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후 골목길을 가는데, 승용차 본네트에 한자가 써있다..

들어와 찾아보니 중용 한귀절이다..

君子素其位而行 (군자소기위이행)..

군자는 현재 자신의 지위에 따라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행한다..


맞다..

저 글귀대로 행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제천 화재, 밀양 세종병원의 참사 등은 크게 벌어지지 않았으리라..

대구병원 화재나 세브란스 병원 화재에서의 예방조치는 이를 증명한다..

세월호 사건도 마찬가지다..선주, 선장, 해경이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하였다면 큰 사고를 막았을 것이다.

달리 희생양을 찾고 저주를 퍼부을 일이 아니다..

우리 국민 중 "현재 자기 지위에 따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하는"사람이 몇%쯤 될까?


임진왜란 초기에 보면 부산진, 동래성, 이순신, 권율 등 손꼽을 정도였고,

6.25 초기에는 6사단 정도엿다..


영화 설리에서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말하는 것도 이것이다..

"각자 맡은바 소임을 다하는 곳에 기적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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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낭인들이 명성황후 민비를 시해했다.

그 중 한명인 토오 카즈아키의 칼이 히젠도다..

그의 칼집에는 "일순전광자노호(一瞬電光刺老狐)라고 쓰여있다

일순간에 번개처럼 늙은 여우를 베다..

그들의 작전명이 "여우사냥"이었다..

그의 칼은 후쿠오카 구시다 신사에서 보관하고 있다..

토오는 사건 발생 13년 뒤인 1908년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범행에 사용한 일본도를 가까운 쿠시다신사에 맡겼단다.

그 뒤 속죄하는 마음으로 모친이 다니는 절 후쿠오카 셋신원에 청동 관음상을 세웠는데, 일제 말 전쟁물자로 징발당했다..

그후 이 절에 불상을 기부하려던 어느 독지가가 입양 딸을 처음 발견했던 자리에 본래 청동 관음상이 있었다는 사연을 듣고, 아이를 안고 있는 관음의 형상으로 재현해 자안관음상을 봉헌했다.



**

사람에게는 살인도와 활인도가 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잘못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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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의 땅의 역사 "백백교"편을 보다가 병풍의 글을 유심이 보았다..

반야심경이다...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是故 空中無色 無受想行識

"사리자여, 색이 공과 다르지 않으며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 수상행의식도 그러하니라.

사리자여, 이 모든 법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지도 줄지도 않느니라

그러므로 공 가운데는 색이 없고 수 상 행 식도 없으며..."


그 병풍 앞에선 스님은 백백교 교주의 두개골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포르말린 병 속에 담겨있다는 말을 듣고 인권차원에서 두개골을 화장해야한다고

소송을 제기한 사람이다..정작 소송은 각하사유였지만, 법원의 조정에 따라 백백교 교주의 두개골은 스님이 인수하여 화장하엿단다..

그런데 놀랍게도 일부는 금강저에 넣어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좀 의아스러웟다..



금강저...

열반경에는 밀적금강역사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금강저로써 모든 악마를 티끌과 같이 부수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만큼 신비한 무기, 수행의 도구로 인식되는 것..

그 사악한 기운을 금강저에 봉인하는 의미엿을까?


소싯적에 국과수에서 백백교주의 두개골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화장해버리고 일부는 금강저 속에 봉인되엇다는 이야기에 감회가 새롭다..



동산 혜일 선사는 성철스님의 스승이다..

동산의 스승은 용성스님이다..


그는 의학전문학교를 다닐 때 고모부인 위창 오세창 선생의 소개로 용성스님을 만난 적이 있다..

용성이 물었다..

"육신의 병은 의사로 치료한다지만, 마음의 병은 어찌하겟는가?"

1912년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범어사로 출가해 용성의 제자가 되었다..

37살에 범어사 대나무 바람 소리에 홀연히 오도하였다


그리고 그린 것이 그 몇 해던가(畵來畵去幾多年, 화래화거기다년)

붓끝이 닿는 곳에 살아 있는 고양이로다.(筆頭落處活猫兒, 필두낙처활묘아)

하루 종일 창 앞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고(盡日窓前滿面睡, 진일창전만면수)

밤이 되면 예전처럼 늙은 쥐를 잡는다.(夜來依舊捉老鼠, 야래의구착노서)


그가 범어사 원효암에서 주석하면서 옛터의 땅을 파던 중 옛날 옥인을 발견하였다.

원효의 옥인으로 알려져 있다..




(長大敎網 漉人天之魚, 장대교망 록인천지어)라고 써있었다..]

큰 가르침의 그물을 펼쳐서 인간과 천상의 고기를 건진다



고모부인 위창 오세창에게 보여주었다..

그가 감식한 후 감식명을 남겼다..


"동산 혜일이 원효암 구터에서 옛 옥인을 얻었다.

옥인에 "장대교망녹인천지어"라고 조각되어 있었다..

그는 항상 이를 차고 다니며 보호했다..

내가 편액을 써서 스님께 드렸더니 선탑 옆에 걸어두었다..


무인년(1938년) 봄 속숙(속세 고모부) 75세 오세창"


참으로 아름다운 글씨의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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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일관 공선사후..

신의로 일관하고, 공무와 공익을 앞세우고 사무와 사익은 뒤로 미룬다.

이순신 장군 같은 분이겠지.. 



박종인의 땅의 역사 "허균"편을 보다..

방송 배경의 한족자에 필이 꽂혔다...

찾아보니 허균의 누나 허난설헌이 쓴 시 감우(感遇)다..


盈盈窓下蘭 枝葉何芬芳 (영영창하란 지엽하분분)

西風一被拂 零落悲秋霜 (서풍일피불 영락비추상)

秀色縱凋悴 淸香終不死 (수색종조췌 청향종불사)

感物傷我心 涕淚沾衣袂 (감물아상심 체루고의메)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

서풍이 한번 잎새에 스쳐가자 슬프게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빼어난 모습은 시들어도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으니

그 모습에 마음 아파 흐르는 눈물이 옷소매를 적시네.


**

남편과 불화하고 자식은 일찍 죽으니 시대를 탓하며 시들어 갈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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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의 땅의 역사를 본다..

동학혁명군의 분투와 일본의 앞잡이 역할을 한 토벌군 대장의 친일 행적에 가슴이 떨린다..

 

우선 동학군의 피해를 설명하는 분의 뒷면에 비친 족자의 글씨

"사해원(四海源)??

 

龍潭水流四海源

용담수류사해원

龜岳春回一世花

구악춘회일세화

 

 

용담의 물이 흘러 네 바다의 근원이 되고,
구미산에 봄이 오니 온 세상이 한 꽃송이로다

 

동학 경전인 용담유사의 한 귀절이다..

 

 

이두황..

청일전쟁시 일본의 앞잡이를 자처하여 신임을 얻고 이어 동학군 진압에 앞장서더니, 훈련대 대대장으로 민비시해에 가담하엿고, 10년간 일본 도주 당시 이름을 이토시찌로(伊藤 七朗) 바꾸어 이토 통감의 7째 아들을 자처하였고, 이후 1907년 정미특사로 귀국하여 전라도 장관이 되어 정미의병 탄압에 나섰던 매국노...

 

그의 글씨가 나온다..

 

                           雨 歇 江 樓 綠 漲 波   우헐강루록창파

                          夕 陽 山 色 轉 嵯 峨   석양산색전차아

                          漁 舠 葉 葉 爭 役 岸   어도엽엽쟁역안

                          老 柳 中 間 酒 市 多   노류중간주시다

 

 

비 그친 강변 정자에 푸른 물결 일렁이고

석양 빛에 산색이 까마득히 높아지네

고기배 모여들어 배매느라 부산한데

늙은 버들 드리운 곳 술집도 많을시고...

 

장도원의 시구를 썼다..

 

그 아래  "금준미주(金樽美酒)는 천인혈(千人血)이요"  써 넣으면 적당할 것같다...

 



수십년을 조개로 꽃을 만들며 상처를 치유하는 여자의 사연을 보다가

화면 뒤 족자에 눈이 간다..


오..백낙천의 대주(對酒) 글씨다...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
不開口笑是痴人(불개구소시치인)


달팽이 뿔같이 좁은 땅에서 뭘 그리 다투는가
부싯돌 불꽃처럼 찰나를 사는 인생
부유하든 가난하든 즐겁게 살지니
크게 웃지 않는 사람 또한 어리석은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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