매기가 나를 희롱하는지도 모르지만..

 

 

 

속도를 늦추면 아름다운 세상을 그저 지나치지 않고 좀더 바라볼 수있다..

세상을 들여다 보는 것은 바쁜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변항에서 연화리 가는 길도 계속 아스팔트 찻길..

군부대 옆 길로 들어 갔다가 나오는 길을 못찾고 철조망을 넘다가 사타구니가 걸려 고생.. 

 

 

연화리 포구 애기등대가 이쁘다..

부산의 해안은 노다지다..포구에.. 횟집에..

 

 

드디어 찻길에서 벗어나는 길로 접어든다..

자유는 너저분과 혼돈을 동반자로 하는지...해안도 널린 쓰레기로 몸살이다.. 

 

 

오랑대..

선비 5명이 풍광에 취해 음주가무를 즐겼다던가..

 

 

오랑대 옆으로 길다운 길이 전개된다..

 

 

백수 갑장..갈대들이 반겨주는 해변길..

속도를 늦추고(Slow down), 음미하고(Taste), 관찰하고(Observe), 깊이 생각하라(Ponder)..

이 해변에서 나는 STOP이다..

 

 

길은 수산과학원 옆길로 이어진다..그 길 끝에 용궁사가 보인다.

 

해동 용궁사가 보인다..

중턱에 해수관음이 동해를 관조하고..

 

 

용궁사에서 만나는 동승..원만구족..

 

 

축원대로 모두들

날마다 좋은 날이 되기를 바라오..

 

 

용궁단...

여기가 용궁 입구인가 보다..

 

 

용궁사에서 바다쪽으로 시랑대로 가라고 하는데..길은 보이지 않고..

그저 다시 산길로 접어 들어 공수포로 넘어간다...

 

 

기우는 햇살에 길은 보석처럼 빛난다..

 

 

멋진 갈대 숲길도 만나니.. 오늘 길 중에 가장 고요하고 편안한 곳이라..

의자를 펼치고..잠시 따스한 차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본다..

 

 

공수포를 돌아서면 죽도공원과 송정해수욕장이 기다리고..

오늘 걷기는 막바지..

 

 

삼포길의 끝자락에서 만났던 송정을 오늘 다시 만났다..

송정 갈매기는 여전히 즐겁다..새우깡 하나에 춤추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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