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일 연휴에 경주걷기에 나섰다..

목적은 1. 아이들과 뿌리찾기  2. 경주 남산 걷기..

 대전을 출발하면서 먼저 신성동 자운대에 내에 위치한 수운교 천단을 찾았다.. 

 

 

 

 

 그 이유는 석종 때문이다..수운교 천단에는 종처럼 울린다는 석종이 있다..

석종이야기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삼국유사 "손순매아'편에 석종이 등장한다.

모친의 이름은 운오..노모를 봉양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한 입이라도 줄이겠다고 어린 아들을 땅에 묻으려고 취산 북쪽의 들판에 가서 땅을 팠더니 석종이 나왔다..손순은 하늘의 뜻이라고 여겨 아들을 데리고 돌아와 석종을 집에 걸고 쳤더니 그 종소리가 월성에 있던 흥덕왕의 귀에 들렸다..

왕명으로 그 연유가 알려지자..대효라 하여 밀성군에 봉하고 집과 전답을 하사였다는 이야기..

 

과연 그런 석종이 잇을까 의심하던 나를 깨우쳐 준 것은 저기 천단의 석종이었다..

옛 사람글이라고 함부로 의심하지 말라..

 

위 이야기의 주인공이 나의 중시조.. 

원래 경주시 건천읍 부근이 신라 초기 6촌(부)형성기에 무산 대수촌이 위치한 지역이고, 대수촌 촌장 구례마란 분이 손씨 성을 하사받는다..

손순은 그 후손으로 대를 이어 건천읍 모량리에 살던 사람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입에 풀칠 하기 힘들기는 매한가지..

 7세기에는 사람의 입을 줄이는 방법으로 아이를 선택하였지만, 고려시대에 들어오면 노인을 선택하였다(고려장)는 사실..

 조선시대는 상대적으로 아이...현대는 다시 노인..시대는 돌고 돈다..

 

 

 

 

경주로 떠낫다..

건천 IC로 들어가 건천읍 신평리로 갔다..여근곡이 있다는 오봉산이 취산이라는 견해에 따라서..

여근곡은 여자 거시기 모습의 계곡으로 선덕여왕 때의 일화로 유명한 곳..

저기 보이는 산이 오봉산 여근곡....과거의 취산..이 부근 어느 들판에서 땅를 팠을테지..

 

 

 

문효공 손순의 집이 있었다는 경주시 건천읍 모량리..신라 초기에 육촌중 하나인 무산 대수촌이 있던 곳..

그러나 1500년이상 지명을 유지해온 모량리에 있다는 손순의 묘소..찾지 못햇다..

박목월 생가 부근이라는데 전혀 표시가 없으니..

하지만, 그곳 분위기는 느끼는 것만으로도 만족..  

 

*** (2021. 1. 20. 추가)

우연히 묘소 주소를 알아냈다. "건천읍 모량리 536-1" 

10년만에 묘소를 참배했다.

자세한 사연은 https://blog.daum.net/servan/6352150 참조하시라..

 

 

 

건천읍 모량리에서 황토숯불구이 갈비살로 점심을 들고..경주 시내를 달린다..

오릉..박혁거세 거서간과 부인 알영부인  무덤과 2대 남해 차차웅, 3래 유리니사금, 5대 파사니사금의 무덤이 있는곳..

박혁거세의 배필 알영이 태어난 곳도 이곳..명실공희 신라 건국세력인 박씨 일문의 무덤..

능 입구에서 걷는데..버드나무 솜털인지 눈처럼 하얗게 쌓였다..

 

 

 

 오릉을 본 첫 느낌은 알영부인의 젖가슴인양 몽환적이라는 거..

 죽음에서 새생명을 느낀다고 할까?

 

 

 

 

나정에 갓다..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난 곳..현재 그 곳은 발굴후의 빈터..

그 옆엔 그를 왕으로 추대한 6부 촌장을 모신 사당..양산재가 있다..

그뒤 6부의 촌장은 손, 최, 정,이,배,설씨 등의 성을 받고 6두품이 되었다.. 

 

 

 

그 부근에 포석정에 갓다..

한떼의 아이들이 해설사의 말씀을 들고 있었다..

해설사 왈 " 이 곳에서 술잔을 물에 띄우고 시를 짓는 행사를 무엇이라고 하지요?" 묻는다..

아무 대답이 없길래 내가 거든다.."유상곡수(流觴曲水)요.." 

왕희지의 난정서에 나오는 유상곡수 행사..포석정은 그 행사의 장소..

내가 매일 쓰는 난정서에 유상곡수 구절이 나오니 잘 알밖에..

일상 일영(一觴 一詠)...술 한잔에 시 한수..

 

그런데, 이곳에서 신라의 경애왕이 후백제의 견훤에게 살해당한다는..신라 마지막의 한 현장..

 

 

 

남산 서쪽으로 남하하면서 배리에 잇는 삼릉에 갔다..

삼능에 오르는 길..이곳 소나무는 언제보아도 멋지다..

 몇년전에 삼능에서부터 남산의 정상 금오봉에 오른 적이 있다..

남산 등산의 제1코스..강추..

 

 

 

 삼릉은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의 무덤..모두 박씨성의 왕..

신덕왕과 경명왕은 진성여왕이후에 왕국의 재건을 위해 노력했으나 견훤, 궁예에게 침탈당하여 패망의 길을 가던 시기의 왕

그 옆에 있는 정말 작고 볼잘것 없는 무덤..이름도 애처로운 경애왕의 능이다..

경명왕의 동생으로 즉위하였다가 변을 당한..이름도..무덤도..애처롭다.. 

 

 

 

 

 경주 남산의 소나무들..

겉으론 모두 삐둘 빼둘..하지만 정기와 기개는 천년의 향기를 품고 잇다..

흡사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의 기질은 이 소나무를 닮았나보다..

 

 

 

경애왕릉에서 주차장 가는 길의 소나무 길..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람은 무엇을 느낄까 생각하며 걷는다..

 

 

 

숙소인 토함산 기슭 사조리조트를 향하다가 길목에 잇는 괘릉을 찾았다..

원성왕능..

경주에서 왕릉을 보면 그 왕의 치세와 업적이 보이는듯..

이왕은 독서삼품과(일종의 과거)를 설치하여 인재를 선발하였다..

능묘의 풍경을 보아 제법 치세를 이룩한 모양이다..

 

잠시 부근 벤취에 누워 쉰다..푸른 하늘에서 반달이 소나무와 담소를 나누는 듯..

뭐 아웅다웅하고 살아봐야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병을 고칠 수 잇으랴!!

 

 

 

 경주에서 만난 상징들...웃음과 신령스러움...

우측은 괘릉입구 사자상인데 미소띤 얼굴이다.. 

 

 

 

영지에 들렀다..아사달과 아사녀..석가탑..무영탑에 얽힌 전설이 잠긴 연못..

백제에서 신라로 멀리 찾아왓다가 지척에 두고도 보지못하고 그리움에 지쳐 물에 빠져 죽었다는 아사녀..

저 멀리 토함산을 바라보며..갈증을 느낀다..물이 이리 가득한데..

 

 

 

 저녁 식사는 흙돼지 오겹살..

나오는 식당 계산대에 놓인 두 손..

무엇을 달라는지 잠시 혼란에 빠진다..

 

생사로는 예 이샤메 져히고

나는 간다고 못다 닛고 가나닛고..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예 저예 떠딜 닙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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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걷기에 나섰다..

정여립의 역모사건으로 유명한 죽도를 가기 위하여..

정여립..요즘 상영되는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의 배경이 되는 인물..

 

 

 

오전에는 장수군 천천면 연풍리를 걸엇다..

금강은 장수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진안 고원을 거쳐 무주, 금산쪽으로 흐른다..

이곳 천천(天川)면..하늘내...하늘 가까이 흐르는 내..상류라는 의미를 멋지게 표현한 지명이다..

 

 

 

버스타고 오다보니 이곳 지명 중에는 한들로라는 길이름도 보인다..한들..너른 들판..이란 의미 일까?

아름다운 우리 지명들 고이 보전되었으면..

하늘내 들꽃마을에서 출발하여 아스팔트를 따라 걷다가 평지마을을 지나서 연풍리 강가로 내려갓다

물가에서 놀며 걷다가 다시 배수로를 따라 포장도로로 올라와 점심식사 장소로 간다.. 

 

 

 

돌아보니 멋진 금강의 풍경이 눈길을 놓아주지 않는다..

카메라의 샷타소리로 겨우 마음을 달래어 일행의 꽁무니를 쫒는다..

 

 

 

 

 

점심식사는 폐교를 이용한 하늘내 들꽃마을 농원에서 발우공양하듯 한접시에 담아 식사를 마쳤다..

다행히 들고온 아일랜드 위스키와 막걸리를 한잔..

휴식시간에 2층 원두막에 눈 좀 부칠려고 누웠는데..꼬마들이 윷을 논다고 던지는 소리가 장마 속 천둥소리 같다..

오늘 만난 농원의 미니 말..강가에서 봉변당할까 눈치보며 눈알 굴리는 개구리.. 오늘 뭔일 이랴 하며 내다보는 누렁이 모자.. 

여러 생명과 나누는 자연..

 

 

 

오후엔 본격적으로 죽도를 향해 나섯다..

왜 강이름에 섬島자가 들어갓을까?

강이 비얌같이 구불 구불 흐르다보니 섬처럼 고립되어 배 아니면 통행할 수 없는 곳이 생겼다..그래서 섬이라 부른다..

이 죽도는 엣날부터 경승지로 이름이 높앗다.

 

 

 

가막리에서 죽도로 가는 길목에 선 의암..

기암절벽..멋지다..

 

 

5월이 좋기는 좋구나..

의암 아래 푸른 물에 풍덩 들어가 멱감는 일행도 잇고.. 

 

 

 

 

 

의암의 물가에서 피래미들의 야유회..왜가리의 족적..고라니..물떼새..수달의 발자국...등을 본다..

우리와 자연을 공유하는 생명들..

 

 

 

이제 다리를 걷어 부치고..새로 사온 아쿠아 샌달을 신고..여울을 횡단한다..

요즘이 갈수기라 강물이 얕아 여울 건너기는 그만이다..

더구나 날씨도 더우니 강물이 그리 시원할 수 없다.

 

 

 

강가에 모래 사막 같은 곳이 있다..

금강 본류와 구량천이 합류하면서 수많은 퇴적 모래가 쌓였다..

잠시 앉아 모래 찜질도 하고 참외를 깍아 먹으며 갈증을 달랜다..

 

 

 

우측편의 강이 구량천이다..저기 보이는 바위가 죽도의 남단이다..

죽도는 금강과 구량천에 의해 감싸여 흡사 섬과 같은 지형인데..연결 산줄기를 새마을운동 당시 발파하는 바람에 이제는 진짜 섬이 되었다.. 

 

 

 

 모래톱도..물줄기도..산줄기도..구름 모습도 모두 아름다운 죽도..

그러나 이죽도는 조선시대 정여립의 기축옥사로 인해 피로 얼룩진 역사를 가지고 잇다..

정여립이 모반을 꿈꾸었는지..모략에 말린 것인지..견해가 분분하나..

이 기축옥사를 이용한 정치적 작태는 분명있었다..

서인 강경파인 정철..송익필 등이 가혹하게 동인 관련 인사 1000여명을 숙청함으로써 그후 300년간 당쟁이 격화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런 당쟁적 사고는 아직도 문화유산인양 현 정치에도 미치고 잇으니..

 

 

 

이리 건너고 가다가 길이 끊기면 또 건너고..모두들 신났다..

오늘은 금강 물길걷기라고 해야할 정도로  물길이 정겹다..

 

 

 

사나왔던 3,4월은 벌써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발에 닿는 물의 감촉이 미지근하게 여겨진다고 불평하는 변덕스런 마음..

 

 

 

여울에는 매혹하는 그 무엇이 잇다..

흘러가는 물이 말을 건다..무어라 재잘 거리는데..아직 알아 들을 수 없다..

좀더 친해지면 알아 들을 수 있을라나..

 

 

 

역광에 바라본 강물은 좀 근엄하고 신비함이 있다..

강의 여러 면모를 보면 상선약수(上善若水)..최고의 도는 물과 같다는 노자의 말씀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일행들이 무언가 보고 쑥덕거린다..가까이 가보니..모래구멍..??

개미지옥이란다..어릴 적 보고 잊은 것들이 그대로 살아 있는 자연.. 

 

 

 

 

 

오늘 만난 5월의 파편들..좌상부터..파꽃..꽃잔디..황매화..좌하..담배..발기된 송화..말라가는 메주와 옥씻기..

 

 

 

 이 맑은 강 곳곳에서 벌어지는 천렵..그 과정에서 오늘 운수 불길하게 사로 잡힌 민물고기들...초고추장에 찍혀 쐬주와 한몸이 되어 사라져간다..

우리라고 별다른가..

돈이라는 고추장에 찍혀 스트레스와 한 몸이 되어 죽음향해 매일 매일 행진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 우측이  죽도..

저기 보이는 석문은 원래는 산줄기로 이어진 것인데..

새마을 운동 무렵 저뒤로 흐르는 구량천을 이 석문을 통해 금강과 합류시키려고 산줄기를 발파하는 바람에 만들어진 인공 석문이다..

그이유가 쌀농사를 위한 농토확보..하지만..그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미완의 저 절벽만이 석문인양..이야기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명물이 되었다는 아이러니..

 

 

 

 

 

돌아다보며 리더에게 물엇더니 우리가 걷고 잇는 곳이 죽도란다..

이리 저리 물을 건너다보니 방향감각도 상실..

 

 

 

깃대만 바라보고 사는 인생은

들꽃도 보지 못하고 행운의 네잎 크러바도 그냥 밟고 지나간다던가..

하물며 행복의 세잎크러바야 말해 무엇하리..

 

 

 

제주 올레에서 봄직한 풍광도 보인다.. 애교잇는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고..

 

 

 

가끔 돌아다 볼 때마다 진경을 만난다..

죽도를 상징하는 풍경은 등뒤 있었다..

 

 

 

 

푸른 오월의 오늘 걷기를 상징하는 조각은 하늘내 들꽃 마을에 잇엇다..

자연과의 깊은 키스를 나눈 기분..

누가 알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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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들과의 고향 방문..

옛시절에 다니던 중학교 뒷산..오봉산에 올랐다..

오봉산은 맨발걷기를 표방하는 숲길이 일품이다..

한 낮의 햇살을 피하여 솔바람과 함께 걷는다..

이 산에 제철을 만난 분홍꽃..무슨 꽃일까??

 

 

 

의문만 간직하고 와 찾아본 꽃이름이 철쭉이라니..

내가 알고 있던 더 붉은 색의 철쭉은 산철쭉이라고 식물도감은 가르쳐준다..

그러고 보면 요즘 친할머니라는 말이 통용되는 것 처럼 참철쭉이라는 말도 쓰일 런지 모른다는 생각이.. 

철쭉..즐거운 사랑..즐거운 걷기를 장식해주었다..

 

이제 억새와 갈대..철쭉과 산철쭉을 구별할 줄 알고, 연산홍이 아니라 영산홍이 맞다는 것도 아니 나도 제법 자연친화적 인간이 되어가나..

 

 

산길에서 만난 정겨운 쉼터..도란 도란 이야기 나누기 좋게도 만들엇다..

 

 

산철쭉이 곱게 핀 숲길을 내려간다..(철쭉과 구별해보시라)

친구들과의 시시덕 거림도 좋구..발길에 닿는 흙길의 감촉도 좋다..

 

 

점심에 오리고기와 술도 한잔씩하고..

오후엔 고복저수지를 걷는다..

그러나 저수지 길은 전부 포장해놓아 아쉽다..

 

 

별 유원지가 없는 이 고장에서 제법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이 저수지 한가운데는 예전 내가 어머니와 걸었던 길이 잠겨있다..

호수가에 기타와의 삼매경도 좋구..애기와 지지구복기도 좋구..

 

 

2차를 고향 막걸리로 장식하려고 저수지 정자에 올랐다..

민락정..백성이 즐거워하는 정자..

이름에 걸맞게 백수의 백성들이 정자에 앉아 막거리를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며 웃는다..

이래서 고향이 좋은거여.. 

 

 

민락정 정자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혹시 떠오를 불의의 시상에 대비하였으나

과도한 음주로 머리가 마비되었는지

시상 대신 졸음만 가득 밀려온다..

 

 

 복사골 생막걸리와  봉암 막걸리를 한잔씩 나누며..고향의 기운을 뱃속 깊이 간직한다..

다음엔 봉산동-오봉산정상(2.6km)-고복저수지방향으로 하산(1.6km)-조각공원-저수지 제방-호수 남쪽길 걷기로 나만의 코스를 설계해본다..

이젠 고향을 자주 방문할 핑계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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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자투리 시간만 나면 바람같이 바람재로 달려간다..

특히 혼자서..생각이 필요하고..충전이 필요할 때..

해민정을 쳐다만 봐도 고민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 같다..

 

 

임도 탐험..임도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본다..

1교시 정도의 거리를 가니 왕릉같은 묘소가 보이는데..망주석은 황제급이다..

비문을 읽다보니 부모님의 슬하에서 잘 자라고 출세한 아들들이 아버지에 대한 정을 왕릉급으로 표현해 놨다..

이곳에서 길도 모르는 상태에서 느낌상으로 산길의 흔적을 따라 내려간다...

과연 한참 가다보니 송전탑 관리 오솔길과 만나 마믈 길로 연결된다.. 

 

 

산도화가 어우러진 사이로 녹색의 들판으로 손질되어가는 마을이 바로 무릉도원..아니..바람재 도원이 아니랴... 

 

 

개울..또랑..을 건너고..마을로 이어지는 다리..

예전에 이런 곳에 외나무 다리가 있었으리라..

갑남과 을녀가 만났음직한 그런..마을에서 살짝 떨어진..그런 로맨틱한 장소..

물방아간보다는 덜 의심받을 곳..ㅎㅎ

 

 

 

마을을 향해 가니 청보리가 실하게 자랏다..

심란한 4월의 날씨였지만, 보리야 원래 그런 환경 속에서 자라기에 그러러니 했겟지만..

지나는 객이야 그저 대견하다..

 

 

바람재 도원의 하일라이트..산도화와 함께하는 길..

 

산은

구강산

보라빛 석산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도화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다..

당나라 여류시인 설도를 떠올린다..

 

花開不同賞 (화개불동상) : 꽃 피어도 함께 즐길 이 없고
花落不同悲 (화락불동비) : 꽃 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
欲問想思處 (욕문상사처) : 묻노니 그대는 어디에 계신고


花開花落時 (화개화락시) : 때맞쳐 꽃들만 피고 지네

攬草結同心 (람초결동심) : 풀을 따서 한마음으로 맺어
將以遣知音 (장이유지음) : 지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는데
春愁正斷絶 (춘수정단절) : 봄 시름은 속절없이 끊기고
春鳥復哀吟 (춘조복애음) : 봄 새들은 다시와 애달피 우네

 

風花日將老 (풍화일장로) :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佳期猶渺渺 (가기유묘묘) :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不結同心人 (불결동심인) :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결동심초) :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랴는고

 

那堪花滿枝 (나감화만지) : 어찌 견디리 가지 가득 핀 저 꽃
煩作兩相思 (번작양상사) : 괴로워라 사모하는 마음이여
玉箸垂朝鏡 (옥저수조경) : 눈물이 주루룩 아침 거울에 떨어지네
春風知不知 (춘풍지불지) : 봄바람은 아는지 모르는지     

 

-춘망사(春望詞)-

 

 

 

오늘 나만의 올래 길을 개발햇다..

지적재산권으로 등록하고 두고 두고 가이드해야겟다..  

 

이 길이 어디냐고 나에게 묻지마시오..

세상에 제일 무서운 것이 사람 때 타는 것이라오..

홀로 고이 간직하여 천석고황이나 치료하려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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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 기슭을 거닐며..

길동무들과의 수다..

 

한 양반의 말...재산의 생전 상속에 관하여..

전부 주면 꿂어 죽고..

반만 주면 쫄려 죽고

전혀 안주면 맞아 죽는다나..

 

난 어떻게 죽을까?  어차피 죽을 목숨이지만..ㅎㅎ

 

승패는 미묘하게 짧은 퍼팅에서 갈린다..

누가 노래를 부른다..

앞산의 딱다구리는 없는 구멍도 뚫는데 우리 집 멍텅구리는 뚫린 구멍도 못넣네..

 항상 승자는 딱다구리고 패자는 멍텅구리다..

난 언제 옥녀봉의 딱다구리로 거듭 날까? ㅎㅎ

 

경기나 인생이나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고수는 상상한대로 되고

하수는 걱정한대로 된다..

 

걱정한대로가 아니라 상상하는 대로 되는  고수로 거듭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걱정의 자리를 기도로 채우고 거기서 증발하여 김이 되어오르는 집중과 열정으로 승부한다..

 

며칠전 아침마당 방송에 출연한 남이섬의 CEO이며 "상상망치"의 저자  강우현의 말이 인상깊다..

그가 남이섬의 사장이 되었을 때 남이섬은 별 볼일 없는 유원지요 쓰레기 천지였단다..

보통 사람은 사람을 구해 쓰레기 치우는데 관심을 갖지만, 자신은 전혀 다른 상상을 했단다..

청소부가 그것을 모으면 그야말로 쓰레기지만, 작가가 모으면 "쓸 애기"가 된다나..

 

하여간 자기는 송파구에서 연간 3천만원를 들여 폐기처리하는 가로수 은행잎을 자기들의 남이섬에 거저 버려달라고 했단다..

그렇게 영입한 은행잎을 메타세콰이어 길에 깔앗단다..골든카페트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의 인기를 끌다가 가을연가인지 가을동화의 촬영장소가 되면서 대박을 터뜨렷단다..

 그 용도가 다된 은행잎은 어찌하냐고?

아침 저녁으로 소각하는데..은행잎이 잘 타지 않아 연기가 많이 나는 점을 이용하여 안개 낀 섬 분위기를 연출하였단다..

하여간 그의 상상력으로 그 곳은 국제적인 관광명소가 되어 연간 1백 몇십만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단다..

 

주변을 보면 상상하는 대로.. 긍정적으로..사는 사람은 소수고..

다수는 걱정하는 대로..욕하는 대로..그렇게 스스로 전락시키며 산다..

 

욕이나 하면서 걱정하는 대로 사는 멍텅구리가 아니라.. 기도하면서 상상하는 대로 사는 딱다구리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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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벼르고 별렀던 추소리..

정보를 모으고 택일도 적정하여 드디어 나섯다..

역시 명불허전..때도 철쭉이 피기 시작한 시기를 제대로 골랐다..

 

 

오늘 하일리이트 추소리의 병풍바위 길이다..

대청호는 뱀처럼 구불거리는 금강의 줄기 중 신탄진 부근을 막아서 형성된 호수다..

이곳은 그 상류로 뱀처럼 ..또는 악어이빨처럼 맞불린 지형..그중 산능선을 따라 형성된 길을 양쪽의 호수를 보며 걷으니 얼마나 멋진지..

나오는 것이 감탄인지 탄식인지.. 

 

 

우측을 바라보니 절벽의 호반이 무슨 해금강 같기도 하고..

반짝이는 물비늘이 더하니 선경이 따로 없다..

 

 

철쭉으로 치장한 추소정에 다닿랐다..

5월의 꽃 철쭉..영산홍은..4월의 꽃들보다 농염하다..이것도 무슨 음양의 조화겟지..

 

 

추소정..뜻 그대로 추도 늪이고..소도 못이니..이리봐도 늪이고 저리봐도 못이라는 뜻이겠지.. 

추소정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환산(고리산) 아래 이곳 마을이 연화부소형의 명당이라하여 부소무니라 하고.. 마을에서 병풍바위 쪽 산을  물위에 떠있는 산이라 하여 부소담악이라고 부른다.

 

 

추소정에서 바라보니 강건너 언덕에 하트가 선명하다..

이곳 부소담악도 독락지의(獨樂之意)을 아는 것을 보니 풍류의 땅이라.. 

 

 

길은 점점 예리해진다..

이러다가 발디딜 틈도 없을 것 같다..

 

 

부소정 현판..글자대로면 연꽃의 호수인데 연꽃은 없다..

연화부소..연꽃이 피어나는 형국의 명당이라..

 

 

부소정에서 바라보니 기우는 햇살에 비친 물비늘이 반추상의 동양화 같다..

 

 

앞서 가던 잠벗이 갑자기 사라졌다..

소리쳐 애타게 불러보니..홀연 허공에서 목소기가 들린다..

어..어느틈에 저 꼭대기에...

난 오금이 저리는데..어째 바위 타는 솜씨가 프로급이다..

희얀하다..사람 재주는 다 다른 모양이다..

 

 

 

오금저린 나는 그냥 주저 앉아 참외나 깍아 먹으며 잠시 신선이 된냥 참선의 경지를 즐긴다..  

여기 백로는 때깔도 선풍도골이다..

이곳은 고기가 풍부한지 도처에 백로와 왜가리가 날아 선경다운 운치를 더한다..

 

 

부소담악을 내려와 부소무니 마을로 걸어간다..

조팝나무가 하얗게 도열하여 열열히 환영하는 아름다운 길..저멀리 환산(고리산)이 보인다...

 

 

길건너 마을 옆 황룡사..그리고 그옆 등산로를 따라 고리산을 오른다..

오후 5시가 넘어 적당히 오르다 돌아보니 우리가 걸었던 우측의 부소무니 마을과 길건너 부소담악..그뒤로 병풍바위가 한눈에 들어 온다..  

 

 

 돌아오는 길에 저녁식사를 위해 들른 마노까페..

뽂은 밥, 해물스파게티..하우스와인을 시켰는데..하우스 와인은 비추..

하지만, 그곳에서 본전을 찾앗다..꽃구경으로..

 

 

 

 

 

 각양각색 꽃들이 모두 피어 있다..

그중에 무지개 색만 골라봣다..빨 주 노 초 파 남 보 흑과 백까지..

우리는 무지개만 찾을 뿐  정작  흩어져 있는 다양한 색을 재결합하여 만드는 무지개에는 소홀하지 않나...

우리의 축복은 어쩌다 뜨는 무지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무지개의 칼라를 볼 수 잇는 능력이 아닐까..

그러니 도처에서 무지개를 즐겨라.. 

 

 

 정말 아름다운 색은 돌아오는 차안에서 만났다..

석양의 붉은 노을 사이로 빛나는 무지개..

그대 보이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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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평전에 철쭉을 보러 가기로 한 일요일..갑자기 계획이 펑크가 났다..

어차피 전날의 취기도 덜빠져 집안에서 뒹굴거리며 난정서를 쓰다 자다..컨디션 조절..

그러다가 근질거리는 다리를 달래기 위해 나선 바람재..  

 

 

임도를 걷다가 삼거리에서 달전리 쪽으로 간다..

두어시간을 가도 임도의 끝이 어딘지 모르겟다..

임도도 지도가 있었으면 좋겠다..산림청에는 있을라나..

되돌아오는 길에 문득 물웅덩이를 들여다 보니 아름다운 세상이 담겨잇다...

아름다움이란 바라보고 찾는 이에게 주어지는 선물..

 

 

다시 해민정에 다닿랐다..

그앞에 신장개업한 산도화가 요염하다.. 

잠시들러 목이라도 축이고 가고 싶은 주점처럼 그렇게 갈증을 부축인다..

 

 

하여..해민정 부근의 까페에 들렀다..

산도화에 갈증을 느끼는 길손과는 달리 여주인은 쌀쌀맞다..

도화차 한잔 청해 들고...

멀리 신록의 산자락을 바라보는데..

옆에선 장승들도 갈증이 나는지 입맛을 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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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필 때 나주에 가고 싶었다..

배꽃아래서 술 한잔 하고 싶엇다..

그 이유는 이화에 월백하고..의 시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술들고 배과수원 갈 수도 없고..

 

동네가 유성배로 유명한 과수원들이 널려 잇어 출퇴근때 개화를 관찰하는데

요즘 날씨 철이 없다고 하더만..

작년에 계절이 1개월 빨라 식목일을 1개월 당기자는 둥 떠들어대서

봄이 삐졌나..

올해는 엿먹으라고 1개월이 늦는건지..

하여간  배꽃이 필동 말똥하더니

요번 주초부터 배꽃이 제법 피어났다..

 

 

마침 과수원 옆 식당이 한군데 보이길래 하루전에 낮에 고객과 들러 점심을 하면서 배꽃을 들여다본다..

추위에 상한듯하나 어여쁘기 그지없다..

 

그래서 보름도 되었겄다 술기약을 한 친구들을 소집하였는데..

아침부터 비가 찔금 찔금..흐리다..

식당에 가는 길에도 구름이 가득하여 달을 보기는 글럿다고 생각햇다..

 

식당에 앉아 오리백숙에 구름에 가린 달 대신하여 흰 사발에 하얀 막걸리를 따르니 그대로 둥근 보름달이 되었다..

보름달 술을 거듭마시니 얼큰하기 이를데 없다..

 

 

수다끝에 집에 가려고 나왓는데...

휘영청 밝은 달이 떴다..

 

그야말로 이화에 월백이라..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냥하여 잠 못들어 하노라 

 

작자 이조년( 李兆年)..고려 시대 사람..

호랭이 담배먹던 시절..옛날 고려적 사람은 돈보다 꽃을 더 사랑하였다..

 

배꽃 속에 서서 보름달을 바라보노라니

내 얼굴은 보름달을 닮아가는데

안색은 더욱 붉어지기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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