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眞情)일까?
또 진정이 아니면 어떠랴?
그대 오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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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 공감의 "화가의 정원"편에서 화가 박태후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전부터 조용헌의 글에 등장한 죽설헌 이야기를 읽고 한번 방문하고 싶었다.
나주 배꽃 필 때 찾아갈 생각이었는데, 그는 한국식 정원을 만들기 위해 배나무는 모두 잘랐단다..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인용하며 자신은 "사람이 적게 가는 길"을 선택한 것 뿐이라고 말한다..
그의 집 거실에 걸린 글귀에 눈이 갔다...
" 내 예술의 가치는 사람을 즐겁고 기쁘게 하며 슬프게도 하고 생각하게도 하는 데 있다"
그는 낮에는 정원을 가꾸고 밤에는 그림을 그리는 주경야화의 생활을 보낸다..
그가 밤새 작업한 푸른 연꽃같은 산의 그림은 내가 그리고 싶어하는 풍경이었다..
그러나, 그는 맘에 들지 않는다고 찢어 버렸다..
젊을 때는 전날 버린 폐지를 모아 다음날 밥을 해먹을 정도로 그림을 그렸다고 하니
고수의 길은 쉬운 길이 아니다
더욱이 한국 정원의 길은 더 더욱 어려운 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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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방송에서 수집가의 집에 걸린 글씨..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 하지만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하늘에 달려잇다..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 제103회에 제갈량이 탄식하며 하는 말이다..
제갈량은 위(魏)나라의 사마의를 호로곡으로 유인하여 화공으로 제거하고자 하였으나 때마침 쏟아지는 소나기로 인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제갈량은 통탄한다..
역사적 실화는 아니지만, 제갈량의 능력으로 천하통일을 이루지 못한 안타까움을 저자가 대변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일을 운칠기삼이라고 위로하지 않던가?
만절필동(萬折必東)
순자의 유좌편에서 등장하는 말로 자공이 공자에게 "강물을 보고 살펴볼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공자는 "(물은) 수없이 꺽이더라도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가니 지(志)을 닮았다"고 말한다..
중국에서는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으니 강물은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간다..
이런 만절필동은 백절불굴의 의지로 반드시 이루어내는 표현으로 쓰이고, 특히 제후가 천자에게 충성하는 모습을 그리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선조가 임진왜란시 명나라에 대한 보은을 "만절필동"으로 표현하였고, 송시열 추종자들은 충북 괴산 화양계곡에 명나라 신종의 묘소를 만동묘라 칭하고 제향을 올렸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는 만절필동의 용례는 명나라에 대한 의리를 죽어도 지키겟다는 의미로 주로 사용되엇다..
즉 사대의 표현인 것이다..
그러한 말을 중국대사로 부임한 사람이 신임장 제정식 방명록에 "만절필동"을 쓴다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다..
더구나 국회의장이 미국 하원의장에게 "만절필동"을 글씨로 써서 증정하는 것도 웃기는 모습이다..
우리 정치인들의 인문학적 소양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왜 하필 G2 에게 제후국처럼 만절필동을 쓰는가 말이다..
다른 말은 없었을까?
신흠의 이런 시귀를 썼다면 어땟을까?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월도천휴여본질 유경백별우신지)
달은 천 번 이지러져도 근본은 그대로이고, 버들은 100번 부러져도 새 가지가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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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 황현선생이 1910년 9월 경술국치에 비분하여 자결하면서 지은 절명시..
況亂離袞道白頭年 난리를 겪다보니 머리만 백발인 나이되어,
幾合捐生却末然 몇 번이고 목숨을 끊으려다 이루지 못했네.
今日眞成無可奈 오늘날 참으로 어찌할 방법이 없는데
輝輝風燭照蒼天 바람에 가물거리는 촛불이 창공을 비추네.
妖氣掩?帝星移 요망한 기운에 가려 황제의 별이 옮겨지니,
九闕??晝漏遲 구중궁궐 침침하여 낮 시간이 더디구나.
詔勅從今無復有 이제부터 어명조차 받을 길이 없으니,
琳琅一紙淚千絲 구슬 같은 눈물 주룩주룩 종이를 적시네.
鳥獸哀鳴海岳嚬 금수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槿花世界已沈淪 무궁화 세상이 이젠 망해 버렸어라.
秋燈掩卷懷千古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지난 날 생각하니,
難作人間識字人 인간세상 글 아는 사람 노릇하기 어렵구나.
曾無支厦半椽功 일찍이 나라를 지탱할 작은 공도 없었으니,
只是成仁不是忠 다만 어짊을 이룰 뿐이요 충성은 아닌 것이었네.
止竟僅能追尹穀 겨우 능히 윤곡을 따르는데 그칠 따름일 뿐,
當時愧不?陳東 당시 진동의 행적을 따르지 못함이 부끄럽네.
만해 한용운이 부고를 접하고 지은 만시..
의리로써 나라의 은혜를 영원히 갚으시니 (就義從容永報國)
한번 죽음은 역사의 영원한 꽃으로 피어나네 (一暝萬古劫花新)
이승의 끝나지 않은 한 저승에는 남기지 마소서 (莫留泉坮不盡恨)
괴로운 충성 크게 위로하는 사람 많이 있으리니 (大慰苦忠自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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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줍쇼..고기동 편에 등장한 어느 집에 걸린 글씨
終日尋春 不見春 (종일심춘 불견춘)
芒鞋邊踏 壟頭雲 (망혜변답 농두운)
歸來笑撚 梅花臭 (귀래소연 매화취)
春在枝頭 己十分 (춘재지두 기십분)
하루종일 봄을 찾아도 봄을 보지 못하고
짚신이 다닳도록 산머리 구름 머무는 곳까지 돌아다녔네
돌아와 문득 웃으며 매화향기 맡으니
봄은 이미 내집 가지 위에 무르익고 있었네
도시어부 장흥편에 나오는 글씨
반포지효(反哺之孝)
까마귀 효도 이야기
까마귀는 부화한 지 60일 동안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지만
새끼가 다 자라면 먹이 구하기 힘든 어미새에게 먹이를 물어준다고 한다.
요즘 효도를 이야기하는가?
차라리 까마귀를 백로라고 부르는게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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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마이웨이 이순재 편 그의 사무실에 걸린 글씨
비익연리(比翼連理)
비익조와 연리지..
비익조는 암수가 각 눈 하나에 날개가 하나씩이라서 짝을 짓지 않으면 날지 못한다는 새이고,
연리지는 한 나무의 가지가 다른 나무의 가지와 이어진 나무를 말한다..
이 말은 남녀가 서로 강렬히 사랑하여 한 몸처럼 지내기를 소망하는 뜻이라 통상 화목한 부부를 칭송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출전은 백낙천의 장한가 한대목이다..
七月七日長生殿 칠월칠일장생전 칠월 칠일 장생전에
夜半無人私語時 야반무인사어시 인적 없는 깊은 밤에 속삭였지
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 하늘을 나는 새가 되면 비익조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연리지 땅에 나무로 나면 연리지가 되자..
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천지 영원하다 해도 다할 때가 있겠지만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이 슬픈 사랑의 한은 끊길 때가 없으리
장한가는 당현종과 양귀비의 사랑과 인생을 노래한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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