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 빙하 트레킹을 마치고 엘 칼라파테로 돌아왔다..

길가에 임꺽정이 나타나 묻는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는가?"

글쎄요..요즘 걷기에만 몰두하느라..



12월 31일이다..

2019년의 마지막 날을 남반구 엘 칼라파테에서 보낼 줄이야..

양고기 무한리필 뷔페에서 와인을 들어 건배한다..

"새해에도 건강하게 잘 걷기를!!"



12일차 1.1. 화요일..

엘 칼라파테를 떠나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향해 간다..

그곳에서 휴식을 취한뒤 4박 5일 일정의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을 떠난다..



파타고니아 지역은 소보다 양을 많이 기른다..

그래서 양고기를 많이 먹는다.



얼마후 아르헨티나쪽 국경에 도착..출국수속을 받고..





칠레 국경검문소에서 모든 짐을 내려 검사를 받고, 입국수속을 마치면 PDI(일종의 입국비자)를 발급해준다..

이거 잘 간직하라고 했는데, 도중에 잃어버려 사단이 난다..ㅜ.ㅜ 




칠레 쪽에 들어오니 같은 파타고니아라도 칠레쪽이 더 개발된 듯한 느낌이다..

동행 중 손가락이 꼶은 분이 있었는데, 아르헨티나 쪽 보건소에 갔더니 의사가 그냥 소금물에 담그면 된다고 별 치료를 해주지 않더란다..

아르헨티나는 무상의료제도라 외국인에게도 돈을 받지 않는데, 무상의료의 실상은 치료수준이 시원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반면, 칠레 보건소에 갔더니, 의사가 곪은 거 짜내고 잘 치료 해주는데 15,000원가량 지불했다고 한다..


무상 복지, 무상의료..그거 형편이 좋아야 가능한 것이다..

함부로 유행따라 쫓아가다가는 그 나마 잇던 쪽박도 깨고 만다는..




5시간 가량의 장거리 여행 끝에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한다..

짐을 메고 끌고 숙소를 찾아 간다..








카베냐스 숙소에 도착..짐을 풀고 시내 식당으로 점심 먹으로 간다..




토레스 델 파이네의 삼봉이 보인다..



YES!!  파이네 트레킹 기간에 해가 쨍쨍하기를!!





새해 첫날에  브레이크 타임이라 그런지 문연 식당 찾느라 고생했다.. 

카웨스콰르 카페에서 자리를 잡았다..



주로 양고기 스테이크를 시키고, 일부는 과나코 스테이크, 또는 해물탕 같은 요리를 시켰다..

그리고 요리 기다리면서 와이파이 삼매.. 




음료는 파타고나아산 아우스트랄 맥주..



이분이 드시는 과나코 스테이크를 좀 얻어 먹어봤더니, 양고기와 거의 비슷하다..

과나코가 뭐냐고??



위 사진 속에 나오는 큰 사슴같기도 하고 엘크같기도 한 짐승이다..

파타고니아 들판을 달리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것은 해물탕 비슷한데 제법 맛이 잇더라..

이름이 빠일라 마리나라던가?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파타고니아 원주민들의 초상, 유품, 가면 등이 전시되어 있다..

원주민 테우엘체 족은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원주민 말살정책에 맞서 용맹한 항전을 하다가 살육당했고, 또한 상당수 동화되거나 흡수되어

오늘날에는 그 수가 채 1만명이 넘지 않는다 한다.




나무를 가면처럼 썼나 보다..

아래 구멍은 거시기 구멍인가 보네 ㅎㅎ



저런 창으로 물고기를 잡아 먹었다는..




이건 원주민들의 깃털 목걸이..



13일차 1.2. 수요일

이날은 4박5일 트레킹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늦으감치 일어나 해변 산책도 하고...




눈덮인 설산과 푸른 바다 그리고 검은 머리 물새 가족..

참 평화로운 공간에서의 모처럼 맞은 여유..



푸에르토 나탈레스..울티마 에스페라사현의 중심지..

울티마 에스페란사는 최후의 희망이란 뜻이다..

칠레의 끝..세상의 끝..바람이 거센 곳에 최후의 희망이 있다..






비상하는 듯한 남녀의 모습에서 희망의 몸짓을 본다..





앏베르토 데 아고스티니 (1882- 1960)

파타고니아의 선교사로서 등산가, 탐험가로 활동했다..

원주민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파타곤 신 레이...직역하면 거인..무법자..

1519년 마젤란이 세계 일주를 나서서 이 지역에 도착했을 때 태평양으로 나가는 해협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이 지역에서 잠시 머무른 적이 있다

그때 키가 큰 원주민을 만났다..이를 파타곤(거인)이라고 불렀다..

그후 이땅은 파타고니아로 불리게 된다..



이 손 조형물을 보다..서유기가 생각났다..

손오공이 부처님과 내기를 한다..

근두운을 불러타고 십만 8천리를 날아가 세상 끝에 이르러 5개의 기둥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영역표시와 낙서를 하고 다시 십만 8천리를 돌아가 부처님에게 고한다..

세상 끝까지 갔다 왔다..

하지만, 부처님이 내민 손가락에 영역표시 와 낙서가 있지 않은가?

"날아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

당황한 그를 손가락이 오행산으로 변하여 가두어 버렷다..

그 오행산이 여기인가??  



밀로돈..

거대한 괴수의 동상이 있다..

홍적세에 살던 3m 길이의 초식 동물이란다..

세상 끝에는 신기한 것도 많다..





해변에서 부터 따라온 검둥이와 헤어지고..밀로돈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트레킹을 위한 쇼핑을 하고, 몸보신으로 바베규를 해서 와인과 포식해둔다..

앞으로 4박 5일 트레킹 동안은 와이파이도 어렵고, 식사도 부실하기에..






11일차 12.31. 월요일

아침에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구경하기 위해 출발한다..



이 길은 거대한 아르헨티노 호수를 따라간다..







잠시 멋진 곳에 내려 사진도 찍고..






말을 키우는 목장..

긴 겨울에는 어찌하나??




오토바이 타고 여행하는 사람..

이 중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이 나왔다..

체 게바라..

전날 먹은 엠빠라다의 가게 이름..

그는 아르헨티나 사람으로 의대를 졸업한후

우연히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을 여행하다가 농장의 고용인, 광부들의 열악한 현실에 심한 충격을 받는다..

그는 1956년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혁명에 참여하여 1959년 성공시킴으로써 유명해진다..

그러나 1965년 쿠바를 떠나 아프라카, 볼리비아에서 무장투쟁을 하다가 1967년 생포되어 총살된다.

그를 다룬 영화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다



길가의 베리도 따먹고..



멀리 모레노 빙하가 보인다..





1877년 프란시스코 모레노가 발견햇다..

198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지정..

폭 5km 높이 60m 길이 35km..총면적 60만ha

무엇보다 이런 거대한 빙하를 저지대에서 편하게 볼 수있기에 전세계 관광객이 몰려든다..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보고 있자면, 원시가 생각난다..

태초에 불덩이였을 지구가 식어가면서 물이 생기고 얼음이 생기는 그 원시 말이다..

상상이나 가겠는가?




이곳도 트레일이라 생각하고 시간을 가지고 차근 차근 한바퀴 돌면 좋다..









`

운좋으면 빙하 붕괴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붕괴되는 굉음만 들었고 직접 보지는 못햇다..

사람들은 그 장면에 탄성과 환호를 지른다..

세상에..

추락하는 것이 칭찬과 박수 받는 것은 여기 뿐인가 하노라..

하긴 박수도 못받고 추락하는 것은 많더라..




거센 바람 속에서고 참새는 산다.

바위 밑에 가재가 사는 것 처럼..






좌측 산 꼭대기에 거대한 두꺼비가 앉아 잇다..




빙하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

1. 전망대에서 관람

2. 빙하 위 트레킹

3. 보트 타고 접근 유람..

4. 헬기 관광..


우리는 1, 2, 3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빙하 위 트레킹은 매진 되어 하지 못해 아쉬웠다..

방송에서 보면, 빙하 위 크레파스를 지나고 트레킹 완료후 빙하 얼음으로 언더록 위스키 한잔 하더만..



거시기처럼 우뚝한 빙하를 보면 뜨거운 것이 치솟는 느낌이다..





연말이라 이 사진으로 연하장을 대신하였다..

모레노 빙하처럼 시원하게 확 풀리는 한 해가 되소서..



차가운 하얀 빙하와 빨간 꽃의 앙상불이 우리들의 실상과 같다..






이제 보트 유람을 한다..




거대한 빙하를 보면  만년의 세월이 주는 무게감이 느껴진다..










거대한 빙하는 증언한다..

우리는 빙하기와 빙하기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 거대한 빙하들이 거의 녹아버리면 다시 빙하기가 도래하리라는 것을..






빙하위의 트레킹과 빙하 얼음 언더록은 후일을 기약한다...



빙하위의 트레킹이 아니라도, 관람대 데크를 왼쪽으로 걸어가 중앙을 거쳐 보트 선착장까지 빙하 구경하면서 걸어가면 제법 그럴듯한 트레킹이 될 것같다..



엘찰텐에서 버스로 엘 칼라파테로 돌아간다..

트레킹을 마치고 발빠른 분이 이곳 별미를 먹어야 한다고 버스 떠니기 전에 사가지고 온 엠빠라다..

우리의 군만두 비슷한 것..

두번이나 찾아가서 사올 정도로 고생하였는데, 그 이유가 가게 이름이 체 게베라이기 때문이란다..

이분은 왼쪽 성향이라 칠레가서도 네루다 생가를 산티아고와 발파라이소 두 군데 다 들릴 정도였다는..




해외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파이는?

초코파이가 아니라 와이파이다..

며칠 굶주린 사람처럼 와이파이 삼매에 빠져든다..



기세 등등한 엘찰텐의 개들은 정류장 대합실도 점령했다..

그래도 대합실 출입개들은 성격이 사교적이다..



오후 버스로 엘 칼라파테로 간다..


숙소가 아담하다..

이곳에는 세탁이 가능해서 며칠 입은 옷을 세탁기로 빨아 널었다..









소고기에 와인..

오늘도 위로를 받는다..

술을 마시는 동안에는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푹신한 침대에 자면서 내일 갈 페리토 모레노 빙하 트레킹을 꿈꾼다..





10일차 12. 30. 일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이상한 소식이 들렸다..

전날 일부 팀원이 숙소를 옮기는 과정에서 드림메이커가 개에게 물렸다는 소식에 놀랐다..

나도 전날 밤에 숙소로 가는데, 개 몇마리가 짖으면서 다가와 매우 긴장했다..

스틱을 휘둘러도 물러서지 않아 당황하다가, 헤드랜턴을 비추니 주춤한다..이 기세에 헤드랜턴 모드를 반짝이로 바꾸니 모두 물러섰다..

한데 이동네 왜 그리 개들이 많은가? 그것도 큰 개들?

겨울이 장기간이라 썰매 끌기용인가? 아니면 식량 떨어질 때 대비용인가??


하여간 다행히 보건소에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심한 부상은 아니고, 물은 개도 광견병 주사를 맞았다고 해서 일단락되었단다..

오늘 아침 무탈하여 3일째 우리 트레킹은 시작할 수 있었다..




오늘은 어제 툼바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토레 호수로 가는 코스다..

피츠로이 강을 따라 간다..



동네 뒷산을 넘어 피츠로이 강 쪽으로 접근한다..






마르가리타 전망대..

마르가리타 폭포를 조망한다는데 어딘지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가면 세로토레 전망대가 나오는데, 역시 오늘도 세로토레는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좋으면 이렇게 보인다..

오늘도 솔로 산 혼자 외롭게 반긴다..







파타고니아의 길에 쓰러진 나무가 지천이다..

태풍급 바람이 노상 불어대니 션찮은 것들은 버틸 수가 없다..

요즘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최저임금인상의 후폭풍도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면, 이런 모습이겟지..




이제 길은 피츠로이 강을 따라간다..



토레 호수로 접근할 무렵에 바람은 역대급으로 불어닥친다..

몸이 날려갈 듯하다..

빗방울이 바람에 날려 모래 알갱이처럼 따갑게 부딪치니 얼굴을 들기 어렵다..



강풍을 뚫고 겨우 겨우 호수 턱에 도착했다..

바람 속에 인증샷고 겨우 찍고..

카메라에 빗방울이 묻어 촬영도 어려워진다..





날씨가 좋앗으면 보앗을 이런 세로토로의 모습은 이번에도 보지 못했다..



여기서 마에스트리 전망대로 가기는 포기하고 그냥 내려가기로 한다..

바위 틈새를 찾아 바람을 피하고 뜨거운 차로 심신을 달래본다..





호수에서 내려와 숲속에 들어오니 그래도 바람이 가라앉는다..

아영장에서 라면을 끓어 밥을 말아먹는다..기력 회복




돌아오는 길은 봄날이다..

쎄로토레 쪽은 여전이 구름속이다...



피츠로이 날씨는 B형에 소양인인 남자 같다..

강풍이 닥치면 감당하기 어렵고, 바람이 고요하면 그렇게 정답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돌아와 짐을 가지고 엘찰텐 정류장으로 간다..

피츠로이 3박 4일 일정을 마치고 엘 칼라파테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정류장에 붙은 피츠로이 사진들이 나를 위로한다..



사진이나 실물이나 그게 그거여..

트레킹은 걷는 게 주이고, 풍경이나 인증샷은 부수적인 것이여...






그래도 아쉬운 피츠로이...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날씨가 도와주겠지??





<오늘 걷기> 엘찰텐 숙소 - 마르가리타 전망대 - 세로토로 전망대 - 토레 호수 - 왕복  약 16KM



9일차 12월 29일 토요일...

전날 피츠로이 전망대 트레킹에서 지친 몸이 회복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전날 마신 와인이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었는지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오늘은 툼바도 전망대에 들러 쎄로토레와 피츠로이를 조망하기로 했다..

아침에 커피로 피로를 풀고 출발한다..



일행 중 3인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쉬기로 하고..

나머지 7인은 숙소에서 나와 피츠로이 강변을 따라가다  트레킹 코스로 접어든다.





이 입구에서는 1) 왕복 2km 짜리 콘도레스 전망대 코스와 2) 왕복 20km 짜리 툼바도 트레킹코스가 있다..



입구에서 조금만 가면 3거리가 나오고 좌측이 콘도레스 전망대 가는 길이다..

원래 엘찰텐에 일찍 도착하면 저곳을 산책하려고 계획했었다..








정지!!

우측 정상에 큰 바위돌 출현..적병이 메복하고 있을지 모른다.

돌을 굴리면 낭패니 잘 대비바람..



흐.. 참 겁나는 바위다..

몇만년동안 이상 없겠지??



언덕에서 돌아보니 엘찰텐이 강변 산골짜기에 자리잡고 있다..




오늘은 날씨도 좋으니..야생화도 눈에 많이 들어온다..



피츠로이 강이 굽이 굽이 흘러간다..

돌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생도 그렇다..

하지만, 9 : 1 정도가 적당하다..





오..내가 좋아하는 유장한 길이 나타낫다...

이런 길에서는 "풍입송"을 들으며 가야하는데..ㅎ




고도가 올라가자..푸른 호수가 나타난다..

우리가 엘칼라파테에서 엘찰텐으로 버스타고 올 때 보이던 호수 비에드마..다




그때 바위 틈 사이에서 생전 처음 보는 꽃을 발견했다...

당근 이름을 모른다..

그래서 오늘 최초 발견자 이름을 따서 월강(문리버)화로 명명한다..

정식 이름이 밝혀질 때까지 우리 사이에서는 유효하다.. ㅎ





드디어 좌측에 툼바도 봉우리가 나타났다..

정식 현지 이름은 loma del pliegue Tumbado..직역하자면, 툼바도 습곡의 봉우리..



저 길에서 몸을 낮추고 사진에 몰두하는 저 분은 사진작가 최광복선생..

그 분이 찍은 이날 사진을 감상해보자..






참!! 아름다운 지고..

꽃이 있어 자연이 아름답고, 꽃을 알아주는 사람이 잇어 인생이 아름답다..




이길도 제법 올라간다..첫날 난이도보다는 쉽지만..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는 사람이 개미처럼 보인다..





솔로 산과 마주하다..




툼바도 전망대에 도착했다..





세찬 바람을 피해 큰 바위 뒤에 앉아 주먹밥을 먹는다..

그렇게 맛 좋을 수가 없다..




토레 호수..

빙하가 녹아 흐르는 땅에 호수는 지천이다..

날 흐려서인지 이 호수 물색은 그레이...




툼바도 봉우리를 쳐다보니..

시지프스 신화에 나오는 산 봉우리가 연상된다..

바위를 굴리며 저 봉우리를 오르는 형벌..가혹하지 않을 수 없다..




맨몸으로 돌길 오르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강요가 아닌 자의이기 즐겁다..

인생도 강요된 상황에 사는 것보다 스스로 선택한 길을 가는 것이 고달퍼도 행복하겠지?




이제 툼바도에 오르기 시작한다..




건너편 봉우리에 보이는 저 것은??

델리게이트 아치??

미국 서부 아치스 국립공원에서 본 델리게이트가 연상된다..






올라 온 길이 구비 구비 예술작품이다..




자..툼바도 정상에서 외쳐봅니다..

빌리브 미..

프리덤 미..

해피 미..






산 정상에서 미국 교민 청년을 만낫다..

백인 여친과 여행 중인데, 한국말도 잘하고 인정도 많은 한국 핏줄을 제대로 물려받았다..



정상 돌바람벽에 기대  "엘 콘도 파사"를 들으며 쎄로토레와 피츠로이가 보이기를 기도한다..


https://youtu.be/8kQZHYbZkLs


이 노래를 고교시절에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로 들었는데, 알고보니 이 노래의 원전은 페루 사람 다니엘 로블레스(Daniel Robles)가 잉카의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작곡한 것이다.

이곡은 18세기 페루의 독립 운동가인 호세 가브리엘 콘도르칸키(José Gabriel Condorcanqui)을 주인공으로 한 오페레타의 테마음악이었다.

또 원래 이곡은 가사가 없었는데 300개 이상의 번안곡으로 불리웠으며,그 중에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가 유명하고,

 한국에서는 '철새는 날아가고'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다. 

 2004년 페루는 이 노래를 국가문화유산으로 선포했으며 제2의 페루 국가나 다름없다고 한다.



안데스의 끄트머리에서 안데스 잉카의 노래를 듣는 기분은 남다르다..

그러나, 노래 가다 끝나도록 세레토레와 피츠로이는 나타나지 않고

이 노래에 감동을 받은 새 1마리가 날아왓다..

영특한 것!! 좋은 노래는 아는구나..ㅎ









쎄로토레, 피츠로이..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네

우리가 보려한 장면은 아래와 같았는데, 오늘도 결정적인 순간에 보지를 못한다.

마치 한국 축구의 골 결정력과 같은 신세..ㅜ.ㅜ




미안한지..솔로 산만 베일을 벗어 인사를 하네..



마음속에 엉킨 실타래 같은 길을 걸어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배웅을 마친 솔로도 문닫고 들어간다..



내려가는 길에 만난 백면소..

한번 맞짱 뜨자는 기세에 눌려 걸음을 멈추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아르헨티나에 온 이후 소고기가 한우의 1/10, 이고 와인이 1/3 가격이라고 며칠을 장복해온 전력이 드러난다..

음..저 넘이 직감으로 알았을 거다..

자기들의 웬수라고...



다행히 다른 소가 와서 달래어 데려간다..

소고기 좀 작작 먹어야 겠다..ㅎㅎ



해는 뉘엇 뉘엇..멀리 엘찰텐 숙소가 보인다..




<오늘 걷기> 엘찰텐 숙소 - 툼바도 전망대 트레일 - 툼바도 정상 - 원대복귀 약 20 km






8일차 12. 28.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고 걱정한다..

컨테이너 문을 열고 나서니 비 바람이 몰아치는데, 무지개가 떴다..

음..하늘의 계시다..

걱정하지말고 가라..




일단 엘찰턴 버스 정류장으로 집결하여 버스로 출발지 까지 이동한다..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라탐항공사가 내 트렁크를 찾아 이곳 엘찰턴 정류장으로 보내준단다..

일단 오늘은 잠벗의 윈도자켓을 입고 출발한다..

정류장에서 피츠로이의 위용을 보고 오늘도 그리 되길 빌어본다..





버스로 이동하는 이 길도 건각들은 걸어다닌다..

풍광도 좋다..




산모퉁이에 오색의 빛의 감돈다..

이럴 때 미륵불이 나오시고 그런 연유로 미륵사를 지었다는 설화에 등장할 만한 모습이다..



오늘의 출발지..엘 필라르..

다행히 출발을 시작하자 비는 그쳤다..

이 곳 12월 -1월은 우리나라의 6월말 7월에 해당한다..

이때의 파타고니아 날씨는 대략 우리의 11월 초의 날씨같다..그러나 수시로 태풍급 강풍이 부는데, 그럴 때는 초겨울 날씨로 돌변한다..

그러니 방풍 방수자켓과 얇은 다운 자켓이 필수..

온 종일 비, 바람, 햇빛이 교차하여 수시로 벗고 입고 해야한다..





초반은 분위기 좋게 숲길을 걷는다..







이 척박한 땅에도 꽃은 핀다..

생명이 아름답다는 것을 증거하는 것이고, 다른 생명에게 주는 큰 격려이자 위로이다..




그러한 잠시 나무 사이로 멋진 빙하호수와 빙하가 나타난다..

블랑카스 빙하 전망대..





강풍이 몰아닥치니 빙하수가 흩날린다..





길을 더 가니 산등성이 너머로 피츠로이가 모습을 보인다..

오늘은 수줍은 신부다..

하얀 베일을 벗을라나??





저 멀리 산등성이를 보니 꼬불 꼬불 올라가는 개미들이 보인다..

저 길을 오르기 위해 전지훈련을 지리산 천왕봉으로 데리고 갔던 모양이다..





들판에서 점심을 먹을려니 어찌 강풍이 센지...

산밑 숲속에서 겨우 점심 주먹밥을 먹는다..





자. 피츠로이 전망대의 마지막 난코스..천왕봉급 등산로를 오른다..



길은 편하지 않다..

급경사 너덜길이다..조심 조심 올라가야 한다..

강풍과 싸우면서..






돌아다 보니..엘찰텐으로 오면서 보이던 호수들이 다 한눈에 들어온다..





마지막 깔닥고개를 넘어서면 웅장한 피츠로이가 나타난다..

덩치에 비해서 오늘은 소심한 소녀같은 심성이다..

하얀 베일 벗을 생각이 없다..


올라가면서 내 머리를 지배한 노래 한 소절..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이거 쉽사리 따라오는게 아닌데..ㅜ.ㅜ

 

또한 동행 중 한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쏘아 부친다...

'이렇게 힘들면 오지 마라고 했어야지욧!!" 헐..


이 트레킹 끝나면 고소장 들어올거 각오했다..ㅎㅎ



그런데 더 센 피츠로이 호위병사가 나타났다.

엄청 사납다..태풍급 강풍으로 뒤로 밀어낼 심산이다..




마지막 고개를 넘어서자 트레스호수와 피츠로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트레스 호수는 백두산 천지처럼 푸르다..



저곳 전망대에서 호수 아래로 내려가는 길..

너덜 길에서 돌을 밟고 비틀하는 찰나..태풍급 강풍이 들이닥친다..

그때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며 내리막으로 치닫는 나를 발견한다..

짧은 시간에 넘어져 얼굴을 다치면 중상이고, 이번 트레킹은 끝장난다는 사실이 번개불처럼 떠올랐다..

제어할 수없는 몸이 넘어질 때 고교시절 배운 낙법을 사용했는지 손만 까지고 큰 부상이 없었다..

감사..감사..

몸을 추스리고 일어나 피츠로이님께 감사의 3배를 올렸다..나도 모르게...




그리고 외쳤다..

"난 해냇다"



피츠로이..해발 3,375m

그런데, 피츠로이란 단어는 왕의 자식"이라는 뜻으로, 중세 잉글랜드에서 왕의 사생아들이 성으로 사용한 단어였다..

안데스 산맥의 끝자락, 그것도 세상 끝으머리에 고귀한 모습으로 등장하여 왕의 사생아를 연상시켰을까?



트레스호수 가로 내로가 더러워진 손을 닦는다..

엄청 차갑다..




호수끝에 가면 아래 호수 수시아 호수가 보인다..



바위 틈새에 앉아 바람을 피하며 오늘의 행운을 축복한다...

이날 강풍 속에 지탱하다가 스틱 한쪽이 부러지고, 잠벗과 다른 일행 몇사람도  바람에 넘어졌으나 다치지 않았다..




트레스 호수의 물이 아래 수시아 호수로 내려간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바람이 한풀 꺽인 리오 블랑코 야영장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데, 얼마나 맛있던지..



떠나기전 드림메이커의 계획 중에는 텐트를 질머지고 가서 이 불랑코 야영장에서 1박하는 것이 포함되었다가 일행의 체력을 감안 포기했는데,

현지와서 보니 참 잘한 선택이었다..

태풍급 강풍 속에서 취사와 텐트를 치고 잔다는 것은 최고수급에 해당하는 행위다..




아쉬워 돌아보는 피츠로이..아직도 베일 속에 숨어있다..

밑에 사진 같이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어도 오늘 트레킹 완주는 축복의 연속이었다..

아침의 무지개의 계시대로..






더 기다려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 것 같아 미련없이 돌아간다..



엘찰텐으로 내려오는 길..



포인세놋 야영장을 지나서 갈림길에서

드림메이커가 좀 힘들지만 경치 좋은 마드레호수길을 제안했으나 모두 지친 상태라 최단 코스로 내려가 쉬기를 원한다..

그래서 카프리 호수길을 따라 내려갔다..





내려 올때는 브엘테스 강을 바라보며 내려온다..

이 계곡은 토로스 호수와 연결되는 강이다..






고지 등산 포함 20여 km 걷다 보니 하산길 후반에는 허벅지와 고관절이 아프고, 눈이 감긴다..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그리고 지친 몸을 이끌고 엘찰텐 정류장에 가서 뒤늦게 도착한 트렁크를 인수했다..

팁..여행자 보험 가입시 휴대물품손해 특약을 빼지 마시라..

떠나기 직전 가입해두었더니 나중에 트렁크 지연도착 배상으로 옷구입값 중 일부인 10만원을 지급받앗다..






<오늘 걷기> 엘 필라르 - 블랑코 빙하 전망대 - 포인세놋 야영장 - 피츠로이 전망대 - 카프리 야영장 - 엘찰텐  약 20 km



7일차 12월 27일 목요일

오전 일찍 일어나 아르헨 국내항공 latam의 비행기를 타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파타고니아의 엘 칼라파테로 간다..

3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엘 칼라파테 공항..






수하물 트렁트크 찾는데, 내 트렁크만 없다..

사고 신고를 한다..

확인후 찾으면 엘찰텐으로 보내준단다..

아예 찾지 못한다면 무슨 옷을 입고 트레킹을 하나??



우리의 위치는 남미의 끝트머리..

이제 버스를 타고 또 몇시간 이동해서 엘찰텐으로 가야 한다..

거기서 피츠로이 트레킹을 3박 4일 한다..




피츠로이 사진을 보며 투지를 기른다..



다시 엘 칼라파테로 돌아와 모레노 빙하트레킹도 할 예정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식사를 한다..

아사도.. 싸고 좋은 소고기 스테이크 요리..에 말벡 와인을 곁들여...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트렁크 속에 와인을 6병이나 가지고왔다..

트레킹 기간 동안 마시려고...

이 지역은 오지라 대도시 보다 물가가 몇배 비싸다..




공항 밖에 나와 버스를 기다리며 트렁크 분실문제로 아픈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는데..

갑자기 하늘의 계시가 내려왔다..

비둘기..

걱정마라..평안하라..

음..트렁크는 잃어버리지 않겠구나!!

마음이 편해졌다..



버스는 엘찰텐을 향해 달린다..



척박한 이 지역에 호수도 보인다..





황무지도 다 주인이 잇나보다..

철조망이 끝이 없이 이어진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다..

라 레오나...

휴게소 내 지도를 보니 비에드마 호수를 끼고 달리는 중이다..




이 지역 깃발의 상징은 피츠로이 인가 보다..




파타고니아의 거친 바람..

이야기는 많이 들었으나 이제 실감한다..

비니를 쓰는 이유를 알겠다..캡은 날라가서 못쓴다..

`


서울 까지 18000km 즉 4만 5천리..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날만한 거리다..

시간도 정반대, 지구의로 봐도 정반대..

여기서 땅을 파고 지구중심을 통과하면 한국이 나온단다..ㅎ



프란시스코 모레노가 1877년 3월 3일에 이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는 그해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발견한다..

이 땅에 길도 없을 때 이곳을 탐험한 사람이 있다..

신기하지 않은가?

아무도 없는 황무지를 걸어가고, 그로 인해 길이 뚫리고 사람이 모여든다는 거..

그것이 개척정신..



이 휴게소의 역사를 말해주는 현상 포스터가 있다..

수배자는 부치 캐시디..

그는 1899년 미국 서부의 갱이었다..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로버트 레드포드가 맡았던 역...

영화에서 처럼 미국에서 쫒기자, 남미 볼리비아 까지 내려왓는데, 1911년 볼리비아 군에 포위되어 사살된다..

그의 수배 전단이 아르헨티나 오지 까지 붙은 적이 있나보다..




휴게소 내에 걸린 피츠로이 사진을 감상하며 미리 안면을 터가는 중...






차창으로 설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홤야에도 가끔 소와 과나코가 보인다.





그야말로 드물게 인가도 보인다..




엘찰텐에 도착했다..

10명이 같이 묵을 숙소가 없어 3집에 4, 3, 3 명이 묵기로 한다..





파티마의 성모 아줄레주가 붙은 집이 베이스 캠프가 된다..

작은 공간에 10명이 모여 식사를 하니 주인이 싫어한다..





나와 2명의 숙소는 800미터를 더 가야해서 트렁크는 아래 숙소에 맡기고 베낭만 들고 가기로 한다..

아직 트렁크가 오지 않은 나는 인근 옷가게에 들러 하의와 상의 1벌을 구입했다..

저녁 식사후 어둠 속을 걸어 숙소를 찾아간다..




산 밑에 있는 이집은 컨테이너를 개조한 집이다..

그러나 와이파이나 온수는 잘 나온다..

피곤한 몸을 누인다..

내일부터 고대하던 파타고니아 트레킹이 시작된다..





꿈결처럼 빠져드는 이과수 악마의 목구멍에서 겨우 빠져나와 푸에르토이과수 공항으로 간다..




이제 메인 이벤트인 파타고니아 트레킹을 가기위해 다시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도착했다..



1박후 떠나기에 우버택시를 불러타고 피아졸라 탱고 극장으로 갔다..




극장식 탱고 공연장이다..

간단한 음식과 맥주를 시켜 먹으며 공연을 관람한다..

스테이크와 뽀요(치킨)을 650페소 어치 시켰다..

환율이 35원이니 22,750원 들었다..



극장이름답게 시작은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로 한다..

피아졸라..

그는 변방의 느끼한 춤곡을 클래식으로 승화시켰다...

https://youtu.be/Tlj6WR3pAFE




이 극장의 공연이 지난번 보르헤스 극장의 탱고 공연보다 한단계 위다..

참 아름다운 공연이다..







피아졸라는 1921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아버지로 부터 반도네온을 물려받아 연주하기 시작한다..

13살때 당시 탱고의 거장 카를로스 가르델을 만나 그 앞에서 연주한 적이 잇는데, 그로부터 연주실력을 칭찬받고, 연주여행에 동참을 권유받기도 했다..

그뒤 클래식을 배우면서 탱고연주는 생계를 위해 하는 세월을 보내다 떠난다..

거기서 전설적인 음악교육자 나디아 불랑제의 교시로 탱고음악에 대하여 자각하게 된다..

귀국하여 누에보 탱고를 선보여 논란에 휩싸인다..

그러나 1968년이후 전세계에 그의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다..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곡으로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를 사용하여 우리에게 낯익은 이름이 되었다..



반도네온..

개량된 아코디온으로 탱고 연주에 주로 쓰인다..



바뀐 숙소로 짐을 옮기느라 늦게 자고 다음날 파타고니아 엘 칼라파테로 떠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