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걷기에 나섰다..

금산 십이폭포 작년부터 벼르다가 오늘에야 나섰다..

일기예보에는 국지성 호우..비맞을 각오하고 나섯다..물오른 폭포가 보고 싶기에..

 

 

금산군 남이면 흑암리 모치마을..

차를 세울 즈음엔 햇빛이 쨍쨍..일기 예보만 믿다간 집에서 구들장 지고 누워 기상청 묙만 바가지로 했겠다..

 

 

구여운 징검다리를 건너고..

징검다리에서 만난 긴머리 소녀의 추억도 없건만 징검다리만 보면 이리 좋은지..

 

 

눈먼 아이처럼 귀먼 아이처럼  조심 조심 징검다리 건너던..

요즘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로 제법 물이 올랐다..

물이 오르는 것은 봄만이 아닌가 보다..

 

 

도라지도 물이 오르고..

 

 

길에도 물이 올라 잠겼다..

얼마나 좋은지 덮석 발부터 집어 넣고 부빈다..

 

 

깨소금 쏟아 질듯한 오늘..

깨꽃이 새초롬하니 깨송이도 영글어 간다..

 

 

돌담으로 둘러친 옥수수밭을 지나고..

요즘 대학 찰옥수수로 하모니카를 불면 끝내주는 시절이지..

 

 

길도 제법이다..

물고랑을 옆에 두고 장광설을 들으며 가는 길이 곰배령 못지 않네..

 

 

아늑한 오솔길은 하늘재도 시샘하고..

 

 

슬슬 끼가 발동한다..

계곡으로 덤성 덤성 들어가 애무하듯 살곰 살곰 요리 조리 발을 골라 디디며 물길을 거슬러 오른다..

한마리 연어처럼..

 

 

바위로 흐르는 물은 명경 위에 흐르는 듯 맑기 그지없다..

 

 

맑으면 고요해지고 고요해지면 밝아진다고 했던가..

맑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마음이 밝아지는 이치는 아이같은 마음이 되어 잡념이 사라지니 마음이 명경처럼 가라앉아 그런것인지..

 

 

깊은 곳을 피해 가장자리로 걸어간다..

양 극단을 두두리면 중간이 드러나고 핵심에 접근한다고 한 분이 공자였던가..

 

 

그야말로 수선(水仙)놀음이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얼마를 걸었는지도 모른다..

과연 시간은 상대적이다..몰입한 시간은 능소 능대하니까..

 

 

저멀리 목포가 보인다..

숲 사이로 어른 거리는 흰 폭포는 광한루 건너편에서 그네타는 춘향이의 뷹은 치마보다 유혹적이리라..

 

 

용문폭포를 향해 도약하는 잉어의 심정으로 폭포에 다가간다..

 

 

포말이 진주보다 수정보다 더 아름답고 찬란하다..

 

 

멀리서 보는 이과수나 나이야가라보다..

가까이서 즐기며 희롱하는 이 작은 폭포가 사랑스럽다..

 

 

뒤 따라 오는 저 처자도 물 올랐다..

물에 넋이 나가 나르시스처럼 한참이나 쳐다본다..

 

 

요리 조리해서 폭포 밑으로 접근한다..

아담하면서 복근이 탄탄하고 가슴에 볼륨이 선명한 아름다운..내 스타일이다.. 

 

 

폭포 옆에 앉아 큰소리로 인사를 나눈다..

Hi !

시원한 물보라를 날려 물싸움을 걸어오네...엉 한번 놀아보자구?

 

 

이 이쁜 폭포는 요즘 트랜드를 따라서 피어싱도 하고 문신도 새겼네..

낙하(落河)..

이태백이 아니라도 여기에 서면 은하수가 떨어지는 것 같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疑是銀河落九天 (의시은하락구천)..  저 하늘 깊은 곳에서 은하수 쏟아지듯!

 

 

잠시동안 폭포와 합일되는 무쟁삼매를 느껴본다..

 

 

풍패(風佩)..바람을 두른 것 같다..

 

 

 

과연 시원한 바람이 냉기를 실어온다..

 

 

물길 걷는 재미..걸어 본 사람만이 알지..

 

 

 

운옥(雲玉)..폭포의 포말이 마치 옥과 같다..

 

 

 

운옥을 느껴보는 시간...

 

 

정과 동..고요와 소요..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함께한다..

 

 

와룡(渦龍)...소용돌이 치는용의 비상과 같다..

 

 

 

 

 

다시 등산로로 올라서 걷는다..

오붓한 이 길을 아껴서 걷는다..

 

 

모두들 그런 아끼는 마음을 모아 탑을 만들어 간다..

 

 

이 많은 표지들은 이곳이 명소임을 증명한다..

 

 

 

이곳에 앉아 오늘 계곡놀이를 마무리한다..

유난히 비가 많은 올해 계곡과 폭포는 제대로 필 받았다..

 

 

단, 계곡 걷기에는 복병이 있다..

내려오는 길에 뇌진탕으로 쓰러진 등산객을 운반하는 119대원을 만났다

미끄러져 다치지 않도록 안전..안전을 기해야한다..

 

 

다시 입구 도라지 밭에 내려왓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를 흥얼거리면서 문득 물이 오른 나를 느낀다...

 

 

부산시청의 갈맷길 담당자 이정임씨가 내 불러그에 소개된 갈맷길 후기을 보았단다..

앞으로 갈맷길 이용 편의를 위해 갈맷길 코스 안내책자와 지도를 보내주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자기 업무에 열의를 가진 분이 걷기 마인드와 관광마인드를 발휘하여준다면 우리나라 레저,관광분야의 미래는 밝아질것이다..

감사드립니다...

 

 

진안 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운일암 반일암이다..전북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주양리에 걸친 계곡..

예전엔 깍아지른 절벽에 오가는 것은 구름밖에 없다하여 운일암(雲日岩)이요, 햇빛은 반나절 밖에 볼수 없다하여 반일암(半日岩)이라 불리워 졌다는 곳..

이제는 차길 뚫리고 여름 피서차량이 몰리니 매표소를 설치하고 1인당 28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다만 한번 내면 그날은 다시 들어 갈 수 있다..

 

전주산장식당 부근에 차를 세우고 무지개다리를 건너 강변길을 걷는다..

명도봉에 오르는 등산길이 있지만 나는 무시하고 그냥 내쳐 걷는다..

 

 

정비 되지 않은 길이 자연스러운 것..

 

 

나무 사이로 보이는 계곡 풍경이 시네마스코프다..

 

 

얼마 가지않아 길은 잡초에 묻힌 등산로 입구에서 끝난다..

이길이 닭밭골 산림욕장으로 오솔길이 이어지면 좋은 코스가 될터인데...

 

 

이젠 거꾸로 계류를 따라 올라간다...

 

 

태풍 무이파가 불어 계곡물이 불면 위험하다는 안내방송이 울러퍼지고..

비는 오지 않고 바람만 불어주니 시원하게 강물과 데이트...

 

 

잠시 바위에 걸터 앉아 베낭과 마음을 내려놓는다..

흐르는 강물처럼

마음도 흘려 보낸다..

 

 

멋진 정자가 있다..

절경에 어울리는 경관을 보고 아니 가볼수 없다..

 

 

도덕정..이름이 너무 안이한가 싶은데..

다시 생각해보니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였으니 물을 바라고 보고 도를 생각치 않을 수 없겠다..

 

 

역시 계류는 범상치 않다..

천류불식(川流不息)..계류는 쉼없이 흐른다..

 

 

차를 돌려 칠은교를 건너 샬롬수양관 부근에서 걷기 시작한다..

 

 

칠은이골 임도를 잠시 맛만보고 돌아선다..

 

 

심상치 않은 물빛만으로 길의 수준을 알겠다..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와룡암이라는 지명에 끌려 들어갔다..

유비와 같은 나이에 비육지탄의 동병상련을 겪어보았기에..

삼고초려가 아니어도..와룡이 주는 잠재가치는 항상 사람을 홀리는 기운이 있다..

 

 

와룡암..

이 건물이 서있는 바위의 형상이 와룡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

효종 때 사람 김중정이 지어 공부와 수양을 닦던 곳..

 

 

기정..원래 와룡암 동쪽에 기정과 긍구당을 세웠단다..

와룡암, 기정,궁구당편액이 모두 한 건물에 있으니 일부 건물은 멸실되었나보다..

 

 기정의 전서체..

 

 

긍구당의 전서체..

 

 

 

 

멀리서 보니 용트림하는 형세에 물살도 빠르다..

빠른 물살을 보고 촌음을 아껴 성리를 궁구하였겠지..

 

 

아름다운 강풍경..물놀이하는 하동들이 있어 더욱 본연의 모습이 된듯하다..

 

 

주신교아래 강길이 마음을 끌어 걷기 시작한다..

 

 

 

목적도 없이 마실나온 기분으로 시원한 바람을 벗삼아 걷는데..깨꽃이 한창이다..

 

 

 

이꽃 저꽃해도 내 마음에 피는 꽃만 하겠느냐..

 

 

강태공과 물놀이 꼬마의 앙상블..여름이 무르 익어간다...

 

 

주신교-성암교를 거쳐 한바퀴 돈다는 것이 금평마을에서 길을 놓치고 논두렁길과 평균대 같은 콘크리트 길을 걸어 겨우 겨우 포장길로 나왔다...

 

 

사루비아와 옥수수..소와 닭 사이 같은데..제법 어울리는 길을 돌면..다시 와룡암이다..

 

 

와룡암에 삼고초려하면 누운 용이 일어나려나..

 

 

태풍의 척후대가 불어닥치니 벼가 파도처럼 일렁인다..

와룡은 논에 있다..

공장에도 있고 대학에도 있고..도처에 있다..

와룡의 마음이 되어 오늘 걷기를 마친다.. 

 

 

진안 운장산 갈거계곡으로 갔다..

금산에서 진악산 보석사 입구를 지나 진안 운장산에 이르는 길은 드라이브하기도 좋은 한적하고 여유로운 길이 이어진다..

자연휴양림 매표소에 도착..걷기 시작한다..

 

 

산책로로 접어들면서 만나는 보를 건너고..

 

 

다람쥐가 나와서 인사하네..

떡받아 먹는 석굴암 다람쥐처럼 과자라도 기대하는지..

 

 

호젓한 흙길이 시작 되니 절반은 성공이다...

 

 

물은 어찌나 맑은지..

아쿠아슈즈를 신었으니 무얼 망설이랴~ 그냥 철벅 철벅...

 

이 임도길은 계곡을 따라 북두봉까지 7km 이어진다...

무주 구천동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긴 계곡이 숨어있다니 숨겨진 진주라도 발견한 기분이다..

 

 

드디어 땀이 살짝 밸정도가 되어 물가에 잠시 쉬면서 계곡물을 따라 이리 저리 걸어본다..

 

 

옥수수를 꺼내먹고 오이도 먹고 쉬다가.. 다시 걷고.. 뭐 오늘은 돌파할 목표가 없으니 그저 놀멍 쉬멍 먹멍 걷기..

 

 

신혼부부가 좋아하는 곤충.. 잠자리..

벌써 가을을 대비하러 나왔는지..

 

 

 목 좋은 물가를 만나..아예 퍼질러 앉아 지대루 판을 벌리고..닭강정에 참외에..우걱 우걱..

 

 

이제 길은 포장길에 오르막..

평소같으면 걸슬릴텐데 오늘은 뭐 넉넉히 참아진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이름 모를 꽃도 지나고..

 

또 물가로 수시로 내려간다..

인적없는 계류는 시원하고 은밀한 유혹이 잇다..

 

계류를 따라 아래로 위로 오르락 내리락하니 더위는 생각 밖이다..

  

 

북두봉도 생각 밖이다..그냥 여기를 종점으로 선언하고 자리를 깔고 떡하니 누워 떡하나 입에 물고 하늘을 본다..

누워서 떡먹기..

 

 

언제 자유에 대해 고맙다고 해본적 있나?

스스로 창출한 자유에 대하여 스스로 말한다.."고마워!!"

 

 

도로 내려오는 길..

앞 산이 가로막고 뒷 숲이 붙잡으며 가지말란다..

 

 

 

 이런 미련을 게곡물에 푹 담기로 햇다..

물안경까정 끼고 잠수..

미련을 물에 흘려보내고 청신한 마음만 남아 금년 여름을 보내겟쥐..

  

 

마무리는 마전의 둥구나무 추어탕집에서..

미꾸리 튀김에 인삼생막걸리라..

 제법 그럴듯하게 오르는 행복한 취기를 데리고 귀가한다...

  

<길 평>

코스- 운장산 자연휴양림 매표소- 산책로-산림휴양관-구봉교-북두봉

총평 - 여름 계곡 즐기기로는 A급,  걷기 코스로는 길 구성(특히 포장길) 등으로 약간 감점 요인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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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2일째 영덕 블루로드 B코스 해파랑길을 걸으러 나섰다..

청송에서 영덕까지 한시간 남짓..

해맞이 공원에 도착..해당화가 이쁜 미소 반겨준다..

 

 

이곳 계단을 내려가면서 시작한 길..

 

 

정석대로 오솔길도 지나고..

 

 

대탄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바다와 발을 나란히하고 간다..

 

 

해변 벼랑길이 수시로 등장..

이런 길은 업다운이 심해서 무릎이 션찮은 나에게는 좀 부담스러운 길이긴하다..

 

 

하지만 틈틈히 바다의 몽돌과 놀고..

 

 

바닷물에 발 담구는 재미를 어이 놓치랴..

 

 

이렇게 바다를 보고가는 길이라 Blue Road라 작명하였겟지..

 

 

이길의 아이템은 왕년에 공비침투를 막기위한 철망을 치고 해안초소에 군인들이 경계를 서던 지역이라..곳곳에 초소가 보인다..

이제는 간첩이 배가 아닌 비행기로 침투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해안초소 경계지역은 모두 해제되어 이렇게 걷기 코스로 재탄생하였다..

 

 

길에 고양이 한마이 귀여운 멘트로 날리고 잇네..

 

 

원추리는 해병대인가 보다..

산에도 해변에도 안보이는데가 없네..

 

 

이런 험상궂은 길도 제법된다..

바람이 불고 피도가 치면 이길은 폐쇄될 밖에..

 

 

석리마을엔 개들도 해수욕을 즐기네..

석리마을에 당도하여 길안내 책자에 쓰인 석동횟집을 찾았더니 장사를 안한단다..

책자에 소개된 식당이면 책임감을 가지고 영업을 해야하는것 아닌가..

점심을 그곳에서 먹으려고 경장으로 나선길인데 난감하다..

석리마을 정자에 앉아 간식거리 전부 모아 점심을 때우고..시원한 바람맞으며 오수를 즐겨본다..

 

 

우리나라 지자체가 관광마인드는 아직도 별로인데..

가로등 상징 마인드는 제법들이다..여기는 대게를 상징으로 쓰고 있다..

 

 

석리에서 바위길을 넘어 경정3리로 접어들었더니 해변가에 간이텐트 가게가 있다..

물어보니 다행히 먹거리가 잇단다..

놇래미회를 안주로 영해생막거리를 음미하고..컵라면으로 마무리...

 

 

 

이 가게 주인이 수시로 작살들고 바다물에 들어가 고기를 잡는단다..

 

 

해변길을 지나고..

 

 

경정해수욕장을 지난다...

이런 해변을 지날 땐 당근 맨발로 바닷물과 찐하게 만난다..

 

 

영덕의 엠블렘이 사랑의 미소를 짓게하고..

 

 

영덕대게의 원조 마을에 도착..기념공원도 있다..

 

 

다시 오르락 내리락 허위 허위 걸어 초소를 수도 없이 지난다..

 

 

죽도산 전망대가 보이는 해변에 당도하였다..

파도가 시원스레 오르락 내리락..

 

 

파도와 시시덕 거리며 맨발로 걷는 해변에서 지나온 도정의 피로가 모두 씻겨 나가는듯..

 

 

귀여운 전망대를 희롱하며 쉰다..

우리는 축산항에서 걷기를 마치고..콜 택시를 불러(1만2천원) 차를 세워둔 해맞이 공원으로 돌아간다..

오늘 좋은 추억을 담은 시간이엇다..

 

<길 평>

걷기 코스: 해맞이공원- 대탄해수욕장-오보해수욕장-석리-경정리 대게마을-죽도산유원지 : 총 13Km

총평 : 길의 구성, 스토리텔링, 안내표지, 안내책자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다만, 업다운 난이도 있음..총평은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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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청송에 가기로하고 검색하다가 우연히 청송에서 영월에 이르는 도보길을 외씨버선길이란 이름으로 개설하는데, 청송구간이 일부 개설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러나 지도나 코스소개 등 정보가 너무 부족하더라..

청송읍내 객사 운봉관에서 시작된다.. 

 

 

운봉관의 편액..

 

 

 

그 앞에 찬경루라는 정자가 있다..

원래 세종때 왕후 소헌왕후 심씨의 본향인 이곳에 정자를 짓고, 황후의 아들 안평대군이 송백강릉이라는 편액을 써서 걸았단다..

송백강릉이면 송백의 언덕 쯤 되나 외가에 대한 칭송이리라..

하지만, 안평대군의 글씨는 불타고  18c 한철유라는 분이 다시 쓴 것이란다..

 

 

그런데 외씨버선길은 차도를 따라  가도록 되어 있어 차도 구간은 생략하고..

우리는 송소고택에 차를 주차하고 거꾸러 이 입구까지 올라왔다..

다시 출발한다..   

 

이길을 내려가면 바로 송소고택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 청송심씨의 본향이라는 비석을 만난다..

소헌왕후(昭憲王后, 세종의 비)를 비롯해 인순왕후(仁順, 명종의 비)과 단의왕후(端懿, 경종의 비)를 배출한 왕후의 본향이다.

 

 

고택으로 가는 마을 길..

도라지 꽃이 쪽빛보다 더 푸르다..

 

 

꽃속에 바라보는 마을 풍경은 어릴 적 추억을 부른다..

 

 

양반 마을답게 배롱나무가 붉음을 자랑하고..

 

 

붉은 접시꽃도 덕천마을을 사랑하는 듯...

 

 

 

좌측이 송소고택이고..우측이  송정고택..

경주 최부자와 쌍벽을 이루던 영남의 만석꾼 청송 심부자의 9대손이 1880년 경에 조상의 본향에 99칸의 저택을 지어 다시 들어왔다.. 

이곳에서는 고택스테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잇다..

 

 

고즈녁하게 하루밤을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이번엔 걷기 후 목욕등을 고려해 팬션에 숙소를 잡았다..

이 고택을 돌아본 소감..어째 문자향이 나지 않는다..

 

 

여기는 초전댁..순조때 지어진 건물..

 

 

이집에서는 묵향을 맡아본다..

무괴아심..부끄럼 없는 내마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기를 바라는 윤동주의 시도 그 연원을 따지면 이런 성리학의 심학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을까?

 

 

萬事從寬 其福自厚(만사종관 기복자후)

모든 일에 너그러움을 좇으면 그 복이 저절로 두터워진다.

 

동네에 마을터비가 있다..그중 맘을 잡는 글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여 누구나 작은 실수와 오해는 언제나 있을 수 있으니 반성하여 용서를 구하고 이해하며 양보하여 서로간에 불편해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 살아갈 것이다.."

 

 

훈훈한 마음으로 걷는데 몸은 차길에서 불안스레 걷는다..

 

 

청송은 사과와 고추 상징이 많다..

 

 

다리에도 한쪽에 돌사과 다른쪽엔 돌고추..

 

 

낙동강 지류 용전천에도 강오리는 한가롭다..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뚝길을 따라 걷는데..사람이 다니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다..

 

정돈 되지 않은 들길에 개망초가 한자리 차지하였네..언젠가는 너희들에 천국이 되리니..

 

둑길에서 중평교를 건너면 중평 솔밭이다..

다리를 다 건널무렵 갑자기 소나기가 들이친다...울고 싶은데 빰때려 주는 격으로 정자에서 비그치기 기다리는 사이 모두들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

 

 

정자에서 다시 용전천을 따라 강뚝을 걷는다..

땡볕에는 덥기 그지없어 구름과 바람을 반갑게 기다린다..

 

 

여기기 징검다리..

 

 

징검다리는 언제나 보아도 반갑고 정이 간다..

이참에 강물에 들어가 흐르는 물과 스킨쉽도 나누고..

 

 

흘러가는 그 무엇을 바라보기도 하고...

 

징검다리를 거너면 좌측 뚝길로 한참 이어져 한지 체험장까지 가는데..

우리는 귀가 일정상 여기서 종료한다..

 

외씨 버선길 청송구간..의도도 좋고 고택등 스토리텔릴 소재도 풍부하나 길의 구성은 더 연구하여야 한다..

막연히 차도구간을 걷기 코스로 집어넣는 것은  개선할 여지가 있다..또한 표지도 걷는 사람 입장에서 정비할 필요가 잇다..

이런 점이 보충되면 좋은 걷기 코스가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B급이다..

 

 

점심은 징검 다리 부근 한우 집에서 갈비살과 청송의 특산 사과로 만든 18도 짜리 막걸리를 마셨다..

25도 짜리 사과 소주도 잇더만..

이렇게 청송 걷기는 행복한 마음으로 마무리 한다..

 

 

 

 

다음날 아침 일찍 주산지로 향했다..

이 호수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인해 인상이 깊었던 곳.. 

 

 

영화속를 상상하던 모습보다는 작고 아담한 시골호수..

 

 

 

그런데, 물빛이 장난이 아니다..

 

 

아름다운 물빛에 반해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물과 밖의 경계를 구분짓지 못하는 그 모습이 그대로 그림이다..

 

 

때론 실제보다 허상이 진실해 보이기도 하는 것은 인간사와 닮았다..

 

 

물속에 잉어는 알겠지..

 

 

어떤 땐 그림자가 새로운 모습도 창출하고 연상시킨다.. 

 

 

적막을 깨는 새소리에 놀라 호수는 파르르 떤다..

 

 

조선 숙종-경종 연간에 만들어 졌다..

오랜 세월의 숙연이 쌓여져 호수는 묵연한 모습이다..

1km 남짓 아침 산보로 걷기는 그만인데..

단지 화장실이 너무 가깝고 날파리가 너무 많은 것이 흠이다.. 

 

 

언젠가부터 여름휴가 장소를 걷기 좋은 곳으로 물색해왓다..

평소 멀어서 가기 힘든 곳을 골라 2박 3일 동안 액기스를 취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번에도 신중하게 물색한 끝에 청송,영덕을 골랐다..

대전에서 출발...3시간 30분만에 안동을 거쳐 청송주왕산 계곡에 도착햇다..

여기가 주왕산 입구...우측에 기암이 보인다.. 

 

사찰에서 징수하는 문화재 관람 요금 3천원..매표원에게 물엇다..영화처럼 재미있나요?

대전사에 들어서니 기암 아래 연꽃이 아름답다..

 

 

절 주련에 "우심초자 문산명"이라 써있다..

우연히 만난 나무꾼에게 산이름 물어보네...

 

원시는 당나라의 문인 노륜(盧綸, 739~799년)이 지은 夜投豊德寺謁海上人 (야투풍덕사알해상인)..밤에 풍덕사에 들러 해상인을 뵙다'

풍덕사는 중국 서안(西安) 종남산에 있는 절로 남산율종을 연 도선(道宣)대사가 머물렀던 절이다.
통도사의 개산조(開山祖)인 자장율사는 중국 유학 당시에 종남산에서 이 도선대사에게 율(律)을 배웠다.

 

半夜中峰有磬聲 반야중봉유경성

偶逢樵者問山名 우봉초자문산명

上方月曉聞僧語 상방월효문승어

下路林疏見客行 하로임소견객행

野鶴巢邊松最老 야학소변송최로

毒龍潛處水偏清 독룡잠처수편청

願得遠公知姓字 원득원공지성자

焚香洗鉢過浮生 분향세발과부생
 

깊은 밤 산봉우리 속에서 경쇠소리 들려오니,

우연히 만난 나뭇꾼에게 산 이름을 물어 보았네.

위에서는 달빛 속에 스님의 말소리 들리고,

길 아래 수풀 사이로 지나는 사람들도 보이구나.

학 둥지 부근에 가장 오랜 소나무가 있고,

독룡이 사는 곳이 특히 맑은 물이라네.

멀리서 공의 성씨라도 알아볼려고 했더니 

향 사르고 바루 씻으며 뜬 세상 지내려 하신다네.

 

나도 저 산봉우리이름을 묻고 싶었는데..지나가는 나무꾼이 없어서..

내려오다 안내문을 보고 기암인줄 알앗다..

 

 

주왕과 마장군의 전설이 서린 기암..

 

 

계곡길이 참 마음에 든다..

넉넉한 흙길을 밟고 걷는 기분이란..

 

 

물소리를 벗삼아 걷기 좋은 길..

새소리는 또 어떻고..이곳에 천연기념물 솔부엉이가 서식한다지..

 

 

석란도가 전개되는 길..

주왕산도 문자향 서권기를 아는갑다..

 

 

여기는 시루봉..그런데 이각도에서는 험상궂은 거인의 모습이다..

 

 

제1폭포로 걸어가는 길..작은 협곡이 운치잇다..

마치 작은 몸집에 식스팩의 복근을 가진 미남이랄까..

 

 

 

정작 폭포는 너무 아담하고 귀여워..16살 딸래미라고 할까..

 

 

 

한 여름 3개월 끈기잇게 꽃을 피우는 무궁화...개인적으론 흰색의 무궁화를 좋아 한다..

 

 

요리 돌고 저리 돌고..

모퉁이를 돌아서면 은밀한 곳에 제2폭포가 잇다..

 

 

2단으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단아하니...안방에 자리잡은 곱상한 안주인 같고..

 

 

얼마 지나지 않은 곳에 제3폭포가 있다...

단정하게 차려입고 낭낭하게 글을 읽는 선비같은 모습..

 

 

폭포의 물줄기 소리에 잠시 더위도 잊는다..

 

 

폭포를 지나 다시 내원마을터로 간다..

 

 

예전엔 대여섯 가구가 숯을 구어 팔며 살았단다..

국립공원이 되면서 모두 이주하고 빈터에 잡초만 무성하다..

 

 

개울물에 잠시 발을 담구고 하늘을 바라본다..

 

 

입구에서 5km 정도 걸어왔다..다시 돌아가는 길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즐겁다..

 

 

학소대 부근에서 올라올때와 달리 왼쪽 생태관찰로로 내려간다..

길이 좁고 아기자기하다..

 

 

조망처에서 바라본 병풍바위..마치 무슨 조각이라도 새겨 놓은 듯하다..

 

 

맛있는 음식이라도 먹는 것처럼 정신팔려 걷다 보니 길은 다하고..

 

 

 

 

오늘의 코스 상의매표소-학소대-1,2,3폭포-내원마을터- 상의매표소..10km

길을 평가하자면, 길구성, 스토리텔링, 길표지 등에서 A급 걷기코스이다..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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