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달단다 미들 캠프 무날롯지에서 묵었다는 것은 아침에 간판보고 알았다..

전날은 너무 힘들고 피곤햇다..

그래도 와이파이를  신청해 우리 강쥐 연말행사 잘 치렀는지부터 살펴봤는데, 속도가 너무 느려 속텨져 죽는 줄 알았다..




새벽에 숙소 화장실에 가서 놀랐다..

이곳 화장실은 구녕만 뚫린 부세식인데, 거시기가 구녕에 적중 안하면 물을 부어야 한다..

하지만, 전날 하이캠프에서는 물이 없어 부세식이 안되어 증거를 남기고 왓는데,

그걸 잠벗에게 얘기했더니 나이가 몇인데, 구녕에 적중 못하냐고 디지게 혼났다..

그런데, 이제 구녕에 적중하기 시작했다..

클낫다..현지인이 다 되어가는가 보다..춥고 배고프고 꼬질꼬질하고 손톱에 때가 끼고..

얼릉 탈출해야 한다..



짐을 챙겨서..물론 내짐은 모두 포터에게 맡겼다..ㅎ

내려간다..

다행이다..더 버틸 무릎도 없고, 현지인이 될 생각도..60년대의 나를 보고 싶지도 않다..



그때 헬기 소리가 요란하다...

무슨 일로 아침부터 비싼 택시를 부르나?




우리의 숙소는 휘일추레의 우산 아래 평안하구나..




롯지 처마에 매달린 조각들..



무릎아파도 포니써비스 한번 안받고...왕창 헬기 싸비스만 받았으니..ㅎ







내려가는 길은 난삽하다..

하지만, 내려가니 숨은 가쁘지 않네..




저 아래를 통과해야 포카라로 간다...



까꿍하고 마차푸차레가 나타난다..




저 산비알의 반달지기 다랑이밭...

고생 8할이고 소출이 2정도 될라나.. 





드디어 시딩의 차량 수배장소에 도착했다..

차는 벌써와서 기다린다..

점심을 먹고...





마차푸차레와 인사를 나누고..

덜컹, 스릴, 써스펜스의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포카라의 호텔에 도착..

짐을 풀고..포터들에게 팁을 나누어 주고..고생한 우리팀  포터 꼰자가 헤드랜터과 아이젠없다고 잠벗이 자기 것을 기부한다.. 

그리고..한국식당 산촌 다람쥐에 가서 삼겹살을 시켰다..

불소주로 건배하니 기분이 최고조로 올랏다..

벌떡 일어나 떠나기 전에 내 스스로에게 한 공약을 지겻다..

그녀의 노래 정말좋았네를 부르고..


사랑. 그 사랑이 정말 좋앗네..

세월, 그 세월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이어 나에게 내린 교시의 노래 "애수의 소야곡"까지 불렀다..


무엇이 사랑이고 청춘이던고

모두 다 흘러가면 덧없던건마는..

못잊을 미련인가 달래보는 밤

그 누가 불러주나 휘파람 소리..


그녀의 위로가 없었다면, 이 트레킹은 정말 무릎 아프고 힘들었을 것이다..

이 노래 교시대로 모든 미련 다 비리고, 물흘러가듯 가다보니 신의 한수가 나를 구원했다..





12월 31일 새벽 3시 30분 말디히말을 오른다..

어둠 속에 빛나는 지역이 있다..

포카라..

도시의 불빛이 하늘의 별빛을 능가한다..



헤드렌턴이 일원상처럼 빛난다..

천천히 오른다..

고도 4500m 까지 오르려면 서둘러서는 안된다..

숨차지 않고

땀나지 않는

속도로

천천히..

***

인생 후반도 이런 속도로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



2일 전 숨차게 오르던 풍경은 어둠 속에 잠기고

1차 목적지 티샵 뷰포인트에 도착할 즈음 일출이 시작된다..

3시간 30분 정도 걸어 올라왓나보다..

그 즈음 로우캠프에서 출발한 후발팀 3명이 합류했다..

건각들이다..

다른 3명은 올라오지 않고 컨디션 조절 중이란다.



일출은 언제, 어디서나 장엄하지만

히말라야의 일출은 남다른 느낌을 준다..



티샵 뷰포인트의 한 움막에 불을 피우고 커피를 끊인다..

잠시 들러 불을 쬐고, 커피를 사서 마신다..

이 새벽에 커피를 팔려고 남보다 먼저 올라온 정성이 갸륵하다..




티샵 뷰포인트에서 말디히말 베이스 캠프(여기도 mbc)로 더 가야 한다..


 


휘일출레와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말디히말의 능선이 이어진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풍광이다..

물론 다시 올 생각은 없다..

어떤 사람은 1주일 지나면 다시 히말라야에 오고 싶을 거라도 한다..

그런 정신 구조는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근이 아닐까?

압도적인 풍광과 고통 속에서 느끼는 압도자와 피압도자 사이의 동조현상 말이다..




돌아보면 티샵 뷰포인트가 예술이다..

천상의 세상..구름 위의 산책이란 표현이 저절로 나온다..







베이스 캠프로 가는 길도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아이젠, 스틱의 도움이 절실하다..










계곡을 들여다보니 mbc로 가는 데우랄리 롯지가 보인다...

저 계곡을 타고 들어갔구나!!






저 능선을 타고와 여기서 마차푸차레와 독대한다..







독대의 시간을 깨는 굉음..헬기..

오늘도 택시 손님이 많은가 보다..ㅎ



드디어 말디히말 베이스 캠프 해발 4500미터에 도착했다...

내 인생 최고의 높이에 도달했다..






마차푸차레 바라보면서 엄마아리랑에 맞추어  춤을 추며 최고 높이 도달을 자축한다..



일부는 더 전진하기도 했으나 길이 이어지지 않으니 곧 돌아온다..





mbc - abc 의 계곡을 들여다 본다..

3일전에 저 계곡의 속살을 파고 들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벼랑에 데우랄리 롯지가 매달린듯하다..



내려오다 돌아서서 "송가인 시대" 책표지 2탄을 찍엇다..




산비탈에 엄마, 아빠 하트를 그린 사람이라면 엄마아리랑을 잘 부를 것 같다는..ㅎ




마차푸차레와 굿바이 인사를 나눈다..

북어포나 노가리 먹을 때 꼭 너를 기억할께...



그렇게 하산을 하여 늦은 점심을 먹었다..

한 30분 쓰러져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 다시 바달단다 미들 캠프 (3400미터) 까지 내려가야 한다..




휘일출레와도 작별한다..




푸른 연꽃 만송이가 피어나고, 푸른 파도가 춤을 추는 곳을 지난다..





금빛 노을이 더하니..아~~

멈추어라.. 시간이여~

이 순간을 억겁인양 즐기리라..




해도 쉴 시간에 내 다리는 천근이다..

고도 1000m을 올라갔다가 1200m를 내려가는 강행군을 견뎌준 내 다리가 고마울 뿐이다...



숙소에 도착하여 숨겨논 불소주로 한잔 건배를 하고 쓰러져 잔다..

내인생의 롱키스트 데이...아침 3시반 부터 저녁 5시까지 걷고 걸었다..




말디히말  하이캠프 해발 3550m에 숙소를 정했다..

선발대 7인은 abc내려와 말디히말 포레스트 캠프와 로우캠프를 거쳐 2일 후에 올 예정이다..

헬기로 인해 선발대와 후발대 입장이 바뀌었다..ㅎ





하이캠프에서 바라보니 지리산 능선보다 넓고 유장한 푸른 연꽃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그때 포카라에서 날아온 헬기가 능선을 넘어 마차푸차레를 스치며 abc 골짜기로 사라진다..

이곳의 헬기업체의 대주주는 abc 롯지의 주인들이란다..

헬기로 생필품 수송하고 관광용으로도 사용하고..






휘일출리와 마차푸차레가 병풍으로 둘러친 말디히말 하이캠프 모습..




여기서 포카라 쪽을 바라보니 도덕경의 현빈(玄牝)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신이 죽지 않고 영원히 존재하는 계곡..

왜 죽지 않을까?

계곡에는 물이 흐르고, 생명이 자란다..

그속에서 자란 인간이 신을 믿는다..




12월 29일..

오전에 쉬고 오후에 가벼운 차림으로 말디히말 티샵 포인트를 향해 오른다..

포터 2명도 같이 가기로 한다..







오르는 길에 잔드라가 네팔노래를 틀고 간다..

레썸 삐리리


나중에 식당 난로가에서 보여주는 가사 내용은 이렇다..

하지만, 레썸 삐리리 노래는 우리나라 아리랑 처럼 가사버전이 여러가지란다..



저 산너머에 우리 편히 쉴 곳이 잇을까?

그저 구름 위로 향하는 거친 길  터벅 터벅 걸으며

가슴속 무거운 짐 털어버리리.. 



위를 쳐다보면 오늘 목표지점 티숍 포인트가 보이고

아래을 내려다 보면 우리가 걸었던 abc로 가는 계곡길이 보인다..




촘롱에서 내려오는 계단 길도 보이고..











돌아보면 말디히말 하이캠프아래 능선이 파도처럼 출렁거린다..




그런데, 잠벗의 상태가 안좋다..

네팔 트레킹 3번째인데, 고산증에 시달리는 중이다..

아들데리고, 남편데리고 ..3번씩 오는 여자는 트레커 상위 0.1%에 들겠다..

소감을 글로 써보라고 권한다..

잠벗 덕(??)에 우리는 하산하기로 한다..

티숍포인트는 다음을 기약한다..





말디히말 베이스캠프 4500미터의 도전도 다음을 기약한다..



내려오는 길에 적당한 장소를 발견했다..

"송가인 시대" 책 표지를 만들 사진을 찍었다..

마차푸차레..처녀봉처럼 세상에 우뚝 서리라..





저녁 마차푸차레가 황금색으로 변한다...

용으로 승천하는 중이다..



말디히말의 좋은 점은 식당 난로에 불을 핀다는 것이다..

저녁식사후 난로에 둘러앉아 이야기하다가 주인의 동생이 아리랑을 아는체 하길래

둘이서 아리랑을 부르고, 밀양, 진도, 강원 아리랑 시범을 보이니 디게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뉴 아리랑이 나왔다니 눈이 동그래지며 관심을 보인다..

그녀의 엄마 아리랑 동영상을 보여주니 한참을 들여다보고 하는 말...

뷰티플 걸~~



다음날 12월 30일..일출이 좋았다..

이번 트레킹 기간 동안 정말 100점 짜리 날씨의 연속이엇다..





숙소에서 창문만 걷으면 마차푸차레가 한눈에..



트레킹 오면서 잘 준비한 물건 중에 이 덧신이 효자노릇한다..

털실로 된 수면양말이라도 좋다...침낭 속에 발이 따뜻해야 잠이 잘온다..



오늘은 잠벗과 나의 컨디션 회복을 위해 하루 쉬기로 했다..

내일 새벽 3시에 4500미터 말디히말 베이스 캠프 도전을 후발대와 같이 하기로 했다..



온종일 마차푸차레와 흰구름을 가지고 놀았다..

모처럼의 휴식이 다리에 보약이 되었다..




마차푸차레도 연신 하품하며 조는 한가한 날이었다..




<abc 일출>


mbc에서 점심식사후 abc로 간다...

큰 풍광 속에 거리가 짧아보이지만 2시간을 올라가야한다.. 




돌아보니 mbc가 아득하다..

이제보니 여기서는 헬기가 택시역할을 하는 것 같다..

비싼 택시..ㅎ




뒤는 마차푸레, 앞은 안나 사우스..

장관 속에 들어있으니 내가 그림이 된다..






누구건 앞에 가면 모델이 되고, 뒤에 서면 풍경이 된다..




이 눈길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들의 이름을 적는다..

나도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이름을 다 적고..

나서 적는 이름..

잠벗도 기가 찬지 옆에서 웃는다..

그러다가 책 표지로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송가인 시대"라고 쓸라고 봤더니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

어딘가 적당한 장소가 있으리라..







마차푸차레를 보고 두손을 불끈 쥐어본다..

"나도 왔어"

"너도 올 수있어"

하지만, 권하지는 않아..ㅎ





아.. 이자리가 좋은데, 이미 남이 써 놓았네..

지울 수도 없고..ㅎ




여기서는 그냥 찍는 거 마다 작품사진이다..

이번 여행 끝나고 사진전을 하자는데, 여기서 찍은 사진을 내야겟다..







나마스테 ABC..




드디어 노래부르고 꿈에 그리던 ABC 롯지에 들어와 생선꼬리(마차푸차레)를 바라보며 생선꼬리(북어포)를 씹는다..ㅎㅎ

이런 우연이..이 사진이 이번 여행 넘버 원이다..ㅎㅎ



이불덮고 마차푸차레 바라보며 그녀의 노래를 듣는다..

처음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애수의 소야곡을 들었다..

무위이무불위(無爲而無不爲)..

무위로서 하지 않음이 없다는 말이 실감이 되었다..

의도하지 않앗지만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밤하늘에 총총한 별을 바라본다..

히말라야의 달은 뜨지 않았다..



다음날(12월 29일) 아침 일출보러 나섰다..

가져온 장비로 최대 두껍게 입고 나갔는데, 손이 시리고 춥다..

안나푸르나 사우스가 황금색으로 물든다..







여기에 애절한 추모비가 잇다..

박영석 등 산악인 추모비..


그는 1997년 6개월만에 히말라야 8,000미터급 이상 고봉 6개를 올랐고 14좌를 8년2개월만에 올랐다.

​​남극, 북극점과 7대륙의 최고봉을 올라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사람이다.

 2011.10.18. 안나푸르나의 코리안루트를 개발하다가 눈사태를 만나 산에 묻혔다.




그때 헬기 소리가 요란하다..

빨리 타라는 요청으로 허둥지둥 내려가 짐을 정리하고 헬기에 오른다..

처음 타는 헬기...

고요한 물에 보트타는 것보다 편안하다..

아쉬운 점은 동영상 촬영하라고 앞에 앉았는데, 헛방만 찍었다는 한심한 이야기...



헬기는 가볍게 날아 안나푸르나 협곡을 누비고 말디히말 하이캠프 3900미터 지점에 내려주고 간다..



우리의 다음 목표가 말디히말 베이스 캠프란다..

헬기 덕에 2일의 휴식을 얻을 수 있었다..

뭐 어떠냐..약의 힘과 돈의 힘으로 휴식과 건강을 얻으면 윈윈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의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미친짓이거나 아니면 기적적인 것이었다..

그것은  9가지 약의 힘과 그녀의 노래와 잠벗의 독려가 절묘히 콜라보되어 신의 한수의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했다..



<안나푸르나 헬기 동영상>

 

<MBC 가는 길>

 

새벽에 화장실에 갔다 왔더니 웬 개가 방안에 침대 밑에서 나온다??

 

 

월래?? 먼일이랴~~

밖에 원체 추운모양이다..나가래도 들은체도 안한다..

그냥 두는 수 밖에..

이넘 한 수 더 떠서 아예 내 침대 위로 올라와 잠을 청한다..

암컷인가?? ㅎㅎ

 

 

대우랄리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데, 또다른 LG 직원이 있었다..

그도 12. 20. 종무식하는데, 삼성에 다니는 와이프는 1.1까지 근무하고, 아이들도 방학 스케줄이 많아서 고민하는데, 와이프가 덜컥 ABC 트레킹을 예약하고, 다녀오라고 하더란다..

사전 조사없이 왔더니, 아니 글쎄, 군대 재입대한 꼴이란다..ㅎㅎ 그것도 동계지옥훈련에..ㅎㅎ

맞다..이 계절이 이곳에 오는 것은 해병대 동계 지옥훈련에 입대하는 격이다..

 

 

 

12월 29일 이제 제일 중요한 일정이 남았다..MBC를 거쳐 ABC로 간다..

9가지 약을 먹고 그녀의 노래로 위로받으며 가리라..

고산증약, 샤라포바약, 연골영양제, 진통제, 혈압약, 감기약...음 9가지는 안되는구만..ㅎ

 

 

고도를 높여간다..

3200미터에서 3700미터로..

숨이 차서 자주 쉰다..

 

 

 

 

 

한참을 올라 가다 보니 선발대가 내려온다..

드림빌더도 만났다..

그는 우리를 데리고 다시 올라가기로 한다..

그를 송가인 버전 뮤지컬로 칭찬하자면..

"내 인생의 귀인이어라"

 

 

 

 

길은 압도적 규모의 풍광 속으로 이어진다..

 

 

 

잠벗은 3번째 네팔 트레킹이라고 고산증약을 하루 늦게 먹더니, 이날 약간 고산증 증세를 느끼는 것 같다..

 

 

 

엄청 많은 사람들이 내려간다..

그중에 며칠전 만난 등산화 묶고 가던 LG 청년도 만났다..

열악한 장비로 무사히 하산 중이다..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멀리 MBC가 보인다..

나에게 칭찬한다..

고생많았다고..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1957년 영국 원정대가 처음 베이스 캠프를 쳤단다..

정상도전은 50미터를 남기고 포기하여 지금도 처녀봉이란다..

이제는 등정허가를 내주지 않는단다.. 

 

 

 

 

 

 

 

 

 

드디어 mbc에 도착했다..

나중에 보니까 그녀도 12.31. mbc에서 가요대제전에 출연하여 국카스텐 하현우하고 "해야"를 콜라보 했다.. 

이런 장엄한 분위기에서 콜라보를 하면 끝내줄텐데..ㅎ

 

 

이런 장소에 한국기업 이름이 한목한다..

하긴, abc 코스에는 한국인이 제일 많은 것 같다..

 

 

 

MBC 롯지에 앉아 좌 마차 우 안나 사우스를 보며 점심을 먹다니..

 

 

 

 

 

그때 어느 외국 가족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왔다..

실제 걸어왔을까??

조금 있으니 헬기 소리가 들린다..

우리가 떠난후 저 가족들은 헬기를 타고 하산한 듯하다..

포카라에서 ABC나 MBC로 헬기 타고 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체류시간이 1시간을 넘으면 고산병이 와서 빨리 내려가야 한단다..

 

 

 



뱀부에 도착..트레킹 게스트하우스에 숙소를 잡고..곰곰히 생각했다..

다시 시누와 - 촘롱 사이의 계단 길을 내려가자니 끔직했다..무릎에도 더 나쁠 것 같았다..



헬기가 꼭 올까? 비용은???

응급상황이 발생하여 응급헬기를 부르면 약 300만원이 든단다..

하지만, 관광용 민간헬기를 약속장소(ABC, MBC 등)에서 부르면 1200달러(140만원) 정도 든단다..

그래..다리를 보전하는 방향으로 가자..



아침에 누룽지 끓여(200루피 비용 지불해야함) 국처럼 먹고, 김치와 고추장, 김도 한목한다..



이제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헬기란 한마디가 신의 한수가 되어 각오를 바꾸어 놓았다..




ABC 구간에서 모든게 유료다..

전기 충전도 밧데리당 몇백 루피 줘야 하고, 온수도 리터당 120루피를 줘야 한다..

온수를 저녁에 날진 병에 담아 침낭안에 넣고, 핫팩도 1개를 침낭에 넣어야 따뜻하게 잘 수 잇다..

우리는 소형 버너와 코펠, 가스를 드림메이커에게 받고, 작동법을 익혔다..

그덕에 따뜻한 물을 여유있게 사용했다..

온수는 밤에 난로가 되고, 식수가 되고, 아침에 다시 데워 온 종일 식수로 사용했다..

이 지역에서 냉수를 먹으려면 정수약을 넣고 30분 정도 두었다가 먹어야 배탈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잇다고 한다..





이제 목표는 분명해졌다.

데우렐리로 가서 1박을 하고 내일 ABC로 올라간다..

선발팀과는 1일 차이가 난다..





트레킹 숙소에서 한국 청년을 만났다..

전에 남미 파타고니아 트레킹에서는 한국 여성들을 많이 만났다..

그때 의문이 한국 청년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궁금했다..

그런데, 여기에 오니 한국 남자들이 엄청 많다..

이청년은 LG 그룹사람이다..

젊은 회장님이 들어온뒤, 12월 20일에 종무식을 했단다..

남는 시간 뭐하나 고민하다가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별생각없이 결정했단다..

평소 등산도 안하다가 갑자기 장비를 챙겨 왔는데, 등산화가 입을 딱 벌리더란다..ㅎㅎ

평소 신지 않았으니 등산화가 삭았나보다..롯지 주인이 끈으로 묶어 주었단다..

이 친구는 포터도 없이 혼자 장비를 다 메고 가는데, 대략 15kg은 넘어 보인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간다..



마차푸차레도 웃는다..




도반에 도착했다...

그리고 히말라야 호텔을 향해간다.








고도가 높아져 간다..

데우렐리는 3200미터가 된다..

전날부터 고산증 예방약을 먹기 시작했다..아침 6시 반알, 저녁 6시에 반알 이렇게 먹는다..

부작용은 오밤중에 오줌 누려고 깬다는 거..



멀리 히말리아 호텔이 보인다..

말이 호텔이지, 작은 롯지이다..

abc 구간에는 롯지에 난로가 없다..

항상 춥다..식사는 맞지않아 배고프고, 목욕은 할 수없고, 물휴지로 얼굴만 닦으니 몰골이 꼬질 꼬질하고, 며칠 지나니 손톱에 때도 낀다..

이게 뭐야..

1960년대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시켜먹었다..

아마 피자를 시켰을 것이다..먹을 게 없으면 피자나 라면이다..ㅎ




한국사람 지나간 흔적이 많다..

여기서 또 한 사람을 만났는데, 내 무릎이야기를 듣더니, 자기는 1주일전에 스테로이드 근육주사를 맞고 왔단다..

그래서 걸을만 하다고 한다..그러면서 이런 주사 자주 맞으면 않되는데 한다..

주사 맞으면서 오는 것은 일종의 중독증세 아닐까?





길을 점점 고도를 높혀간다..

이곳을 걸으며 느끼는 것은 지형환경이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고도와 추위는 움직일 수 없는 조건이다..

마치 저항할 수 없는 폭정과 같다..




멀리 데우랄리가 보인다..

고도 3230m 지점이다...






드디어 데우랄리 롯지에 도착했다...

떠날 때 이곳까지 올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그때 머리위로 헬기가 지나간다...

그래 신의 한수가 진로를 바꾸는구나..ㅎ




상그릴라 롯지에 방을 잡았다...

두꺼운 겨울 침낭에 보온병, 핫팩을 넣고, 이불까지 덮었다..

고산증 약 때문에 오밤중에 깨어 화장실에 다녀오니 추위가 스며든다..

무선이어폰으로 그녀의 서울의 달 노래를 듣는데..

춥고 배고프고 꼬질꼬질하고 손톱에 때까지 낀 1960년대의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국민학교에 입학했는데 들고간 국어책이 헌책이라 다른 애들과 내용이 달라 매우 쪽팔렸던 기억이 몇십년만에 떠올랐다..

가난 속에서 불만에 가득차서 항상 소심하고 자신이 없었던  불쌍한 어린 모습..

초코렛있냐고 묻는 네팔 아이 모습에서 내 어린 시절을 보았다..

연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렷다..



누군가 나에게 젊은 시절로 돌아가겠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히 말한다..

노...

나는 지금이 좋다..

과거 60년대에는 가난했지만 행복이 잇었다는 사람을 만나면 단호히 말한다..

"니나 가라"



<마차푸차레>



촘롱에서 9시경에 출발한다..

이제 제3의 대안은 오전에만 걷고 오후는 쉬고..해서 히말리아 호텔이나 데우랄리에 가서 회군하는 것으로 잡았다..



시누와 까지 3.7km  정도면 내 무릎과 타협할 수 있는 거리 같다..



이제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 사우스가 같이 보이는 지점이다..





드디어 ABC 생추어리(보호구역)에 진입했다..

저 계곡 아래로 시누와가 보인다..






히말라야 개팔자..

일단 자유롭다..하지만, 춥고 배고프다..

행복지수가 높을까?

난 부탄, 네팔이 행복지수가 높다고 부러워하는 사람에게 한마디 한다..

당신은 1960년대의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냐고??




자 사진과 같은 반달지기 밭데미에서 무슨 소출이 나오나??

우리나라도 저런 형국에서 제일먼저 서울로 올라간 사람은 경상도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살만하자, 전라도 사람이 올라왔다..

그래서 초기에 경부선과 호남선에 빈부차가 있었다는...

정권잡은 사람이 경상도니 사업하는 사람도 경상도가 잘 될밖에.

드라마에도 충청도, 전라도 사투리 쓰는 사람은 가정부로 나왔다..

이제는 바뀌었다..

송가인이 등장하면서 당당하게 전라도 사투리로 어머니가 무당임을 밝히고, 실력대로 1등을 한다..

그녀가 부르는 서울의 달은 그런 역사를 반영한다..

그녀도 말한다..자신은 노래 가사의 약속을 지켰다고..




돌아보니 촘롱 언덕에서 계곡을 타고 내려와 출렁다리를 건너 계곡을 타고 시누와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마치 계룡산 동학사 - 갑사 구간의 돌계단을 무한대로 늘려놓은 것 같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돌계단 구간에서 얼마나 쉬었는지 모른다..




저 첩첩한 히말라야 산중에 가기도 오기도 곤란한 지경에 빠졌구나!!




이 고달픈 고산지역에서는 우생마사(牛生馬死)를 명심해야 한다..

소처럼 천리길 가듯 천천히 가야한다..

말 달리듯하다가는 고산증으로 죽는다..



그래서 여기 포니와 동키는 소처럼 걷는다..



숨이 멎을 정도로 가쁜 돌계단 길도 끝날 때가 있다..

드디어 점심 무렵에 시누와 롯지에 도착햇다..

자리에 앉자마자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다..

너무 힘들었다..




볶음국수로 점심을 하고..난 이곳에서 자려고 했다..

숙소를 알아보라고 했더니 빈방이 있단다..

잠벗은 오후 시간이 기니 더 가자고 한다..

한참 언쟁을 하다가 일단 뱀부까지 2시간 정도 더 가기로 타협했다...




저 계곡 아래로 뱀부가 보인다..




힘들게 가는 머리 위로 헬리콥터가 연락부절이다..

여기는 헬기가 왜 이리 자주 다니나 의문이 든다..



드디어 뱀부에 도착햇다..

나도 내 무릎 형편상 할만큼 했다..여기서 돌아가도 여한이 없다..

그때, 잠벗이 한마디 한다...

다시 그 계단길을 힘들게 내려갈래??

아니면, 그 힘으로 ABC까지 가서 헬기 타고 내려올래??

뭐시라??



<촘롱가는 길에 마차푸차레를 보며>




츄일레 디스커버리 롯지에서 일어나 보니  마차푸차레가 보이고 풍광이 좋다..






아침으로 달밧을 시키고, 누룽지 끓여 먹고..

네팔식 백반인 달밧을 먹는 것은 싱겁고 시끄러운 트롯을 듣는 것과 비슷하다..



촘롱을 향해 출발한다..

나에게는 결단의 날이다..

촘롱 롯지의 풍광이 좋으면 혼자 눌러 앉을 생각이니까..






양철지붕에 빵..아마 로티??를 말리고 있다..

네팔의 빵 중 난은 발효된 것을 화덕에 구운 것이고, 로티는 발효되지 않은 빵이다..




개나 소나 트레킹 코스에 많다..

이곳 개들은 온순하고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 없다..이곳 인심을 닮은 것 같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이렇게 온순한 개를 유독 무서워하는데..

그 이유를 들어보니,

어릴 적에 사나운 개에게 30분이나  쫒겨 다니다가 결국에는 물리고 만 트라우마가 있단다..

내 경우, 옆집 주인의 사주를 받은 개의 습격을 받아 개에게 물리고 기절한 트라우마가 있지만, 요즘은 많이 극복하여 온순한 개와는 사이가 좋다..ㅎ



출발부터 계곡으로 한참을 내려오더니 결국 출렁다리와 만난다..




네팔 문자는 참 특이하다..





학교 앞에 한무리의 아이들이 왁자지껄하다..

글을 보니 도네이션 해달라는 말이다...

전에 어느 불러그를 보니, 네팔아이들을 만났는데, 학용품이라도 들고 와서 주었더라면 하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집에 놀고있던 학용품을 챙겨 왔다가 트레킹 출발 직전 짐을 분류하면서 숙소에 내려놓고 왔는데..

아! 여기서 풀어야 하는구나. 그러나 실상 트레킹 코스에서 무겁게 지고 다닐 수는 없다..

하여 그냥 몇백 루피을 도네이션했다..돈이 가볍고 좋다..ㅎ





네팔소는 산 소인데, 형상은 물 소모습이다..





개나 소나 길가에 즐비하다..








여기도 양떼목장이 잇다..



제주도에서 보던 3기둥 출입구가 있다..

제주도는 사람의 존재를 알리는 도구이지만, 여기서는 가축의 출입을 막는 용도란다..



돌아보니 우리가 출발한 츄일레 롯지가 산마루에 보인다..

그동안 계곡을 내려와 다시 올라온 것이다...





또 오르막이다..

이곳 길은 마치 해안 트레킹처럼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그보다는 규모가 크니 매일 설악산 공룡능선을 탄다고 보면 된다..




나와 같이 한 포터..쟌드라..

우리는 가이드 1명과 1인 1포터를 썼다..

가이드 BK는 그의 집안 사람들을 포터로 데려왔다..주로 아들, 동생, 삼촌 등으로 구성된 팀원들은  하루 일정이 끝난뒤 서로 잘 지내더라..

고향 쿰부에서는 농한기라 요즘 포터로 일하는 것이 좋은 부업이란다..

쟌디라는 영어, 한국어도 좀하고 중국어도 배우고 있단다..

한국어 자격시험도 보았고, 한국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단다..

성격이 매우 쾌활하고 좋았다..

그는 나에게 네팔 노래 "레썸삐리리"와 가사를 알려주엇고, 나는 그에게 "서울의 달"노래를 들려 주고, 가사내용을 알려 주었다..

그가 비자를 발급받아 서울에 오면 "서울의 달" 가사처럼 되는 것이니 자금부터라도 노래 배워두고

혹시 한국 사장님들 트레킹 올 때 들려주면, 그 회사에 특채될 가능성이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ㅎ



개나 소나 트레킹 코스에 즐비하다..



이 길은 마차푸차례가 안내한다..

나중에 멀리서 보니 계곡 벼루길을 따라 마차푸차례를 보며 가는 길이더라..




수시로 만나는 포니, 동키들...

포니는 조랑말이고, 동키는 당나귀..




멀리 촘롱이 보인다..




계단집, 다랑이 밭이 인상적인 동네..






드디어 촘롱의 헤븐뷰 롯지에 짐을 풀었다..

여기서 ABC 하산후에 쓸 장비를 맡겨 놓고 가기로 한다..

마차푸차례가 보이는 풍광도 마음에 들어 나는 제2 대안을 잠벗과 드림메이커에게 제시했다..

논란 끝에 팀을 2로 분리하기로 했다..

7명은 예정대로 먼저 출발하고, 나와 잠벗 2명은 포터 2명과 촘롱에서 자고 천천히 걸어가기로 햇다..

그러고 보니 제3의 대안된 것이다.




점심 메뉴는 백숙이다..

ABC 구간에서 먹는 마지막 특식이다..

이곳 토종닭은 크고 질기다..



예정대로 천천히 가다가 도중에 이곳으로 돌아오면 계곡 건너편 저 마을에 가서 짚차타고 가야한다고 드림메이커가 말한다..

그리고 떠나기전에 걱정되는지..여러가지 약 복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아세타졸라미드는 고산증 예방약이다..

반알씩 12시간 마다 복용하는데, 부작용은 오줌이 자주 마렵다는 거..

흔히 고산증 예방을 위해 비아그라 복용을 말하는데, 소용이 없다..용도가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것은 샤라포바 약인데, 하루에 2번 복용하란다..

혈관 확장제로 운동력 증가에 기여한단다..샤라포바가 이것 먹고 테니스 대회에 나갔다가 도핑태스트에 걸렸단다..

드림메이커가 러시아 갔을 때 사왔단다..


라트비아 제약사 그린덱스가 만든 멜도니엄(Meldonium)은 협심증, 심근경색, 허혈증 등에 복용하는 약물로  리투아니아, 러시아 등 동유럽에서는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는 아직 받지 못했다. 

멜도니엄은 세포 에너지 신진대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효소군인 카르니틴 아세틸 전달효소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발대는 떠나고 나와 잠벗은 남아 마차푸차레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했다..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은 그녀의 노래다..


히말리야 안나푸르나 고달픈 날에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조물 조물 묻혀주신 나물 반찬에
된장찌게 먹고 싶구나
겁도 없이 떠나온  ABC 트레킹 밤에
등따스운 내 아파트 눈에 밟힌다
언젠가 ABC가서 성공을 해서
돌아온다 약속했는데
아픈 다리 고산증에 시달리다보니
오도가도  다 어렵게 되었구나
언젠가 ABC가서 성공을 해서
돌아온다 약속했는데
손편지로는 너무 모자라 내 인생의 블러그를  쓴다
히말리야 달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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