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걷기에 나섰다..

관촌면 사선대에서 재집결하여 이어걷기...

다리 밑 모퉁이를 돌아 서니 제방길이 시작된다..

 

 

차에서 내리면서 듣기로는 90%가 아스팔트라 했는데..우선 10% 흙길이 먼저 집행된다..

이런 흙길만 계속되면 얼마나 좋으랴만..그건 희망사항일뿐..

어떤 길이 나타나든 달갑게 받아들이는 무주상 걷기가 오늘의 화두다.

 

 

창인교를 건너  또다른 제방길.. 강을 끼고 저멀리 호남의 산하를 바라보고 걷는다..

바람에 잡념이 씻겨가니 봄바람에 오롯이 드러나는 것이 있다..

 신록의 강.. 

 

 

호암교를 건너 또다른 제방길에 들어거니 이 시대의 길..콘크리트의 길이 나온다..

어찌하랴..회피할 수 없는 길..

농기계..경운기가 다니기 위해서는 포장하여야  편리할 것이고..

마이카 시대를 살면서 타이어로 소통햇던 길을 이젠 자신의 발로 소통하려니 마찰이 심하다..

어쨌든 이 시대의 길과 소통하라..

 

 

봄이 왔네..봄이 와..숫처녀의 가슴에도..

숫처녀?? 

이봄에 강길을 좀더 가차이 걸으며 그 시절의 애뜻함을 부팅시키는 중인지...

 

 

 

 무심(無心)한 백로는 행운유수(行雲流水)이고..유정(有情)한 왜가리는 다정(多情)도 병인게라..

 

 부지런히 걸어 신평면 소재지 원천리에 다다라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가끔은 축지법도 써야 고수..

 

 

버스가 도착한 입석리 국사봉아래..

진수성찬을 벌였다..막걸리..매실주..양주..배주..술은 언제나 풍년이구나..

점심후 계단을 걸어 국사봉 전망대에 오른다..

우리 산 봉우리 이름 중에 흔한 것 하나가 국사봉이다...國思峰..國師峰..뜻은 가지 가지.

여기는 이 산의 정기를 받아 산아래 마을에 진사 12명 배출였다하여 선비 士써서 국사봉(國士峰)이다..

 

전망대로 오른 길에 만난 붕어섬(외앗날)..섬진강 댐을 막아 생긴 옥정호에 예전의 야산 언덕이 금붕어 형상의 섬으로 떠다닌다..

옥정호는 옥정리(玉井里)라는 지명에서 따온 것이고, 호수에 잠긴 동네 중 용수리의 제일 큰 마을 이름 물골이었다니..

고래로 옥정이니 물골이니 하는 이름에서 오늘의 호수가 예정되어 있었나하는 신비함이 느껴진다..

 

 

 

강물 같은 세월을 따라 피어 나는 꽃잎보며 즐거워 즐거워 걷는다..

꽃이 피면 기뻐하고 노래하면 즐거우니

꽃이 피는 계절속을 걷는 것은  꽃다운 복을 받는 길이다...

 

 

 벚꽃은 아직 수줍음 속에 움츠려잇는데 매화는 여전히 찬란한 햇살처럼 우리를 반긴다..

그대 빛나는 친구..이태껏 기다려 주어 고맙네..

 

 

호수길을 걷다가 우연히 비석에 눈이 갔다..

충장공?

흔히 충장공하면 "춘산에 불이 나니 못다 핀 꽃 다 붙는다.."의 시조로 유명한 김덕령 장군만 알았는데...

또다른 충장공 양대박장군이 있었다..

 

임진왜란 당시 임실군 운암면 전투에서오천명의 의병을 이끌고 만여명의 왜군을 격퇴하는 대박을 터트렸단다.

원래 양 장군 승전비는 당초 운암면 벌정마을에 세워졌으나 일제가 파손하고 전적지 마져 옥정호에 수몰되어 이자리에 옮겨 세웠다.

 

임진왜란 당시 전주를 방어하기 위하여 권율장군이 대둔산 배티고개를 지킬당시 

양장군은 유팽로, 고경명 등과 같이 거병하여 의병을 모병하여 전주로 향하다가 이곳 운암면에서 왜군을 기습하여 섬멸하니 적의 시체가 1200명이 넘고 소총 230본 말 95필 등을 노획하였는데..장군은 승전후 얼마되지 않어 급병을 얻어 사망하엿다. 몇달뒤 의병들은 금산전투에서 고경명, 유팽로, 조헌 등 1500명의 의병이 전사하였다니..양장군이 살아 잇었다면 또 한번의 대박 승리가 있었을 터이고..그러면 진정한 양(兩) 대박 장군으로 거듭나셨을 터인데.. 

이렇게 새로운 옛인물을 만낫다..

 

 

 

운암정 건너편 잔디밭에 앉아 마지막 보급을 나눈다..막걸리..소형 폭탄주..육포..소세지..걷기로 살빠질 틈이 없다..

 

 

 

 이 봄에 만나는 꽃들..

그대들이 잇어 세상은 아름답다..

언제 고맙다고 한 적이 있던가?

정말 고맙다..

 

 

 

 

 이 봄과 소통하는 것들..좌상으로..꽃속에 물고기와의 데이트.. 새순..고랑..마지막으로 햇빛나라 임실고추..걷다보면 고추 선전하는 지역이 많다..

 

 

운암대교를 건너며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섬진강을 만난다..

이 넉넉한 모성이 시인을 키워냈나보다..

다음 코스는 시인 김용택의 강이라고 공지를 들으며 몸풀기 체조로 걷기를 마친다..

오늘의 섬진강 요약하면..임실군 관촌면 사선대- 관촌역 -창인교-제방길 휴식-호암교건너 제방길-덕천교-신평면소재지
차량이동-입석리 국사봉입구 - 옥정호-운암정-운암대교까지  17킬로미터를 걸었다..

 

섬진강..다시 보세..그때까지 몸 성히 성히 잘 있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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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모임 한마음 모으기 행사..

계족산언저리를 가볍게 돈뒤..모여 ox퀴즈..스포츠댄스에..

점심으로 막걸리에 수육에 호강을 하고..

미진한 걷기를 채우기위해 비래사로 발길을 옮긴다..

 

오늘 카메라를 놓구와 핸폰으로 찍는데..핸폰의 설정이 뭐가 잘못됐는지..

술한잔한 내 눈이 눈이 부시게 보이는 상황과 어쩌면 똑같이 찍혔는지..

  

일행을 쥐로하고 호젓하게 걷는 임도길..

이곳이 맨발걷기로 유명한 황토 흙길이다..일년에 한번은 맨발로 달리는 마사이 마라톤이 열린다..

 

 

 

혼자겟다 막거리 기운도 뻗치겟다..

정자에 누워 솔바람..새소리에 기를 기울이다 문득 저 하늘 위 구름으로 오른다..

왁자지껄한 소리에 깨어 물 한모금 축이고 길을 간다..

오늘의 코스는 장동 산림욕장 -산성입구-임도삼거리-절고개-비래사로 이어진다..

 

절고개에서 비래사 가는 길은 내리막이라 힘도 들이지 않고 발끝만 조심하고 왔다..

조고각하(照顧脚下)..

 그러다가 어느 여인이 연신 절을 하는 비래사에 도착했다..

비래사는 효종때 성리학자 동춘당 송준길이 암자를 지어 후학을 가르친 장소이다..

비래동은 풍수지리학상 복치혈 (伏雉穴)이라는 독특한 형국..마치 꿩이 엎드려 있는 형국이라 꿩처럼 엎드려 있어야 이롭다니 절에 엎드려 열심히 기도해야 제복을 유지하고 사는 곳인지 모를 일이다..

 

 

절 바로 앞에 옥류각이 서잇다..계곡위로 지은 정자..제월당 송규렴이 동춘당 송준길을 추모하여 지은 정자..

이런 곳에서 책읽고 시를 쓰면 저절로 명작이 나올 것 같기도.

 

 

맑은 물이 옥같이 방울져 떨어지는 정자라는 의미의 옥류각..

이곳은 아랫마을 송촌에 살던 동춘당 송준길이  평생 머물던 자취가 서린 곳이다.  위 정자이름은 그가 지은 시 중 ‘층층 바위에 날리는 옥같은 물방울<層巖飛玉溜>’라는 시귀애서 따온 것..

 

 

정자 아래에 바위에 동춘당 송준길의 글씨가 새겨져 잇다..

초연물외( 超然物外 )..세속에 구속되지 않고 초연하다는 뜻..그렇게 살수 잇다면..

 

 

아래도 내려가니 초연물외의 의미를 노파심으로 상세히 설명해 놓은 듯한 시가 있다..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집착하지 말라

마음에 걸리는

모든것 버리면

생사의 괴로움

받지 않나니

 

 

초연 물외를 읊조리며 내려오다..노란 개나리을 보니..

자연 초연해진다..

개나리~ 우물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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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로구나

 

 

오리 부리 끝에 매달린 물방울에 꽃망울이 담겨있다


비상하는 몸짓에서 흩어지는 진주알엔 굵어진 햇살이 빛난다


물길을 걷는 백로의 앙상한 발갈퀴에 양기가 튀긴다


마른 갈대 속을 깡총대는 참새의 몸놀림엔 세월의 미련이 묻어있다


창공을 배회하는 새들, 강가의 파아란 싹들이 합창한다


봄이로구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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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면에 잇는 바람재에 갓다..

우연히 알게된 길..

집에서도 20분 거리에 잇어 언제든지 다녀 올 수잇고 알려 지지않아 호젓하니 좋다..

 

 

바람재 공원의 정자 이름은 해민정..고민을 없애주는 정자..

하긴 이 정자에서 저멀리 쳐다 보노라면 고민은 저절로 사라질 것 같다..

 

 

입구에 현수막이 쳐잇다..심심유곡에서나 존재할 줄 알앗던 멧돼지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왔다니..

멧돼지가 늘은 건지...산에서는 먹구 살  것이 없어 사람을 찾아 찾아 온 것인지.. 

 

 

백주 대낮에 멧돼지가 출몰하겟나 싶지만, 그래도 호젓한 길에 혼자 몸이라..약간 캥겨서 차 트렁크에 든 스틱을 꺼네 최대한 길게 빼서 집고 간다..

정말 호젓한 길에 먼데서 확성기 노래 소리가 분위기를 망친다..

 

 

오늘 걷다가 제일 맘에 드는 곳..

잠벗과 말다툼하고 늦게 혼자 나온 길이라 1시간 걸으니 해가 떨어진다..

후일을 기약하고 돌아 나오는 길..싸우고 씅이 들 풀릴 때 걷기 좋은 길이다..

 

 

 

이 길은 산악자전거팀에게 잘 알려진 길인가 보다.,.

자전거 탄 사람들이 한무데기 지나간다..

한 무데기 지나가는 것이 또 잇다..

송전선..

저 송전선에 도르래 걸고 신나게 하강하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1번 올빼미 하강" 외치며..

 

근데..아직도 씅이 안풀린다..해민정에 한참 앉았다 가야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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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행사를 일요일로 당겨 치르기 하였다..

걷기 약속을 모두 물리고 고향 선영에 형제들이 모였다..

따뜻한 햇살아래 잡초를 뽑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

 

저 묘소 아래 우리 형제들 자리도 준비는 해놓았는데..

그뒤에 아들..조카 시대에도 이런 한식모임이 이루어 질까도 생각해본다..

 

퇴계선생의 유언 중 절차는  "지금 실정에 맞도록 하되 옛법도에 멀어져서도 안된다" 말씀<의어금이(宜於今而) 불원어고지(不遠於古)>..변화하는 시대 속에 지켜야할 것은 무엇인지..

 

 

묘소 정비후 제사를 올리고 음복을 한다...

사업이 안되면 조상묘소가 잘못되었나 돌아보러 온다는 사람 얘기도 들었지만..

그저 형제끼리 집안 땅가지고 소송안하고 서로 음복하며 덕담하는 것이 그야말로 조상의 큰 음덕이다..

 

(소동파의 황주한식시첩)

 

송나라 문인 소동파..

그는   황주에 좌천된 후 3년째 되던 해의 한식날 인생에 대하여 느낌을 시로 썼다...

시는 처량하면서 다정하게 썼고, 소식의 슬프고 고독한 심경이 잘 나타나 있다.

시로서 뿐만 아니라 행서체로서도 3대 걸작에 들어가는 글씨다..

 

 自我來黃州 已過三寒食

年年欲惜春 春來不容惜

今年又苦雨 兩月秋蕭瑟

臥聞海棠花 泥汚燕指雪

暗中偸負去 夜半眞有力

何殊病少年 病起頭已白

 

내가 황주에 온 이래로 세 번째 한식이 지나가는구나.

해마다 봄을 아끼려고 하지만

봄은 그냥 지나가버릴 뿐, 나의 아끼는마음을 용납해주지않내 그려.

올해도 또 괴롭게 내리는 비는 계속되어

벌써 두 달 째 가을 못지않는 소슬한 날씨

시름에 젖어 자리에 누운 채로 듣자니 벌써 해당화가 다 지고 있다는데

진흙탕 위에 떨어진 그 꽃잎은 연지 색갈많큼이나 붉으리라

한 밤중에 진짜 큰 힘을 가진 자가(自然)

어둠 속에서 봄과 꽃을 업어 가 버린다면

꽃잎이 떨어져버린 해당화와 병든 소년과 그 무엇이 다르랴?

병상에서 일어나 보면 머리가 이미 세어 버렸을 텐데.

 

春江欲入戶 雨勢來不已

小屋如漁舟 濛濛水雲裏

空庖煮寒菜 破竈燒濕葦

但見烏銜紙 君門深九重

墳墓在万里 那知是寒食

也凝哭窮途 死灰吹不起

 

불어난 강물이 집안으로 들이닥치려하는데도

비의 기세는 꺽이지 않고

내 작은 집은 이미 고기 배인 양

희뿌연 비와 물 속에 잠기어있네.

텅 빈 부엌에서 찬 나물을 데우려

갈라진 부뚜막에 젖은 갈대로 불을 지펴보는데

오늘이 한식날인줄은 어떻게 알겠는가

한식날이라고 사람들이 날려보낸 지전(紙錢)을 물고다니는 까마귀를 보고서 알았지.

임금 계신 곳은 구중궁궐 깊어서 내 마음을 알릴 길이 없고

조상님들의 분묘가 있는 고향은 만리 밖이어서 가 볼 길이 없네.

그 옛날 완적(阮籍)이 그랬던 것처럼 길 다한 곳까지 갔다가

길이 끊기면 주저앉아 통곡이라도 하고 싶지만

내 마음은 이미 스러져 죽어버린 재인가?

아무리 불어도 살아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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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걷기에 나섰다..일요일 집안 한식 행사로 장거리 도보를 포기하는 대신으로..

운동부족으로 뱃살이 붙는 아들도 조련할 겸..

직동에 도착하여 새로 만든 표지판을 보고 새로 만든 길로 웃피골을 지나쳐 보호수 옆 표지판을 보고 산성길로 오른다..

조금 올랐는데 벌써 대청호가 파르라니 보인다..

 

 

제법 업다운을 하느라 아들놈도 숨이 찬가본다..

내가 걷기 시작하기 전.. 저 녀석 살 붙기전에는  내가 그꼴이었는데..이제는 뒤바뀌었다..

천리행군의 보람이 느껴진다..

 

 성치산성 오르기 전에 망칙한 모양의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이름을 붙여야하는데..뭐라해야하나..

19금 나무..포르노 나무..ㅎㅎ

 

 

성치산성을 가는 능선 사이 사이 좌우에 대청호가 버티컬 커튼 처럼 펼쳐진다..

아름다운 길.. 다벗은 것 보다 50% 가린것이 더 색시하다던가..

오늘은 저 망칙한 나무땜시로 계속 이상한 이야기로 빠진다..ㅎㅎ

 

 

 

성치산성의 모팅이에 앉아 대청호를 바라본다..

이 산성은 백제시대 산성이다..

이 지역은 백제-신라의 접경이었던 시절..금강을 따라 수십개의 산성이 얼키고 설키고..서로 뺏앗고 뺐기는 혈전의 현장..

1000년의 세월이 지나 이젠 고요의 호수 속에 침잠하였지만..산성의 흩어진 돌들이 아물지 않은 그때의 상처처럼 뚜렸하게 남아 잇다..  

 

 

산성을 내려오자 비로소 걷기 편한 흙길이 전개된다..

석양에 걷는 소나무 숲길은 그저 편안한 평화와의 대화..

 

 

 

한참을 길에 취해 걷다가 지팡이를 붙잡는 것이 있어 비틀거리며 언덕을 보다 놀란다..

언덕위에서 괴수가 큰 팔을 휘두르며 쫒아오는 것 같다..

안목을 정돈하여 발밑부터 살피니 스틱이 돌틈에 걸려 잘 빠지지 않는다.. 

 

 

 

 이 봄에 처음으로 만나는 개나리..진달래..살구꽃..이름모를 꽃들..구름꽃같은 산버섯도..

걷기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보물창고다..보물창고를 열고 보물을 헤아리는 기분 아시겠는가??

 

 

이봄의 생명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죽은 등걸에 싹띄운 잡초..생명의 약동을 찬양하는 나같이 생긴 피리부는 사나이.. 

 

 

이 마을은 가을에 허수아비 축제로 유명하다..마을 입구에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 가족이 모두 나와 환송을 해준다..

언제든지 오셔유..스트레스 확 땡길땐 와서 걷구 막걸리 팍~ 마시고 고래 고래 노래 부르다 승이 풀리거든 가셔유~~

 

 

인근 장어식당에 앉아 아들과의 술한잔..아들이 여행때 사온 이집트산 싸구려 양주도 먹으니 취한다..

취한 눈으로 문득 벽을 보니

부러운 사내가 노를 젓고 잇다..

농암의 어부가가 들려온다..

 

이중에 시름없으니 어부의 생애로다

일엽편주를 만경파에 띄워두고

인간세상을 다 잊었거니 날가는 줄 아는가.

 

산머리에 구름이 일고 수중에 백구가 나니라

무심코 다정하니 이 두 것이로다

일생에 시름을 잊고 너를 좇아 노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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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도산 육사기념관에서 본 시 한귀절..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광야)

 

그런데..다음날 봉화 닭실마을에서 그 닭을 만났다..

청량산 앞을 흐르는 낙동강의 물결을 옆에 끼고 명호를 달려 봉화에 당도하였다..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우리나라의 4대 길지로 꼽았다는..경주의 양동, 안동의 천전, 풍산의 하회, 봉화의 유곡(닭실)..

그중 양동과 하회는 가보앗다..

 

 

 

닭실마을은 중종-명종조시대 사람 충재 권벌이 자리잡은 이후 500년간의 집성촌..

이른바 암닭이 알을 품고잇는 형상이라는 금계포란의 명당..

과연 동네는 야트막한 산에 감싸여 포근한 느낌이 든다..

아울러 동네 앞으로 국도, 철도등이 지나는데도 고요한 옛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니 과연 길지답다..

충재 고택을 들여다보앗으나 여기도 아직 봄꽃은 피지 않았다..

길지라해서 꽃이 먼저 피는 것이 아니구나..   

 

 

이제는 닰실 한과마을로 자력갱생을 도모하는..

동네 끝자락에 충재가 지었다는 청암정이 잇다..

이곳에서 바람의 화원 촬영도 있었다..동네 입구에 촬영장 가는 곳이라는 간판이 있어서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청암정의 글씨는 퇴계 이황의 글씨다..퇴계..농암..충재는 동시대인으로 서로 친인척으로 연결되고 지역적으로 가깝고 조정에 벼슬을 한 전직이라는 인연들이 작용하여 서로 교유하고 풍류도 나누었던 모양이다..

 

 

청암정에 잇는 또하나의 글씨는 청암수석이라고 전서체로 쓴 숙종때의 사람 미수 허목의 글씨가 있다..

노론의 송시열의 맞수 남인의 영수..

그의 글씨가 왜 여기에 잇을까?

허목의 당파는 남인..그의 글씨는 그의 뿌리라고 할수 있는  이황-유성룡으로 이어지는 동인-남인의 어른들 고택에 글씨를 올려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

따라서 하회의 유성룡의 고택에 가면 당연히 미수허목의 전서를 볼 수 있다..

대전에 있는 송준길의 동춘당..우암 송시열의 남간정사에 가면..당연히 미수의 글씨는 없다..서인-노론계열 인사의 글씨로 가득..  

 

 

 

잠시 청암정 정자의 모서리..바람은 미치지 않고 햇살만 가득한 가득한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소나무의 속사임에 귀 기울여 본다..

부질없다..

부질없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는 법이다..

이렇게 속삭이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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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산면 가송리에서 단애를 끼고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 명호 쪽으로 3Km정도 달리자 아름다운 풍광에 끌려 청량산에 들어선다..

우리는 입석으로 곧장 올라가 차를 세우고 등산로를 걷는다..

등산로를 가다가보면 갈레길이 나오는데,  좌측은 평탄한 길이고, 우측은 가파른 길이다..

농암종손은 우측의 가파른 길을 가면 10배의 멋진 풍광으로 보상을 받는다고 조언한다.

우리네 삶도 그런 구석이 잇다..

과연 그 길은 가파르지만 멋진 풍광이 발을 잡아 쉬게하니 힘드는 줄도 모르겟다..

그 길 끝에 멀리 응진전이 보인다..

의상대사가 창건햇다는 응진전..지장보살을 모시는 전각이다..

절의 설화대로 한다면, 우리나라 절은 거의 의상, 원효, 도선대사 등과 연결되니..이 세분은 절만 짓고 다니는 건축업자엿나??

 

 

응진전 기단턱에 앉아 반가부좌를 하고 숨을 고른다..

전각 처마의 풍경도 꽤나 수도하였는지 이젠 잡고 있던 붕어도 창공에 방생하고 무소유다..

 

 

응진전 건너편에 성벽과 누각이 보인다..고려 공민왕이 홍건적 난을 피해 이곳까지 와서 산성을 개축했다는..멀리도 피난왔다..

자세히 보니 산의 응달에 아직 눈이 가득..

 

 김생굴로 갈라지기전 어풍대에서 바라본 청량사 전경..

퇴계선생은 10대에 공부하러 청량산에 들어와 절경에 반하여 오가산(나의산)이라 하였고, 후엔 오산당(吾山堂)를 지엇다..

 

 

청량사로 내려가는 길에 천덕꾸러기 응달눈을 만났다..혹시 심술이라도 부려 발을 걸까봐 조심 조심 걷는다..

 

 

이절의 본전인 유리보전에 당도했다..유리보전은 모든 중생의 병을 고쳐준다는 약사여래를 모시는 전각이다.. 

전각 기단턱에 걸치고 앉아 단전호흡을 한다..

앞에 바라보는 풍광이 참 아름답다..

돌아보니 절기둥 주련에 "오고 감도 머무름도  또한 없다" (無去無來亦无住 무거무래역무주)는 글이 눈에 들어온다..

  

 

이 유리보전의 글씨 공민왕의 친필이다..그는 그림도 잘그리고 글씨도 잘썼다..하지만 아들 낳는 기술은 서툴렀는지.. 

 

 

유리보전 앞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너무 아름답다..

한동안 바라보고 앉앗다..그대로 돌이 되도 좋을듯..

 

 

내려오는 길..석가모니 고행상 같은 등산길을 밟고 오기가 미안하다..

 

 

 

 봄에 만난 상징,.때이른 초파일 연등과 데이트하는 장독들..청량산 식당에서 다시 만난 바우솔체 글씨..메주형상의 등..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야하는 다람쥐..

 

 

청량산 입구 까치소리식당에 들어가 안동간고등어 정식을 시킨다..딸려나온 된장이 맛잇다..이젠 우리나라 제1의 멋진 길이라는 명호길을 간다..

4대길지 중 하나라는 봉화닭실 마을을 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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