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차 1. 8 화요일

푼타 아레나스에서의 일정은 펭귄섬 막달레나를 가는 것이었다..





부지런히 찾아간 여행사..

한참을 기다렸는데 파도가 세서 배가 출항못한다는 소식..

일단 돈 내고 출항해도 접안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 환불이 안된다나 뭐라나?

그런 경우보다 미리 확실히 못간다고 하는 것이 재수가 좋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 텅빈 시간을 어찌 보내는가가 당면과제다..




졸지에 작은 도시 관광모드로 바뀌었다..

우선 인근 전망 공원에 향한다..



오늘은 사진찍기 놀이가 될 것 같다..









마젤란 해협에는 오늘도 배가 떠간다..




서울까지 거리가 17,798km  4만 5천리...












펭귄섬을 가지 못해서인지  펭귄 그림에 눈에 많이 들어온다..








찬기운을 녹이려고 들어간 까페에서 원주민의 흔적을 만난다..

180cm  키의 이런 사람을 만났으니 "파타곤"소리가 절로 났겠다..







그들에겐 서양인의 출현은 재앙이었다..






시간이 남아 경찰서에 들러 분실한 PDI(외국인등록증서)를 재발급 받는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 뿐, 절차는 간단하고, 추가 지급하는 돈은 없다..다행이다..

PDI가 없으면 출국시에도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일단 숙소의 짐을 뻬주고 남은 식량을 모아 들고 공원에 가서 먹고 마시니..얼큰히 취한다..



조선식으로 공원에서 노래자랑으로 시간을 보낸다..

"이른 봄날에 꿈처럼 다가온

그대 영원할 줄 알았네

그 여름 바닷가 행복했던 모래성

파도에 실려가 버렸네

떠나가도 좋소, 나를 잊어져도 좋소

내맘은 언제나 하나 뿐.."


https://youtu.be/QrAXa7DBB-w







길가에 현대차가 많이 보인다..

한 - 칠레 FTA는 서로 윈 윈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싼 와인 사먹고, 그들에게 차와 가전제품을 팔고..





이 머나먼 곳에 중국 마트를 2군데나 봤다..

상품은 저가품이지만, 상당한 저력으로 느껴진다..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또 한분이 경찰에 폴리스리포트를 받으러 가서 오래 지체하여 나머지 일행은 식당에 가서 다양한 음식을 주문해서 나누어 먹기로 한다..



세비체..절임 요리

엠빠라다..군만두

빠일라 마리나..해물탕

메르루사

센토야..킹크랩




여기 저기 다니며 구경하고 기념품도 사는 모처럼 한가한 시간이 되었다






18일차 1.7 월요일

새벽에 비는 많이 오지 않았지만 흐리다..



토레스 삼봉을 보지 못했을 뿐 후회없이 기억에 남는 걷기였다..

토레스 삼봉의 이마만 쳐다보고 작별인사를 한다..

아디오스..기약없는 이별..






아센시오 계곡 따라 유장한 길을 다시 걸어간다...




걸어가도..돌아봐도 다 좋다..

앞태..뒤태..프로필 까지 다 좋은 미인같은 길..






이제 우리는 라스 토레스 산장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입구로 가서 프에르토 나탈레스 가는 버스를 타야한다..







오호..여기도 그랜드 캐년 처럼 호스 트레깅이 잇네..ㅎ






꿩새 울은 거 소문낫나 보네..각종 새들이 환송나온 거 보면




방문자 센터가 보인다..



4박 5일 동안 걸은 트렉을 정리해서 올려 준 분이 있다..

모양이 W 같다고 해서 W트레킹이라고 부른다..



그대신 오늘은 과나코가 써비스 나왔다..






푸에르토 나탈레스  행 버스 길에 과나코를 많이 본다..





돌아보면 토레스 설산들이 손이라도 흔드는듯







과나코는 안녕..소들은 좀 기다리구..ㅎ



푸에르토 나탈레스 숙소에서 트렁트를 이동시켜 푼타 아레나스로 떠난다..

3시간 거리..

전에 2시간 타고 왓으니 오늘은 5시간 버스행이다.

점심은 햄버거로 해결..





파타고니아의 구름을 보면 사람들 머리 속 같은 생각이 든다..

번뇌와 잡상으로 가득한..








멋진 숙소에 짐을 풀고 마트로 가서 소고기와 와인을 사다 한 상 차려 놓고 먹기 시작한다..

4박 5일 동안의 부실한 식사를 만회하려고..



창밖에는 노을이 지고 있엇다..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의 오늘을 기억하는 그림이 되어 주기를..




<토레스 삼봉 진입구>


칠레노 산장에 도착...오후 2시 30분쯤..

해가 8시 넘어서 떨어지니 좀 쉬고 가도 시간은 충분하겠지 생각했다..



앞선 일행이 맡아논 방에 짐을 푸는데, 누군가 등록을 하란다..

등록하러 갔더니, 아니?? 칠레 입국시 받은 PDI(외국인등록증서)가 안보인다..

전날 프란세스 야영장 등록시 사용했는데..헐.

그런데 그게 없으면 벌금 2만 9000페소(한화 5만원)를 내야한단다.

<그 때 일단 산에 다녀와서 처리했어야 한다>

벌금을 카드로 내는데, 처리가 지체된다..

그 사이 4명은 먼저 출발했다..





등록을 마치고 나와서 입구에 가보니, 뭔가 수상했다..

입구 통과 마감 시간이 오후 3시다..어???

지금 시간 3시 17분...

정신이 혼미..일단 빨리 가자..




짐은 내려놓았고 마음이 급하니 발걸음은 무지 빨라졌다..

그런데, 내려오는 사람이 너무 많고 양보도 안해주니 방해가 된다..

요령껏 피해가면 신속히 오르는데, 커다란 백인이 뭐라 하면서 나를 밀친다..

5공때 광화문에서 대토령 경호원에게 당할 때 분위기와 비슷했다..

기분 나쁘만 그 넘이 미는 대로 길옆 나무로 이동했다..

그 순간 위에서 들 것에 사람을 싫은 일군의 사람들이 통과했다..

위 사진이 뒷 모습이다..

아!! 누가 산에서 사고를 당했구나!!



내 생애 가장 빠른 속도로 산을 올랐다...

토레스 삼봉 입구에서 보니 4시 15분..

그런데..경비원 2명이 막는다..

여기 통과마감 시간은 4시란다...

앞에 우리 일행이 갓으니 좀 봐달라 해보니만, 시계만 두두리며 단호하게 거부한다..

허탈!!

우리의 도전은 여기서 마감할 밖에..

허탈..통한..



나중에 들으니 앞선 우리 일행중 3명은 4시 5분에 도착했단다..

경비원이 안된다 해서, 멀리 동아시아에서 왓는데 오늘 여기를 보고 내일 비행기 타러 가야 한다고 우는 시늉을 했더니, 마지못해 보내주던란다..

우리도 울어야 했나??



망연자실 토레스 삼봉의 뒷통수만 쳐다본다..

몇년전 드림메이커가 왔을 때만 해도 이런 마감시간 제도는 없었단다..

여기서 토레스 3봉 올라가는 구간이 험해서 가끔 사고가 나는 모양이다..

좀 전에 여기 올때도 들것에 실려가는 사람이 잇었듯이..

이제 전세계 트레커가 모여들고 사고도 생기니 이런 컷오프제도를 둔 모양이다..

일단 이 입구를 4시에 통과해도 삼봉에서는 5시에 모두 나와야 한단다..


그러니, 이 후기를 읽은 사람은 유의하시라..

토레스 삼봉 입구에는 통과 마감 시간이 있으니, 걷기 일정을 여유있게 잡아야 한다..



사실..다음 날 아침..다시 오면 되는데..

일기 예보가 비다..비가 오면 안개 때문에 장관을 볼 수 없다..

세상에 놓친 고기가 가장 크고

먹고 싶었던 음식이 가장 맛있다

그러니 컷오프에 걸려 못본 토레스 3봉 얼마나 멋있을까?

산장에 걸린 사진으로 위로 해보자..







허탈한 발길을 돌려 내려오는데, 이 길이 왜 그리 가파르고 긴지..













식당에 식사하다가 통탄의 마음을 메모지에 적어 붙여 본다..

삼봉 못보고 붙인 넘은 나 밖에 없다..


그러다, 한 메모를 보고 위로를 받는다..

"인생은 어차피 한바탕 꿈..

지금 이 순간을 즐겨"




휴게실 난로 옆에 보여 와인으로 위로 해본다..

우리 일행 옆자리 외국인에게도 와인을 권하며 건배도 같이 한다..

그 사람들은 "쌀룻", 우리는 "건배"

그리고 새 단어도 알려주었다 "위하여"

그러다가 독일 아줌마에게 제의했다.

"내가 한국 노래할테니 당신은 독일 노래 하겠느냐?"

자기는 못한다..


그때 토레스 삼봉 다녀온 최선생이 한곡하신다..


" 에헤라 친구야!

내 꿈은 하늘이라
거칠은 바다를 포근히 감싸는
내 꿈은 하늘이어라


에헤라 친구야

내 꿈은 구름이라
파란 하늘아래 한가로이 떠가는
내 꿈은 구름이어라"


다리가 아파 고생하여 토레스 삼봉 가기를 아예 포기했던 동행이 "섬마을 선생님"으로 이어받았다


컷오프에 걸려 토레스 삼봉을 못본 나에게 마이크가 주어졋다..

독일인 아줌마 관중을 위해 선곡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토레스 삼봉"가신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여행 기간 중에 내내 잠을 잘잣다..

그러나 이날 밤만은 잠을 못들고 뒤척였다...


더 할 말이 없네요
그동안 겪은 모든 추억들
비록 힘이 들어 고생했고
이젠 과거 이지만
저는 할 만큼 했어요
당신도 그랬길 바래요

더 할 말이 없어요
에이스 카드가 더이상 없네요


승자는 모든 걸 가지죠
패자는 멀리서 숨을 죽이고
바라보겠죠
그게 패자의 운명이죠


신은 운명의 주사위를 던졌고
그의 결정은 차갑고 잔인했어요


누군가 저 밑 구석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보아야 했죠

더 할 말이 없어요
슬퍼하지 마세요
저는 이해 하니까요
저를 위로하지 마세요


아바의 이 노래가 나를 위로해줄까?

https://youtu.be/pKCRUXhU17w




예보대로 아침 부터 구진 구진 비가 내린다..

그런데..화장실에 갔다가 오니 허리춤에 차는 카메라가 안보인다..헐..

식당과 화장실 왓다 갔다 하면서 찾는 동안 일행 6명은 먼저 출발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화장실 가면서 미리 챙거놓은 주머니를 깜박하고 베낭에 넣어 버린 것이었다..

비단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일행 중 상당수가 그런 식으로 여권이나 지갑, 핸드폰을 찾곤했었다..

그럴만한 나이 때라 어쩔 수는 없는데, 하필 왜 오늘이냐, 토레스삼봉을 보기 위해 장거리 걷기를 하는 날인데..

이것이 두고 두고 지청구감이 되엇다..



비는 잦아 들었는데 바람이 거세다..

파타고니아를 키운 것은 9할이 바람인데, 이제는 익숙해져간다..




노르덴스크홀드 호수 곁을 지나 호수를 끼고 계속 가야한다.



저 바위 사이로 흐르는 폭포는 내눈에는 좀 야하게 보인다..



그때 뒤를 돌아보니 무지개가 떴다..

조짐이 좋다..

오늘 만사형통인가 보다..

카메라 건을 잊어버려라..



이 쿠에르노 산 봉우리들 아래 자리한 쿠에르노스 산장에 들러 너무 지체했다..

화장실만 들르고 얼른 갔어야 했다..




산장 식당에서 토레스 삼봉 그림을 보았을 때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쿠에르노 삼봉 아래 쿠에르노스 산장 지붕이 보이는 거리에 오면 호수 너머로 문필봉 처럼 멋진 설산이 보인다..




또 여기서 멋진 파노라마 사진 찍느라 지체하고..





2번째 무지개가 떴다..

장엄하지 않은가? 기분이 고조된다..




이번에 3번째 무지개다..

여기가 무지개 나라인가?



수시로 흐르는 빙하수로 물통을 채운다..






벼루길을 지나고 출렁다리 지나고..트레킹 코스의 모든 요소가 들어있고

거센 바람, 비, 무지개, 구름, 햇빛..트레킹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날씨를 만나는 곳이다..




그 때 겸재 정선의 인왕재색도 분위기의 산을 만났다..

알미란테 니에토 산..



파타고니아의 햇빛은 푸른 것은 더 푸르게, 붉은 것은 더 붉게 만들어 준다..




그 때 저 멀리 먼저 떠난 일행의 뒷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손을 흔들 뿐 계속 진행하는 것을 보니 점심을 벌써 먹은 모양이다..




갑자기 산위 눈이 굴려내리면서 눈보라가 친다...

그 모습에 놀랏는지 큰 콘돌 한마리가 흰 날개를 펴고 푸른 하늘로 날아오른다..



보이는가? 저 구름이 그린 콘돌의 모습이..







발길을 잡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들판에 흐드러진 야생화들이 어찌 카메라를 가만히 두겠는가?





이 들판에 한숨을 자고 가도 좋으련만..





거센 날씨 속에도 살 것은 다 산다..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산고비를 돌자..꿈에도 잊힐 것 같지 않은 길이 펼쳐진다..



아래의 아센시오강과 위의 트레일이 멋진 이중주로 "오페라의 유령" 하이라이트를 부르는 것 같다..

"sing! follow me"



강..계곡..구비도는 벼루길..길 끝에 빛나는 설산..

나더러 길을 디자인하라면 이렇게 할 수 잇을까?



아름답지 아니한가? 이길!!



나에게 트레킹은 길이다..

길 끝에서 만나는 풍광은 얻어지는 보너스다..

내 트레킹 사진의 주제도 길이다..그 속에서 길위를 걷는 사람은 배경이나 소품처럼 보인다..





이 길에서도 사진을 찍느라 지체한다..



아쉬워서 돌아보는 이길은 1km 남짓 짧다.

금방 녹아버리는 작은 초콜릿처럼..



칠레노 산장 입구에는 물건 운반용 말들이 쉬고있네..



이 계곡을 건너면 칠레노 산장이다..

이제 짐을 놓고 후딱 토레스 삼봉으로 가야지..




16일차 1.5 토요일

아침 일찍 파이네 그란데 산장을 출발하여 이탈리아노 산장을 거쳐 브리타니코 전망대를 보고 프란세스 산장으로 가는 일정을 시작한다..



전방 좌측에 푼타 바릴로체, 우측 쿠에르노 노르테, 프린시팔 봉우리를 바라보며 간다..





좌중간 송곳같은 봉우리가 쎄로 에스파다, 옆에 둥구스름한 것이 쎄로 오하(hoja), 우측 머리 검은 것들이 쿠에르노 노르테, 프린시팔, 에스테 봉우리다..



아래 중앙이 송곳니 같은 것이 쎄로 에스파다, 그옆이 쎄로 오하(hoja)..

통성명을 하고 지내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다..



돌아보면 푸른 뻬오에 호수 옆에 그란데 파이네 산장이 덜 깬 모습으로 누워있다..






두개의  산괴 사이로 길은 외줄기..




사진 우측 나무 휘는 것을 보라..

바람이 얼마나 거세게 부는지..




강풍이 몰아치니 스코츠베르크 호수의 물결이 방울이 되어 날아간다..



산위에 빙하가 녹으면 폭포가 되고, 강이 되고, 호수가 된다.

호수의 물이 증발하면 눈이 되고 빙하가 되고..

무한 반복도 빙하가 우세하면 빙하기가 되고, 물이 우세하면 간빙기가 된다..

그 사이에 빛과 바람의 흥정이 있다..




빛과 바람이 빅딜 사이에 태어난 것이 꽃이 아닐까?




길을 가다 물 떨어질까 걱정마라..

흐르는 빙하수는 마트에서 구입한 생수보다 깨끗하단다..



아무래도 저 송곳니 쎄로 에스파다에 자꾸 눈길이 간다..

저넘이 토레스 삼봉의 하나 일거라고 생각해서 겠지..

하지만, 아니다.




이런 어설픈 나무다리는 1명씩 건너란다..

무심코 다리로 올라가니 맞은편 사람이 뭐라 소리친다..

자기 건너간 뒤에 오라는 말이다..



7,6 km 거리에 이탈리아노 산장이 있다..

산장 앞 공터에 베낭을 벗어 놓고 프란세스 전망대 - 브리타니코 전망대로 오른다..




빙하가 있는 프란세스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스코츠베르크 호수가 푸르다..






가파른 길이다.

겨우 겨우 프란세스 전망대에 올라 프란세스 빙하와 쿠에르노스 산 봉우리, 스코츠베르크 호수를 파노라마로 둘러본다..






바람도 거세도 지쳐서 브리타니코 전망대까지 가보지 못했다..

거기에선 풍경이 보인단다..




내려오는 길도 만만치 않다..

조심 조심..









이탈리아노 산장 베낭 옆에 처음 보는 멋진 새가 출현..

의젓하니 여기가 그의 나와바리인 모양이다..





이젠 숙소가 있는 프란세스 산장으로 가야한다..

가는 길에 혼자 다니는 한국인 20대 여성을 2명이나 만낫다..어제 만난 30대 여성도 있었고..

한국의 청년은 잘 보이지 않는다..군대, 취업 등등으로 힘들게 사는가 보다..

힘내라! 한국의 청년들이여!!



인생이란 긴 주말과 같다..

그렇게 재미있게 살라는 말이겠지..




프란세스 산장에 도착했는데, 예약이 어려워 3명만 산장에 예약되었고, 나머지는 야영장 텐트를 빌려 자야한다...




산장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베정된 야영장 텐트로 들어간다..

1인당 10만원짜리...이것도 구하기 어렵다..



텐트에서 자본 것이 언제적인가?

오대산 소금강계곡에서 자본 이후 처음인가?

텐트 속 침낭 안에 가지고 온 침낭을 넣고 자니 춥지는 않더라..

텐트 밖으로 바람 소리 요란하다..


국민학교 6학년 시절 읽은 책 "용기있는 사람들" 중에 영국 스콧 탐험대 이야기가 생각났다.

동료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텐트 밖으로 나가 눈보라 속으로 사라지는 사람들..


내일은 빗속에서 약 20km를 걸어야 한다..

모레는 비가 더올거라는 예보..



용필이 형과 5공주의 노래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았고 외로움도 주지 않았는데

오늘 내 가슴에 쏟아지는 비

누구의 눈물이 비되어 쏟아지나...







전날 거센 바람을 맞으며 걸어온 길을 다시 걸어 파이네 산장으로 가야한다..


<전날 걸은 길 영상>



하지만, 일단 O자 트레킹 일부 구간을 맛보기로 한다..






길은 점차 오르막으로 올라간다..





거기서 부라운리치 다리를 만난다..

파이네 산장에서 본 그 사진 속 장소...

출렁다리와 빙하..

환상의 사진 한장이 탄생한다..





억년전 별빛이 부서지고

만년전 빙하가 빛나고

천리를 부는 바람이 사나운 곳

외줄기 길 한자락

나는 걷는다..












그레이 빙하 조망을 끝으로 나는 일단 돌아가 그레이 산장에서 일행을 기다린다..

몇 사람은 더 갔다 돌아오기로 하고..

체력은 스스로 챙기고 여유를 보유하여야 한다..

남이 권하고 재촉해도 채력을 탕진하면 그때부터는 속수 무책이니까..



되돌아 온 그레이 산장에서 설핏 졸고 났을 때 일행이 돌아와 합류하여 파이네 산장으로 간다..


한 순간 파란 하늘과 하얀 산을 처음 만났다..

파타고니아에서 이런 날씨는 귀한 손님이다..





꽃길을 걸어 내려오면서 불탄 나무들의 아픈 사연을 수도 없이 목도한다..



2011년 12월 이스라엘 청년들이 야영중에 불을 피우다 산불이 나는 바람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단다..








상처는 아물지 못해도 꽃은 아름답게 핀다..






돌아오는 길에 등을 떠미는 거센 바람이 노래를 부른다..

바람이 불면 산위에 올라 노래를 띄우리라 그대 창까지

달 밝은 밤엔 호수에 나가 가만히 말하리라

못 잊는다고 못 잊는다고




아니 그 정도의 바람이 아니다..


내 님은 바람이련가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오늘도 잠 못 이루고
 어둠 속에 잠기네
그대 이름은 바람바람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그대 이름은 바람바람바람
날 울려 놓고 가는 바람



그때 비행접시 구름이 하늘에 정지..

외계인과 컨택이라도..ㅎ




지친 발걸음을 달래려고 멀리 뻬오에 호수가 달려온다..

아!!

종착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끝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가?

우리 인생도 그러하다..




파이네 산장에 도착하여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쉰다..

여기는 충전을 침실 밖 공동휴게실에 하는데, 일행 중 1사람이 밧데리 2개를 충전시켜놓고 새벽에 왓더니 누가 가지고 갔더란다..

조심해야 한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밥을 해먹고 주먹밥을 점심으로 챙겨 이탈리아노 산장으로 출발한다..






4박 5일 일정의 w트레킹 첫날

파이네 그란데 산장을 출발..그레이 산장으로 간다..11KM




야생화 핀 들길을 걸어가는 초반은 룰루랄라..





거대한 바위의 주름을 보니 바위도 고된 역사를 상처처럼 간직하고 있다..




조금 개활지로 나서니 바람이 거세게 분다..

파타고니아의 바람은 태풍급이다..

왜 바람이 거세게 불까?

바람은 온도 차이에서 발생한다..

파타고니아의 빙하와 호수 그리고 햇빛이 구름을 만들고 바람을 만든다..



돌아와 누군가에 말했더니

그렇게 바람이 거세고 불편한 점이 있으니 여지껏 미개발지로 보존되고 트레킹 코스의 상위를 차지하고 잇는 거라고 말한다..

맞다..

트레킹 월드 클래스 급은 모두 불편한 구석이 잇다..

뉴질랜드 밀포드는 비와 샌드플라이..

히말리아는 고산증..





슬슬 호수위에 빙하 조각이 보인다..




거센 바람에 시달리다가 한 사람이 말한다..

"길은 대청호길과 비슷한디?"

"이렇게 불에 탄 나무 봤어?"

"그래두 바람없는 대청호로 놀러 오세유 하구 광고하문 효과있겠느디.."



허참..대청호에서 설산이 보이냐..빙하가 보이냐?




거센 바람을 나무는 안다..

힘에 부치면 쓰러진다는 것을..




멀리 그레이 빙하가 보인다..

탄성이 절로 난다..








이런 고금생전 보지 못한 장쾌한 풍경을 걸으러 온 것이다..

거센 바람이 대수랴~







문제는 거리를 가볍게 생각하고 점심을 챙겨오지 못햇다..

비상용 간식으로 해결하려니 배가 고프다..






간간히 등장하는 꽃들이 기분을 달래준다..




이 코스의 장점은 흐르는 빙하수를 받아 먹으면 된다..

그래서 물을 많이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노란 꽃길을 지나니 멀리 그레이 빙하를 배경으로 둔 그레이 산장이 보인다..





일단 도착하는 즉시 식당 한 자리 잡아 식사 준비를 한다..

지고 오느라 혼난 돼지 주물럭도 굽고..와인도 딴다..

일단 먹고 배부르니..동행들을 점검해본다..

한 사람이 안보인다..

발 빠르고 힘 좋아 먼저 출발한 양반이 밥때가 지날  때까지 오지 않을리가 없는데..



한분은 여기 도착하기 전에 보이던 호수가 수상하다는 둥..탈진한 것 아닐까하는 걱정..

일단 식사 마친후 구조팀을 보내기로 하고..

호수가 수상하다는 분은 왔던 길을 되돌아 가보기로하고 출발, 나와 다른 사람은 앞으로 더 가보ㄷ기로 하고 헤드랜턴까지 챙겨 나가는데

그제서 "늦은 한분"이 기진 맥진해서 들어온다..

선배라 지청구도 제대로 못하구..애구..

나선 김에 그레이 빙하 구경을 간다..



요 3거리서 오른 쪽은 O자 트레킹 코스이고, 좌측이 그레이 빙하 전망대다..





물가까지 내려가 빙하 조각 주워들고 맛 좀본다..




캬..시원한지고..

만년의 시원함이 속까지 시리다..







그레이 빙하의 후퇴..

온난화로 그레이 빙하는 자꾸 뒤로 물러나나 보다..



계곡 안에는 하얀 잠수함 한척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4인실에서 곤하게 하루를 보낸다..




14일차 1.3. 목요일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토레스 델 파이네 공원으로 간다..

전날 몸보신하고 푹 쉬어 컨디션이 좋다..



파타고니아..

그냥 들으면 작은 동네 같지만 실제로 크기가 한반도의 4-5배로 넓은 지역을 가리킨다..

우리가 가는 토레스 델 파이네는 남부 지역로 칠레에 속한다..

1881년 칠레와 아르헨티나 조약으로 파타고니아 남부는 지금과 같은 국경선이 되었단다.



멀리 토레스 델 파이네가 보인다..

토레는 탑..파이네는 푸른..푸른 탑이라는 뜻이란다..

정말 먹구름 속에서 푸른 탑처럼 보인다..





꼭 쥬라기 공원으로 접근하는 느낌이 난다..





공원 입구에 도착하면 수속을 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선착장으로 간다..



수속 현장에서 만난 사진...트레킹 2일째 아침에 저 곳에 간다..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풍광이 모두 아름답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우리 뒤로 긴 줄이 이어진다..

여기서 배를 타고 파이네 산장으로 가서..4박 5일의 W 트레킹이 시작되는 것이다..




배에서는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한다..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심해서 위험하단다..



파이네 그란데 산장에 도착해서 짐을 정비하여 그레이 산장에서 1박할 식량과 침낭을 챙겨 출발한다..





이 곳 산장은 실내 숙박은 1년전에 해야 할 정도로 인기 많다..텐트 야영장도 운영한다..



우뚝한 푸른 거탑을 보며 심호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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