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관광을 마치고 아소산록 아소골프클럽이 잇는 아소고원호텔에서 묵었다..
그 호텔에는 골프코스 옆에 야간에 운영하는 노천탕에 있어, 벌거벗고 탕속에 앉아 숲을 바라보면서 거풍의 기분을 느껴본다..저녁에 축구 한일전을 일본에서 보나 기대했는데, 방송이 나오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 산보를 나왔다가 인근에 있는 적수(赤水) 사석(蛇石) 신사에 들렀다..
말로만 들었지, 시골에 잇는 평범한 신사는 어떤지 궁금하던차였다..
입구는 신사특유의 일주문이 있고, 안쪽에 신사 본채건물이 잇는데,건물뒤로 머리에 산내끼를 두른 바위가 여럿있다.
흡사 우리의 서낭당분위기와 비슷하다..
적수신사는 아소화산 분화시에 흰뱀이 나타나 영험을 주었다는 사연을 담고 잇어 흰뱀을 모시는 신사 같았다..
일본은 모든 문화가 고이는 곳이다..다신교인 신불(神佛)을 믿는다..
사람이 나면 신사에 빌고, 결혼은 기독교식으로, 장례는 화장을 하여 절에 납골묘형태로 모신단다..
신사의 신앙형태는 애니미즘과 샤머니즘 형태가 진화한 모습이랄까?불교는 대처승이 주류이고..
기독교인구는 인구의 1% 정도..
가이드가 말하는 이유가 재미있다..
일본 사람은 날 때부터 "남에게 폐 끼치지마라!"는 교육을 받으며 또한 "충"을 강조하는 교육을 많이 받다보니,
의식의 근저에 "나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한다..하라는대로 살아왔다.."는 의식이 강하단다..
그래서 기독교의 "원죄사상"이 파고 들기 어렵다고 한다..
믿거나말거나..
하지만, 기독교 문화는 즐긴단다..크리스마스 등등..
위 납골묘는 "대정"집안의 납골묘인데, 그 형식이 다른 묘와 달리 풍류가 잇어 보여 찍었다..
망자들이 평소 음풍농월하던 문인풍의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나도 멋진 풍류적인 묘비를 마련할까보다..
숙소를 떠나 후쿠오카 인근의 다자이후에 잇는 천만궁(덴만구)을 찾았다..
이 신사는 스가와라 미치자네라는 고대 학자를 학문의 신으로 모시는 신사인데,
전국적으로 같은 신을 모시는 1000여개의 신사 중 본산격으로 도리(烏居-일주문)이 4개나 있는 일급 신궁이다..
스가와라는 중앙의 높은 관직에 있다가 좌천되어 이곳에 내려와서 많은 제자를 가르쳤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정약용선생 쯤 된다고 할까?
이 신사에서는 학문성취나 시험합격을 비는 사람이 많이 와서 패를 사서 자기의 소원을 써서 쭉 걸어놓는 곳이 있다..
본전 옆에 서잇는 나무는 도비우메(비매,飛梅)라고 불리는 매화나무란다..
스가와라가 좌천되어가자 뒤따라 날라와서 자랐다고한다..
좌간 이곳 부근에는 수천 그루의 매화나무를 심고 매화꽃이 필 때는 장관을 이룬다고 하고..
우메가에모찌(매화가지떡)는 이곳의 명물인데, 먹을 만하다..
절의 대웅전에는 부처님이 모셔져 잇는데, 신사 본전 중앙에는 무엇이 모셔져 잇을까?
의외로 거울이다..
신사에서는 거울, 곡옥, 검을 3대 신물로 치는데..우리나라 고대의 신물과 같다..
신도의 에니미즘적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 각종 산천초목 만물을 섬기는 대목이다..
본전 뒤의 고목은 남녀의 인연을 잘 맺어주는 신목으로 여겨지고..
부억의 칼도 포정총이라하여 비석을 세워 기리고 있다..
예전에 바늘이 부러지자 "조침문"을 지어 애도하였다는 조선 여인보다 한술 더뜨는 대목이다..
일본에는 우리의 과거의 흔적..우리가 버린 것들이 보존되고 손질되어 한몫 단단히 하고 있는 느낌이다..
돌아오는 쾌속선은 순풍운항..
배안에서 "미녀는 괴로워"를 보며 웃고 잇는데,
배가 흔들려 밖을 보니
우리나라 해역엔 먹구름이 가득하고 번개,천둥이 치고 파도가 흉흉하다..
다행이 남은 거리 얼마 되지않아 무사히 안착..
부산역에서 시간을 메우려고 인터넷 신문을보니
그사이 북한산, 수락산에서 벼락으로 5명이 사상했다는 소식..
세상엔 편안하고 안락한 곳이 어디있으랴!
귀가하는 우리 집 외엔...
<2008.7.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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