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다!

리얼 달과 벚꽃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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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3월에 만개했을까?

반쯤 의심하며 갔는데, 웬걸, 활짝 핀 벚꽃..

정승이라면 기후변화와 음양조화 걱정이겠지만, 서민이야 벚꽃 타이밍만 맞추어 즐기면 그만이다.

그런데, 갈수록 개화시기 맞추는 것이 주가 타이밍 잡는 것 만큼 어려워졌다..

 

벚꽃 속에서도 우리 국산 로켓 위풍이 당당하다.

 

꽃구경도 식후경이 아니라 거리두기..ㅎ

 

솔향기길이 이번주 만큼은 눈에게 양보해야 한다..

 

푸른 비단에 그린 매화도가 이보다 더 이쁠까?

 

멀리서 바라보니 마치 함박눈이라도 내리는 느낌이다.

 

까치집도 꽃단장했다.

 

벚꽃이 푸른 하늘에게 묻는다.

"하늘아! 하늘아! 이 세상에서 어느 꽃이 제일 이쁘니?"

1년전 벚꽃시즌에 1차로 테미공원과 테미오래를 들르마 약속했었다.

3월말에 벌써 벚꽃이 피었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 테미공원으로 향했다.

테미고개에 올라서니 수도산이 거대한 구름처럼 보인다.

내비에 대전 노인복지회관을 치고 가니, 마침 1자리가 비어 있었다.

 

만개한 벚꽃은 구름같기도 하고, 안개같기도 하고, 꿈속 같기도 하다.

 

바람이 보이지 않는 길을 찾아가는 것처럼

알리지 않아도 다 알아서 찾아오고

멀리 있어도 벌 나비처럼 구경꾼이 모여든다.

 

철조망 너머 벚꽃이 노래를 부른다.

"철조망이 가로 막혀~~"

 

이 꽃같은 마음을 어찌 철조망으로 막을 수 있겠는가??

 

 

벚꽃은 덕이 높아 이웃이 많다.(德不孤必有隣)

개나리와도 잘 어울리고

목련과도 멋진 마리아주..

 

진달래와는 쪼갠 거울 맞추듯 천생연분처럼 어울린다.

 

아름다운지고..

출생이 어디인지, 싸꾸라로 떠받드는 나라가 있어도 무슨 상관이랴..

내 좋으면 그만이다.

 

벚꽃따라 테미오래에 갔더니 휴관이라고 문닫혔다.

테미오래와의 약속은 기약없이 미뤄졌다..

진달래 구경을 어디로 가나?

예산 봉수산 진달래는 언제 필까? 고민하는데, 주말에 비예보가 있길래 모든 고민 버리고, 

가까운 성북동 능선길을 가기로 정했다..

탁월한 선택이 되었다..진달래 구경 지대로 했다..

내비에 국립 대전숲체원을 치고 간다..

 

숲체원 입구 우측 산길 (안내도 9번 길)로 오르면 진달래가 버선 발로 달려나와 반겨준다.

 

이 정도 환영할 줄 몰랐다.

작년에는 4월 첫주말에 왔을 때 만개였기에..

금년 개화 시기는 1주일 정도 빠른 것 같다..

지구 온난화가 급속 진행 중인 것 같다..

 

대전둘레산길 10구간과 만나는 삼거리에서 성북산성 쪽으로 간다..

 

진달래의 예상 밖 환영에 허를 찔린 채 감탄사만 연발하며 간다.

그 흔한 진달래 노래도 벙긋하지 못하고..

 

빈계산도 진달래로 물들었겠지..ㅎ

 

진달래 꽃잎을 물에 뜨워 마신다.

꽃과 하나되는 기분..

 

화연지기(花然之氣)를 천하에 퍼뜨리고 싶다.

실내에 코로나 블루로 시달리는 사람을 위해..

 

요 쫑끗한 토끼 두귀 같은 바위를 토끼바위라고 명명할까?

 

범바위도 호피무늬보다 진달래 무늬가 더 어울리는 계절이다.

 

성혈에 발을 딛고 잠시 쉬어간다.

 

용바위의 위세는 용머리에서는 모른다.

 

용바위 아래로 내려가면 우뚝한 바위의 기상이 보인다.

 

 

대전둘레산길 10구간의 노랑 표지가 불러모은 것처럼 개나리가 나타났다.

 

길은 성북산성으로 오르던가, 대정임도를 따라 숲체원으로 가야한다.

 

 

성북산성은 신라의 황산벌 진군때 제 역할을 햇을까? 

 

성북산성에 오르니, 며칠전부터 예보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 속에 돌아오면서 보니 진달래는 함초롭게 더 진한 옷으로 갈아 입은 듯하다.

 

돌아와 춘정이 못내 겨워 샤론 스톤의 "원초적본능" 보았다...

 

 

<오늘 걷기> 대전숲체원 입구 - 둘레산길 삼거리 - 범바위 - 용바위 - 성북산성  원점복귀  약 6km

화엄사에서 쌍산재 관람하러 갔더니, 좁은 시골길에 차가 몇백미터 줄지어 주차되어 있더라..

꽃샘추위가 옷속으로 스며들기에 관람을 포기하고 산수유마을로 간다.

산수유축제가 취소되었다는데, 차량은 많더라..

아침 일찍 떠나온터라 졸음이 엄습하여 주차장소를 찾는데, 마침 산수유 사랑 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마침 원하던 곳이다.

일단 주차를 하고 한잠 때리고, 혼자 나와 주변을 걷는다.

 

 

노란 산수유가 안개처럼 피어올라 봄날의 아련함으로 감싸안든다.

 

언덕에 올라서니 산수유 마을이 늘펀하게 벌어졌다..

 

방호정..

방호(方壺)의 의미가 각진 항아리 또는 신선이 사는 방장사의 다른 이름이라니..

지리산을 방장산이라고도 불렀으니, 이곳 방호정은 지리산과 신선의 이미지를 딴 명칭이 아닌가 싶다..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산수유, 벚꽃이 흐드러지면 방호동천을 신선의 세상처럼 보이겠다.

 

산수유! 

지리산에 대고 소리친다.

올 봄에도 잘 있구나

내년 코로나 물러가면 모두들 와라..

 

 

이른 봄에 홍매화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꽃을 피우라"는 것이다.

너도 나도 우리 그리고 만물이..

 

법당 벽화에 꽃을 피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등에 돌을 지고 방아를 찧는 사람은 6조 혜능이다.

그가 꽃피운 사연은 육조단경에 있다.

 

나무 위에 조과선사와 관리 백낙천의 사연도 꽃다운 이야기다..

 

들매화 사진도 찍어보라는 권유로 들매화를 찾아가는 길..

 

구층암을 지난다..

구층암??

암자 이름치고 특이하다..

구층암은 구층대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구층대란 깨달음의 최고 경지를 이르는 말이란다.

 

구층암 뒤편 모과나무 기둥은 자연을 초탈한 초자연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다향사류??

다향이 사방으로 흐른다..ㅎ

들어가서 한잔 마시면 좋은데, 어째서 주춤거려지는지..ㅎ

 

벌써 벚꽃도 피어나기 시작한다..

 

구층암 지나 길상암 앞 450년 생 들매화는 높이 피어 고고하기는 하나..

사진빨은 별루다.

 

길은 계곡에 닿는데, 건너편이 연기암 가는 길인듯하지만, 자신이 없어 다시 돌아가 나가 초입부터 지대루 가기로 한다. 

 

나가는 길에 대웅전에 꽃등불을 올리고..

 

보살님이 사진값으로 500원 받으라고 가르치는 고양이 놀래키고..

 

청동문을 지나면 연기암 탐방로 입구다..

 

 

연기암 까지 2km

 

이 길은 코재를 거쳐 노고단으로 이어진다..

 

나무에, 땅에, 마음에 핀 동백은 봤어도 시누대에 핀 동백은 처음이다.

 

돌 길이 이어지는 중간에 연분홍이 화사하게 장식한다.

 

요즘 연분홍 못지않게 아름다운 컬러는 매직의 신록이다. 

 

연기암 갈림길에 방황하는 발길을 복병처럼 나타나 붙잡는 홍매화..

 

화엄사 초입에서 방문요청하던 문수보살께서 홍매화로 다시 염화시중이다. 

미소 대신 감탄사가!!

 

코끼리와 용이 수호하는 계단을 지나 사시 마지를 올리는 모양이다.

 

대웅상적광전의 글씨는 석전 황욱 선생이 95세에 썼단다..

93년 95세로 돌아가셨으니 귀천하던 해에 쓴 글씨라니 대단한 필력이다. 

 

언하부지개활안..

말끝에 눈이 열리지 못하고..

고개돌려 그저 옛 산하만 바라보네..

 

竹密不妨流水過 죽밀불방유수과 

대나무가 빽빽해도 흐르는 물을 방해하지 않고

 

山高豈礙白雲飛 산고기애백운비 

산이 높아도 어찌 흰 구름이 떠가는 것을 방해하리오

 

只把一枝無孔笛 지파일지무공적 

다만 한자루 구멍없는 피리를 잡고

 

爲君吹起太平歌 위군취기태평가

그대를 위해 한곡조 태평가나 불어주리라.

 

홍매화, 진달래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태평가가 들려오는듯도 하다..

 

매화 옛등걸에 봄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매화 다시 피었고

 

노란 봄이 원주인이라고 산수유, 개나리가 다투네..

 

1박 2일 여행으로 진행하려던 구례걷기..

비소식에 숙소 예약을 취소하고, 날씨의 심기를 살피다가 당일치기로 화엄사 홍매화를 보러간다. 

2시간 걸려 7시 30분에 화엄사에 도착하니..다행히 주차장 1자리가 비어있었다.

 

수선화가 이슬로 급히 세수를 마치고 반겨준다.

연기암 문수보살께서는 홍매화 보고 연기암에 들려 가라고 당부하신다..

 

초입의 용머리 청동문..

피렌체의 청동문 천국의 문처럼 당당하다..

 

 

화엄사의 유래가 백제 성왕 시절 연기존자로 이어지고,

정유재란때에는 인근 석주관 전투에서 화엄사 설홍대사와 승군 153명이 전사했다.

독립선언 민족 대표 33인 중 1인인 용성선사의 제자 동헌 선사가 1970년대 화엄사의 조실로 있었다.

그는 구층암에서 입적하였는데, 그의 제자 중에는  도문 - 법륜으로 이어지는 법맥도 있다.

 

일체유심조..

마음이 만들어 가는 세상..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나??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웃는다.

 

無言智異山(무언지리산)
無說亦七佛(무설역칠불)
無問是甚麽(무문시심마)
無心親白雲(무심친백운)
 
 
지리산은 말이 없고
7불 또한 말씀이 없다.
이뭐꼬(시삼마) 묻지마라 
무심은 흰 구름과 친하다네.

 

- 동헌 완규 오도송 -

 

각황전

국보 건축물..원래 신라 문무왕 10년에 건립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불탔다..

숙종때 재건되었다..

법당에 들어가 삼배를 하고 진신사리 친견한다.

 

법당 밖에 홍매화가 불꽃처럼 피어났다..

 

많은 사람이 몰려와 사진을 찍는다..

 

화엄사 홍매화

새봄에 보이는 염화시중..

너무 강렬하여 

아무도 웃는 사람이 없다.

 

동백이 누워 덕담이라고 던지는 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여~

 

맞는 말이다.

무상(無常)..영원한 것이 없다는 진리..

그 말을 확인하러 때를 놓칠세라 전국에서 모여들지 않았는가?

 

짧기에 더욱 찬란하고

찬란하기에 오늘이 더욱 소중하다..

 

트레킹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항구..

이젠 유정하게 건너편 무인등대를 바라본다.

 

잠시 텐트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간식을 먹은뒤 돌담길 걸으러 간다.

 

개폼잡는 진도개 이섬의 제왕같다.

 

다육이 더 생동감 넘치고..

 

성벽넘어 성주에게 묻는다.

이것이 돌담인가? 성벽인가? ㅎ

모든게 바람탓이라..ㅎ

 

앙증맞은 돌담을 돌아서면 노랑고양이가 보인다.

익숙치 않은 시선을 사양한다며 돌아서네..

 

학교가는 길을 따라간다.

 

여서국민학교..

폐교부지에 염생이가 눈이 휘등그래 놀란다..

 

연혁을 보니, 1938년부터 학교가 있었다.

그러나 2011년에 학생이 없어 폐교했단다.

출산을 기피하는 시대..

어떤 미래가 기다릴까?

 

폐교부지에 조각상 3개

독서하는 소녀를 중심으로 좌 정재수, 우 이승복..

정재수는 효, 이승복은 충, 소녀는 덕을 상징하나??

 

 

황폐한 교실에 남은 교훈 속에서 들섬이 등장한다..

뭔가 이상하다..

섬 안내문에 들섬 이야기가 없었는데??

또 교훈 액자가 폐교년도에 비해 너무 깨끗하다??

 

 들섬리조트??

그런데, 조감도는 섬 상황과 맞지 않게 과장되어 그려졌다.??

 

반전!!

여기서 2013년 개봉된 감독 임순례, 주연 김윤석의 영화 "남쪽으로 튀어"가 촬영되엇다.

그 영화에 등장하는 섬이름이 들섬이다.

영화는 청산도, 여서도 등지에서 촬영되었다.

저 교훈과 들섬 리조트 조감도는 영화 속 소품으로 보인다거는거.ㅎ

 

 

몇년전에 졸업생들이 와서 아쉬움을 달래고 갔나보다..

쓸데없는 낙서삼아 덕담을 써본다.

 

수처작주(隨處作主)

어디서나 주인이 되라..

 

저 고양이는 들섬의 비밀을 알고 있으려나??

 

지나가는 개도 묵묵부답..

 

여서도 낚시꾼은 밤을 모른다..

다음날 아침 여서도를 떠난다..

10시배로 떠나 1시에 완도에 도착..

 

점심을 해결하려 해남 사구미해수욕장을 가다 만난 땅끝 조각공원..

수선화, 목련..

봄꽃과 만났다..

 

한가한 해변에서 요즘 잘나가는 미나리를 넣어서 바지락 미나리 라면을 만들어 점심을 먹고..

주변을 거닌다. 

 

 

여기는 미역을 양식하고, 미역을 사료로 하여 전복을 양식한다.

멀리 땅금전망대도 이곳이 잘나가는 줄 알고 고개를 기웃거린다.

 

2박 3일의 여서도 캠핑여행은 여기서 마무리한다.

요망대에서 내려오는 길..

동백의 한은 끝나지 않았다.

 

 

방목한 소를 막는 문인가??

 

세상은 바람불고 덧없어라

나 어느 길위에 외로이 외로이 잠든다 해도

또한번 동백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밟고 가기도 미안해서 조심스럽게 걷는다.

 

가락지 나물..5월에 핀다는데, 너무 이른 것 아닌가??

 

길은 끝나가고 정자에 앉아 쉰다. 

반대편 무인등대가  구면이라고 손짓하네..ㅎ

 

여호산 아래 옹기 종기 돌담마을..

 

당제 지내는 터에 신령한 기운이 감돈다..

 

길이 끝나가는 돌담집 사이로 송아지가 보인다. 

저넘이 올 봄부터 산으로 올라 가려나??

 

마을에 어미소를 만났다. 

물었다.

"산에서 언제 내려온겨?"

"지난 겨울 시작전에 내려와 송아지 낳고 몸조리 하고 있어라. ㅎ"

"지가 난 송아지 이쁘지라~ ㅎ"

 

 

날씨가 따뜻하니 개울을 보자 얼른 발부터 담갔다.

서늘하지만 피로가 확 가신다..

 

섬에 이런 큰 샘이 잇으니 사람이 살지..ㅎ

 

금년 첫만나는 자목련..

남국의 여인 향기가 난다..

 

 

<오늘 걷기> 항구 - 무인등대 - 사형제 바위 - 여호산 - 요망대 - 정자 - 항구  약 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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