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의 선 하나를 얻는 데 평생이 걸린다고 해 '득선(得線)의 경지'라고 표현했는데요.

"국악인 고 한만영 서울대 교수께서 30년쯤 전에 음악을 설명할 때, 음악의 소리는 서예의 선(획)과 같다고 표현했지요. 그분이 음악의 소리를 그렇게 설명한 것은 당시만 해도 서예가 대중에게 널리 퍼져 있고 격이 높은 예술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어요. 세월이 지나 서예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음악 오디오, 클래식 문화가 발전하다 보니 제가 거꾸로 득음의 경지에 비추어 득선의 경지를 표현한 겁니다."

서예에서 하나의 선은 '장사의 팔뚝' 같다고 하지요. 그 팔뚝에는 뼈도 있고 근육도 있고 살도 있어요. 꼭 필요한 것이 살아 있는 게 선이지요. 죽은 개구리나 뱀을 보면 새까맣게, 납작하게 땅에 붙어 있지만 산 뱀이나 개구리는 땅바닥에서 올라와요. 꿈틀거리고 살아 움직이면서 지면에서 떠 부풀어 올라오지요. 서예의 선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이걸 단숨에 표현하는 것이 명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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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안보에서 노천온천을 즐기고 올갱이 해장국으로 속을 달래고..

일행과 헤어져 앙성온천으로 향했다..

충주 앙성온천광장에서 시작되는 비내길을 걷는다..

 

 

 

온천 광장 주차장 건너편 도자기 전시장에서 길은 시작된다..

 

 

앙성천 뚝방 흙길을 따라 개울과 소근 거리며 걷는다..

봄햇살이 다가와 말을 거드는데..

봄바람 일진들이 몰려와 훼방을 놓는다..

 

 

이길에 신록이 피어나고 꽃이 만개하는 날..

걷기 좋으리..

 

 

세월에 장사 없고..

세월처럼 좋은 약도 없다더니..

악착 같던 동장군도 맥칼 없이 떠나간다..

 

 

좌측 길은 남한강 자전거 길이라고 포장해놓았다..

자전거 길...그것이 최선입니까?

 

 

앙성천이 남한강과 합류하는 지점 끝머리에 봉황섬이 앉아있다..

선착순 호각 부르고 기다리는 훈육선생님처럼 엄정하다..

 

 

버들강아쥔가??

물이 오르긴 올랐다..

 

 

철새전망대..정말 화질 좋은 망원경을 설치해놓앗다..

새의 숨결을 들을 듯하다..

 

 

철새도래지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이길엔 솟대가 각양각색..즐비하다..

 

 

솟대위에 새가 오리 형상이라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다.. 

 

 

화살나무에 순이 솟는다..

순이 솟구치는 힘..양기가 그득하다..

 

 

 

남한강은 삼척시 대덕산에서 발원하여 영월 동강,서강과 합치고 단양팔경을 구경한뒤 충주호에서 쉬다가

속리산에서 내려오는 달천과 동무되어 이곳에 이르러..

봉황섬, 비내섬에서 철새를 희롱하다 이윽고 여주을 거쳐 양수리에서 북한강와 살을 섞고 서울로 향한다.. 

 

 

강따라 봄이 흐르고 가지마다 순이 돋는다..

 

 

이 강은 조선시대 고속도로..

영월, 정선의 떼목이 줄지어 내려가고 쌀을 실은 조운선이 왕래하던 곳..

강에 배가 다니면 경끼하는 이 시대에는 상상도 못하던 광경이 펼쳐지던 곳.. 

 

 

 

 

 

 

 

 

 

봄처녀..아니 봄미시..강물을 차고 나가 구름 속에 나붓겨 보려나..

 

 

봄이 왔네..봄이 와..

산들 산들 부는 바람 아리랑 노래가 절로 나네..

 

봄바람이 만물을 깨우고 꽃을 피우지..

겨우내 가린 처녀들의 두꺼운 옷 속을 파고들려니 봄바람이 자꾸 거세진다는.. 

 

 

비내섬이 보인다..고니..원앙이 사는 곳..

 

 

한강물을 말없이 바라본다..강물도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뭐라 중얼거리는데 마음이 바쁜 길손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다..

 

 

피었네..피었어..만물에 꽃이 피네..

 

 

조대나루터를 지나면 포장길이다..

길가에 조웅장군 안내비가 서잇다..

조웅장군? 처음 듣는다..검색해보자..

 

임진왜란 당시 조웅은 500여명의 의병을 모집하여 앙성면의 태자산 아래에 주둔하고 서울로 향해 올라가는 왜군의 후속 부대를 막아 물리쳤다. 군기를 흰 것으로 하여 '백기장군'이라 하였다. 영남의 홍의장군 곽재우와 비교되는 칼라풀 이미지..

그러나, 그뒤 왜군과 싸우다 힘이 다해 사로잡혔으나 사지를 찢기는 고통 속에서도 왜적을 꾸짖다 순국..

 

지령(地靈)이 인물을 만든다..

멋진 길에는 멋진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따분한 포장길이라고 고개이름 세게 발음하지 말라..ㅎ

 

 

앙성온천 식당촌에 들렀다..

여기는 한우를 사다가 구워먹는 식당아이템이다..

식당안도 솟대가 있다..

 

 

오늘 솟대의 하일라이트..

내가 꿈꾸던 솟대공원의 절반 정도를 구현해주는 작품..

 

오늘 걸은 길..

앙성온천광장-도자기전시관-앙성천 뚝방길- 세월교- 자전거길-대평교-철새전망대-조터골-조대고개- 온천광장

약 7km

 

 

시범라운딩..초청장을 받았다..

중학교 친구들과 가는 길에 눈이 내리고 바람이 무섭다..

지난주 토요일..

충주시에 위치한 킹스데일 c.c는 마치 설산 아래 골프장 처럼 환상적이었다..

 

 

낙엽송이 늘어선 숏홀의 경치도 아름다웟지만 코스가 도전의욕과 순리를 가르치는 매력이 넘친다..

 

 

개인적으론 이 홀이 가장 마음에 들엇다..

해저드와 저멀리 동네 저수지까지 보이는 이 코스를 레이크 코스라고 부른다..

 

 

다시 이번 주에 친구의 개장을 축하하기위해 고교친구들과 기념식수를 하고 축하라운딩을 하였다..

이번 주도 바람이 만만치 않다..

봄은 바람으로 만물을 일깨우는가 보다..

 

라운딩 후 사회보는 친구의 구호를 외치며 사진을 찍는다..

 

한반도의 중심, 중원

왕들이 노닐던 곳..

킹스데일이여!!

영원하라!!

 

 

그리고 주취하 당취백의 즐거운 회식...

숙소는 수안보온천에 잡았다..

코고는 소리 땜시로 잠 못잤다는 친구의 불평 소리에 깨어

아침 어스름에 산보에 나선다..

수안보를 가로지르는 개천..이물은 한강수다..

 

 

길에 웬 사과?

음..여기가 사과의 고장..충주아니던가..

 

 

온천도시 수안보의 명성은 퇴락하는가 보다..

시설은 낙후되고 개성은 사라지고...

요즘 트렌드에 맞게 산책길도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다..

 

 

 

수안보에는 꿩 농장이라도 있나보다..

도처에 꿩 상징물과 광고..

꿩먹고 알먹고..가재잡고 도랑치고..누이 좋고 매부좋고..

수안보가 그런 호재를 잡으려면..개성과 아이디어가 필요하지..

 

 

 

산보 끝에 노천 온천에 갔다..

일본과 비교된다..

물온도도 미지근하고..풍광도 보이지 않는..노천이라..

 

수안보 온천은 고려 왕태조, 조선의 이태조 등이 즐기던 곳..

좋은 자원을 활용할 분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노천 온천 속에서 한 친구가 읊조리던 말이 나를 웃겼다..

 

"춘삼월이 되니

봄버들에도 물이 올라

벌름 벌름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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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寶於他所    기보어타소

取還不經夜     취환불경야

幸値主人忘     행치주인망

五十三年借     오십삼년차

 

보배를 다른 곳에 맏겨놓으면

하룻밤도 지체않고 되찾아가는데

다행히 주인이 잊어버리는 바람에

오십삼년 동안 빌려 썼구려

 

君嘗爲余言     군상위여언

處世如行旅     처세여행려

事了卽當歸     사료즉당귀

輓君用君語     만군용군어

 

자네는 일찌기 나에게 말했지

처세는 길가는 나그네 같아서

일이 끝나는 즉시 돌아가야 한다고

자네 만시를 쓰며 자네가 한 말을 쓸줄이야..

 

이용휴의 만시..

친구 유서오의 죽음을 슬퍼하는 도망시..

 

처세여행려 사료즉당귀..

인생이란 길을 가는 나그네..

길이 끝나면 돌아가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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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여산폭포수(望廬山瀑布水)-이백(李白)

 


西登香爐峰(서등향로봉) : 서쪽으로 향로봉에 올라

南見瀑布水(남견폭포수) : 남쪽으로 폭포수를 바라본다.

掛流三百丈(괘류삼백장) : 삼백 높은 곳에 걸려 흘러

噴壑數十里(분학수십리) : 수십리 골짜기로 뿜어져 내린다.

?如飛電來(훌여비전래) : 문득 나는 번개 같이 내리고

隱若白虹起(은약백홍기) : 숨은 것이 흰 무지개 같이 일어난다.

初驚河漢落(초경하한락) : 처음에는 은하수가 떨어지는 듯 놀라

半?雲天裡(반쇄운천리) : 반쯤은 구름 낀 하늘 속에서 떨어진다.

仰觀勢轉雄(앙관세전웅) : 올려다볼수록 그 형세 웅장하니

壯哉造化功(장재조화공) : 장쾌하다, 조화옹의 공이여

海風吹不斷(해풍취불단) : 바닷바람은 끝없이 불어오고

江月照還空(강월조환공) : 강의 달이 비춰 도리어 고요하다.

空中亂?射(공중란종사) : 공중에서 어지럽게 물살이 쏟아져

左右洗?壁(좌우세청벽) : 좌우로 푸른 벽을 씻는구나.

飛珠散輕霞(비주산경하) : 구슬이 날 듯 노을이 흩어지고

流沫沸穹石(류말비궁석) : 흘러내리는 물보라 큰 바위에 용솟음친다.

而我樂名山(이아락명산) : 내가 명산을 좋아하니

對之心益閑(대지심익한) : 명산을 대하자 내 마음 더욱 한가해진다.

無論漱瓊液(무론수경액) : 옥 같이 맑은 물에 이 닦는 일 말하지 말라

且得洗塵?(차득세진안) : 때 묻은 얼굴을 씻을 만하다.

且諧宿所好(차해숙소호) : 내가 좋아하는 이곳에 자고 살면서

永願辭人間(영원사인간) : 영원히 인간 세상 떠나고 싶어라.

 

 

 

 

 

望廬山瀑布(망여산폭포)

 

日照香爐生紫煙(일조향로생자연)

遙看瀑布掛長川(요간폭포괘장천)

飛流直下三千尺(비류직하삼천척)

疑是銀河落九天(의시은하락구천)

 


향로봉에 해 비치니  자주빛 안개 피어오르고

아득히 폭포 바라보니 긴 강이 하늘에 걸렸다

날아 떨어지는  물줄기 삼천 척
             
이것은 혹 은하수가  쏟아지는 것 아닐까?

 

 

 

 

(왕탁)


 

 

 

 

(여산폭포도 - 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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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화면에 이백의 시가 눈에 들어온다..

 

 

 

<姑蘇溪>

 

愛此溪水閑(애차계수한),    이 시냇물이 한가로운 것이 좋아,
乘流興無極(승류흥무극).    물길을 타고 흥도 끝이 없어라.
擊楫怕鷗驚(계즙파구경),    노로 물을 치면 갈매기가 놀랄까 두렵고,
垂竿待魚食(수간대어식).    낚싯대를 드리우고 입질오기를 기다리네.
波翻曉霞影(파번효하영),    물결이 밀려들며 새벽 놀이 비치고,
岸疊春山色(안첩춘산색).    산기슭은 첩첩이 봄빛이 가득
何處浣紗人(하처완사인),    어느 곳에 浣紗人이 있나,
紅顔未相識(홍안미상식).    이 붉은 홍안도 못 알아보고..

 

浣紗人완사인은 비단을 빠는 여인으로 서시를 가리킨다..

서시는 월계에서 비단을 빨다가 범려에 스카웃되어 와신상담의 월왕 구차를 위해 오나라왕 부차에게 미인계로 바쳐진다..

오왕 부차는 서시에 반해서 고소대(姑蘇臺)를 지어 즐기는 사이 월왕의 칼날이 등에 꽃힌다..

 

아마 이백이 고소대의 유적이 있는 계곡에 들렀다가 이 시를 썼나보다..

서시같은 미인이 있다면 나같은 멋진 남자를 왜 알아보지 못하느냐고..짐짓 너스레를 떨면서..

 

 

 

원동역..

이철길이 조선 시대 영남대로였다..

일제가 이곳에 철로를 부설하면서 영남대로 밀양-동래구간은 기억에서 사라져 갔지만..

 

 

이 원동역에서 삼랑진을 거쳐 밀양읍에 이르는 도중에 작원관이란 관문이 있다..

황산잔도 끝에 설치된 관문은 낙동강과 험산을 끼고 천혜의 관문이었다..

신라시대엔 금관가야와 신라의 관문..조선시대엔 왜구에 대비한 관문..

임진왜란때엔 박진장군이 3백여 군사로 지켜다 중과부적으로 무너진 관문..

 

 

복사꽃 흐르는 곳은 무릉도원이라는데..

매화꽃 흐르는 곳엔 무엇이 있는고..

 

 

 

언덕길엔 매화꽃과 지나가는 열차를 찍으려는 사람이 줄을 서고..

 

 

우리는 순매원으로 간다..

 

 

점심에 매실장아찌에 매실주를 한잔하였는데, 아직 얼큰한 취기에 매화를 바라본다..

 

 

 

 

 

 

 

 

 

매화구경가는 사람에게 봄노래..꽃노래를 수집하다가..

매화삼롱이라는 중국노래를 발견하였다..

 

원래 매화삼롱(梅花三弄)이란  중국고전십대명곡 중의 하나로 梅花引이라고도 하는데,  피리곡에서 후대로 내려오면서 고금곡(古琴曲)으로 개작되었다.

삼롱이란 연주법으로 세번에 걸쳐 변주되는 기법을 말한다.

 

 

조선시대 한 기생이 매화핀 달밤에 거문고로 매화삼롱을 희롱하니

한 도령이 소리에 끌려 퉁소로 화답하다가 서로 눈맞고 배가 맞아 백년가약을 맺었다는 곡조..

 

 

순매원의 매화 속에서 듣는 매화삼롱의 노래..

중국드라마 매화삼롱 1편 매화락(梅花烙)의 주제가로 강육항이 부른 곡..

매화향 속에 흘러가는 낙동강과 그 애절한 음색이 절로 어울리네..

 

 

 

 

세상에는 헤어나지 못할 깊은 사랑이란 것이 있기 마련이니
그 깊은 사랑에 푹 빠져있다고 비웃지 말라.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를 겪지 않는다면
어찌 매화가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을 수 있으랴.

세상에 묻노니, 사랑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끝내 삶과 죽음을 서로 허락하게 한단 말인가?
인간 세상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가장 넋을 잃게 만드는 것은 매화삼롱이라네.

 

매화일롱은 사람의 애간장을 끊고
매화이롱은 생각을 어지럽히고
매화삼롱은 풍파가 이는 듯하니
구름과 안개 깊은 곳에 가없는 물길인가 하노라.

 

 

 

 

노래에 취해서 백매가 홍매로 보이기 시작하는가?

 

 

바람이 심란한 봄날에 장독위에 매화란 장독위에 내린 설화에 비기랴..

 

 

우리 인생..맑고 향기롭게..

매화향을 타고 흐르는 강물따라 흘러 흘러 가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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