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지역 답사 갔다..우선 예산 추사 고택으로 간다..

이 답사의 주제는 "삶과 죽음의 장소"

추사 고택은 양반가의 집인데..집 좌우에 묘소가 있다..집을 기준으로 좌측에 증조부 월성위의 묘소..우측에 추사의 묘소가 잇다..

유학의 바이블 주역에선 좌양 우음의 정신..좌측을 우선시하므로 증손자 추사의 묘소는 자연히 우측에 쓸수 밖에 없단다..

 

 

 

고택은 영조의 사위 월성위 김한신의 저택으로 지어 진 것..

추사는 백부의 양자로 입적되어 이 고택의 주인이 되었고, 자신도 양자를 들여 물려 주엇다.. 

지금 고택은 옛모습 그대로인지는 모르겟지만 글씨 전시관처럼 주련이 주렁 주렁걸려잇다..

 

 

 

 

고택 안 병풍에 쓰여진 추사의 글씨..

해저니우 함월주 곤륜기상 로사견 (海底泥牛 含月走 崑崙騎象 鷺絲牽)
바다 밑 진흙소가 달을 머금고 달리고 곤륜산 코끼리를 타니 백로가 실로 끌어당긴다..설두 지송하던 글..

고승의 화두라 내 뭔지는 모르겟고..

 

 

월성위 부부 합장묘 장명등을 통해 바라본 고택언덕 소나무..

세상을 요만큼씩만 바라보면 모두 평화롭기 그지 없는데..

 

 

 

추사고택에서 화암사로 갔다..

추사집안의 원찰답게..외모는 일반 사대부 집처럼 보인다..

 

 

 

여기서 완당이라 기재된 "추수루" 편액이 보인다..

진품인지 몰라도 보관에 성의가 부족하다..

완당이란 호는 추사가 중국을 방문한뒤 완원을 흠모하여 지었다..그 이전엔 추사를 썼다..

 

 

 

무량수라는 글씨는 추사를 대표하는 글씨다..

의미는 셀수없는 수명이니..곧 극락을 의미한다..불교에서는 글락정토를 관장하는 아마타불을 의미한다.. 

이글에는 아호를 승련노인이라고 섰다..다양한 아호들..

 

 

 

추사가 젊은 나이에 아버지의 수행원으로 중국에 가서 고증학의 대가 옹방강의 석묵서루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옹방강을 만난뒤 그에게서 선물로 육유가 쓴 시경의 탁본을 받는다..이 글씨를 가져야 고향 화암사 뒤 바위에 새겼다..

..시경(詩境)..

 

 

 

그 옆으로 "천축고선생댁"이라는 추사의 글씨가 새겨져 잇다..

천축고선생댁의 의미는 부처님댁 즉 절이라는 유학자적 표현이랄까?

중국의 선불교가 노장사상의 영향을 받앗을 때 선승들이 부처를 "황면노자"라고 불렀던 것처럼.. 

 

 

 

이끼낀 고목나무에 기대어 화암사를 다시 돌아보며 나온다..

우리는 죽음의 장소 덕산 남연군 묘로 향한다..

 

 

 

풍수하면 떠오르는 제1의 명당..남연군 묘.. 풍수를 모르는 사람도 와보면 아..명당이다 느껴질 풍수의 텍스트..

2대 황제 명당자리를 구하여 가야사를 불태우고 이장을 하고..

여기에는 사람의 욕망의 크기를 잴 수 잇는 자가 있다..

 

 

 

일행중에 누가 망주석에 그려진 다람쥐 조각의 의미를 묻는다..

망주석에 그려진 동물이 작은 호랑인지 도룡뇽인지 다람쥐인지 설이 분분하다..

아마 통상의 명칭은 세호(細虎)라고 부르고, 묘자리의 풍수를 보완하는 의미로 망주석에 새기는 것인데..

초기에는 작은 호랑이 모습으로, 그후에 도룡용, 다람쥐 모습으로 새겼단다..

좌측은 올라가는 모습으로, 우측은 내려가는 모습으로 새긴 것은 주역의 좌양 우음의 정신을 적용한 것 같고..

하여간 그 의미나  용도는 해설이 분분하다..

 

 

 

 

이어 홍성군 결성면에 위치한 결성관아로 간다..결성 아문이 보인다..

오후부터 이슬비가 내리며 옅은 안개마저 끼니 타임머신을 타고 간양 풍광이 아련하다..

예전 결성현의 동헌은 잘 보존되어잇다..좌측에 객사는 일제 시대 대부분 학교를 지어 훼손시켰다..

조선 왕조의 대행처인 객사는 그렇게 사라져갓다..

 

 

 

시골 관아에 특이하게 서고가 잇다..현판에 책실이라고 썼다..언어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명칭이다..

조선은 시인들의 나라..문인의 나라다..책이 존경받던 나라..물론 선택받은 책이지만..

 

 

 

동헌 건물아래 육방의 건물 중 형방청만 존재한다..예나 제나 형사 파트는 무섭기는 매한가지인가보다..

그 담장 너머로 고목과 안개 속에 교회가 인상적이다...

 

 

 

보령 남포로 간다..벼루로 유명한 남포에 읍성이 있다..

옥산관아라는 아문뒤로 동헌이 날아갈듯하다..

이 관아는 주산이 옥마산이라 서향을 하고 잇다..

동헌 마루에서 광천막걸리를 받아와 한잔한다..

비바람을 다소 누구러 뜨리기라도 하려고..

 

 

 

동헌에서 읍성 성벽 너머에 우뚝한 소나무를 바라본다..

오늘 고택,,묘소..사찰..동헌..형방청..삶과 죽음의 장소를 고루 살펴 보았다..

죽으면 그만인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삶과 죽음의 인과는 내 모르겟지만..한가지 분명한 것은..

살아 잇을 때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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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걷기에 나섰다..

정월 대보름에 탑신제를 지낸다는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로 향했다..

마한시대부터 전해내려온다는 돌탑..그리고 솟대..천하대장군..

풍물단이 풍악을 울리고 탑신제가 진행된다..

 

 

제상에 올라간 돼지머리..웃는 모습도 정겹니다..

대지를 상징하는 돼지..돈이 상징하는 중의성...돼야지에서 얻는 긍정성..

보통 고사에서는 팥고물 시루떡을 올린다..벽사의 의미로..

그런데 여기는 백설기를 올리는 것이 산신제의 성격을 띄는 것 같다..

그런데..백설기를 가로지른 북어를 놓고 일행이 묻는다..왜 북어를 쓰느냐?

제사를 주관하는 제주도..최고령 연장자도..전통놀이 야자학교 교장님도 정확한 의미는 모른다..

예전엔 우리나라 대표어종이 서해는 조기, 동해는 명태였단다..

명태란 북해에 산다는 곤을 상징하는 신성함도 있고..그러니 제상에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상징이 다들어 잇다..

 

 

제사는 솟대를 거쳐 천하대장군 장승까지 이어진다..

장승의 머리..석탑의 머리에 두른 흰 종이는 무엇을 의미하냐고 또 묻는다..

다시 답변이 궁해지는데..촌로가 결의할 때 머리에 띠를 두르는 것과 관계가 잇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다..

아마 예전에 신성한 장소에 금줄로 성역을 구분하던 정신이 내려온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무언가 신성한 결의를 하거나 죽을 각오를 할 때 머리에 띠를 두르는 전통이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좋은 구경을 하고 돼지수육에 백설기 떡에 구기자 술까지 잘먹고..

안내면 종미리 경율당을 거쳐 연주리 소재 안내면사무소에 도착하여 둔주봉으로 오른다.. 

 

 

어제 비온 끝이라 땅도 푹신하고 먼지도 나지 않고..날씨도 적당하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리끼다 소나무의 푸르름도 상쾌하다.. 

 

 

한시간 정도 오르자, 전망대가 나타나고 유명한 한반도 지형이 나타난다..물론 좌우로 뒤바뀐..

금강이 사행..뱀처럼 구불구불 흐르다 보니..이런 유장한 물줄기가 나타난다.. 

 

 

 전망대에서 900미터를 전진하여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는 피실쪽 급경사를 내려간다..대청댐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나루터엿다는 피실에서부터 환상의 길이 펼쳐진다..

 

 

이길은 제주 올래나  여강의 벼랑길과 견줄만한 오솔길이다..우측으로 비탈아래 금강에서는 물새들의 비상이 요란하다..

이런 자연의 길..강길을 걸으면 감명 깊은 책한권을 읽는 기분이다..

 

 

피실에서 금정골까지 1.2킬로..금정골에서 고성까지 1.3킬로..환상적인 길을 아끼면서 걸었다..그러나 길은 다하고 넓은 강길로 나왔다..

이길도 아스팔트 길에 비하면 양탄자 같은 길인데도 멋진 오솔길의 향기에 취해 불평을 하며 걷는다..

 

 

저멀리 고동.. 연두,..초록.. 연두..초록..갈색..들을 바라보며 봄을 느낀다..검은 만당고 장닭이 암탉들을 거느리고 서잇는 돌담에서 양기를 느낀다..

봄이 온다..양기가 밀려온다..대지를 뚫고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솟구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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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으러 나가 낮에 봐둔 아구찜을 찾아 갔더니 아직 개업준비중이다..

그래서 잠시 방황하다 근처 중국식당 이금당에 갓다..

 

입구에 사장님이 있어 잠시 안부 묻고 들어가 동반자와 삼선복음밥을 시키고 고개를 드는데  재미잇는 글씨가 눈에 들어 온다..

 

마치 갓쓴 노인네와 놀고 잇는 분위기다..

옆에 해제하였으되, 호중천(壺中天)..호리병 속의 세계라는 뜻인데..

 

집에 와 검색해보니 재미있다..

 

《후한서(後漢書)》 〈방술전(方術傳)〉에 다음의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후한 시대에 비장방(費長房)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여남현(汝南縣)의 시장에서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비장방은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시장 한 모퉁이에서 영약(靈藥)을 파는 약장수 할아버지가 한 분 있었는데, 이 할아버지는 언제나 가게 앞에 항아리를 하나 놓아 두고는, 시장이 파하면 얼른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시장 사람들은 아무도 그것을 눈여겨보지 않았으나 비장방은 너무도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되어 그 할아버지를 찾아갔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를 항아리 속으로 안내했다.

항아리 속에는 훌륭한 옥으로 만든 화려한 저택이 장엄하게 솟아 있고, 그 저택 안에는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었다. 그는 할아버지와 함께 술과 음식을 마음껏 먹고 나서, 다시 항아리 밖으로 나왔다. 이 약장수 할아버지는 하늘에서 지상으로 유배된 선인(仙人)인 호공이었다. 뒤에 호공이 용서를 받아 천계(天界)로 돌아갈 때, 비장방도 그를 따라갔는데 선술(仙術)을 익히는 데 실패하여 지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 고사에서 비롯하여 ‘호중천’은 별천지·별세계·선경을 의미하게 되었다.

 

저 글씨는 전서 스타일의 추상화라고 할까..

 

 

주문 음식이 나와  일행과 식사하는데..

종업원이 와인 한병을 갖다 준다..

웬 와인..사장님의 써비스란다..

 

생산국 칠레(Chile)

생산지  Maipo Valley

제조사 비냐 따라파카

품종 카베르네 쇼비뇽, 카베르네 프랑

 

칠레산 유기농 와인 답게 이름이 나투라 "자연"이다..

한잔 음미하니 자연스럽게 자연을 느낀다...

 

두어잔 들어가니 기분이 업되고..

마치 와인 병에 들어 앉은  것 처럼 호중천을 느낀다..

 

더욱 술이 맛잇는 이유는 "공술"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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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걷기에 나섯다..

설날의 과식후유증을 발산하려고..코스는 그간 여러 소스를 조사하여 골랐는데...

아이고..콘크리트 포장길이다..

 

 

길은 참 호젓하다..

가다가 미륵원 남루 고지라는 팻말을 보고 들어갔다..

회덕 황씨 문중에서 과객을 후대햇다는 유적지이자 재실..

예전엔 서울에서 영호남으로 가는 길목이엇다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걷고 걸어 은골- 사슴골 - 냉천골을 지나 찬샘정 현판이 붙은 정자에서 점심을 든다..

동네 이름도 참 정감이 넘친다..

 

 

정자 앞에 수몰비가 새워져있다..

원래의 냉천부락은 대청호로 인해 수몰된 모양이다..

세세년년 정든 고향 금수에 묻혀버리고...

 

 

성치 산성을 가려다가 돌아 갈 길이 먼 것 같아 회군한다..

가는 길..졸면서 가다가..양지바른 호숫가 잔디에 앉아 고양이처럼 존다..

 

 

이길이 흙길이었으면 금상첨화였겟지만 주민들에게는 포장길이 편하리라..

어제꺼나 오늘 하루 대청호의 물비늘 감상하며 즐겁게 걸었다..

걷는 것은 좋은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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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옥녀봉 약속이 눈으로 인해 취소되어 내가 구상한 동네올래 걷기에 나섰다..

천천히 오른다..

노파심인지 길바닥에도 써놧다.. 

 

 

오늘 걷는 구간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곳...

눈으로 분단장해 놓았다..고맙기도하지..

이 화봉산 기슭에는 문중의 묘소들이 많다..

특히 광산 김씨 사계 김장생의 손자이며 서포 김만중의 아버지인 김익겸의 묘소도 이곳에서 기까운 곳에 있다..

김익겸은 병자호란 때 강화도에서 순사함으로써  표창을 받았다..

하나, 같은 무렵 강화도에서 탈출한 윤선거는 두고 두고 논란이 되었고, 그 아들 윤증과 스승 송시열이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화봉산에 오르는 길은 눈이 녹지 않아 미끄럽다..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에 앉아 내 아파트와 계족산을 바라본다..

 

누가 조그만 눈사람을 만들엇다..윙크하는 꼬마 눈사람이 앙증맞다..

 

 

화봉산에서 우성이산으로 향하는 길도 설국이다..

우성이산의 서쪽 기쓹엔 여흥 민씨 세거 종택이 자리잡고 잇다..

3세대에 걸쳐 7효자를 배출하였다는 3세7효를 기리는 4개의  정려문이 잇다..

대덕 연구단지를 건설하려고 이부근 땅을 수용할 때도 이곳의 터만은 예외로 하였다..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는 우성이산 도룡정 현판...

단정한 해서체 글씨..해서는 인쇄체 글씨라 간판글씨처럼 흥이 나지 않는다..

 

 

도룡정에서 바라본  갑천과 월평동 지역..

우리나라처럼 아파트를 좋아할까?

더구나 그 아파트의 모습은 성냥갑같이 어찌 그리 획일적일까?

아마 그래서 평준화를 좋아하나보다..

큰 거인이 나타나서 톡치면 도미노처럼 될까 무섭다..

 

 

 

도룡정에서 원촌동 갑천으로 내려가는 길..

산보다 높은 아파트가 눈에 거슬린다..

산이 낮은 것을 탓하랴만 사람사는 곳은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것 못지 않게 겸손해야 하지 않을까?

 

 

반면에로 풍경화처럼 자리잡은 한옥이 보인다..진주 강씨 가은재의 모습,,

 

 

 

산길을 다 내려와 갑천가 정자에 앉아 다시 계족산을 바라본다..

대전 인근에 갑자 들어가는 지명이 많다..

강으로 갑천..동네로 갑동..절로는 갑사..산으로는 갑하산..

 

 저멀리 아파트가 보이는 전민동지역은 조선시대 정민역이 있었다..교통의 요지라는 얘기..

강가의 낚시꾼..섣달 그믐에도..

 

 

 

강물은 흘러 흘러 천리를 가고

바람은 불어 불어 청산을 가네..

 

백로는 날아 날아 먹이를 찾고

이 몸은 걸어 걸어 집으로 가네..

 

 

 

 

오늘의 코스..전민동-문지동-화봉산-우성이산-원촌동-갑천-원촌교-전민동(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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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걷기에 나섰다..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는 버스를 타고..

오늘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으로 직행했다..이제 여기서 섬진강 하구까지 10구간으로 나누어 걷는다..

 

 

전북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선각산에서 솟아니는 데미샘..

데미란 봉우리를 뜻하는 사투리..

이 작은 샘이 궐기하여 온갖 지류를 합류 시켜 바다에 이르려 한다..

 

 

데미 샘에서 물 한바가지로 목을 축이고 입가심으로 불소주를 한잔하고..배 속의 온기를 품고..

자..우리도 출발이다..

 

 

 

아직 응달엔 눈이 가득하고 제법 미끄럽기도 하다..

얼음 계곡 속으로 물은 계속 흐른다..이른바 천류불식(川流不息)..

 

 

오늘 만난 글씨들..선각산 입구 정자에 걸린 팔선정..숲해설사도 팔선의 의미는 크게 두지 않는듯하나..

서예가에 대하여는 한마디 한다..바로 진안군 백운면 출신인 효봉 여태명이다..

 

이곳 진안군 백운면 사람중에 걷기의 달인 신정일씨는 백암리 출신이다..

어릴 때 섬진강을 바라보며 ‘저 강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가 궁금했단다..

자라서 걷기의 대가가 되었고 강 중에 섬진강을 제일 먼저 전체 답사하였다..  

 

 

기우정..이 글자는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는 기우(杞憂)와는 다른 글씨다..

내생각에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반성하는 정자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아님 말고..

자신의 어리석음은 무엇일까?

이 정자에 걸린 시 한수가 답을 알려주는듯..

 

 

 

쉰 나이에 스스로 늙음을 한탄하는 어리석음을 훈계한다..

그대는 아직 꽃봉오리니라..

 

 

여기는 반송마을의 학남정..

이 정자를 지을 적엔 아마 이런 시상이었나보다.. 

 

정자 밖으로 복숭아꽃 반절 남짓 피었다.

내동산 초승달이 처마 끝에 낮게 들어온다.

용강(정자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 물빛이 쪽물보다 푸르다.

외로운 학이 길게 울며 지나간다. 

 

 

 오늘 걷기에서 만난 인연들..죽설..데미샘..정자의 문양..멋진 백운 약방 간판..개성있는 길 안내 표지..붙임성 좋은 상근이.. 

 

 

 

이 길은 보잘 것없는 또랑이 되어 흐른다..

하지만..어느 물이든 사양하지 않고 받아드려 대해로 가는 추진력으로 삼는다..

오늘 걷기에서 깨닫는 하해와 같은 포용력..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멋진 소나무들..

애국가에 등장하는 소나무가 외래의 재선충때문에 사라지는가 걱정했는데..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퇴치되어간다는 기쁜 소식..

저 소나무들도 정5품이나 종6품의 벼슬을 받을만한 자태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문득 산을 보니..두귀가 쫑끗한 마이산이 보인다..

여기서 보니 앙증맞은 모습이다...

 

 

이제 마령에 다가와 가자 제법 개천의 모습을 갖추어가는 섬진강..

그간 아스팔트 길을 걷느라 다리,어깨,허리까지  아프더니 흙길에 들어서니 생기가 든다..

 

 

오늘의 걷기를 보상하고도 남는 마이산을 바라보며 걷는 길..

그래 바로 이거야..50리 길의 고생이 큰 보람으로 바뀌는 ..

너무 아름다운 길이다..

 

마령중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마치 마이산이 말이 되어 달리는 듯..차창밖을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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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걷기에 나섰다..

가양동에서 추동으로 가는 임도를 따라 걷다가 계족산 효평임도를 따라 걸어 절고개에 까지 걸엇다..

봄날 같은 날씨를 그대로 낭비하면 죄를 짓는 것 같다..

촉촉히 땀이 배일 정도로 즐겨주어야 한다..

 

 

이런 흙길을 걸으며 흙기운을 느끼면 보약 한질 먹는  기분이다..

이곳은 지나는 사람도 적어 그야말로 호젓하게 절간에서 수도하는 느낌으로 걷는다..

새소리,바람소리와 함께 걷는 나는 지유다..

 

 

이 길의 장점은 답답하지 않다는 것..

저멀리 대청호를 바라보면 걸으니 마음마저 툭터진다..

 

 

시원한 호수를 눈에 넣다가 얼른 가슴에 담는다..

오늘 걷기의 주역괘는 산뢰이괘..

산밑에서 우뢰가 울려퍼지는 형상..

욕심부리지 말고 천천히 꼭꼭씹어먹으란다..

바로 오늘 걸으며 느끼는 기분과 같다..

 

 

이 기분을 누가 돌에 새겨 놓앗다..

요산 여호..

산을 즐기고 호수를 음미하라 쯤으로 의역을 할까?

 

 

소나무 가득한 벤취에서 시 한수 읽고 나선다..

오동나무도 없는 봉황산 이름은 잊혀지고

솔향 은은한 계족산에서 맑은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다..

 

 

 

 

절고개에서 컵라면에 막걸리 한잔으로 요기하고 다시 걷는다..

구비 구비 돌아서..어차피 돌고 도는 세상..

둥글 둥글 살자구.. 

 

벤취에앉아 소나무와 호수 그리고 햇살과 토론을 하다가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쳐다보니 솔잎이 하늘 하늘 손을 흔들며 배웅한다..

오늘 하루 즐거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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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대대로 끝이 없고

 

강달은 해마다 똑같지.

 

강달은 누구를 기다리나?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볼 뿐이네.. 

 

(장약허 - 꽃핀 봄날 밤-)

 

***

 

지금 사람은 옛달을 볼 수 없지만

 

오늘 이 달은 옛사람을 비추었지.

 

옛사람과 지금 사람이 흐르는 강물처럼

 

이렇게 함께 달을 보고 있었지.

 

(이백 - 술을 들고 달에게 묻는다 - )

 

***

 

밝고 둥근 달이여!

 

달빛 천강에 아니 비췬데 없어도

 

급류따라 흐르지 아니하고 

 

인연따라 스스로 즐길 뿐이라..

 

(moon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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