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7월이 되면 들르는 대전 동구 주산동 연꽃마을..

금년엔 연꽃무상을 느낀다..



마을 표식은 점점 연륜이 쌓여가는데, 금년엔 연꽃 농사를 포기했나 보다..

연광에 연꽃이 몇송이 없다..

한 때  찬란했던 솔로몬의 영화 같던 연화세상은 사라지고, 추종하던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다..



벌이야 몇송이 연꽃을 탐닉하면 그뿐이지만

해마다 제사날처럼 찾아오던 객의 마음에 쓸쓸함이 스친다..



의기소침한 마음을 워즈워드의 시로 달래본다..


한때 그처럼 찬란했던 광채가

이제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진다 한들 어떠랴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그것이 다시 안 돌려 진다해도 서러워 말지어다

오히려 그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찾으리라



하지만, 어찌 루드베키아가 그 빈자리를 대신하리요..



전통시대 불교와 유교, 선사와 선비가 모두 좋아하던  배롱나무의 붉음이 대신하는 것은 가능할까?





공룡알 자리는 여전히 어수선한데

멀리 식장산은 언제 오냐고 연신 손짓해댄다..





황새바위 근처에는 사라진 황새자리를 왜가리가 완벽히 채우고 있다..






호미고개를 지나 호반의 빈배를 보고

쓸쓸함에 못이겨 돌아선다..




왜가리가 위로한다..

제행은 무상하나니, 변화 속에 진리가 있나리라..

황새바위에 황새가 사라져도 왜가리가 대신하듯이..




삶이란 생각한 만큼 살아가는 것..

연륜을 능소화가 장식한다..




영원은 항상 고독하다...

변화는 새롭고 신비하다..

우리는 항상 새 것을 추종하면서

어이없이 무상함에 상처받는다...


<부록> 연꽃마을 변천사


2011년도 : http://blog.daum.net/servan/6348718

2013년도 : http://blog.daum.net/servan/6349370

2014년도 : http://blog.daum.net/servan/6349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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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도 : http://blog.daum.net/servan/6350286

2017년도 : http://blog.daum.net/servan/6350562



 

설 마지막 연휴..대청호 걷기에 나섰다..

멋진 누리길..대청댐에서 시작하여 명지산, 영지산으로 가는 길..

이곳이 하일라이트..

한류 드라마 한편만 찍으면 대박날 곳이다...

 

 

명지산 아래 호수가에 잔빙이 햇살에 시들어 가고 있다..

자리펴고 햇살을 반찬삼아 점심요기를 하고.. 

 

 

 

여수로 공사장 진흑탕을 지나 삼정동 습지원에 이른다..

갈대..잔설..햇살이 삼권분립을 이루며 절묘한 균형을 잡고 있는 지금..

겨울의 막바지..마치 로마 공화정 말기 같다고 할까?

 

 

 

 

카이사르로 대변되는 로마 공화정의 말기..

지나간 것에 대한 향수와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가 미묘한 교차를 이루며

새로운 권력구조가 개편되는 그런 시기..

이제 팍스 로마나 같은 봄을 기다리는 지금이 그때 아닐까?

 

<오늘 걷기>

대청댐 물문화관 - 명지산 전망대 - 영지산 - 여수로 - 삼정동 습지원 - 용호교 - 대청공원- 대청댐 약13km

 

 

대청호 걷기에 나섰다..봄..여름..가을에 가본 둔주봉 - 피실 일대를 한겨울에 간다..

우리 나라 걷기의 장점은 4계가 주는 즐거움이 다 개성이 다르다는 것..

 

 

대전에서 지하철(판암역)- 607번 버스(옥천버스 하차) - 안남행 버스 (안남면사무소 하차)하여 옥천군 안남면사무소에서 잠시 쉬며 뒷 버스로 오는 일행을 기다린다..

얘기중에 면사무소 직원이 우리 일행이 피실에서 대청호를 횡단한다니 눈이 휘둥그래진다..

 

 

그동안 영하 10이하의 맹추위가 계속되어 대청호가 결빙되었으나 지난 주말 며칠 포근하여 얼음 두께가 걱정이 된단다..

특히 1.2.에 우리의 목적지인 석탄리 안터마을 빙어 축제장에서 대청호수의 눈제거 작업을 하던 트렉터가 얼음이 깨져 수심 6m 아래로 침수하여 기사가 사망하였단다..그때 얼음 두께를 보니 그리 두껍지 않아 빙판위의 빙어축제는 천면취소되엇단다..우리 일행에게도 만류한다.. 

 

 

지난주 답사를 다녀온 가이드의 인솔에 따르면 되겠쥐..

출발이다..면사무소에서 둔주봉을 오른다..

 

 

눈으로 분바르고 안개로 물광을 낸 자연이 아름답다..

 

 

한떼의 아이들이 비료푸대를 들고 깔깔거린다..

동네 안길은 자연 눈 썰매장이다..

 

 

자연과 사람..같이 해야 아름답다..

 

 

 

 

둔주봉 전망대에서는 한반도 지형이 안개 속에 잠자고 있다..

잠을 많이 자야 미인이 된다더만..

 

 

한걸음 더 올라 옛지명 등주봉 정상에서 고사를 지내며...

무사한 대청호 횡단 성공을 빈다..

 

 

눈 속에 덮힌 대청호 나타나자, 가슴마저 뛴다.. 

 

 

 

한지착설낙편편 寒枝着雪落翩翩  가지에 얼어붙은 눈 편편이 떨어지고
송운풍청후만천 松韻風淸吼晩天  저무는 하늘에 솔소리 바람소리
석상정공회수망 石上停筇回首望  얼음 위에 지팡이 짚고 고개 돌리니
옥봉고엄조설변 玉峰高掩鳥雪邊  옥봉우리 높이 새 한마리 눈곁을 난다.

 

 

 

 

 

잠시 뜨거운 라면안주에  불소주 한잔으로 몸에 더운 기운을 불어 넣고.. 

 

 

설경을 즐기고..

 

 

피실을 향해 걸어간다...

 

 

우리보다 더 배짱 좋은 사람은 ATV를 몰고 빙판의 설원을 질주한다..

 

 

피실 부근에서 대청호를 횡단하는데..마음은 얼음 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동행의 손을 꼭잡고..

 

 

하지만, 이내 이 아름다운 설경에 눈과 마음을 빼았겼다..

 

 

꽃피는 봄에 진달래꽃으로 화전 붙여 먹으며 구스타프 말로를 사칭하여 "청춘의 봄"을 열창하던 피실이 이렇게 멋진 백설공주로 변신하다니..

그대는 영원한 피오나 공주..

 

 

백옥의 이부자리라도 이렇게 눕고 싶을까..

누워서 보고 서서 보고..

 

 

피실 건너 정자에서 매생이 떡국을 곁들여 점심을 먹고..

 

 

흥을 깨지 않으려 호수 설빙길을 따라 안터마을로 향한다.. 

 

 

금수강산에 4계절이 아름다운 이 강산에 사는 우리들..

정녕 행복을 잊고 사는 그대! 잘들어..

옆집보다 좀 못살아도

이만하면 살만한 세상 아니야!!

그러니, 오해하지 말고 들어!

걸어보게, 행복 위를 걸을 수 있으니..

 

 

가끔은 이런 물서린 곳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얼음이 견고했다..

하지만, 이런 빙판걷기는 한겨울..

그것도 영하 10도 이하의 맹추위가 지속되고, 1월 소한과 대한 사이에서만 가능한 일임을 명심하시라..

 

 

사랑한다! 사랑해!

가슴 벅찬 그 이름..부르고 불러도 모자란 사랑아..

아! 대청호..

 

 

호수의 설원은 끝이 보이는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없이 이어지고

 

 

저 바람에 실려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사람이 녹은 자리 복사꽃, 조팝꽃 피어나겠지

 

 

가려무나, 가려무나
모든 순간이 의미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

 

 

 

이날 듣던 이런 노래들이 흐르면 눈앞에 하얀 빙설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리라..

 

 

 

지난 여름 친구들과 뱃놀이하던 이곳의 얼음도 세월의 두깨처럼 무겁다..

 

 

저멀리 우측 오대리 선착장이 보인다..

 

 

 

 

 

오대리 뱃길도 얼어붙었다..

 

 

돈이 발언하면 사람은 침묵하고..

벼슬이 발언하면 백성이 침묵하고..

얼음이 발언하니 배가 침묵한다..

 

 

자연이 벽호백전(碧湖白田)의 매직과 여백과 침묵의 붓질로 환상의 예술을 창조했다..

대청호! 너, 멋지고 영원한 갤러리..

 

 

그림 속에 들어가 그림이 되어 걷다가 그림 밖으로 나오려니 술에서 깨어나듯 통증마저 느껴진다..

 

 

빙어축제는 끝났으나, 남아도는 빙어를 사다가 초고추장을 입혀 막걸리를 한잔하면서 취기로 오늘의 행복한 통증을 닫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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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모임에 갔다..

오늘은 전에 갔던 청마리에서  석탄리 사이의 임도를 걸어 안터마을으로 가는 길 17km..

폐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옥천군 청마리로 간다..

 

 

 

청마리 마티마을에 잇는 탑신제당의 원탑..장승..솟대..마한시대부터 경계표시하는 유산이었다..충북 민속자료 1호.. 

 

 

 

 

 우리는 탑신제당 옆에 있는 페분교에 모여 서로 인사를 나누엇다

잠시 주변을 살펴 보니 이승복 동상이 있고..그 옆에 효자 정재수 동상이 잇다..

이승복이야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잘알갰지만 효자동상이라니..

집에와 검색해보니 애절한 사연이 잇다..

상주에 살던 부자(父子)가 옥군 청산면 법화리에 잇는 큰집에 가다가 폭설 속에서 술취해 잠든 아버지를 깨우다 안되자 자기 옷을 벗어 덮어주고 부자가 함께 동사하엿다는 이야기..

 

 

 

탑신제당을 뒤로하고 걷는 길에 올해의 첫눈이 나붓낀다..

바람도 가끔은 매서워 마스크를 챙기게 한다.. 

 

 

 

임도 날망까지는 제법 가팔라 뜨거운 숨으로 가속페달을 밟는다..

구절양장의 굽이 도는 산길이 맘에 든다..

 

 

 

날망에 서자..저 멀리 대청호로 향하는 금강이 보인다..

그래 이맛이야..반가움이 폭포처럼 흐른다.

 

 

 

노사연의 노래  한귀절처럼 굽이 도는 내리막..

 

산 넘어 넘어 넘어 돌고 돌아 가는 길에
뱅글 뱅글 돌더라도 어디 아니 있을쏘냐
흘러 흘러 세월가듯 내 푸름도 한 때 인걸..

 

그래 첫눈 내리는 초겨울이 아니더냐..

 

 

 

그 길에선  평강공주님과 바보온달님을 보면 인생은 아릅답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시인이 그리워하던 호수처럼 큰 강이 되어 금강이 흐른다..

이 강은 건너편 둔주봉을 끼고 흘러 장계유원지..육지의 섬 오대리를 지나 대청호로 들어간다..

 

 

 

강변에 앉아 도시락 뷔페를 즐긴다..

찬바람은 뜨거운 라면과 소곡주.. 불소주로 달랜다..

 

 

 

드디어 목적지인 석탄리 안터마을에 당도햇다..

 

 

 

이 초겨울을 상징하는 것들..첫눈..안터마을 꽃마차를 선도하는 말..말라 비틀어져 가는 고추.. 

 

 

 

추운 바람 속에 이장님의 배려로 마을회관으로 옮겨 뒤풀이 파티.. 

대구 쉼산님이 가져온 15인분의 막창..쇠주와의 어울림..

이어진 에루화님과 함께하는 정지용의 시 향수의 합창..

 

 

 

얼큰한 기분으로 정지용 생가와 기념관을 방문..

거기서 만난 민화 맹호도..

여백에 쓰여진 한시가 일품이다..

 

獰猛磨牙孰敢逢(영맹마아숙감봉)
愁生東海老黃公(수생동해로황공)
于今跋扈橫行者(우금발호횡행자)
誰識人中此類同(수식인중차류동)

 

용맹스럽게 으르렁거리니 어찌 맞설 수 있는가,

동해의 늙은 황공의 마음엔 시름이 인다.

요즈음 드세게 횡포스런 자들,

이 호랑이와 똑같은 줄 누가 알리오.

 

 

 

 

기념관의 홍시들..그리고 지용의 시 홍시..

오늘은 정말 보람찬 날 같다..

 

 

 

 

 

 항상 그 주변을 어슬렁 거려도 타박하지 아니하고 새로운 맛을 보여주는 금강이여..

영원하라..강물처럼 사랑도 함께 흐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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