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텔레파시가 있었나??

갑자기 옥천 오대리에 배타고 건너가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작년부터 배를 타고 건너간 사진들이 등장한다..

혹시나하고 길을 나섰다..

배는 석탄리 안터마을 뒷편에서 고대리로 건너간다..



차를 몰고 옥천군 동이면 석탄리 안터마을에 차를 댄다..

그리고 호반길을 따라 선착장으로 간다..

이 동네에 친구의 본가가 잇는데, 지나며 보니 차량이 집마당에 가득하다..

서울서 내려왔나 싶어 전화하니, 마침 종손으로 시제를 지내고 있단다.. 

이런 우연이 잇나!! 조짐이 좋은 날이다..

일단 걷기를 마치고, 시제가 끝난 뒤 들리기로 한다..



선착장 가는 호반 길에 물억새들이 이쁘게 피었다..






선착장엔 핸폰 번호가 적혀있는데, 언제든지 전화해도 좋다는 글이 없어 망설이다가

일단 강변 산책을 더 하기로 한다..





오랜만에 왔더니, 주변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강변길도 개설이 되고, 수변시설이 들어서고 있고, 카페 건물 공사도 진행중이다..




그때 저멀리 배가 오대리에서 안터마을로 건너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부리나케 되돌아 선착장으로 향한다..

아픈 다리때문에 잠벗에게 먼저 뛰어가라 재촉한다..

다행히 배를 잡아 탔다..

오대리 주민이 지인과 거래를 끝내고 건네주러 나온 길이었다며 태워준다..

그리고 나갈 때를 위해 배당번에게 전화를 걸어 당부해준다..



사실 오대리는 육지 속의 섬이라..

그동안 여러차례 방문을 꿈꾸었으나 여의치 않았다..

육지쪽 안내면 인포리에서 임도로 13km를 걸어 들어오는 방법이 있으나,

오대리에서 배로 건네준다는 보장도 없고, 다시 걸어 나가려면 총 26km 가 걸리니 다리에 무리가 있고..

차로는 4륜구동이 아니면 다닐 수도 없단다..

그래서 주민들도 주로 배로 이곳을 건너 교통한다..

겨울에 호수가 얼으면 어쩌나 물엇더니, 얼음 위로 다닌 배가 있단다..



들어 갈 때 태워 준 분에게 물으니, 자신은 대대로 오대리에서 살았단다..

이곳이 대청호로 수몰되기전에는 금강 본류가 흘렀는데, 보통때는 여울에 허벅지 정도 강물이 흐르고, 오대리 쪽은 수만평의 백사장이 장관이었단다..

강변마다 마을이 있었고, 뱃사공이 잇었는데, 동네마다 뱃사공 부르는 말이 달라서 멀리서 들으면 어느 동네 배 부르는지 알 수있었단다(내 친구 피셜)




눈길이 호수 건너편 수북리 호반에 데크길이 눈에 들어 왓다..

전에 못보던 길인데??

어제 개통되었는데, 노선은 수북리에서 장개교까지 강변데크길을 설치하는데, 지금 일부 구간이 완공되었단다..

어제 개통식에 1900여명의 걷기꾼들이 몰려들었단다..

길 이름은 향수호수길로 명명하고, 길이는 5.4.km..




오대리에 도착..마을 길을 걸어간다..

까마귀 밥이 가득한 둥지..

올 가을 행복하겠다..ㅎ







오랜만에 보는 양재기 주전자..




동네 재실이 번듯하다..

오죽모재..

이곳이 한양조씨세거지였으니 대청호로 수몰되기전에는 큰 마을이엇으리라..

지금은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 포함 7가구가 산단다..




이 금강변에 이런 감처럼 주렁 주렁 어울려 살던 마을이 대청호로 수몰되고 실향민이 되엇다..








깊은 산골 은행나무 암나무는 열매 가득 달고 사느라 잎파리는 부실하고, 숫나무는 황금빛으로 당당하다..

동행한 잠벗이 나무건 동물이건 사람이건, 암컷이나 여자는 고생만 한다고 궁시렁 궁시렁...

그래서 내가 한마디 위로했다..

그래서 송가인이 "엄마아리랑" 노래도 하고, '어머니 사랑합니다"도 부르지 않은가?

아빠 아리랑 부르는 거 봤는가? ㅎ




이 임도를 따라가면 안내면 인포리까지 13km

http://blog.daum.net/servan/6351113 참조..




돌아오는 길에 빛의 마술이 보여주는 유일한 단풍..




은행은 이제 감잡았다..



오랜만에 보는 흙벽돌의 속살..



떠나간 사람이 남긴 흔적..



사람이 떠나간 자리를 참새들이 메우고 잇나보다..

아니, 소두 있슈~ ㅎ

그려~~ 미안허네..




이제 감잡을 때도 됐는디..아직두 헤매는규~~



배타고 나갈려고 전화햇더니 배당번께서 부리나케 오신다..



그때  둥지로 날아온 까마귀를 찍고 돌아서서 가다가 땅에 있는 줄에 걸려 넘어진다..

고교시절에 배운 낙법이 유효하게 작동..다행이 다친데가 없다..

휴~~



왕복요금 1인당 5천원 지급..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수시로 불러 탈 수만 있다면..




오늘 재수 좋은 날이다..

그렇게 벼르던 오대리를 배타고 건너갔다 구경하고 나오고..

친구도 만나 점심도 잘 얻어 먹고..



나오는 배를 태워준 분은 외지에서 이곳이 좋아 들어와 산단다..

행복한가 보다..맑은 표정이다..







옥천 걷기는 옥천군 안내면 화학리 화인산림욕장으로 간다..

진입로가 좁고 주차장이 작다해서 큰 길가에 주차하고 걸어 들어간다..



복숭아 씨알이 커져간다..

옛날 같으면 솎아 내서 당원물에 담가 팔아도 될 만하다..ㅎ



오..이젠 주차장도 제법 크고, 화장실도 준비되었구나..

입구에서 걷기를 마치고 쉬던 여성이 좌측으로 올라가 우측으로 내려오라고 조언한다..



매실이 익어간다..

동행은 매실을 살 수 없나 궁금해 한다..




접시꽃 당신은 여전히 안녕하시고..

꽃과 나비..덩실 덩실 춤을 추고




멋진 메타쉐콰이어 숲길을 만났다...

시원하고 멋진 길..이 길의 하일라이트..




우린 좌측으로 정상으로 가는데, 정상에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합류하는 지점이다..






반환점에서 정상이 150미터 표지가 있어 더 진행해본다..



요기 조망이 터진 곳이 어설프지만 정상인가 보다..

오솔길은 더 이어진다..

궁금하면 못참는다..더 가본다..



그러나 길은 어디론가 자꾸 이끄는데, 좀 보이스피싱같은 느낌이 난다..

표지판을 좀 해놓으면 좋을텐데..

아니, 좀 길을 연장해 놓으면 어떨까?





돌아오는 길..

엉겅퀴에 집착하는 까도벌..

"자신을 건드리지 말라"는 꽃말에도 불구하고 너 밖에 없다듯한 대쉬..



6월의 여왕 개망초가 등장했다..

망국 시절에 등장해서 영원히 이름이 남은 꽃..

이제 제2의 망국은 없어야 할터인데...




커튼이 드리워진듯한 오솔길을 걷는 기분..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단지 아쉬움이란 가끔 벤취가 있다면 이 고요한 숲에서 오수를 즐기다 가련만..ㅎ







<오늘 걷기> 화인산림욕장 내 숲길 4km + 진입로 왕복 1.4kM + 정상 탐험 1,5km 약 7km



옥천 오대 임도 걷기에 나섰다..

장계교를 지나자 200미터 정도 거리에 우측으로 임도 표지가 보인다..



생각지도 않은 눈길??

언감생심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라..



눈이 없었다면 1시간 정도 걸어보고 다른 곳으로 갔을 터인데..

눈길에 끌려 한정없이 걸어간다..





수정 고드름이 알알이 박혀있고..



흰눈과 흑백의 나무가 무채색의 배경화면이 되어주고..



굽이 돌아가는 길에서 박노해의 시라도 읊어주고 싶다..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라난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길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길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길입니다



저 아래로 곧게 뻗은 길, 빛나는 길이 보인다..



더 아래로 굽이 돌아가는 호수도 보인다..




하지만, 굽이 돌아가는 길도 어느 때는 빛날 때가 있다..





저 길 아래 안내중학교가 호수 건너에 있다..



표지판 1번 지점 삼거리 좌측은 안내중학교로 내려가는 길이고,

우측은 오대리로 가는 길이다..

물론 우측으로 간다..



사람만의 길이 아니다..

바둑이도 가고, 고라니도 간다..







밋밋하고 평범한 길도 한고비를 넘기고 고개마루에 서서 돌아보면 유장하고 아름다워보인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다..




길은 하루종일 걸어도 끝날 것 같지 않게 길게 이어진다..

문득, 물과 간식 든 베낭을 차에 두고 왔다는 생각이 났다..

그래 돌아서야지...

멈출줄 아는 사람은 위험에 빠지지 않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욕을 당하지 아니한다..



아쉬움과 배고품을 장계교 건너 좌측으로 굽이 굽이 들어가 "뿌리깊은 나무"에 가서 푼다..





백발이 휘날리는 가운데 우뚝한 뿌리깊은 나무..

저 처럼 멋진 인생을 장식하고 싶다..

물론 멋진 노을을 바라보며..





<오늘 걷기> 충북 옥천군 장계교 부근 오대임도 입구 (1번 지점) - (2)번 - (3번) 지점 - 원점회귀  약 9km



옥천 걷기에 나섰다..

오전에 상춘정에 들러 사진을 찍고, 내비에 <복골칼국수>를 찍고 오후 걷기 코스 마성산 둘레길 입구에 도착했다..

점심은 근처 옛날 칼국수 집에서 먹는데, 맛이 좋고 값도 5000원으로 근래 보기 드물게 착하다..



점심을 든든히 먹고 슬슬 걸어 입구를 찾아 올라 가니 향수백리 자전거길 표시가 보이고 조금 더가서 좌측으로 2코스 표시와 숲 사이로 마성산 둘레길 산림욕장 표지가 작게 보인다..

안내 지도는 낡아서 판독이 어렵다..

나중에 다 걷고 보건대, 이곳에서 진달래길로 올라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러니 입구를 정비해서 안내지도도 다시 설치하는 등 표지판을 정비하면 좋겠다.. 



 2코스 표지를 지나 몇10미터 가면 갈림길이 나오고 우측길이 진달래길의 시작이고, 직진방향이 잣나무길로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길 표지판을 세우면 좋겠다..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올라가며 이 길이 맞겠지하고 의심의 발걸음을 걸었는데, 한참을 올라가니 그제서야 진달래길 표지판이 나온다..

생뚱맞게 이자리에 세울 것이 아니라, 아까 그 갈림길에 세워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길 오르막인데, 지그재그 식으로 만들어 놓아 걷기 좋다..

걷기코스 길의 오르막은 이런식으로 조성해야한다..






오늘 미세먼지인지 안개인지 시야가 좋지 않다..



정상이다..

진흥왕 이전엔 백제의 국경이 보은근처였다가 진흥왕의 팽창 정책때 국경은 옥천 북쪽 관산성 부근이 된다..

백제와 신라는 영동 - 옥천 구간에서 피어린 전투를 벌였다...

신라의 최초 군가 양산가가 불리고, 원효와 사랑을 나누던 요석공주의 전 남편이 전사한 전장터였다...





양무웅..

이 길을 조성한 사람이다..



내려가는 길도 지그재그로 잘 조성하고 "말티재'라 이름 붙였다..




만남의 광장 이름답게 벤치가 놓엿다..






깃대봉 팔각정까지 거리 표시가 없어 후일을 기약하고 오늘은 패스다..



장군바위를 지나면 환상의 벼루길이 등장한다..




워매. 사진빨 좋고..

그런데 길은 좀 부실한 구간이다..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구간인가?




이름이 "왕모래길"인데, 지금은 고엽의 길이 된 구간을 지난다..

이런 때는 도리스 데이의 고엽을 들으며 걸으면 좋으리..

https://youtu.be/VZMD_2RZrm4






마지막 구간인 잣나무길을 가려는데, 갑자기 차도로 나와버렸네!!!

위쪽으로 가야하는데 길을 잘못들어나보다..

담에 진달래 필 때 다시 와봐야겠다...






<오늘 걷기> 복골칼국수 쪽 입구 (지도상 우측 끝) - 진달래길 - 해돋이 전망대 - 정상 - 만남의 광장 - 장군봉 쉼터 - 영감도 고개 - 장군바위 - 등산로 입구 - 차도- 원위치  약 7km


<들머리 내비> 복골칼국수

 

 

대청호 걷기에 나섰다..봄..여름..가을에 가본 둔주봉 - 피실 일대를 한겨울에 간다..

우리 나라 걷기의 장점은 4계가 주는 즐거움이 다 개성이 다르다는 것..

 

 

대전에서 지하철(판암역)- 607번 버스(옥천버스 하차) - 안남행 버스 (안남면사무소 하차)하여 옥천군 안남면사무소에서 잠시 쉬며 뒷 버스로 오는 일행을 기다린다..

얘기중에 면사무소 직원이 우리 일행이 피실에서 대청호를 횡단한다니 눈이 휘둥그래진다..

 

 

그동안 영하 10이하의 맹추위가 계속되어 대청호가 결빙되었으나 지난 주말 며칠 포근하여 얼음 두께가 걱정이 된단다..

특히 1.2.에 우리의 목적지인 석탄리 안터마을 빙어 축제장에서 대청호수의 눈제거 작업을 하던 트렉터가 얼음이 깨져 수심 6m 아래로 침수하여 기사가 사망하였단다..그때 얼음 두께를 보니 그리 두껍지 않아 빙판위의 빙어축제는 천면취소되엇단다..우리 일행에게도 만류한다.. 

 

 

지난주 답사를 다녀온 가이드의 인솔에 따르면 되겠쥐..

출발이다..면사무소에서 둔주봉을 오른다..

 

 

눈으로 분바르고 안개로 물광을 낸 자연이 아름답다..

 

 

한떼의 아이들이 비료푸대를 들고 깔깔거린다..

동네 안길은 자연 눈 썰매장이다..

 

 

자연과 사람..같이 해야 아름답다..

 

 

 

 

둔주봉 전망대에서는 한반도 지형이 안개 속에 잠자고 있다..

잠을 많이 자야 미인이 된다더만..

 

 

한걸음 더 올라 옛지명 등주봉 정상에서 고사를 지내며...

무사한 대청호 횡단 성공을 빈다..

 

 

눈 속에 덮힌 대청호 나타나자, 가슴마저 뛴다.. 

 

 

 

한지착설낙편편 寒枝着雪落翩翩  가지에 얼어붙은 눈 편편이 떨어지고
송운풍청후만천 松韻風淸吼晩天  저무는 하늘에 솔소리 바람소리
석상정공회수망 石上停筇回首望  얼음 위에 지팡이 짚고 고개 돌리니
옥봉고엄조설변 玉峰高掩鳥雪邊  옥봉우리 높이 새 한마리 눈곁을 난다.

 

 

 

 

 

잠시 뜨거운 라면안주에  불소주 한잔으로 몸에 더운 기운을 불어 넣고.. 

 

 

설경을 즐기고..

 

 

피실을 향해 걸어간다...

 

 

우리보다 더 배짱 좋은 사람은 ATV를 몰고 빙판의 설원을 질주한다..

 

 

피실 부근에서 대청호를 횡단하는데..마음은 얼음 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동행의 손을 꼭잡고..

 

 

하지만, 이내 이 아름다운 설경에 눈과 마음을 빼았겼다..

 

 

꽃피는 봄에 진달래꽃으로 화전 붙여 먹으며 구스타프 말로를 사칭하여 "청춘의 봄"을 열창하던 피실이 이렇게 멋진 백설공주로 변신하다니..

그대는 영원한 피오나 공주..

 

 

백옥의 이부자리라도 이렇게 눕고 싶을까..

누워서 보고 서서 보고..

 

 

피실 건너 정자에서 매생이 떡국을 곁들여 점심을 먹고..

 

 

흥을 깨지 않으려 호수 설빙길을 따라 안터마을로 향한다.. 

 

 

금수강산에 4계절이 아름다운 이 강산에 사는 우리들..

정녕 행복을 잊고 사는 그대! 잘들어..

옆집보다 좀 못살아도

이만하면 살만한 세상 아니야!!

그러니, 오해하지 말고 들어!

걸어보게, 행복 위를 걸을 수 있으니..

 

 

가끔은 이런 물서린 곳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얼음이 견고했다..

하지만, 이런 빙판걷기는 한겨울..

그것도 영하 10도 이하의 맹추위가 지속되고, 1월 소한과 대한 사이에서만 가능한 일임을 명심하시라..

 

 

사랑한다! 사랑해!

가슴 벅찬 그 이름..부르고 불러도 모자란 사랑아..

아! 대청호..

 

 

호수의 설원은 끝이 보이는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없이 이어지고

 

 

저 바람에 실려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사람이 녹은 자리 복사꽃, 조팝꽃 피어나겠지

 

 

가려무나, 가려무나
모든 순간이 의미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

 

 

 

이날 듣던 이런 노래들이 흐르면 눈앞에 하얀 빙설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리라..

 

 

 

지난 여름 친구들과 뱃놀이하던 이곳의 얼음도 세월의 두깨처럼 무겁다..

 

 

저멀리 우측 오대리 선착장이 보인다..

 

 

 

 

 

오대리 뱃길도 얼어붙었다..

 

 

돈이 발언하면 사람은 침묵하고..

벼슬이 발언하면 백성이 침묵하고..

얼음이 발언하니 배가 침묵한다..

 

 

자연이 벽호백전(碧湖白田)의 매직과 여백과 침묵의 붓질로 환상의 예술을 창조했다..

대청호! 너, 멋지고 영원한 갤러리..

 

 

그림 속에 들어가 그림이 되어 걷다가 그림 밖으로 나오려니 술에서 깨어나듯 통증마저 느껴진다..

 

 

빙어축제는 끝났으나, 남아도는 빙어를 사다가 초고추장을 입혀 막걸리를 한잔하면서 취기로 오늘의 행복한 통증을 닫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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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모임에 갔다..

오늘은 전에 갔던 청마리에서  석탄리 사이의 임도를 걸어 안터마을으로 가는 길 17km..

폐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옥천군 청마리로 간다..

 

 

 

청마리 마티마을에 잇는 탑신제당의 원탑..장승..솟대..마한시대부터 경계표시하는 유산이었다..충북 민속자료 1호.. 

 

 

 

 

 우리는 탑신제당 옆에 있는 페분교에 모여 서로 인사를 나누엇다

잠시 주변을 살펴 보니 이승복 동상이 있고..그 옆에 효자 정재수 동상이 잇다..

이승복이야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잘알갰지만 효자동상이라니..

집에와 검색해보니 애절한 사연이 잇다..

상주에 살던 부자(父子)가 옥군 청산면 법화리에 잇는 큰집에 가다가 폭설 속에서 술취해 잠든 아버지를 깨우다 안되자 자기 옷을 벗어 덮어주고 부자가 함께 동사하엿다는 이야기..

 

 

 

탑신제당을 뒤로하고 걷는 길에 올해의 첫눈이 나붓낀다..

바람도 가끔은 매서워 마스크를 챙기게 한다.. 

 

 

 

임도 날망까지는 제법 가팔라 뜨거운 숨으로 가속페달을 밟는다..

구절양장의 굽이 도는 산길이 맘에 든다..

 

 

 

날망에 서자..저 멀리 대청호로 향하는 금강이 보인다..

그래 이맛이야..반가움이 폭포처럼 흐른다.

 

 

 

노사연의 노래  한귀절처럼 굽이 도는 내리막..

 

산 넘어 넘어 넘어 돌고 돌아 가는 길에
뱅글 뱅글 돌더라도 어디 아니 있을쏘냐
흘러 흘러 세월가듯 내 푸름도 한 때 인걸..

 

그래 첫눈 내리는 초겨울이 아니더냐..

 

 

 

그 길에선  평강공주님과 바보온달님을 보면 인생은 아릅답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시인이 그리워하던 호수처럼 큰 강이 되어 금강이 흐른다..

이 강은 건너편 둔주봉을 끼고 흘러 장계유원지..육지의 섬 오대리를 지나 대청호로 들어간다..

 

 

 

강변에 앉아 도시락 뷔페를 즐긴다..

찬바람은 뜨거운 라면과 소곡주.. 불소주로 달랜다..

 

 

 

드디어 목적지인 석탄리 안터마을에 당도햇다..

 

 

 

이 초겨울을 상징하는 것들..첫눈..안터마을 꽃마차를 선도하는 말..말라 비틀어져 가는 고추.. 

 

 

 

추운 바람 속에 이장님의 배려로 마을회관으로 옮겨 뒤풀이 파티.. 

대구 쉼산님이 가져온 15인분의 막창..쇠주와의 어울림..

이어진 에루화님과 함께하는 정지용의 시 향수의 합창..

 

 

 

얼큰한 기분으로 정지용 생가와 기념관을 방문..

거기서 만난 민화 맹호도..

여백에 쓰여진 한시가 일품이다..

 

獰猛磨牙孰敢逢(영맹마아숙감봉)
愁生東海老黃公(수생동해로황공)
于今跋扈橫行者(우금발호횡행자)
誰識人中此類同(수식인중차류동)

 

용맹스럽게 으르렁거리니 어찌 맞설 수 있는가,

동해의 늙은 황공의 마음엔 시름이 인다.

요즈음 드세게 횡포스런 자들,

이 호랑이와 똑같은 줄 누가 알리오.

 

 

 

 

기념관의 홍시들..그리고 지용의 시 홍시..

오늘은 정말 보람찬 날 같다..

 

 

 

 

 

 항상 그 주변을 어슬렁 거려도 타박하지 아니하고 새로운 맛을 보여주는 금강이여..

영원하라..강물처럼 사랑도 함께 흐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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