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걷기에 갓다..

오늘은 둔주봉-피실 길 앵콜걷기..그만큼 좋은 길이라는 뜻이겠지..

 

 

오늘은 둔주봉으로 직접 오르지 않고 독락정-고성-금정골-피실로 강길을 먼저 걷고 점심후에 체력이 되고 원하는 분만 둔주봉으로 향하기로 했다..

그새 계절이 바뀌었다고 꽃도 바뀌었다.. 

 

 

벚꽃은 슬그머니 뒷방 노인네로 밀려났고..

핑크 빛 복사꽃과 하얀 조팝나무꽃이 한창이다..

꽃 사이 사이로 걸어가는 사람들도 꽃답다..

 

 

 복사꽃 이 흘러내려오는 곳을 따라 갔다가 무릉도원을 만났다는 옛이야기대로라면..

 복사꽃이 만발하여 잎파리 떠내려가는 이곳이 무릉도원이랄 밖에.. 

 

 

꽃보고 강보다 어느 순간에 고성도 지나고 금정골도 지났다..

힘을 아끼는 일행은 금정골에 돌려보내고 우리 몇몇은 피실까지 내쳐 걷는다..

파란 풀밭이 무성한 곳에서 강을 바리본다..아! 싱싱한 신록이여..

 

 

피실에서 돌아가는 길..꿈에도 걷고 싶은 강길.

베토벤이 교향곡 6번 "전원" 2악장 "시냇가의 정경"을 작곡한 곳이 이런 풍광이 아니었을까..

그 "시냇가의 정경"을 감상하는 기분으로 사뿐 사뿐 걷는다..

 

 

 오다가 뱀을 만났다는 분과 몇분은 이참에 강변 모래밭을 따라걷는다.. 

우리도 중간에 합류하여 강가 모래를 밟으며 걷는데 정신이 팔려 일행과 합류하기로한 지점을 한참 지나쳤다..

 

 

다시 꽃길을 걸어 금정골로 향한다..

되돌이표로 반복해도..후렴으로 계속 불러도 지겹지 않은 꽃길..

벚꽃..복사꽃..조팝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길..

이런 길에 저절로 나오는 노래..

 

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고향~~

만나면 즐거웁던 외나무 다리.. 열화와 같은 요청에 따라 오늘도 불렀다..

 

 

금정골에 둘러 앉아 고기에 사제 막걸리에 봉삼주까지 곁들여 전원속의 잔치..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즉석에서 부친 진달래 꽃을 넣은 화전..

말로만 듣다가 눈으로보고 입으로 맛보니 이런 호사가 어디 있을까..

 

술도 한순배 돌았겠다..그동안 밀린 신고식을 거행한다고 쩝절대니 십시일반 보시하는 마음으로 한 곡씩 비장의 노래가 나온다..

걷기는 자연과의 스킨쉽이라면..가벼운 노래방이야 사람정을 느끼게 하는 스킨쉽이라고 할까..

 

하여간 나는 내차례가 되어..새벽에 필이 꽃힌 이태백의 시를 꺼내들었다..

동행한 이대표에게 보여주며 이태백의 본토발음으로 읊어 달랬더니 이태백보다 더 구성진 중국어로  한시를 읊는다..

 

     春日醉起言志(춘일취기언지)- 李白(이백)

 

處世若大夢(처세약대몽)
胡爲勞其生(호위노기생)
所以終日醉(소이종일취)
頹然臥前楹(퇴연와전영)
覺來盼庭前(각내반정전)
一鳥花間鳴(일조화간명)
借問此何時(차문차하시)
春風語流鶯(춘풍어류앵)
感之欲嘆息(감지욕탄식)
對酒還自傾(대주환자경)          
浩歌待明月(호가대명월)   
曲盡已忘情(곡진이망정)    

 

 

이어 내가 우리말 풀이를 읊는다..

 

어느 봄날 취하여 말하다-이백(李白)

 

세상살이 한낱 긴 꿈에 불과하거니
어찌 수고롭게 삶을 괴롭히랴

종일토록 마시고 취하여
되는대로 기둥아래 기대 자다가
문득 깨어 뜰 앞을 보매
한 마리 새, 꽃 속에서 우는구나!

지금이 어느 때냐고 물어보니
봄바람에 흐르는 듯 꾀꼬리 소리

감탄에 또 감탄
술을 기울이니 병이 비었네
호탕한 노래 부르며 밝은 달 기다리다
노래는 다하고 정마저 잊었도다!

 

오늘이 그날이다..

봄날 술에 취하고 시에 취하고 노래에 취하고 꽃에 취하고 인정에 취했다..

 

이 시는 서양사람에게도 감명을 주었다..

구스타프 말러는 번역된 중국시집 "중국의 피리"를 읽고 영감을 얻어 "대지의 노래"를 작곡했다..

그중 이 시를 모티브로 한 노래는 5악장 "봄날 술에 취한 남자"다..

"청춘에 관하여"라는 노래도 있는데..그 노래를 들어보면 우리 뽕짝 "청춘의 꿈"이 생각난다..

 

청춘은 봄이요..봄은 꿈나라..

언제나 즐거운 노래를 부릅시다..

진달래가 쌩끗 웃는 봄 봄..

청춘은 싱글벙글 윙크하는 봄..봄..봄

 

  새로 피어나는 꽃도 아름답다..

  다양한 꽃들의  공존..신예와 노장의 공생도 아름답다..

 자연과 인공도 이 봄날에는 조화롭다..

 

 

 

술에 취한 채로 허위적 허위적 고성에서 둔주봉을 오른다.. 의외로 가파르고 길다..촌로들이 극구 말리던 이유를 알겟다..

다시 둔주봉 전망대에 앉아 오늘 걸은 강변길을 바라본다..실타래처럼 곱기도 하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다가 아이스께끼를 사서 한입씩 물었다..

봄은 고양이 같고 청춘같다..나이와 머리색깔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돌아오는 길에 홍굴부추칼국수로 식사겸 뒤풀이를 하고 일행들과 째즈공연에 들렀다.. 한 미 일 삼국공연(?)이다..

그중 주디 아키라라는 일본여가수가 부르는 노래 "기미노시라나이보꾸"..네가 모르는 나(맞나?)를 들으며 내가 모르는 당신을 생각한다.. 

이 봄날 술에 취해..참 국제적으로 놀았다..

한..중..미..일..시와 노래..

이렇게..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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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觀音) 문향(聞香)


세상의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다.

귀로 들리는 것은 속이는 감각에 좌우되는 것이 대부분이니

마음을 고요히 가다듬고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남으로부터 소리를 들어도 나의 마음상태에 따라 싫고 좋은 것이 생기면

그 소리는 나에게서 나는 것이다.

남에게서 나는 소리도 그것이 그의 뱃속에서 나는 것인지, 입속에서 또는 머리에서 나는 것인지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가리켜 소리를 본다( 觀音 )고 한다.


그러므로 꽃의 향기도 코로 맡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듣는다고 한다.

건성으로 보지 말고 꽃 하나 하나, 꽃술, 꽃받침, 이파리까지 낱낱히 살펴보라.

꽃향기는 말한다.

아름다운 세상이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풀과 나무는 저마다 자기의 꽃을 피우되, 그 누구도 닮으려고 하지 않고, 각기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그러면 그가 서 있는 자리마다 향기로운 꽃이 피어나리라.”

물론 향기가 풍기는 소리도 절로 들리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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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가끔 가는 찻집..떼아뜨르에 앉아  카페인 성분이 적다는 에디오피아산 원두 예르가체프를 한잔 마신다..

마침 배경음악으로 내가 좋아하는 문리버가 흐른다..

 

주인장이 맞은편 벽에 걸린 서에작품을 가리키며 한마디한다..

저 글씨는 국전에 입상한 분이 쓴 작품인데..윤봉길의사가 백범선생에게 써준 한시를 쓴 것이라..

뭐? 백범선생??  그 말에 필이 꽃혔다..   

 

 

 

카메라 폰이라 사진이 잘나오지 않았는데..테두리에 한시가 써잇다..

 

 

白凡 先生

 

巍巍靑山兮(외외청산혜) 載育萬物(재육만물)

杳杳蒼松兮(묘묘창송혜) 不變四時(불변사시)

濯濯鳳翔兮(탁탁봉상혜) 高飛千仞(고비천인)

擧世皆濁兮(거세개탁혜) 先生獨淸(선생독청)

老當益壯兮(노당익장혜) 先生義氣(선생의기)

臥薪嘗膽兮(와신상담혜) 先生赤誠(선생적성)

 

높고 큰 푸른 산이여! 만물을 품어 키우고

울울한 푸른 소나무여! 사철 변함이 없네.

초탈한 봉황의 비상이여! 천길 드높게 날아오르고

온 세상의 혼탁함이여! 선생만이 홀로 맑으시네.

늙을수록 더 정정함이여! 오직 선생의 의기 뿐이로다

와신상담이여! 선생의 붉은 정성이로세.

 

윤봉길의사는  장부출가 생불환(丈夫出家 生不還)이라 써 놓고 집을 떠낫다..

백범선생을 만나 상해홍구 공원 거사를 게획하고 2일전 현장을 답사하였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유서를 썼다..

 

강보(襁褓)에 싸인 두 병정兵丁<모순(模淳)과 담(淡)>에게"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의 갓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으라.
그리고 너희들은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아라.

사랑하는 어머니가 있으니 어머니의 교육으로 성공하여라.
동서양 역사상 보건대 동양으로 문학가 맹가가 있고 서양으로 불란서혁명가 나폴레옹이 있고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이 있다.
바라건대 너의 어머니는 그의 어머니가 되고 너희들은 그 사람이 되어라."

 

그리고 백범선생에게 위 한시를 써서 헌정한다..

 

저 시를 보며 가슴에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

이완용의 글씨를 보고 그런 기분을 느끼겠는가?

 

차를 마시며 저 서예가는 왜 한시를 테두리에 쓰고 가운데는 문고리..시계..매미..로 장식했을까?

궁금증이 화두가 되어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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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걷기에 나섰다..

먼저 용담댐 아래에 위치한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 봉길이 벼랑길로 향했다..

산비알에 나뭇군이나 지나가던 오붓한 길..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동네 과부댁이 강물을 끌어가려고 팠다는 굴이 통행로의 일부가 되었다..

수북한 낙엽과 땅굴과 거친 나뭇가지..찰랑거리는 강물..자연과 깊은 교감을 느낀다...

 

 

벼랑 조심하느라 발밑만 쳐다보고 가다가 문득 돌아다보니..

유장한 강물은 북으로 북으로 대청호를 찾아 마실을 떠난다..

 

 

돌고나면 또 구비..아무리 돌아도 어지럽지 않고 싫증나지 않는다..마치 미인과 왈츠라도 추듯이..

길이 아까운지 아끼고 아끼며 걷느라 후미는 한참 뒤쳐졌다..

 

 

갖은 핑계를 대며 길을 지체하고 무엇을 잊은듯 두리번 거리는 것은 아쉬움 때문이다..

설경구가 아니더라도 "나 돌아갈래!"를 외치고 만다..

 

 

그런데,  이길에 붉은 페인트 자국들이 여기저기 써있고 말뚝도 박힌 폼이 뭔가 공사를 계획중인데..듣자하니 그것이 자전거 도로 공사라나..

이런 길에 자전거 타러 올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비싼 돈 들여 자전거 도로를 낸단  말인가? 자전거 도로는 출퇴근용이어야 에너지 절약이 되는 것인데.. 이 심심산골에 극소수의 자전거 메니아를 위해 비싼 돈을 쳐들이고 자연을 훼손한단 말인지..무주군은 탁상행정의 대가들만 모였나 보다.. 

우측 사진은 아나콘다??  

 

 

 

한반도 지형과 닮은 자연하천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부남면의 금강..

우리가 걸은 봉길이 벼랑길은 한반도 지형으로 보아 두만강 쪽을 걸은 것이란다..

 

 

벼랑길이 끝나는  곳에서 잠시쉬며 자연산 췱즙에 딸기를 안주삼아 오미자 막걸리를 한잔한다..

이어 마을 길을 걸어 부남면 소재지로 가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후엔 굴암리로 이동하는데..산이 연신 사랑의 하트를 날린다..

그래 나도 산수를 사랑해..

우리 서로 사랑해..

 

 

굴암리 길에 벚꽃이 피었다..

하늘 하늘한 벚꽃이 안개인양 구름인양 눈꽃인양

소담하게 피었다..

 

 

해는 져서 서산으로 늬엇 늬엇 넘어가려는데 흰 두건 거꾸로 쓰고  꽃나무 아래 서성이네..양양가의 첫귀절처럼

이 들뜬 마음을 어찌 가라 앉혀

밤인들 이꽃을 벗어나고 싶을까? 

 

 

굴암리를 지나 누에 머리 형상의 잠두마을을 향해 간다..

하상 자갈길을 걸어서..개골창을 건너고..갈대밭도 지나고..진창을 만나 돌아가고..

 

 

잠두마을로 가는 옛길에 들어 섰다..

그런데 원래 이길에서 우측으로 벚꽃, 좌측으로 복사꽃이 만발하여 화란방창해야 하는데..

아직 신장개업준비중이다..

무주고원에는 아직 봄꽃이 만개하지 않앗다..

요즘 날씨가 썰렁한 것은 생떼같은 젊은이들은 한을 품고 스러져 가서 그런지..

 

 

군데 군데 복사꽃은 이쁘게도 피었다..

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고향~~

만나면 정다웠던 외나무 다리~~

아니..외줄기 길..

 

길을 가는 모녀가 봄에 핀 복사꽃처럼 정겹다..

애기똥풀 띁어 노란색도 내보고..호드기도 만들어 불어보고.. 돼지감자도 캐고..가시박도 타박하고..서로에대해 쫑알대며..

 

 

 

 저멀리 잠두마을 건너가는 다리가 보인다..

저 3개의 다리중 맨 아래 다리가 박대통령 시절 건립되기 전엔 잠두마을은 섬 신세였단다..

그위 다리는 국도..맨위는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맨아래 강물위엔 레프팅 보트..

이 느린 강물에 레프팅 재미가 없으니 가끔 배를 뒤집어 손님 목욕을 시키는 것으로 재미를 대신한다.. 

 

 

 잠두교에서..잠수교가 아닌...바라본 금강..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

그래서

꿈꾸는 백마강..이란 노래도 생겼나 보다.. 

 

 

잠두..누에머리..마을을 감아 도는 물굽이 형상이 누에 머리같이 생겨서 그리 부른단다..

저 비석은 최초로 다리를 놓아 준 박대통령에 대한 감사패..

우리는 잠두교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날씨는 흐렷지만 선선한 것이 걷기에 안성맞춤..

비경과 절경 그리고 정경이 함께한 오늘..다음달 죽도 예고에 침을 흘리며 버스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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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락(獨樂)

 

 

강물이 모래톱에 하트를 만들고
스스로 즐거워한다.

 

스스로 즐거우면 만물이 같이 즐거워하고
스스로 괴로우면 암중고월(暗中孤月)이라!

 

한번 웃으매 독락(獨樂)을 즐기고
두번 웃으면 독선(獨善)이 쌓이고
다시 웃으니 독존(獨存)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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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걷기에 나섰다..

관촌면 사선대에서 재집결하여 이어걷기...

다리 밑 모퉁이를 돌아 서니 제방길이 시작된다..

 

 

차에서 내리면서 듣기로는 90%가 아스팔트라 했는데..우선 10% 흙길이 먼저 집행된다..

이런 흙길만 계속되면 얼마나 좋으랴만..그건 희망사항일뿐..

어떤 길이 나타나든 달갑게 받아들이는 무주상 걷기가 오늘의 화두다.

 

 

창인교를 건너  또다른 제방길.. 강을 끼고 저멀리 호남의 산하를 바라보고 걷는다..

바람에 잡념이 씻겨가니 봄바람에 오롯이 드러나는 것이 있다..

 신록의 강.. 

 

 

호암교를 건너 또다른 제방길에 들어거니 이 시대의 길..콘크리트의 길이 나온다..

어찌하랴..회피할 수 없는 길..

농기계..경운기가 다니기 위해서는 포장하여야  편리할 것이고..

마이카 시대를 살면서 타이어로 소통햇던 길을 이젠 자신의 발로 소통하려니 마찰이 심하다..

어쨌든 이 시대의 길과 소통하라..

 

 

봄이 왔네..봄이 와..숫처녀의 가슴에도..

숫처녀?? 

이봄에 강길을 좀더 가차이 걸으며 그 시절의 애뜻함을 부팅시키는 중인지...

 

 

 

 무심(無心)한 백로는 행운유수(行雲流水)이고..유정(有情)한 왜가리는 다정(多情)도 병인게라..

 

 부지런히 걸어 신평면 소재지 원천리에 다다라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가끔은 축지법도 써야 고수..

 

 

버스가 도착한 입석리 국사봉아래..

진수성찬을 벌였다..막걸리..매실주..양주..배주..술은 언제나 풍년이구나..

점심후 계단을 걸어 국사봉 전망대에 오른다..

우리 산 봉우리 이름 중에 흔한 것 하나가 국사봉이다...國思峰..國師峰..뜻은 가지 가지.

여기는 이 산의 정기를 받아 산아래 마을에 진사 12명 배출였다하여 선비 士써서 국사봉(國士峰)이다..

 

전망대로 오른 길에 만난 붕어섬(외앗날)..섬진강 댐을 막아 생긴 옥정호에 예전의 야산 언덕이 금붕어 형상의 섬으로 떠다닌다..

옥정호는 옥정리(玉井里)라는 지명에서 따온 것이고, 호수에 잠긴 동네 중 용수리의 제일 큰 마을 이름 물골이었다니..

고래로 옥정이니 물골이니 하는 이름에서 오늘의 호수가 예정되어 있었나하는 신비함이 느껴진다..

 

 

 

강물 같은 세월을 따라 피어 나는 꽃잎보며 즐거워 즐거워 걷는다..

꽃이 피면 기뻐하고 노래하면 즐거우니

꽃이 피는 계절속을 걷는 것은  꽃다운 복을 받는 길이다...

 

 

 벚꽃은 아직 수줍음 속에 움츠려잇는데 매화는 여전히 찬란한 햇살처럼 우리를 반긴다..

그대 빛나는 친구..이태껏 기다려 주어 고맙네..

 

 

호수길을 걷다가 우연히 비석에 눈이 갔다..

충장공?

흔히 충장공하면 "춘산에 불이 나니 못다 핀 꽃 다 붙는다.."의 시조로 유명한 김덕령 장군만 알았는데...

또다른 충장공 양대박장군이 있었다..

 

임진왜란 당시 임실군 운암면 전투에서오천명의 의병을 이끌고 만여명의 왜군을 격퇴하는 대박을 터트렸단다.

원래 양 장군 승전비는 당초 운암면 벌정마을에 세워졌으나 일제가 파손하고 전적지 마져 옥정호에 수몰되어 이자리에 옮겨 세웠다.

 

임진왜란 당시 전주를 방어하기 위하여 권율장군이 대둔산 배티고개를 지킬당시 

양장군은 유팽로, 고경명 등과 같이 거병하여 의병을 모병하여 전주로 향하다가 이곳 운암면에서 왜군을 기습하여 섬멸하니 적의 시체가 1200명이 넘고 소총 230본 말 95필 등을 노획하였는데..장군은 승전후 얼마되지 않어 급병을 얻어 사망하엿다. 몇달뒤 의병들은 금산전투에서 고경명, 유팽로, 조헌 등 1500명의 의병이 전사하였다니..양장군이 살아 잇었다면 또 한번의 대박 승리가 있었을 터이고..그러면 진정한 양(兩) 대박 장군으로 거듭나셨을 터인데.. 

이렇게 새로운 옛인물을 만낫다..

 

 

 

운암정 건너편 잔디밭에 앉아 마지막 보급을 나눈다..막걸리..소형 폭탄주..육포..소세지..걷기로 살빠질 틈이 없다..

 

 

 

 이 봄에 만나는 꽃들..

그대들이 잇어 세상은 아름답다..

언제 고맙다고 한 적이 있던가?

정말 고맙다..

 

 

 

 

 이 봄과 소통하는 것들..좌상으로..꽃속에 물고기와의 데이트.. 새순..고랑..마지막으로 햇빛나라 임실고추..걷다보면 고추 선전하는 지역이 많다..

 

 

운암대교를 건너며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섬진강을 만난다..

이 넉넉한 모성이 시인을 키워냈나보다..

다음 코스는 시인 김용택의 강이라고 공지를 들으며 몸풀기 체조로 걷기를 마친다..

오늘의 섬진강 요약하면..임실군 관촌면 사선대- 관촌역 -창인교-제방길 휴식-호암교건너 제방길-덕천교-신평면소재지
차량이동-입석리 국사봉입구 - 옥정호-운암정-운암대교까지  17킬로미터를 걸었다..

 

섬진강..다시 보세..그때까지 몸 성히 성히 잘 있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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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모임 한마음 모으기 행사..

계족산언저리를 가볍게 돈뒤..모여 ox퀴즈..스포츠댄스에..

점심으로 막걸리에 수육에 호강을 하고..

미진한 걷기를 채우기위해 비래사로 발길을 옮긴다..

 

오늘 카메라를 놓구와 핸폰으로 찍는데..핸폰의 설정이 뭐가 잘못됐는지..

술한잔한 내 눈이 눈이 부시게 보이는 상황과 어쩌면 똑같이 찍혔는지..

  

일행을 쥐로하고 호젓하게 걷는 임도길..

이곳이 맨발걷기로 유명한 황토 흙길이다..일년에 한번은 맨발로 달리는 마사이 마라톤이 열린다..

 

 

 

혼자겟다 막거리 기운도 뻗치겟다..

정자에 누워 솔바람..새소리에 기를 기울이다 문득 저 하늘 위 구름으로 오른다..

왁자지껄한 소리에 깨어 물 한모금 축이고 길을 간다..

오늘의 코스는 장동 산림욕장 -산성입구-임도삼거리-절고개-비래사로 이어진다..

 

절고개에서 비래사 가는 길은 내리막이라 힘도 들이지 않고 발끝만 조심하고 왔다..

조고각하(照顧脚下)..

 그러다가 어느 여인이 연신 절을 하는 비래사에 도착했다..

비래사는 효종때 성리학자 동춘당 송준길이 암자를 지어 후학을 가르친 장소이다..

비래동은 풍수지리학상 복치혈 (伏雉穴)이라는 독특한 형국..마치 꿩이 엎드려 있는 형국이라 꿩처럼 엎드려 있어야 이롭다니 절에 엎드려 열심히 기도해야 제복을 유지하고 사는 곳인지 모를 일이다..

 

 

절 바로 앞에 옥류각이 서잇다..계곡위로 지은 정자..제월당 송규렴이 동춘당 송준길을 추모하여 지은 정자..

이런 곳에서 책읽고 시를 쓰면 저절로 명작이 나올 것 같기도.

 

 

맑은 물이 옥같이 방울져 떨어지는 정자라는 의미의 옥류각..

이곳은 아랫마을 송촌에 살던 동춘당 송준길이  평생 머물던 자취가 서린 곳이다.  위 정자이름은 그가 지은 시 중 ‘층층 바위에 날리는 옥같은 물방울<層巖飛玉溜>’라는 시귀애서 따온 것..

 

 

정자 아래에 바위에 동춘당 송준길의 글씨가 새겨져 잇다..

초연물외( 超然物外 )..세속에 구속되지 않고 초연하다는 뜻..그렇게 살수 잇다면..

 

 

아래도 내려가니 초연물외의 의미를 노파심으로 상세히 설명해 놓은 듯한 시가 있다..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집착하지 말라

마음에 걸리는

모든것 버리면

생사의 괴로움

받지 않나니

 

 

초연 물외를 읊조리며 내려오다..노란 개나리을 보니..

자연 초연해진다..

개나리~ 우물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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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로구나

 

 

오리 부리 끝에 매달린 물방울에 꽃망울이 담겨있다


비상하는 몸짓에서 흩어지는 진주알엔 굵어진 햇살이 빛난다


물길을 걷는 백로의 앙상한 발갈퀴에 양기가 튀긴다


마른 갈대 속을 깡총대는 참새의 몸놀림엔 세월의 미련이 묻어있다


창공을 배회하는 새들, 강가의 파아란 싹들이 합창한다


봄이로구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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