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걷기에 나섰다..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2리 기러기공원에서 출발한다..
날씨는 좋은데 바람이 제법 분다..
월영산을 바라보며 금강이 흐른다..
평사낙안..모래밭에 기러기 내려 앉는 모양의 아름다운 곳이다..
몸매 좋은 미인은 무슨 옷을 걸쳐도 맵시가 나듯
유려한 금강에는 시멘트 다리라도 멋진 풍광으로 태어난다..
난들로 들어선다..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들이라 하여 난들이라나..
강모래와 갈대 우거진 가을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가을..코스모스가 반겨주더니
이봄엔 조팝꽃이 지천으로 피어 환영한다..
갑자기 굉음과 함께 ATV가 요란하게 달려간다..
멋진 뒤태를 보여주는 반사경 조팝꽃에 취했나 보다..
신록..이 얼마나 황홀한 색인지..
처음 피어난 이 색같은 마음으로 4계절을 산다면..
오..복사꽃이 피었네..
이 계절이면 부르는 노래..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 고향~~
이곳 천내리는 조팝꽃 향연을 준비하는 모양이다..
천내리 강변에 조팝나무를 줄지어 심었다..
복사꽃을 보면 생각 나는 것..
도원에서의 결의..
복사꽃 흘러 가는 곳..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안견의 몽유도원도..
여심이 움직인다..
머리에 조팝꽃을 꽃고 아들과 손잡고..
엄마는 여자란다..
우리 민들레는 찾아 보기어렵다..
어디 서양종 민들레 뿐인가..다람쥐 보다는 청솔모가, 붕어보다는 베스가 대신하는 시대 아니던가..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다.. 던 시조..이제 틀렸다..
인걸이 가기 전에 산천이 변했다..
이 천내리 금강변에도 4대강 공사를 하면서 그 좋던 미루나무 다 잘려 사라지고..
애송이 벚나무와 조팝나무만 심겨졌다..
이제 눈익은 경관은 사라지고 정돈되지 않은 이 황량한 경관은 10년이나 지나야 익숙해지겠지..
배꽃도 활짝 피었다..
올 봄에도 "이화에 월백" 행사를 해야겠지..
길가 공원에서 한하운의 시를 만난다..
불쌍한 문둥이 시인..
이런 계절에 사람피해 꽃 청산 걸으며 보리 피리를 불었겠지..
옛날 할머니는 상의 실종 패션을 하고 다녔고..
요즘 걸들은 하의 실종 패션을 하고 다니니..
여심은 그렇고 그런게지..
벚꽃이 날린다..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어죽첫집에서..
금강의 상징인 도리뱅뱅이에 더덕막걸리를 한잔하고..어죽으로 마무리..
얼큰하니 시한수 생각나네..
인생살이 산머너 산이고..물건너 물인데..
일단은
술술 넘어가는 술이나 한잔 받게나..
그러면..
만복운집(萬福雲集)..만복이 구름처럼 모일지 어찌 알겟는가..
술기운에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며 낙화유수(落花流水) 읊조린다..
"영춘화 야들 야들 춤을 추노니 꽃다운 이 강산에 봄맞이 가세"
저곡리로 닥실나루를 지난다.. 강변을 따라 길없는 길을 걸어 용화리 붉은뎅이까지 간다..
정자에 앉아 진도아리랑을 감상하고..과일로 목을 축이고..
꽃잔디와 도화 어우러진 동산에 잠시 넋을 내려 놓는다..
심란한 봄바람에 마음은 좌충우돌..
분홍꽃에 빼앗겻다 노랑꽃에 마음줬다..
다시 돌아나와 제원대교를 건넌다..
이강은 무주에서 내려와 영동으로 흘러가는 길에 금산에서 오늘 우리와 즐거이 놀다 가네..
오늘 걸은 길은 기러기공원-난들-자지산-봉황천 제방-국도-구레기마을-닥실나루-용화리-붉은뎅이..12km
우리가 걸은 천내강의 멋진 사진..
저 시멘트 다리는 우리도 건넜다..
오늘 걷기의 소감을 묻는다면, 어죽집에서 만난 이 그림으로 대신하련다..
좋지 아니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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