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길을 걷고 남은 시간을 재촉하여 이기대공원으로 갔다..

해운대 역에서 택시를 타고 광안태교를 건너 용호부두로 간다..

어떨결에 내린 공원관리사무소 부근..탁월한 선택..

 

 

그곳이 어울마당이었다..

그곳에서 동생말까지 걸으면 기차시간과 잘 맞아 떨어진다..

이기대는 임진왜란 때 경상좌수영 기생 2분이 왜장을 안고 숨진 현장이고 두분의 무덤이 있던 곳이라..이기대라 부른다..

언제든 난리가 나면 고생하는 건 아녀자들인데..

적극적으로 난세에 대처한 사람도 있기에..오늘 이만큼 사는 것 아닌지...

 

 

봄은 바다건너

꽃 수레에 실려

내 마음속 간직한 한가락

소리로 온다...

 

하도 추워 봄이 오기아 할런지 걱정부터 든다..

 

 

 

바닷가 동굴에 들어갔다  나와보고..

 

 

98년만의 추위의 흔적..

파도의 포말이 바위에 얼어붙고..

 

 

 

해변길..철책길..구름다리..나무테그로 이루어진 길을 따라 해안 벼랑을 걷는다..

 

 

동생말 벼랑에 다다랗다..

시간 관계상 오늘은 상견례만 하였지만..

다음기회엔 광안리해수욕장-용호부두-동생말-어울마당-오륙도선착장-신선대 까정 지대루 걸어봐야겠다..

 

 

부산역 건너편 상해거리 중국집 일품향에서 저녁을 먹는다..

개성있고 편리한 부산걷기의 장점을 살려 바다 보고싶을 땐 자주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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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비림박물관 정경)

중국 서안에 비림(碑林)이 있다..

서예대가의 글씨가 새겨진 비석을 모아 놓았다는 곳이다..

그 비림을 본떠 우리나라의 역대 위인, 서예가, 왕, 고승의 필적을 새겨 모아 놓은 곳이다..

보은읍에서 수한면쪽으로 25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저수지를 지나자 마자 우측에 자리잡은 "한국비림박물관"은 폐교한 학교시설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담벽, 건물벽에 석판을 붙이거나 걸어놓았다..

글씨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런 횡재가 없다..

사실, 이번 나들이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 곳이다..

물론, 동행한 잠벗은 차안에서 홀로 잠들었지만.. 

 


(강감찬 장군의 글씨)

 

강감찬 상원수는 20만의 병력을 지휘하여 10만의 거란군을 귀주에서 대파한 명장..

그 공으로 내려진 벼슬의 이름이 어머어마하다..

"개부의동삼사 추충협모 안국봉상공신 특진검교태사 천수현 개국후"

 

과연 그의 글씨도 활달하고 호방하다..

 

(서산대사)

 

그 다음으로 눈을 끄는 것은 서산대사의 글씨다..

길을 가다가 낮닭우는 소리 듣고 확철대오하였는 고승..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일으킨 일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 공에 대한 선조의 보답은 이런 벼슬이다..

"국일도대선사  선교대총섭 부종수교 보제등계존자"

하지만, 도통한 분이 이런 벼슬을 좋아했을리 없다.

 

 그가 열반 직전 자신의 영정 뒷면에 적었다는 글씨이다..

"80년전에는 그가 나이더니

 80년후에는 내가 그로다.."

 

(원교 이광사의 글씨)

(창암 이삼만)

 

원교 이광사(1705~1777)와 창암 이삼만(1770~1847)은 서예사에서 후학인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그림자에 묻혀버린 명필들이다. 조선적 특색을 표현하는 진경 문화가 무르익은 18세기 영정조 시대 두 대가는 동국진체라는 조선풍 서체로 일가를 이룬다. 하지만 일생은 재앙과 절망으로 가득했으니, 역적으로 몰린 원교는 23년간 귀양살이를 하다 객사했고, 창암은 약초를 캐어 연명하며 나뭇가지와 지팡이로 글씨를 수련해야 했다.

명문가의 자제로 재주까지 타고나 호의호식하던 추사..

그가 잘나가던 기고만장한 시절에 원교 이광사가 쓴 전남 대흥사의 대웅전의 현판을 떼어버리라고 할 정도 였으니, 학문, 교우, 취처가 늦어서 삼만이라 했다는 시골 초야의 서예가 창암의 글씨야  우습게 알았으리.. 

하지만, 추사도 제주도 유배 생활하면서 수양이 되었는지 유배 이후에는 위 2분의 글씨를 존중하였다고 한다..

 

 

(담징의 그림)

 

일본 법륭사의 금당벽화 "사불정토도"로 유명한 담징의 그림이다..그벽화의 일부 " 관음보살상"이다..

교과서에서 말로만 듣던그림을 이제사 본다.. 

 

 


(박정희, 육영수 부부)

 

비림박물관에 한 부부의 글씨가 있다.

 

유신시절 어느 개그맨이 라디오 방송에서 간도 크게 이런 개그를 했다..

"박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부부싸움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육 박 전"

다음날 그는 방송계에서 사라졌다..

유신시절 대학 "인간과 국가"라는 강좌에서 레포트 과제 제목이 "한국적 민주주의의 토착화"였다..

하지만, 그는 경제적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하였지만, 3선개헌, 유신헌법 등으로 이어지면서 민주주의는 후퇴시키면서, 운동권을 강화시키는 꼴이 되었고, 그 인과는 오늘에 이어지고 있다..

그의 따님은 이번 경선 승복을 통하여 민주주의의 고양에 기여하였다.

미국의 존 메케인의 말처럼 "민주주의는 효율적일 뿐 아니라 도덕적이어야 한다.."

 

어째거나, 박 대통령의 글뜻은 이렇다.

"관이 깨끗하면 백성은 스스로 편안하다." 

 


 

미인도를 보자..

"정원에 핀 매화는 귀인과 같고,

 옥비는 말 없이 스스로 예쁘네"

 


 

(정지용 시)

 

흑백의 숲에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고인들과 어울려 놀았다..

그리곤, 흐믓한 미소를 머금고 집으로 돌아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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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걷기에 나섰다..

내려가는 ktx 열차안에서 부산이 98년만의 강추위라고 요란하다..

부산역 창문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역앞에서 지하철을 탄뒤 서면에서 갈아타고 동백역에서 내렸다..

동백섬으로 걸어간다..

뭐..바람이 싸늘해도..최저 13도 최고 영하 1도라니 이정도면 대전서는 마당에 뛰어 놀 날씨아니런가.. 

 

 

섬 입구에 친절한 안내도..

오늘 걸을 코스..

동백섬-누리마루-해운대 해수욕장-미포항-달맞이길-문탠로드-청사포-구덕포-송정해수욕장..9km

 

 

 

꽃피는 동백섬..

동백섬에 피는 꽃은 무슨 꽃일까? 당연 동백꽃..

양지바른 곳에 다소곳이 피었다..

여수 향일암에서..선운사에서도 보앗지만..동백섬의 동백꽃도 일품이네.. 

 

 

누리마루 가는 길..

경관이 장난이 아니네..중국 상해를 연상케하는 고층들..

부산에서 이국정취를 느낀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은 보이지 않아도 시원한 바다 바람이 오륙도를 싸고 도네..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누리마루에서 아펙 정상 촬영포인트 등대..

 

불이 보이지 않고..처량한 목마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부산에는 3번째던가..

고교 수학여행..일본가려는 배타러..그리고 이번..

 

 

바다가 주는 호쾌함은 어디서 오는가..

텅빔..그리고 가득한 충만..

그 사이..한조각 일엽편주일지도..

 

 

동백섬에서 오늘 갈 길을 일별해 본다..

우측 달맞이 고개를 넘어가면 청사포가 펼쳐질터..

 

 

동백섬에서 해운대 가는 길은 나무데크로 잘 꾸며놓앗다..

 

 

인어공주의 이름은 황옥공주라던데..혹시 수로왕의 배필 허황옥이신가??

 

 

 

동백섬의 가로등은 열대나무처럼 아름답고..동백섬의 야생고양이는 인기도 좋고..

거북이 모자는 누리마루의 십장생도에서 빠져 나와 자유를 만끽는지 정겹기 그지없다..

 

 

해운대의 갈매기..

부산에 오면서 부산 노래를 검색햇더니

돌아와요 부산항에(조용필), 부산갈매기(함중아),해운대 엘레지 (이미자)..

모두 이곳과 관련이 있다..

 

 

부산 갈매기..

너는 벌써 나를 잊었느냐고 외치는 늙은 가수의 노래는 야구장에서만 울려퍼진다..

여기에서는 한조각 새우깡에 목숨과 애교를 건다...

 

 

 

그런 놈도 있고 저런 놈도 있겠지..사람처럼..

조나단 시걸처럼 꿈을 키우는 갈매기도 있겠쥐...

 

 

해운대 해수욕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되는 미포항

시원한 대구탕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줄을 서시오!! 줄을 서!  번호표를 배부..

아무리 맛있어도 나는 싫다..

건너편 작은 식당..소문난 대구탕집에 들어갓더니..단촐하고 빨리 나온다..맛도 좋구..

 

 

이제 미포3거리에서 철도를 넘어 큰길로 올라서니 달맞이길이라 써잇다..

나무데크로 만든 인도를 따라 올라가니 "이렇게 찍어보시오" 안내가 있다..

그래서 찍엇다..

걸어 온 길이 쫘악..

 

 

사실..이곳에 오게 필이 꽃힌 사연은

조용헌 저 "백가기행"에 소개된 이기정 다실 편을 읽고서다..

달맞이 고개에 있다는 그 멋진 다실에 가서 바다를 바라보며 녹차를 마시리라..

하지만 찾지 못햇다..

전화번호부에도 없고 해월정 부근 관광안내소에서는 어울마당 건너편에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해서 갔다가 찾지 못햇다..

인연이 있다면 언젠가는 닿겠지..

 

 

달맞이 길에서 문탠로드로 내려섯다..

흙길..소나무..바다..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이 코스를 걸으며 제주올레를 생각한다..

이 흙길도 매우 매력적이고 어느 면에서는 장점도 더 많다..

 

 

문탠로드의 조명은 달의 변화를 조명등에 담앗다..

전설에 청춘남녀가 와우산 해월정에서 달을 보며 사랑을 빌어 이루어졌다던가..

하여 지명이 달맞이 길..해월정..문탠로드..로 지어진듯..

 

 

 

쉼터에서 동행은 식곤증으로 졸고..

나는 너럭바위에 앉아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해인삼매를 흉내내본다..

 

 

문탠로드 어울마당에 들러 이기정 다실을 찾다가 포기하고..

바다가 보이는 커피점에 들어갔다..

달콤한 카프치노 커피를 시켰더니 전자 번호표를 준다..부산은 어딜가나 전자번호표가 유행이다..

커피 기다리며 청사포 등대를 바라보다..설핏 잠이 들어 잠시 쉰다..

 

 

왜 삼포가는 길인가..

여기 이정표가 답을 보여준다..미포-청사포-구덕포를 거치는 길..

 

 

멋진 청사포 등대를 멀리서만 보고 들리지 않고 해운정사 앞으로 해서 구덕포 길로 올라선다..

 

 

구덕(九德)이라면..충(忠), 신(信), 경(敬), 강(剛), 유(柔), 화(和), 고(固), 정(貞), 순(順)..이라는데..

구덕포에 가면 어느 덕을 골라 잡을까?

 

 

엉뚱한 생각 끝에 고개를 드니 하늘에 달이..

푸른하늘에 반달이..

문탠로드를 걷는 나를 달빛으로 태워주려고 나오셨나..고맙기 그지 없네..

 

 

구덕포 가는 길 아래 해변가엔 기차가 달린다..

기차소리..파도소리...이 동네에 살면 자식을 많이 나을 것 같다..

 

 

여기가 구덕포로 가는 종점..철길 밑 굴다리를 빠져나오면 구덕포다..

어떤 이는 철길 옆으로 가던데 위험해 보인다..

 

 

구덕포 횟집에서 바다를 보며 즐기는 싱싱한 회와 쐬주가 그립지만..

동행이 싫어하는 메뉴라 입맛만 다시며 아스팔트 길을 걸어 송정해수욕장으로 간다..

 

 

해운정사 앞길에 영국기 싸이드 밀러..송정해수욕장 부근의 앙증맞은 첨성대..

 

 

드디어 송정해수욕장..여기선 연 날리는 사람이 반겨주네..

 

 

송정에는 갈매기보다 더한 사람이 잇다..

이 겨울에 써핑을 즐기는 독한 분..98년만의 강추위는 이불 속의 헛소리로고...

 

 

돌아가는 길은 기차로..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열차가 잇다..

4시 도착하는 청량리발 열차가 들어온다..희한하네..

 

 

해운대로 가는 차창 밖으로 바다를 음미한다..

 

바람부는 저 해변길 끝에는 삼포로 가는길 있겠지
굽이 굽이 산길 걷다보면 한발 두발 한숨만 나오네
아! 뜬 구름 하나  반달 한쪽..삼포로 가거든 
소식 좀 전해주렴.. 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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欽恤以明法秋肅春溫以國典公平而布信靑天白日見人心
흠휼이명법추숙춘온이국전공평이포신청천백일현인심

 

"흠휼이란, 밝은 법으로 때론 가을 처럼 엄하게, 때론 봄처럼 따스하게 베풀고
  나라의 법으로 공평하게 대하여 믿음을 널리 펼쳐서, 

  푸른 하늘 환한 태양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

위 글씨는 정향(靜香) 조병호(1914-2005) 선생의 전서체이다..
정향은 청양 출신으로 우하 민형식과 위창 오세창에게서 사사 받아 추사 김정희, 소당 김석준, 백당 현채의 정통을 이어 받았으며 전서와 와전의 독보적인 권위자로 평가받았다.

또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작가 신영복씨의 스승이기도 하다..
신영복씨가 대전교도소에 수감중일 때 서도반이 생기면서 정향 선생에게서 체계적인 지도를 받게 된다. 교도소란 살인범·도둑놈이나 가는 곳으로만 알던 정향 선생이 신영복 등 사상범들이 옥중에 있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라며 “아, 이분들은 귀양 온 사람들이구나”하고 생각하고는 7년간 매주 교도소에 와 글씨를 지도해주었다고 한다
(http://www.hani.co.kr/section-021075000/2006/06/021075000200606220615026.html)

 

특히 정향선생의 단군숭모정신은 유명한데, 1958년 논산군 두마면 석가골(신도안)에 단국사당을 처음 건립하였고, 1984년 대전 정림동 52번지 매봉산 아래로 옮겼는데, 1993년 단군사당을 대전대학교에 기증하였단다. 매년 음력 3월 15딜에 어천제, 10월15일에 개천제가 봉행된다고한다..(http://blog.paran.com/hanshinb/23930670)

 

*** 글의 뜻

 

흠휼이란 우리 나라 과거 형법 정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개념이다.
흠휼지전(欽恤之典); 죄수를 신중히 심의하라는 은전(恩典)인데, 흠휼이란
죄인을 처벌할 때 죄는 미워할지라도 그 사람은 불쌍히 여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건의 전말을 신중히 다루어 억울한 형벌을 받도록 하지 말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런 정신은 기준을 어긴 형구(刑具)의 실태를 조사해 이를
고치게 한다거나 형벌을 남용한 관리를 처벌하는 등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다산 정약용이 특히 흠휼을 강조했는데, 그는 부득이 형률로 다스릴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그 일을 삼가고 그 사람을 애처롭게 여기는' 단옥(斷獄)의
근본인 흠휼(欽恤)에 입각해야 한다고 했다." (『목민심서』, 형전, 단옥;
http://www.jontong.co.kr/00spr/11s_1.ht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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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산 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구봉산..아홉 봉우리가 늘어선 산..

가수원동 빼울 약수터에 차를 대고 오른다..

기록적인 한파가 계속되는 날씨에 바람마저 제법 분다..

 

 

응달의 눈길..아이젠 하기도 뭣해 조심스럽게 걷고 계단을 오르니 벌써 정자..

이름하여 관풍정..바람을 본다..

하긴..오늘 같은 날씨에 딱맞는 이름이다..

 

 

관풍정에서 계룡산을 바라보니..눈덮인 천왕봉이 설산일세..

 

 

한 봉우리 넘어 바위를 등지고 남쪽 양달에 앉으니 바람도 자고 제법 따스하다..

남녁에 보이는 갑천의 모태 대둔산은 연꽃이 겹겹이 감싸고 있는 모습..

 

 

쉽터에서 삶은 계란을 보시하니 박새들이 연신 날아와 쪼아 먹는다..

먹는 것으로 사람과 새가 소통한다..

하긴..인간의 소통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돈이 매개체니 뭐 잘난 것도 없다..

 

 

몇 봉을 넘었는데 또 몇 봉이 남았다..

뭐 9봉을 다 넘어야할 필요가 있을까?

 

 

구봉산에서 바라보니 하회마을 같은 형국이 펼쳐진다..

대둔산에서 발원하여 내려오는 금강의 지류인 갑천은 구봉산에 막혀 굽이 돈다..

노루벌..

예전엔 노루 좀 뛰어 다닌 모양이다..

말타고 활을 쏘며 노루 잡아 목덜미을 움켜 쥐고 뜨거운 노루피를 마시던 그런 무사들도 놀았음직하다..

 

 

 

마지막 한봉을 남겨두고 돌아서는 길..

구봉산 정상..구봉정이 둔산벌 아파트 군을 배경으로 삼으니 고산준령에 선것 같다..

 

 

아름다운 노루벌을 바라보다....

꽃피는 봄날..꽃따라 강따라 노루벌 걷기를 기약한다..

 

 

뻬울 약수터에 돌아와 약수터 가든에서 식사를 한다..

주인장에게 물었다..빼울의 의미를..이 동네 이름인데..

예전 난리통에 외적이 마을마다 샅샅이 뒤지고 다닐 때 이 동네만 빠져 무사했다나..

 

식사기다리며 보니..입춘방아니고 "입하대길"이다..

특이해서 물어보니..

집을 개수한 때가 입하(立夏)였는데..입춘방을 다시 붙이기 뭣해..입하방으로 붙였다나..

ㅎㅎ 주인장은 센스쟁이네...

 

사람 사는 것 이렇게 유두리가 있어야 재미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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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이 최후의 휘호를 서각한 것..


백범이 암살당하기 4개월 전인 1949년 2월 독립운동가 손정채(1947년 타계)의 딸 손승월 씨에게 써 준 글씨로, 지금까지 알려진 백범의 글씨 중 최후의 것이다.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월도천휴여본질 유경백별우신지) 대한민국 31년 2월 74세 백범 김구’로 크기는 세로 83cm, 가로 33cm.

 

‘달은 천 번 이지러져도  근본은 그대로이고, 버들은 100번 부러져도 새 가지가 돋는다.."

*** 

행서체는 인쇄체 같은 해서체와 자유분망한 초서체의 중간 정도의 여유를 보여주는 서체이다..

흔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마음가는데로 쓰는 글씨랄까?

옷으로 따지면 의식용도 아니고 잠옷도 아니고 평상복이라고 할까?

 

백범의 글씨체의 특징은 떨리는듯한 필체이다..

수전증 때문이 아니고 왜경에 맞은 총알이 박혀 있어서 글씨를 쓸 때 특정부위의 통증으로 자연히 떨리게 되었단다..

 생전의 백범은 유머러스하게 자기 글씨는 총알체라고 하였다..

 

정말 존경스런 글씨라 아니할 수 없다..

 

***

위 글귀의 시는 조선조 상촌(象村) 신흠(申欽·1566~1628)의 작이다..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본래의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 동안 춥게 살아도 제 향기를 팔지 않으며
달은 천 번 이지러져도 그 본질은 그대로이고 

버드나무는 100번 꺾여도 새 가지가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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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웃엇다..ㅎㅎㅎㅎ

눈물이 빠지게..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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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음식점에 갔다..

술을 마시다 쳐보니 웬 사람 둘이 쳐다보고 잇다..

자세히 관찰하니 글씨 해제가 써있다..

空자를 사람 얼굴 처럼 썼다..

일종에 전서체라고 할까..

 

공수래 공수거..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글의 출처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득의 양양한 맹상군을 울렸다는 시귀..

 

空手來 空手去   공수래 공수거

世上事 如浮雲   세상사 여부운

成墳墓 人散後   성분묘 인산후

山寂寂 月黃昏   산적적 월황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나니

세상사 모든 일 뜬구름과 같도다

죽은 뒤 무덤에 들어가고 사람들이 가고나면

적적한 산 속에 달빛만 외로울테지..

 

 

솔로몬이 다윗왕의 반지에 새겼다는

" 그것 또한 지나가리니"와 같은 정서랄까?

 

큰틀의 사람은 기쁨의 절정에서도 감정을 조절하여 방심을 경계하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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