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한국기행 명당편 안동 하회마을 어느 집에 걸린 글씨...

 

修竹虛心萬年祿  수죽허심만년록

奇花照眼一時紅   기화조안일시홍

 

긴 대나무는 빈 마음을 가지고 있어  만년토록 푸르고

기이한 꽃은 눈에 잘 띄지만 잠시 붉을 뿐이다..

 

빈 마음으로 요란떨지 않고 살아야 애.국.인. 꼴 나지 않는다..

<숭현서원  묘정비>

조선 유학 18현 중에 충청인이 4명이다.

그것도 동시대 사제지간이 4명이다.

사계 김장생, 아들 신독재 김집, 제자 동춘당 송준길, 우암 송시열이다..

이중 동춘당과 우암은 같은 집안 사람으로 노론을 대표하는 인물로 현종, 숙종 년간에 충청도 양반의 위세를 단단히 보여준 인물들이다..

이들과 대척점에 섰던  우암의 제자로 소론의 막후거물  명재 윤증까지 해서 "충청도 양반"이라는 이미지가 확립된다..

이들의 전성시대에 우암이 글을 짓고, 동춘당이 글씨를 쓰는 콤비 플레이가 많아서 이들의 글씨를 양송체라고 부른다..

대전 유성구 원촌동 숭현서원에는 이들을 모시는 서원이 있고, 그 마당 묘정비에 동춘당의 글씨가 남아있다.

비문 내용은 상촌 신흠이 짓고, 우암이 추가한 내용이다..

**

 

조선시대 전기의 주류 필체는 송설체이다..

여기에 중기에 석봉체 한호의 글씨가 두각을 나타냈는데, 동춘당은 이 주류 필체를 이었다.

동춘당은 석봉체를 골격으로 삼아 당나라 안진경의 글씨를 녹여내 자신만의 글씨체를 확립한다.

그는 특히 행초서를 잘 썼다.

 

***

글씨에도 당파가 있다..

동춘당이 행초서를 잘 쓰는데 반해서, 남인 영수 미수 허목은 전서체를 조예가 깊었다.

우암, 동춘당은 서인 특히 노론에게 글씨를 써주고, 미수는 남인에게 글씨를 써준다.

동춘당 고택이나 우암의 남간정사에 가보면 노론파 후인들의 편액이 걸려있고, 남인 거두 서애 유성룡의 고택에 가면 미수 허목의 글씨를 만나게 된다..

 

이 당파성이 뿌리를 내렸는지, 지금도 글씨가지고 싸운다. 

운동권 출신은 박정희, 전두환 글씨 지우려고 애쓴다..

 

 

동네한바퀴  목표편 쫄복집 벽에 쓰여진 시 한수..

 

此是幽貞一種花[차시유정일종화] 
不求聞達只煙霞[불구문달지연하] 

 

이것은 그윽하고 곧은 한 떨기의 꽃 

세상에 알려지기 바라지 않고  그저 안개와 노을만 원하네..

 

청나라 서예가 판교 정섭의 시..다

 

이어지는 시귀는

 

采樵或恐通來徑[채초혹공통래경] 
祇寫高山一片遮[지사고산일편차] 

 

나무꾼에게 베어질까 두려워 

다시 산 높게 그려 가는 길을 막았네

 

***

어느 손님이 쓰고 가셨나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벽지에 인쇄된 것이란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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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같이삽시다에 등장하는 글씨

발분망식(發憤忘食)..

성이 나서 밥먹는 것도 잊는다.

뭔가에 몰입한 경지를 말한다.

 

공자가 자신을 스스로 평한 글 중의 일부이다.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

발분망식 낙이망우 부지노지장지

 

밥먹는 것도 잊고 몰입하며, 즐거워 걱정도 잊고, 늙어가는 것도 모르는 사람..

 

***

 

이것이 노후를 보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인데,

밥먹는 것도 잊을만큼 몰입할 분야을 찾는 것이 어렵다.

건전하고 창의적인 분야면 좋을텐데..

 

노량해전의 마지막을 장식한 관음포 해전

정유재란의 막바지..일본으로 도주하려는 왜 수군을 조명 연합수군이 가로 막고, 한놈 살려보내지 않겠다는 각오로 싸운다.

왜 수군이 밤중에 관음포 방향을 탈출로로 생각하고 진입하였으나 막힌 지형이라 독안에 든 쥐 신세가 되었고, 이순신 장군의 함대와 명나라 진린의 수군이 입구를 막고 대격전을 벌인다.

승리의 순간 이순신 장군이 적탄에 맞고 순국한다.

 

큰별이 바다에 떨어졌다

대성운해(大星隕海).. 관음포 이락사에 새겨진 현판이다.

 

한편, 진린은 이순신 장군의 죽음을 알고 대성통곡한다.

전후 명나라 조정에 건의하여 이순신장군을 특채시키려 했단다.

진린은 귀국후 크게 표창을 받고 잘 살다 죽었다.

 

 

광동 지역 그의 고향에 진씨 후손들이 사는데, 진린 사당에 걸린 현판글씨..

화악동휘(花萼同輝)..

꽃과 꽃받침이 같이 빛난다..

 

조명연합수군도 같이 빛난다..

물론 꽃은 이순신 장군이겠지??

 

명나라 멸망후 청군이 광동지역에 들어오자, 진린장군의 차남 일족이 배를 타고 전라도 고금도로 귀순했다

그리고 해남에 황조마을에 집성촌을 만들어 지금까지 살고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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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네한바퀴 대구 칠성동편에 100년 집이 나온다.

88세 된 할머니가 자식들 다 키워놓고 혼자 산다.

적적한 시간엔 서예를 한다.

70살부터 배웟다. 

외손자가 가훈을 써달라고 해서 연습중이다.

방에 걸린 글씨가 

시불재래(時不再來)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

 

**

짧은 인생이라 생각하면 날마다 좋은 날이 아닐수 없다

그래서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라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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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고창편 등장하는 고영재(顧影齋)..

그림자를 돌아보는 집??

글을 읽으며 글자의 뒷면에 숨은 이야기를 숙고한다는 뜻이란다.

주인장은 전직 성공회 신부인데, 방송에서는 네팔 아이를 입양하여 키우고 있다.

그는 다석 유영모 사상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다석 사상에 심취해 산다.

 

그는 삶은 한바탕 놀이고 소풍이라고 한다.

그가 사는 동네는 호암마을인데, 호암이 우리말로 병바위다.

신선이 술에 취해 술상을 걷어차서 술병이 거꾸러 박힌 바위가 병바위라는 것인데, 그 동네를 선인취와혈(신산이 취하여 누운 곳)이라고 부른다.

그는 그 "선"자와 다석의 "석"자를 따서 자신의 호를 선석(仙夕)이라고 부른단다.

그는  2.5평의 컨테이너 토굴에서 소풍처럼 즐거운 놀이를 하며 생명운동을 펼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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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바로 그때, 안되긴 뭐가 안돼! 이것은 바로 주인공이 하는 일인데,

하고 긍적적으로 되돌려야 한다.

 

한국기행 절밥시리즈 김천 송학사 편에 나오는 기와의 덕담이다.

 

그런데 그 절 두 스님의 덕담은 더 인상적이다.

"4년 길렸던 머리를 삭발하고 출가했는데, 스승님이 그 머리카락을 아직도 가지고 계신다."

" 마음 변하면 다시 붙여 줄라꼬?"

" 아니다, 우리 스승님은 아직 그런 능력은 없다"

 

한 스님이 그릇을 좋아해서 이쁜 그릇을 사 모았다.

그 때 스승님 말씀이 " 시집갈라카나?" ㅎㅎ

 

언제 송학사 노래 들으며 송학사를 찾아가 감자피자와 시금치 파스타 얻어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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