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4번 모인다면, 조선시대 사람들은 매화, 배꽃, 연꽃, 국화꽃 피는 날에 모였단다.

나도 6월말부터 7월까지 연꽃 순례를 시작한다.

금년 첫방문지는 전주 덕진공원이다.

6월말인데 연꽃이 피어났을까?

뉴스 보도로는 사진거리는 건질정도의 꽃이 피었으리라 짐작했다.

느긋하게 연못을 한바퀴 돈다.

전주 대사습의 도시 답게 문양도 "얼씨구, 좋다"

옴팡집??

작은 초가집이라는 뜻인데, 알고보니 집밥 식당이란다.

아는 동네사람만 가는 그런 식당..

만개는 7월이지만 오늘은 사진 찍을 만큼 피어주어 고마웠다.

오늘 플라워 코드에 맞춰  자귀나무도 핑크 깃털을 붙이고 나오고, 청사초롱도 걸렸다.

취향정엔 노장들의 수다 삼매가 한창이고..

취향정은 연꽃향기에 취한다는 정자인데, 친일파 박기순이 회갑을 기념하여 지은 정자라 말이 많은 모양이다.

연꽃향기에 취하는 것은 고상한 인간이나 미물이나 다 마찬가지..

백련은 마치 등불이라도 피운듯하다.

세계를 비비고 싶다는 전주의 포부..

지구를 누비고 다니는 한국인이 바라는 바..

꽃보다 사람이다.

변란의 시기..

나라를 위해 민중을 위해 나섰던 사람들..

"사람이 하늘이다"고 외쳤다.

녹두장군 전봉준..

그는 혁명전쟁이전에는 한낱 서당선생이었다.

그러나, 남북군 2만을 호령한 마지막 전투때 입은 장군복장으로 동상을 세웠으면..

덕진연못은 500년전 부터 전주사람들의 구경거리였다.

최영희 장군..

그는 1951년 8사단장으로 삼남지구 토벌사령관으로 전주에 주둔했다.

거창 양민학살 사건으로 최덕신 지휘의 11사단 대신에 진주햇던 것이다.(저 최덕신은 나중에 월북하였다)

그 당시 18전투경찰대대장인 차일혁과 협력하여 군경합동으로 빨치산 토벌사업을 잘 수행했다.

두 사람은 불교사찰을 함부로 불태우지 못하게 하였다.

 

추산 김일두..

그는 을사늑약에 분노하여 16세 나이로 원주 진위대 민긍호 막하의 의병에 가담하여 투쟁하였다.

이후 만주에서 독림운동을 하였고, 신흥무관학교에서 병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일경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고 전주 효자동에서 살았다.

 

연지당 글씨는 여산 권갑석이 썼다.

강암 송성룡과 함께 전주 서예계의 원로.

오목대의 대풍가 글씨도 썼다.

창암 이삼만의 서예비를 세우는데도 기여했다.

 

꽃 피고 새 우는 덕진공원에 향기마저 그윽하니, 참 좋은 인연을 만났구나.. 

코로나는 짧고 인생은 길다.

천지조화는 더 길다.

가까운 대둔산에 몇차례 갔지만, 수락계곡은 처음이다.

잎새주 파티하러 근처 녹상재에 가는 김에 후딱 돌아본다고 차를 댄다.

코로나여파로 언택트 휴식에는 계곡이  제일이다,

밤꽃향이 절정이다.

이럴 때 밤나무 아래서 송이주를 먹어야 하는데..

향과 모습이 어우러지면 사고치는 술이다..ㅎㅎ

 

 

이 여름에 여기는 벌써 단풍이 들었다.

 

월성봉 철쭉 구경 몇년 전부터 계획했다가 어그러졌는데, 내년에는 꼭 가야겠다.

 

월성봉 가는 초입은 계곡물과 어우려져 시원한 그늘이 계속이다.

짜증나는 더운 날 도시락 들고 오면 좋겠다.

그늘 좋은길을 따라 월성봉으로 한발 한발 다가가는데..

전화가 요란하다..

삼겹살 파티 준비 다 되었는데 왜 안오느냐?

부랴 부랴 돌아가며 후일을 기약한다.

 

녹상재, 관수정에서 삼겹살에 가인표 잎새주를 먹으며 수락호를 쳐다보며 

그녀가 부르는 2020 인생은 즐거워를 듣는다..

 

인생은 즐거워야한다.

삶은 소풍이고, 즐거운 놀이니까.

 

youtu.be/6If6OsYBs7M

 

 

전북 순례길 3코스는 천호성지 - 나바위 성당까지.

원점회귀하는 오늘은 천호성지 - 문드러미 고개- 학동저수지 구간을 걷는다.

"천호성지" 낡은 글씨, 진분홍 꽃 낱낱의 이파리, 한귀퉁이에 자리잡은 가시들..

이 한장 사진에 천호성지의 과거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한 떨기 백합꽃처럼 자신의 신앙과 정신을 지킨 사람들..

문드러미 고개는 웬 고갠고,

구부야 구부 구부가 눈물이로구나

 

문드러미..

느낌은 문둥이를 연상시키는데, 실 의미는 고상하다.

한양에서 고산으로 가는 관문역할을 하여 한문으로는 문치(門峙)라고 썼는데, 민간에서는 이 고개가 힘든 것을 강조하다보니 "문드러미" 고개로 부르는 것 같다.

 

북극곰도 미끄러진다는 표현 한마디로 상황이 정리된다.ㅎㅎ

그러니 예전엔 얼마나 힘든 고개였을까..

고개넘다가 문드러진다는 한탄이 절로 나겠다..ㅎ

 

실제 트레킹이라는 관점으로만 보면, 아스팔트길을 생략하는 경우  문드러미재에서 하차하거나 주차를 하고 걷는 것도 방법이다.

 

정상을 조금 지난 곳에 고개를 내려가는 숲길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길 무인지경이다.

사람 다닌 흔적이 없을 정도로 개망초와 잡초가 무성하다.

표지판도 수풀에 가려져 잘 찾아보아야 한다.

급경사 자갈길을 살금 살금 잘 내려가야 한다.

그래도 군데 군데 나타나는 표지판이 위로를 준다.

이런 것도 없을 박해시대에 자신의 의지만으로 신앙을 지켜간 사람들은 얼마나 대단한가?

나무가 쓰러져 길은 사라지고 작은 틈새로 길을 찾아가는 심정 정도로는 반딧물과  보름달을 비교하는 것처럼 댈 수도 없는 이야기러라..

무성한 잡초길을 피해나오니 포장길이 도리어 반갑다.

한 여름 잡초의 생명력을 감당하기 어려우니 농로를 포장하는 모양이로구나..

그나마 숲길도 잠깐이다.

현대화의 물결에 땅은 도로로 뒤덮히고 있다.

기생초도 겨우 기생하고 있다.

 

원수리를 지나는 고속도로를 통과하면 학동저수지가 반긴다.

송유관 기름을 절취하는 자들이 여전한가 보다.

주기적으로 감시하지 않으면 멕시코 짝 난다.

송유관을 전문적으로 절취하는 집단이 있어 군대를 파견하여 대대적으로 단속하여 국제적 이슈가 되었고,

그 기간에 멕시코를 여행하던 내가 고생을 해서 잘안다..

접시꽃 당신도 다양한 캐릭터가 잇구만..

기생같이 요염하기도 하고, 꿔온 보리짝 같이 수더분하기도 하고..

길은 대로에서 농로로 들어가라고 가리킨다.

이 더운 날 계속 가기는 어렵다.

양파 수확이 한창이다.

토질이 좋은지, 종자가 좋은지 토실 토실 왕토실이다..

가람 이병기 생가까지도 한참을 가야하는 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돌아선다..

여름에는 고행길이다.

전북 순례길 2코스 종점이자 3코스의 출발지인 천호성지는

하늘의 부름을 받은 사람을 기리는 성지이다.

천호산..하늘 호리병 같은 산..아래 위치한다.

절묘한 이름의 땅에 조선시대부터 숨어서 신앙을 지키던 사람들이 살던 마을과 공소가 있었다.

이곳에 품안길이라는 걷기 코스가 있다.

나중에 다시 온다면 이 길을 걸어 보리라. 

토마스 쉼터의 달팽이 표시를 보고 따라갔더니 식당표시가 나온다

점심때라 순례객에게 식사를 제공하나 싶어 가보니 문은 닫혀있엇다.

블루베리가 잘 익어가는 농원..

그네에 앉아 잠시 쉰다.

천당전복을 누리려는 자가 이만한 고통을 참지 못하겠는가?

당당한 죽음이다.

이미 천당 같은 복을 누리는 현대인들은 감내하지 못하리라..

그러니 북한에 전도하러 가서 순교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도리어 신앙을 부인하는 북한 정권에 아부하며 정의 운운하는 사제들 이야기만 들릴 뿐이다..

실로암 연못 앞 의자에 누워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실로암..

예루살렘 성밖의 기혼 샘에서 지하 터널을 만들어 물을 성안 실로암 연못까지 끌어 들여서 사용하였다.

이 연못은 이곳이 예루살렘임을 상징하는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난 한마디가 생각난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성물박물관에 입장할 때 주소를 적고 발열체크를 한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눈으로 보고 나온다.

나와서 뒷모습을 찍었다.

어린 아이들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

하지만, 커서는 아버지의 뜻대로 하지는 않는다.

새는 성속을 분간못한다.

새야말로 자연의 뜻대로 살리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는데, 왜 지옥을 이야기 하는가?

수국도 예배를 올린다.

로사리오의 길을 걸어간다..

로사리오..

묵주..불교식으로 말하면 염주..

한옥으로 지은 성당..

지극 정성의 결실이다..

이 종은 포탄 탄피로 만들었단다.

살인물건이 활인물건으로 재탄생하였으니 부활이 아니던가?

정갈한 성당안에서 잠시 머물렀다.

청주시 현도면 하석리 금호송어장에서 대청호반 누리길 2코스는 시작된다.

목적지는 구룡산이다.

그런데, 이길은 대청호 오백리 21구간의 임무도 같이 수행하고 있다.

1타 3피..아니 일보 3득..한번 걸으면 3가지 미션이 해결되는 것이다.

 

금호송어장에서 직진 하석교을 건너다 우측을 보면 왕년의 출렁다리가 보인다.

현도 정수장 입구 우측 골목길로 간다.

사실 원점회귀라면, 주차도 이 정문 앞이나 건너편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접시꽃 당신이 반겨주는 길..

꽃말이 편안..

당신과 함께하면 편안하다는 말이겠지.

 

寧可淸貧自樂 (녕가청빈자락)  차라리 청빈함을 스스로 즐기리라..

차라리??

이에 대한 대귀가 뭐길래??

不作濁富多憂 (부작탁부다우) 더럽게 치부하느라(濁富) 근심이 많게 하지 않으리라.

 

원래 사주명리학에서도 재물, 권세, 병, 관재수를 한 통속으로 보았다.

더럽게 돈을 벌려면 스트레스, 병과 교도소가 가까워진다.

그러니 깨끗하게 돈을 벌던가, 아니면 차라리 청빈을 즐기리라..

 

청부던 청빈이던,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알고 싶은가?

걸어라!

걷고 걷고 또 걷다보면 알게되리라.

 

생각을 깨는 개짖는 소리가 들리면 우측으로 산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있다.

조금 가파르게 오르면 능선이다.

우측 전망대는 낙엽이 진 가을이후에나 가라.

여름에는 보이는게 없다.

나무데크를 오르다 돌어보면 대청댐을 거쳐 흐르는 금강이 보인다.

능선길은 편안하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는지. 문의대교에서 출발했단다. 아~ 대청호 오백리를 걷는 분이구나.

그들이 충고한다.

"20미터 전방에 뱀이 있는데, 비키지 않아요, 조심하세요"

헐!!

미친 코끼리와 살인마도 제도하는 부처님의 제자인 동행을 선봉으로 내세우고 간다.

그래선지 뱀은 보이지 않는다, ㅎㅎ

개망초가 6월의 여왕으로 다시 등극하였다.

우리 강쥐도 가인시만 되면 항상 1위자리로 등극하지..ㅎ

이길이 임무를 잊을까봐, 새겨붙였다..대청호 오백리 21구간

이 길의 장점.

1) 그늘이 많다

2) 흙길에 적당한 업다운이 반복된다

3) 사람이 없다. 코로나 시대 언택트에 최고..ㅎ

연리지..

중국 서안 화정지에 갔을 때 백낙천이 불렀지.

 

七月七日長生殿  칠월칠일장생전  칠월 칠일 장생전에

夜半無人私語時  야반무인사어시  인적 없는 깊은 밤 속삭이던 말

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  하늘을 나는 새가 되면 비익조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연리지  땅에 나무로 나면 연리지가 되자..

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천지 영원하다 해도 다할 때가 있겠지만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이 슬픈 사랑의 한 끊일 때가 없으리

 

죽어서 끊이지 않는 장한을 쌓지말고, 이생에 충분히 사랑하시라.

비익조, 연리지가 되기를 바라지마라. 

점심도 도중에 먹고 느긋하게 도착한 장승공원,

그 중에 한분만 미소로 반기네. ㅎ

정자에서 한숨 때린다.

그리고 커피 한잔하고 힘을 충전하여 구룡산 정상으로 오른다.

제법 빡시다. 줄도 잡고..뒤에서 밀고..

우리 강쥐, 아니 노새가 최고여!!

숨이 턱에 차서 마지막 계단을 오르는 순간..

누가 무엇을 탁 건넨다.

으잉??

여의주??

이 용님은 여의주가 남는가벼~~

산이 9룡이 이어진 것 처럼 길단다.

아하!! 우리가 올라온 오르락 내리락 긴 능선이 구룡을 타고 온 것이구나.

우리는 구룡을 타고 승천한 것이구나..

승천하여 하계를 내려보니 대청호 푸른 물이 보이는구나!

대청이라..

크게 맑으면 크게 밝아지나니

크게 맑으려면 고요해져야 한다

 

구룡의 등을 밝고 고요히 거센 숨 다 내놓고 오르면 저절로 맑아지고 크게 밝아지나니

여기에 유머만 더하면 지혜의 샘은 끊이지 않으리라.

왕복 8.5KM..

이 무더위에 갈증이 나 돌아오는 길에 숯곷진냉면집에 들러 메밀 물냉면을 한 그릇 들이키니 갈증이 좀  가신다.

눈을 드니 글자가 덕담을 건넨다.

화기치상(和氣致祥)

음양이 조화하여 화평한 기운이 모이면 상서로운 일이 일어난다.

 

오늘의 결론

구룡승천길을 걸으면 화기치상이 되리라..

 

2일째 아침이다.

비가 내린 것 처럼 텐트는 젖어잇다.

아침 배를 타고 덕적도로 나가야 해서 아침 간단히 해결하고 주섬 주섬 짐을 싸고 텐트를 걷는다.

 

돌아가는 느다시뿌리 언덕에 안개가 몰려드니 선경 속을 걸어가는 듯하다.

언제 다시 이 풍광을 다시 마주할까?

진한 아쉬움을 하트로 남기고 가는 사람들..

짐은 민박집 트럭에 얹어 놓고 걸어서 선착작으로 간다.

도중에 만난 아름다운 숲을 지난다.

굴업도가 베일을 쓰고 시집가는 날인가?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나래호! 오늘은 사고 안치고 무사히 가겠지??

백아도를 지난다. 

부처처럼 생긴 이 바위를 기도바위라고 부른다.

아래의 바위는 기차바위의 화통부근이라네..

덕적도에 도착하여 대부도행 출발까지 2시간의 여유가 있어, 아직 소비못한 소세지, 와인 등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마침 항구 옆에 절묘한 장소가 있어 캠핑의자를 요긴하게 잘 쓴다.

 새로 산 캠핑의자 때문에 캠핑을 한번 더 가야겠다.ㅎ

대부도로 돌아오는 길..

갈매기의 묘기를 바라보면서 행복한 굴업도 캠핑여행을 마무리한다. 

 

 

느다시뿌리 언덕으로 돌아 가는 길

소월의 시 초혼이 생각나는 장면이 나타난다.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사슴이 몇년 전보다도 늘어난 것 같다.

원래 동네사람이 키우던 사슴 1쌍이 탈출하여 이렇게 대가족을 이루었단다.

현재 200여마리로 추정한단다.

 

누가 노을비끼는 언덕에서

잠든 몸을 깨우나니

시름짐은 어디를 가고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빈허리에 뒤짐지고

(정태춘, 애고 도솔천아)

 

낭개머리 옆 개머리 3번지 쯤되는 우리 텐트도 멀쩡히 잘잇다

온종일 심심했겟지

오늘은 바람이 잔다.

어제보다는 여유있게 갈비를 굽고 와인을 따르고 오가피주를 마시며 느긋하게 노을을 즐긴다

준비한 노을 노래도 블루투스 스피커로 들으며..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굴업도의 붉은 노을 바라보며 이문세 노래 부르기 미션을 한다.

 

붉게 물든 노을 바라보면 

슬픈 그대 얼굴 생각이나 고개 숙이네 

눈물 흘러 아무 말 할 수가 없지만 
난 너를 사랑하네 이 세상은 너 뿐이야 소리쳐 부르지만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 

 

 

나는 널 사랑하네. 이 세상은 너뿐이야.

자꾸 외쳐보고 싶은 노을이다.

 

그런데 말이다.

자르지 않고 준 커다란 LA 갈비가 입을 열지 못하게 하고, 노을 만큼이나 붉은 와인이 혀를 붙잡는다.

얼굴이 붉게 물들자, 와인과 노을 서로 다툰다.

서로 자신들의 공치사를 하며..

 

노을과 와인이여! 다투지 마시게!

그대들은 금하(金霞)의 정기를 타고 나서 빛과 물로 갈라졌을 뿐이니

관하재(觀霞齋) 선생의 얼굴은 그대들의 단청공양을 가납하였을 뿐이네.

잔잔한 바다위에 노을이 시들어 가자

어느새 구름 사이로 저녁달이 빛나고 있다.

 

우리의 흥은 다하지 않았다.

서울의 달을 들으며 데우랄리를 회상하고,

엄마아리랑으로 말디히말을 추억한다..

 

마무리는 신나게..만약에, 자기야, 무조건으로 

 

 

 

 

 

선착장에서 보이는 목기미 해변이다.

원래 굴업도는 동섬과 서섬이 분리된 곳으로  어느 때부터 모래가 쌓여 두섬이 연결되엇다.

이런 지형을 육계사주라고 부른다.

 

목기미??

목까지 찬다는 의미란다.

뭐가? 

바닷물이..ㅎ

실제로는 1년에 1-2번을 바닷물에 해변이 잠긴다고 한다.

 

 

 

반쯤 사막화 된 산에 이름을 쓰는 사람..

아들 이름인가?

 

 

 

굴업도는 1920년대 민어 파시가 열릴 때가 전성기였다. 

서섬에는 큰마을과 작은 마을이 있었고, 동섬에는 목금이 마을이 있었단다.

그 시절에는 목금이 마을에 술집이 즐비햇었단다.

전국 선박 300척과 선원파사ㅣ, 한,중, 일 상인까지 2000여명이 몰려들었고, 거주민은 130여호에 500명에 이르렀단다.

그러다가 1923년 8월 엄청난 해일로 인해 어선 200여척, 선원 1200여명, 파시가옥 130여호로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대참사를 입는다. 

그리고 잠시 회복하는가 싶다가 점차 쇠락해갔다.

지금은 30년전 목금이마을과 작은 마을은 폐촌이 되었고, 지금은 큰마을에 6가구가 산다.

 

1994년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 논란이 되엇으나 바다 지층의 불안정성으로 불발이 되었고,

그뒤 CJ그룹이 섬을 통째로 사들여 레저사업을 계획하고 있어서 언젠가는 출입하기도 어려워 질지도 모른다.

 

 

 

연평산 가는 길의 다락밭 모습

그리고 사슴이 와서 물을 먹는다는 연못..

내려올 때 물먹으로 온 사슴이 있었다.

 

 

 

멀리 건너편 덕물산 전망바위에 텐트를 친 사람이 있더라.

 

 

 

산으로 오르니 목기미 해변의 사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보니 연평산이 엄청 높아 보인다.

길가에 짐승해골까지 보이니, 혼자 왓으면 돌아가겠다..ㅎ

 

 

 

거대한 코끼리가 물을 먹으러 왔는데, 아직 물때가 되지 않았네..

조금만 기다리거라.

 

 

 

또 뺀질거리다가 지청구를 먹고서야 연평산 정상에 올랐다.

내려오던 사람들이 가성비 높은 등산이라고 부추긴다. 

짧지만 빡센 등산을 해야 한다.

 

 

 

좌로 덕물산, 중앙에 목기미해변, 우로 개머리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려올 때 찍은 장면을 보면 짧아도 빡센 등산임을 알리라.

 

 

 

산 속 나무에 게가 잇다

도둑게(부억게)란다.

주특기는 부억에 들어가 식은 밥 훔쳐먹기란다..

 

 

 

내려오는 길에 보니 코끼리가 그제서야 물속에 코를 쳐박고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붉은 모래 해변이다.

건너편 덕물산 전망바위 위에 하얀 텐트가 노랑 텐트로 바뀌었네??

요즘 텐트는 변검도 하나?? ㅎ

 

 

 

그 때 누군가 소리를 지른다.

"사슴이 물을 마시러 왔다!!"

정말 영화처럼 사슴모자가 물을 마시러 나타났다..

사슴이 물을 마시는 이곳을 "작은 말 모래습지"라고 하는 것은 문학적 상상력의 결핍이다.

하여 내가 작명을 한다.

사록담(沙鹿潭)..

한라산 백록담에 견줄만한 이름 아닌가?? ㅎ

 

 

 

 

 

 

이분은 무엇하고 잇을가요??

해당화를 찍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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