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물때에 맞추어 길이 나타나는 "일상의 모세 기적" 토끼섬으로 간다.

 

우선 파타고니아 길을 연상시키는 이 능선 길을 음미하면서 걸어야 한다.

 

토끼섬이 보인다. 마침 물이 빠졌다. 마음이 바빠진다.

 

능선이 말한다.

"네가 최고야" 

사실 이말은 내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이 아닌가?

 

어제 보름달을 보았으니 오늘은 사리여서 최대 간조를 보이겠다. 

물은 6시간마다 바뀐다. 

그러니 지금 서둘러야 한다.

 

 

나만 마음이 부산하지, 처음오는 우리 일행은 탱자 탱자 걸어온다.

 

토끼섬 입구에 이 바위를 마야 바위라고 한다던가? 

누가 새로 명명했나?

 

드디어 물빠진 건널목에 도착..

뺀질거리다  일행의 독촉을 받고 토끼섬으로 오른다. 엄청 가파르다.

 

 

올 때마다 올라가기 바빠 섬 동쪽해안의 해식와는 자세히 보지 못하고 간다.

 

섬의 정상에 가봐야 섬밖에 보이는 것은 없다.

 

좌측은 개머리 능선이요, 우측은 연평산이라.

 

선단여 옆으로 나래호가 들어오고 잇다.

오늘은 부표 줄을 잘 피해서 오나보다..ㅎ

 

엉겅퀴도 소싯적에는 다소곳하고 이쁘구나.

 

일행이 섬끝까지 가자는데, 물이 들어올까 조바심이 나서 거부하고 얼릉 토끼섬을 벗어난다.

 

벌써 수영복입고 바닷물에 들어간 청춘이 있다.

 

 

그 사이 물이 많이 들어왓다.

후미가 보이지 않아 맘쓰는 사이  다행히 오래지 않아 모습을 드러냇다.

 

점심 먹는 사이 밀물이 들어와 토끼섬 통행을 막았다..

 

휴업중인 파출소 건물 옆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연평산 트레킹을 떠난다. 

 

고씨명언 

지난번에 왓을 때는 2번에 필이 꽃혔는데, 이번에는 6번으로 시시덕거린다.

 

큰말 신작로를 걸어서 목기미해변으로 간다.

 

 

 

 

 

개머리 텐트에서 새벽 5시 일어났다.

텐트 침낭안은 따뜻햇다. 바깥 텐트는 이슬이 젖어 마치 비라도 온 것 같다.  

 

 

 

 

 

 

해가 떠오르고 잇다.

원래 굴업도는 낙조 구경이다. 일출은 덕적도 위로 떠오르기에 권하지 않는다.

 

 

 

 

 

 

아침 해우를 위해 숲을 찾아 가니 사슴들이 선점하고 있네..ㅎ

 

 

 

 

 

 

백아도 와 그 앞의 선단여(삼형제바위)가  그림같다.

선단여라고 부를 때의 전설은 마귀할멈과 오누이의 슬픈 사랑이야기란다. 

 

 

 

 

 

 

일행의 텐트가 멀리서 보니 한폭의 그림이다.

 

 

 

 

 

 

개머리 언덕 1번지(낭개머리)는 단체 손님들 방이다.

 

 

 

 

 

 

고요함이 명상을 부른다.

 

 

 

낭개머리 서쪽 끝에 누군가의 정성이 세운 돌탑이 있다.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는 잡는다는 말을 증명하고 있다.

일찍 일어난 벌레를 동정하지 마라

벌레의 숙명이니까..

 

 

 

 

 

 

요 바위는 배를 내민 폼새가 이태백 쯤 된다.

멀리 울도와 선갑도를 바라보며 시상이라도 가다듬는지..

 

 

 

 

 

 

다시 식탁을 차리고 오뎅국와 어제 남은 볶음밥으로 아침식사를 하는데, 

옆집 강아쥐 동동이가 쫓아왔다.

어제 그렇게 새침하던 녀석의 반전..

내 무릎 까지 올라왔다.

강쥐가 내 무릎에 올라오기는 소싯적에 개에게 물려 개기절한 이후 처음..ㅎ

 

 

 

 

 

 

 

 

 

 

 

세상에 요렇게 깜찍한 반전 강쥐가 잇을까? 

즉시 나의 새컨드 강쥐에 등록되엇다. 

 

퍼스트 강쥐는 뭐냐고?

그녀(송가인)다. 

반전으로 따지면, 동동이의 반전은 반전이 아니다.

그녀는 지금 지대루 반전을 준비중이다.

"저의 팬은 어른신들이 많아서..얌전한 것을 좋아하세요.."

그러면서, 그녀는 "악인전"에서 힙합, 랩을 준비하고 잇다.

머리는 레게스타일로 따고 리아킴 스타일의 춤으로 무장하고, 제시와 '인생은 즐거워"를 콜라보 한단다.

 

조신하고 진지하게 노래하는 그녀가 껄렁하게 차리고 오도방정 춤을 추며 인생은 즐거워를 부르면

정말 즐거운 인생이 될 것 같다.

그러니 동동이의 반전은 반전이 아니여~

 

 

 

 

 

사슴이 한마디 보탠다.

"난 그렇게 못혀~ 남세스러버서..ㅎ"

 

 

 

 

멀리 새우섬도 간밤은 잘 잔 표정이다.

 

 

 

 

이 포즈는 뭐냐??

메트리스 커플이네,ㅎ

깔고 자고도 미련이 남아 둘러쓰고 나왔다.

사슴도 웃는다.

"참 거시기혀~"

 

 

 

 

 

 

즐거움을 준 동동이네는 짐을 싸서 떠나고 그 자리를 재분양하여 우리 일행이 빌라 단지를 만들엇다.

그리고 굴업도 일주 걷기에 나선다.

 

 

 

 

 

 

 

 

굴업도에 내리면 고개너머 1KM 정도 거리 민박촌까지 짐을 옮기는 것은 민박집에서 나온 트럭이다.

몇년 전에 왔을 때는 경운기로 짐만 나르고 사람은 걸어갔는데, 이제는 트럭으로 짐과 사람도 나른다.

 

 

 

 

개를 끌고가 여유있게 걸어가는 사람들..나중에 알고 보니 개머리 언덕에서 우리 옆에 캠핑한 동동이네였다..ㅎ

 

 

 

 

이섬에 오는 목적이 캠핑이나 트레킹인데, 가끔은 카약을 타러 오는 사람도 있다.

"왜 인천에서 타고 오지 그랬슈~"

" 그정도는 안되고 섬 주변만 돕니다"

 

 

 

 

우리 차례가 왔다. 트럭에 짐과 사람을 태우고 간다.

장할머니 민박집에서 점심을 먹고 개머리 언덕으로 간다.

 

 

힘들어도 큰마을 해변에서 저 능선을 타야 한다.

 

 

 

 

 

 

대부분 백패킹이 처음이라 힘들어 하지만 쉬엄 쉬엄 올라간다. 

일부 짐과 물은 나중에 다시와서 가져가기로 하고..

 

 

 

 

드디어 유장한 개머리 능선(느다시뿌리 언덕)을 다시 본다.

그사이 사슴은 더 늘고 여유로워 졌다.

 

 

 

짧지만 기억에 남는 길이 펼쳐진다.

 

 

 

거친 숨 몰아쉬며 드디어 종착지에 도착한다.

 

 

이 좋은 자리는 빨빠른 젊은 사람들이, 아니면 어제온 사람들이 선점했다.

 

 

 

 

 

 

이제 사슴들도 사람과 공존하는 법에 익숙해진 모습이다.

 

 

 

우리도 역세권에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 옆에 새침하게 앉아 있는 동동이..

첫날은 탐색만 하더니, 둘쨋날 대 반전의 모습을 보인다. ㅎㅎ

 

 

 

 

텐트를 치고 일행들은 다시 추가로 먹거리와 물을 가지로 간 사이 멀리 바다와 묵언의 대화를 나눈다.

"그동안 잘 지낸겨?"

 

 

 

노을 빛이 들자, 여기 저기서 촤선의 자세로 노을 맞이 한다.

 

 

 

 

그때 일행들이 물을 들고 돌아온다.

화장실이 없으니 미리 해결하고 오겠지?

 

 

 

고기 굽고 밥을 하는 사이 노을은 지는데, 바람이 거세다.

연무가 심하니 노을도 선뜻 다가오지 못하고 멀리서 손을 흔드는 격이다.

 

 

 

 

그래도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기는 족하다.

 

 

 

 

때는 바야흐로 보름이다.

해가 지자 바로 만월이다.

환영사는 송가인 담당이다.

"다아알이 뜨으은다. 다알이 뜨은다. 굴업고을에 둥근 다아알이 뜨으은다아.."

 

 

 

노을 속에 시작한 고기 안주와 바이주, 와인파뤼는 월광소나타를 들으며 이어졌다.

 

 

 

 

거센 바람을 견딜 수 없어 텐트에 들어가니 10시..

텐트 사이로 해인삼매들기 좋은 달빛이 빛나고 있었다.

 

 

 

 

4월인가? 피자먹으며 섬 품평하다가 굴업도 노을 이야기가 나오자, 갑자기 캠핑여행이 조직되었다

그런데, 굴업도는 배표 예약이 1달전에 해야한다.

5월은 벌써 매진이고, 5월에 6월 배표를 예약했다. 1인 4표까지라 2분이 고생했다.

7명이 2차량에 분승하고,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으로 향한다.

차는여객선 선착장 입구 주차장에 2박 3일에 5000원 짜리로 주차해놓는다.

안개가 가득하여 정시 출발가능할까 햇는데, 다행히 정시 출발이다.

 

요즘 여행은 개 동반이 많다.

가족의 변천사

대가족 - 핵가족 - 개가족..

선실에 마스트 쓰고  앉아잇자니 답답하여 갑판으로 나가니 갈매기 쇼가 진행중이다.

나도 새우깡 하나 사들고 나선다.

햐~ 이 넘들..정상급 기술이다. 부산갈매기와 결승을 다투어도 되겠다.ㅎ

50개 송구 30개 스트라익을 잡았다.ㅎ

 

순조롭게 덕적도에 하선하여 바로 굴업도행 나래호로 갈아탄다.

 

이번엔 캠핑용 의자를 갑판에 펼치고 앉아 여유를 잡고 간다.

한참을 가는데, 동행이 말한다.

네이버 지도상 항로와 현재 배위치가 안맞네??

이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구관과 신관의 촬영 대결..누가 나을까??

희희낙낙하던 순간..

갑자기 배안이 술렁거린다. 

"줄이 걸렸다!!"

웬 줄??

 

 

선원이 달려오더니 갈고리 장대로 줄을 들어올리고,  누군가 식칼을 들고와 줄을 자르네..헐..

무슨 상황이랴~~

 

 

줄을 친 부표가 떠내려왔는지, 배가 안개 속에서 항로를 벗어나 줄을 끌고 갔는지?

굴업도는 육안으로 보이는 지점까지 왔는데, 이게 뭔일이랴~~

 

 

이때 선장이 방송한다.

"줄이 배 스큐류에 끼었다"고..그러더니 엔진 정지..

"곧 잠수사가 도착할테니 안전한 선실에서 대기하란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세월호 때도 안전한 선실에 있다가 당햇으니 안들어 갈란다"

이어 지는 선장의 멘트..

"구명복을 착용하시기 바랍니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지나가는 선원이 위로한다.

"바다에서는 흔한 일이에요"

 

우리 대장은 굴업도 민박집에 전화하여 배가 못가는 상황이니 점심 예약을 못지킬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저녁으로 먹을지도 모르겟다 고 전화한다.

굴업도 민박집에서는 벌써 알고 있단다. 

 

 

구명복을 입고 대기하는 순간, 이거 청와대 보고상황아니여~하는 생각이 스친다..ㅎㅎ

세월호 이후 선박 사고는 대통령 관장 사항이 되었을까??

얼마후 해경 경비정이 나타났다.

 

 

일단 경비정이 나타났으니 세월호 이후 얼마나 대처 능력이 향상되었나 보자.

경비정이 선박 옆에 붙더니 해경 몇명이 배에 승선한다.

누군가 물었다. 

"무슨 일이 생긴거요?"

"일단 선장 음주측정부터 하고요"(아마 농담이겠지?)

 

잠시후 멘트가 나온다.

"해경 1등항해사입니다. 배는 스크류가 줄에 걸려 엔진정지 상태에서 표류 중입니다.

잠시후 잠수사가 도착하니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멘트후 상황 파악이 되었는지, 해경이 하선하고 경비정이 배를 떼어낸다.

아마, 세월호 이후 이부분 메뉴얼이 바뀐 모양이다.(추측임)

일단 사고 배에 해경이 승선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사태를 장악하도록(맞나??)

세월호 때는 선장이 도망치고 해경이 배 주변을 맴돌기만 하지 않았던가?

 

그러더니 잠수사를 태운 배가 도착했다.

배가 다가왓다가 다시 한바퀴 돌아오니 잠수준비를 마친 잠수사가 다이빙..

 

 

그 순간 멀리서 해경 경비정들이 몇척더 모여들엇다.

그리고 지휘팀으로 보이는 보트가 달려오고 있다.

 

 

잠시후  스큐류 주변에 부유물이 떠오르고..이윽고 토막난 줄과 함께 잠수사가 나온다.

우레와 같은 박수...

잠수사의 몸짓으로 멘트가 들리는듯 하다.

"뭐 간단히 해결됐습니다. ~"

 

다행이다. 

굴업도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을 수 있겠다.

세월호 이후 해경의 구조훈련 연습이 향상된 것 같다.

세월호 때도 이처럼 원숙하게 구조조치가 이루어졌다면..ㅜ.ㅜ

 

분명히 말하지만,  대통령 탓이 아니다. 

우리 해경의 업무이고, 해경이 훈련을 통해 능숙하게 처리해야 하는 사안이었다.

지금처럼..

과거에 메달려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을 단죄하려고만 하지마라..

미래를 향해라.

구조 메뉴얼을 개선하고, 능숙하게 훈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세월호 조사위원회가 해야할 1차 업무이다.

 

밖으로만 꽃구경 다니는 내 발을 묶는 말 한마디..

수목원에 꽃이 만발했대~

맞다..지금쯤 장미가 가득하겠다..

 

 

아침먹고 늦으감치 타슈를 빌려다고 도착하니 역시 사람들은 장미원에 바글거린다.

이리 좋은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뭔 말이냐? ㅎ

 

언젠가 20년뒤에 보면, 5월에 웬 마스크 하겠지?? ㅎ

오늘은 평소 안다니던 코스로 걷는다..

매실도 가득 익었다.

 

요건 개복숭아지??

 

오늘은 개짜의 정성시대..

개양귀비도 화려하다..

 

보리수도 잘 익었다.

꽃말은 결혼, 부부의 사랑..

 

 

이 젊잖은 꽃은 산딸나무꽃이다..

열매는 붉은 딸기 처런 생긴 사조화이다.

 

 

이제 동원을 나와 서원으로 간다.

 

 

3월부터 8월까지 장복하는 참외꽃은 처음 본다.

작은 호박꽃처럼 생겻다.

 

정걸한 모습과는 달리 독말풀이라는 독한 이름을 가졌다.

잎과 꽃에 독이 있단다.

 

정말 시계처럼 생긴 시계꽃

 

 

이름은 여성스러운데, 우단동자라니??

꽃말은 "당신을 따르겟어요"라니 18번이 "무조건"일꺼 같다.ㅎ

 

국민학교의 상징 "채송화"

꽃말도 순진, 천진난만이니 국민학교 교정에 딱맞는 꽃이다.

 

 

십손이 호박의 모습은 조막손이다.

 

잠시 서문으로 빠져 나가 금년 처음 물냉면을 시켜먹는다..

물컵에 일본 시 한수..

 

東風吹かば
匂ひをこせよ
梅の花 主なしとて 
春な忘れそ 


동풍이 불어오면,
향기가 전해오네.
매화야 주인이 없더라도
봄을 잊지 말거라.

 
 일본 학자의 신으로 불리는 스가와라 미치자네가 10세기 초  좌천당해 갈 때 자기집 매화에게 들려준 시란다..
동풍이 부는 봄이 오면 향기를 실어 보내다오

주인이 떠나잇더라도 봄날을 잊지 말라..

애뜻한 심정을 읊은 시..

 

 

다음 꽃 검색 기능으로 확인하니 옥매일 가능성이 높게 나온다.

옥매의 꽃말은 고결..

 

 

꽃보다 아기..

5월말..봄날은 간다..

 

요즘 여기 저기 신설되는 숲길들..

특히 도시개발을 통해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일부 녹지에 숲길을 개설하고 있다.

내비에 "유성 유아숲체험원"이라 치고 찾아 간 곳..

학의숲도 되고 유아숲도 되나 보다..

 

안내도에 표시된 최외곽 산책로를 걷는다..

어?? 괜찮은 산길이 이어진다.

 

`

여우네 집과 인디언 집을 지나 제법 오르막도 있네..

 

 

아침 산보용으로 적당하게 길은 끝난다.

 

 

다시 돌아온 유아숲체험원 내부 모습은 줄다리도 있고..

 

 

너구리 동굴에 여우네 집도 있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밥먹는다 무슨 반찬

개구리 반찬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하는 순간 냅다 튀어야 한다..

 

정겨운 60년전의 놀이가 생각난다..

메뚜기 마빡에 

실내끼 모가지에

올챙이 배때지에

개미 다리에 

다 떨어진 워카를 신은 

사람을 찾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화산천을 지나다가 화려한 풍광에 차를 세웠다..

학하리 밤고구마 밭을 싹다 갈아 엎고 아파트 단지를 만들더니 덕분에 화산천도 화사한 옷한벌 얻어 입었다..

 

 

물도 맑아져 피라미가 노닐고..

오!! 멀리 도덕봉도 보이네..

매번 옥녀봉 뒤로 도둑놈 자태로만 봤었는데.

여기서 보니 훤헌 장부일세..

 

옥녀탄금을 들으며 선비춤을 추는 도덕봉이 풍류남아처럼 다가온다..

 

 

금계국이 전하는"인생은 아름다워"

화산천편이다..

 

진안 걷기는 금강 상류 비경이자 역사의 현장인 죽도로 간다.

첫 만남도 역사의 그날처럼 격렬한 크래쉬로 시작되었다.

장전마을 입구에 주차하려다가 저 꽃뒤에 숲은 돌탑에 범퍼가 깨졌다는..ㅜ.ㅜ

<네비> 장전마을 (진안군 동향면)

 

죽도는 금강과 구량천이 왈츠를 추다가 눈이 맞아 낳은 아들 같은 지형이다. 

찔레꽃은 알까 그 사연을??

 

 

초입이 물에 잠겨 아쿠아 슈즈로 갈아 신고 간다.

초입을 지나니 뽀송 뽀송한 흙길이 이어진다.

 

이길에 차들이 연락부절..들락 날락??? 뭐지??

이유는 나중에 밝혀진다.

 

임도 끝에 죽도의 상징이 된 병풍바위가 나타난다.

예전엔 양쪽바위가 연결되어 대나무가 무성했단다.

조선 중기 정여립에 이곳에 서실을 지어 소일하다가 정여립 옥사가 발생한 역사의 현장이다

지금의 이런 풍경은 1970년대 농지 개발을 위해 병풍바위를 폭파시켜서 생긴 모습이란다.

그런데, 정작 농지는 만들지도 못하고 포기했다는 웃기는 스토리..ㅎ

 

 

죽도선생 정여립의 옥사..기축옥사

당쟁 초반, 임진왜란 발발 몇년전, 서인이 동인을 아작낸 사건이다.

동인 계열 선비 1000여명이 죽었다.

송강 정철이 수사본부장을 하면서 독철이라는 악명을 남겼고, 그 때의 악연이 이후 삼백년간의 당쟁에 휘발유를 부었다고나 하까?

옥사가 발생하자 정여립은 이곳 죽도로 피신하엿다가 자살(또는 살해) 하고 아들만 잡혀갔다.

 

 

 

 

10년전 죽도, 병풍바위의 풍경을 보고 싶은가?

blog.daum.net/servan/6348326

 

 

 

이제는 시대의 변화를 꿈꾸는 정여립류 보다는 자신의 변화를 바라는 캠핑족들의 천국이 되어가고 있었다

왜 그리 차들이 들락 날락 했는지 알았다.

 

 

병풍바위에서 천반산과 죽도 사이 구량천 옆 임도를 따라 걸어간다.

잠시후 양갈래 길이 나온다.

우선 우측으로 죽도로 들어가는 길로 간다.

좌측은 나중에 다시 걸어가기로 하고..

 

죽도 최정상은 400여미터..

그래서 계속 올라가는 길이다..

 

고개 정상에 선 죽도 유래비를 지나면 내리막 임도길이다.

이 오지에도 300년전부터는 사람들이 개간하고 살앗단다.

하지만, 용담댐이 들어면서 수몰지역이 되자 다 떠나고 1집만 산다.

 

 

양귀비가 반기는 길 끝에 그 한집이 보인다.

그런데, 그 집 개들이 어찌나 사납게 짖는지..

주인은 우리 개는 안문다는데, 개에게 물린 트라우마가 있는 객은 얼릉 돌아선다..

 

 

오디가 탐스럽게 익었다..

주인 허락하에 오디 따먹는 객을 개도 어쩌지는 못한다..

 

이길은 좋게 말하면 생태계가 살아있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뱀이 많다는 것이다..

처음에 쌔끼 뱀을 보고(나중에 보니 사체), 돌아올때 1m 짜리와 20cm 짜리가 풀섶으로 사라진다.

어려서 놀란 뱀 기억이 살아 났다는 거..ㅎ 

 

 

죽도에서 나와 "가지 않은 길"을 간다.

모처럼 콩강정길을 만끽하며 걷다가 한 조각 그늘을 얻어 점심을 해결한다.

그 짧은 시간에도 차가 몇대나 지나가는지.

이제 한국인은 걷는 법을 잊고 사는지..ㅎ

 

 

물을 건너지 않겠다고 버티던 동행도 결국 맨발 걷기로 전향..

 

 

왜가리 집 근처, 찔레꽃 향기 가득한 곳에 구량천과 금강은 합류하고..

아직 금강물이 깊어 도하를 포기하고 돌아선다.

 

 

돌아오는 길에 모래 좋은 곳에 누워 잠시 눈을 감고 휴식을 청한다.

 

병풍바위를 지나는 길 우측으로 천반산 등산로가 보인다.

다리는 벌써 지쳤지만 조망 좋은 곳까지만 올라가보기로 한다.

 

 

1km 정도 오르니 주차장소와 죽도 가던 길, 병풍바위 너머 죽도 유원지도 보인다.

 

아직도 투망을 던져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이다.

 

돌아오는 길은 거센 물결처럼 상쾌한 기분이다.

 

갈증이 나 들린 시골 슈퍼에서 만난 글이 오늘의 덕담이자, 결론이다.

 

길(道)이란

구하는 자는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자에게 열릴 것이다. 

 

오전에 비맞으며 고산시내로 와서 왕만두를 사서 만경강 수변생태공원에 주차를 하고 요기를 하고 한숨잔다

비가 갠 오후에 만경강 수변생태공원에서 출발하여 다시 순례길을 걷기로 한다.

 

 

수변공원에서 뚝방길로 나오면 순례길이 계속되는 것이다.

만경강은 완주군 동상면 원등산 밤샘에서 발원하여 고산면에 들어오면 고산천과 합류한다..

이강의 하구는 새만금방조제로 막혀 호수가 되었다.

 

오전에는 찔레꽃과 금낭화와 더블데이트였는데, 오후에는 노랑 붓꽃과의 단독데이트다..

 

 

뚝방 포장길을 걷게해서 미안한지 달팽이는 다리 밑 기둥에 숨었다.

우한 코로나로 숨 죽이고 지내던 사람들이 나와 뛴다.

숨소리, 고함소리 이것이 삶의 현장이다. 

 

금계국이 데이트에 끼어들더니 파랑 붓꽃도 슬쩍 끼어든다.

 

 

노랑붓꽃과 왜가리..오늘의 하일라이트..

찔레꽃도 잠시 찬조 출연하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

뚝방길이 끝나고 큰 차도로 이어지나 했더니 짜잔..하고 이어지는 가로수 길..

 

 

포장만 아니라면 1급길이 될터인데..뭐 이대로도 좋다..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마라 햇던가?

그래선지 백로는 까마귀 대신 가마우지를 친구로 삼앗다.

검으면 어때..

 

 

이백의 시가 떠오른다..

삼산반락은 청천외요 이수 중분에 백로주라..

(三山半落靑天外 二水中分白鷺洲)

 

세산의 봉우리는 푸른 산 밖으로 반쯤 솟았고

두 강물은 나뉘어 백로주를 이루었다.

 

순례길을 걸어선지 주변의 교회와 절은 눈여겨 본다.

 

 

만경강 수변생태공원에서 어우리 정미소 까지 약 2.5KM 구간의 뚝방길을 걷고 원점 회귀한다.

 

사진 속의 만경강은 대틀이고 작은 동정호다..

 

참새, 자유로다

갈대에도 올라 앉을 가벼운 몸짓에 어디인들 마다하랴

단지 강물옆에 사는 갈대 무성하기만을 바랄뿐이네.

(수암작, 달팽이, 참새 그리고 강)

 

 

달팽이 한가롭다

집까지 짊어지고 나온 마당에 해가 진들 대수랴

단지 강물 옆에 살며 목마르지 않게 바랄 뿐이네

 

 

 

오늘 모처럼 노랑이 대세를 잡은 날..

붉은 장미라도 어쩌지 못한다.

 

 

꽃 보고 달려드는 것은 자연현상이나

인간사로는

벌처럼 파고들면 유죄

나비처럼 달려들면 무죄

 

노랑 붓꽃의 정수를 모은 붓을 들어 한 수 일필휘지 하자면

수류화개(水流花開)

"강 흐르고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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