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 빙하 트레킹을 마치고 엘 칼라파테로 돌아왔다..
길가에 임꺽정이 나타나 묻는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는가?"
글쎄요..요즘 걷기에만 몰두하느라..
12월 31일이다..
2019년의 마지막 날을 남반구 엘 칼라파테에서 보낼 줄이야..
양고기 무한리필 뷔페에서 와인을 들어 건배한다..
"새해에도 건강하게 잘 걷기를!!"
12일차 1.1. 화요일..
엘 칼라파테를 떠나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향해 간다..
그곳에서 휴식을 취한뒤 4박 5일 일정의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을 떠난다..
파타고니아 지역은 소보다 양을 많이 기른다..
그래서 양고기를 많이 먹는다.
얼마후 아르헨티나쪽 국경에 도착..출국수속을 받고..
칠레 국경검문소에서 모든 짐을 내려 검사를 받고, 입국수속을 마치면 PDI(일종의 입국비자)를 발급해준다..
이거 잘 간직하라고 했는데, 도중에 잃어버려 사단이 난다..ㅜ.ㅜ
칠레 쪽에 들어오니 같은 파타고니아라도 칠레쪽이 더 개발된 듯한 느낌이다..
동행 중 손가락이 꼶은 분이 있었는데, 아르헨티나 쪽 보건소에 갔더니 의사가 그냥 소금물에 담그면 된다고 별 치료를 해주지 않더란다..
아르헨티나는 무상의료제도라 외국인에게도 돈을 받지 않는데, 무상의료의 실상은 치료수준이 시원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반면, 칠레 보건소에 갔더니, 의사가 곪은 거 짜내고 잘 치료 해주는데 15,000원가량 지불했다고 한다..
무상 복지, 무상의료..그거 형편이 좋아야 가능한 것이다..
함부로 유행따라 쫓아가다가는 그 나마 잇던 쪽박도 깨고 만다는..
5시간 가량의 장거리 여행 끝에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한다..
짐을 메고 끌고 숙소를 찾아 간다..
카베냐스 숙소에 도착..짐을 풀고 시내 식당으로 점심 먹으로 간다..
토레스 델 파이네의 삼봉이 보인다..
YES!! 파이네 트레킹 기간에 해가 쨍쨍하기를!!
새해 첫날에 브레이크 타임이라 그런지 문연 식당 찾느라 고생했다..
카웨스콰르 카페에서 자리를 잡았다..
주로 양고기 스테이크를 시키고, 일부는 과나코 스테이크, 또는 해물탕 같은 요리를 시켰다..
그리고 요리 기다리면서 와이파이 삼매..
음료는 파타고나아산 아우스트랄 맥주..
이분이 드시는 과나코 스테이크를 좀 얻어 먹어봤더니, 양고기와 거의 비슷하다..
과나코가 뭐냐고??
위 사진 속에 나오는 큰 사슴같기도 하고 엘크같기도 한 짐승이다..
파타고니아 들판을 달리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것은 해물탕 비슷한데 제법 맛이 잇더라..
이름이 빠일라 마리나라던가?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파타고니아 원주민들의 초상, 유품, 가면 등이 전시되어 있다..
원주민 테우엘체 족은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원주민 말살정책에 맞서 용맹한 항전을 하다가 살육당했고, 또한 상당수 동화되거나 흡수되어
오늘날에는 그 수가 채 1만명이 넘지 않는다 한다.
나무를 가면처럼 썼나 보다..
아래 구멍은 거시기 구멍인가 보네 ㅎㅎ
저런 창으로 물고기를 잡아 먹었다는..
이건 원주민들의 깃털 목걸이..
13일차 1.2. 수요일
이날은 4박5일 트레킹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늦으감치 일어나 해변 산책도 하고...
눈덮인 설산과 푸른 바다 그리고 검은 머리 물새 가족..
참 평화로운 공간에서의 모처럼 맞은 여유..
푸에르토 나탈레스..울티마 에스페라사현의 중심지..
울티마 에스페란사는 최후의 희망이란 뜻이다..
칠레의 끝..세상의 끝..바람이 거센 곳에 최후의 희망이 있다..
비상하는 듯한 남녀의 모습에서 희망의 몸짓을 본다..
앏베르토 데 아고스티니 (1882- 1960)
파타고니아의 선교사로서 등산가, 탐험가로 활동했다..
원주민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파타곤 신 레이...직역하면 거인..무법자..
1519년 마젤란이 세계 일주를 나서서 이 지역에 도착했을 때 태평양으로 나가는 해협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이 지역에서 잠시 머무른 적이 있다
그때 키가 큰 원주민을 만났다..이를 파타곤(거인)이라고 불렀다..
그후 이땅은 파타고니아로 불리게 된다..
이 손 조형물을 보다..서유기가 생각났다..
손오공이 부처님과 내기를 한다..
근두운을 불러타고 십만 8천리를 날아가 세상 끝에 이르러 5개의 기둥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영역표시와 낙서를 하고 다시 십만 8천리를 돌아가 부처님에게 고한다..
세상 끝까지 갔다 왔다..
하지만, 부처님이 내민 손가락에 영역표시 와 낙서가 있지 않은가?
"날아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
당황한 그를 손가락이 오행산으로 변하여 가두어 버렷다..
그 오행산이 여기인가??
밀로돈..
거대한 괴수의 동상이 있다..
홍적세에 살던 3m 길이의 초식 동물이란다..
세상 끝에는 신기한 것도 많다..
해변에서 부터 따라온 검둥이와 헤어지고..밀로돈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트레킹을 위한 쇼핑을 하고, 몸보신으로 바베규를 해서 와인과 포식해둔다..
앞으로 4박 5일 트레킹 동안은 와이파이도 어렵고, 식사도 부실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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