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무의 잠벗이 하는 서예 전시회에 꽃님이반도-토끼봉길을 걷고 나서 길동무들과 갔다..

자신만의 바위솔체를 구사하는 바위솔 김진호씨가 나서서 해설해준다..

자신의 글씨는 정형화되지 않아 제자를 가르칠 수 없다고 너스레..

위 전시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글씨를 고르라 하면 나는 저 "선"자를 고르겠다..

그는 한글서체를 연구하지만, 난정서에 빠진 나는 저 자유로운 행서의 선을 좋아한다..

 

 

위 글은 "사람, 삶, 사랑, 舞" 작품의 무자 글씨..

춤출 무자를 춤추는 형상으로 썼다..

저 글씨를 보자면 충청도 말로 "출튜~"가 떠오른다..ㅎㅎ

 

작가는 저 글씨아래 한 바구니의 애기 신발을 던져놓고 애초의 의도를 설명한다..

 

 

꽃심- 꽃힘의 사투리..

봄 걷기는 꽃심으로 해야겠다..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 조지훈 시 낙화의  한 귀절

 

이어지는 시..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그의 독창성이 보여지는 글씨 퍼포먼스..

장구 북위 글씨를 쓴다..

넉넉하게..

 

자유로운 그의 글씨를 보고 그의 주제 글.."솟구치는" 마음과 "스며드는"정서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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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청호걷기에 나섯다..

강풍, 황사로 기상상태 안좋으리하는 예보에도 불구하고..황사는 황사대로..나는 나대로 심정으로 간다..

그래도 찜찜해서 주역점을 쳐보니 화산려괘..

"조금 형통하다. 나그네가 바르게 행동하면 좋다( 旅. 小亨. 旅貞吉.)"

"나그네가 여관에 들고 재물을 품으며 어린 노복을 얻으니 곧다. 득동복정은 마침내 허물이 없다."

이번 소풍 길에 걱정할 일이 없다는 암시..

 

버스에서 꽃님이 식당 다음 정거장 신절골에서 내려 마을을 통해 들어간 꽃님이 반도..너무 환상적이다..

 

 

영화 제목처럼 바람이 불어 좋은 날..

푸른 하늘.. 파란 대청호.. 흰모래..바람에 나붓기는 갈대.. 좋다..좋다..를 연발하다..말을 잊다..

 

 

찬바람을 끌어 안기 위해..베낭에서 이집트산 양주를 꺼내 한잔 들고 흰 생밤을 안주로 씹으니..

내 가슴은 청춘을 찾은 양 뜨거워지고 끓어 안은 바람도 부드럽다..

여기 저기서 술을 달라 밤을 달라 즐거운 난리다..   

 

 

꽃님이네 식당을 지나 호반의 돌탑으로 다가간다..

마치 이국에 온 느낌..

대청호 초창기부터 잇던 이 식당 이름때문에 지명이 속칭 꽃님이 반도가 되었다는..

 

 

꽃님이네 식당입구를 통해 국도로 나와 잠시 걷다가 한우마을 진고개 식당 부근에서 백골산성으로 오른다..

헌데, 어찌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절입구를 통하다 보니 잘못 길을 잡았다..그래도 능선으로 가면 길은 통하니..과연 그렇다..

 

 

 백골산성 정상에서 바라본 대청호..

오래전 부터 와보고 싶엇던 백골산성..이름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역사와 글씨에 관심이 많은 나의 호기심에 걸려든 이름...

그동안 검토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백골산성을 중심으로 저 호수 좌측편 분지에서성왕의 아들 태자 여창(후에 위덕왕)이 이끄는 백제 주력 부대가 관산성을 경계로 대치하다가 김유신의 조부 김무력이 이는 신라군이 진천, 청원, 신탄진 방면에서 남하하면서 배후를 기습하면서 대패하여 좌평 4명을 포함 2만명이 전몰하였다는 이야기..

아마도 이 산성이 그 싸움의 중심이었을 것이다..

 

이른바 백제 성왕, 신라 진흥왕 시절의 관산성 싸움은  신라의 나제 동맹파기로부터 시작된다..

분개한 성왕이 대군을 이끌고 옥천을 돌파하여 영동 굴산성 까지 진격하였다가 밀리기 시작..후퇴.

여창의 주력 부대는 백골산성에, 성왕의 기병은 금산 추부 쪽에 주둔하다가 태자 진영의 분위기(귀족과의 갈등 등) 이상을 감지한 성왕이 호위 기병 50기만 대동하고 지름길로 백골산성을 향하다가 관산성 접경인 구진벼루(옥천군 군북면 월전리)에서 매복 중이던 김무력의 부하 도도에 잡혀 참수당하는 사태가 발생..

이런 상황에 여창이 배후에서 위와 같이 기습을 당하여 대패를 거듭..

신라는 성왕의 머리를 신라왕궁의 계단 밑에 묻고 밟고 다녔다는.. 

그이후..백제와 신라는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 개이빨처럼 엮이여 물고 물리는 혈전을 거듭하다..백제의 멸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그 단초가 되는 백골산성 곳에 서서 이 산성에서 저 호수 밑에 이르까지 잠들어 잇을 고혼을 생각한다..

박병찬의 구음 시나위를 들으며 그 넋을 위로 해본다..

어떻든 산 사람은 살아얐기에 우리는 백골산성을 내려가 바람이 잔잔한 곳에 자리 잡고 점심을 든다..

양주에 25도짜리 두꺼비 소주에 막걸리에 라면국물에..성찬이다.. 

 

 

점심후에는 백골산성에서 강살봉으로 거쳐 요골로 내려온다..

다시 토끼봉길로 향한다..

흙길에서 느끼는 자연의 손길..왜 인간은 콘크리트로 범벅을 하고 살까?

 

 

토끼봉길에서 만나는 모래길..날 따시면 맨발로 걷고 싶은..

하얀 모래밭이 바다를 느끼게 한다..

 

 

오늘의 하일라이트..

소나무 사이로 반짝이는 금비늘 호수와 S라인 모래밭..걷는 사람..

 

 

이제 길은 막바지..방파제 같은 선상교 제방길을 걷는다..

올 곧은 길..그러나 자갈길..

 

 

 

 

이 봄을 상징하는 것들..좌상부터 터질 것 같은 꽃망울..백골산성을 같이 넘은 전우같은 동네 개..꽃님이 반도 호수에 취한 그림자..

중좌..토끼봉길에서 만난 백년고목 뿌리..봄날 소풍나온 왜가리..25도의 두꺼비 소주..

하..논에 피는 잡초에서 느끼는 무궁한 생명력..

 

 

 

 금성마을을 지나 주산동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린다..

오늘 날씨  화창하고 푸른 하늘이었다..파란 호수..그리고 파릇한 봄기운..봄을 키우는 바람과 함께한 오늘 주역점괘대로 아무런 허물이 없다..

 

걷기의 마지막은 길동무 잠벗이 여는 서예전에 들르기..

거기서 보여준 글씨 한 점이 오늘의 덕담이다..

"갈가다 꽃보고 꽃보다 해지고.."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곧 꽃내음이 가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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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에 있는 관음 보살상..

열반하신 법정스님의 부탁으로 천주교신자인 조각가가 성모마리아 분위기의 관음보살상을 조각하여 세웟다..

원래 관음보살은 어느 형상으로든 화현하기에 모습에 집착에 없으니 이 모습도 그럴듯하다..

 

어느 신문에 "무소유 책 소유 열풍"이라는 제목을 보고 쓴 웃음을 짓는다..

무소유를 이야기하니 열반한 분의 저서, 인세 등 재산문제가 주로 화제가 된다..

 

달을 보라고 손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쳐다보는 격..

무소유의 정신은 물질을 향한 불교정신의 표현일뿐  전부가 아니다..

 

그 근본은 제행무상,제법무아, 무생법인, 불이법문으로 복잡하지만..

무주상(無住相), 무소주(無所住)..머무는 바, 바라는바 없이 하라..는 것..

즉 집착을 버리라는 것이다..

 

몸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위해 칠성판에 실려갔고

재산에 대한 집착을 버리게 하기위해 출판하지 말라햇고

열반 대한 집착을 버리기 위하여 사리를 줍지 말라고 햇거늘..

 

결국 우리를 괴롭히는 주된 원인은 망상(妄想)과 집착에서 비롯 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헛된 생각을 버리고 몸과 마음, 물질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고요한 물속에 비치는 달빛처럼 떠오르는 정신으로 살기를 바라기에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유언장.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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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걷기에 따라갔다..KTX를 타고 동대구로 가서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타고 5정거장, 거기서 출발하는 버스를 탔다..

이동하는 버스에서 라흐마니노프와 사계(봄)을 들으며 푹 자다보니 병산서원 2KM 직전 삼거리에서 내렸다..

잠시 아스팔트 길을 걸으니 비포장 흙길이 기다린다..

차를 타고 문화답사 다닐 때는 비포장 길을 만나면 눈를 흘기며 정부를 비판하다가, 이제 걷기 열풍에 편승하면서는 포장된 길에 대하여 문화적 몰감각에 대하여 거품을 품는 나의 이중성을 발견하곤 쓴 미소를 짓는다..

병산서원 가는 길에 만난 낙동강은 아직 잠에서 덜깬 모습이다..

 

 

 노처녀 시집가자 등창난다더니..벼르고 숙고하여 멀리 온 날에 어찌 카메라를 놓고 왔는지..

핸드폰으로 풍광을 찍으려니 왕희지 글씨를 연필로 묘사하는 것 같아서 영 개운치 않다..

하여간 병산서원까지 2KM를 걸어와  복례문을 지나 만대루에 오른다..

두보의 시 '백제성루(白帝城樓)'의 한 구절인 '취병의만대 백곡회심유(翠屛宜晩對 白谷會深遊)'에서 따왔다는 현판..
 ‘푸른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수는 늦은 오후 마주 대할만 하고, 흰 바위 골짜기는 여럿 모여 그윽히 즐기기 좋구나’.

과연 낙동강 건너 병산을 대하고 있는 이곳은 이름과 실제가 명실상부하다..

 

 

 

만대루에 앉아 정좌를 하고 단전으로 숨을 고요히 고르며..

조선조 가사 춘면곡(春眠曲)을 듣는다..

"춘면을 느짓깨어 죽창을 반개허니 정화는 작작헌데
가는 나비를 머무는 듯 안류는 의의허여 성긴내를 띠웠세라.."

 

봄잠을 늦게 깨어 죽창을 반쯤 여니
뜰의 꽃은 환한데  가는 나비가 머무는 듯
강기슭의 버드나무는 가지가 늘어져 바람에 나부끼어  성긴 안개를 띄었구나.

 

봄잠에 느지막이 깨어 만대루에 올라 시조창으로 느릿하게 "춘~면을~.."하고 읇조리는 기분...

 이 봄날에 이곳 정취와 딱 맞아 떨어진다..

 

 

잠시 서원 앞 솔숲에 앉아 가져온 안동소주를 한잔 하며 서로 권하니 과거엔 사대부요..현재는 오대부로다..ㅎㅎ

 

 

 병산서원에서 하회마을 로 넘어가는 길은 두가지..강변따라 가는 길과 화산을 넘어 가는 길..

강변따라 가는 길도 가다보니 새로 신설한 산으로 이어지는 오솔길로 낙동강을 감상하면서 걸어가기 십상이다..

올레 7코스..여강의 벼랑길..금강 둔주봉 피실길에 못지 않은 운치가 있다..

 

 

 하회마을 충효당 옛집을 둘러 보고 나와 강변 길을 걸으니 3년전 답사와서 새벽에 만났던 그 고목이  그자리에 그대로세..

 

 

솔 바람 무성한 만송정..만송의 합창을 들으며 걷는다..강건너 부용대와 강건너는 나루배도..만송정 숲속에서는 아득한 옛일처럼 느껴진다..

 

 

이번 걷기의 아쉬운 점은 하화마을 입구부터 탈박물관까지 이어지는 강변길을 놓아두고 식당를 찾느라 포장길을 걸엇다는..뒤늦게 합류한 강길..

저 멀리 부용대가 보이고..

이 흙길..지나간 미인을 보듯 자꾸만 돌아다 본다..이쉬워 입 맛을 다시며..

 

 

탈박물관 부근 식당에서 안동 간고등어로 점심식사를 한다..

각종 술를 주거니 받거니..안동 소주..이집트 양주..와인..막걸리..참이슬..가랑비에 옷젖듯 얼큰하다..

그리곤 주차장 정자에 찬바람 맞으면서 조선조 힛트송 "풍입송"을 들으며 옛 미인들이 거닐던 무릉도원의 꿈길을 헤멘다..

다시 버스를 타고 부용대로 향한다..

 

 

부용대에서 바라본 하회 마을은 한폭의 동양화다..

동양화 모르는 사람도 이 곳에 오면 느낀다.."아..동양화는 이렇게 실물을 그대로 그린 그림이구나.."

이곳에서 보면 하회 마을이 연화부수형의 명당이라는 말도 웅변없이 실감된다..

 

 

부용대에서   겸암 정사을 향해 간다..유성룡의 형 겸암 유은룡의 수신터..

낙동강의 절경..오늘 다보면 내일부터 낙동강은 밑천이  다 떨어지는 것 아닌지 모른겟다..

 

 

겸암 정사에서 바라본 하회마을..

면장이라도 하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나야한다는 속설이 맞는지도 모른다..

이런 멋진 풍광 속에서 멋진 선인들이 태어나고 이름을 날리고 후손과도 이렇게 이어지고 있으니..

다시 부용대 입구로 옥연정사로 내려오니 날은 흐리고 빗방울이 오락가락..

시간도 되고..하여 여기서 종료다..

하회마을 삼거리-병산서원-하회마을 - 강변길- 탈박물관 , 부용대-겸암정사 까지 약 11km..제법 피로하다..

오늘 못간 옥연정사-광덕교-구담습지-구담교 구간은 언제 인연이 닿으면 가겠지..

 

 

 

 오늘의 걷기에서 만난 봄의 전령..좌상부터 산수유 꽃망울..마을 장독..선비형상 가로등..탈공예관의 웃음인심 끝내주는 장승..

 

 

낙동강에서 오리를 만낫다..

솟대에 앉아 하늘로의 소명의 부활을 꿈꾸는..

그대 걸으면서 우리 것 살펴보고 자연과 스킨십하며 삶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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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걷기 2번째 모임..마령파출소에서 출발한다..오늘의 목표는 풍혈냉천을 거쳐 사선대까지 22km..

아스팔트를 길게 걷자 오늘도 지난 번 처럼 아스팔트길만 많이 걸을지 걱정하는 웅성거림이 들린다..

개울 하나를 건너 공사중인 제방길로 들어서자 안색들이 밝아진다..

 

 

겨울의 끝자락 부터 여지껏..장마처럼 내리던 비..

어제 비는 피했고..오늘은 예보대로 오전은 비맞을 각오하고 우비도 사고 우산도 꽃고 나섰는데..초반에 햇살까지 나서..제법 더운 기운..

잠벗은 방풍복을 벗더니 보온복 까지 벗는다..

길은  자갈이 많아도 푹신한 흙기운에 걷기에 흥이 난다..

 

 

 좌포교를 건너 다시 제방길로 들어선다..

하늘은 다시 짙뿌린 모드..바람도 냉정해진다...열었던 방풍복의 지퍼를 여미고 저 고개 밑을 감도는 강을 따라간다..

 

 

봄의 양기를 품은 강길..겉으론 푸름을 잃지 않은 소나무만 생기롭게 보이지만..도처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4월의 섬진강엔 각종 꽃이 지천으로 가득할테지..

 

좌포리를 지나 도통리 부근을 지난다..길은 더욱 오묘하고..

뒤따라오던 일행이 말한다..이런 길이라면 온종일 걸어도 좋겠다..

 

 

한 여름에도 찬바람이 나오고 찬물이 솟는다는..풍혈냉천으로 향하는 길..

누런소가 해설피 운다..시골에 몰려온 많은 사람을 보고 놀랐는지..

 

 

풍혈냉천 부근 주차장에서 점심을 들었다..지명에 걸맞는 찬바람 속에 냉막걸리까지 한잔하니 온몸에 냉기가 가득..

길도 아스팔트길로 이어진다.

잠벗이 한마디 한다..좋은 길만 계속되면 좋을텐데..

좋은 길만 계속되면 그건 좋은 길이 아니여..안 좋은 길이 있기에 좋은 길을 느끼는거여..

이런 길은 어떠하며 저런 길은 어떠하리..

   

 

용포리 반룡마을..옛다리와 마을이 그림같고 녹청의 물색은 거울처럼 고요하다..

 

 

지친 동행의 보조를 맞추다 보니 앞 사람들은 멀어지고 길도 고요해진다..

고요한 길..고요한 걷기..무념무상..무아지경..

 

 

 

 

오늘 만난 초봄의 상징들..좌상부터..녹청 강..청록 송(松)..좌포교의 상징..파란 들 푸른 솔..

하좌..백로 장식난간..도형같은 밭,,멧돼지 덫 설치, 사(死)- 돼지는 글을 못읽을 테고 멧돼지 같은 사람을 겨냥한 걸까?

 

 

 

아마 이쯤이 회봉리나 방수리 어디 쯤 아닐까?

섬진강도 대하의 틀을 갖추기 시작한다..소리없이 흐른 것이 대하의 기본이다..

 

 

 

사선대에 다가가니...구름과 햇살이 강물속에서 눈부시다..날이 밝아진다.. 

 

 

푸른 풀밭에 이어진 주차장..사선대..4명의 선녀가 내려와 놀았다는 이곳에..수십명의 선녀 선남들이 몰려와 한날 잘 보내고 간다..

후일 다선대로 개명되지 않을지라도..즐거운 걷기에 대한 추억은 몸과 마음에 각인되리라..

봄이여! 오라..꽃피는 섬진강아! 단장하고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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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지역 답사 갔다..우선 예산 추사 고택으로 간다..

이 답사의 주제는 "삶과 죽음의 장소"

추사 고택은 양반가의 집인데..집 좌우에 묘소가 있다..집을 기준으로 좌측에 증조부 월성위의 묘소..우측에 추사의 묘소가 잇다..

유학의 바이블 주역에선 좌양 우음의 정신..좌측을 우선시하므로 증손자 추사의 묘소는 자연히 우측에 쓸수 밖에 없단다..

 

 

 

고택은 영조의 사위 월성위 김한신의 저택으로 지어 진 것..

추사는 백부의 양자로 입적되어 이 고택의 주인이 되었고, 자신도 양자를 들여 물려 주엇다.. 

지금 고택은 옛모습 그대로인지는 모르겟지만 글씨 전시관처럼 주련이 주렁 주렁걸려잇다..

 

 

 

 

고택 안 병풍에 쓰여진 추사의 글씨..

해저니우 함월주 곤륜기상 로사견 (海底泥牛 含月走 崑崙騎象 鷺絲牽)
바다 밑 진흙소가 달을 머금고 달리고 곤륜산 코끼리를 타니 백로가 실로 끌어당긴다..설두 지송하던 글..

고승의 화두라 내 뭔지는 모르겟고..

 

 

월성위 부부 합장묘 장명등을 통해 바라본 고택언덕 소나무..

세상을 요만큼씩만 바라보면 모두 평화롭기 그지 없는데..

 

 

 

추사고택에서 화암사로 갔다..

추사집안의 원찰답게..외모는 일반 사대부 집처럼 보인다..

 

 

 

여기서 완당이라 기재된 "추수루" 편액이 보인다..

진품인지 몰라도 보관에 성의가 부족하다..

완당이란 호는 추사가 중국을 방문한뒤 완원을 흠모하여 지었다..그 이전엔 추사를 썼다..

 

 

 

무량수라는 글씨는 추사를 대표하는 글씨다..

의미는 셀수없는 수명이니..곧 극락을 의미한다..불교에서는 글락정토를 관장하는 아마타불을 의미한다.. 

이글에는 아호를 승련노인이라고 섰다..다양한 아호들..

 

 

 

추사가 젊은 나이에 아버지의 수행원으로 중국에 가서 고증학의 대가 옹방강의 석묵서루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옹방강을 만난뒤 그에게서 선물로 육유가 쓴 시경의 탁본을 받는다..이 글씨를 가져야 고향 화암사 뒤 바위에 새겼다..

..시경(詩境)..

 

 

 

그 옆으로 "천축고선생댁"이라는 추사의 글씨가 새겨져 잇다..

천축고선생댁의 의미는 부처님댁 즉 절이라는 유학자적 표현이랄까?

중국의 선불교가 노장사상의 영향을 받앗을 때 선승들이 부처를 "황면노자"라고 불렀던 것처럼.. 

 

 

 

이끼낀 고목나무에 기대어 화암사를 다시 돌아보며 나온다..

우리는 죽음의 장소 덕산 남연군 묘로 향한다..

 

 

 

풍수하면 떠오르는 제1의 명당..남연군 묘.. 풍수를 모르는 사람도 와보면 아..명당이다 느껴질 풍수의 텍스트..

2대 황제 명당자리를 구하여 가야사를 불태우고 이장을 하고..

여기에는 사람의 욕망의 크기를 잴 수 잇는 자가 있다..

 

 

 

일행중에 누가 망주석에 그려진 다람쥐 조각의 의미를 묻는다..

망주석에 그려진 동물이 작은 호랑인지 도룡뇽인지 다람쥐인지 설이 분분하다..

아마 통상의 명칭은 세호(細虎)라고 부르고, 묘자리의 풍수를 보완하는 의미로 망주석에 새기는 것인데..

초기에는 작은 호랑이 모습으로, 그후에 도룡용, 다람쥐 모습으로 새겼단다..

좌측은 올라가는 모습으로, 우측은 내려가는 모습으로 새긴 것은 주역의 좌양 우음의 정신을 적용한 것 같고..

하여간 그 의미나  용도는 해설이 분분하다..

 

 

 

 

이어 홍성군 결성면에 위치한 결성관아로 간다..결성 아문이 보인다..

오후부터 이슬비가 내리며 옅은 안개마저 끼니 타임머신을 타고 간양 풍광이 아련하다..

예전 결성현의 동헌은 잘 보존되어잇다..좌측에 객사는 일제 시대 대부분 학교를 지어 훼손시켰다..

조선 왕조의 대행처인 객사는 그렇게 사라져갓다..

 

 

 

시골 관아에 특이하게 서고가 잇다..현판에 책실이라고 썼다..언어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명칭이다..

조선은 시인들의 나라..문인의 나라다..책이 존경받던 나라..물론 선택받은 책이지만..

 

 

 

동헌 건물아래 육방의 건물 중 형방청만 존재한다..예나 제나 형사 파트는 무섭기는 매한가지인가보다..

그 담장 너머로 고목과 안개 속에 교회가 인상적이다...

 

 

 

보령 남포로 간다..벼루로 유명한 남포에 읍성이 있다..

옥산관아라는 아문뒤로 동헌이 날아갈듯하다..

이 관아는 주산이 옥마산이라 서향을 하고 잇다..

동헌 마루에서 광천막걸리를 받아와 한잔한다..

비바람을 다소 누구러 뜨리기라도 하려고..

 

 

 

동헌에서 읍성 성벽 너머에 우뚝한 소나무를 바라본다..

오늘 고택,,묘소..사찰..동헌..형방청..삶과 죽음의 장소를 고루 살펴 보았다..

죽으면 그만인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삶과 죽음의 인과는 내 모르겟지만..한가지 분명한 것은..

살아 잇을 때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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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걷기에 나섰다..

정월 대보름에 탑신제를 지낸다는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로 향했다..

마한시대부터 전해내려온다는 돌탑..그리고 솟대..천하대장군..

풍물단이 풍악을 울리고 탑신제가 진행된다..

 

 

제상에 올라간 돼지머리..웃는 모습도 정겹니다..

대지를 상징하는 돼지..돈이 상징하는 중의성...돼야지에서 얻는 긍정성..

보통 고사에서는 팥고물 시루떡을 올린다..벽사의 의미로..

그런데 여기는 백설기를 올리는 것이 산신제의 성격을 띄는 것 같다..

그런데..백설기를 가로지른 북어를 놓고 일행이 묻는다..왜 북어를 쓰느냐?

제사를 주관하는 제주도..최고령 연장자도..전통놀이 야자학교 교장님도 정확한 의미는 모른다..

예전엔 우리나라 대표어종이 서해는 조기, 동해는 명태였단다..

명태란 북해에 산다는 곤을 상징하는 신성함도 있고..그러니 제상에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상징이 다들어 잇다..

 

 

제사는 솟대를 거쳐 천하대장군 장승까지 이어진다..

장승의 머리..석탑의 머리에 두른 흰 종이는 무엇을 의미하냐고 또 묻는다..

다시 답변이 궁해지는데..촌로가 결의할 때 머리에 띠를 두르는 것과 관계가 잇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다..

아마 예전에 신성한 장소에 금줄로 성역을 구분하던 정신이 내려온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무언가 신성한 결의를 하거나 죽을 각오를 할 때 머리에 띠를 두르는 전통이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좋은 구경을 하고 돼지수육에 백설기 떡에 구기자 술까지 잘먹고..

안내면 종미리 경율당을 거쳐 연주리 소재 안내면사무소에 도착하여 둔주봉으로 오른다.. 

 

 

어제 비온 끝이라 땅도 푹신하고 먼지도 나지 않고..날씨도 적당하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리끼다 소나무의 푸르름도 상쾌하다.. 

 

 

한시간 정도 오르자, 전망대가 나타나고 유명한 한반도 지형이 나타난다..물론 좌우로 뒤바뀐..

금강이 사행..뱀처럼 구불구불 흐르다 보니..이런 유장한 물줄기가 나타난다.. 

 

 

 전망대에서 900미터를 전진하여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는 피실쪽 급경사를 내려간다..대청댐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나루터엿다는 피실에서부터 환상의 길이 펼쳐진다..

 

 

이길은 제주 올래나  여강의 벼랑길과 견줄만한 오솔길이다..우측으로 비탈아래 금강에서는 물새들의 비상이 요란하다..

이런 자연의 길..강길을 걸으면 감명 깊은 책한권을 읽는 기분이다..

 

 

피실에서 금정골까지 1.2킬로..금정골에서 고성까지 1.3킬로..환상적인 길을 아끼면서 걸었다..그러나 길은 다하고 넓은 강길로 나왔다..

이길도 아스팔트 길에 비하면 양탄자 같은 길인데도 멋진 오솔길의 향기에 취해 불평을 하며 걷는다..

 

 

저멀리 고동.. 연두,..초록.. 연두..초록..갈색..들을 바라보며 봄을 느낀다..검은 만당고 장닭이 암탉들을 거느리고 서잇는 돌담에서 양기를 느낀다..

봄이 온다..양기가 밀려온다..대지를 뚫고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솟구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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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으러 나가 낮에 봐둔 아구찜을 찾아 갔더니 아직 개업준비중이다..

그래서 잠시 방황하다 근처 중국식당 이금당에 갓다..

 

입구에 사장님이 있어 잠시 안부 묻고 들어가 동반자와 삼선복음밥을 시키고 고개를 드는데  재미잇는 글씨가 눈에 들어 온다..

 

마치 갓쓴 노인네와 놀고 잇는 분위기다..

옆에 해제하였으되, 호중천(壺中天)..호리병 속의 세계라는 뜻인데..

 

집에 와 검색해보니 재미있다..

 

《후한서(後漢書)》 〈방술전(方術傳)〉에 다음의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후한 시대에 비장방(費長房)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여남현(汝南縣)의 시장에서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비장방은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시장 한 모퉁이에서 영약(靈藥)을 파는 약장수 할아버지가 한 분 있었는데, 이 할아버지는 언제나 가게 앞에 항아리를 하나 놓아 두고는, 시장이 파하면 얼른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시장 사람들은 아무도 그것을 눈여겨보지 않았으나 비장방은 너무도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되어 그 할아버지를 찾아갔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를 항아리 속으로 안내했다.

항아리 속에는 훌륭한 옥으로 만든 화려한 저택이 장엄하게 솟아 있고, 그 저택 안에는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었다. 그는 할아버지와 함께 술과 음식을 마음껏 먹고 나서, 다시 항아리 밖으로 나왔다. 이 약장수 할아버지는 하늘에서 지상으로 유배된 선인(仙人)인 호공이었다. 뒤에 호공이 용서를 받아 천계(天界)로 돌아갈 때, 비장방도 그를 따라갔는데 선술(仙術)을 익히는 데 실패하여 지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 고사에서 비롯하여 ‘호중천’은 별천지·별세계·선경을 의미하게 되었다.

 

저 글씨는 전서 스타일의 추상화라고 할까..

 

 

주문 음식이 나와  일행과 식사하는데..

종업원이 와인 한병을 갖다 준다..

웬 와인..사장님의 써비스란다..

 

생산국 칠레(Chile)

생산지  Maipo Valley

제조사 비냐 따라파카

품종 카베르네 쇼비뇽, 카베르네 프랑

 

칠레산 유기농 와인 답게 이름이 나투라 "자연"이다..

한잔 음미하니 자연스럽게 자연을 느낀다...

 

두어잔 들어가니 기분이 업되고..

마치 와인 병에 들어 앉은  것 처럼 호중천을 느낀다..

 

더욱 술이 맛잇는 이유는 "공술"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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