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다친 오른쪽 무릎이 자꾸 쉬라고 한다...

몇개의 걷기 예약을 취소하고..

잠시 재활의 길을 가기로 한다..

그늘 좋고 편안한 세천 임도를 걷는다..

태풍 한방에 무덥던 여름도 고개를 숙이고 가을이 지척으로 다가오자

보라빛 꽃들이 뛰쳐 나온다..



정성을 들여 다리를 완치해야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갈 수 있을 터인데...

걱정만 가득하다..



 

 

좋은 인연으로 걷기 정보를 제공받았다..

임도에 들어가면 전봇대 하나 볼 수 없다는 길..6시간 잡는다는 것..이름도 선녀봉 남녁이라는 것도..

완주군 운주면 금당리..

 

 

내비에 임도에 가까운 비둘기펜션을 치고 갔다..

하지만, 길을 가다가 길 한복판에(내눈에는 분명히) 차가 서서 길을 막로 있어 차를 돌려 나와 요 표지판 부근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비둘기펜션까지는 1km..

 

 

잫한 결정이었다..길이 응달이라 얼어 붙어 고생할뻔 했다..

가다보니 아까 차가 길을 막고 있었다고 생각한 곳은 원래 남의 펜션 마당이었다는..

길은 그 옆 언덕으로 가는 것인데 그것도 모르고..ㅎ 

두꺼비의 비웃음 받아도 싸다..

 

 

1km 정도의 초입은 응달에 얼어 길이 맨질맨질..몇번 비틀거렸다..

 

 

임도 초입은 작은 댐 공사중이다..출입을 통제한다...

몇년후면 이 계곡에도 작은 호수가 생기겠지.. 

 

 

길은 사계절이 공존하는것 같다..

산죽은 봄같고, 오르막 끝자락은 여름 같고, 눈 녹은 길은 가을 같고, 고드름은 겨울이다..

 

 

응달 설국에는 겨울여왕이 부르는 렛잇고가 들릴 듯하고..

 

 

이리 돌고 저리 돌고

요리 감고 조리 감도는 길이 유장하다..

원래 직선은 상상의 산물이다..

그래서 인생 길도 곧바를 수  없기에 굽이치는 인생길이라 하지 않던가.

 

 

나무, 비탈에 서다..

기억 속의 제목..

 

 

저멀리 대둔산, 천등산의 산록이 물결친다..

 

 

고드름을 뚝딱 떼어내니 스타워즈 광선검이 되었네..

한 합도 겨루기 전에 웃음보 터진다..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깃들게 하렸다는데..

봉황알도 아닌 것이 가득 열렸네..

 

 

저 아래 하산 길이 실타래처럼 끊어질듯 가늘다..

 

 

임도 완주하고 삼거리에서 다시 만났다..

 

 

날씨 좋고 길 좋고..

덕분에 잘 걸었습니다...ㅎ

 

 

<오늘 걷기> 금당리  입구 - 비둘기 펜션 - 임도 완주 - 원점 회귀 약 16km  

 

 

 

 

임도 걷기와 계곡걷기를 충족 시킬 곳을 찾았다..

거창군 위천면 금원산 자연휴양림.. 

 

 

입장료 1000원, 승용차 주차료 3000원을 지불하고 들어간다..

입구에서 맞는 선녀담..깨끗한 물과 앙증맞은 돌탑이 정겹다..

 

 

 

금원산..금원숭이 산..

전하는 말에 따르면 옛날 금원숭이가 하도 날뛰는 바람에 한 도승이 그를 바위 속에 가두었다 한다..

서유기 냄새가 난다..

유력한 설은 "검은 산"인데 사투리 금은 산이 금원산으로 바뀌었다는...

 

 

 

문바위로 간다..

 

 

 

 

엄청큰 바위가 떡하니 나타난다..

 

 

가섭사 절의 일주문 역할을 하여 문바위로 불린다..

 

 

바위에 달암 이선생순절동이란 글씨가 각인되어있다..

고려 충신 달암 이원달은 고려가 망하자 부인 김씨와 사위부부를 데리고 금원산에 들아와 두문불출..두문동이라 불렀고, 문바위는 두문동의 어귀에 있어 두문암으로도 불렸다..

 

 

 

문바위를 지나면 고려 시대 조각된 보물 530호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이 있다.. 

 

 

 

 

 

 

문바위 뒤에 관리사 건물에 글귀 한귀절이 마음을 울린다..

 

山不在高 有仙則名 : 산이 높지 않더라도, 그 안에 신선이 있으면 명산이요.

水不在深 有龍則靈 : 물이 깊지 않더라도, 용이 살면 신령함이 있나니...

 

어어지는 글귀는 斯是陋室. 惟吾德馨 : 이집이 누추하더라도, 내가 닦은 덕으로 그윽할지니···.

이글은 당나라 사람 유우석[劉禹錫] 이 쓴 누실명[陋室銘]에 나오는 글이다..

 

21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개혁운동을 하다가 정쟁에 휘말려 좌천된다..

안후이성 조그만 현의 통판이란 자리를 받아 머무른 숙소가 침대 하나에 책상과 의자 한 벌인 작은 방.

거기서 누실명을 쓴다..

 

가섭사는 사라지고 비록 바위 동굴에 마애불만 남았으나

영험함이 있으면 다시 절은 부활하리라..는 계시같다..

 

 

 

지재미골에 당도했다..

여기 너른 공터에 사는 사람이 있다..

고려시대 달암선생이 살던 두문동도 여기가 아니런가..

 

 

여기서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그늘과 노닥거리며 간다..

 

 

잠시후 임도와 만나 임도따라간다..

가끔씩 폭염과 다투어야 한다..

 

 

 

 

임도는 3km 정도 유장하게 이어진다..

 

 

 

그러다 유안청폭포 내려가는 길로 가면 다시 녹음 냉장고다..

 

 

 

유안청 폭포..유안청이란 선비가 과거 공부를 하던 방을 말한다..

에전에 이곳에 공부방을 지어 놓고 여름 공부하였다 본다.. 공부 참 잘되겟다..

 

또 남부군 책 속에 빨치산 500명이 목욕하였다는 곳이다..

지금은 가뭄 장마라 500명은 커녕 30명도 목욕하기 바쁘다.

 

 

 

 

 

 

 

유안청 폭포에서 관리소에 닿으면 포장길을 걷는 것이 불만이다..

아마 계곡 탐방로로 잇는 것 같은데 공사중인 모양..

께끼 하나 물고 내려오다가 너러바위에 누워 구름바래기를 한다..

 

 

푸른 하늘은 흰 구름을 희롱하고..

흰 바위는 맑은 물을 쓰다듬네..

 

 

 

 

 

포장길 다리를 건너면 공사중 출입금지 구역이 예전계곡 탐방로인데..

이길이 다시 개통되면 좋겟다..정말 좋은 오솔길이다..

 

 

 

오늘 금원산 금빛 원숭이와 재미있게 놀다온 기분..

 

 

돌아오는 길은 수승대를 지나 월성계곡을 드라이브해서 민들래울 지나 민박집에서 산채비빔밥을 먹고..

함양 서상방면 가다보면 월성계곡의 명물 사선대를 만난다..

돌아오는 길은 대진 고속도로 서상 IC로 진입한다..

 

 

<오늘 걷기> 관리사무소 - 문바위 - 지재미골 - 등산로 - 임도 -유안청폭포- 자운폭포 - 관리사무소 약 9KM

 

 

임도걷기..증평 좌구산 자연휴양림 부근 임도..

바람소리길이라 명명했네..

 

 

우선 휴양림 안에 천문대 표시를 따라 거북이 별보러 가는 길을 오른다..

 

 

오늘 사람 발자국이 없는 "숫눈"이라고 앞서 가라고 서로 권한다..

 

 

자그만한 천문대가 있네...

 

 

전망대에서 좌구산(座龜山) 골짝을 조망한다..

인근 망월산에서 보면 거북이 모양의 형세라 하여 좌구산이라 한다는데..

조선 중기 인조반정 모의하던 시절에는 개 구(拘)자를 써서 좌구산이라고 하였단다..

 

 

눈길을 걷는 기분은 조심스러워도 즐겁다..

 

 

천문대와 눈길..그리고 바람..여기는 리틀 소백산이다..

 

 

 

이 동네에 백곡 김득신의 시비가 있다..무슨 연고??

그의 묘가 이 동네에 잇다..

사마천의 사기 첫머리 백이 숙제전을 억번(10만번) 읽엇다는 사람..노둔함의 대명사..

그리고 끝내 포기하지 않아 늦은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고 시인이 되었다는 대기만성의 인물..

 

 

입구 삼기저수지 둘레길에 그의 좌상이 있다..

그의 일화는 개그콘서트 못지 않게 웃긴다..

 

한번은 말을 타고 어떤 사람 집을 지나가는데, 책 읽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말을 멈추고 한참동안 듣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글이 아주 익숙한데, 무슨 글인지 생각이 안나는구나.”

말 고삐를 끌던 하인이 올려다보며 말했다. ]“부학자(夫學者) 재적극박(載籍極博) 어쩌구저쩌구 한 것은 나으리가 평생 맨날 읽으신 것이니 쇤네도 알겠습니다요. 나으리가 모르신단 말씀이십니까?”

김득신은 그제서야 그 글이 〈백이전〉임을 깨달았다. 그 노둔함이 이와 같았다.

하지만 만년에는 시로 세상에 이름이 났다.


그는 〈백이전〉을 1억 1만 3천 번 읽었다. 이때 1억은 지금의 10만을 가리키니, 실제 그가 읽은 횟수는 11만 3천 번이다.

그 자신도 이것을 자부해서 자신의 거처에 ‘억만재(億萬齋)’라는 당호를 내걸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얼마나 머리가 나빴으면 그는 길가다 우연히 들려온 〈백이전〉의 한 구절을 기억 못했다. 말고삐를 끌던 하인조차 질리게 들어 줄줄 외우던 글인데..


한번은 또 한식날 말 타고 들 밖으로 나갔다가 도중에 5언시 한 구절을 얻었다. 그 구절은 ‘마상봉한식(馬上逢寒食)’이었다.

마땅한 댓구를 찾지 못해 끙끙대자, 말고삐를 잡고 가던 하인 녀석이 연유를 물었다.

마땅한 댓구를 못 찾아 그런다고 하니, 녀석이 대뜸 ‘도중속모춘(途中屬暮春)’을 외치는 것이 아닌가? “말 위에서 한식을 만나니, 도중에 늦은 봄을 맞이하였네”로 그럴싸한 댓구가 되었다.

깜짝 놀란 김득신은 그 즉시 말에서 내리더니, “네 재주가 나 보다 나으니, 이제부터는 내가 네 말구종을 들겠다” 하고는 하인 녀석더러 말을 타게 했다.

하인은 씩 웃으며, 사실은 이 구절이 자기가 지은 것이 아니라, 나으리가 날마다 외우시던 당시(唐詩)가 아니냐고 했다. ‘아 참 그렇지!’ 하며 김득신은 자기 머리를 쥐어박았다는 것이다.

또 한번은 ‘풍지조몽위(風枝鳥夢危)’, 즉 ‘바람부는 가지에 새의 꿈이 위태롭고’란 한 구절을 얻었다. 여러 해가 지나도록 알맞은 댓구를 잇지 못했다.

하루는 새벽에 집안 제사를 지낼 때였다. 가을 밤이라 달이 밝고 이슬은 흰데 벌레소리가 뜨락에 가득했다.

막 제주(祭酒)를 올리려는데 갑자기 ‘로초충성습(露草虫聲濕)’, 곧 ‘이슬 젖은 풀잎에 벌레소리 젖누나’란 구절이 떠올랐다.

앞서의 구절에 꼭 맞는 대구(對句)였다. 마침내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시를 읊조리더니만 기쁨에 겨워 잔을 들어 자기가 홀짝 마셔 버렸다.

주변 친지들이 당황헤하자,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비록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 해도 반드시 내 이 술 마신 것을 칭찬하셨을 게야.” 
 

 

휴양림에 놀러온 아이들 신낫다..눈썰매로 싱싱..

 

 

산 능선에는 상고대가 주렁주렁..

 

 

임도를 걷는데, 홀연 바람이 눈보라를 일으키며 엄습한다..소리도 보통이 아니다..

바람소리길이라 명명한 이유를 체감한다..

 

 

추운 길을 밥먹을 양지를 찾으며 타박 타박 걷는다..

 

 

좌구산 임도는 이능선과 골짜기 건너 반대편 능선까지 8부 능선에 조성되어 MTB 자전거 길로도 활용된다..

 

양지바른 곳을 골라 바람이 자는 틈틈을 이용하여 라면에 오뎅에 뜨끈한 국물을 끓여 빈속을 채우고 화끈한 보드카로 마무리한다..

 

 

이제 사랑도 눈에 들어온다..

식후음악으로 "부르고 불러도 모자랄 사랑아.."를 따라부르며..부른 배를 달래며 걷는다..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내 맘에 둘거야..가 댓귀로 따라 나오네..

시인의 동네를 걷는데 이 정도 노래공양은 올려야..

 

 

 

짧은 겨울 날..아쉬움을 달래며 하산한다..

 

 

율리마을 앞 삼기 저수지에 고드름이 조롱 조롱..

 

 

 

좌구산의 거북이들이 저수지에 놀러나왓네..

 

 

저멀리 원조 거북이가 보인다..

 

 

미륵보살님의 가피로 좌구산에 평화가 가득..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년에도 느리지만 꾸준히 걷는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빌어다오..

 

 

소망이 소복히 내려 앉은 듯 행복한 기분으로 오늘 걷기를 마침니다..

 

 

<걷기 코스>

좌구산 자연휴양림 - 거북이 별자리 보러가는 길 - 천문대 - 바람소리길 임도 - 율리 마을(솟점말) - 삼기 저수지 일주

약 12km

 

 

 

비온다는 예보에 먼길을 포기하고 가까운 임도를 찾았다..

대전 유성구 성북동 산림욕장..

 

 

그저 비오는 날 방황하는 발걸음 정도라고 가볍게 치부하고 갔는데..

산림욕장 입구에서 우측 길(영득사쪽)으로 가는 초입부터 분위기가 새롭다..

아직 단풍이 살아있다. 

 

 

 

물소리를 벗삼아 벤취에 앉아 따슨 물 한잔..

1시간도 안돼 속세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영득사 경내에 보라빛 국화가 만발하여 먼 산 홍엽과 멋진 댓귀를 이루는구나..

 

 

 

불법(佛法)을 영득(領得)하실 의사가 없는 부처님은 미소가 지으시고..

불법이란 주고 받는 것이 아님에랴..

 

 

오늘의 득템..단풍이 시작된다..

 

 

 

 

이넘은 초록에서 붉음까지..칼러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붉음이 뚝뚝 떨어지는 절정의 단풍은 기대없이 맞이한 홀인원처럼 넋을 뺏는다..

 

 

 

 

 

 

 

좋다! 좋다! 만 연발하며 그 이상의 표현이 입밖으로 나오질 않네..

 

 

 

 

 

 

언제부터가 개울 소리 대신 들려오는 소리..

낙엽밟는 소리..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때가 되면 단풍이 지고 낙엽이 되고 겨울이 오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순리에 따르는 것이 길(道)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걷는다..

 

 

만산이 홍엽에서 낙엽으로 갈아입는 시간..

 

 

미련에 우는 단풍을 무어라 위로하지 못하고 그저 돌아오는 귓가에 노래가 들려온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영득사 뒷문 쯤 우측으로 오르는 길..지장보살이 계시고..그 임도를 따라가면..

 

 

 

 

끊어질듯 이어지는 오솔길..아니 흔적이 있다..

 

 

참을 성있게 내려오면 임도 삼거리와 만난다..

 

 

아쉬움을 숲속의 책방에서 잠시 쉬면 달랜다..

비치된 책을 들었다가 홀연히 잠이 들었다..

역시 책은 최고의 수면제다..

 

 

휴식을 마치고 이번에 왼쪽 임도롤 접어 들었다..

술로 따지면 1차를 마치고 2차 술집에 간 격이다..

 

 

취기는 더 올라 횡설수설하는 기분으로 걷으며 수다를 떨고 노래를 한다..

 

The falling leaves drift by the window
The autumn leaves of red and gold
I see your lips, the summer kisses
The sunburned hand I used to hold
Since you went away the days grow long
And soon I'll hear old winter's song
But I miss you most of all, my darling
When autumn leaves start to fall


낙엽이 창문가에서 흔들리네.
붉고 금빛의 가을 낙엽.
나는 너의 입술을 보네, 그 여름의 키스.
햇볕에 탄 손을 난 잡곤 했었지.
당신이 멀리 떠난 후로 시간은 길어졌어
그리고 곧 나는 오래된 겨울노래를 들을거야.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당신이 그리워, 내사랑.
가을 잎사귀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오늘 걷기> 입구 - 우측 - 영득사 뒤길 임도 - 회귀, 입구 - 좌측 임도 회귀..14Km

 

 

돌아오는 길..방동저수지에 가을을 담겨있네.  내년 가을에 더욱 멋진 모습으로 만나세..

 

 

따쓰한 국물을 찾아 들어간 식당에서 두부전골과 고구마 줄거리 김치를 먹다가..

 

 

작년 여름에 백운동에서 만낫던 돈방석을 다시 만낫다..

그래..오늘 돈방석에 앉았다!!

 

 

 

뜨거운 날 어디를 갈까하다..

갈거계곡을 생각했다..적당히 걷다가 계곡에서 물놀이..

그래서 찾아간 진안군 운장산 자연휴양림...

 

 

매표소에서 1인당 2500원을 끊고 들어가면..시원한 계곡에 사람이 바글 바글..

일단 아침부터 물놀이는 그렇고...임도를 걸어보고 땀을 흘리고 내려오다 하기로..

 

 

아마 전날 숙소를 빌려 1박 2일로 온듯한 가족들은 아침부터 풍덩이다..

 

 

700평의 마당바위에도 물반 사람반..

 

 

 

어쭈..다람쥐가 요리조리 바삐다니더니 사람들이 물놀이 하는라 정신 빠진 틈을 타서..

간식 한조각 쌔비친 다람쥐가 신나서 먹고있네..

 

 

저 고개마루를 넘어 복두봉 가는 길이 있다..

오전 10시경에 내려오는 부부에게 물었더니 임도를 계속 따라가면 복두봉이 나온단다..2시간 반 거리..

 

 

운장산 잠자리..한창이다..

순딩이 정도는 울진 십이령길, 모악산 백운동 애들보다는 덜한 것 같은데...

운장산 몇번 부르니 쪼르르 스틱위에 앉는다..구여운 넘..

 

 

급할 일이 무어랴...

가다가 물에 들어갔다가 또 가고..

그런데..요 동네는 진짜 유기 생태골짜기다..뱀도 슬쩍 지나가고 벌도 버글버글하고...그 누가 좋아하는 도룡뇽도 지천이고..

 

 

 

 

이 여름 꽃과 나비의 진한 에로 씬이 덥다..

 

 

흙길. 콘트리트 길, 다시 흙길이 이어지는 임도는 복두봉까지 주욱 약간의 오르막 꼬불길..

땡볕에는 좀 지루하다..

 

 

멀리 사람이 보이길레..당겨보니..복두봉 정상에 선 사람들이다..

 

 

 

요기가 고개마루인데..우측으로 복두봉 가는 길이다..

직진하면..칠은이 계곡으로 이어지는데.. 실제가 보면 입구는 저수지 관리소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문이 열려있는지는 확인해봐야..)

 

 

 

산길이 오히려 시원하다..600미터 원시림 분위기를 즐기며 간다..

 

정상직전에 멋진 불루벤취..앉아서 물 모금..먼산바라기..

 

 

고개를 올려보면 바로 복두봉...

 

 

정상에서 우측에 구봉산의 장군봉..그 좌측으로 구봉산의 1-8봉..저 멀리 용담호가 보인다..

왜 복두봉인가?

두건을 쓴 머리를 장군봉을 향해 조아리는 형상이란다..

 

 

남쪽으로 보면..마이산의 두귀가 쫑끗하고..

 

 

금강줄기를 막은 용담댐의 용담호가 보이네..

 

 

참외와 함께 정상의 시원함을 즐긴다..

 

 

정상을 밟은 나를 밟고 선 복두봉의 잠자리..

 

 

 

 

내려오는 길..꽃향기..물소리..새소리..바람소리 어우러진 이곳에 잠자리를 펴고 누웠더니 운장산 잠자리 다 모였다..

 

 

푸른 하늘에 구름이 사라지듯..설핏 잠이 들었다..

 

 

충전을 마치고 다시 룰루랄라 걸어내려온다..

 

 

계곡에 얼굴을 씻고 다리를 담구고..

당초 예상 보다 긴 6시간이 걸렸다..준비한 간식도 바닥나고..배는 고프고..

매점에 들러 파전으로 요기하고..마전 추어탕집으로 향한다..

피곤하지만 즐거운 걷기였다..

 

<오늘의 코스> 운장산 자연휴양림 매점 - 마당바위 - 운장교 - 임도 - 복두봉..원점 회귀 16km

 

 

임도 걷기에 나섰다..번개를 때려 달라고 빌었더니 젊은 산신령이 선녀들을 대동하고 번개를 쳐주니

1만볼트에 감전된 듯한 기분으로 걸었다..

오전 목표..향적산 국사봉..

 

 

맨재로 오르는 길...

 

 

이 산에는 김일부, 야달 이곡, 탄허 등 주역의 대가들이 공부하던 곳이다..

기가 센 곳이라 그런지 절과 암자, 무속신앙 등이 산재한다..

 

 

동행한 사람은 잠자리까지 짊어지고 가네..ㅎ

 

 

동행이 초파일을 맞아 법문을 발표한다..

 

임에게는 아까운 것이 없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보시를 배웠노라

 

임께 보이자고
애써 깨끗이 단장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지계를 배웠노라

 

임이 주시는 것이라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인욕을 배웠노라

 

자나 깨나 쉬일새 없이
임을 그리워하고 임 곁으로만 도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정진을 배웠노라

 

천하 하고 많은 사람이
오직 임만을 사모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선정을 배웠노라

 

내가 임의 품에 안길 때에
기쁨도 슬픔도 임과 나의 존재도 잊을 때에
거기서 나는 살바야(지혜)를 배웠노라

 

인제 알았노라
임은 이 몸께 바라밀을 가르치려고
짐짓 애인의 몸을 나툰 부처시라고 

 

                                   - 춘원 이광수의 애인 육바라밀 -

 

 

맨재에서 장군암으로 가는 길은 그윽한 숲속 길이다..

 

 

정상 직전에서 알파스 몬테 와인 한잔하고..

나의 초파일 법문..

젊음이란 매일 새로운 단어를 배우는 것..

우리가 새 단어를 배우는 한 젊음은 계속 된다..

 

 

정상 너러바위에 누워 사바세계를 바라보며..

주제가 문리버, 토셀리의 세레나데, What a wonderful world,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를 듣고 하산한다..

 

 

그 노래 속에서 텅빈 큰 공간을 만난다..

 

 

내려올 때는 무상사로 직행하는 코스로 내려간다..

 

 

무상사에 당도하니 아직 점심공양이 끝나지 않았다..

비빔밤과 떡, 과일까지 보시받고 흐뭇하게 식사를 하다가..

 

 

문득 고개를 돌리다 이절의 창건자 숭산선사의 글씨를 만났다..

무심통..무심의 경지라는 말이겟지..

숭산선사는 만공의 손제자쯤 되는 분이다..

일찌기 외국 포교에 뜻을 두어 일본을 거쳐 미국에가서 짧은 영어실력으로 하버드 출신 파란 눈들에게 전도를 하여

티벳의 달라이 라마, 일본의 스즈키에 이어 서양에 영향력잇는 선사로 알려진 분..

이절 무상사는 그의 서양제자들의 수행공간이다..

 

 

그래서 눈 푸른 납자들이 많이 보인다..

물론 주지스님도 서양인이다..

 

 

법당에서는 초파일 맞이 예술제가 벌어진다..

들여다보니 신도 또는 신도의 가족들이 나와 춤,연주 등의 실력을 발휘하는 부처님을 위한 애교 한마당이라 할까?

 

 

점심공양 잘 받고..진심으로 부처님의 탄생을 경하드리며..

논산군 노성면에 있는 공자의 사당 권리사를 거쳐 바로 옆 명재고택으로 향한다..

 

 

고택의 항아리가 반가워한다..

8-9년 만에 오는데 그새 항아리가 많이 늘어 난 것 같다..

 

 

 

 

명재 고택의 액기스..사랑채에 앉아 조선의 사대부 마음을 느껴보려고 한다..

사랑채에 현판을 보다 보니..

 

한쪽엔 허한고와(虛閑高臥)..다른 한쪽엔 도원인가(桃源人家)라 걸려 있다..

다 비우고 한가롭게 누웠으니 여기가 바로 무릉 도원이라..

함께 풀이하니 제맛이다..

 

 

또 한 쪽엔 이은시사(離隱時舍)라 써있다..

떠나고 은거할 때를 아는 사람이 사는 곳..

 

 

 

 

명재 윤증은 현종,숙종 때 사람으로 스승인 노론 영수 송시열과 갈라서서 탕평론을 주장하며 소론의 거두가 된다..

그는 임금이 벼슬을 내리며 불러도 때가 이르지 않았음을 알고 끝내 나서지 않았는데, 마지막으로 내려진 벼슬이 정승급에 이르러

이른바 "백의정승"으로 불렸다..

물론 이집은 그가 지어 살던 집은 아니고 후학들이 지어드렸으나 정작 본인은 거주하지 않았단다..

 

 

이제 우리의 주 목적지 고택의 뒷산..노성산성 임도를 오른다..

 

 

 

시 한수 감상해볼까?

 

나는 성질이

둥글둥글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허리가 없는 나는 그래도

줄무늬 비단 옷만 골라 입는다

마음속은 언제나 뜨겁고

붉은 속살은 달콤하지만

책임져 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배꼽을 보여주지 않는다

목말라 하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다

겉모양하고는 다르게

관능적이다

나를 알아 주는 사람을 만나면

오장육부를 다 빼 주고도

살 속에 뼛속에 묻어 두었던

보석까지 내 놓는다

 

 

 

노성산성이 보인다..

겨울철 낙엽이 질 때보면 주변의 사방이 잘 보이는 요충지라고 한다..

 

 

금강대도 건물이다..

토암 이승여라는 분이 1906년에 도를 깨치고 창시하였단다..

유불선을 통합하여 의성일관(義誠一貫) 즉 올바름과 정성으로 하나됨을 강조한단다..

 

 

담벼락에는 꽃이 이쁘게도 피었다..

내 마음의 꽃도 이리 이쁘게 피어나길..

 

 

정상 전망대에서 잠시 쉬다가 하산하는 코스를 권리사 방향으로 잡앗는데..

표지판이 너무 엉성하다..

올레정신을 여기다 반영하면 거저 좋은 코스가 만들어 질텐데..

 

 

찔레꽃도 내 마음의 꽃이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말없이 눈물 흘리는 그 마음이 정성 성(誠)자 아닐까?

 

 

이  부근 어디서 애향탑과 상월면 표지판이 헤까리는 바람에 애향탑 쪽으로 내려왔는데, 길이 가파르고 별루다..

상월면 표지 쪽으로 갔어야 권리사 쪽으로 내려간다..

(** 전망대를 지나 처음에 나오는 상월면 표지를 따라가면 안되고, 3번의 삼거리를 직진하다가 권리사 0.87km 표지가 나오거든 그 방향으로 가서 다시 만나는 삼거리에서 상월면, 애향탑 표지가 나오거든 상월면 표지를 따라 가시라..) 

 

 

노성산의 전망이 툭터져 이 부근에서는 요충지임을 알수 있다...

백제 이후 고려, 조선에 이르기 까지 활용되던 산성이다..

 

 

(오늘 코스) 궐리사 - 명제고택 - 애향탑 - 노성산성- 정상 - 옥래봉 - 애향탑- 권리사,  7km

 

 

돌아오는 길..퓨전 한식 집에 들렀다..

 

 

오늘 걷기의 소감을 대신하는 이 그림을 식당에서 만낫다..

나는 피리부는 사나이..언제나 웃는 멋쟁이..

 

그렇게 또하나의 봄을 떠나 보냈으나 여전이 내 마음의 봄날은 계속 중이다..

 

 

임도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충남 논산군 연산면 어은리(은골)에서 연산리 연산초등학교 15Km..

마을 입구 고목이 인상적이다..

 

 

 

유장하게 감도는 임도를 따라 봄인지 여름인지..오전부터 더위에 시달린다..

 

 

겹벚꽃이 탐스럽다..

농염한 날씨처럼 풍만한 육감을 자랑하는 꽃..그속에서 꽃잠이라도..ㅎ

 

 

어느 집 묘소위에 툭터진 전망을 만난다..

저들판 좌측 어디가 황산벌이 아닐까?

 

 

이 길을 벚꽃 만발할 때 걸으면 더욱 좋았으리..

 

 

봄의 생명은 지리한 겨울 속에서 잉태되었기에 찬란하고,

삶의 아름다움도 유한한 삶의 종기(終期)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하듯이

길의 즐거움은 종착지가 있음을 알기에 배가 되는 것이 아니랴~ 

 

 

꽃도 빛을 더하니 붉어지는구나..

 

 

길도 춘정을 못이기어 허리를 배배꼬니 선정이 절로 나고..

 

 

어느덧 산을 넘고 관동리에 다다르니 모과꽃이 만발하였다..

 

 

못생겼다 구박받는 모과도 이리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는 사실을 잊지마오..

꽃과 향기 가득하면 그뿐.. 외모에 집착하는 중독은 벗어나자꾸나..

  

 

금년 유채는 여기서 인사하고 헤어지네..

 

 

그렇게 걸은 길..

연산시장 골목 할머니 순대집에 앉아 시원한 막걸리 한잔들이키며

군내나는 예전의 그 순대 한첨 안주 삼는다..

그옛날 꺼먹돼지 잡아 그 창세기에 선지 넣어 만든 바로 그 제법대로 만든 순대..

씹으면서 풍기는 그 냄새가 아련한 과거로 나를 이끄네..

 

모든 것은 일순간 지나가고 

지난 간 것은 그저 그리우니라..

 

 

 

 

코스 : 어은리(은골) - 관동리 - 연산리 1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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