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신상교 도로변에 주차하고.. 걸어 내려간다..

흥진마을 억새 숲길이 시작된다..




억새는 10월말에 절정이고, 이제는 이파리가 많이 떨어졌다..

더구나, 대청호가 만수가 되어 군락지가 많이 줄었다..




역광에 비치는 억새는 찬란한 백수..



호반에 유유자적 오리나




덩그러니 홀로남은 감이나




호시탐탐 남의 옷자락을 노리는 도깨비풀이나



갈대 호반의 빈 배..모두 겨울의 소품이다..

이것들이 없다면 겨울은 얼마나 외로울까?



신선바위에서 바라보던 호수와

호수에서 바라보는 신선바위는

황혼빛이 찾아오니 한 풍경이 되었다..

마치 오래된 부부같다..






이 찬란한 황혼의 물빛을 즐기노라..

우리 인생도 이 처럼 짧기에 찬란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와 같이 식사와 열화(說話)를 나누는 것이 인생의 참다운 즐거움이다..


<오늘 걷기> 대전 동구 신상교  - 흥님마을 둘레길 - 원점 회귀 약 4km

                  거리가 짧다면 한 바퀴 추가..워킹머신 처럼 걷기 운동에 적당한 곳이다..


 

 

눈수술후 근신하는 것이 마치 감옥사는 것 같다..

과격한 운동 1개월제한이지만 걷기는 허용한다는 관대한 처분이 있어 근근히 평지를 걸으며 갈증을 달랜다..

오늘은 탄동천 솔향기 길을 걸어본다..

 

 

오수관 매설공사로 개천은 어수선하고 봄을 재촉하는 바람이 강하게 불지만

모처럼 밖에 나온 개처럼 내달리려는 다리의 고삐를 마음이 움켜잡는다..

 

 

 

마치 보름동안이 무슨 고생대, 신생대 기간처럼 길게 느껴진다..

 

 

 

하하..이넘들도 살기가 만만치 않구나...

경제가  아예 없던 자유당 시절이나 경제가 발전했다는 지금이나 살기가 팍팍한 것은 매 한가지이듯..

 

 

 

그래..힘들어도 서로 어깨동무하고 선물 같은 오늘을 살자!!

 

 

 

세익스피어도 샤일록에게 당했나..

아니면, 꿔주지말고 그냥 주라는 말이런지..ㅎ

 

 

 

원숭이 해도 벌써 2달이 지나가는데..아직 정비공장 출고는 2주나 남았네 그려..ㅎㅎ

 

 

 

미증유..일찌기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는 세상을 산다..

 

인간의 수명이 이렇게 까지 오래사는 것은 처음이다..

전세계 경제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쓰면서 이렇게 아등 바등하는 것은 처음이다..

언제는 탱크가진 애에게 시달리더니 이제는 핵가진 애에게 시달린다..

 

미증유의 난국을 해결할 초인이 광야에서 돌아 올날은 그 언제이려나?

 

 

 

강물따라 도솔산까지 걷는다..

갑천은 아직 흰눈을 솜이불 삼아 뒹굴거리고 있다..

 

 

어린이는 썰매를 씽씽달리고....

 

 

오리는 흐르는 물이 호구지첵이다...

 

 

길죽한 발자국을 보면 왜가리나 대백로 인줄 알고

담 밖의 뿔만 봐도 소인지 사슴인지 아는 법이지..

 

 

쌍쌍이 다녀야 추운 겨울 덜 춥게 지내겠쥐..

 

 

음 가운데 양이 있고 양 가운데 음있듯이

얼음 속을 흐르는 물 속에도 새봄의 정기가 비축되고 있다..

 

 

자장구 타구 눈길을 달리는 기분도 나쁘지 않겠네..

 

 

모처럼 말수 적은 아들과 이런 저런 애기하다보니 어느 덧 월평습지..

 

 

눈속에도 문자 속이 기특하다..

행복을 비는 마음..복받는 마음이지...

 

 

 

어느 논넨지..오랜 묵은 장맛나는 유머를 써놨네..

조지(早知)..일찍 안다..??

자세히 보면..補知早知 自知晩知..남이 알려주면 빨리 알게 되는데, 스스로 알려면 늦게 알게된다..는 뜻인데..

이것이 유머가 될려면..읽는 법에 달렸다...

補知는 早知고  自知는 晩知라..

??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고??

 큰소리로 5번 외쳐봐라..옆에 누가 있을 때..ㅎ

 

 

한자 유머는 이런 것도 있다...

온달 장군이 평강공주 자랑을 하는데.."항상 內子之德이요"(안사람 덕분이요..)하고 말햇다..

무식한 양반이 이 말을 듣고 따라하는데..

"內自之 德이요"하고 말햇다...

?? 이해가 안된다고??

"내자 지덕"하고 읽어야 되는데..."내XX 덕이요"하고 읽었다는 말씀??

하긴 속뜻은 그말이 그말이지만..

 

 

근데, 이 논네 되게 고수다..

상선약수(上善若水)..흐르는 물처럼 사는 것이 가장 좋다는 노자의 말씀..

그러니 흐르는 강물따라 걷는 길은 얼마나 좋겟는가?

 

 

도솔산 너머 내원사 지나 가는 길에 붙은 글씨..

자세히 들여다 본다..동행하는 아들 보라고...ㅎ

 

<오늘 코스> 한밭수목원 - 유림공원 - 월평습지 - 도솔산 -내원사 - 영모재 약 12km

 

 

비온다는 예보에 먼길을 포기하고 가까운 임도를 찾았다..

대전 유성구 성북동 산림욕장..

 

 

그저 비오는 날 방황하는 발걸음 정도라고 가볍게 치부하고 갔는데..

산림욕장 입구에서 우측 길(영득사쪽)으로 가는 초입부터 분위기가 새롭다..

아직 단풍이 살아있다. 

 

 

 

물소리를 벗삼아 벤취에 앉아 따슨 물 한잔..

1시간도 안돼 속세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영득사 경내에 보라빛 국화가 만발하여 먼 산 홍엽과 멋진 댓귀를 이루는구나..

 

 

 

불법(佛法)을 영득(領得)하실 의사가 없는 부처님은 미소가 지으시고..

불법이란 주고 받는 것이 아님에랴..

 

 

오늘의 득템..단풍이 시작된다..

 

 

 

 

이넘은 초록에서 붉음까지..칼러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붉음이 뚝뚝 떨어지는 절정의 단풍은 기대없이 맞이한 홀인원처럼 넋을 뺏는다..

 

 

 

 

 

 

 

좋다! 좋다! 만 연발하며 그 이상의 표현이 입밖으로 나오질 않네..

 

 

 

 

 

 

언제부터가 개울 소리 대신 들려오는 소리..

낙엽밟는 소리..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때가 되면 단풍이 지고 낙엽이 되고 겨울이 오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순리에 따르는 것이 길(道)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걷는다..

 

 

만산이 홍엽에서 낙엽으로 갈아입는 시간..

 

 

미련에 우는 단풍을 무어라 위로하지 못하고 그저 돌아오는 귓가에 노래가 들려온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영득사 뒷문 쯤 우측으로 오르는 길..지장보살이 계시고..그 임도를 따라가면..

 

 

 

 

끊어질듯 이어지는 오솔길..아니 흔적이 있다..

 

 

참을 성있게 내려오면 임도 삼거리와 만난다..

 

 

아쉬움을 숲속의 책방에서 잠시 쉬면 달랜다..

비치된 책을 들었다가 홀연히 잠이 들었다..

역시 책은 최고의 수면제다..

 

 

휴식을 마치고 이번에 왼쪽 임도롤 접어 들었다..

술로 따지면 1차를 마치고 2차 술집에 간 격이다..

 

 

취기는 더 올라 횡설수설하는 기분으로 걷으며 수다를 떨고 노래를 한다..

 

The falling leaves drift by the window
The autumn leaves of red and gold
I see your lips, the summer kisses
The sunburned hand I used to hold
Since you went away the days grow long
And soon I'll hear old winter's song
But I miss you most of all, my darling
When autumn leaves start to fall


낙엽이 창문가에서 흔들리네.
붉고 금빛의 가을 낙엽.
나는 너의 입술을 보네, 그 여름의 키스.
햇볕에 탄 손을 난 잡곤 했었지.
당신이 멀리 떠난 후로 시간은 길어졌어
그리고 곧 나는 오래된 겨울노래를 들을거야.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당신이 그리워, 내사랑.
가을 잎사귀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오늘 걷기> 입구 - 우측 - 영득사 뒤길 임도 - 회귀, 입구 - 좌측 임도 회귀..14Km

 

 

돌아오는 길..방동저수지에 가을을 담겨있네.  내년 가을에 더욱 멋진 모습으로 만나세..

 

 

따쓰한 국물을 찾아 들어간 식당에서 두부전골과 고구마 줄거리 김치를 먹다가..

 

 

작년 여름에 백운동에서 만낫던 돈방석을 다시 만낫다..

그래..오늘 돈방석에 앉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