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한국기행 "시간이 멈춘곳"

강원도 양양 주리골에서 최후의 선비처럼 사는 사람이 있다.

공재 김일명

어린 시절 가난 속에서 심부름 가다가 가출했던 사람..

소년 가장으로 살다가 어린 동생들이 다 성장하자, 자신의 인생을 살기로 한다.

서예를 하면서 대금을 불고 가야금을 탄다.

욕심을 버리고 텃밭에 감자심고 채소심고 산다

형편대로 처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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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법원에 정약용의 흠흠신서의 한 귀절이 붙어있다..


惟天生人而又死之 / 유천생인이우사지
人命繫乎天 / 인명계호천


安其善良而生之 / 안기선량이생지
執有辠者而死之 / 집유고자이사지
是顯見天權耳 / 시현현천권이



오직 하늘만이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것이니

인명(人命)은 하늘에 매여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목(司牧, 목민관)이 또 그 중간에서
선량한 사람은 편히 살게 해 주고,
죄 있는 사람은 잡아다 죽이는 것이니,
이는 하늘의 권한을 드러내 보이는 것일 뿐이다.


**

목민관의 바른 송사처리를 강조하는 말이다..

그 뒤에 이어지는 귀절을 보자..


그런데 목민관이 하늘의 권한을 대신 쥐고서도
삼가고 두려워할 줄 모르고
털끝만한 일까지도 세밀히 분석해서 처리하지 않고서
소홀히 하고 흐릿하게 하여,
살려야 되는 사람을 죽게 하기도 하고,
죽여야 할 사람을 오히려 살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태연하고 편안하게 여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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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무사조(日月無私照)

해와 달은 사사로이 비추지 않는다..

햇빛과 달빛은 공평하게 비춘단 말이다..


천지무인(天地無仁)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다.

천도무친(天道無親) 천도는 어느 누구친하지 않다.


한결같고 공평한 매일 매일의 천지공사가 진정한 기적이다..




송가인이 트롯 열풍을 일으키자 전국의 트롯 재야가수가 총궐기햇다.

그 중에 미스터 트롯에서 본선에 진출한 13살 짜리 소년 가수 정동원이 눈길을 끈다.

마침 작년 인간극장에 출연하여 페암걸린 할아버지와의 사연을 보여주었다..

인간극장 2부에 그의 집 방안네 걸린 족자의 글씨에 눈길이 갔다..

검토해보니 이율곡의 화석정이란 시..다


林亭秋已晩(임정추이만)

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

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

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

山吐孤輪月(산토고륜월)

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

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

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

 

숲 속의 정자에 가을이 이미 깊어 가니

시인의 생각은 끝이 없구나.

멀리 흐르는 물은 하늘과 맞닿아서 푸르고,

서리맞은 단풍은 해를 향하니 붉기도 붉구나

산은 외로운 둥근달을 토해내고,

강은 만리의 바람을 머금었다.

변방의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고?

울음소리는 저문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

이 화석정은 임진강가에 있다.

이율곡의 선조들이 지은 정자인데, 율곡도 자주 올라 풍광을 즐기고 시를 지었다고 한다..

이율곡이 임진왜란을 예견하여 화석정에 평소 기름칠을 해놓았는데, 선조가 피난시 임진강을 건널때 화석정을 불태워 불을 밝혓다는 전설이 잇다..

***

소년의 할아버지가 인생의 가을 저녁 황혼을 맞아 손자의 노래로 멋진 노을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EBS 한국기행 겨울산사 2부에 육잠스님에 등장한다..

수년전 육잠스님의 글을 올린 인연으로 스님으로부터 글씨도 받은 적이 잇다.

http://blog.daum.net/servan/6349160

http://blog.daum.net/servan/6349621

그 때 산청 풍외암에 있던 스님이 영양 산골로 옮긴 모양이다..

지게도인 풍모 그대로 소박하게 선과 묵, 오체투지로 수행하며 지낸다.

그의 암자에 준비해 놓은 다비목이 인상적이다..

"이제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참 홀가분하다"는 박경리의 말이 생각난다..

그리고 작은 그의 부억에 붙은 글씨가 눈길을 끈다..


자루엔 쌀 석되

화롯가엔 땔나무 한단

밤비 부슬 부슬 내리는 초막에서

두다리 한가로이 뻗고 있네


참 소박한 선경이다..

시인은 양관(良寬 료칸 1758-1831)선사..일본 스님이다..

그는 탁발하면서 시와 서예에 조예가 깊었다.


소박하게 수행하는 그의 암자에 어느 날 도둑이 들어왔다.

줄 것이 없는 그는 자신의 옷을 벗어 주었다..

도둑이 그 옷을 받아 뛰어가자 벌거벗은 채로 앉아 중얼거렸다

'저 달빛이라도 주었으면 좋앗을텐데..."


육잠스님은 양관선사의 소박한 선경을 흠모하였으리..

시의 원문은 이렇다


두 다리를 마음껏 쭉 펴고 사네

자연 그대로 천진에 몸을 맡기고 사네

자루 속 석 되의 쌀

화로 옆 한 다발의 땔감

누가 미오(迷悟)를 묻는가

명리는 티끌과 같은 것

밤비 내리는 초암

두 다리를 마음껏 쭉 펴고 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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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줍쇼..광장동편..

이경규가 어느 종손 아파트에 들어간다..

거실 한켠에 달마 그림이 붙어있다..


師到達磨塔頭  塔主云  長老 先禮佛 先禮祖

사도달마탑두  탑주운  장로 선예불 선예조

師云, 佛祖俱不禮  塔主云,  佛祖與長老  是什麽冤家

사운, 불조구불예  탑주운,  불조여장노  시십마원가

師便拂袖而出

사편불수이출


임제 스님이 달마조사의 탑전에 이르러, 주지 스님이 말하였다.

“장로는 부처님께 먼저 절하십니까? 조사님께 먼저 절하십니까?”

“부처와 조사에게 다 절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과 조사님이 장로에게 무슨 원수라도 됩니까?”

그러자 임제 스님이 곧바로 소매를 떨치고 나가 버렸다.


***

범인들이 알기 힘든 선문답..

임제는 "할"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의 제자가 질문에 버벅 거리면 냅다 "할(고함)"을 질러 잡념을 쏙 빼놓은뒤 문득 깨닫게 만드는 지도법으로 유명하다..

그의 말 중 내마음에 새겨진 유명한 한 귀절


眞 (수처작주 입처개진)

어느 장소에서든지 주인공이라는 자세로 산다면(), 그 서있는 그 자리가 모두 참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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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백년을 살다보니 김형석 교수편..

100세인데도 정정하게 장수하는 비결이 무엇인가?

건강, 일, 수입 3박자가 맞아 떨어졌다..

치아는 50년에 치과 4번 밖에 가지 않을 정도로 좋고, 눈도 잘 보이고, 보청기도 쓰지 않고, 지팡이 없이 걸어다닌다..

99세인 작년에 160회의 강연을 하고, 신문칼럼을 쓰고, 평생 책을 50권 썼다..

그러니 강연료와 인세 수입도 적지 않을 법하다..

그가 생애 첫 직장이었던 중앙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6.25  3년전 부터 교사로 근무했단다..

정진석 추기경의 담임선생이었단다..

교장실 병풍에 쓰인 시조에 눈이 갔다..


연(蓮)못에 비오는 소리 그 무엇이 놀랍관대

님 보러 가던 꿈을 못 보고 깨었던고.

잎 위에 구슬만 담겨 눈물듯덧 하더라.


삿갓에 도롱이 입고 細雨中(세우중)에 호미 메고

山田(산전)을 흣매다가 綠陰(녹음)에 누어시니,

牧童(목동)이 牛羊(우양)을 모라다가 잠든 나를 깨우나다


꿈..

100년도 지나고 나면 꿈같은 세월이다..

하지만, 여한없이 산다면 100년이 문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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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아빠는 수행중"편에 지리산자락 하동 호동골 어느 처사의 집이 등장하는데..

그 집의 안방의 글씨에 필이 꽃혔다..

처사는 무슨 글씨를 모시고 사는지...


붉은 바탕의 글씨는

天高日月明 地厚草木生

천고일월명 지후초목생


하늘이 높으니 해와 달이 밝고, 땅이 두터우니 풀과 나무가 자란다.


이 싯귀의 대구는 이렇다..


月出天開眼(월출천개안)
山高地擧頭(산고지거두)


달이 나오는 것은  하늘이 눈을 뜬 것이요
산이 높은 것은  땅이 머리를 든 것이로다.





안방 병풍에 쓰인 시는 서거정의 한시 독좌((獨坐)..홀로 앉아서..이다


獨坐無來客(독좌무래객)
空庭雨氣昏(공정우기혼)
魚搖荷葉動(어요하엽동)
鵲踏樹梢翻(작답수초번)
琴潤絃猶響(급윤현유향)
爐寒火尙存(노한화상존)
泥途妨出入(이도방출입)
終日可關門(종일가관문)


홀로 앉았으나 찾아오는 사람 없네

빈 뜰은 빗줄기속에 어둑 어둑

고기가 흔드는가 연잎이 살랑 살랑

까치가 밟앗는지 나무 끝이 흔들 흔들

거문고 눅눅해도 소리는 그대로고

화로는 식었어도 불씨는 남아 있네

진흙 길에 출입이 어려우니

오늘은 문 닫아 두어도 되겠구나


***

지리산 호동골자락 산림처사의 하루가 눈에 잡힐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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