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걷기에 갔다.

오늘은 금강을 끼고 학교길을 걸어 무주 내도리를 거쳐 금산 방우리로 향한다..

지난번 죽도처럼 여울을 건너는 신나는 구간..

그런데 날씨가 흐리고 장마 전선이 경기도로 북상하였다가 남하하는 시점이라 약간 불안 요소가 있지만 모든 것은 하늘에 맡기고 편히 간다..

 

 

무주 북고사 표시로 들어가다가 중간에 강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금강이 구비 구비 돌아 무주에는 2개의 섬아닌 섬이 생겻는데..전도와 후도..앞섬과 뒷섬..

이른바 하회 마을 같은 지역 중 앞쪽이 앞섬이고 뒷편 물구비가 뒷섬이다..

후도 사람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강변의 벼랑에 길을 냈다..이것이 학교길이다..

 다리가 생기자 길은 잡초에 쌓였다가 요즘 걷기열풍에 힘입어 다시 각광을 받을 시간이 오고 잇다..

 

 

이런 곳을 보면 나오는 감탄사..5자..

좋구나! 좋다!

희미한 불빛 아래 마주 앉은 그대처럼

꽃속에 희미한 자취만 남은 길을 걷는데 강여울은 즐거이 노래한다..

 

언젠가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인데~~

고향을 물어보고 이름을 물어봐도 잊어버린 이야긴가

대답하지 읺네요..

 

 

벼랑을 뚫고 낸 강길..

자식들을 강물로 부터 안전하게 학교를 보내려는 부모의 심정이 보이는듯하다..

 

 

 

노래 부르는 심정으로 즐거이 걷다보니 후도교에 다다랗다..

다시 강변을 따라 내도교로 간다..

내도교가  생기기 전 그리고 용담댐이 생기기 전 비까지 와 강물이 세차게 흐를 때 학교를 가던 학생 등 18명이 물속으로 사라져간 

가슴아픈 사연이 다리에 새겨져 있다..

그리하여 학교길도 뚫고  겨우 겨우 다리 하나 생기게 되었다고..

 

 

 내도교를 건너며  우리가 걸었던 강변을 바라본다..

갸름한 얼굴에 가르마 곱게 가르고  쪽진 머리에 동백기름 바른 수줍은 색시같다..

  

 

우리는 내도교를  건너 식당에 앉아 피래미튀김으로 입가심을 하고 어죽으로 점심하면서 막걸리와 소곡주로 기분을 달랜다..

식당 방안에 내도(앞섬) 마을 지형 사진이 있다..

낙동강의 하회..회령포..동강의 청령포에 뒤지지 않는 금강 내도리 풍경이다..

 

 

 

 

 오후엔 금산 방우리 방향으로 간다..

보랏빛 꽃들이 강변을 수놓는다..꽃이 많은지 별이 많을지 내기 해볼까..

 

금산 방우리는 금산지역에서는 육로 연결이 되지 않고 여울을 건너야 한다..

오히려 무주쪽이 가까와 무주로 편입시켜달라는 처지..양쪽으로 홀대 받는 지역..

그래서 아직도 비경이 남아 잇는지 모른다..

 

 

첫 여울이다..

반가운 물살에 발을 맡기고 한참을 강물과의 스킨쉽을 즐긴다..

강물은 부드럽고 일관되고 단호하다..그래서 도에 가깝다고 하던가.. 

 

 

오늘 걷기에 따라온 초딩 3년생..컴퓨터로부터 잠시라도 떼어놓으려는 모친의 시도에 우리 모두 기꺼이 동참한다..

아이는 오디 따먹는 것고 좋아하고 강물에 옷입은채 스스로 빠지면서  즐겁게 웃는다..

 

 

6월 걷기의 즐거움은 각종 열매 따먹기..매실..뽀리똥..버찌..오디..

저 나무 오디는 단산한 아지매 젖꼭지 처럼 새까맣다..

 

 

 

길은 외줄기..

가는 길에 물뱀도 보고..살쾡이 똥도 보고..올갱이 줍는 사람들도 만나고.. 

 

사타구니까지 물이 닿는 여울을 지나고..다시 긴 여울을 건넌다..

저 멀리 적벽이 보인다..

작년 가을 술에 취해 소동파의 적벽부를 읊던 그 적벽이..

 

 

 6월에 만난 매실..실하기도 하지..뽀리똥..색깔만 그럴듯하고..오디..젖꼭지 같애..

 

  

 

하좌..고추꽃..첨본다..하중..까치수영..하우..벌의 프렌치키스...

 

  

벌레먹은 잎사귀..망사같다..수통리에 귀농한 분 댁의 씨암닭..오늘은 다행인 줄 알아라..ㅎㅎ 

 

 

 

오늘의 덕담은 내도교의 금강지킴이 장승이 하신다..

금강인!!  금강은 좋은 곳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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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걷기에 갔다..

방아실에서 내려 잠시 동네 강아지와 장난을 치다가 바로 산길로 오른다..

산길이 힘드리라 생각했는데..완만하다..역쉬 호반 길이라 무난하군 생각했다..

 

 

잠시후 호수가 나타난다..

반가운 얼굴처럼 둥드렷이..

호수와 함께 데이트하는 이 길..솔향기도 따라온다..

 

 

이 호수는 어디냐..

솔낭구와 솔바람..솔향으로  감싼 이슬람 여인처럼 눈빛이 신비로운 호수라 할까?

 

 

너무 쉬우면 깐보인다고 누가 그랬나? 국사봉 턱밑에 다다르니 너무 까풀막이다..

거친 숨을 몇번이고 내뱉는데..장대 같은 소나무 병풍에 가슴이 시원하다...

거친 숨속에 솔향을 담으니 내 가슴은 푸르겠지..

 

 

국사봉 8부능선에 앉아 저 멀리 호반 마을을 바라본다..

마치 학익진을 치고 진법연습을 하고 잇는듯.. 

 

 

국사봉이란 이름 많기도 한데..

이 봉우리 정상 직전에 돌탑이 있고 정상에는 성황당 나무가 있는데..예전에 이곳에 절이 있었다한다..

하여 절재라는 명칭으로도 불리었단다..  

 

 

날씨도 흐리고 비예보도 있어 점심먹을 장소를 물색하다보니 원래 예상코스를 벗어난 곳에서 식사을 하고 하산하니..

어부동이다..다음 코스까지 아스팔트를 따라 1km 남짓걸어가니..대열은 흩어지고..일부는 버스타고 귀가.. 

 

 

충북 마스코트 지점에서 길을 찾아 호반을 찾아가는데..이길은 있는듯 없는듯 사람 애를 먹인다..

결국 길없는 길로 내려와 임도에 앉아 숨을 돌린다..

 

 

 

돌아나오는 길에 호수를 만났다..저 반도 끝에 낚시하는 사람이 개미처럼 보인다..

멀리서 보면 세상사도 달팽이 뿔위에서의 한바탕 꿈이 아니런가.. 

 

 

 방아실입구에 놀던 강아지..명과..솔방울..

 

 왼쪽 예전의 비비탄..알겠는가? 작은 대나무 활에 달아 쏘던..밤나무 꽃.. 옥수수도 이젠 몽둥이처럼 실하다.. 

 

 가운데..개량 양귀비...꽃만 이쁘고 약효는 없다..

 

 우측 나리..개나리가 아닌 참 나리.. 

 

 

오늘 걷기 코스가  방아실삼거리~ 꽃봉 갈림길~솔고개 성황당~개치~국사봉~어부동 - 우무동-시경계점~태봉길~산적소굴을 거쳤다..

왠 산적소굴에 태산북두가 있나 했다..

전과 한번 달 마다 별을 1개씩 달아 5개가 되면 원수급이라 태산북두라 했나..

원래 태산북두(泰山北斗)는  태산과 북두칠성이라는 뜻으로,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는 뛰어난 인물 또는 학문이나  예술 분야의 권위자나 대가를 비유하는 말..흔히 태두라고 한다..

하여간 산적소굴 옆을 지나오는데..오늘 걷기의 덕담이 금계국 사이로 써잇다..

 

개조심..

이 얼마나 친절한 말인가..

우리 인생도 조심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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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 걷기에 갔다..

오늘은 대전 하소동 가목정에서 먹티고개를 넘어 목소리 입구 - 임도-민족자주통일비까지 걷는다..

대전에 살면서도 처음 와보는 길..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요즘 걸으면서 느낀다.. 

 

 

먹티고개 오르는 길..

더운 날씨라 벌써 땀이 흐르고 목이 마르다..

먹티고개에서 준비한 아이스께끼 녹을세라 나누어 먹으며 먹고 튀는 고개냐고 농담 한마디씩..

 

 

먹티 고개 넘어 산속 마을..

이 산길에 서있는 전봇대..환영하러 출영한듯..

 

 

어찌 이런 산길이 오롯이 남아 있는지..

각종 찔레꽃 얘기까지 곁들어 흥이 나서 걷는다..  

문득 산신령이 나타나 길 2개를 보여주며..이 금길을 가고 싶냐?  저 은길을 가고 싶냐? 묻는듯하다..

 

 

고민할 것없다..

오늘은 이 금길을 가고 담달엔 저 은길을 가기로 했으니..

좌측 임도로 들어서자 금새 숲이 양쪽에서 다가와 속삭인다..

어디서 왔슈? 요즘 사람구경한지 참 오래됐는디..엄칭이 반가워유!!

 

 

임도를 구비돌아 민족자주통일비에 도착했다..

해태와 방상시가 인상쓰는 이곳에서 우리는 회군한다..

 

 

돌아서기 직전..

몰래 볼일을 보려고 들어서 좌측 숲속에 비밀스런 숲길이 이어진다..

마치 이길 끝에 성배가 숨겨진 성전에 이를 것 같은 은밀한 숲길이다.

하지만, 일행이 오지 않아 되돌아 갈밖에..

 

 

되돌아 나오는 길..

6월의 여왕 개망초가 환송한다..

구한말 나라가 망하던 시절에 이땅에 밀입국하여 망국초..망초라 천대받으며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아  

토종인양 이땅의 6월의 주류가 된 꽃..

 

 

 

몇 구비돌아  그늘없는 이곳에..마침 구름이 드리우진 틈을 타서 도시락을 편다..

매실주..보리소주..메루치 안주 먹고 맴맴..

 

 

더위를 잊으려면 더위가 되고 추위를 잊으려면 추위가 되라..

낮 술로 몸을 달구니 더위와 한 몸인양 더운 줄도 모르겠다..

가끔 미지근한 물로 엔진과열을 막으며 걷는다..

 

 

 

 

6월에 만난 상징들..상좌 개망초..상중 뱀딸기..하좌 낚시꾼..하중 먹티고개의 콘크리트 벽..하우 철판 다리 문양..

 

 

 

임도에서 만난 방상시..

오늘 워뗬어..괜찮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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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걷기에 갔다..

오늘은 전북 임실군 덕치면 장산마을에서 출발한다..

이번 코스가 섬진강 코스의 엑기스란 말을 누차 들어왔는데, 인원부족으로 버스가 떠나지 못할까 이리 저리 수배를 하여 대전에서 소형버스로 출발한다.

장산마을 입구 7남매의 자식들이 부모 월곡양반 부부에 대한 감사비 서잇는 인상깊은 동네다..

 

 

또 이 동네에 섬진강 시인으로 알려진 김용택 시인의 집이 있다

방송에서 본 그의 인상은 나처럼 둥굴 둥굴하더니 집도 수더분하고 서재가 인상이 깊다..

 

 

그의 서재이름은 관란헌..물결을 바라보는 집..

섬진강을 바라보며 시심을 일구는 시인의 서재..

강물은 시심의 원천이 되어 끊임없이 흐른다..

 

 

그가 바라보던 장산마을의 섬진강이다..

징검다리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 우리는 물길따라 걷는다..

 

 

오늘 시인은 집에 없다..그의 서재엔 나보다 책이 더많다..어지럽기는 비슷..장독대..목재..사람냄새 나는 집에 잠시 숨을 돌린다..

 

 

 

이 마을의 입구에 있는 정자..이름이 장산루(長山樓)..

부모에 대하여 감사할 줄 아는 7남매가 자랐고..섬진강을 사랑할 줄아는 시인이 사는 동네에

인덕이 산처럼 두텁게 쌓였다하여 장산루라 하는갑다..

(이 마을 이름을 한자로는 장산..우리말로는 긴뫼..전라도 말로는 진뫼..)

 

 

장산마을 출발하여 천담마을 거쳐 섬진강의 속살을 파고 든다..

농염한 꽃향기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여 저 흐드러진 노란 꽃 이름을 들었어도 이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꽃사이로 흐르는 섬진강 아름답지 아니하랴..

(나중에 이글을 읽은 지인이 금계국이라고 알려 준다..텍사스가 원산지인 귀화식물 금계국..꽃말인 "상쾌한 기분"처럼 여름 강을 상쾌하게 장식해준다..)

 

 

 

천담을 지나 구담마을에 당도한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을 촬영였다고 자랑하는 표지판 서있는 숲에서 다다라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다..

세수대야 같은 양푼에 15인의 도시락과 밑반찬을 들이 붓고 내 손으로 디리 비빈 비빔밥..며칠 딲지 않은 손끝에 짭질하니 간이 배어 모두 맛있게 먹는다..

헌데 어찌 양이 많은지..양푼에 남은 비빔밥을 들고 "한 숫갈만 먹어 줍쇼!"하고 다니는 처지가 되었다..

 

 

 

숲속의 정자 이름은 구담정도 있고..안담울정도 잇다..

원래 이 마을의 이름이 안담울이었는데, 마을 앞 섬진강에 자라가 많다하여 구담으로 부른단다..

천담리에서 이곳까지 아름다운 흙길을 걸어오면서 그동안 섬진강 아스팔트에 쌓인 한을 다 풀었다.. 

 

 

  구담마을에서 회룡리로 건너는 징검다리를 건너는데..신바람이 난다.. 

 

 

강 복판에 서서 멀리 상류을 바라본다..이 물중에 데미샘 출신도 있을까.. 며칠이나 걸려 왔을까..

 

 

장구목으로 가는 길..땡볕인데 낮에 먹은 매실주..야관문에 막걸리에 까지..열기가 올라 거대한 용광로 속을 걷는 기분이다..

 

 

 한참을 걸어 장구목..요강바위에 다닿랐다..

요강바위에 사람들이 가득 모였다..들어가보는 사람..거시기 하는 자세를 취하는 사람..취향도 다양..

우리 일행은 잠시 신을 벗고 발을 담구고 노닥거린다..시원한 섬진강을 만끽하며 물싸움도 해보고..

 

이 장구목에서 발담구도 장구치면서 사리랑타령이라도 들으면 제격이련만..

 

인자 가면 언제나 올까

언제 올줄을 아이구 나두 모르것네

...

오동의 목판 거문고는 줄만 골라도 이이고..소리가 절로 나네..  

사리랑 둘게 당실이 노른 사리랑..

 

 

 요강바위에서 좀더 가니 다시 징검다리가 나온다..

아쿠아슈즈를 신고온 사람들 신낫다..

여름엔 이런 물길을 걸어야 제격이다..

 

 

구미리 방면으로 간다..길은 점입가경..갈수록 오묘하고 마음를 사로 잡는다..

이길을 가면서 넋을 놓고 가다간 집으로 가는 길을 잃을 지도 모른다..

 

 

넋을 빼는 것 중에 가장 큰 것은 길가에 열린 열매들..처음에는 매실이 유혹하더니..좀잇다가는 뽀리똥이 발을 잡고..

더가니 검은 오디가 소매를 끈다..나중엔 새참에 먹는 막걸리와 마늘쪽..미나리가 바짓가랭이를 붙잡고 늘어진다..

 

 

 

마가렛 꽃이 무량산을 바라보며 섬진강과의 사랑을 점쳐보는 듯..

이 많은 꽃잎을 하나씩 뜯으며 사랑한다..않는다..사랑 점을 다 치려면 무량수를 살아야겟다.. 

 

 

섬진강에 강진도 있고 강경도 있다...

이곳 강진에서 행사를 하는데 전남 강진으로 갔다는 사람이 있었다는데..강경마을을 찾다가 충남 강경으로 간 사람은 얼마나 될란가..

 

 

들판에 보리가 누렇게 익는다..

밀밭 길은 아니지만 구름에 달 가듯 걸어간다.. 

 

 

 

6월에 만나는 아름다운 상징들..우상은 매실..조조의 한마디로 장병들의 갈증을 풀어 주었다는 그 신맛을 제데로 보앗다..

좌중 엉겅퀴도 요즘 한미모한다..용담..장미..이쁘다 이뻐..

 

 

히히덕 거리며 걷데 하늘이 심상치 않다..구름이 모여들고 천둥이 울더니 비가 날리기 시작한다..

갈길은 멀고 날은 저물고 날씨는 심란하고 거시기는 마렵고..ㅎㅎ

 

 

이럭저럭 순창군 적성면 원촌마을 화원정 정자에 당도하여 한숨을 돌리는데..천둥 번개가 치면서 폭우와 우박이 쏟아진다...

오늘 너무 즐거웟나보다..그 열기가 하늘로 올라 올라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내리고 열기를 식혀준다..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 취해 행복한 귀가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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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걷기에 갔다..

하지만, 모처럼 친목회 모임과 겹쳐서 오전만..그것도 일행보다 먼저 걷기로했다..

호젓한 길을 홀로 걷는 기분..나쁠리 없다..

 

 입구 부분에 예쁜 고래 한마리가 잇다..

고래잡으로 동해가자고 외쳐대던 대학시절을 생각나게한다..

대평리 가는 곳에 고래뜰 마을 입구에 고래상을 놓았던데,  이 곳 지명도 고래뜰이라 해도 좋겟다..

좀 더가니 취수탑인지 낡은 시멘트 구조물이 사명을 다하고 주변 풍경의 눈치를 보면서 어찌해든 조화하면서 잔명을 보전하려고 애쓰고 잇다..

 

 

 이 길은 원래 보은 가는 국도였다..

예전에 옥천 구읍에서 정지용 생가-육영수여사 생가앞 국도를 지나 이곳을 지나  장계리로 넘어가는 길이 예전의 국도였단다..

그러나 대청호가 생기면서 길은 만수때는 수몰되고 요즘 같은 갈수기에만 드러난다..

요즘이 이 길을 걷는 적기이다..

 

 

오늘 일기예보는 구름낀 흐린 날이라더니..웬걸..

햇살이 화살같다..

맞은편에 보이는 산줄기에는 옥천구읍-마성산-이슬봉-장계리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저 산위에서 보는 이 곳 강줄기의 풍경은 항공사진으로 보는 것 같다..

 

 

5월말의 강가엔 많은 꽃들의 영화가 교차하였다..

복사꽃, 조팝나무꽃, 철쭉꽃은 사라지고  찔레꽃, 엉겅퀴, 메꽃, 나팔꽃이 가득하다..

화무십이홍(花無十日紅)이요..꽃은 10일 붉기 어렵고..

달도 차면 기우나니.. 

 

 

이 물길은 둔주봉에서 흘러내려와 장계대교아래를 흘러 비로서 대청호에 도달한다..

머지않은 이곳부터 벌써 물이 흐르는듯 마는듯..잔잔하여 흡사 청동거울 같이 흐린 경치를 비춘다..

 

 

짧은 사랑..속절없는 사랑의 대명사..나팔꽃..메꽃..

이 강변에 늘펀하게 피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노래한다..

 

나팔꽃보다 짧은 사랑아..속절없는 사랑아~~

마지막 선물 잊어주리라..립스틱 짙게 바르고..

 

하지만..이들의 립스틱은 너무 엷다..

 

 오후 모임 약속때문에 돌아오는 강변에서 일행과 합류하였다..

막걸리 얻어 마시고..출석사진에 얌체같이 동참한다..

물가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는데..

대표께서 한마디.."물나오게 잘 박아!!"

동시에 웃음이 터진다..

사진빨 잘 받았을 단체사진이 궁금하다..

 

오후에 친목회 사람들에게 둔주봉-피실코스를 가이드한다..

모두들 헤벌쭉..

피실에 앉아 육포에 막걸리, 양주 한잔..

5월의 피실엔 신록이 중후한 청록으로 바뀌었다..

 

 

 

 기우는 햇살이 산등성이를 넘어서 우리는 금정골- 고성를 거치는 강변길을 걸어 독락정으로 간다..

 강가에 찔레꽃이 노래를 부르며 우리를 환송한다..

 

찔레꽃 붉게 피이~는 나쪽 나라 내고향

언덕위에 초가 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흘리며

이별가를 불러 주던 그리운 사람아..

 

이어지는 노래..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붉은 찔레꽃이든 하얀 찔레꽃이든 서럽기는 마찬가지인가보다..

하긴 5월도 다가고..

일기일회(一機一會)..언제 오늘..이 호시절을 다시 즐기랴.. 

 

 

 

 저녁엔 수북리 건너편 석탄리 안터 마을 친구 집에 눌러 앉아

 고기에 막걸리..쇠주..맥주..폭탄주..죽통주..백세주..골고루 한잔씩..

2차하기 위해 다시 수북리로 걸어가는 하늘에

 휘영청 밝은 달이 떳다..

 

달 밤을 걸어 수북리 구멍가게에서 술한잔 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눈이 저절로 감겨 졸며 걷다가

고랑에 몇번이나 빠질 뻔하였느데도

무사히 귀환한 것은

걷기를 통해 친해진 산천초목의 돌보심때문이라..

 

 

 

 다음날..안터마을 친구집에서 기상하여 청마리쪽 임도를 1시간 정도 산책한후..

다시 집결하여 안터마을 뒤쪽으로 가서 배를 빌려타고..

둔주봉-피실방향으로 향한다..

 

 

 

 

 

갈수기라 배바닥이 모래에 닿아 배띄우기 여간 힘든게 아니다..하여간 여럿이 용을 써서 배를 띄우고 간다..

둥둥실 두리둥실가는 뱃전에서 물비늘을 바라본다..

강에는 한쌍이 일엽편주를 띄우고 조어삼매를 즐긴다..

 

일난풍화(日暖風和)..날은 따뜻하고 바람은 조화롭다.. 

 

 

 

30여분을 거슬러 올라 피실이 바라보이는 곳에 다닿랐다..

내 생각 같으면 피실에 상륙하여 안터마을까지 걸었으면 하였는데..

워낙 갈수기라 배를 대다가 좌초할 까 싶어 그냥 회항한다..

 

 

 

 

한달사이에 세대교체를 하여 권력을 잡은 화류계의 새로운 스타들..대부분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른다..

오늘 서로 눈팅한 것도 인연이라..

 

 

 

모임의 해단식은 지용 생가옆 서예가 부부가 운영하는 비빔밥집에서 점심을 들면서 하였다..

식사도중에 벽에 주인 서예가가 쓴 글이 눈에 들어온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오늘이 그날이다..

아름다운 소풍 날..

친구들! 서울 잘 올라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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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순례를 마치고 저녁 식사 장소로 이동한다..

일찍 도착하여 최부자 고택, 내물왕릉, 계림, 첨성때까지 돌아볼 계획이었는데..안압지 직전 박물관 길로 들어선 것이 화근이 되어

편도1차로에 차를 주차한 몰상식한 차량이 많아서 2km 구간을 1시간이 걸려 도착..그것도 옆지기가 교차 통행의 교통정리 해서 통과..

그 속에 아이들은 달콤한 꿈나라다.. 

교동 최부자댁에 당도했다..그옆엔 경주법주 제조 본사가 있고, 경주향교도 있다..

 

 

미국식 자본주의를 우습게 볼 수 없게 만드는 부자들이 잇다..

이민와서 당대에 거부가 된 철강왕 카네기는 그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 주지 않고 자신이 회사를 팔아 거액으로 카네기 재단을 건립하여 

 부의 사회 환원에 기여하였다..

최근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자기 재산의 90%를 재단에 출자하여 아프리카 에이즈퇴치와 난민구제를 위하여 활동한다..

워렌 버핏은 자신 재산의 상당부분을 빌게이츠 재단에 기탁하여 이에 동조하였다..

그러니 자본가를 누가 욕하랴..

 

우리나라 부자의 자존심 경주 최부자..

10여대를 내려오면서 부을 유지하는 비결을 마당에 진열해 놓앗다..

 

 

흉년에 남의 땅을 헐값에 사지 않는다는 정신..만석이상의 재산은 축적하지 않고 베푼다는 정신..

이러한 적덕은 최부자의 마지막에도 빛나 후손들은 독립운동으로 재산을 쓰면서 부자의 길을 마감했다..

그러나 마음의 부자로 영원히 우리를 감동시킨다..

 

 

 

최부자 댁 고택의 후원을 걷는다..

누군가 말한다.. 어느 정도 재산을 가져야 부자라고 하는가?

지방 20억..  서울 강북 50억..서울 강남 1일 동원 능력 50억??

그의 정의는 이렇다..

부를 더이상 늘릴 의사가 없는 사람이 부자다..

100억을 가져도 돈에 갈증을 느끼면 부자가 아니고, 한푼없어도  돈에 아쉬움을 느끼지 않으면 부자라고.. 

 

 

 

고택안 현판을 보았다..

현판은 그들의 세계관을 상징하는 표어..

좌상 둔차..우상 대우헌..아래 용암고택..

겸손과 중용의 덕을 새기기 위한 모토들..

최씨 마지막 최부자 최준의 조부(祖父) 최만희의 호는 "대우(大愚: 크게 어리석음)"이다..

부(父) 최현식의 호는 둔차(鈍次: 어리석은 듯 드러나지 않고 으뜸가지 못함)였다.

용암고택(龍庵古宅)이란 현판글씨는 최부자의 중시조인
최진립장군의 14대 종손이며  충의당(忠義堂) 주인 최채량(崔採亮)의 글씨다. 최채량(崔採亮)의 아호 역시 "어리석은 산" (愚山)이다.
 

  

 

씨네 작은 아들 집은 현재 요석궁이라는 한식 집으로 운영중이다..

이 터는 원래 원효를 사랑한 요석공주가 살던 요성궁 자리다..

실제 이곳에서 월성까지는 가깝고 원효가 물에 빠졌다는 개천이 근처에 흐르고 있다..

 

 

전날 전화로 예약하고 갔다..

안방에 안내되어 들어가는데..가야금 소리가 은은하게 울리고  안방에는 일지노매도가 방문객을 맞는다..

일순 조선조 대감이 된듯 기분이 황홀하다..

 

 

3만원짜리 한식을 시켜 맛있게 먹는다..정갈하다..

딸래미가 묻는다..최부자는 매일 이런 음식을 먹었어요?

써브하는 여성 왈: 매일 먹었겠어요? 손님이 오시면 접대하는 음식이었겠지요..  

 

 

 

방안의 란꽃이나 등불..화장실 출입용 흰 말표 고무신까지 마음에 쏙드는..

저렇게 단아하게 사는 것도 좋겠다..

 

 

 더욱이 군침을 흘리게 만드는 다구세트와 멋진 붓걸이..

그냥 쎄비쳐 오고 싶게 만드는..ㅎㅎ

 

 

다음날...캔싱턴 리조트 온천에서 목욕 재개하고..

 손가들의 종가댁을 향하여 출발한다..이른바..경주 양동 민속마을..

경주 손가와 여강 이가의 집성촌.. 

그중 경주 손가의 종가 서백당이 있다..

서백당은  중시조인 고려말 손경원공의 증손자 5형제 중 2남 손소공의 집으로 장남이 무후가 됨으로 종가의 지위를 얻는다..

 

 

 

서백당의 입구..

이동네에 첫번째 지어진 집.. 언덕위에 자리한다..

이 집을 시초로 이후 자손들의 집이 마을을 형성한 것이다..

 

 

 

손소공은 세조때 이시애의 난을 평정하여 적개공신에 책봉되었다..

공신에게는 먼저 나라에서 초상화를 그려준다( 현재 그의 초상화는 보물(1216호)로 지정)

 둘째 부모와 처자의 벼슬을 올려주고, 자손들은 죄를 지어도 사면될 수 있었다.

셋째 경제적인 보상으로 10여명의 집사 배속,  왕이 타던 내구마 1필 하사.. 거기에다 노비 10구, 은 25냥, 관복 1벌, 토지 100결이 주어졌다.

100결은 지금의 약 100만평에 달하는 규모의 토지였단다. 
 

 

종가안의 서백당의 모습..

그는 류씨부인에게 장가를 들어 처가 동네인 이곳에 정착을 한다..

그의 자녀는 5남 2녀..그중 2째 아들 손중돈은 성종시대의 문신..딸의 아들 즉 외손자인 이언적은 중종 시대의 성리학자..

그는 그의 재산을 5남2녀에게 균등하게 분재한다..(조선 전기에는 현재와 같은 균등상속제였다)

그 결과 딸의 아들 이언적이 여강 이씨의 파종가를 형성하고 이 동네에서 손가와 쌍벽을 이루게 된다..

 

 

송첨이라는 현판..소나무 처마라는 의미..

현판과 석가래와 문살..창호지의 조화가 아름다운 한옥..

 

 

서백당의 현판..

참을 인(忍)자를 백번 쓰면서 참고 또 참으라는 글귀..

대종가의 종손 노릇을 하려면 참고 견디고 화합해야 할 밖에..

 

 

 마당 한쪽에 손소공이 이집을 지을 당시 세조때 심은 향나무가 서있다..수령 600년..

600년의 역사가 이어져온 종가의 마당에서 아들과 딸은 무엇을 느꼈을까?

 

 

 

빗줄기 속에 차를 다시 돌려 경주시내로 향한다..

5년전에 찾지 못한 문효공 손순의 유허지..

그뒤 그 곳의 주소를 알아냇고(경주시 현곡면 소현리 623) 기술의 발달로 네비에 입력하고..

 목적지 주변입니다라는 멘트에 따라 주변을 둘러보니 과연 홍효문이 보인다..

안내판에 문효공 손순의 유허지이며 시도기념물이리고 기재되어잇다..

아마 이곳은 손순이 흥덕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집터였지 않았을까?

원래 그의 집은 홍효사라는 절을 세우고 석종을 보존하였는데 후백제의 침입시 석종이 사라졋다고 한다..

 

 

옆건물엔 영조시대에 세운 유허지비각이 있고.. 그옆에 고목이 목숨을 다하고 서있다..

마치 이젠 노모보다는 자식이 더 소중한 시대가 되었음을 알리기나 하는 것처럼..

손순 매아의 고사의 현장..

그가 묻으려하였을 아들.. 족보에서는 아(阿)라고 기재된 아들의 피가 이어져 양동에 600년된 텃밭을 을 가꾸었다..

 

 

이어 김유신 장군묘를 찾았다..

묘로 가는 길이 잘 가꾸어졌다..그의 공적과 위상을 보여주는 듯..

역사에 묘사된 그는 의지력이 강하고 심리전에 능한 장수..

비담의 난 때 연에 불을 달아 올리며 유성이 다시 하늘로 올라갓다고 역선전으로 승리..

백제와의 잦은 전투로 지친 병사를 자기 집 제매정 물 한바가지 먹고 "물 맛은 여전하군" 한마디로 군심을 취어잡는 기지..

백제와의 마지막 전투에 젊은 화랑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역전하는 냉정함..

그는 패망한 가야왕의 후손으로 여동생을 김춘추에게 주고 자기는 김춘추의 딸이며 조카인 지소부인과 혼인함으로써

삼한1통의 꿈을 달성한 인간..

마치 프랑스 식민지 코르시카 출신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왕이 되듯이 야망과 정열의 화신이랄까..  

 

 

이어 근거리의 무열왕릉에도  들렀다..

비오는 와중에도 왕릉을 한바퀴 돌았다..

자신의 딸 고타소가 백제군에게 살해된후 일본, 고구려, 중국으로 다니며 외교력을 구사하는 일방 김유신과 혼인으로 결맹하고

스스로 왕좌의 지위를 차지하고 삼한일통의 비원을 위해 노력하던 사나이..

또 다른 딸 요석공주를 원효와 맺어 주었던 그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딸의 소원을 들어준것일까?  아님 반전론자인 원효를 매도하기위한 전략이었을까?

 

 

허기를 느끼고 둘러보다 들어간 사찰음식 전문점 "바루"

찻 주전자의 연꽃이 마음에 든다..

 

인간의 길이란 진흙탕속의 개싸움 처럼 전개되는 경우가 다반사라..

진흙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연꽃..

인간의 길에서도 더러는 아름다운 꽃이 피어남을 본다..

 

인생을 살면서  제일 멋진 모임은 부부, 아들 딸, 손자의 모임(高會夫妻兒女孫) 이고, 제일 훌륭한 요리는 두부,오이, 생강, 나물 등의 소박한 음식

(大烹豆腐瓜薑菜)이라는 추사의 말씀에 동감하면서.. 
 

그렇게 경주걷기는 바루에서 바루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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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점심식사후 남산에 갔다..부처골 부처님을 알현하러.. 

가는 길이 지리산 둘레 걷기 못지 않다..너무 호젓한 길..비까지 내리니..

 

 

잠시 갈림길에 섰다..

산죽이 터널같다..신비스러운 산길..직전 우측으로 올라가면 불곡 석불좌상이 있다..

 

 

흔히 할매 부처로 불리는 감실석불좌상...신라불교 초기의 불상이다..

비오는 와중에 오목한 감실에 들어 앉아 잇기 제격이다..

 

 

자세히 보니..할매보다는 다소곳한 아지매 불상이다..

고단한 시집살이 끝에 도통하였는지.. 

 

 

이곳 산길을 통하여 탑곡 마애조상으로 가려다 길을 찾지 못하고 포기..하산한다..

촉촉한 산길을 걷는 기분..제주 올레가 부러우랴..

 

 

차로 이동하여 탑곡 마애조상군을 찾아 산길을 걷는다..

옥룡암에 이르니 바로 뒤에 마애조상이 우람하게 서잇다..

 

 

높이 10미터, 둘레 30미터의 크기..

다가 갈수록 툼레이더 영화속  앙코르와트에 온 느낌을 받는다..

 

 

마애조상을 자세히 보면 각종 장면이 조각되어 잇는데..

물끄러미 바라보다..저 그림들의 수수께끼를 다 풀고 마애조상의 숨겨진 코드가 밝혀질 때 저 마애조상의 바위 문이 열리면서 신비한 보물이 가득한

공간이 나타나는..영화 내셔널 트레져와 같은 장면을 상상해본다.. 

 

 

좌측 조상은 9층  탑이 조각되어 잇는데..이는 황룡사 9층탑을 새긴 것이라고도 한다..

우측 조상은 석가여래 부처님이  여러 보살과  나한들에게 설법하고 있는 영산의 광경을 그린 것..

 아래  2그루의 보리수 아래 선정에 든 수행자의 모습..부처의 세계가 위 바위를 빙둘러가며 새겨져 있다..

 

 

흔히 탑골 부처바위라고 부르는 이곳 주변을 걷는다.

남산의 소나무들에 둘러싸인 부처의 세계..향기로운 기운이 해탈향이 되어 떠도는 듯.. 

 

 

 부처바위 아래 자리 잡은 옥룡암..추사글씨체로 모각한 "일로향각"의 글씨가 분위기를 상징한다..

일로향각이라..

마음을 화로에 담금질하여 피어오르는 향으로 공양한다는 말씀인지..

저 추사의 진본은 추사가 제주 유배이후 절정의 예서체로 팔공산 은해사 중창불사 때 써준 것..

   

 

 이어 미륵골 석불좌상을 보러 이동한다..

내비에 입력하고 안내대로 갔더니..산림환경연구소 안이다..

어째 안내판도 없고..물어볼 사람도 없고..

무인지경의 죽림을 걸으며 탐색하는데..죽림은 일품이다..결국 돌아나오긴 했지만 망외의 멋진 길을 발견하는 소득을 올렸다.. 

 

 

 

다시 멍청한 내비에게 보리사를 입력했더니 다른 길을 안내하는데..바로 우리가 걸었던 연구원의 뒷길이다..철망으로 격리된..

하여 다시 보리사로 걷는다..돌로 깔아논 길도 촉감이 좋다..

 

 

보리사 바로 뒤에 경주 남산에서 제일 잘 생기셨다는 미륵골 석불좌상이 있다..

마왕 파순을 조복받을 때의 모습인 항마촉지인을 하고 계신 석가여래의 모습이다..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란..

부처님의 오른손바닥을 가부좌한 오른 무릎위에 놓고 손끝은 땅에 대는 모습을 가리킨다..  

리틀부다라는 영화를 보면..

부처님 성도 직전에 마왕 파순이 나타나 온갖 유혹으로  성도를 방해한다..

싯달타가 말한다.."먼 과거세부터 한량없는 세월동안 선근공덕을 쌓아왔기에 악마의 군대를 물리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파순이 말한다.."누가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가?"

그때 싯달타는 오른 손을 들어 "지금 진실을 말하라!"며 땅을 가리킨다"

그 순간 땅과 하늘이 진동하고 울리자 마왕은 혼비백산하여 도주한다..

그 성도의 순간의 모습이다..

 

 

보리사를 거쳐 내려가려는데 스님이 우리를 부른다..

떡보따리를 내민다..어제 초파일에 장만한 백설기를 준다..감사히 받으며 현판 사진을 찍는데..무슨 뜻인지 아시요? 묻는다..

현판이름은 육화당..

수행공동생활에서 염두에 두어야할 6가지 덕목을 육화(六和)라 한다..

첫째, 계화(戒和) : 같은 계율을 가짐으로써 서로 화동(和同)하고 애경(愛敬)하라.

둘째, 견화(見和) : 정견을 같이 하라.

셋째, 이화(利和) : 이익을 균등하게 나누어 가지라.

넷째, 신화(身和) :  부드럽게 행동하라

다섯째, 구화(口和) : 자비롭게 말하라

여섯째, 의화(意和) : 남의 뜻을 존중하라

결국 육화(六和)란  여섯 가지로 화합함을 말함이니 육화당이란 곧 위의 육화합을 하는 대중 방이란 말이다.

 

 

 

부처님이 보는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태조가 무학대사에게 물었다..

"내가 보기에 대사는 돼지 같이 보이는데, 대사는 어떠시요?"

"저는 전하께서 부처님으로  보입니다..

"돼지의 눈으로 보면 돼지가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부처가 보입니다.."

 

영화 "리틀 부다"에서 마왕이 성도 직전의 싯달타에게 마군을 동원하여 화살세레를 퍼붓는데..

흔들림 없는 허공같은 마음 속에 다가 갈수록 화살이 꽃이 되어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부처골..탑골..미륵골에 피어난 저 꽃들은 부처를 미소짓게 한 염화시중의 꽃인양 곱게도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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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해돋이를 보러 석굴암에 올랐다..

구름이 끼어 일출을 보지 못하였다..

 

 

아쉬움을 달래며 돌아선 나를 위로해주는 풍광이 있으니..

넉넉한 경주 남산과 새벽 잠에 빠진 1000년의 왕도..

 

 

석굴암 입장이 6시 30분이라 다시 내려가 돤장 백반으로 배를 달래고 다시 석굴암에 올랏다..

석굴암으로 향하는 흙길은 짧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아름답다..

 

 

석굴암 본존불은 장엄하여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뒤에선 아이가 아빠에게 묻는다.."왜 부처님은 눈을 감고 잇어?"

그 아빠가 대답이 없어 내가 대신 일러준다..

부처님은 눈을 반쯤 뜨고 참선 명상을 하는 중이라고..

사진 촬영 금지라 찍지 못했다..

 

내려오는 길에 수광전 주련이 문득 내눈을 잡는다..

초연사이위라??

 

古路非動容 (고로비동용)

悄然事已違 (초연사이위)

少林門下事 (소림문하사)

不意生是非 (불의생시비)

 

경허(鏡虛)선사의 시인데..

대충 해석하자면 이렇다..

 

옛길은 움직임이나 모양이 아니니
고요히 있더라도 이미 틀린 일..
소림의 문하 일에
뜻밖에 시비가 생겼네.

 

그 깊은 뜻이야 그 경지에 간 분만 알겟지..

위 선시는 향엄선사가 기와를 던지다가 대나무에 부딛치는 소리를 듣고 홀연 깨달았다는 고사와 관련이 잇는 시..

 

 

 

아래 마당에 전날 초파일이라 연등이 가득하다..

기와불사를 하는 사람에게 백설기 떡을 나누어 준다..

우리나라 사람은 기와에 주소와 소원을 쓰는데..

외국인이 쓴 것을 보니 더 도력이 높은 경지 같다..

"우리 마음은 당신과 당신의 국민들과 함깨 한다...이 비극적이고 도전적인 시기에.."

이 비극적이고 도적적인 시기에 당쟁적 사고로 서로 싸우는 우리들 자신을 치유해주려는 듯하다.. 

 

 

 내려오는 길에 다람쥐들이 백설기를 보시받고 신이 났다..

역쉬 부처님 그늘에 사는 덕에  쏠쏠하게 재미를 보는갑다..그덕에 아침 잠 설치고 올라와 볼이 부은 우리 아이들도 기분이 풀렸으니..

다람쥐의 공덕도 제법 크겟다.. 

 

 

 다시 내려와 불국사로 갓다..

고교 수학여행이후 처음이다..

추억 속엔  새벽에 석굴암 걸어 올라가던 고생스러움과 석가탑의 단아함만 기억난다..

 

 

35년만에 재회하는 석가탑은 자주고름 입에 물고 웃음짓는 옛애인 같다..

연등 속에 서있으니 삼천대천 세계를 관통하는 우주선 같기도 하다..  

 

 

 

 불국사 회랑에 초등학생 그림 전시를 한다..불법을 모르는 할머니 눈에 8만대장경판은 빨래판으로 보이듯

아이 눈에는 사천왕이 무섭기만 하다..

나도 어린 시절 법당에 따라갓다가 무서워 고개를 들지 못하던 기억이 잇다..

법당 뒤엔 아이들 돌탑이 앙증맞게 서잇다..

절을 그리고 탑을 쌓고..

 

 

흙길을 따라 내려온다..

명상의 숲에 다다라 잠시 숨을 고르고 반가부좌를 흉내내본다..

 

 

머리 위에 선어 한마디..

채워지지 않는 욕심보다 나누어도 줄지 않는 베품의 삶..

 

 

선덕여왕릉으로 향헸다..

드라마 영향으로 주차장도 넓어졌고, 사람도 많다..

여왕의 아버지 진평왕의 이름은 정반, 어머니 이름은 마야..이는 석가모니 부모님 이름과 같다..

여왕이 죽으면서 도리천에 묻으라하엿다..신하들이 몰라 물으니 낭산 남쪽이라 했다..

낭산 남쪽인 이곳에 장례를 지내고 30년후 문무왕이 능 앞에 사천왕사를 짓자, 비로소 알게되었단다..

도리천은 사천왕천위에 있음을..

결국 여왕은 도리천의 부처님이 되었는지..

 

 

이어 안압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월성에 갔다..

이 월성은 원래 호공의 땅이었는데..탈해가 계교로 빼았아 자기 집터를 삼았다고 삼국유사는 전한다..

그뒤 탈해가 왕이 되자 이 곳에 왕궁을 지어 월성이라 하였다가 후임 파사왕때 왕성을 금성에서 월성으로 옯겼단다..

그러면..최초 박혁거세가 도읍한 곳은 금성이란 말인데..

금성은 어디일까..

유력한 학설에 의하면, 현재 대릉원 남쪽..첨성대 서쪽..부근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월성 구경을 번개같이 마치고 별미를 먹으러 불이나케갓다..

아구수육이다..

대전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꽃게찜처럼 부드럽고 맛있다..

맛의 달인 ..딸래미 입에서 맛잇다가 연발이니..

구도행각도 식후경이라...이번에 먹거리로 승부를 봐야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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