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걷기에 나섰다..

순차적으로 피던 꽃 일시에 피어나니

어디에 간들 꽃이 없을소냐

 

하여 한식성묘를 마치고 대청호로 나선다..

내가 한식이면 다른 사람도 한식인지라 대청호 가는 길은 교통정체다..

 

 

어렵사리 도착한 대청호 주산동 일대는 벚꽃나라..

 

 

 

찍어 주는 마음, 찍히는 마음이 즐거우니 공화(共和)라 한다..

 

 

 

 

 

벚꽃만 일찍 만개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봄꽃의 스케줄이 빨리지니

음양지도에 문제가 생겻다..

벌들은 아직 다 자라지 못했는데, 꽃이 먼저 만개하여 지게되면 꽃과 벌 모두에게 파멸이다..

벌도 수입해야하나??

 

 

 

사람이야 비축한 식량에 비축한 지방이 그득하지만, 그때 그때 자연에서 얻는 생태계의 교란은 장차 사람에게도 미치지 않겠는가?

엣날 한나라 재상 병길은 봄날 소를 관찰하고, 음양의 조화를 살펴 장차 천하에 우환(가뭄, 홍수 등)이 미리 닥칠 것에 대비하였다는데...

요즘 재상도 그러한지..

 

 

백수가 봄꽃을 즐기지 못하고 천하의 우환을 걱정하는 것도 분수에 넘치는 짓이겠지..ㅎ

 

 

 

 

헛 생각끝에 당도한 신선바위..

요즘 신선세계도 여성판이다..

 

 

바위는 검고 꽃은 희니

음양은 뚜렷한데

지도는 걱정이라..

 

 

 

 

뭐 보기에 따라서는 꽃잎도 무서워 보인다니

번뇌 망상 다버리고

신선바위에서는 신선이 되어보자..

 

 

절묘한 풍광이다..

불랙 앤 화이트 플러스 블루

 

 

 

 

 

귀성차량으로 혼잡할 추석명절 첫날..가까운 대청호 두메마을로 간다..

하지만 고속도로 IC 방향과 겹치는 구간은 엄청 밀린다..

 

대전동구 이현동 두메마을에 도착하여 여수바위로 오르는 길에 노랑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오호..대추가 주렁 주렁..홍동 백서라..

아직 홍코너에 서긴 어리다..

 

 

호박도 늠름..

호박이 한번 구르면 좁쌀 백번 구르는 것 보다 낫지..

 

 

감도 익어가고..

 

 

요건 능금이지 아마..

 

 

여수바위로 오르는 산길에 도토리가 가득..

다람쥐 같은 마음으로 줍다보니..

순식간에 한 봉지..대박...돈도 이렇게 벌어야 하는데..

 

 

 

여수바위에 도착..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산을 오르는데..사람이 다니지 않아 길은 잡초에 가려졌다..

각종 올레 길을 만들었지만,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 길은 사라진다..

정말 자연토태설이 지극히 타탕하다는 것이 길에서 증명된다..

 

 

 

 

여기는 칙넝쿨이 길을 완전 점령..초입자라면 길을 알 수가 없을지경..

다음부턴 소형 낫이라도 가지고 다니면서 길위의 잡초라도 제거해야 할 판..

 

 

길 표지만 덩그러니 표비석처럼 서잇다..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문리버 벤취에 도착..

대청호를 감상하면 점심..떡에 포도에 흑맥주에 배불리 먹고 한숨 취침까정.. 

 

 

 

호반으로 내려가 대청호 오백리 표지로 가다보니 길은 사라지고 호반의 강쥐만 무성하다..

 

 

두매마을 둘레길로 회귀..여기도 길은 풀에 덮여 마치 오랜 밀림속에 방치된 앙코코르와트 신세가 되어 가는듯..

 

 

 

물봉선이 핀 길 끝에 문리버 까페가 보인다..

 

 

까페에서 또 한숨 자고..

 

 

그런데..옷에 붙은 이것은 뭐닝?

양면테이프처럼 떨어지지도 않네..

 

 

 

한가로운 오리..대청호 전세 냈네..

서울은 전세난리 부르스인데..

 

 

 

이 이쁜 꽃은 고마리..고만이로도 부른다..

어린풀은 먹고, 줄기와 잎은 지혈제로 사용..

 

 

 

아직 이른 억새습지 입구 정자에서 또 노닥거린다..

아직 햇살이 뜨겁다..

 

 

 

좌측이 억새지역..

보통 억새는 산에 자라고 갈대는 물에 자라는데..이 곳 억새는 물억새인가 보다..

 

 

산딸나무 열매..사조화

지혈,헛배가 불러 답답하고 팽팽하여 아픈데,

외상출혈,소화불량, 설사,부러진 뼈를 붙이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벼도 누렇게 익어가는데..추석이 내일이니..

햅쌀로 차례 올리려면 8월 추석이 아니라 9월 추석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오늘 걷기> 두메마을 주차장 - 여수바위 - 능선 - 대청호반 벼랑길 - 억새습지 - 원점회귀 약 6Km   

 

 

대청호 걷기에 나섰다..봄..여름..가을에 가본 둔주봉 - 피실 일대를 한겨울에 간다..

우리 나라 걷기의 장점은 4계가 주는 즐거움이 다 개성이 다르다는 것..

 

 

대전에서 지하철(판암역)- 607번 버스(옥천버스 하차) - 안남행 버스 (안남면사무소 하차)하여 옥천군 안남면사무소에서 잠시 쉬며 뒷 버스로 오는 일행을 기다린다..

얘기중에 면사무소 직원이 우리 일행이 피실에서 대청호를 횡단한다니 눈이 휘둥그래진다..

 

 

그동안 영하 10이하의 맹추위가 계속되어 대청호가 결빙되었으나 지난 주말 며칠 포근하여 얼음 두께가 걱정이 된단다..

특히 1.2.에 우리의 목적지인 석탄리 안터마을 빙어 축제장에서 대청호수의 눈제거 작업을 하던 트렉터가 얼음이 깨져 수심 6m 아래로 침수하여 기사가 사망하였단다..그때 얼음 두께를 보니 그리 두껍지 않아 빙판위의 빙어축제는 천면취소되엇단다..우리 일행에게도 만류한다.. 

 

 

지난주 답사를 다녀온 가이드의 인솔에 따르면 되겠쥐..

출발이다..면사무소에서 둔주봉을 오른다..

 

 

눈으로 분바르고 안개로 물광을 낸 자연이 아름답다..

 

 

한떼의 아이들이 비료푸대를 들고 깔깔거린다..

동네 안길은 자연 눈 썰매장이다..

 

 

자연과 사람..같이 해야 아름답다..

 

 

 

 

둔주봉 전망대에서는 한반도 지형이 안개 속에 잠자고 있다..

잠을 많이 자야 미인이 된다더만..

 

 

한걸음 더 올라 옛지명 등주봉 정상에서 고사를 지내며...

무사한 대청호 횡단 성공을 빈다..

 

 

눈 속에 덮힌 대청호 나타나자, 가슴마저 뛴다.. 

 

 

 

한지착설낙편편 寒枝着雪落翩翩  가지에 얼어붙은 눈 편편이 떨어지고
송운풍청후만천 松韻風淸吼晩天  저무는 하늘에 솔소리 바람소리
석상정공회수망 石上停筇回首望  얼음 위에 지팡이 짚고 고개 돌리니
옥봉고엄조설변 玉峰高掩鳥雪邊  옥봉우리 높이 새 한마리 눈곁을 난다.

 

 

 

 

 

잠시 뜨거운 라면안주에  불소주 한잔으로 몸에 더운 기운을 불어 넣고.. 

 

 

설경을 즐기고..

 

 

피실을 향해 걸어간다...

 

 

우리보다 더 배짱 좋은 사람은 ATV를 몰고 빙판의 설원을 질주한다..

 

 

피실 부근에서 대청호를 횡단하는데..마음은 얼음 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동행의 손을 꼭잡고..

 

 

하지만, 이내 이 아름다운 설경에 눈과 마음을 빼았겼다..

 

 

꽃피는 봄에 진달래꽃으로 화전 붙여 먹으며 구스타프 말로를 사칭하여 "청춘의 봄"을 열창하던 피실이 이렇게 멋진 백설공주로 변신하다니..

그대는 영원한 피오나 공주..

 

 

백옥의 이부자리라도 이렇게 눕고 싶을까..

누워서 보고 서서 보고..

 

 

피실 건너 정자에서 매생이 떡국을 곁들여 점심을 먹고..

 

 

흥을 깨지 않으려 호수 설빙길을 따라 안터마을로 향한다.. 

 

 

금수강산에 4계절이 아름다운 이 강산에 사는 우리들..

정녕 행복을 잊고 사는 그대! 잘들어..

옆집보다 좀 못살아도

이만하면 살만한 세상 아니야!!

그러니, 오해하지 말고 들어!

걸어보게, 행복 위를 걸을 수 있으니..

 

 

가끔은 이런 물서린 곳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얼음이 견고했다..

하지만, 이런 빙판걷기는 한겨울..

그것도 영하 10도 이하의 맹추위가 지속되고, 1월 소한과 대한 사이에서만 가능한 일임을 명심하시라..

 

 

사랑한다! 사랑해!

가슴 벅찬 그 이름..부르고 불러도 모자란 사랑아..

아! 대청호..

 

 

호수의 설원은 끝이 보이는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없이 이어지고

 

 

저 바람에 실려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사람이 녹은 자리 복사꽃, 조팝꽃 피어나겠지

 

 

가려무나, 가려무나
모든 순간이 의미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

 

 

 

이날 듣던 이런 노래들이 흐르면 눈앞에 하얀 빙설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리라..

 

 

 

지난 여름 친구들과 뱃놀이하던 이곳의 얼음도 세월의 두깨처럼 무겁다..

 

 

저멀리 우측 오대리 선착장이 보인다..

 

 

 

 

 

오대리 뱃길도 얼어붙었다..

 

 

돈이 발언하면 사람은 침묵하고..

벼슬이 발언하면 백성이 침묵하고..

얼음이 발언하니 배가 침묵한다..

 

 

자연이 벽호백전(碧湖白田)의 매직과 여백과 침묵의 붓질로 환상의 예술을 창조했다..

대청호! 너, 멋지고 영원한 갤러리..

 

 

그림 속에 들어가 그림이 되어 걷다가 그림 밖으로 나오려니 술에서 깨어나듯 통증마저 느껴진다..

 

 

빙어축제는 끝났으나, 남아도는 빙어를 사다가 초고추장을 입혀 막걸리를 한잔하면서 취기로 오늘의 행복한 통증을 닫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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